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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4일 목요일

'개근거지'라는 말은 현실에 없는 말입니다

커뮤니티 사용이 과하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제대로 안하는 사람에게는 더 독입니다. 사회생활을 지엽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인식을 병들게 하는 온갖 나쁜 문화가 커뮤니티들로 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혐오, 국가와 사회에 대한 조롱, 타인에 대한 멸시와 같은 스스로를 죽이는 문화들 말입니다. 그리고 그에 파생되어 많은 용어들도 만들어집니다. 이 역시 사회를 병들게 하는 용어들이 많습니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면 진위여부도 확인하지 않습니다. 내용이 나쁠수록 더 빨리 확산합니다. 그런 용어 중 하나가 '개근거지'라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개근거지'라는 단어는 학교에 빠지지 않고 개근하는 아이들을 멸칭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이 단어가 내포한 바에 따르면 가난한 집 아이들은 개근한다고 합니다. 반면, 부잣집 아이들은 해외여행 등으로 학교를 빠져 개근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살다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도 있나 싶었습니다.

개근을 할 수 있다는 건 기본적으로 성실하다는 의미입니다. 개근은 산업시대 노동자를 만들기 위한 훈련이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자본가나 성공한 CEO, 국가의 리더도 성실해야 합니다. 성실함은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개근을 말할 때 다른 쪽에서는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개근보다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논조입니다. 이 논조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왜 개근의 반대편에 창의력이 있는건지 일단 이해가 안됩니다. 둘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창의력의 최전방에 있는 예술가 분들 중에서도 성실한 사람이 많습니다. 성실한 일상 속에서 창의력도 발휘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캐릭터 문제입니다. 물론, 불성실하면서 창의적인 사람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불성실함도 그 사람이 예전에 쌓아 온 성실한 습득의 토대위에서 쌓아 올린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요즘은 해외여행 가는 것이 그렇게 허들이 높지도 않습니다. 평일에 장시간 가족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 경우에도 '체험학습'으로 처리합니다. 사실상 결석이 안 찍히도록 출결을 관리합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워 본 적도 없는 몇몇 유튜버들이 잘 모르면서 선동하는 건 우려도 많이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딸이 있습니다. 딸은 물론이고, 아이의 친구들 사이에서도 '개근거지'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 주변에는 유치원생부터, 초중고 자녀를 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가까이는 친구나 형, 누나들부터 멀리는 업무상 아는 사람들까지요. 이 사람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그런 분들에게서도 '개근거지'라는 단어는 생소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입에 그런 단어를 올리는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조차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물론 그들의 자녀들에게서도요.

'개근거지'라는 단어는 분명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현실에 실존하지도 않는 혐오단어는 누가 만들까요? 대부분 커뮤니티에서 발생되는 단어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상대로 집요하게 초한전(超限戰)을 펼치고 있는 중국을 범인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혐오사상에 스며들기 쉬운 취약계층들을 파고듭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온갖 혐오가 난무합니다. 그리고 혐오를 확산하는 스피커들은 대부분 현실에서 낙오된 사람들입니다. 남성에게 인기가 없는 여성은 남성혐오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없는 외모를 가진 남성들은 여성혐오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2023년에 갑자기 등장한 단어 '개근거지'. 일부 언론을 타긴 했지만 널리 확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혐오단어가 등장하더라도 우리는 철저히 무시하여야 한다. 이런 것에 넘어가면, 사회를 파괴시키려는 어떤 집단에게 놀아날 뿐이다. <자료 : 네이버 데이터랩>

개근거지라는 단어도 그렇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진위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팩트체크가 가능한 사람들이면 혐오선동에 쉽게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이말저말 퍼트리다 보니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걸 발견한 언론은 신나서 기사를 작성합니다. 혐오는 돈이 되니까요. 이 모든 악순환의 고리는 어디에서 손을 대야할지 답도 안 나옵니다. 커뮤니티에 빠져 살면 시야가 협소해집니다. 사고가 지엽적으로 변합니다. 세상을 더 넓고 크게 봐야합니다. 세상은 아직은 혐오보다는 사랑이 더 많습니다. 인터넷에서 말하는 것 처럼 사람들의 인생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그렇게 망한 상태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 앞가림을 하고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고 잘 삽니다. 대한민국도 나름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서 무시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물론,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부정적인 면도 당연히 많습니다. 그렇지만 망하기는 커녕 단단하게 잘 돌아가는 나라입니다. 골방에 쳐박혀서 커뮤니티에 빠져서 사는 사람들이 평가절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나라가 아닙니다.

이상한 혐오단어가 돌아 다니면 의심하십시오. 이상한 염세주의 사상이 돌아다니면 의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자녀들이나 동생들이 커뮤니티에 젖어 살지 않도록 늘 주의를 시키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혐오단어는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용을 하지 말고,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개근거지'라는 단어는 하나의 예를 든 것일 뿐입니다.

2024년 11월 14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