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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송종식, 트레이딩뷰 |
코스피지수와 니케이지수의 장기차트입니다. 먼저 일본의 니케이지수는 1950년부터 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1980년부터 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딱, 30년이 걸렸습니다.
일본은 폭풍같은 80년대 버블을 지났습니다. 그리고 1990년에 정확히 고점을 찍습니다. 이후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지났습니다. 1990년 니케이지수 최고점을 회복하는데 34년이 걸립니다. 니케이지수의 움직임을 보면 1990년 최고점을 찍고 2010년까지 20년간 하락장에 빠집니다. 대신, 2010년부터 1990년 고점을 회복하는 2024년까지 14년간 상승장을 만끽합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코로나 활황기인 2021년에 최고점을 찍습니다. 니케이지수가 최고점을 찍은지 31년 이후입니다. 이후에, 한국 주식시장이 2021년의 직전 고점을 돌파하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뇌피셜로 위 지수만으로 일본을 비슷하게 따라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041년 정도까지는 하락장이 진행되고, 2041년부터 2055년까지 상승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차트만으로 이런 추정을 하기에는 밑도끝도 없습니다. 당연히 이런 추정에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일단은 한국과 일본의 기초체력이 다릅니다. 그리고 지수 산출시기와 고점만 비슷할 뿐 다른 시기에는 완전히 다르게 움직였던 부분도 감안해야 합니다. 물론 코스피와 니케이의 지수 산출 방법부터도 다릅니다. 그 어떤 전문성을 투여하거나 과학적, 경제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니까 재미로만 보시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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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오후 <사진 : 송종식> |
모두 그런것은 아닙니다만, 많은 곳에서 일본을 후행하는 사회현상들이 목격됩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번뜩 떠오릅니다.
일본의 핵가족화는 1960년대부터 부각되었습니다. 한국은 30년 이후인 1990년대부터 핵가족화가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은둔형외톨이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 사회문제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30년전인 1970년 즈음부터 히키코모리 문제가 사회문제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사회문제가 일본을 후행하여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지매는 한국에서 왕따와 일진문화로, 일본의 초식남 문화는 한국의 삼포문화로, 버블붕괴 이후 일본에 창궐했던 페미니즘은 2010년대에 한국 사회를 휩쓸었습니다. 지금 일본 여성들은 여자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고독사 문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등 이루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회문제들이 일본을 뒤따라 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이용해서 일본에서 살아남은 기업이나 산업, 몰락한 산업과 기업에 대해 대강이라도 스터디를 해두고 싶습니다. 그 공부가 투자를 하거나 살아가는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일본의 대중문화의 인기는 1990년대에 전 세계를 풍미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력 저하와 함께 이 인기는 공룡 사라지듯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한류의 인기도 언제 갑자기 사라질지 모른다는 소리가 계속 나옵니다. 결국엔 나라가 부강해야 그 나라 문화도 동경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반면, 캐릭터나 게임 IP산업은 세월의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고 잘 성장해 왔습니다. 일본의 부동산 시장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입니다. 버블 붕괴 이후 장기하락세에 접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대 들어서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의 장기적인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도쿄 도심지의 부동산은 살아 남았습니다. 특히, 도쿄도의 임대료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이 부분은 현재 한강변 고급 주택 가격의 폭등, 전세의 월세화가 시작된 지금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듯 싶습니다.
일본은 1980년대 황금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에 고점을 찍은 후 20년간 추락했습니다. 미국과 견주던 아시아의 일류 선진국은 이제 그저그런 나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펀더멘털이 튼튼합니다. 여전히 잠재력이 많은 나라입니다. 경제규모나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도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 큰 나라 일본도 잃어버린 30년 동안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일본이라서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20년 간 추락을 한다면 어디까지 추락할까요? 경제력과 국력 세계 10위권 나라가 20년간 추락한다면 세계 20위까지 떨어질까요? 30위까지 떨어질까요? GDP 기준으로 줄을 세우면 한국은 10위권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세계 13위입니다. 20위에는 폴란드가 있고, 30위에는 태국이 있습니다. 우리가 추락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이 치고 올라온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적어도 반등을 기대하려면 2040-50년 이후는 되어야 할 듯 합니다.
이 글은 어떤 과학적, 경제적, 학문적 근거도 없습니다. 팩트체크를 해보면 구멍이 슝슝 나 있을 글입니다. 다만, 요즘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들을 기록해서 남겨 둔 것입니다. 재미로만 가볍게 읽고 넘겨주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4월 23일
송종식 드림
투자 외에도 여러가지 분야에서 항상 좋은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저도 항상 고맙습니다. 뿅이형~
삭제고독한승부사 : 저도 이 관점에 크게 동의하는 바 입니다.
답글삭제1. 이와(일본30년) 관련되어 참고하시는 자료 또는 서적이 있으신지
2. 질문드린김에 평소 궁금했던. 부의 관점도 에셋이 아닌 캐시플로우에 중점을 두게 되신 이유나 사건이 있으신지 여쭤봅니다.
3. 실제 일본 주식들은 현재 크게 오르고 환차익까지 거두고 있으며, 버핏은 포트의 큰 부분을 채웠고, 채우고 있습니다 일본 무시하는 사람들 지나고 나서야 열광하는 지금의 개미들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정말 크게 성공한 부자들을 봐왔지만 주식 바닥에 캐시플로는 신경쓰지 않는 문화가 만연해 있는데 송종식님만 어떻게 그것을 간파하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삭제주변에 그런분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역사속으로 사라진 분들이 대부분이지요.
특히 우리 가치투자 바닥에는 더 그렇지 않습니까?
아마도 송종식님은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신것 같네요
캐시플로가 없는 투자자는 허상이라는 것을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지난 세월을 반추하다가 번뜩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식투자로 수익이 꾸준히 났더라도 거기 캐시플로까지 더해졌으면 시간이 갈수록 압도적인 부의 차이가 난다는 것도 뒤늦게 깨달았어요.
삭제그리고 제가 갖고 있던 능력과 비슷한 능력으로 이미 넘어설 수 없는 사업가가 되거나 부를 획득한 사람들을 보고서도 느낀점이 있었고요. 이미 큰 기업체를 일구고 자산이 많으신데도 여전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출근을 하시는 기업가 선배들을 보고도 느낀점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끝없이 성장하고 쏟아져 들어오는 막강한 캐시플로도 갖고 있고, 그것으로 온 나라의 땅과 주식을 사모으는 알부자이면서도 늘 '나는 부자는 아니야'라고 겸손과 너스레를 떠시더라구요. 주식시장은 그 어떤 경제활동도 없으면서 주식으로 1억만 벌어도 남들에게 행세하려는 사람이 많아서 대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투자자들과 멀리 지내고, 저도 더 늦기 전에 제 탤런트를 발현해 보려고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탈레반 같은 성격이 있어서 저도 주식투자 이외에 다른 걸로 현금흐름을 만들면 사기꾼으로 치부를 했었는데, 그건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워런버핏의 부의 동력도 사실은 현금흐름(사업, 배당)인 것을요..^^ 재벌 회장님들도 여전히 열심히 일하시구요.
30대때는 너무 탱자탱자 살았어요. 40대때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한번 살아보려고 합니다! 저도 어릴적엔 꿈이 많았던 아이였는데, 주식시장에 매몰되어 살다보니 스스로 너무 하찮아졌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더 큰 세상으로 한걸음씩 나가보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동의해 주셔서 너무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통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통찰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삭제좋은 글 잘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일도 열렬히 응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승부사님도 평소에 생각을 깊게 많이 하시는 것 같아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생각 나눠주시고, 자주 소통해요. 저도 정말 고맙습니다 :)
삭제4. 후행만 해도 감사한데 .. 일본은 저임금 구조에서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가 어느정도 다져졌는데 우리의 붕괴는 언제가 될지 굉장히 두렵고 앞으로의 30년은 쫓아갈 수 있을지 .. 사회현상으로 반복이 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습니다.
답글삭제이 부분도 완전히 동의합니다. 한국인으로서는 내심 일본을 후행하지 않거나, 후행하더라도 반등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일본은 군사, 경제적으로 미국과 견주던 나라였고, 세계 1~2위 하던 나라였죠. 우리나라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펀더멘털을 가진 나라인데다가 대외 환경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시기와는 너무 달라서 어쩌면 한국은 한번 무너지면 영원히 이전 같은 부귀영화를 못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사실 더 큽니다. 2010년대부터 골든타임은 몇번 있었는데,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침몰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합니다.
삭제5. 일본에서 어떤 비지니스들이 성공했는지는 알고 있으나 일본의 저임금 분야의 강도 높은 노동 강도와 노동효율성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와 , 우리 임금만 높은 모순된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동일 사례가 적용되기 힘든게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답글삭제현재 우리도 실질 소비가 크게 감소하고 저가형 비지니스가 흥하고 있으나..
소비문화의 차이를 보면.. 약간의 구조적 변화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코스트는 급격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많이 두렵네요
이 부분을 조금 더 확장해서 써보자면 일본은 그래도 좌경화의 물결은 어느 정도 막아냈고, 우리나라는 그 부분을 막지 못해서 갈수록 기업과 자본이 더 이탈할 것으로 생각합니다(정치적 발언이 아니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기업이 없고 자본이 없는데, 아무리 노력한들 다시 일어서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시적인 부분에서는 노동 부분에서의 문제를 지적해 주신 부분도 동의합니다.
삭제구체적으로는 그래도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일본 기업과 산업을 연구 정도는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더 처참할 것…
답글삭제한국 사람들이 일본은 무시하는데 ㅋㅋ
일본은 한국이랑 급이 다른 나라임..
슬픈 이야기지만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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