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대한약품, 지난 분기에 이어 또 다시 어닝서프라이즈!

요즘 투자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제 주변에 베테랑 분들도 투자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우리나라를 먹여살리던 중후장대 산업은 대부분 위태위태 한 상황이고 오로지 PBR하나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업황의 미래가 너무 어둡습니다.

반면에, 조금이라도 성장성이 있거나 꾸준함이 있는 기업에는 집중적으로 돈이 몰리는 바람에 밸류에이션 수준이 높아져서 섣불리 추격을 하기도 어려운 장입니다. 그래서 '용대리(용감한 대리)'들을 제외하고 제 주변에서 투자 좀 하신다 하는 분들은 아예 3부류로 나눠져 버리는 듯 합니다.

1) 차라리 망가져 있는 저PBR 주를 사놓고 기다리자.
2) 아냐, 우리나라 경제의 헤게모니는 완전 변했어. 밸류에이션 무시하고 BM보고 비싼 주식 사자.
3) 난 전량 현금화 해놓고 놀러나 다닐래, 시장 폭락하면 다시 돌아올게.

1), 2), 3) 다 하기 싫고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난감하고 어려운 장이죠. 이런 어려운 장에도 꾸준히 성장을 하면서 저평가도 된 기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2분기 연속 대한약품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고 대한약품이 그런 기업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오랫동안 투자를 해오면서 꾸준함에 대한 점수는 높이 줬지만 고성장에 대한 의문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의문이 어느 정도 조금씩 해소가 되고 있습니다. 실적이 잘 나와줘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수고하시는 임직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사랑스러운 회사입니다.

별 달리 팔로업 할 게 없는 회사이니 3분기 실적 찍힌 부분만 간단하게 팔로업 하겠습니다.

3분기 실적 요약 <출처:대한약품, 송종식>

QoQ로는 아주 약간 매출이 살짝 후퇴했지만 흔한 일이니 길게봤을 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닙니다. YoY로 보면 3Q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3Q누적 실적 대비로는 매출이 살짝 뒷걸음질 쳤지만 멋지게 크고 있구요. 생산설비 효율 증가와 판관비 통제로 이익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opm 17.5%, nim은 13.5%로 작년 토탈 opm 12.48%, nim 9.33를 크게 상회하면서 이익의 질적인 면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39억, 104억인데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42억과 106억으로 벌써 작년 한해 이익을 넘어섰습니다. 꾸준한 성장성이 돋보입니다.

약가 인상 현황 <출처:현대증권>

동사가 생산하는 기초 수액제는 퇴장 방지 의약품으로써 함부로 생산 중단도 못하는데다 약가도 함부로 인상하지 못합니다. 과거 실적을 보면 이익률이 정말 박했죠. 2009년부터 의미있는 약가인상 정책에 힘 입어서 본격적으로 동사의 이익률이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ROE추이 <자료:송종식>

예전에 소개드렸던 동사의 ROE 개선 추이 지표입니다. 약가가 본격적으로 인상된 2009년부터 ROE가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ROE가 증가되었고, 위의 차트에서 '그 이후는?' 이라고 적어놓은 뒷부분이 더 환상적입니다.

동사의 분기별 이익과 이익률 추이 <출처:대한약품, 송종식>

올해 3분기 opm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습니다. 작년 완료된 증설(엄밀하게 말하면 창고와 생산 시설 고도화)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초수액제를 팔아서 opm 17.5%을 낸다니 정말 환상적입니다. 3분기 공장 가동률은 변함없이 95%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장 가동률은 유지하면서 외형과 이익이 모두 성장하고 있으니 훌륭합니다. 고령화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실적이 우상향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은 기존 밸류에이션 수준을 유지합니다.

2015년 11월 16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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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입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댓글 8개:

  1. 뽐뿌의 헐크둥님 코멘트 : 주식은 하지 않지만 동종 업계 근무자로써 말씀 드리면 대한약품이 작년부터 매출이 오른게 영업을 잘해서가 아니라 작년에 기초수액제 보험수가가 인상되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도매업체에 주는 마진을 줄여서 더욱 그렇습니다.대한약품은 기초수액제 빼면 내세울것 없는 회사이기에 장점이 될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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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헐크둥님께서 주신 현장 이야기는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글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힌트는 많은 것 같습니다.

      1) 약가인하에 떠는 타 제약사와 달리 기초수액제 보험수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점,
      2) 도매업체에 마진율을 줄일 정도로 시장에서 물량이 달린다는 소리 즉, 동사에 영업 협상력이 있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3사 과점체제는 이럴 때 굳!)
      3) 수십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3챔버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기초수액 하나만 파면서 꾸준히 BPS를 쌓아가는 모습도 굳입니다.

      다만 정말 아쉬운 점은 모든 제약사 중 R&D꼴지사로서 '제약사가 아니라 화학회사'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한미약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진취적인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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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죄송한데. QOQ로 영업이익은 50억 -> 55억으로 증가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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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생님 안녕하세요.
      확인해보니 선생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이 옳네요.
      제가 숫자 계산상 착오가 있었습니다. 꼼꼼하게 확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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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번분기는 이익의 질이정말 좋은것 같네요...
    opm 17.5%는 정말 아름답습니다....ㅋ
    버핏할아버지가 정말 좋아할 기업알듯~

    항상 잘보고 있구요....팔로우업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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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러게요 버핏할아버지께서 딱 좋아할만한 회사의 여러가지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듯 해요. 독점 기업이 아닌점만 빼면요. 그래도 과점 기업이니 ^^;

      자주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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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의학을 공부한 학생입니다.
    기초수액은 일단 고령화 메가트렌드 맞고요
    3사 과점체제에 진입장벽이 있는 점이 매력적인 회사입니다.
    오히려 높은 이익률이 계속 유지되면 대기업들이 눈치채고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군요 지금정도 per이면 그냥 조금 이익률 낮아져도 좋을듯합니다. (경쟁업체 ㄴㄴ)
    일단 뭐 사고 나거나 노인들 혈장량, 전해질 불균형, 신장질환, 당뇨 등등 수액 쓸 일 정말 많고요 만드는거 정말 별거없습니다. 사실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고 보면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normal saline 이거 그냥 생리식염수 ㅋㅋ
    그냥 이익률 박하고 돈 안될거 같다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야 경쟁자 진입 안할거 같습니다.
    그래도 한우물만 정직하게 파는 회사라 정감이 가는 이해하기 쉬운 비지니스 모델인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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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의학도께서 댓글을 남겨 주셔서 영광입니다.

      말씀하신 뷰와 제 뷰가 일치합니다. 저도 동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진입장벽 자체는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몇몇 주주들은 동사를 제약회사가 아니라 화학회사나 그냥 맹물파는 회사라고 농담삼아 말하기도 합니다.

      R&D도 하지않고 진입장벽도 낮은 비지니스 모델을 영위하는 회사가 과점을 형성할 수 있는 이유를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이유와 같습니다.

      1) 기초수액제의 ROE가 급격히 높아지거나, 2) 기초수액시장 Q자체가 너무 커버리면 대기업이나 기타 현금 투자 여력이 있는 경쟁자가 등장할 리스크가 매우 크기 때문에 차라리 애매한 수준으로만 성장하는게 더 좋아보이기도 하는데요. 몇해전 생산시설과 창고 개선 작업 덕분에 이익률이 극적으로 좋아지면서 경쟁자가 등장하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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