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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6일 금요일

클럽하우스에서 투자 사기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출처 : Unsplash @artcoastdesign

아직 확실히 밝혀진 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필명을 거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분들이 꽤 생긴 것 같습니다. 주로 젊은 주린이 분들 위주로 피해가 생긴 듯 합니다. 그리고 피해자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피해 규모가 좀 되는 것 같습니다.

가해자로 지칭되는 남성은 저도 클럽하우스에서 몇번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나이는 많지 않은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교포이거나 현재 미국과 같은 영미권 국가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사람은 자신감이 상당했습니다. 투자방이라고 하면 가리지 않고 들어와서 손을 들고 발언을 했는데, 방 분위기를 금방 장악했습니다. 들어보면 투자 실력은 형편 없었습니다. 투자 실력이 형편 없는 것은 금방 티가 났지만 워낙에 말을 자신있게 하고 마이크를 잘 안 놓는 편이라서 분위기를 압도하며 방을 장악하는 타입이었습니다. 주린이들을 현혹 시키기엔 충분한 자신감이었습니다.

한번은 이 친구가 가치투자자들이 모여있는 방에 평소와 같이 난입을 했습니다.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갑자기 막 자랑을 해댔습니다.

"여자 친구가 갖고 있던 5만불짜리 계좌를 오전 3시간 만에 600% 수익을 냈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저는 사기꾼이라고 직감했습니다. 일단 몇번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투자관이 주린이보다 더 형편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는 입만 열면 몇 시간의 트레이딩으로 600% 수익을 냈다는 둥, 1000% 수익을 냈다는 둥 되도 안한 거짓말과 자랑을 일삼았습니다.

또 하루는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IT업계에서 유명한 골빈해커라는 개발자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만든 방에 들어가서 오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새벽 시간인데도 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방에도 문제의 이 친구가 들어와서 방을 뒤흔들기 시작했습니다.

골빈해커님이 고민하던 기술에 대한 것을 자기는 이미 해결했다는 식으로 자랑을 늘어놓고는 나갔습니다.

어마어마한 자신감이 넘치는 친구였지만 전형적으로 꾼들이 보이는 패턴의 화술을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의 펀더멘털은 검증된 것도 없지만 이야기 몇마디만 들어봐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이 되는 것이었고요.

자기 부모님이 모 회사 지분 10만주가 있어서 변호사를 통해서 매각을 한다는 둥 뜬금없는 소리를 남발하면서 남들과 소통은 잘 안되고 자기 자랑만 일삼는 친구였습니다. 하여튼 그런 친구였는데 결국은 그 친구가 사고를 친 것 같습니다.

지금 클럽하우스에 피해자 모임방이 열렸는데, 정확한 내막과 골자는 모르겠지만 주린이분들 몇몇 분이 그 사람에게 피해를 입은 듯 합니다. 투자금 조로 돈을 부쳤는데 3일째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B2B 거래 명목으로 테슬라 주식과 비트코인을 보내줬는데 받지 못하는 분들도 상당 수 계신 상태이며 모 대기업 임원과 친분을 과시하며 스마트폰 사기도 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거 국내 공유 오피스를 돌면서 스타트업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전력도 있다고 합니다.

일단 피해자분들도 정신을 좀 차려야 합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돈은 왜 부칩니까. 게다가 상대의 얼굴도 안 보이고 실체도 모르는 클럽하우스에서 말입니다. 사기꾼들은 자신감이 넘칩니다. 그 자신감에 현혹되면 안됩니다. 펀더멘털을 간파하는 눈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과 Bio를 보면 알겠지만 죄송하게도 거기 계신분들의 프로필 중 80% 이상은 부풀려졌거나 허세라고 봅니다. 뭐 전부다 미남미녀에 전부다 CEO고 부자고 고학력자고.. 에라이. 현실은 반지하 원룸에 사는 사람조차도 클럽하우스에서는 무슨 오피니언 리더 행세에 인싸 행세에, 펜트하우스 사는 행세라니.. 아무리 오디오 기반이라지만 금방 다 들통이 납니다.

이런저런 것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니 저도 최근에는 클럽하우스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져서 잘 들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점점 쓸데없는 노가리방만 늘어나고..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진짜로 실력있는 사람이 하루종일 거기에 죽치고 살지는 않습니다. 일말의 도움도 안되는 억지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발버둥치지도 않을테구요. 자기를 꾸미지도 않겠죠.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 시간에 실력을 키우겠죠.

하여튼 이 사건이 진짜로 사기 사건인지, 아니면 다른 오해가 있었던 건지 속 시원히 밝혀지고 문제가 있다면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피해 내용과 규모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건 아닙니다.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으나 몇몇 피해자들이 돈을 송금한 건 증거들이 있는 상황이구요.

더는 추가적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포스팅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