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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0일 수요일

청계산, 서울시민들의 동네 뒷산 - 등산일기 EP.6

서울 시민들의 대표적인 동네 뒷산이며 등산로입니다. 인지도도 높고, 난이도도 낮은 산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다만 계단이 많아서 기초체력이 부족하신 분들은 힘드실 수 있습니다.

1. 등산일자 : 2022년 11월 21일 
2. 코스 : 원터골입구 -> 옥녀봉(376m) -> 매봉(582.5m) -> 원터골입구
3. 난이도 : 등산(하), 하산(하) - 계단이 많아서 힙업하기 좋을 듯
4. 소요시간 : 등산(1시간 28분), 하산(53분)
5. 동반인원 : 단독 산행
6. 의미 : 지방 드라이브도 할 겸 지방에 있는 산을 오르고 싶었으나, 이날을 빼고는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가 있어서 서울 시민들의 동네 뒷산인 청계산을 가볍게 오르기로 결정(일기 예보는 모두 틀렸고 일주일 내내 화창했다)

청계산 등산코스
<자료 : 카카오맵, 송종식>

위의 코스를 도는데 2시간 10분 남짓 걸렸습니다. 중간에 팔각정에서 물 한잔 마시면서 쉬고, 매봉에서 빵 하나 먹으면서 쉰 시간까지 모두 포함한 시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쉬운 산이었습니다. 동네 뒷산 산책하듯이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체력이 약한 분들에겐 어려운 산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원터골 입구에서 저랑 같이 올라오던 여성분이 계셨습니다. 중간에 경로가 달라져서 엇갈렸습니다만 나중에 다시 마주쳤습니다. 제가 이미 옥녀봉과 매봉을 다 돌고 하산하는 길에 그분은 아직도 산을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단 몇 칸 올라오고 헐레벌떡, 또 몇 칸 올라오고 헐레벌떡. 거의 초주검 상태셨습니다.

그날 산을 찾은 남녀노소 많은 분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산을 즐기고 계셨습니다만, 유독 그 여자분만 되게 힘들어 하셨습니다. 기동성은 말할 것도 없지요. 저는 이미 산봉우리 2개를 다 올랐다 내려가는 길이었으니까요. 겉으로 봤을 때는 되게 건강한 여자분이셨는데, 운동이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청계산이 동네 뒷산이지만, 평소 체력관리가 안 된 분들께는 어려운 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쉬운 산은 없습니다.

사진 : 송종식

사진 : 송종식

자차로 가시는 분들은 내비게이션에 '청계산근린광장 공영주차장'찍고 가시면 됩니다. 주말에는 모르겠지만 평일에는 주차공간이 넉넉하게 남았습니다.

사진 : 송종식

주차요금은 10분에 200원으로 저렴합니다. 나중에 하산 하셔서 식사를 하시기 전에 차를 빼서 식당앞에 차를 대셔도 됩니다. 식당들이 대부분 자기네들 주차 공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게 귀찮으시면 주차비 부담이 없기 때문에 그냥 풀 주차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을 타시고 오시는 분들은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2번 출구로 쭉 나오시면 됩니다.

사진 : 송종식

일단 올라가는 길에 날씨는 좋았습니다. 파란 하늘도 보였고, 미세먼지도 없는 것 같았으나...

사진 : 송종식

'원터골입구'라고 적힌 굴다리로 들어가시면 등산로가 나옵니다. 굴다리에서 이것저것 파는 할머님들이 계시는데 여기서 꽤 오랫동안 장사를 하신 분들이라고 합니다. 나름대로 이 동네의 명물 할머님들이셨습니다.

사진 : 송종식

굴다리를 지나 오면 등산로로 가는 길 입구가 보입니다. 아웃도어 매장들과 맛있는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꾹 참고 이따가 하산하는 길에 맛있는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생각을 하니 벌써 행복합니다.

사진 : 송종식 입구

여기서 부터 본격적으로 등산로 입구가 시작됩니다.

사진 : 송종식

지도로 여러번 확인했지만, 등산로 입구에서 이동할 루트를 미리 크게 한번 조망해 주고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사진 : 송종식

가을이 떠나기 아쉬웠는지, 아직 가을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낙엽은 대체적으로 다 떨어졌어도 전체적으로 가을가을한 느낌입니다. 

사진 : 송종식

올라가다 보면 첫번째 이정표를 만납니다. 저는 옥녀봉을 찍고 내려와서 다시 매봉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옥녀봉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사진 : 송종식

아주 조금만 올라가면 원터골쉼터가 나옵니다. 여기서 벌써 지치신 분들도 보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들께서 막걸리판을 벌이고 계시는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물 한모금 마시고 잠깐 쉰 뒤에 곧장 옥녀봉으로 오릅니다.

사진 : 송종식

이 산이 계단산임을 암시하는 돌계단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청계산은 거의 대부분 계단을 오릅니다. 정말 끝없는 계단의 향연을 즐겨보세요.

사진 : 송종식

돌계단을 열심히 오르다 보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왼쪽으로 가면 매봉, 오른쪽으로 가면 옥녀봉입니다. 옥녀봉을 찍고 내려 오는 길에 이 삼거리를 다시 지나야 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게 아주 조금 체력이 들어갔을테구요. 지금부터 옥녀봉 까지는 길이 평탄한 편이라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사진 : 송종식

옥녀봉에 도착했습니다.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여서 옥녀봉이라고 합니다. 그럼 처녀봉이나 아가씨봉으로 해주지, 옥녀봉은 좀 야한데 ㅎㅎ

사진 : 송종식

옥녀봉은 별 어려움 없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상석은 없었습니다. 대신 경관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경관을 볼 마음에 두근두근!

사진 : 송종식

과천 경마장 쪽 뷰입니다. 미세먼지 크리를 맞았습니다. 요즘 산에 오르기만 하면 미세먼지 크리를 맞습니다. 무조건 일단 이 악물고 정상에 오르는 이유는 성취감을 느끼기 위한 것도 큽니다. 미세먼지 덕분에 요즘 산에 오르면 성취감이 절반으로 줄어 들어요.

일단 여기서 초코바 하나 냠냠 맛있게 먹습니다. 옆에 할아버지들께서 가로세로연구소 내부 사정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계십니다. 전임 대통령 욕도 신나게 하고 계시네요. 청계산은 유독 큰 목소리로 정치 이야기를 하시는 어르신들께서 많으셨습니다. '그냥 출마를 하시지' 싶다가도, '그래 저게 저분들 사시는 낙이겠지' 싶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옥녀봉에서 내려옵니다. 아까 삼거리에서 매봉쪽으로 향합니다. 아직 계단 지옥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가는 길이 편안합니다. 그리고 낙엽이 떨어진 나무들이 서 있는 모습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져서 사방이 조용합니다. 여성잡지 표지에 써도 될 법한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면서 걷습니다.

사진 : 송종식

좀 걷다 보면 매봉으로 오르는 길에 계단지옥이 시작됩니다. 다행히 계단간 높이가 높지 않아서 부담은 없습니다. 하지만 계단 개수가 만만찮습니다. 계단에 번호표가 붙어 있습니다. 1,000개 넘는 번호까지 보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번호표가 없어서 정확하게 세어 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시영 누님이 계단 개수를 세어 보았다고 합니다. 시영 누님은 허벅지 라인과 힙업 라인을 잡기 위해서 청계산을 수도 없이 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산 오르는게 심심해서 계단을 일일이 세어 보았다고 하네요. 시영 누나가 세어 본 계단의 수가 2,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체력이 약하신 분들은 각오하고 오르세요! 그리고 체력이 되시는 분들도 가급적 쉬지 말고 한번에 매봉까지 쭉 올라가세요. 그래야 운동이 됩니다.

사진 : 송종식

여기가 특전사분들과 관련이 있는 산인가봅니다. 올라가는 기둥에 특전사 분들 기수와 성함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습니다. 국가와 타인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먹먹함과 숭고함이 밀려 올라옵니다.

사진 : 송종식

정상에 도착하기 100m 전에 매바위가 나옵니다. 정상보다 이곳에서 보는 경치가 훨씬 멋있다고 합니다. 이날은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어서 경치구경은 포기했습니다.

자료 : 이시영의 땀티(유튜브)

시영 누님이 점지해 준 청계산 포토스팟입니다. 기억해 두셨다가 저기서 사진 한 장 찍구 정상을 향해 올라갑시다.

사진 : 송종식

매봉에 도착했습니다. 계단 2,000개 정도만 쉬지 않고 올라오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엉덩이 라인은 소중하니까요. 힙업! 힙업!

사진 : 송종식

미세먼지가 자욱합니다. 요즘 산에 오를 때 마다 날짜 점지를 정말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내 성취감 돌리도~~!

사진 : 송종식

청계산의 유래는 상식으로만 알아두면 될 것 같습니다.

사진 : 송종식

높다란 바위위에 올라가서 걸터 앉았습니다. 팥빵 하나 먹어줍니다. 탄수화물을 먹어야 지방을 태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내려다 보니까 정상 곳곳 바위틈에 다 커플분들이네요. 아니 참 다들 잘 숨어 계시네요. 김밥을 까서 나눠 먹는 커플, 과일을 서로 먹여주는 커플, 뽀뽀 하는 커플.. 너무 부러웠습니다. 더 부러워서 죽고 싶은 감정이 생기기 전에 하산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청계산은 서울 시민들의 동네 뒷산답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 산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계단 지옥 산이라서 기초체력이 약한 분들은 힘드실 수 있습니다.

청계산에는 3가지가 많았습니다. 1)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젊은 커플들, 2) 레깅스를 입고 운동을 하러 온 젊은 여성들, 3) 정치 이야기에 빠져 계신 할아버지들. 청계산에서 운동을 하실 형님들은 참고하세요.

사진 : 송종식

사진 : 송종식

산에서 내려 오면 맛있는 밥집들이 유혹합니다. 동네 뒷산도 산이라고 배가 엄청 고픕니다. 보현재가 맛있는 집이라고 해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오후 3시인데 영업을 종료하신다고 하네요.

사진 : 송종식

청계산 명가가 영업중이어서 왔습니다. 호불호가 무지하게 갈리지만, 어쩐지 땡겼던 소고기국밥을 한그릇 먹고 귀가할 생각입니다.


사진 : 송종식

닭백숙이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식가인 저에게도 백숙 한마리는 무리기에 패스. '다음에 좋은 사람들과 와서 먹어 봐야겠다'고 기억해 둡니다.

사진 : 송종식

"삼촌, 이걸 혼자서 다 드실 수 있으세요?"

서빙 보시는 이모가 깜짝 놀라서 물으셨습니다. 제가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자신있게 공언한 대로, 사진에 있는 음식들을 깔끔하게 비우고 가게를 나섰습니다. 이렇게 먹어도 살도 안 찌고 되레 살이 빠지고 있습니다. 먹을 것을 줄이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을 저는 선호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렇게 삽니다. 제 건강과 체력에는 그 부분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체질마다 다르겠지만요.

오늘의 즐거운 등산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2022년 11월 30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