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에 예봉산에 다녀왔습니다. 그때 내심 종주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시간이 부족해서 종주는 다음에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단 예봉산에 먼저 올라보고, 며칠 후에 이 일대를 종주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약 3주 후인 12월 9일에 마음에 담아 두었던 종주를 실행했습니다.
1. 등산일자 : 2022년 12월 9일
2. 코스 : 운길산역 -> 수종사 -> 운길산(606.5m) -> 새재고개 -> 적갑산(566.3m) -> 활공장 -> 철문봉 -> 예봉산(678.8m) -> 율리봉 -> 예빈산 직녀봉(588.9m) -> 예빈산 견우봉 -> 예봉산장 -> 팔당역 (총 16.4km 구간) 예빈산은 난이도가 높음, 유격훈련 한다는 생각으로 가야됨
3. 소요시간 : 등/하산 시간 모두 포함해서 5시간 30분, 산행 전 동네에서 헤매고 산등성이 하나 잘못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 온 시간까지 포함하면 6시간 20분.
4. 동반인원 : 단독 산행
5. 의미 : 처음으로 종주를 시도해 보았다. 아직 초보이기 때문에 메이커 산은 못 가더라도 동네 봉우리 몇개를 종주해 보기로 하였다. 체력 테스트 목적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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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뤄 놓았던 남양주 4산 종주 루트, 총 16.4km 구간 <사진 : 카카오맵> |
일단 동네 뒷산(?)들 종주부터 시작합니다. 체력을 충분히 더 기르는 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산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더 많이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지리산이든 설악산이든 K2든 가 보는 게 순서겠죠. 일단 위와 같이 루트를 짜고 움직였습니다. 16km가 넘는 거리입니다. 게다가 초행길입니다. 그리고 산을 타야합니다.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벽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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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오늘 행군 예상 시간은 길고, 겨울해는 짧습니다. 그래서 정말 새벽 일찍 나왔습니다. 운길산역은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안내판으로 산세를 한번 더 확인하고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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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이 굴다리 아래로 들어가는 루트가 맞는 루트입니다. 저는 카카오맵의 등산로 루트를 참고해서 등산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카카오맵을 믿었다가 큰코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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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길산 등산로 입구 진입 시, 포털사이트의 등산로를 믿으면 안됩니다. <사진 : 카카오맵, 송종식> |
위 지도에서 주황색 화살표 방면으로 진입하면 안됩니다. 카카오맵에는 등산로 입구 표시가 안되어 있지만 하늘색 화살표 방면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혹시 미리 등산 계획을 잡고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면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제 경우에는 등산로 입구를 찾지 못해서 하늘색과 주황색 화살표 부분을 왔다갔다 하면서 거의 1시간을 허비했습니다. 해가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올라가야 하는데 여기서 헤매느라 시간 낭비가 너무 심했습니다. 게다가 주황색 화살표 쪽으로 올라가서 산 중턱에서 길까지 잃었습니다. 지도에서 X 표시를 해둔 곳입니다. 저 등산로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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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카카오맵에서 등산로라고 표시된 곳(주황색 화살표)의 모습입니다. 일단 사유지 같아요. 올라가면 무덤들도 있고 분위기가 으스스합니다. 일단 카카오맵을 믿고 올라가봤어요. 올라가면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습니다. 등산로를 찾을 수 없어요. 위와 같이 그냥 엉망진창인 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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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스스하다~ <사진 : 송종식> |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도 등산로가 나오지를 않습니다. 근처에서 멧돼지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습니다. 멧돼지들이 누고 간 대변과 땅을 파헤친 흔적들도 보였습니다. 예보에 없던 비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등산로가 없지만 길을 개척하면서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하산해서 하늘색 화살표가 있는 지역까지 이동해서 다시 새롭게 산을 올라갈 것인지. 대략 20~30분을 이곳 산에서 헤맸습니다. 낙엽 밑에 길이 안 보여서 넘어져서 엉덩방아도 몇번 찧었습니다. 멧돼지들을 잘 피해서 하산 하였습니다. 하늘색 화살표가 있는 구역으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빨리 등산을 해야하는데 마음이 좀 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헤맨다고 거의 한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스마트폰 배터리도 15%나 써 버렸습니다.
"남들이 공식적으로 길이라고 알려 주는 곳도 실제로 가 보니 길이 아닐 수 있더라." 오늘도 또 인생공부를 합니다. 등산을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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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등산도 하기 전에 동이 다 텄습니다. 제대로 산을 타기도 전에 체력도 쭉 빼버렸습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를 했지요. 그리고 지도에 표시된 잘못된 등산로로 오시는 이 길이 좀 위험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들개들이 뛰어 다닙니다. 빠른 속도로 뛰어 다니던데 다행히 녀석들이 저를 보지 못했는지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마주치게 되면 달리 대처할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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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카카오맵에 등산로 표시가 안되어 있지만, 수종사 루트가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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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시작입니다. 아까 어두울 때 여기까지 왔었습니다. 잘 보이질 않아서 '여기가 아닌가' 싶어서 발 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를 엄한 루트를 갔다가 삽질을 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우리 인생하고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잠깐 돌아가더라도 다시 옳은 길을 왔으니 이제 힘내서 올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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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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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카카오맵 |
시작하는 루트입니다. 수종사까지는 콘크리트 도로를 타고 올라가는 게 안전합니다. 카카오맵 등산로 따라가면 안됩니다. 콘크리트 깔린 등산로와 그 왼쪽에 흙길이 섞여 있습니다. 흙길을 밟으면서 올라가다가 길이 없어지면 콘크리트 도로로 쭉 올라갑니다. 생각보다 경사가 가파릅니다. 체력 소모가 조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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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도로를 밟고 한참 올라오면 슬슬 남한강 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수종사 팻말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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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수종사 올라가는 길에는 이렇게 군데군데 팔각정이 있었습니다. 등산 목적이 아니라 수박이나 도시락 싸서 가볍게 소풍 목적으로 쉬러 오기에 좋아 보였습니다. 연인과 함께라면 더 좋겠지요. 인적도 드문 곳이어서 더욱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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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땀을 뻘뻘 흘리면서 기진맥진 상태로 수종사 일주문에 당도하였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 아직 가야할 길이 구만리인데 벌써 지치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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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남양주 조안면 일대 곳곳에서는 정약용 선생님의 흔적과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 수종사에서도 정약용 선생님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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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수종사를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길이 불친절해지기 시작합니다. 수종사까지 오는 길도 포장만 되어 있었지 제대로 된 포장 길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경사가 가팔라서 꽤나 헐떡이며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고생할 것을 각오하고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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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운길산을 만만하게 봤어요. 크게 어려운 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만한 산도 아니었습니다. 영하의 칼바람에 너덜길을 헐떡 거리며 올라왔습니다. 이제 정상까지 270미터가 남았습니다.
중간에 삼림에 대한 토막상식이 적한 안내판이 재미있어서 사진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겨우내 땅 위로 솟아 있으면 나무, 땅 밑으로 숨으면 풀이라는 상식하나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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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여차저차 운길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뭔가 정상 기분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만만하게 보고 올라왔지만 아주 만만한 산은 아니었습니다. '어렵지는 않지만 아주 쉽지도 않다.' 그 정도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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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제가 산만 타면 미세먼지가 자욱한 날이네요. 이날도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가 자욱했습니다. 저의 성취감을 저해 시키는 가장 큰 방해꾼들이죠. 어쨌든 미세먼지들 사이로 희미하게 세미원이 보입니다. 세미원 우측으로 두물머리입니다. 사진에서 가로로 흐르는 강이 북한강이고 저기 멀리서 세로로 흘러 내려 오는 강이 남한강입니다.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라고 해서 '두물머리'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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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저기 멀리 따라 올라가면 양평이 나오겠죠. 양평이 희미하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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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고개를 뒤로 돌려서 사진을 한 컷 찍었습니다. 아파트 단지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와부읍 방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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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카카오맵, 송종식 |
자, 이제 운길산에서 새재고개를 지나서 적갑산으로 출발합니다. 일단 새재고개까지 가는 길은 거리가 꽤 있습니다. 어렵지 않은 코스가 나오면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겨울이라 해가 짧으니까요. 산 중턱에서 어둠속에 갇히면 낭패입니다.
일단 운길산에서 새재고개를 향할 때 위 지도에서 주황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위험 구간입니다. 다소간 암릉구간이 나옵니다. 발을 헛디디면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길도 잃을 수 있습니다. 저도 아슬아슬한 암릉구간에서 막다른 곳에 다다랐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하늘색 구간은 작은 봉우리들이 여러개가 있어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됩니다. 이 구간에서 체력을 많이 소모할 수 있습니다.
새재고개로 향하는 길에는 작은 봉우리들이 여러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봉우리를 헥헥 거리며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갔다가를 반복합니다. 헬스하시는 분들 용어로 이걸 인터벌 트레이닝이라고 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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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운길산에서 새재고개로 향할 때 위 지도에서 주황색 동그라미 친 부분의 모습입니다. 위험한 암릉구간에서 추락하지 않으려고 겨우 이리저리 빠져 나와서 찍은 몇장의 사진입니다. 막다른 길도 많고, 낭떠러지도 많습니다. 조심조심, 살금살금 한걸음씩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내려갑니다. '이렇게 내려가면 또 올라와야 될텐데' 싶은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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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새재고개로 향하는 길에는 작은 봉우리들이 여러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봉우리를 헥헥 거리며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갔다가를 반복합니다. 헬스하시는 분들 용어로 이걸 인터벌 트레이닝이라고 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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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지나 온 봉우리 하나의 모습입니다. 능선을 따라 계속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열심히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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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새재고개까지 2.8km가 남았습니다. 조용히 명상하면서 열심히 걷습니다. 걷고, 또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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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새재고개에 도착해서 빵 하나를 오물오물 먹었습니다. 안내판이 하나 보입니다. 등산로는 아니지만 여기를 지나가는 누리길이 있는데 이름이 천마지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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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자, 이제 빵도 먹었으니 다음 목적지인 적갑산으로 향합니다. 예봉산 방면으로 가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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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출발하자 마자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우박이 내립니다. 아까는 진눈개비를 맞으면서 빵을 먹었는데, 이제는 우박을 맞으면서 걷습니다. 종주가 쉬운게 아니군요. 오늘 무척 처량합니다. 하지만 씩씩하게 한걸음씩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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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삼각점에 대한 상식도 쌓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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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새재고개에서 적갑산으로 향하는 길은 편안합니다. 크게 어려운 코스는 없기 때문에 쉬어 간다는 개념으로 편안하게 걸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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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적갑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적갑산 정상은 고속도로 휴게소로 치면 간이휴게소 느낌이 납니다. 정상이라고 하기엔 뭔가 아담하고 귀엽습니다. 적갑산 정상에서 뷰 구경하면서 1~2분 정도 쉰 다음에 바로 예봉산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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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여기가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활공장'입니다. 저는 활공장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정말 탄성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예봉산, 예빈산보다 풍경이 훨씬 더 멋있었습니다. 미세먼지가 자욱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탄성이 나올 정도였으니 맑은날이면 얼마나 더 좋을까 싶었습니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 올라와서 저 멀리 서울 시내까지 내려다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실제 위의 사진에서도 왼쪽에 롯데타워가 희미하게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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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뽐뿌 캠핑포럼 미려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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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블라인드 양**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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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유튜버 '여행홀릭호수'님 |
이 자리가 정말 명당입니다. 비박 명소입니다. 낮 풍경도 멋있고, 야경도 멋있어서 날씨가 좋은 날에는 텐트칠 자리가 없을 정도로 경쟁도 치열하다고 합니다. 저도 그런 경쟁이 이해가 갈 정도로 멋있는 장소였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가보세요. 그냥 가볍게 올라서 풍경 구경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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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카카오맵, 송종식 |
활공장의 위치입니다. 적갑산과 예봉산 사이에 있습니다. 지도 상으로 보면 등산로 옆에 차도 비슷한 길이 보입니다. 그곳입니다. 차량으로도 올라 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저기가 동국대학생들이 식생을 연구하는 장소라서 동국대 학생이 아니면 차량 진입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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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예봉산 정상에 거의 다 와 갑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하얀색 공처럼 생긴 곳이 예봉산 정상입니다. 중간에 잠깐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억새밭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것 같은 군사용 포대가 몇개 보이네요. 일단 예봉산 정상으로 열심히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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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억세밭을 지나자마자 너덜길이 나옵니다. 사진을 많이 찍을 새도 없이 땀 뻘뻘 흘리면서 너덜길을 열심히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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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숨을 할딱거리면서 예봉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예봉산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춥고 날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한산했습니다. 저번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말입니다.
세미원과 두물머리 방향으로 한 컷!
하남과 한강 방면으로 한 컷!
율리봉과 예빈산이 보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산들입니다. 조금 더 힘을 내서 예빈산까지 올라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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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예빈산 정상을 조금 더 확대해서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오른쪽 남한강 물줄기를 타고 올라가면 양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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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벌써 율리봉까지 왔습니다. 뒤돌아보니 아까 서 있던 예봉산 정상이 보입니다. 예봉산 정상을 상징하는 저 하얀 공처럼 생긴 건물은 예상 강우량을 측정하는 기상관측 시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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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카카오맵 |
지금부터가 이번 종주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방전되기 직전이어서 사진을 거의 못 찍었습니다. 배터리를 극도로 아껴서 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율리봉에서 예빈산 직녀봉으로 향하는 길은 거의 내리막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낙엽으로 뒤덮혀 있어서 길을 찾는 게 까다로웠습니다. 스마트폰도 거의 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감으로 내려갔는데, 중간에 두번이나 등산로를 벗어났습니다. 약간만 실수하면 가파른 경사로에서 굴러 떨어질 수 있어서 극도로 집중하면서 내려갔습니다. 세번 정도 미끄러졌지만 큰 부상은 당하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슬슬 뭔가 이상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예빈산', 이름이 얼마나 예쁩니까. 그래서 예빈산은 편안한 마음으로 오르고 이번 종주를 마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저의 오산이었습니다. 예빈산이 가장 거칠었습니다. 정말 생각 이상으로 거칠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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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카카오맵 |
예빈산이 이름이 예쁘고 해발이 높지 않다고 해서 무시하시면 안됩니다. 맨 정신으로 와도 상당한 난이도가 있을 산인데, 저는 종주 끝에 체력이 거의 방전된 상태로 왔으니 난이도가 더 높게 느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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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잠시 한숨을 돌리고 사진을 남겼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너무 정신이 없어서 좀 괜찮은(?) 코스에서 딱 한 장의 사진밖에 남기지 못했습니다. 사진으로 예빈산의 난이도를 표현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모래와 바위가 나뒹구는 정말 가파른 언덕을 한참 올라갑니다 까딱하면 미끌려서 뒤로 굴러 떨어집니다. 그리고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갑자기 바위들을 타고 올라야 합니다. 밧줄을 잡고 바위를 조심스럽게 올라갑니다. 이 구간에서 저는 진짜 네발로 기어서 올라갔습니다. 발 하나 잘못 디디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액션캠이라도 하나 사서 달고 다니면 좋겠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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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종식 |
팔다리 후들거리면서 예빈산 직녀봉에 도착했습니다. 예빈산은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절대로 오르시면 안됩니다. 마지막 암릉구간을 올라오는데 가랑이 사이로 보이는 모습이 정말 아찔합니다.
저 정상석은 어떤 등산모임에서 놓아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걸 또 깨놨습니다. 일부러 발로 차지 않고서는 저렇게 깨지기 힘든데 말입니다.
어쨌든 직녀봉에 도착하고 사진을 몇장 찍자마자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되었습니다.
바로 옆 견우봉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의 풍경이 멋졌습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를 못했습니다. 직녀봉에서 견우봉까지 거리는 매우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직녀봉에 오를 때와 비슷한 바위들을 꾸역꾸역 올라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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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빈산 하산 길 <사진 : 송종식> |
예빈산은 하산길도 만만찮았습니다. 아니 제가 하산 루트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았습니다. 혹시 예빈산에 오를 분들은 제가 내려 온 코스로는 내려오지 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왜 그런가 복기를 해봤습니다. 일단 모래 비슷한 흙으로 된 길입니다. 그리고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경사도 꽤 가파릅니다. 그렇다 보니 발가락과 종아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종종 걸음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내려가도 길이 미끄러워서 4~5번을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하산길이 정말 미끄럽고 어렵습니다.
해는 뉘엿뉘엿 내려가고, 산은 조금씩 어두워졌습니다. 중간에 도굴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묘도 있었습니다. 묘의 모습이 정말 처참했습니다. 은근히 소름끼치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정말 하산길이 얼마나 긴지 가도가도 끝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용문산 가섭봉 이후로 저를 오랜만에 고생시킨 산입니다.
정말 예빈산은 쉽게 보고 오르지 마시고, '난이도가 좀 있는 산이다' 생각하시고 큰 마음 먹고 가셔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의 대장정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귀가하여 씻고, 눕자마자 바로 꿀잠 모드로 돌입하였습니다. 불면증이 있으신 분들께도 등산이 참 좋은 운동이 될 듯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날 이후 3일간 종아리와 허벅지 통증으로 고생합니다. (운동이 제대로 되었다는 증거!) 샤워를 하면서 확인한 종아리 라인이 만족스럽습니다. 등산을 힘들게 할 때 마다 종아리 라인이 너무 멋있게 바뀌어 가는 것도 성취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듯 합니다.
오늘의 등산일기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2022년 12월 18일
송종식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