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른 브랜드 간 콜라보 마케팅이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또, 여기에 '펀슈머', '가잼비'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재미 마케팅도 선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곰표맥주와 말표맥주는 맛도 좋았습니다. 이런 이색 마케팅도 재미있지만, 제품 퀄리티도 은근히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11월 24일, 신문지 상에서 '천마표시멘트 팝콘' 출시 기사를 보았습니다. 시멘트 포대를 연상케 하는 묵직한 디자인과 '이번에는 시멘트다'라는 묵직한 문구에 저는 대번에 꽂혔습니다. 세븐일레븐과 협력하여 나온 제품이라길래 동네 세븐일레븐을 돌아보았습니다. 제품을 알현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끄저께 다시 동네 세븐일레븐에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는 수줍게 모여있는 시멘트 포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편의점 사장님께서는 "이야 정보가 좋으시네요? 방금 들어 온 제품인데 어떻게 아시고 이걸 사 가세요? (웃음)"라고 저에게 되물었습니다.
어렵게 만난 너란 녀석 <사진 : 송종식> |
봉지당 1,200~1,500원에 팔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1,500원을 주고 샀습니다. 봉지 디자인만 보면 별로 먹고 싶지 않습니다. 팝콘을 뜯어보니 검정색 색소가 조금 흉물스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 그런데 웬걸요. 별 기대 없이 먹었는데 은근히 손이 계속 가게 만드는 맛이었습니다. 단맛과 짠맛이 오가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심심할 때 한줌씩 주전부리 삼아서 먹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웅장하다 <사진 : 송종식> |
저는 원래 이런 마케팅에 놀아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행동은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합니다. 몇년 전, 허니버터칩 대란때도 저는 되레 허니버터칩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 탓입니다. 왜 과자를 줄 서서 사 먹어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를 하지 못하는 1인입니다. 대신 이번 제품은 아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전에라 선취매 개념으로 대량 구매를 하여 즐겨보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제품들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있습니다. 소비자와 접촉할 기회가 적은 B2B 기업, 그리고 시장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는 초저PBR 기업들이 앞으로 이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유인이 많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신기하게도 곰표의 대한제분과 천마표의 성신양회도 이런류의 기업입니다.
이런 방식의 마케팅을 일회성으로 끝낼 게 아니라, 전략을 잘 짜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키울 틈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런 마케팅과 제품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사양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돌파구가 되어줄 수 있을지..? 아직은 그냥저냥 장난 수준에 불과해 보이지만 사람과 기업의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까요.
2020년 12월 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