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6일 목요일

성격테스트 (에니어그램, MBTI, 에고그램)


전문가에게 큰 비용을 지불하고 제대로 된 검사를 받는 게 아닌 한 이런 검사들의 결과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사실 큰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가들에게 검사를 받는다고 해도 어떤 특정한 지능과 인격을 가진 사람들은 결과 자체를 왜곡해 버릴수도 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이런 검사들은 재미로만 해야하고 결과도 재미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특정한 검사 하나의 결과만으로는 결과값 왜곡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적어도 2개나 3개 이상의 다양한 테스트를 섞어서 해본다. 그러면 얼추 내 성격이 보인다. 물론 자기 성격은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러나 이런 테스트를 통해서 내가 몰랐던 나 자신에 대해서 더욱 잘 알 수 있다. 이유는 테스트 결과에 대해서 해석을 해주는 전문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그래서 내가 그때 그랬구나!' 하면서 무릎을 치기도 한다.

기업의 팔로업을 꾸준히 해야 하듯이 이런 테스트도 꾸준히 해본다. 직전 검사는 대략 2년 전 쯤 했던 것 같다. 2년여 만에 다시 검사를 돌려보았다.

기초 정보


혈액형 AB형, 키 180.4cm, 몸무게 86kg

에니어그램, 8번 타입(8w7)


에니어그램은 꾸준히 8번 타입이 나오고 있다. 8번 타입은 본능에 충실하고, 힘과 에너지가 넘치는 타입이다. 그래서 긍정적 8번 타입은 지도자 타입이고, 부정적 8번 타입은 노상강도가 된다. 지도자와 노상강도는 깻잎 한장차이. 내가 지도자인지, 그렇다고 노상강도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검사를 할 때 마다 8번 타입이라고 나온다. 내 본성은 8번 타입이 확실한 것 같다.

8번 타입은 승부욕이 어마어마하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어야 한다. 타인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기질이 있으며 남 밑에서 일을 못하는 타입이다. 좋게 말하면 사업가 타입이고 나쁘게 말하면 밥 굶기 딱 좋은 타입이다.

8번은 어떤 날개를 쓰느냐에 따라서 성향이 조금 달라진다. 7번 날개를 쓰는 8w7은 그야말로 에너지가 외부로 발산하며 폭발하는 돌격 스타일이고, 8w9는 힘을 내 안에 모으고 기습을 하는 스타일이다. 둘의 에너지는 비슷한데, 외향이냐 내향이냐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 같다.

어떤 전문가 말로는 대표적인 8w7 인물이 도널드트럼프이고, 8w9 타입 인물이 시진핑이라고 한다. 트럼프는 남들이 어설프고 답답하게 구는 걸 참지 못하고 뭐든지 자신이 나서서 일을 벌이려 하고, 시진핑은 속내를 감추고 타인을 이용하여 일을 이루는 타입이다.

어쨌든 8번 타입 하면 나열되는 단어는 힘, 에너지, 지도력, 내 사람 챙기기, 적대적 상대 갈기갈기 찢기, 거침없음, 성격급함, 결단력, 리더, 도전하는 사람, 기업가, 노상강도, 독립심, 성적인 욕망 에너지, 똥고집 등이라고 한다.


MBTI, INTP-T


MBTI결과는 할 때 마다 아주 미묘하게 변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대체로 INTP 성향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MBTI의 INTP와 에니어그램의 8번 타입은 정반대 성향이거나 상충되는 지점이 많다. 

그래서 결과가 이상하다 싶어서 INTP와 8w7을 동시에 가진 사람을 찾아보고자 검색을 해보았다. 역시 결과가 많지 않다. 해당 결과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나요?'

희귀하지만 나올 수 없는 조합도 아니라고 한다. 내 인생이 그렇듯 언제나 아웃사이더인 느낌이다. 어쨌든 곰곰히 생각하면 INTP와 8번 타입이 겹치는 지점도 꽤 있기에 두 성격 타입을 공부하면서 나의 장점과 약점을 확실하게 더 알 수 있었다.

INTP는 논리적인 것을 무척 따진다. 논리와 이성에 천착하는 사람들이다. 게으른 천재라고 불리는 학자형 성격이고 호기심이 이는 분야는 밑바닥 까지 탐구하며 파헤친다. 세상의 수 많은 기술진보와 철학의 진보가 INTP형 천재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천재가 아닌데 왜 INTP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INTP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유튜브 영상이 있었다. MBTI의 결과를 유튜브에 모두 올리신 전문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INTP는 전체 인구의 3%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숫자가 적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각 타입 중 조회수는 INTP가 가장 높다고 한다. 이것 자체가 INTP들의 성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뭐든지 집요하게 찾아다니고 알아내야만 하는 성격들. 남들이 보면 피곤하기도 하겠지만, 본인들은 이게 성향이고 그런 과정을 즐기기도 한다.


에고그램, ABAAB


에고그램은 거의 평생을 AAAAB(공적, 사적으로 에너지가 과잉인 타입)이었다. 드디어 에고그램에 변화가 생겼다. AAAAB에서 ABAAB가 되었는데, 좋게 생각하면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 둥글둥글 해진 것으로 봐도 되는건지. 나쁘게 보면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 조금씩 기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인지.

그래도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파워풀한 타입으로 나온다. 맞는 것 같다.


생각 정리


나이를 먹으면서 성격의 미세한 부분이 변화하는 것 같다. 특히, 거칠었던 성격이 점점 더 둥글둥글해지고 참을성도 높아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성격의 큰 줄기는 변하지 않고 늘상 그대로인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서 사물과 상황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참을성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내재된 본성은 점점 억눌려 가면서 응축되어 존재하는 것 같다.

혈액형 이론을 잘 믿지 않지만 그나마 공감가는 것 중에 하나가 AB형의 괴팍한 성격이다. 그리고 정말 대중없다. 디자이너들이 힘들어 하는 주문 중 하나가 '화려하면서, 심플하게, 차가우면서 따뜻하게, 어두우면서 밟게, 모던하면서 트래디셔널 하게'와 같은 상충되는 것들의 표현에 대한 주문이다.

AB형들의 마음속에는 이런 상충되는 것들이 수 없이 뒤섞여서 존재한다. 타인이 보면 일관성 없어 보일수도 있고, 또라이 같아 보일수도 있고, 왜 저럴까 싶기도 할텐데. 하여튼 그렇다.

공교롭게도 AB형, INTP-T, 8w7이 모두 타인이 보기에 그다지 좋은 성격들이 아니다. 인간관계에 장애가 있는 타입들이다. 표면적으로는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 같아도, 결정적인 순간에 사람들과 틀어질 수 있다. 또, 사람들과 눈을 잘 마주치지 않거나(인정하지 않는 태도), 상대의 실 없는 이야기들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타입이기도 하다. 어떻게 이렇게 정확할 수 있는지. INTP는 자폐증이나 우울증에 걸리기도 가장 쉬운 타입이라고 한다.

세 가지가 겹치는 부분도 있고 정확히 상충되는 부분들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완전히 반대인 요소들을 내가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조용하고 드러내지 않는 사람일 때도 있는 반면 전면에 나서서 좌중을 휘어 잡고 분위기를 주도할 때도 있다. 이게 특정한 사람들의 조합에 따라 그런 것 같지도 않고, 시간에 따라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위의 결과에서 내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 중 하나가 '화'이다.

평소에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가급적 내가 먼저 배려하고 잘 지내려고도 노력하는 편이다. 눈치도 없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화다. 

어떤 지점에서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드리면 순간 폭발하는 스타일이다. 이것은 강자 앞에서 분노가 잘 조절되는 '분노조절잘해'와는 차원이 다르다. 앞에 누가 있든 순간 눈이 뒤집힐 때가 많았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떠나 보냈다는 점이다. 평소에 나를 좋아하고 잘 지내던 사람들도 내가 이렇게 단 한번의 욱하는 행동을 함으로서 떠나간 경우가 많다. '그렇게 갈 거면 애초에 나하고는 인연이 아니다!' 라고 자위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소중한 인연을 너무나 많이 내 인생에서 삭제를 해버렸다. 그것은 고스란히 내 인생에서 큰 손해로 돌아왔다.

30대에 들어서는 그 점을 자각하고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화를 컨트롤 하는 훈련을 하였다. 지금은 정말 많이 나아졌다.

폭발적인 화와 관련된 부분은 8w7 특성의 영향이 많을 것 같다. 이 8w7은 본능적으로 폭발적인 힘과 에너지를 가진 존재들이라고 한다. 정말 맞는 것 같다. 이 에너지를 잘 사용하면 세상을 크게 이롭게 만드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힘을 잘못 사용하면 매사 사람들과 부딪힌다고 한다. 그저 사람들이 기피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노상강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는 이 힘을 잘못 사용하여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살아왔지만, 40살이 넘어서는 이 에너지 사용법을 잘 익혀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 쓸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보도록 하자.

INTP의 특징은 내향적이고 게으른 천재과라고 하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천재는 아니다. 그런데 INTP의 특성 대부분이 나와 들어맞는다. 온 세상 삼라만상에 다 관심과 호기심이 있다. 어떤 주제든 던져주거나 말을 걸어오면 금방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세상에 INTP의 관심을 끌 수 없는 것은 없는 듯 하다.

게다가 특정 분야에 꽂히면 그 분야는 진짜 밑바닥까지 파 봐야 직성이 풀린다. 특정 분야에 준전문가 혹은 오타쿠도 꽤 많을 것이다. 문제는 지루함도 잘 느껴서 한분야를 다 파고 나면 금방 다른 분야를 파기 위해 관심사가 이동한다. 열정이 불꽃처럼 타 올랐다가 끝맺음을 잘 못하기도 하고, 어떤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정말 게으른 타입이기도 한 것 같다. 신기한게 INTP와 달리 에니어그램의 8w7은 실행력도 좋고 끝마무리까지 화끈하게 밀어 붙인다.

어떤 점에서는 대단히 게으르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추진력이 대단한데 이런 상충된 성격이 이런데서 나오는 것인가 싶다. 이 부분은 두가지의 단점이 결합되지 않고 장점이 조화되도록 잘 훈련하면 좋을 것 같다. 8w7의 시작하는 실행력, 일을 끝까지 마무리 하는 끈기, 그리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INTP의 도전정신과 탐구정신을 고루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

에니어그램의 8번과 INTP는 신기하게 잘 들어맞는 부분도 있었는데, 직장 생활 부분이었다. 일하는 과정에 누군가가 개입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거나 심지어 근태 관리를 하면 의욕이 바닥까지 꺾여버리는 타입이다. 그러나 상사가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방생을 해두면 멋진 결과물을 내는 타입이라고 한다. 나름의 책임감이 있어서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멋진 결과물을 낸다, 중간에 간섭하거나 건드리면 안된다.

8w7은 힘을 외향적으로 쓰는 타입인데 INTP는 내향적 타입이다. 여기서 외향과 내향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는 다른 개념인 것 같다. 어쨌든 상충되는데 변태적 AB형 답게 두 성향 모두 갖고 있는 것 같다.

8w7은 사람들을 강압과 힘으로 몰아넣어서 뭔가 성취하고 얻으려는 타입이고 INTP는 구석에 조용히 혼자 짱박혀서 뭔가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고 어떤 결과를 얻어 내려는 타입이다. 두 타입이 완전히 별개의 타입 같지만 신기하게도 두개의 성향도 모두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두 타입이 긍정적으로 잘 조화하면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여 어떤 커다란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작게는 특정 분야의 어려운 일에 대한 도전정신과 해결 능력도 발휘할 수 있다.

나쁘게 발현되면 사람들에게 강압적인 행동을 하면서 주변의 사람이 떠날 수 있으며, INTP의 까칠한 성격 역시 스스로 고립되는 길에 빠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INTP도 뭔가 사람들과 관계지향적이지 못하다. 8w7처럼 폭발적인 화를 내지 않더라도 매사 타인에게 답답함을 느끼며 막 대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일처리가 부족하거나 무능력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정말 가차 없이 막말을 퍼붓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런 태도로 빠지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머잖아 40살이 되면서 내가 가진 INTP-T와 8w7의 성격 특성을 좋은 쪽으로 잘 발현하기 위해서는 1) 화를 잘 다스리기, 2) 조금 더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고 챙기기, 3) 호기심과 몰입하는 INTP의 능력치 끌어올리기, 4) 긍정적 리더상의 8w7 특성을 키우기, 5) 관심사는 압축해서 줄이기, 6) 시작을 화끈하게 하기, 7) 시작한 일은 끝까지 승부를 보고 끝맺음 하기, 8) 너무 높은 눈높이를 낮추고 현재의 내 모습에 만족할 줄도 알기 정도가 되겠다.

AB형, 8w7, INTP를 모두 긍정적으로 잘 활용하면 최강의 문무겸비형 인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쁘게 활용하면 최악의 지능적 범죄자가 될 수도..?

나는 개인적으로 ENFJ형 인간을 만나고 싶다. ENFJ는 인간 댕댕이, 인간 리트리버라고 불릴 정도로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와이스트릿의 대호형님이 실제 ENFJ라고 한다. 남들에게는 좋지만 스스로에게는 너무 안 좋고 피곤하다고 한다. 항상 남을 배려하는 타입이라서 그런 것 같다.

어떤 사람이 되었든 ENFJ의 연인이나 배우자가 좋을까 싶었지만 찾아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니라고 한다. 각자에게 맞는 궁합 같은게 있나 보다. 에니어그램 8번 남자에게는 2번 여자가 잘 어울린다고 한다. MBTI 결과값 INTP는 ESTJ, ENTJ 사람과 가장 잘 맞는다고 한다.

내 블로그에 자주 놀러 오시는 다른 분들의 테스트 결과도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