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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9일 수요일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의 숨은 보석, 계란커피를 파는 Cafe Phố Cổ

베트남에 가면 당연히 커피를 달고 삽니다. 커피라면 익숙해지고 남을 시간이었는데도 그곳에서 만난 계란 커피는 새로웠습니다.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호안끼엠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계란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포코(Cafe Phố Cổ). 최근에는 한국분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는 듯 합니다만, 엉뚱한 가게를 찾아가서 기분을 망치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구글맵에서 "Egg coffee"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Giảng Cafe는 제가 소개드릴 카페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한국분들께서 저기가 "그 유명한 호안끼엠 야경을 즐기면서 계란커피를 마시는 곳"인줄 알고 들르시는 듯 합니다.

카페포코의 위치 <자료 : 구글, 송종식>

구글맵에서 엉뚱한데 찾지 마세요. 위의 지도에서 파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진짜 카페포코입니다. 호안끼엠 호수 북단에 분수나오는 광장 근처에 있습니다. 지도로 보면 찾기가 쉽습니다. 근데 현지에 가보면 카페가 있는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카페포코의 입구 <사진:송종식>

지도에 표시된 부분을 지나실 때 유심히 보셔야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입구가 매우 협소하고 간판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일단, 사람 한명 들어가는 정도 크기의 입구로 쭉 들어가시면 됩니다.

카페포코 전경 <사진:송종식>

아까 입구에서 중국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한자 간판을 따라 들어가면 위와 같은 전경의 카페 입구가 등장합니다. 구석에 꼭꼭 숨어 있어서 비밀 군사기지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입구에 들어가서 호안끼엠 전경 보고 싶으니까 윗층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면 위로 가는 통로를 안내해 줍니다.

협소하고 좁은 계단 <사진:송종식>

낡고, 협소하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아이가 올라가기엔 조금 위험하게 느껴졌습니다. 저희 딸래미는 한걸음씩 잘 따라 올라왔습니다.

계단 올라가면서 찍은 가게 입구쪽 전경 <사진:송종식>

계단 올라가는게 워낙 조심스러워서 한 걸음씩 조심스레 올라가면서 입구쪽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카페포코에서 바라 본 호안끼엠 호수의 야경 <사진:송종식>

숨겨진 곳을 꾹꾹 찾아서 올라가다보니 드디어 저희 눈앞에 호안끼엠 호수의 야경이 펼쳐졌습니다. 주말이라서 광장은 엄청 소란스러웠는데, 카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평화로웠습니다.

계란커피의 풍모 <사진:송종식>

드디어 계란커피도 나왔습니다. 걸쭉한 풍모에 고소한 향이 일품입니다. 베트남에서 즐겨마시던 카페쓰아다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커피입니다. 한잔 가격은 40,000동 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카페포코(Café Phố Cổ, Old Town Café)
주소 : 11 Hàng Gai, Hàng Trống, Hoàn Kiếm, Hà Nội, Vietnam (구글맵 보기)
전화 :  +84 4 3928 8153
영업시간 : 오전 8시 ~ 오후 11시 (휴일 없음)

2017년 8월 9일
송종식 드림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벤츠와 수상인형극으로 본 하노이와 호치민의 차이

2015년 기준으로 호치민의 1인당 GDP는 5,428달러고 하노이는 3,426달러입니다. 2016년에 베트남 전체 GDP는 6.7% 성장했고, 이들 두 도시는 8~10%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니 글쓰는 현재 호치민은 6,000달러 언저리, 하노이는 3,700~4,000달러 언저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노이는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고 경제의 중심지는 호치민이듯이 당연히 호치민의 1인당 GDP가 높은데요,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서는 진짜 부자는 하노이에 더 많다는 말도 있는 듯 합니다. 성장하는 활기찬 경제에 더해 베트남 사람들 자체가 낙천적입니다만, 하노이보다는 호치민 사람들이 훨씬 더 낙천적인 것 같습니다.

이는 돈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호치민 사람들은 소비성향이 큰 반면에 하노이 사람들은 저축의 중요성을 호치민 사람들보다는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노이의 수 많은 벤츠들


베트남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산업 분야는 자동차 분야입니다. 2016년 자동차 소매시장은 베트남의 자랑(?)인 섬유 시장보다 높은 25% 이상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빠르게 자동차가 보급되고 있어서 시간이 더 흐르면 오토바이 대국의 면모도 역사속에서만 찾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렇기는 해도 베트남의 현재는 여전히 오토바이 대국입니다. 아직까지 4,500만대의 오토바이가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시민이 한달 급여 몇십만원으로 사는 도시들입니다. 이런 도시에서 몇천만동씩 하는 자동차 등록비는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닙니다. 게다가 호치민시는 지속적으로 차량 등록비를 올리고 있습니다. 수입품에 붙는 관세도 높은데다 독일 명품자동차는 기본적인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가난한 대다수 일반 베트남 국민들에게는 그림의 떡과도 같습니다.

이들 대도시에서는 대다수 시민들의 전재산이기도 한 이 오토바이 행렬 사이에서 고급차량의 존재도 쉽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어지간한 한국 사람들도 구매하고 유지하기에 부담을 느끼는 독일 고급 차량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특히 하노이는 벤츠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입니다.

하노이의 길거리에서 E클래스는 수없이 볼 수 있고 사진처럼 고배기량의 S클래스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와 함게 달리기도 하고 보도에 널부러져 있기도 합니다. 한달 평균 월급 30~40만원인 나라에서 이 정도 차를 타고 다니려면 얼마나 많은 부를 축적한 것일까요? <사진 : 송종식>

벤츠야 어느 나라를 가도 고급차이지만 하노이 시민들의 벤츠 사랑은 유별난 것 같습니다. 독일 3사 차량 중에서 BMW는 왕왕 보이기는 했지만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아우디는 간간히 보입니다. 벤츠는 정말 많이 보입니다.

베트남의 부(富)는 권력순?


경제 도시는 호치민이지만 정치나 행정 도시는 하노이입니다. 국방부, 재경부 등 국가 심장부에 해당하는 시설들이 하노이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부패도 심한 나라이다보니 아무래도 권력을 가진자들이 부도 갖고 있다고 봐야하고 그래서 하노이의 평균 GDP 수준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고급차들이 많이 굴러다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진짜 부자는 하노이에 많다'는 말 기저에도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중국과 가까운 위치 때문에 조금 더 강한 유교색?


호치민 사람들보다는 하노이 사람들이 조금 더 유교색이 짙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하노이 사람들이 조금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구요. 벤츠 같은 명품에도 더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람 사는게 별다를게 있나 싶습니다. 호치민에서도 명품 열기는 상당하지만 하노이쪽 사람들이 유교 사상 때문인지 조금 더 타인에 대해 생각하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유교색 때문인지, 교육을 잘 받아서 그런것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호치민 보다는 하노이 사람들이 타인에 대한 예의도 상당히 바릅니다.

소희를 데리고 시내 버스를 타면 뒤에 탄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자리를 비워줍니다. 하노이 사람들은 민망할 정도로 타인을 배려하고 예의도 바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돈을 대하는 태도?


앞서서도 잠시 언급드렸지만 하노이 사람들이 호치민 사람들보다 저축에 대한 인식이 높습니다. 초기에 종자돈이나 부를 축적하는 방법도 하노이 사람들이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상인형극, 프로페셔널과 재미의 사이에서


홍강 근처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들에게서 시작된 인형극입니다. 총 18장으로 돼 있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두 도시 중 굳이 수상인형극의 본산을 말하자면 하노이입니다.

그래서 하노이의 수상인형극은 꽤 진지하고 프로페셔널합니다. 그런데 호치민에서 봤던 수상인형극보다 재미는 없었습니다. 저는 연신 하품을 쏟아냈습니다. 제 주변에 앉은 백인들은 모두 코를 골며 자는 진풍경을 연출했습니다. 그저 '유명 관광 상품이니 한번 봐야지' 하는 수준으로 들렀다가 다들 잠만 자고 나가는.. 이건 정말 안타까운 부분인데 하노이 쪽 수상인형극 관계자들이 이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성을 지키면서도 재미를 가미할 수 있는 부분을 연구해보셨음 싶습니다.

수상인형쇼(Water Puppet Show)를 보기 위해서 착석하는 관광객들 <사진 : 송종식>

호치민의 수상인형극은 본산지인 하노이 것보다 훨씬 액티브하고 중간중간에 웃음 요소도 많았습니다. 저는 호치민에서는 워터퍼펫쇼를 하품하지 않고 봤었고 외국인들도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진중한 하노이 사람들과 여유있고 즐기자 마인드의 호치민 사람들의 차이는 이 수상인형극을 통해서도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뭐 한국인 입장에서는 베트남 사람들 전체가 여유있고 긍정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요.


지리적 위치나 민족의 차이 뿐 아니라 기후도 두 도시의 특성을 갈라놓는 중요 요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하노이는 대체적으로 포근하지만 4계절이 존재합니다. 호치민은 무척 덥고 건기와 우기 2계절이 존재합니다.



우기를 제외하면 호치민은 비가 거의 안내리지만 내리더라도 세차게 한차례 내리고 금방 마릅니다. 하노이는 비가 한번 오면 정말 줄기차게 내립니다. 그래서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호치민 사람들은 연애를 할 때도 금방 불타오르고 식는 반면에 하노이 사람들은 서서히 불타고 끝없이 세차게 몰아친다는 말도 있는 것 같습니다.

2017년 3월 10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