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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1일 수요일

유튜브 멤버십 운영 1년간의 소고, 진심으로 감사했던 한 해!

유튜브 멤버십을 시작한지도 벌써 1년 정도 되어갑니다. 제 딴에는 작년 이맘때쯤 결정한 가장 큰 의사결정 중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무미건조하고 평온한 일상에 작은 조약돌 하나를 던졌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유튜브 멤버십을 준비하시는 분들, 또는 유튜브 멤버십 구독을 고민하고 계신분들께 저의 소고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멤버십과 관련해서 쓴 에너지가 조금 있었던터라 한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기록을 남겨봅니다.

멤버십 시작 계기


"유명해지기는 싫은데 돈은 많이 벌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튜브는 재미있는데 알려지는 건 싫습니다." 이게 제 마음입니다. 유튜브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재미있습니다. 중독성도 있습니다. 

어쨌든 일단 지금 템포로 재미없어 보이게 유튜브를 운영하면 일정 부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합니다. 문제는 라이브 방송이었습니다. 라이브의 재미를 알고 나서는 자주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유튜브는 라이브를 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을 늘려줍니다. 그래서인지 방송 중 초치는 사람들이 종종 들어왔습니다.

공짜로 제 경험과 노하우를 가져 가면서도 시덥지 않은 소리로 시비거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을 거르려고 멤버십을 소규모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아주 소규모입니다.

이왕 하는 것, 혹시라도 잘 돼서 돈도 좀 벌리면 현금흐름도 생기니 금상첨화라서 더 즐겁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멤버십에 왜 가입할까?


누군가는 리딩방 정도로 오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멤버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리딩방은 아닙니다. 리딩은 제가 혐오하는 분야이며, 리딩을 할 실력도 깜도 마음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방송을 보시는 분들 상당수 인원이 베테랑 투자자들입니다. 이미 리딩 같은것을 들으러 다니시는 분들이 아닙니다.

'보통 가치투자자들은 컨텐츠에 돈을 잘 안 쓴다'라고 합니다. 큰 범주에서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원래 어떤 분야든 초보자 시장이 제일 큽니다. 컴퓨터 서적도 그렇고, 부동산 경매, 주식강의 등등 어떤 분야든 다 그렇습니다. 초보자가 돈을 쓰고 강의를 들으면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을 빠른 속도로 높여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장이 인원도 많고 사람을 속여(?) 먹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해서는 그런 컨텐츠 사업을 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가치투자 컨텐츠를 판매하는 아이투자가, 초보자들을 상대로 주식 리딩과 대출을 주력으로 영업하는 한국경제TV를 규모면에서 영원히 이길 수 없는 마음 아픈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베테랑 가치투자자, 그리고 이제 막 가치투자에 입문한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들이 제 채널에 왜 돈을 쓸까요? 그 부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배우려고


이 '배우려고'도 두가지 갈래가 있을것 같습니다. 1) 투자자체에 대해서 아직 잘 몰라서 그걸 배우려는 수요, 2) 투자는 어렴풋이 알 것 같은데, 일상이 바빠서 기업과 산업에 대한 팔로업을 진행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 이를 충족하기 위한 수요. 그렇다면 이 시간을 단축해 주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실전 전업투자자의 생각 플로우 팔로업


아마도 '실전 전업투자자는 무슨 생각으로 기업을 고르고, 투자 의사결정을 하나?' 그런 궁금증도 있을 줄 압니다. 그런 호기심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하기 위한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리스펙


오래도록 저의 글을 읽어 오신 독자분들도 꽤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사상(?), 생각, 투자관, 태도, 아니면 외모(ㅋㅋ) 무엇이 되었든 저를 개인적으로 리스펙 해 주셔서 구독해 주시는 분들인데요. 이분들도 몇몇 분을 만나 뵈었는데, 사회적으로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그분들께서 어찌 한낱 백수에 불과한 저에게 '팬입니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는 송구스러워서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이제는 멤버들과 정이 들어서


오래도록 함께 웃고 떠들다 보니 멤버들끼리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제는 멤버들끼리 정도 많이 들어서, '딱히 얻을 게 없어도' 라이브에 발길을 주시고, 카페에서 소통하면서 소모임을 하시는 분들도 꽤 생기신 것 같습니다.

나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어쨌든 저를 응원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고, 그 중에서도 금전과 시간까지 투자하며 저와 함께하시는 분들이니 더 고마울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합니다. 블로그와 유튜브 운영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게 일단은 멤버십분들께 드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보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다보니..?


그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멤버십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정형화 되거나 '매주 하겠다'고 개런티 된 것도 아닙니다. 제가 하기 싫으면 안하면 그만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루틴을 만드는 것도 좋고, 덕분에 저도 공부를 하게 되어서 어쩌다 보니 매주 하게 되었습니다. 자리가 잡히고 나서는 빼 먹는 날 없이 개근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고 성취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주말 라이브를 통해서 공부할 거리를 공유하고, 소통도 하는 등의 작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가격 책정


매일 발행되는 경제 신문인 매일경제의 월 구독료는 25,000원입니다. 주간지인 이코노미조선의 구독료는 월 18,000원입니다.

터무니 없는 가격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 정도 수준에서 절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최선을 다해 리서치를 하고, 자료를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방송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소통합니다.

구독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월 12,000원 정도를 적정선이라고 보았습니다. 제가 갈아넣는 노동력과 그동안 축적한 지식들도 많이 들어가서 비싸지는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위 가격대에 결제를 해 주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그건 컨텐츠 보다도 저에 대한 리스펙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께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유료 텔레그램 채널 운영권유와 관련하여..


주변에서 텔레그램 채널을 다시 운영해달라는 요청이 정말 많습니다. 거짓말이 아니고 유료 채널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습니다.

금전적인것만 생각하면 유료 텔레그램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사실 안하면 바보입니다. 하지만 제 마음에 내키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유료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유튜브 멤버십과 비교했을 때 유료 텔레그램은 금전적인 부분에서 압도적으로 이익입니다.

유튜브 멤버십은 결제가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유료 텔레그램은 무통장 입금을 받으므로 결제가 쉽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멤버십은 수수료를 무려 40% 가까이 떼어갑니다. 1만 원을 받아도 4천 원은 구글 몫입니다. 그렇지만 유료 텔레그램은 일단 1만 원을 받으면 세전 1만 원이 모두 운영자 몫입니다. 일단 이 부분에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모객도 유료 텔레그램이 쉽습니다. 보통 유료 텔레방 하나에 1,000명이 넘어가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한명에 3만 원만 받아도 한달 수입이 3,000만 원입니다. 전업투자를 하면서 저 정도 현금흐름이 생긴다면 그보다 압도적인 생활은 없을 것입니다. 하락장도 당연히 두렵지 않겠지요. 아무리 100억이 있어도 저 정도 현금흐름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유튜브는 모객도 어렵습니다. 특히, 저처럼 사투리가 심하고 말이 어눌한 사람은 더 그렇습니다.

유튜브 멤버십은 리딩을 하지 않더라도 투자 이야기를 다루기만 하면 유사투자자문업 등록 대상입니다. 유료 텔레그램은 보통 분기 단위로 방을 바꿔가면서 메뚜기 뛰기식 영업을 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유사투자자문업 등록을 하지 않고 단속과 법망을 피할 수 있습니다. 유료 텔레그램 운영자가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하거나, 허위의 정보를 기재하여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면 불법이며 징역 1년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미국 세법의 영향도 받습니다. 텔레그램은 아니지요.

그런 유리한 부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료 텔레그램 채널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관 등 다른 사람이 작성한 리포트 도용, 신문기사 링크 전달이 거의 전부인 운영 방식이라면 그것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옳은가? 그리고 그 수익금액이 컨텐츠를 만든 애널리스트와 기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면 확실히 그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자신의 뷰를 몇줄씩 첨가하는 채널들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글쎄요..?'입니다. 제가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해도 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쉬이 시작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2)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과거에 무료로 대형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 채널은 당장 유료로 전환해도 되는 수준이었다고 주변분들이 많이 귀띔해 주셨습니다. 유튜브와 텔레그램은 운영에 들어가는 에너지도 차원이 다릅니다. 유튜브와 텔레그램을 모두 운영해 본 입장에서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화장실에 앉아서 똥을 누다가도 슥슥 보낼 수 있습니다. 그냥 손가락 몇번 까딱까딱하면 뭔가를 사람들에게 보낼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운영자가 작성한 자료도 아니고, 텔레그램 운영자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닌 행위를 했음에도 사람들은 대단히 효용이 있고 감사하다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그렇지만 멤버십 유튜브 라이브는 다릅니다. 일단 얼굴을 까야합니다. 이 부분이 큰 부담입니다. 제가 앉아 있는 환경도 구독자들이 다 지켜보고 있지요. 정갈하게 앉아서 해야합니다. 매주 일요일 마다 라이브를 하고 있는데, 한번 방송하면 연속으로 5~6시간 동안 불태웁니다. 

1주일 동안 주말 방송을 위해서 꾸준히 공부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제가 원래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에너지와 자원이 상당히 들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람들과 매주 5~6시간씩 만나서 공부를 하면서 공부 이외의 소통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값을 환산할 수 있을까요?

저는 투자 공부를 시작한 지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돈이 있으면 엄한데 쓰지 말고 대가들이 쓴 책을 사서 읽으라고 조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유튜브 멤버십 라이브에 훨씬 더 많은 자원을 씁니다. 한달에 만 원을 쓰신 분들에게 대가들의 투자 서적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압도적인 것들을 퍼담아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얼굴 알려지는 게 부담스러워 작은 허들로 시작한 멤버십 방송이지만, 이제는 저를 좋아하고 리스펙 해주시는 분들께 저도 무언가 드리고 싶어서 보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에 연속 5~6시간, 매월 20~24시간 방송을 합니다. 제가 공부한 것들을 다 공유합니다. 그리고 즉석에서 저와 묻고 답하고 소통이 가능합니다. 이런 압도적인 리워드가 있는 방송이 한달에 고작 1만 원입니다.

그런데 텔레그램으로 남들이 쓴 컨텐츠를 도용하고, 손가락 장난질 찍찍 하면서 한달에 3만 원에서 5만 원, 나아가 8만 원에서 10만 원 이상을 받는 것은 양심상 도저히 실행할 수가 없습니다. 유튜브 멤버십 이상의 가성비와 리워드를 드리기가 어렵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텔레그램 재개설을 기다리시는 분들은 그냥 제 유튜브 멤버십 방송에 놀러 오세요.

멤버십 방송을 시작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1년 전에 구독을 시작하신 분들이 대부분 해지를 하지 않고 구독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멤버들끼리, 그리고 저와도 더 돈독해졌습니다. 종목을 찍어주고, 매매를 리딩해주는 방송도 아닌데요. 신기합니다. 그런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멤버십 수입


유튜브 채널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실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멤버십 수익은 들쭉날쭉합니다.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1년 정도 운영하니 어느 정도 평균치는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금액만 놓고 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 신문배달 아르바이트 보다 훨씬 못합니다. 정말 훨씬 못합니다. 유튜브 멤버십으로 한달에 수 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번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역량이며 그분들의 영역입니다. 특정 분야에서 연예인급 인지도나 실력을 가지신 분 정도만이 도달할 수 있는 고지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 역량이 뛰어난 아주 극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저도 그 정도 벌 수 있으면 아주 좋겠습니다만, 해보니까 저는 중소기업 직장인 수준으로 버는 것도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모두가 이런저런 명분을 앞세우지만 유튜브를 시작하는데 돈이 결부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유튜브는 돈을 좇으며 시작하면 지칩니다. 몇달 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게 됩니다. 애초에 돈을 보고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사람을 지치게 만들거라고 생각합니다. 멤버십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극소수 거대한 팬덤을 가진 사람들의 멤버십 수익을 듣고, '나도 해볼까?'하면 99.999% 그렇게 벌지도 못할 뿐더러 지쳐서 중간에 나가 떨어집니다. 

구독자 16만 명을 보유한 한 연애채널이 있습니다. 이 채널에서는 멤버십으로 한달에 2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대충 계산기 두드려 보시면 답이 나오시겠죠?

유튜브는 내가 좋아서, 재미있어서 하지 않으면 지쳐서 중도포기 하게 되어 있습니다.

금전적 수입 외 얻은 것


금전적 성취까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안 그래도 그만입니다. 금전적 성취를 제외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아무래도 타인으로부터 10원이라도 받다 보니 '유튜브를 더 꾸준히, 성실하게 운영해야겠다'는 책임감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주기적 루틴이 생겼다


매주 방송을 하는 것이 멤버들과 약조한 것은 아닙니다. 일단 제 스스로와의 약속이었고, 이 약속은 비교적 잘 지켜졌습니다. 지금은 멤버분들도 이 루틴에 맞춰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아주 큽니다.

나태한 전업투자자 생활에 일상의 작은 루틴들이 생기니 제 삶과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나도 강제로 공부를 하게 된다


직장에 다니는 분들보다야 자유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투자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전에는 너무 게을렀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인 멤버십 라이브를 하면서 부터는 저도 좀 더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멤버십 방송 덕분에 저도 백수한량이 아니라 부지런히 무언가 하면서 살아가는 생동감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좋은 기운을 얻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


구독자 중 한 사람이 조언한 대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원칙을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굳이 서로의 사생활을 공유하거나 오프라인에서 관계를 거미줄처럼 만들어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인생의 리스크를 높이고 훗날 고통을 줄 수 있는 행동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으로 1년 가까이 만나면서 소통하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서로 필명만 봐도 반갑고, 오랜 친구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멤버십 라이브에 참여하시는 분들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재무/회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화학, 물리, 자영업, 학계, 의료, 법조, 건설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라이브를 하면서 서로 전문분야에 대해 조언을 주고 받다보니 되레 제가 더 많이 배우게 된 한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온라인으로 친밀감을 키워가는 와중에 몇몇 분들은 실제 오프라인에서 뵙기도 했습니다. 정말 한분 한분 대단하고 멋있는 삶을 사시는 분들이셨습니다. 그렇게 알음알음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었던 2022년 한해가 되었습니다. 멤버십 라이브를 시작하고 나서 좋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얻었는지 모릅니다. 그것은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미와 물관리를 한번에 챙기다


무형자산을 다루는 업종에서 밥벌이를 해왔으면서도 '무엇가를 배우는데 돈을 내는 것'을 상당히 꺼림칙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꽤 오래갔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대학도, 학원도 다 돈을 내고 무언가를 배우는 곳입니다. 사짜들이 판치는 재테크 시장도 '돈을 내고 무언가를 들으려는 수요'가 굉장히 크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좀 왜곡이 되어 있었습니다. 주식시장만 해도 그 중 가장 수요가 큰 곳은 소위 '종목을 찍어주고, 매매 타점을 알려주는' 리딩 시장이 가장 큽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큽니다. 그런식의 유료사업은 정말 안 좋게 봅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의 틀을 잡는데 들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돈을 내고 듣는 것은 나쁘게는 안봅니다. 저는 독학파라서 어지간하면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는 타입입니다만, 세상사람 모두가 저 같을 수는 없습니다.

멤버십을 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강사에 대한 리스펙으로 금전적 지불을 하면서 무언가를 배우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도 많았습니다. 재테크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분들과 일일이 친해지면서 면면을 보니,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성공하신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학벌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했고, 금전적으로도 여유 있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도 생각을 고쳐 먹게 되었습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는 사람들 중에 훌륭하신 분들이 많구나, 모두가 나처럼 독학파는 아니구나.'

한편, 그런 분들이 모이다 보니 커뮤니티의 물관리도 상당히 잘됩니다. 네이버 뉴스 아래에 달리는 댓글과 대형 유튜브 채널의 공개 라이브에 몰려 드는 사람들의 수질이 3급수나 5급수 쯤 된다면, 이렇게 소정의 금액으로 허들을 만들고 나니 모여 드는 분들이 1등급 청정수 분들입니다. 

공짜로 뭔가를 취하려고 하는 분들보다 이렇게 대가를 지불하고 뭔가를 취하려는 분들이 역설적으로 더 기품있고, 매너도 있다는 것을 피부로 절절히 느낍니다. 그리고 다들 군소리들도 없으십니다. '진작에 유튜브 멤버십을 할 걸' 싶은 후회가 밀려 옵니다. 멤버십 라이브에서 소통이 즐거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물관리가 된 사람들끼리 어울려 노니까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지난 1년간 진행한 컨텐츠


밸류에이션 공부


오랜 염원 중 하나였던 밸류에이션 공부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원래는 블로그에 시리즈물 컨텐츠로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유튜브에서 소통하면서 공부하는 쪽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함께 밸류에이션에 대한 공부를 하나씩 진행했습니다.

DCF 이론 수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DCF 실무 수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밸류에이션 수업은 현재까지 5회가 진행되었습니다. 


RIM 이론 수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수업을 하니 장점이 많았습니다. 먼저, 이쪽을 전공하신 분들이 계셔서 코멘트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여자의 질문이 있는 경우 즉각 답변을 줄 수 있어서 컨텐츠가 더 풍부해지는 감도 있었습니다.

기업(종목) 알아가기 공부


매주 1개에서 2개 정도의 기업에 대해서 간략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종목 추천 개념이 아니라 기업에 대한 지평을 넓히기 위한 목적입니다. 가끔 빼먹을 때도 있지만 1년 루틴을 제대로 지키기만 하면 미니멈 52개의 기업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넓혀갈 지평이 없을 때에는 기존 기업에 대한 팔로업도 진행하였습니다.

컬럼비아스포츠웨어, 아이패밀리에스씨, 대한약품, 아프리카TV, 일신방직,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코웰패션, 조에티스, 츄이, 가비아, 신성통상,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네오위즈, 동국제약, 성광벤드, 파블로항공, 클리오, 신세계 I&C, 와이지-원, DN오토모티브, 모트렉스, 현대모비스, JTC, 이녹스첨단소재, 시디즈, 우리바이오, 한국가구, 고려신용정보, 경동나비엔, 디씨엠, CJ제일제당, 이상네트웍스, 인바디, 노바렉스, 오리온, LX인터내셔널, T. Rowe Price 등의 기업들에 대해서 공부하였습니다.

산업 공부


종종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공부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2022년 한해동안 임플란트, 전기차 배터리, 라면, ICT 프리랜서 외주시장, 웹/앱 인터넷 산업,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시니어산업, 일본OTT, 게임, 기자재, 음식료, 건설, 자동차, 타이어, 카메라모듈, 전력도매(SMP), 폴더블/핸드셋, 인구구조 변화 대응, 금융투자소득세 대응 방법 등을 공부하였습니다.

라면 산업 팔로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내년에도 새로운 산업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해 공부했던 산업들은 f/up 차원에서 업데이트 하는 시간도 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기업공부는 국적을 가리지 않습니다


한국에는 여전히 싸고 훌륭한 기업이 많습니다. 저와 다수의 전업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에 관한 베테랑 투자자들입니다. 그러나 투자 대상을 한국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슬슬 해외의 좋은 기업도 발굴하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축구와 재무가 전세계에 통용되는 언어이듯이 투자 프로세스와 방법론도 세계시장 어디에 있는 회사든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런 이점을 충분히 누리는 것도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구들과 잡기들


저는 한글을 배우면서 동시에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없는 제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다른 전업투자자들에 비해서 블로그나 유튜브를 비교적 즐기면서 소통하는 것도 이와 같은 배경 때문입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이든, 사업가든, 투자자든요. 그런 부분에서는 제가 나름대로 강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컴퓨터 사용 팁이나 서비스 사용팁도 부지런히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알면 1분 만에 할 수 있는 일도, 모르면 10시간이 걸리는 일들이라고 생각되면 앞으로도 가차없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투자철학 이야기


집중투자와 분산투자에 대해, 종목별 비중에 대해, 하락을 대하는 태도 등 투자철학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 부분은 여기저기서 계속 듣던 이야기의 반복이고, 저 역시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리마인드하는 것은 그 횟수가 아무리 많아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자관련 지식


동시호가제도 이해, CB/BW, 미국주식시장 기본 지식, 공시자료 다루는 법, 필요한 자료를 찾는 법 등 투자 실무와 관련해서 하나하나 짚어 드릴 부분이 있으면 다루어 왔습니다.

인생이야기와 잡담


투자는 우리 인생과 결이 맞닿아 있습니다.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투자자가 되는 순간 철학, 심리, 인생부터 해서 과학기술과 정치/외교까지 그 결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인생 이야기로도 넘어가서 다양한 인생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코너를 좋아하는 멤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목..?


투자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분은 언제든 질문을 주셔도 됩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투자와 관련된 질문이 들어오고 저는 거기에 답변을 드리는 코너도 생성됩니다. 그런 분위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소통이 오갑니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멤버들끼리, 그리고 저와 멤버들간에도 상당한 유대관계와 친목이 생겼습니다. 친목관계라고 해서 서로의 사생활을 모두 공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온라인에서 만나서 소통을 하다보니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합류하고 싶은신 분들은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우리 형들 똑똑하고, 따뜻하고, 착합니다.

이 중 마음이 맞는 분들은 지역별 개별 스터디 등 소모임을 만들어서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하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4개의 소모임이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내년 계획


기본적으로 올해 했던 것과 비슷한 구성과 텐션, 분위기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는 카메라 앞에서 말 하는 것 자체가 어색했습니다. 하다보니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말 하는 것은 익숙해졌습니다. 라이브 방송도, 멤버십 라이브 방송도 처음에는 많이 어설펐습니다. 이 역시 하다 보니 점점 디벨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틀도 잡히고 방향성도 잡혔습니다.

내년에도 방송을 하면서 짬밥이 쌓일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뺄 것은 빼고, 더할 것은 더해서 더 유익하고 즐거운 방송을 하고자합니다.

돈을 쓰지 않고도 오래도록 제 글과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그리고 이제는 필명이나 성함만 보아도 눈에 익은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께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10원이라도 돈을 쓰는 분들은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누군가의 팬입니다. 확실히 누군가에게 돈과 시간을 10원이라도 1초라도 쓴 다는 것은 그를 아주 많이 리스펙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멤버십 방송을 들어주시고, 시간을 내서 라이브에서 늘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도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는 그런 분들께 무엇을 돌려 드릴 수 있을지 항상 궁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것 하나라도, 제가 공부한 것 하나라도 더 공유하고 싶은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 역시 많이 얻고 있습니다. 게으른 제가 강제로 공부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내년에 투자는 투자대로, 유튜브도 유튜브대로, 일상도 일상대로 멋지게 살아보겠습니다. 2023년에도 모두 화이팅합시다!

짧은 댓글 하나하나가 모여서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주시는 응원의 댓글을 먹고 오늘도 살아갑니다.

2022년 12월 21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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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0일 화요일

화이자발 낭보와 한국(특히 코스닥)시장 하락

어젯밤에 화이자발 낭보가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세계의 자본들 역시 통신망을 타고 그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밤새 유럽 각국의 주식시장은 폭등을 거듭하며 들썩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도 기뻤습니다. 투자는 둘째치고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을 곧 찾으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잠들었습니다.

9시. 우리 시장도 개장했습니다. 우리 시장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깊은 조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차익실현 매물이 많았습니다. 이는 전날밤 나스닥이 힌트를 주어서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화이자 백신으로 전세계가 들썩이던 날 밤, 스터디 멤버들과의 대화 중 일부

그간 우리의 코스닥 시장 상승을 이끈것도 언택트로 대변되는 인터넷/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들과 바이오 기업들이었습니다. MAGA니 FAANG이니 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소수 테크 기업들처럼, 우리에게도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한 소수 테크기업과 바이오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특히 부각을 받았던 섹터이자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들 중 다수는 밸류에이션을 무시하면서 상승했습니다. 심지어는 PDR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 내게 만든 주역입니다. 인류 전체에게 있어 이들의 영향력이 막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터무니 없는 시가총액을 합리화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동안은 이들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PDR이라는 해괴한 지표가 등장했습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터무니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 주가가 하락할 유인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 90%' 소식은 이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한 트리거가 되어 주었습니다.

시장의 하락과 상승에는 항상 후속 이유가 따라 붙습니다. 주식을 십수년째 하고 있지만 지금도 지수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라고 하면 저는 하지 못합니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사람들은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대부분은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는 말 수준입니다. 똑같이 금리를 올려도 어떤 때는 지수 상승의 이유가 되고, 또 어떤 때는 지수 하락의 근거가 됩니다. 끼워 맞추기 나름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시장 하락은 그런 상황들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충분히 이유가 있었고 또 예견된 하락이었습니다. 지수의 거품을 코로나 수혜 업종들이 만들었고, 화이자의 백신은 그런 거품을 꺼트리는 트리거가 되기에 충분한 재료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서구 사회가 초토화 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비교적 평안했습니다. 여러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을 법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슈가 종료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국을 찾았던 많은 돈들이 다시 원래 매력이 더 높았던 나라들로 돌아갈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진 상태입니다. 환율 또한 중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 올리고 환차익 까지 누릴 수 있으니 좋을지 몰라도요.

다만 꼭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 길어야 일주일이나 한두달의 시장 분위기는 그다지 지속되기 힘듭니다.

컨택트 시대가 돌아온다고 해서 구글과 네이버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언택트 경제를 이끌어 간다고 해서 우리는 밥을 안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공존하는 것이며 양측의 파급력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시장은 말 만들어 내기를 좋아합니다. 언택/컨택은 시장이 만든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둘을 양분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기간의 수급 변동에 따른 출렁임은 있더라도, 언택이든 컨택이든 돈을 잘 벌고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의 주가도 그에 맞춰서 우상향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호들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조울증을 이용만 하면 됩니다. 끌려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택이든 컨택이든 열심히 일하고 돈을 잘 벌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골라서 마음 편하게 투자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날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조금 변할 여지는 있습니다. 가령, 올해 주식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가즈아'를 외쳤던 묻지마 고밸류 종목들의 상승 종료 후 쉬어가기, 정상적인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었거나 저평가를 받고 있던 돈 잘 버는 기업들의 재조명 등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하루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헤지를 위한 코스닥 인버스 일부 + 통상 가치주(성장주, 가치주 구분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라고 불리는 돈 잘벌고 저평가 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숨통을 터나갈 희망이 보인 하루였습니다.

2020년 11월 10일
송종식 드림


2015년 9월 22일 화요일

현금흐름할인류의 밸류에이션 툴에 대해..

DDM, DCF, RIM과 같은 밸류에이션 방법들은 배당이든, 주주에게  귀속되는 현금이든, 잔여이익이든 모두 주주에게 직접 관련된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여 할인하는 방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 역시 한때는 워런버핏을 따라하겠답시고 이런류의 밸류에이션에 목을 매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살짝 쓴웃음이 난다. 인간의 미래란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들다. 특히 여러 사람들이 모여 세상과 유기적으로 엮여 돌아가는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겠다. 어쩌다 몇번 고장난 시계가 두번 정도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게다가,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기업의 미래는 더욱 예측하기가 어렵다. 대외 변수 변동에 취약하고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 겸 동반자도 나타났다. 비지니스의 생명주기는 더욱 짧아지고 있고, 기술 혁신으로 어떤 사업이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는 아무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시대다.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그 기업의 2년 후, 5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주식 투자를 하면서, 그것도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밸류에이션 툴을 DCF나 RIM과 같은 류의 현금흐름할인 방식을 쓴다면 과연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적정가에 대한 종교적 가치 그 정도의 가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래 10년치의 현금흐름을 예측해서 할인하고, 심지어 영구적인 현금흐름의 가치를 추정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참, 말도 안되는 일을 하였구나.'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이런류의 툴이 통하려면 몇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1) 기업이 속한 국가의 군사력, 경제력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가?
2) 기업의 브랜드가치와 영업적 해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력한가?
3)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업황은 변동성이 적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
4) 투자자는 그 어떤 중간중간의 작은 휩쏘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는가?

그나마 이 정도가 돼야 DCF, RIM 등의 툴을 적용해 볼만하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받쳐줘도 DCF는 미래의 추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주식 투자를 할 때는 반드시 '투자자의 추정'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 추정은 틀리게 마련이다.

추정이 현실과 더욱 크게 틀리게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추정에 필요한 변수가 많아지고,
2) 추정을 하는 미래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DCF나 RIM은 추정 기간이 길 수밖에 없고, 중간에 어떤 변수에 의해서 적정주가는 심하게 왜곡된다. 중요 팩터의 변수값을 살짝만 조정해도 목표가가 크게 변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것이다. 이것을 내 입맛대로, 구색대로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 사실 DCF나 RIM은 사칙연산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이지만, 그 이면에 내재된 여러가지 변수에 대한 사용 기술, 철저한 기업의 질적 분석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용이 매우 까다로운 툴이다


그리고 또 문제가, COE나 CAPM, WACC과  같은 도구들은 상아탑에서나 유용하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유용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암튼, 추정에 필요한 변수는 최대한 줄이는 심플한 투자, 추정 기간은 본인이 내다보는 선에서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되려 개인투자자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약에 굴리는 자금 규모가 크고, 내다보는 안목이 길다면 그 사람은 어느 정도 트레이더에서 인베스터로 진화중인 사람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고 그나마 워런버핏의 흉내 정도는 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런 시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현금흐름할인방식의 밸류에이션 도구를 아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게 있어서 그 툴은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툴임에는 분명하고 유용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한국이 처한 경제 환경과 그런 환경에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과연 저런 툴을 이용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에 의문을 다는 것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했으며, 회계 법인에서 일했던 회계사 친구(4대 펌에 있다가 지금은 VC로 이직). 주식 투자로도 곧잘 수익을 내는 그 친구가 한말이 생각난다.

"밸류에이션이요? 1년치 예상 EPS에 주고 싶은 PER 퉁 때리는게 그나마 제일 정확해요." 농담삼아 던진 말이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2015년 9월 22일
송종식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PER(주가수익비율)에 대해..

오늘은 두서없이 PER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PER 지표는 주식에 막 입문한 분들도 친숙하게 생각하시는 지표입니다. 가치지표 중에서는 가장 접하기 쉬운 기본적인 지표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재미있게도 해석이나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지표 중 하나가 PER이기도 합니다.

EPS(주당순이익) = 당기순이익/발행주식수
PER = 현재주가/EPS

연간 당기순이익을 발행한 주식수로 나누면 EPS 즉, 주당순이익이 나옵니다. 현재 주가에 EPS를 나눠주면 PER즉 주당 이익에 대한 이익 배수가 나옵니다. PER을 구하는 것은 이처럼 간단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서 PER은 주식 인기투표의 지표로 보면 됩니다. 인기가 좋은 주식은 PER이 높게 나타나고, 인기가 좋지 않은 주식은 PER이 낮게 나타납니다.

대개 PER이 5배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5년이 걸리고, 50이면 5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상장 당시 PER이 200에 육박했는데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200년이나 걸리는 회사에 투자금이 몰린 것은 페이스북이 고성장하는 회사라 원금 회수 기간을 줄이고도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로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빠른 성장 기대감에 의한 높은 PER 형성이 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흔히 정밀한 밸류에이션 방법을 모르는 분들은 PER만으로 현재 주가가 '싸다', '비싸다'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PER이 10 이하면 '싸다'라고 보거나 '20'을 넘어가면 '비싸다'라고 보거나 하는 등의 암묵적인 PER 평가법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절대로 제대로 된 투자 기회를 잡을수가 없습니다.

PER를 이용한 평가 방법들은 대충 감을 잡기는 좋은 도구지만 기업 가치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DCF나 잔여이익 모델, 배당할인 모형과 같은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저PER 주


저PER주와 고PER주 투자에 대한 논란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얼마전에도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논란으로 회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먼저 저PER주를 보면 저PER인 이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PER 주식들은 회사의 성장성이 다했다던가, 산업의 성장성이 다했다던가 또는 기업의 존립에 영향을 줄 만큼 문제가 있다던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성장성도 탁월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서 훌륭한 회사인데 아직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해서 저PER주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로또잡은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런 주식을 발견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많은 분석과 경험, 공부를 요합니다.

무조건 저PER주라고 '저평가'됐다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앞뒤 안 가리고 투자 하는 행위 역시 위험합니다. 자칫 돈이 평생 묶여버리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저성장하는 저PER주를 매수하는 것 보다는 꾸준히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실적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 저PER이 꾸준히 유지되면서도 주가와 실적이 걸음을 맞춰나가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고PER 주


반대로 고PER 주식은 어떤가요? 고PER 주식들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식들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모바일 게임이나 모바일 부품 회사들 처럼 산업 자체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어서 그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고PER 평가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개별적으로 회사의 성장성이 좋아서 고PER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대개 성장주가 고PER을 유지합니다.

성장주가 고PER를 유지하는 조건은 시장(주로 애널리스트)이 예측한 예상 실적 컨센서스에 부합하냐 안하냐 하는 것 입니다. 고PER주는 급방 급등해서 계좌를 불려주기도 하지만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1%만 미달해도 때에 따라서는 주가가 수십% 폭락해 버립니다. 그래서 고성장주 투자는 매우 신중해야 하며 수준 높은 분석과 자금 운용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작년 11월 14일,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1.8% 상승,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69%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반 기업체의 성장률을 생각해 봤을때 굉장히 높은 성장률입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하한가로 급락하기 시작해서 한달간 5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반토막난 에스엠 <차트: 네이버 증권>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성장률은 일반 제조업체를 압도하는 수준이었지만 시장이 기대하던 수준에는 미달했기 때문입니다. 고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인 200억대에 83억원 가량 미달한 117억원 수준이라는 이유로 시장은 그동안의 고PER을 가차없이 붕괴시켜 버렸습니다. 언론사들도 '에스엠 어닝쇼크'라며 주가 폭락을 선전하기에 바빴습니다. 흑자를 낸 기업이 어닝쇼크라니 재미있습니다.

반대로 실적이 급강하 하는데도 불구하고 급등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최근 겪었던 턴어라운드 투자로 종근당을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투자 당시 종근당은 적자 기업은 아니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와 기대가 냉온탕을 오가며 주가 턴어라운드를 보여 준 사례입니다.

종근당의 경우는 정부의 대규모 약가인하 발표로 당기순이익이 YoY 45%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에 따라 주가가 대규모로 폭락했던적이 있습니다. 아직 순이익이 하락한 것도 아니고, 단지 예측만으로 공포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마구 내다 팔았습니다.

시장은 한번 방향을 타면 과도하게 움직입니다. 아래로 방향을 타면 과도하게 떨어지고, 위로 방향을 타면 과도하게 올라갑니다. 3만원대를 찍었던 주가는 25,000원, 20,000원.. 그리고 급기야 15,000원 이하로 1년 가량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종근당의 회사가치를 생각해보면 약가인하를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저평가 될 정도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YoY 대규모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종근당의 주가 폭등 <차트: 네이버 증권>

재미있는 것은 이듬해 2012년 2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괜찮을 거라는 발표로 주가가 턴 어라운드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년 동기대비 45%로 예측했던 당기순이익 하락이 20% 안쪽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공감대가 생겼습니다. 바닥인 13,000원대를 찍고 턴 어라운드하여 현재 종근당의 주가는 5만원을 넘었습니다.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4배 가량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시장 예측치보다 실적 하락폭이 적었다는 것'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공포가 크면 의외의 대박을 안겨주는 원리가 주식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경기민감주가 저PER을 유지하는 이유


그리고 PER은 성장성 하나만으로 높거나 낮게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철강주, 조선주, 자동차주와 같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경기 순환주의 경우 시장에서 주가가 다소 할인되어 거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낮은 PER을 유지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실적이 고르지 못하고 들쭉날쭉한 회사들도 PER이 낮은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소위 '잡주'라고 불리는 일부 실적이 나쁘고 시총이 작은 주식의 경우 실적과 상관없이 주포가 마음 먹은대로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등 요동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는 매해 고르게 실적을 내는 회사가 PER을 높게 평가 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이유는 실적이 과거 10년간 규칙성있게 꾸준히 우상향 했다면 앞으로의 실적도 예측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미래 이익을 미리 반영하여 PER을 다소 높게 평가해주기 때문입니다.


한 대기업이 벤처기업 수준의 PER을 꾸준히 유지하는 이유


또한, 덩치가 커서 더 이상 고성장 할 여지가 적은 기업임에도 고PER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의 P&G라고 불리는 LG생활건강이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꾸준히 PER 30~60사이를 유지하면서 가치투자자들로부터 '비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주식입니다만, 그 소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바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나 독점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LG생활건강의 제품군은 무척이나 다양하고 유통망도 막강합니다. 회사가 소유한 개별 제품들의 브랜드도 강력합니다. 한국 코카콜라 판권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샴푸나 화장품 등 생필품류의 제품이 많아서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면 LG생활건강의 제품을 안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경우처럼 높은 사업적 해자 덕분에 고PER을 유지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PER이 8이면 저평가 된 회사고, PER이 20이면 고평가된 회사다.'라는 식의 단순한 분석 보다는, 회사의 재무 상황과 비지니스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PER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ER이 가장 접하기 쉬운 가치지표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가늠하기 어려운 지표라는 것이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는데 PER은 그대로..??!


주가가 상승추세로 밀려 올라가는 경우 PER 추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기업임에도 PER은 항상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입니다. 작년 주당순이익이 500원이었는데 PER은 10으로 주가는 5,00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이익이 늘어서 주당순이익이 700원이 됐습니다. PER은 여전히 10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7,000원 입니다. 그리고 내년 주당 순이익을 1,000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내년에도 PER 10 정도의 평가를 받는다면 주가는 10,000원으로 상승할 것 입니다. 항상 PER 10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이 상승함에 따라 주가가 밀려 올라가는 케이스 입니다.

내재가치나 실적 상승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보다 빠른 기업을 사면 이처럼 PER이 올라가지 않아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아직 이익도 제대로 안 늘어나고 있는데 PER과 주가가 치솟는..??!


그 다음 내재가치나 실적보다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케이스입니다. 이 경우는 PER이 움직이면서 주가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예를 들어, 주당순이익 1,000원인 주식의 현재가가 5,000원 이라면 PER은 5 입니다. 시장에서 이 주식을 발견하여 재평가를 시작했습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합니다. 추후 실적이 좋아질거란 기대감에 며칠새 주가가 20,000원을 넘었습니다. 최근 실적 기준으로 주당순이익은 여전히 1,000원 입니다. 주가가 20,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에 PER은 20이 됐습니다. 이 경우는 PER이 높아지면서 주가를 밀어올린 케이스 입니다.

내재가치나 실적상승 속도보다 빠른 주가의 상승은 가치투자자들에게는 매도를 위한 경계신호입니다.

다만, 내년 이익이 급증하여 주당순이익이 5,000원이 된다면 현재 주가 20,000원 기준으로 PER은 다시 4로 떨어지니 내년 주당순이익 예측분 기준으로는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이익을 예측하는 것이 관건이겠습니다.

주의할 점은 미래 이익은 언제나 빗나가는데다 보통은 주가가 시장의 강한 관심을 받으면 앞으로 5년 이상 버는 돈 만큼 주가가 올라버리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높아집니다.

물론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랍니다. 1년 후 실적이 좋아질거라는 기대감이 지금 주가가 오르고, 1년 후 회사가 나빠질거라는 공포감에 지금 당장 주가가 떨어집니다. 여러분이 좋게 보는 부분이 있다면 이미 시장 참여자 모두 그렇게 보고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크고 주가 역시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부분을 잘 감안해서 투자를 하면 좋겠습니다.

상대 PER 밸류에이션 방법


PER을 이용해서 적정주가를 판단하는 방법들도 있습니다.

먼저 상대PER 방법입니다. 분석하고자 하는 종목이 속해있는 산업 안에서 비슷한 회사를 찾아서 비교하는 방법입니다. 시장내에서 비슷한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매출이나 순이익도 비슷한 회사를 찾으면 좋습니다.

업종 평균 PER와 투자하려는 기업의 PER을 비교할 때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간혹 업종에 포함된 모든 회사의 PER를 투자하려는 회사와 비교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렇게 하면 업종 PER이 상당히 왜곡되기 때문에 적정한 업종 PER수준을 알기가 힘듭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투자하려는 회사와 매출이나 이익 규모가 비슷하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 방향도 비슷한 회사 위주로 묶어서 업종 PER을 구해 현재 투자하려는 기업의 PER과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하려는 회사의 PER이 업종 평균 PER보다 높다면 현재 주가가 고평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고, 낮다면 업종 평균보다는 저평가 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만 해야 합니다.

업종 평균 PER를 기준으로 한 상대 PER 밸류에이션 방법은 현재 주가가 싼지 비싼지, 그리고 대충 어느 정도 상승 여력이 있을지 빠르게 판단하기 위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절대적인 적정가치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시장 전체가 강세장이거나 약세장일 경우 벤치마크 지표 자체가 왜곡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시계열(time series) PER 밸류에이션


이 방법을 사용할때는 PER밴드를 사용합니다. PER뿐 아니라 PBR이나 EV/Ebitda등 멀티플 지표들을 시계열 분석할때는 과거 배수 밴드를 사용하면 현재 주가 수준을 판단하기가 수월합니다.

코스피 PER 밴드 차트. 역사상 11배를 넘어가면 과열, 8배가 붕괴되면 저평가 국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들도 이처럼 PER 밴드를 만들어 과거 주가 대비 비싼지 싼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출처: MTN>

과거의 주가가 대체적으로 어느 정도 PER 수준이었는지를 확인하고 현재 PER이 합당한 수준인지, 아니면 비싸거나 싼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역대 가장 비쌌던 때의 PER이나 쌌던 때의 PER, 그리고 평균적인 수준의 PER을 알 수 있습니다.

시계열 분석의 가장 큰 단점은 기업의 체질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는 점 입니다. 과거 기업이 하던 사업과 신규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이익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기업을 재평가해서 가격이 오르면 시계열 분석으로는 주가가 비싸다고 판단해서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기업의 체질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기업 탐방이나 비지니스 분석, 그리고 현금흐름 분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순 절대 PER 모형


유명한 가치투자자인 비탈리 카스넬슨의 단순 절대 PER 모형입니다. 먼저 EPS성장률과 배당 수익률을 합해서 기본 절대 PER을 구합니다. 이 기본 절대 PER에 사업 리스크, 재무 리스크, 이익 불확실성을 곱해서 적정 절대 PER을 구합니다. 이 PER에 EPS를 곱하면 적정 주가가 산출되는 모형입니다.

· 기본 절대 PER = EPS성장률 기반 PER점수 + 배당수익률 기반 PER 점수
· 적정 절대 PER = 기본 절대 PER * (사업리스크 할인율 * 재무리스크 할인율 * 이익 불확실성 할인율)
· 적정주가 = 적정 절대 PER * 예상 EPS

총 3단계에 걸쳐 계산을 해야 합니다. 우선 기본 절대 PER 구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기본 절대 PER을 구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EPS 성장률과 미래의 EPS 성장률을 예측해서 EPS 성장률을 설정해야 합니다. EPS 성장률을 예측했으면 아래의 표에 따라 PER 점수를 부여합니다.

EPS성장률0%1%2%3%4%5%...
PER 점수88.659.39.9510.611.25...

연간 EPS성장률이 0%인 무성장 기업이라면 기본 PER점수 8점을 부여합니다. EPS성장률이 1%증가할 때마다 PER점수 0.65점을 추가합니다.

가령 연간 EPS성장률을 5%정도로 추산한다면 PER점수는 11.25가됩니다.

배당 수익률0%0.1%0.2%0.3%0.4%0.5%...
PER 점수00.511.522.5...

이제 다음으로 배당 수익률을 토대로 PER점수를 부여합니다. 배당금 0원을 예측한다면 추가 PER 점수는 없습니다. 예상 배당 수익률이 0.1% 증가할때마다 0.5점의 PER점수를 더합니다.

가령 예상 배당 수익률이 5%라면 PER 점수는 25가 됩니다.

EPS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을 토대로 한 PER을 합산합니다. 앞서 우리는 연간 EPS 성장률 5%, 배당 수익률 5%로 예를 들었습니다. 그러면 이 기업의 기본 PER 점수는 11.25 + 25 = 36.25가 됩니다.

이제 이 기본 PER을 정성적으로 할인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사업리스크, 재무리스크, 이익 불확실성 3가지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3가지 모두 다음 공식으로 할인율을 만들어 냅니다.

  • 사업리스크 할인율 = 1+(1-할인값)
  • 재무리스크 할인율 = 1+(1-할인값)
  • 이익 불확실성 할인율 = 1+(1-할인값)

여기서 '할인값'의 범위는 0.7~1.3사이의 값을 입력합니다. 적정 상태일때 1을 주고 회사가 불안해서 많이 할인하고 싶으면 1보다 높은 값을, 반대로 좋아보여서 프리미엄을 주고 싶다면 1보다 낮은 값을 주면 됩니다.

이 예시에서는 세가지 할인값 모두 1을 대입해서 아까 산출한 기본 PER 36.25에 곱해보겠습니다.

  • 적정 절대 PER = 36.25 * ((1+(1-1))*(1+(1-1))*(1+(1-1))) = 36.25

만약 이 기업의 내년 예상 EPS가 1,000원 이라면,
1,000 * 36.25 = 36,250원 즉, 내년 실적 기준으로 적정가 36,250원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할인율 팩터는 주관이 다소 개입되지만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툴이므로 저도 밸류에이션 과정시 참고삼아 꼭 포함시키는 도구입니다.



고든모형을 활용한 절대 PER 모형


이 섹션은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으니, 일단 건너뛰시고 나중에 읽으셔도 됩니다.

EV는 시가총액과 차입금을 합한 것 입니다. 즉, EV = 자기자본의 시장가치 + 타인자본의 시장가치와 동일합니다. EV는 영업과 관련된 모든 가치이고 미래 영구 현금 흐름을 할인하여 모두 합한 가치입니다.

EV에서 순부채를 빼면 자기자본의 시장가치(MV)와 동일 합니다. 이것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누면 그것이 기업의 주당가치가 됩니다.

부채를 뺀 기업의 순 현재 가치를 PV라고 한다면, PV = C * (1 + g) / (1 + r) 입니다. 여기서 C는 FCF(잉여현금흐름), g는 현금흐름 성장률 그리고 r은 할인율을 의미합니다. 여기서는 자본비용을 사용하는데 WACC과 CAPM에 대해서는 추후 블로그에서 한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PV = C * (1 + g) / (1 + r)의 식을 정리하면 PV = C / (r - g)가 됩니다.

PV = C / (r - g)이것이 고든의 성장 모형입니다. 원래는 C 대신 D(배당금)를 사용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러나 배당을 하지 않는 주식들도 많기 때문에 이익이나 현금흐름으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률 즉, g입니다. g가 가파르게 성장하면 PER역시 높아지고, 반대로 성장을 못하는 기업은 PER이 낮아지다가 급기야 마이너스 PER이 지속되고 결국엔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식을 양변에 C로 나눠주면 PV/C = 1 / (r - g) 즉, PER은 1 / (r - g)와 동일합니다. 수익률에서 성장률을 뺀 역수가 PER과 같으므로 PER 20배인 회사가 자본 비용이 6%가 소요된다면 이 회사의 영구 성장율은 1%라고 추론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모형역시 r과 g에 주관이 개입된다는 점에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무조건적 저PER주 투자, 그리고 우리나라..


알려진 투자 대가 중 PER 지표를 가장 중점적으로 활용한 투자가로 데이비드 드레먼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은 시장에서 가장 낮은 PER, PBR 종목만 골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로 유명합니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투자 전략과 종목 선정 방법


  • 시장에서 가장 소외된 주식에만 투자한다
  • PER, PBR, PCR, PSR, PDR 하위 20% 주식에만 투자한다
  • 12년 예상 수익률이 평균을 상회
  • 유동비율 200%이상, 부채비율은 시장 평균 이하
  • 1년 마다 종목 교체, 위 조건에서 탈락하는 종목은 빼고 신규 종목 매수

'시장에서 가장 낮은 PER을 유지하는 종목 즉, 인기가 가장 없는 종목에 투자하고 1년 후 점검하여 가장 인기가 없는 종목으로 갈아탄다.' 아주 간단한 투자 방법입니다. 퀀트까지는 아니지만 주식 통계가 약간 가미된 투자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서 드레먼은 1977년 이후 연평균 17%라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연구소 '뭉크'님의 시뮬레이션 조건


  • 기본적인 방식은 데이비드 드레먼의 방식을 따름
  •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백데이터 테스트
  • 매해 3월 31일에 조건에 맞는 종목으로 교체

가치투자연구소 회원인 뭉크님이 데이비드 드레먼의 투자 아이디어를 한국 시장에 적용해 시뮬레이션 한 자료가 있어서 소개드립니다. 기본적으로 드레먼의 방식대로 투자를 하되, 매년 3월 31일 마다 종목 교체를 하고 2003년부터 10년간 시뮬레이션 한 결과는 놀랍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 투자 방법을 한국 시장에 적용해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출처:가치투자연구소 뭉크님>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은 40년간 연평균 20.2%의 수익률을 올려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뭉크님이 시뮬레이션 한 결과는 워런버핏을 뛰어 넘는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기업의 정성적 분석없이 저PER주만 계속 교체하는 단순한 정량적 모델이 무려 연평균 31.89%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연복리로 환산하면 10년 누적 수익률이 1,157%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300% 남짓 상승한 코스피 지수 누적 수익률을 일찌감치 따돌려 버렸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 한 사람의 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투자 대가들 모두 종목을 선정할 때 저마다 다양한 PER 조건을 설정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제 블로그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마이너스 PER과 턴어라운드 기회


종종 마이너스 PER에 대해서 물어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마이너스 PER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적자를 내고있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중에서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기 대문에 마이너스 PER 종목은 거의 매수를 하지 않습니다.

시장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투자자들이 있듯 마이너스 PER의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투자자분들도 있습니다.

가치투자자 중에서도 마이너스 PER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런 분들은 '턴 어라운드 투자'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턴어라운드란 적자 기업이 흑자 전환을 한다거나 어려움에 처해있던 기업의 경영환경이 급격히 개선돼 주가도 이를 반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마이너스 PER이었던 기업이 대규모 흑자 전환 조짐을 보이면 주가가 매우 큰폭으로 상승합니다. 20%~30% 수준이 아니라 대부분 두배~세배 혹은 그 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너스 PER은 전년도 영업 실적을 기반으로 합니다. 흑자 전환할 턴 어라운드 주를 남들보다 미리 찾으려면 최근 분기 실적을 토대로 이 다음 분기 실적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턴 어라운드주를 제대로 찾아내는 사람들은 기업 탐방을 비롯해서 주식 담당자와의 통화, 그리고 산업과 기업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토대로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을 안고 공부를 합니다.

오늘은 PER과 관련된 이야기를 두서없이 써 보았습니다. 아주 기초적인 상식 수준의 글이지만 PER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글이 됐으면 합니다.

2013년 3월 14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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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