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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6일 수요일

케이에스피, STX계열사 인수하고 중견기업으로 도약 가능할까?

케이에스피(KSP). 시총이 200억대 중반에서 왔다갔다 하는 작은 기업입니다. 작년 매출이 369억, 영업손실 11억. 자본총계가 700억 정도에 총 자산이 1,170억 정도 되는 회사입니다. 얼핏보면 좀 부실해보이기도 하고 또 얼핏보면 저평가 같아 보이기도 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서 어쩌면 재미있는 재미있는 투자포인트가 될만한 걸 찾았습니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일단 투자포인트를 다루기전에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정도는 체크를 하는게 좋겠죠. 

동사의 주력 매출원 <출처:KSP사업보고서, 송종식>

선박용 엔진 밸브와 형단조 부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최근 실적 기준으로 매출은 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6할 정도가 선박 엔진 밸브에서 나오고 4할 정도가 형단조 부품 제조에서 나옵니다. F/W사업도 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매출 비중이 미미해서 별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선박용 엔진 밸브는..


엔진 내연 활동에 필요한 핵심 부품입니다. 선박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선박에 필요한 부품입니다. 엔진 없이 가는 배는 없을테니까요. 내연 기관이다보니 열과 압력을 견뎌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높은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수입에만 의존하다가 KSP가 국내 최초로 국산화 한 부품입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3년, 7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성 부품입니다. 비록 B2C 접점을 가진 모델은 아니지만 무역이 계속되는 한 배도 계속 필요할테죠. 그렇다면 엔진 밸브의 교체 수요도 꾸준할거구요. 버핏의 질레뜨 주요 투자포인트 중 하나도 면도날의 지속적 교체에 있었죠.

그리고 선박용 엔진 밸브는 만든다고 무조건 판매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엔진 메이커들의 제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제조 승인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다. 한마디로 기술 장벽, 승인 장벽 등 다양한 해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사의 선박 엔진 밸브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으로 독점 수준입니다.

형단조 제품..


동사의 형단조 제품은 주로 플랜트 파이프라인 이음쇠(flange)나 건설 장비 기계류에 들어가는 기어용 부품입니다. 프레스로 찍어내서 제조를 하구요.

형단조 제품은 100kg 이하의 제품과 이상의 제품으로 나눠보면 100kg 이하의 제품은 마켓 사이즈가 6할 정도 되며, 경쟁이 치열하고 동사의 점유율도 높지 않습니다. 반면에 100kg 이상의 제품은 마켓 사이즈는 4할 정도 되며 동사가 독점하는 시장입니다.

주주구성


지분구조 <출처:전자공시>
동사의 발행 주식 수는 944만 주 정도됩니다.

이 중에서 5% 정도가 자기 주식이고 나머지 95% 주식 중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4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5%로 잡혀있는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과 네오플럭스가 출자한 투자조합 보유 지분입니다.

나머지 40% 정도를 기타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353만 주 정도 되고 최근 주가 기준으로 시가 환산하면 100억 원 정도 되는 작은 규모입니다. 큰손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시세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준입니다. 현재는 평소에 거래대금이 몇백만원 수준입니다.

사채업자, 기업회생절차 그리고 한국공작기계


과거 워낙에 업황도 좋았고 실적도 좋았습니다.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고 기술력도 탄탄한 우량한 기업이었죠. 그런데 이 회사에 비극이 드리우게 된 스토리가 있습니다.

창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지분 44%를 네오플럭스에 매각했습니다. 네오플럭스는 차익을 실현하며 이스트블루 측에 지분을 매각합니다. 이스트블루는 알고보니 명동 사채업자의 법인이었습니다. 이 사채업자는 케이에스피의 자본금 250억을 횡령하고 사채와 어음을 남발하여 600억 정도의 부채를 남깁니다. 이후 우량기업이었던 케이에스피는 부실기업이 됩니다.

2008~9년 경에 케이에스피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고 3년만인 2011년에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합니다. 보통의 기업들보다 빨리 기업 회생 절차를 졸업했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10여개의 탄탄한 기술과 영업망 덕분에 회사는 빚을 거의 다 갚습니다. 이후에 동사를 눈여겨 보고 있던 한국공작기계가 나머지 빚을 탕감해주고 대주주로 등극합니다.
최대주주 한국공작기계의 영문 로고와 제품 <출처:한국공작기계 웹사이트>

최대주주인 한국공작기계는 CNC 장비 전문 제조기업입니다. 작년 매출 877억, 자산 2,140억의 중견기업입니다.

리스크 / 들쭉날쭉하며 감소하는 과거 연간 실적


사채업자의 공격으로 동사의 실적은 2008년 이후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계열사인 신영중공업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2008년에는 최악의 한해를 보냈습니다.

지난 10년간 동사의 요약 실적, 2010년부터 IFRS별도 <출처:KSP사업보고서, 송종식>

그 여파는 2011년에 마무리가 됐지만 아직 조선 업황이 어려워진 관계로 매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방 기업들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그나마 회사가 큰 적자를 내지 않고 버티는 수준, 최근에 들어서는 분기이익이 흑자 전환한 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점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리스크 / 어려운 국내 조선 산업과 연동되는 실적..


동사 매출은 당연히 선박 건조량과 연동됩니다.

선박 건조량과 매출액 연동 여부 체크, 2010년부터 IFRS별도 <출처:KSP사업보고서, 통계청, 송종식>

국내 조선사들이 잘 나갈때, 동사도 잘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후반에 사채업자가 회사를 인수하고 횡령과 사채 남발을 통해 회사를 망가 뜨리면서 2011년까지의 조선업 호황을 전혀 누리지 못했습니다. 회사로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2010년대 들어서 중국 조선사들이 약진하면서 국내 조선회사들이 어려움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수주 선박수와 선박 건조량이 모두 줄어드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동사의 매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사의 외형적 성장은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량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무순이 인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중국 조선사들의 실적도 함께 봐주면 될 것 같습니다.

투자포인트 / 일시적일지라도 분기 실적 턴 조짐?


어려워진 조선 업황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죠. 현대중공업은 몇 분기째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고, 다른 대형 조선사들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이런 시절인데도 불구하고 동사는 분기 이익이 자견 4분기에 흑자 전환한 후에 조금씩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래는 강한 기업이라는 반증이죠.

KSP의 과거 10개 분기 실적 추이, IFRS별도 <출처:KSP사업보고서>

동사의 분기별 요약 실적입니다. 2014년 1분기에 바닥을 찍을 실적은 그 이후에 분기별로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매출도 미미하나마 증가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선 상태입니다. 상선 발주가 내년까지는 늘어난다는 소식도 있던데 그 영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의 조선소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점도 일부 영향이 있을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대형 조선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로 봐서 그 부분은 큰 영향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에 현대중공업 주가도 바닥에서 조금 올라 온 상태인데 조선이나 경기민감 산업쪽에서 좋은 소식이 있는건지 조금 더 두고 봐야겠네요.

투자포인트 / 그래도 현금은 잘 도는 편


최근 들어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당기순이익 <출처:KSP사업보고서, 송종식>

2012년부터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이 좋습니다.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낼때도 현금흐름은 계속 좋아서 회사에 문의를 해보니 원래 현금흐름은 나쁘지 않은 회사다.. 정도의 의미없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투자포인트 / 항공, 우주 R&D?


향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인류의 미래를 만들어 갈 부분이 항공, 우주 분야인건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동사는 현재 항공, 우주 쪽 제품 R&D에 돌입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3년 후, 즉 2018년부터는 항공기 부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신규 먹거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선박 다음은 항공, 우주 <출처:사람인, KSP사업보고서>

채용 사이트인 사람인에 소개된 업종을 봐도 '조선, 항공, 우주'라고 명기돼 있습니다. 회사가 향후 조선 뿐 아니라 항공기와 우주관련한 부품도 만들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부품은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원래 하던게 있으니까요.

핵심 투자포인트 / STX의 중국 계열사 인수로 몸집 불리기 도전


KSP에서 STX의 거대 계열사(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를 인수하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이 부분이 케이에스피의 핵심 투자포인트 입니다. 개요부터 왜 투자포인트가 되는 것인가까지 찬찬히 확인해 보겠습니다.

2013년 1분기 STX의 분기보고서 중 계열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분입니다.

무순이의 역할 <출처:STX사업보고서>

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는 '선박용엔진핵심부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KSP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구:STX중공) 공장 전경 <출처:STX 2013년 사보>

2013년 STX 사보에 소개된 무순 공장의 모습입니다. 세계적인 4행정 엔진 메이커라고 소개가 돼 있네요.

과거 STX의 무순이 지분율 <출처:STX사업보고서>

2013년 1분기 STX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계열사 정보에 STX중공(무순)유한공사에 대한 STX의 지분율이 100%로 보유중이라는 표시가 나옵니다. 중국회사와 JV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STX의 해외법인 구조조정 공시 <출처:STX사업보고서>

2013~2014년 STX는 강도 높은 구조정에 들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해외계열사를 비롯한 알짜배기 회사들이 대거 계열사에서 제외됩니다. 2014년 1분기보고서를 보면 STX중공(무순)유한공사를 비롯한 몇개 계열사가 STX로 부터 계열제외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배력이 상실된 계열사에 대한 공시 <출처:STX사업보고서>

'약정'에 따른 지배 상실이라고 하는데, 어떤 약정일까요?
일단 이 시기즈음해서 케이에스피의 재무제표 한 번 보시죠.

250억 수준의 장기차입금 증가 <출처:네이버 금융>

동사는 부채비율이 원래 20~30% 정도였습니다. 거의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구요. 그러다가 작년에 갑자기 장기차입금이 250억 가까이 늘어납니다. 뭔가 하기 위해서 돈을 빌렸겠죠.

투자자산의 증가 <출처:네이버 금융>

빌린돈은 전액 투자자산 계정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STX무순을 향한 금전대여 결정 공시 <출처:전자공시>

투자자산에 잡혀 있는 250억이 STX가 계열사에서 제외 시켰던 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에 나가있는 돈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2014년 1월에 올라 온 공시인데, 250억을 운영자금으로 빌려주고 연리 6%를 2017년 12월 말일까지 받는다는 계약입니다.

150억 출자 전환 부분에 대한 참고사항 <출처:전자공시>

특이사항은 150억에 대해서는 향후 무순이의 보통주로 출자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내재돼 있는 부분입니다. STX는 자금 사정이 어려워서 긴박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시기였죠. 그러니 현금이 급했을겁니다. 현금을 받으면서 무순이에 대한 경영권을 단돈 150억에 케이에스피로 넘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채용 사이트에서도 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 이름 앞에 STX가 떨어지고 KSP가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계약내용로 보면 출자전환 기간은 2017년 12월까지로 돼 있습니다. 2017년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경영권은 KSP가 넘겨받고 인수인계를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STX무순이 아니라 KSP무순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현장 <출처:일간조선해양>

회사에서 말하기를 출자전환 기간은 2017년보다 앞당겨 질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KSP무순 공장에는 아직까지 STX 출신 기술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고 KSP에서 보낸 사람은 파견 수준이라고 합니다.

250억 대여 당시 무순이에 대한 요약 정보 <출처:전자공시>

동사가 무순이쪽으로 250억을 대여해주고 150억에 대해서는 출자 전환 권리를 가진 워런트를 획득했을 때 무순이의 자산총계는 2,029억, 자본총계는 1,018억, 매출 675억짜리 거대한 법인이었습니다. 동사 시총이 250억 수준이니 무순이에게 케이에스피가 얼마나 큰 베팅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KSP에 무순 법인을 넘기기 직전 빅배스 포착 <출처:STX사업보고서>

하지만 STX가 바보가 아닌 이상 자본 1,000억짜리 법인을 단돈 150억에 넘길리는 없겠죠. 2013년에 대규모 빅배스가 일어납니다. 그동안의 부실을 적자 한번으로 다 털어내고 정확하게 반올림해서 자본을 털어먹고 KSP에게 법인을 넘긴 듯 합니다.

그렇다면 KSP는 손해를 본거냐? 그것도 아닙니다. KSP와 STX가 서로서로 윈윈한 거래로 보입니다. STX는 자본잠식된 법인을 부채까지 얹어서 털어낸 다음 급하게 현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KSP는 영업권(goodwill)과 기존 제조 설비 공장을 단돈 250억에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KSP가 무순 공장을 가지고 옴으로써 얻는 혜택은 1) 자연스런 중국 진출, 2) 기존 제조설비를 넘겨 받음으로서 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추가적인 리스크 절감, 3) 무순이의 기존 영업 노하우 전수.. 등이 있겠습니다. 비록 자본 잠식 상태에 부채 1,000억 짜리 법인이지만 이익만 낸다면 추가적인 capex 투입이 별로 필요없으니 곧바로 자본이나 잉여금으로 돈을 쌓을 수 있겠습니다. 영업이 잘 안된다고 해도 채권자나 제3자들에게 회사를 넘겨버리면 그만이구요.

중국 랴오닝성 무순(Fushun)시의 위치 <출처:구글맵>

참고로 무순시는 요즘 한창 핫 한 동북아개발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치가 훈춘시쪽에 조금 더 가까워서 러시아의 바다나 북한의 동해를 이용해서 북극항로나 태평양까지 이용할 수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근처 다롄 인근에 중국 1위 조선소 COSCO등 큰 부품 수요처가 몇개 있으니 지리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 북한 - 러시아 등 동북아개발이 본격화 되면 꽤 빨리 발전할 지역이라고 생각됩니다.

투자 심리와 시장 분위기


워낙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라 투심 분석이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자칫하면 거래량 부족으로 상폐까지 갈 가능성도 있는 종목이니까요. 평소에 거래대금이 백만원, 이백만원 수준입니다.

올해 일봉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일봉을 보면 올해 초에 누군가의 손이 타고 있는 것 같은 거래량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매집을 하는 것일까요?

과거 9년간 주봉상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우리나라 조선 업황이 한창 좋을때는 시총이 3,000억 가까이 갔던적도 있습니다. 그 이후에 업황 악화, 사채업자의 공격, 실적 악화 등으로 주가는 장기간 내리막길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결론


단기적으로 '국내 상선발주 증가' 등의 이슈가 있기는 하지만 거시적으로는 조선 산업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건 외면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 사업 진출을 위한 STX의 거대 계열사를 인수하는 전략은 좋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동사의 투자 포인트는 STX의 계열사이던 무순이 인수, 그리고 무순이의 정상화 가능 여부에 달렸습니다.

동사에서도 추후 인수가 된다면 중국 조선사 상대로 영업을 하겠다고 했고, 회사 돌아가는 상황을 봤을 때 인수는 거의 확실시 되는 것 같습니다. 단지 출자전환이 2017년까지 기다렸다가 되냐, 그 전에 되냐하는 시간 문제일 뿐이겠죠. 경영권+지배권을 획득하게 된다면 무순이 재무제표는 연결로 잡힐테구요.

크게 3가지 정도의 경우로 나누어 미래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1) 무순이 인수에는 성공했으나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경우


이게 가장 최악의 경우입니다. 무순이를 턴어라운드 시키지 못하고 연결로 적자가 누적되는 케이스인데요. 이 경우에도 KSP의 카드는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채권자들에게 회사를 넘겨서 청산시키거나, 다른 투자자에게 법인을 그대로 넘기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KSP에서도 무순이를 턴 어라운드 시킬 자신이 있으니 회사 운명을 건 거금을 빌려서 투자를 했을거라 생각됩니다.

2) 무순이 인수가 없던 일로 되는 경우


이 경우에는 그동안 받던 이자 6%만 받다가 그냥 모든게 없던 것으로 되는건데요. 뭐 회사에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경우입니다. 무순이에게 대여한 자금을 돌려받고 부채 250억을 갚으면서 부채비율과 이자 부담이 내려가겠죠. 이 경우도 STX가 무순이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얼마나 가능성이 높은 케이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무순이 인수하고 나서 무순이 실적 턴어라운드 되는 경우


당연히, 이게 가장 좋은 케이스입니다. 설비를 아예 새로 건설하는게 아니므로 무순이에 추가적인 capex는 많이 안들어갈테구요.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이익은 곧바로 자본을 늘리거나 잉여금을 쌓는데 쓸 수 있습니다. 우량한 계열회사 덕분에 자산도 늘어나고 이익도 늘어나면서 연결 EPS도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무순이가 한때 자본총계 1,000억, 자산총계 2,000억 연매출 1,000억을 하던 회사입니다. 최정점의 시대만큼은 당장 힘들더라도 그 이상 클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죠. 중국 조선사 상대로 꾸준히 영업을 잘 해나가다 보면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무순이에 대한 투자가 실패한다고 해도 현재 시가총액은 250억 남짓에 PBR은 0.3x대로 안전마진이 충분한 가격대에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올해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무순이 대여 자금을 갚고 나면 부채비율도 20%대로 다시 떨어집니다.

무순이에 대한 투자가 정상적으로 잘 진행된다면 일단은 자산 2,200억대의 중견기업이 됩니다. 여기에 모회사가 턴어라운드 기조만 잘 유지해주고 무순이가 연간 몇십억이라도 이익만 꾸준히 내주기 시작하면 순이익 상으로도 큰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KSP가 무순이 인수 후, 현 국내 조선사 중심의 영업 노선을 깨고 중국 조선사에 얼마나 영업을 잘 하는지에 따라 회사가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고 못하고가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순이익이 50억만 나줘도 per 5배면 250억, 10배면 500억이니 기대가 됩니다.

2015년 9월 16일
송종식 드림

알림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