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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5일 목요일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통찰 vs. 상식)

사진 : 유튜브 '인문학 TV 고경'님

'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가치관, 일반적인 견문,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상식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정의다. 이 정도면 깔끔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통찰(인사이트)도 상식과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앞선 정의 중 단 하나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사회 구성원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상식과 통찰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통찰을 현재시점과 미래시점으로 나누어 보고 싶다. 

현재 시점의 통찰은 '사물과 상황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미래 시점의 통찰은 남들보다 눈과 귀가 밝아서 좀 더 미래를 잘 내다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많은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이야기는 현재 시점에서의 '상식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통찰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인사이트가 담긴 이야기 중 어떤 것은 많은 비난, 조롱, 멸시, 무시를 동원하기도 한다. 특히, 이면을 정확하게 꿰뚫어 봐야만 이해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구성원 대부분으로부터 비난, 조롱, 멸시, 무시를 당하는 주장이 먼 훗날 언젠가 현실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것을 주장한 사람을 우리는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번은 맞다. 어떤 난무하는 주장 중 몇개는 실제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통찰이 지속해서 시현된다면 그 사람을 우리는 '통찰력 있는 사람', '현자'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뛰어난 전략가, 인사이트 있는 의사 결정자에게 왜 조롱을 던지는가. 대부분의 범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 있다. 우리 세상은 수면 아래에서 돌아가는 엔진, 이면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로 많다. 그리고 그 힘도 어마어마하다.

그것은 왜 그런가? 간단한 인간관계만 참고해 봐도 이 부분을 이해하기 쉽다. 인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꺼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한다. 굳이 우리 사생활 모든 것을 남에게 꺼내놓지 않는다. 그것이 모여 세상의 거대한 '이면'이 된다.

카메라에 노출된 정치인의 언행 보다, 카메라 뒤편 술자리에서 오가는 정치인들의 거래가 실제 세상을 움직인다. 언론 보도자료로 나타난 기업의 말과 글보다, 회장과 의사 결정자 측근에서 오가는 적나라한 이야기가 그 회사 힘의 실체이며 진실이다.

세상은 평화롭게 돌아가는 듯 하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남들에게 말 못할 고통과 근심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보는 남녀 상당수는 불륜 커플이다(불륜자 통계 636만 명, 2015년 서울신문). 겉으로 쉬쉬하고 '나는 깨끗한 척' 비난하는 껍데기는 그냥 눈에 보이는 단편일 뿐이다. 되레 그런 사람들이 더 호박씨를 까고 뒤로는 애인 하나쯤 두고 있는 것이 '이면'이다.

우리가 투자나 사업으로 성공을 하려면 반드시 이면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이는 결국 통찰력 보유의 여부로 귀결된다.

만약 인사이트가 없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상식적이면 된다. 다만, 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야 하므로 그것이 이면에서 돌아가는 힘보다 확실하고 강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상식적인 의사 결정의 뒤에는 반드시 엉덩이의 힘이 뒤따라야 한다. 

상식은 이미 남들도 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세에 반영이 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시간의 힘을 빌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에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극히 상식적인 힘으로만 투자를 하려면 엉덩이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범인들은 10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얘가 그려 놓은 설계도의 극히 일부조차 이해 못함. 무엇보다 자기는 세상에 기여하는 것도 일절 없으면서 남이 하는 일에 죄다 토달고 조롱하는 인간들이 잘 사는 건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함. 나보다 압도적으로 잘 사는 사람을 상대로 뒷다리 잡을 시간에 '마 내 앞가림이나 잘 하자'. 몇 글자 쓰고, 몇 마디 하고 나면 현타는 안 올까?
<자료 : 유튜버 디피>

얼마전에 유튜버 디피가 신사임당 채널을 20억 원 현금을 주고 인수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신사임당은 고점에 매도를 잘 했다.", "신사임당 채널은 조회수를 보니까 망했다.", "디피는 고점에 매수해서 실수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바로 그런 관점이 이면을 볼 줄 모르는 범인들의 관점인 것이다. 이면을 파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과정과 결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유튜버 디피의 천재적인 전략과 신사임당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알게 되고 깜짝 놀랄 것이다.

제갈량, 사마의, 장량이 왜 역사적인 천재 전략가인가. 당시 사람들은 이해도 하지 못할 전략들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 결과들은 모두 어땠나?

잠시 이야기가 겉돌았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태도를 경계하자. 이면을 보는 눈을 기르자. 거기서 실력이 벌어진다. 만일, 보이는 대로만 믿는 사람이고, 이면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엉덩이를 붙이고 인내하는 힘을 기르자. 둘 중 하나만 잘 하면 먹고 사는 것은 충분하다.

2022년 12월 15일
송종식


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지금도 누군가는 영웅을 꿈꾸고, 난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자료 : SBS

행적이 묘연하던 빌라왕의 근황이 보도되었다. 그 빌라왕은 사망했다. 빌라 1,139채를 무자본으로 매입하여 언론으로부터 '빌라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전세금으로 투자하고, 다시 그것을 레버리지 삼아 다음 주택을 매입하는 식의 연쇄갭투자로 빌라를 매입하였다.

이것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레버리지 사용행태이다. 이 사람이 빌라와 오피스텔 한 채당 1,000만 원씩 남기고 모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순자산 100억 원이 넘는 자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주택경기가 냉각되어 집값이 떨어지면 이 사람의 인생은 정확히 그 반대가 된다. 집값이 하락하고 중간에 현금흐름이 막혔다. 국세도 미납되기 시작했다. 계약이 끝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한동안 잠적했다. 그 결과로 이 사람은 죽음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피해자에게 살해를 당한 것인지, 신변을 비관하여 자살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40대의 젊고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둘 중 하나로 사망하였으리라.

한편, 경찰은 804명의 전세금 갭투자 사기꾼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피소를 당했다. 집이든 뭐든 자산 가격은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 이들은 그것을 망각했다. 무자본으로 무리하게 갭투자하여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 오늘 검거된 사람 중에서는 자기 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3,493채의 빌라를 매입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 사람도 한채당 1,000만 원만 남기고 되팔기 한 사이클을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순자산 300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의 결말도 교도소행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출소하면 이 사람이 가진 3,493채의 주택은 모두 경매를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어가 있을것이다. 인생지사 새옹지마이다.

자료 : 삼국지 전략판

조조가 원소 진영의 오소를 불태우러 갔던 도박은 대성공했다. 하지만 적벽대전 도박은 80만 대군을 거의 잃을 정도로 실패했다.

일개 백수였던 유방은 진시황의 명령으로 장정들을 이끌고 수도 함양으로 가던 중 진시황의 명령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도박을 선택한다. 

"어차피 진나라의 법이 엄격하니 이렇게 함양에 가봐야 개죽음 밖에 더 당하겠냐. 거기서 죽나 여기서 죽나 똑같다. 관리들을 죽이고 우리는 각자의 갈길로 흩어지자!" 

이 작은 도박을 시발점으로 유방은 훗날 한나라를 건국하는 초대 황제가 된다.

인생을 건 도박의 결과가 몇 번만 성공하면 황제가 탄생한다.

반면에, 이릉대전에서 주력군을 붙에 타 죽게 만든 유비처럼 실패한 도박의 결과는 처참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이 시대에도 우리는 수 많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장사로, 또 어떤 사람은 투자로, 또 어떤 사람은 사업으로, 그리고 정치분야에서, 과학분야에서, 체육분야에서..

앞선 갭투자자들도 원대한 꿈을 안고 도박을 하였으리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그것이 잘 되면 소황제가 되어 멋진 인생을 살았을것이다. 하지만 실패하였을 때는 죽음과 교도소 뿐이다!

수 많은 타인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저들을 옹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금같은 난세가 아닌 듯 난세인 시대. 기득권의 패권이 공고한 시대에, 왕후장상의 씨를 물려 받지 못한 사내들이 원대한 꿈을 품고 위로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가면 강남 부자집 자제들을 이길 수 있는가? 정석으로만 간다고 중산층 이상의 풍요로운 사람들의 삶을 추월하고 꺾어낼 수 있는가? 

빈민들의 출세 전략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살찐 상류층의 허를 찔러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변칙술을 잘 쓰던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걸어 승부를 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그런 숱한 시도를 하다가 피흘리고 쓰러져간 모든 사람들의 최후에 숙연한 마음이 든다.

한편, 그런 술법으로 빠르게 기득권을 무너뜨리며 치고 올라간 사람들도 있다. 김범수, 권혁빈, 서정진, 고 김정주 회장님 같은 분들이다.

지금도 수 많은 사내들은 영웅이 되는 것을 꿈꾸고, 지금보다 잘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난세는 지금도 조용히 진행중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는 무엇을 희생하고 있는가? 현재 속도로 가면 안락하기는 하다만, 목표로 한 고지에 도달할 수는 있겠는가? 자문자답을 해본다.

2022년 12월 12일
송종식


2022년 9월 18일 일요일

IMF도, 내수 작음도 극복해 왔듯

인구위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제는 어린 아이들도 인구위기를 이야기 할 정도가 되었다. 저출산과 인구축소, 그리고 그로 인해서 파생되어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이제는 없다.

이미 가임기 여성의 숫자는 빠르게 줄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 모든 가임기 여성이 일제히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줄어드는 인구 트렌드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인구가 줄어 든다고 주저 앉아서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 민족은 지금까지 많은 위기를 잘 극복해 온 유전자가 있다.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발상 능력도 가진 민족이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가장 빨리 IMF 구제금융 상황을 벗어난 것은 이제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우리 민족의 자존심으로 남아있다.

인구 문제에서 한 때 일본을 부러워 하면서 항상 나오던 '1억 내수론'이야기가 있다. 인구가 1억은 넘어야 내수에서 생산과 소비가 잘 돌고 내수만으로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는 논리이다.

우리나라는 내수가 작아서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상당히 많았다. 우리나라의 내수 시장이 작은 것을 이유로 들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학자들과 경제 전문가들도 많았다.

실제 일본에 여행을 가면 보기 좋았던 모습들이 있다. 일본은 작은 점포들도 구석구석 사람들로 북적이는 경우가 많았다. 파리 날리는 우리나라의 점포들과 대조적인 기억이 참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내수가 작은 것을 기회로 만들었다. 오히려 수출에 강한 산업과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스타트업들 조차도 서비스 기획이나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다.

'1억 내수론'을 통해 우리의 부러움을 샀던 일본은 오히려 이것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이 작은 내수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혁신하고 성장하는 동안, 일본은 갈라파고스화가 되었다.

실제 일본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제대로 된 경제 성장을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이 일본을 역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불과 20~3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구매력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소득은 이미 일본을 앞질렀거나 앞지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 가파른 엔저로 일본인들의 구매력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이제는 한국인들이 일본인 아내를 맞이 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도쿄에서는 한국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쇼핑을 즐기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자료 : 연합뉴스

1960~1990년대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 격차는 컸다. 개인 소득 기준으로 줄곧 6~10배 정도의 소득 격차를 유지하며 두 국가는 성장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에 고점을 찍고 방향타를 잃어버렸고, 한국은 지속해서 고성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도 저성장 국면에 접어 들면서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늘었다.

자료 : 구글 퍼블릭 데이터 익스플로러

과거 한국과 일본의 개인소득은 10배 정도 차이가 났다. 덕분에 일본의 남성들은 한국에 내집 드나들 듯 기생관광을 왔다. 심지어 일본의 평범한 샐러리맨들 조차 한국에 첩을 두고 여러집 살림을 했다는 우스갯 소리도 돌았다. 이것은 사회문제로 비화되어 국가에서 이를 통제하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했다. 어쨌든 이제는 일본 국민들 보다 한국 국민들이 더 부유한 삶을 산다.

자료 : 1973년 동아일보 사회면 <네이버 옛날 신문 아카이브>

극복하기 힘들 정도의 격차를 보였던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 덕분에 일본인 남성들은 저렴한 한국에서 기생관광을 실컷 즐겼다. 이 문제는 1970년대부터1990년대까지 한국의 암적인 문제였다. 기생관광의 절정은 역시 일본 경제 리즈시절이었던 1980년대였다.

자료 : 1995년 한겨레신문 사회면 <네이버 옛날 신문 아카이브>

물론, 일본은 여전히 기초과학 강국이다. 또한, 순채권국으로서 그 동안 벌어 놓은 돈으로 막대한 자산을 사들였고 이를 통해 나오는 이자 규모도 상당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컨텐츠 IP 최상위권에 아직도 일본산 컨텐츠들이 똬리를 트고 있다. 과거 명성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일본은 여전히 강대국임은 틀림없다. 우리도 현재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계속 긴장하고 나아가야 한다. 상황은 언제든 다시 뒤집힐 수 있다.

어쨌든 한국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혁신의 결과였다.

현재의 인구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이 인구문제를 극복할 키는 크게 4가지 정도로 생각된다. 1) 외국의 노동력 수입, 2)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 혁신과 확산, 3) 통일, 4) 초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이들의 해외 진출

일단 통일을 제외하면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 되었고 갈수록 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다.

통일은 우리가 하자고 해서 되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정치적 문제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 있다. 통일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되는 것 만으로도 자칫 사회의 대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기득권층 뿐 아니라 주변 강대국의 입김도 중요하다. 아주 민감한 문제이고 난이도도 높다. 

북한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출산율 저하가 한국처럼 심각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자료 : populationpyramid.net

또한, 설사 통일이 된다고 해서 인구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도 상당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북한의 인구피라미드가 정석적인 삼각형 피라미드 형태를 띤다고 해도 통일 이후에 들어갈 막대한 통일 비용이 문제다. 먼 미래의 인구 문제가 터지기 전에 코 앞에 경제 문제와 사회 소요사태가 먼저 터질 가능성이 높다.

거의 확실한 대안으로 가고 있는 이민자 문제도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노동력 부족분을 이민자로 채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서적으로 이를 용인하기를 어려워 한다. 그동안 우리는 '한민족, 한 핏줄'이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라 온 영향이 큰 것이다.

고급인력이 유입되는 것이야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인이 하기 싫어하는 3D 업종이나 단순 업무를 위해 들어오는 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이들에 대한 공포증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중국화 되는 것 아니냐, 무슬림들의 성지가 되는 것 아니냐, 치안이 불안해 지는 것 아니냐와 같은 걱정도 뒤따른다.

지금 시골의 초등학교는 이미 다문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심지어 학교에 따라서는 다문화 학생들이 토종 한국인 학생을 따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문화로 나아가는 방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사람들이 싫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이미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문화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리고 투자자로서 앞으로 마음을 열고 더욱 많은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단순히 '다문화를 찬성한다' 또는 '반대한다' 정도의 시선을 갖고서는 아무것도 대비를 하지 못할 듯 하다.

제조업 경쟁력,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인간 노동력을 자동화 하는 부분도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최정상에 위치하는 국가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가 앞으로 아주 가파르게 감소할 예정이므로 제조/SW/HW 부문 모두 더욱 많은 투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끝으로, 기업들의 해외진출. 이 부분도 이미 회사들이 아주 잘 해 나가고 있다. '회사니까 뭐라도 하겠지'라는 말이 정말 맞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회사라는 집단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생존 더듬이가 잘 발달한 집단이 아니던가. 기업을 공부하다 보면 의외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많이 진행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오리온 매출 중 수출 비중

자료 : 오리온, 송종식

경동나비엔 매출 중 수출 비중

자료 : 경동나비엔, 송종식

라면 회사들 매출 중 수출 비중

자료 : 각 사, 송종식

사실 기업들의 본사만 한국에 위치하고, 돈을 해외에서 벌어 온다면 내수 인구가 줄어들든 말든 큰 상관은 없다. 물론, 고령화로 조세 압박은 조금 있을 수 있겠다.

오래전에 작성한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1) 전 국민이 투자자/사업가가 되고, 2) 각자가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역군이 되어, 3)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는 방법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기업 뿐 아니라 개인들 사이에서도 그런 기류는 분명히 감지되고 있다.

상장사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수출'에 대한 부분을 더욱 중요하게 볼 수 밖에 없다. 내수에만 집착하는 회사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시기가 머잖아 닥칠 것이다. 물론 이 경우도 1) 내수에서 Q나 P가 꾸준히 상승하거나, 2) 아직 규모가 작아서 내수에서도 당분간 성장할 여지가 많고, 내수를 다 채운 이후에는 해외로 나갈 여지가 많은 회사 정도는 들여다 봐도 좋을 것이다.

글이 중구난방이 되었다. 어쨌든 인구감소를 기회로 잘 활용한다면 1) 더욱 많은 글로벌 기업 배출, 2)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 전환, 3) 자동화 부문에서 세계 최강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연간 수백 조 원에 달하는 시니어 시장에서의 경험을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22년 9월 17일
송종식


2022년 9월 9일 금요일

가치투자 vs. 추세추종 해묵은 논쟁이 아직도...


가치투자가 우월하냐, 추세추종이 우월하냐. 아무 의미도 없는 논쟁입니다. 돌아 다니다 보니 이 해묵은 논쟁이 또 눈에 보이네요.

그만큼 시장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끝없이 유입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죽은 사람은 시장에서 퇴출돼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해묵은 논쟁에 가담할 이유를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이런류의 주장을 토대로 한 논쟁은 이미 오래전에 목에 피가 튀어라 해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가 우월해!', '아니야! 추세추종이 우월해', 자기 밥벌이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런 목소리 내는데 에너지를 쓰지도 않습니다. 이제 막 어떤 투자 방법론에 눈을 뜨기 시작했거나,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에 저런 논쟁거리를 놓고 싸울 확률이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권투같은 격투 종목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수련을 오래하신 분들은 어딜가도 여유가 있고 겸손합니다. 가급적 싸우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막 수련을 시작한 사람은 자신감이 생겨서 어디 가서든 주먹을 한번 써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시비를 걸고 다닙니다.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는 사람이건 구루들이 입모아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너 자신을 먼저 알라"

어떤 투자 방법론에 대해 다루기 전에, 먼저 나에 대해 심연 깊은 곳 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가장 최우선입니다. 내 취향과 기질과 성격이 어느 쪽인지를 먼저 알아야 됩니다.

내 기질이 가치투자쪽이 맞으면 가치투자자의 길을 걸으면 됩니다. 내 기질이 추세추종이 더 잘 맞으면 추세추종가의 길을 걸으면 됩니다. 그 뿐입니다.

내 기질이 가치투자자인데 추세추종을 붙들고 있거나, 내 기질이 추세추종가인데 가치투자를 붙들고 있으면 그만한 비극도 없습니다. 물론, 어느 쪽이든 수십년 간의 노하우가 쌓이면 정통의 길에서 나만의 테크닉이 덧붙여 집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같은 가치투자자여도 다양한 방법론을 가진 가치투자자들이 생기게 되고, 같은 추세추종가여도 다양한 방법론을 가진 추세추종가들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투자는 철저히 혼자하는 것입니다. 남의 포트폴리오, 남의 매매방법, 남의 투자방법, 남의 철학을 100% 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나를 먼저 알아야 하고 내게 맞는 옷을 먼저 찾아야 됩니다.

여기서 비극적인 것은 '자기 주장이 쎈 주린이', '영어를 섞어 쓰면서 있어 보이는 척 하는 그저그런 사람들', '고개를 덜 숙인 덜 영근 짧은 경력자들이 갈겨쓰는 글'이 너무 쉽게 유통된다는 점입니다.

게임처럼 글쓴이 옆에 레벨이라도 붙어 있으면 분간이라도 쉬울텐데 말입니다. 버핏과 같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투자 성과가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은 누가 쓰는 글이든, 누가 하는 말이든 문장력이 있다면 대개 그럴싸 해보이는 게 큰 함정입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자기 주장만 하면 되는데 꼭 누군가를 끌어 내린다는데 있습니다. 나한테는 추세추종이 맞는 옷이어도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치투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가치투자를 하지 않으면 전부 하수'라거나, '추세추종만이 답이다. 얼치기 가치투자자들은 전부 주린이나 마찬가지다'와 같은 말을 내뱉는 순간, 아직 시장에서의 경험이 미천한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꼴이 되고 맙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경력이 있고, 자기 밥벌이 잘 하는 투자자들을 함부로 깔보아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투자대회 같은 것의 함정은 너무 많습니다. 일단 1) 시계열이 너무 짧습니다. 2) 외부변수 투입 가능성도 큽니다. 투자대회 입상자와 투자고수는 절대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식투자 대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랜덤워크에 가까운 결과를 내는 투자대회가 실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인냥 가지고 와서도 안됩니다.

2019~2021년에는 가치투자자들의 성과가 저조했던 해였습니다. 반대로 추세추종가들의 계좌는 뚜렷한 추세가 발현되지 않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녹아나갑니다. 어떤 투자 방법론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좋은 시기가 있다면 또 어려운 시기가 있게 마련입니다. 

특정 시기마다 사람들은 특정 방법론을 조롱합니다. 유동성 파티를 벌이던 시절에는 가치투자자들이 조롱을 당했습니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추세추종가들이 조롱을 당하지요.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특정 시계열 구간 안에서만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어려운 시기에 지분을 사모읍니다. 그리고 아주 장기간 회사가 성장할 것을 감안하면 어려운 시기에 더욱 욕심을 냅니다. 그리고 끝내 기업의 성장 과실을 누리며 부자가 되어갑니다.

추세추종가들의 계좌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거듭되는 손절매로 녹습니다. 그러나 한번 대시세에 올라타면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습니다. 손절에 손절을 거듭하지만 대시세를 포착하면 그들은 쉽게 추세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추세추종가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추세추종가들은 기업분석도 정말 잘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치투자자든 추세추종가든 투자할 대상에 대한 펀더멘털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은 공통적인 부분이지 싶습니다.

물론 추세추종가들은 꼭 기업이 아니라 원자재, 환, 코인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펀더멘털을 조금 덜 보고 기술적분석에 비중을 더 두는 추세추종가의 경우는 활동반경이 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가치투자자와 추세추종가의 하나의 공통점은 '이왕이면 수익을 길게 끌고 간다는 점'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 기계적으로 손절하기 보다는 펀더멘털과 가격의 괴리가 커지면 수량을 모으고, 추세추종가들은 일정 수준이상 주가가 하락하면 칼손절을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수익은 길게 끌고 가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대체로 의견 일치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가치투자자들은 너무 빨리 판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요즘 가치투자자들은 그 부분에 대한 약점을 많이 보완하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예전에는 매도 시 단순한 '가격-가치'의 괴리를 많이 생각하였지만 이제는 매도할 때는 '추세추종' 방법론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참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에 덧붙여 회사의 조금 더 장기적인 성장도 내다 보고 있습니다. 너무 빨리 팔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가치투자와 추세추종에 대한 최고 구루들을 보면 보유-매도에 대한 방법론도 다르기는 합니다. 워런버핏의 경우 대체로 비지니스가 잘 굴러가는 한 보유하는 방법을 쓰지만, 추세추종 대가들의 경우 고점에서 일정 수준이상 주가가 하락하거나 ATR, ADL 등의 기술적 지표를 참고하여 매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정통 가치투자자와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치투자자들은 그레이엄이나 버핏의 가르침을 토대로 내 방법을 만들어 나가면 됩니다. 추세추종가들은 제시리버모어나 리처드데니스의 가르침을 토대로 자기 방법을 만들어 나가면 되겠지요.

투자, 재테크는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내 계좌 운용을 잘 해서 나부터 일단 잘 먹고 잘 살면 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논쟁을 하는 순간 삶의 질은 나락으로 갑니다. 재테크를 하는 이유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투자가 수능은 아닙니다. 정보올림피아드 대회도 아니죠. '누구보다 내가 더 잘 한다', '누구보다 내가 더 많이 안다', '내 방법이 훨씬 낫다', '나만 정답이다. 제발 내 방법을 좀 따라해라'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고, 내 몸에 맞는 옷이라고 남들에게 입어보라고 강요할 필요도 없습니다. 재테크를 남들 이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남들이사 단숨에 돈을 벌어서 페라리를 타든, 포르쉐를 타든 그건 그 사람들 인생이고 우리는 우리 인생에 집중하고 잘 살면 그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에너지와 시간이 남는다면 남들을 헐 뜯는데 쓰기 보다는 사회에 봉사하는데 쓰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2년 9월 9일
송종식 드림



2022년 7월 31일 일요일

텔레그램 채널 운영을 종료합니다

"앞으로는 블로그와 유튜브만 운영합니다."

텔레그램 채널 '송종식의 투자노트'의 2만여 분의 구독자들께 말씀 올립니다.

제가 텔레그램을 사용한 것은 2014년경 부터입니다. 텔레그램 채널은 이듬해 2015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꽤 오래도록 애정을 붙인 플랫폼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텔레그램 채널 구독자 2만 명을 모으려면 정말 힘든데, 그 아까운 걸 왜 폭파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요즘은 개인이 다수에게 떠들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어야만 하는 시대이기에 주변 분들의 이야기도 일견 타당합니다. 게다가 이제 곧 텔레그램 측에서 채널 운영자들을 위한 수익화 툴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런 점 까지 생각해 보면 아깝다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지방의 작은 언론사에 버금가는 채널 하나를 폭파하는 게 간단한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제 입장도 있지만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꾸준히 공부하시는 분들도 꽤 계시는 걸 알기에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채널 운영 종료는 단시일에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채널이 없어진 후, 우울해졌다는 독자분들의 메일을 받고 제 마음도 먹먹합니다. 

애초에 텔레그램 채널을 만들 때, '이걸 키워야겠다!', '이걸 사업화 해야지', '많이들 보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 메시징 툴이라는 조합이 자료를 수시로 수집하기에 워낙 강력합니다. 그 중에서도 텔레그램은 발군이었습니다. 무료 서비스이면서 서비스 안정성과 속도도 뛰어났습니다. 현존하는 메신저 중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징 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채널을 시작할 때 '비공개' 기능이 있는 줄 모르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대로 쭉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텔레그램을 통해서 주변과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에 자료를 수집하는 빈도도 높아졌습니다. 채널은 선점해서 만들었고, 오래도록 운영하다 보니 구독해 주시는 분들도 알음알음 늘어갔습니다. 채널이 대형 채널로 성장한 것은 제 능력이 좋아서가 절대로 아닙니다.

별로 대단치 않은 평범한 아저씨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신 2만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제 채널을 종료하기 전에도 많은 텔레그램 운영자께서 보내 주신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하나하나 감사히 읽었습니다. 일일이 답장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또한, 오래도록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많은 분들이 하나같이 훌륭하고 좋은 분들임을 알고 있습니다. 매너와 기품을 갖고 계시는 것은 물론이고, 항상 저에게 좋은 이야기로 에너지를 채워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소수의 인간군상입니다.

사람이 항상 좋은 이야기만 듣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되구요. 다만, 누군지도 모를 상대로부터 인신공격을 당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굳이 자처해서 그런 소리를 들으며 살 이유가 저에게는 단 1도 없습니다.

가끔 저에게 쓴 소리를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합니다. 다만, 그분들은 굉장한 예의를 갖추고 이치에 맞게 저를 설득합니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는 얼마든지 감사하게 듣고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초등학생 마냥 인신공격, 돌려 까면서 마음을 긁어 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상대가 저를 자기보다 아래로 본다는 이야기이며, 애초에 이야기에 상대에 대한 리스펙은 전혀 없습니다. 저의 라이프스타일에 손상을 입으면서까지 그런 시덥잖은 소리들을 다 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블로그에도 아주 가끔 인신공격 댓글이 달립니다. 그러나 그 빈도가 000.1%가 채 되지 않습니다. 100%에 가까운 분들이 매너 좋은 분들입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서 오래도록 소통하신 분들도 많으시고, 남겨 주시는 댓글들의 수준도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저도 유익하게 글을 쓰고, 한편으로 많이 배웁니다.

거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가끔 블로그에 인신공격성 댓글이나 비아냥 댓글이 달리면 그냥 무시하면 됩니다. 대부분 저~ 뒤로 밀려나서 나중에는 제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유튜브도 블로그와 비슷한 분위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는 않지만 운영 초기에 저를 아는 가치투자자들 위주로만 구독할 때는 쾌적했습니다. 그러나 채널이 아주 조금씩 커지면 불순물이 섞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로 상대의 감정을 긁거나, 한 두 마디씩 툭툭 상대의 마음이 다치라고 의도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채널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어디 다른 채널에 나오라는 제안도 거의 대부분 거절하는 것입니다. 유퀴즈에 출연했던 분들이 전부 나락가는 것을 보십시오. 유명해지고 알려지면 불필요한 구설수에 휘말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내 인생과 아무 관계도 없는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배설물을 받아내야 합니다.

제가 펀드 자금을 모집해야 하거나, 책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기꺼이 그런 것을 감내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니까 당연히 그래야죠. 그런데 지금 제 입장에서는 '굳이..' 싶습니다.

대형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민도와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민도가 비슷합니다. 얼마 전 남산주성님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진짜 무슨 동물들이 한글을 배워서 댓글을 다는 줄 알았습니다. 굳이 그런 이들에게 저를 노출 시킬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습니다.

온라인 마케팅 업체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습니다. 블로그마케팅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입니다. 어떻게 하면 컨텐츠를 붐업시키고 채널을 키우는지 방법을 잘 압니다. 제 손을 거쳐서 히트친(여러분들이 은연중에 보고 지나쳤을 무수한 컨텐츠들) 컨텐츠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제 채널에서는 그런 기교를 쓰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사짜처럼 변할 가능성이 있어서 늘 제 자신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를 폭발적으로 키우는 사짜 마케팅 예시 =>
1) 이 5분짜리 영상을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은 3년 안에 연봉 1억 차이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2) 이 영상을 10분만 보면 누구나 한달에 1000만원을 벌 수 있습니다
3) 극빈자였던 제가 이 간단한 루틴으로 100억 부자가 되었습니다. (루틴 비밀 및 계좌공개)

1), 2), 3) 따위의 것들이죠 어떤가요? 사짜들의 마케팅 기술에 귀가 솔깃하죠?

마케팅 회사 소속 월급쟁이일 때야 일이라서 저런 짓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 이름과 얼굴을 걸고서는 저런 짓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런 기교를 써서 구독자를 키우는 것은 제 성격에 안 맞습니다. 기본을 잊지 않고 따박따박 가는 것이 제 취향에 맞습니다. 그게 뭐든지요.

어쨌든 그래서 유튜브는 재미있지만, 채널이 커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아마 지금처럼 고루한 느낌으로 채널이 운영된다면 채널이 커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개 라이브 방송을 자주 진행하면 유튜브 알고리즘이 해당 채널을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채널 노출은 줄이는 방법으로 라이브 방송은 멤버십으로만 진행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의무는 아니지만 제 나름대로 매주 비공개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이게 자리를 잡으니 저의 가장 행복한 루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좋은 분들도 너무나 많이 알게 되었고, 이 분들에게서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투자방법론 영상에 인신공격성 댓글이 달리는 것은 '감추기' 기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이 유튜버들에게는 고맙고 강력한 기능입니다. 해당 이용자를 감추기 하면 당사자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제 눈에서 그 이용자가 쓰는 모든 댓글이 사라집니다. 다른 유저들에게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나라에서 관리를 선출하던 기준 중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용모 단정하고, 판단력이 흐리지 않고, 글을 잘 쓰고, 말을 잘 하는 4가지 능력을 말합니다. 이것은 현대 사회에서도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서'의 훈련을 위한 도구로는 블로그가 최고입니다.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오래도록 쓰다 보면 글쓰기 실력도 올라갑니다. 공대생인 제가 주변에서 글 좀 쓴다고 칭찬을 받을 수 있었던 까닭도 블로그를 오래도록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 쓰는 글은 정제해서 깔끔하게 쓰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물론 아직도 글을 잘 쓰지는 못합니다.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겠지요. 어쨌든 생각을 줄 글로 풀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도구는 단연 블로그라고 생각합니다.

'언'의 훈련을 위한 도구로는 유튜브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튜브 라이브는 '언'의 능력을 높여 주는 최고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글을 좀 자유롭게 써왔던 저는 말을 정말 못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어버버' 해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저를 블로그를 통해서 처음 알게 돼 오프라인으로 보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말했습니다. '글은 잘 쓰시는데 말은 좀...'

하지만,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는 말하는 자신감도 많이 붙었습니다. 예전에 '어버버'하던 저를 생각하면 정말 단시간에 엄청나게 발전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발음이 뭉개지고, 사투리 억양이 심하고, 말 속도가 너무 빠른 등의 문제는 있습니다. 그래도 유튜브 덕에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말하는 능력이 확실히 향상 되었습니다. 머리에 생각은 많지만 말로 풀어 내지 못해서 고생하던 예전 제 모습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입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블로그와 유튜브는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만나는 분들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되레 많이 배우는 요즘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유튜브로 소통을 하는 즐거움 덕에 삶이 행복합니다. 여러 좋은 분들을 알게 되고, 소통도 하면서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텔레그램의 경우에는 채널을 일방향으로만 운영했습니다. 채팅 기능을 넣어 봤자 스트레스 받는 일만 생길 것 같아서 애초에 그 기능을 허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인의 토론 방식은 매우 과격하며 인신공격이 기본적으로 깔립니다. 텔레그램과 같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장소에서는 그런 행태는 더욱 심해집니다. 

아니나 다를까 중간에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게 했더니 그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올리는 글 마다 똥을 찍어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뭐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지만, '평화롭고 행복한 제 라이프 스타일에 미묘하게 부정적 감정을 끌어내는 무언가를 지속해서 접하는 게 좋은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혹자는 긍정적인 이모티콘만 허용하라고 했지만, 아예 허용하면 다 허용하고 말면 말지 싶은 생각에 며칠 동안 운영하던 이모티콘을 없애 버렸습니다.

텔레그램의 경우에 실시간 소통 도구이다 보니, 편안하게 툭툭 던지는 저의 많은 이야기들도 문제가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제가 셀럽도 아니고 고수도 아니고 현자도 아니지만 많은 무리의 사람들에게 저의 스몰토크를 잦게 던져 대는 것은 상당히 큰 리스크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 상대로는 거리를 조금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도 도달했습니다. 말이 많아지면 실수하는 게 사람이고, 저 또한 평범한 사람이기에 그런 리스크는 애초에 줄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고도 너무 행복한 제 삶에 뭔가 화장실에서 뒷처리를 안 한 것 같은 아주 미묘하고도 불편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게 무얼까 생각을 하다 보니 찾아낸 답이 텔레그램이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조금 거리를 뒀다면 꾸준히 저를 리스펙 했을 분들이 제가 옆에서 떠드는 것 처럼 잦은 스몰토크를 해대니 우습게 보고 업신여기거나 더 이상 저를 리스펙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텔레그램을 돌아다니다 보면 1) 다른 사람에 대한 뒷담화와 흉보는 이들, 2) 은근히 다른 투자자를 비꼬거나 감정을 긁어대는 이들, 3) 대놓고 인신공격 해대는 이들 등 뭔가 부정적 감정을 이끌어 내는 요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대다수는 긍정적이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꾸준하고도 집요하게 눈에 띄는 그런 부정적 요소들은 제거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 댓글은 거의 대부분 청정한데다 가끔 나쁜 내용의 것이 달려도 무시하면 영원히 안 보이게 됩니다. 유튜브는 '이용자 감추기' 기능을 쓰면 내 눈에서 영원히 사라집니다. 텔레그램은 아무리 안 보려고 해도 확성기처럼 제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이나 글이 계속 여기저기 파도처럼 떠밀려서 눈에 띄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을 확대시켰습니다.

그런 것으로 멘탈이 흔들리지는 않지만 파리와 모기가 귓가에서 맴돌며 사람을 귀찮게 하듯이 야금야금 저의 좋은 기분과 감정에 생채기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텔레그램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 자료 저장 창고로 시작했지만, 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자 뭐라도 하나 더 전달하고 스크랩 해야 한다는 나름의 책임감? 욕심?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동 중에, 쉬는 중에 할 것 없이 짬만 나면 텔레그램에 컨텐츠를 포워딩했습니다.

제가 증권사 MTS를 켜는 시간은 한달에 3분이 안됩니다. 매매를 거의 아예 안하니까요. 그런데 텔레그램은 하루에 기본 2~3시간을 켜 놓는다는 것을 앱 통계를 보고 알았습니다.

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시간적으로 제 스스로에 대한 완전한 학대이며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훼손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뭔가 찜찜한 느낌, 그것이 텔레그램이었습니다.

개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적지 않은 구독자를 가진 창구를 없애는 게 마냥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차라리 검증된 사람들 대상으로만 유료 텔레그램을 만들라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조언이었지만 그 부분은 제 역량이 부족합니다. 유료 텔레그램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팔 만큼 알맹이가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텔레그램에서 아예 손을 떼는 것으로 결정을 내고 결정을 낸 만큼 빠르게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여러 창구를 운영하는 것은 제 능력범위 밖의 일입니다. 앞으로는 텔레그램 때문에 방치해 두던 블로그에 글을 좀 자주 쓰겠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라이브는 가급적 지금처럼 매주 한번씩은 하면서 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딱 두개만 운영하는 것이 제 개인 발전과 라이프스타일 보호에도 좋고, 컨텐츠를 봐 주시는 분들께도 되레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 말마따나 제가 운영하던 텔레그램 채널은 파편적 이야기만 전달하는 뉴스 렉카 수준밖에 안되고, 그것이 저나 여러분들께 크게 무엇이 도움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끝으로, 저는 남녀노소 모두의 이야기를 리스펙합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하였든 아니든, 나이가 많든 적든 고려하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사람 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은근히 사람을 돌려까기 하거나, 긁어대거나, 조롱하거나, 인신공격하는 것은 저의 행복한 삶과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배제합니다. 그리고 그런 언행을 하는 사람은 영원히 제 인생에서 마주치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 마음대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고, 그것이 전업투자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텔레그램에서는 그게 컨트롤이 안 되었습니다. 안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봐야했으니까요. 오프라인에서는 저와 마주칠 일이 1그램도 없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는 불특정 다수 중 하나가 되어 저에게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그게 너무 별로였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을 폭파하고 나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2만 명에 가까운 분들께 너무 죄송하지만, 저의 결정을 존중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텔레그램에 들어가던 자원을 조금 아껴서,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뵙겠습니다.

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흔한 동네 아저씨의 텔레그램 채널을 구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이 많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습니다. 제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삶이 감사하게 여겨집니다. 컨텐츠 만들 때도 그런 분들 생각하면서 즐겁게 만듭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7월 31일
송종식 드림


2022년 7월 8일 금요일

TP설정과 TP를 다루는 법


최근에 TP(목표가) 설정과 관련한 질문들이 있어서 커뮤니티에 글을 남깁니다.

1)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사람의 이야기도 맞는 것 같고, 저 사람의 이야기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투자 방법론과 철학은 다양하다는 방증입니다. 그 안에서 내 몸에 맞고, 필요한 것들만 쏙쏙 빼서 내 것으로 만들면 됩니다. 다만, '겸손한 사람의 이야기를 평가절하 해서 듣지 말 것', '지나치게 자신감 있게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맹신하지 말 것', '남의 이야기에 팔랑거리지 말 것' 정도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 자주 말씀을 드리듯이 삶을 대할 때, 이분법적인 것을 싫어합니다. 어느 분야든 무림최고수는 강하고 딱딱함을 추구하며 어느 하나의 기술에 매몰된 사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좋은 건 수용할 줄 아는 부드럽고 유연한 사람입니다. 저는 회사의 근본은 돈을 잘 버는 것이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치투자 베이스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치투자만이 최고의 투자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촉매를 찾는 트레이더나, 추세를 좇는 추세추종가들로 부터도 좋은 점은 배우고 취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림최고수가 되고 싶습니다.

3) '나는 TP를 사용해', '나는 안해', '나는 PER를 안 봐', '나는 PER를 봐'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실로 위험합니다. 때에 따라서 TP를 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PER를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습니다. PER를 보더라도 당연히 PER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참고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인 것이죠. 그것만 맹신해서도 안됩니다.

4) TP를 좀 중점적으로 보면서 트레이딩을 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고, TP를 희미하게 여기면서 기업과 동행하는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기업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지 천편일률적으로 '나는 TP를 무조건 맹신한다', '나는 TP를 사용하지 않는다' 단언하는 것은 좋은습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 TP는 가격의 어느 한 지점이 아닙니다. 밸류에이션을 하다보면 내 가슴속에 ‘이 회사는 이 정도면 성장의 정점을 찍겠구나', ‘이 정도면 적정한 수준의 시총이겠구나', ‘이 정도면 내가 살만한 가격이겠구나' 싶은 가격의 밴드가 생깁니다. 그 희미한 ‘밴드보다 확실히 싼가?’, ‘확실히 비싼가?’ 이런 것들을 판단하는 것이지, 콕 찍어서 ‘이 회사의 TP는 14,425원 이니까 그 가격을 사수한다!’ 이런 개념은 아닙니다.

6) 내외부의 상황을 무시하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면 TP의 개념은 희미해집니다. 이런 회사는 성장이 멈출 때 까지 보유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 회사가 언제쯤 성장을 멈출지, 그리고 그때쯤이면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얼마쯤 되는 것이 맞을지를 판단은 해두어야 합니다. 지금 시총 3000억 짜리 회사를 투자하는데, 이 회사가 영위하는 시장이 얼마쯤 커지고, 시장을 이 회사가 얼마나 장악할지 판단해서 목표 시총을 30조로 설정했다면 이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은 보유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렇게 설정한 시총 30조가 일종의 TP가 되는 것입니다. 아주 희미한 TP일 것입니다. 그러나 경영환경은 순식간에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회사와 산업에 대한 팔로업을 하는 것입니다.

7) 앞의 6번 상황의 맹점은 ‘분기실적이나 연간실적이 삐끗해도 홀딩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믿음'이라는 개념이며, 여기서 믿음을 공고히 하는 것은 다시 ‘가치평가'이고 그 결과물로 얻어지는 TP(희미하나마)입니다. 성장이 멈출 때 까지 보유한다는 개념이 사실 실행하기 매우 어려운 개념이고, 제가 그래서 필립피셔와 워런버핏을 좋아합니다.

8)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회사지만 일시적으로 너무 싸지거나, 일시적으로 강력한 상승 촉매나 모멘텀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TP의 역할이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이런 회사들과 동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TP를 기준으로 미련없이 매도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주가가 더 오르든 말든 그것은 과감하게 잊어야 됩니다.

2022년 봄 유튜브에 작성한 글을 옮겨 옴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피팅산업, 물 들어 오나? 한 때 반짝인가? (feat. 성광벤드, 태광)

오랜만에 피팅 섹터를 팔로업 합니다. 피팅 섹터는 전방의 씨클리컬, 중후장대 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앞단에 있는 업스트림 부분과도 연동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중후장대 산업이 활기를 띄면 동 섹터에 속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세계 구석구석의 플랜트 건설 계획과 업체별 수주 상황과 수주 목표를 디테일 하게 팔로업 했습니다. 그러나 장기화 되는 저유가 기조에 마이크로 한 분석은 의미가 퇴색하였습니다. 일단 이 포스팅에서는 조금 큰 관점에서만 피팅 섹터 업황 상황을 체크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매크로에 집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씨클리컬 섹터도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팅업체들을 보려면 어쩔 수 없이 매크로를 잘 보는 분들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방의 중후장대 기업들의 업황이 호조세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후방 섹터인 피팅섹터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아직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쉬엄쉬엄 분위기 체크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송종식)

피팅은 파이프를 통해서 흐르는 유체의 방향을 바꾸거나 양을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뭔가 유체가 흐르는 곳, 파이프가 잔뜩 쓰이는 곳이라면 당연히 피팅 부품도 많이 필요하겠죠?

피팅 수요가 많은 곳은 조선, 발전, 석유화학 등의 분야입니다. 요약하면 배나 플랜트 만들 때 잔뜩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높은 품질과 신뢰가 필요한데다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나름의 진입 장벽이 있습니다. 플랜트 건설비의 8%~12% 정도를 피팅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정말 오래전에 탐방 가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저 정도를 차지 하는지 여부는 팔로업 하지 않았습니다. 추후, 팔로업이 되면 업데이트를 하겠습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성광벤드의 경우에는 석유화학향 매출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수주 상황에 따라 약간의 부침은 있지만 매출의 7할을 차지합니다.

지역은 과거 5년 전 까지는 중동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현재는 북미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의 경우에는 성광벤드 보다는 조금 더 매출처인 전방 섹터가 다변화 돼 있습니다. 자동화율도 태광이 성광벤드 보다 조금 더 잘 돼 있다고 하는데, 업황 전체가 좋거나 나쁜 것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아주 큰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출처 : 네이버 증권

2007년 쯤 유가가 급등해서 떠들썩 했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리먼 사태를 겪으면서 급락했던 유가는 이후 회복하여, 그 이후에도 한 동안 고유가 시대를 보냈습니다. 2014년 부터는 미국의 셰일혁명 덕분에 급격히 저유가 시대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후폭풍으로 크게는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이 경제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작게는 잘 나가던 우리나라의 중후장대 산업들도 박살이 나면서 희망이 없어지기 시작한 시대가 시작됐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2000년대의 배럴 당 유가 100불과 현재 유가 100불의 의미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20년 전 과 대비해서 지금 구매력이 훨씬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누려 오던 저유가 시대가 종말을 고하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엄청나게 풀어놨던 돈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2000년 부터 국제유가의 큰 흐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2000년대는 중국이 꿈틀거리던 시기였습니다. 후진국이었던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 하면서 글로벌 전면에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에너지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덕분에 2000년대 내내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07~2008년 까지 배럴 당 120불 까지 터치 한 유가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겪으면서 수직 하강합니다. 그 이후에 세계 경제는 다시 회복 되면서 유가도 오름세를 유지합니다. 이 시기, OPEC 감산으로 당분간 고유가 시대를 유지합니다.

2014년 부터는 미국이 셰일오일을 퍼내기 시작합니다. 미국발 셰일 물량 폭탄으로 중동의 산유국들도 기름 퍼내기 치킨 게임에 돌입합니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저유가 시대에 접어 듭니다. 이 때 상당수 국가들의 에너지 판매액이 BEP 아래로 떨어 지면서 일부 산유국들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2000년대에 초호황을 구가하던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들도 본격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던 시기가 이 때입니다.

속 된 말로 중동 산유국들은 파이프만 꽂으면 기름이 펑펑 쏟아지는 반면,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은 생산 BEP 수준이 중동 산유국 보다 높았습니다. 채산성이 떨어지자 끝을 모르고 늘어나던 Shale rig들이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부터 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그 이후,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밸류체인이 재편되기 시작하면서 고유가 시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건설 수주액과 플랜트 발주 추이, 에너지 운반용 선박 발주 추이를 보면 국제 유가의 흐름과 미묘하게 발걸음을 맞춰 나갑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글로벌 피팅 시장 규모도 글로벌 건설 수주액, 플랜트 수주액, 유가의 흐름과 궤를 맞춰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피팅 점유율은 10~12% 내외입니다. 최근 매출 기준으로 국내 2위 업체는 태광입니다. 하이록코리아는 계장용 밸브 사업도 함께 하기 때문에 오직 피팅 사업만 하는 회사는 태광과 성광벤드를 봐야 합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네이버 증권

피팅 상위 2개 사의 주가 흐름과 국제 유가의 흐름입니다. 2016-2018년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시기 이전에는 연동돼서 움직입니다. 피팅 제조사들의 실적과 주가 그리고 국제 유가의 흐름이 발 맞춰 움직이니 약간의 매크로만 체크해 주면 투자하기 편했던 시기였습니다.

다만, 2016년 부터 약간의 디커플링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2018년 부터는 국제 유가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하는데도 국내 피팅사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방 고객사들의 수주 문제도 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고유가는 일시적이고 금방 끝나겠지'라는 시장의 컨센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의 셰일릭들이 다시 돌기 시작할 것이고 마음만 먹으면 셰일 물량 공세로 유가가 다시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는 무언의 공포가 중후장대 산업 투자자들과 이해 관계자들 마음 속에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유가 흐름이 피팅사들의 주가 흐름과 일치했으니 지금도 그래야 한다'는 논리는 근거가 조금 빈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러-우 전쟁과 그 이후 재편 중인 에너지 밸류 체인, 금융 산업 밸류 체인의 추이를 지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판단은 각자가 해야 합니다.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 변화는 어떠할지, 미국의 스탠스는 어떨지 등 필요한 매크로 지표를 참고하면서 투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현재는 과거와 달리 유가의 흐름과 피팅사들의 주가 흐름의 괴리율이 상당히 벌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지나가는 여담입니다. 피팅 섹터가 한 때 시총 최상위권을 차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현재는 많이 고꾸라 져서 얼마 전에는 상장폐지 이야기까지 나왔던 태웅이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습니다. 태광이 시가총액 7위, 성광벤드가 5위를 하던 시절입니다. 제가 이름 붙이길 '중후장대 산업이 행복하던 시기'였습니다. 피크는 유가가 최고치를 찍었던 2008년 5월 즈음이었습니다.

자료 : 송종식, 성광벤드

성광벤드의 수주잔액에서 기납품액을 뺀 차액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노란색 막대). 해당 지표가 동사의 실적에 6개월~1년 가량 선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 수치가 가파르게 턴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본격적인 실적 턴의 시작인지를 조금 더 면밀하게 들여다 보면 좋겠습니다.

자료 : 버틀러,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의 경우 근래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서히 고개를 트는 모습이 보입니다. 성광벤드는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가 최근에 조금 의미 있게 방향을 트는 데 성공했습니다. 매출도 의미 있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화진피에프와 신평 공장을 매각한 것으로 일회성 이익입니다.

자료 : 네이버 증권,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과 성광벤드의 주가 흐름입니다. 10년치 흐름을 보면 2014년 저유가의 유탄을 맞으며 주가와 실적 모두 회복이 요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흐름을 1년치로 압축하면 최근에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물 들어 온 중후장대 산업의 후발주자로 피팅 기업들도 예전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알림 : 이 글은 종목 추천글이 아닙니다. 기업분석 공부를 하면서 기록을 위해 남기게 된 단순 공유글이니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컨텐츠 작성일 : 2022년 5월 16일에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내용 중 일부
송종식 드림




2022년 3월 22일 화요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2021년 4분기 실적 팔로업

2022년 2월 15일(21년 1분기 실적 팔로업)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송종식
<단위 : 억 원>

분기실적과 온기 실적 모두 매출은 제 예상치보다 조금 더 많이 나왔습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하회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단 외형 성장은 잘 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체크하면서 4분기 실적을 팔로업하겠습니다.

실적 발생 사유


회사 측 주장 : 주력사업 매출 확대, 광고선전비 효율화, 마르시오디에고 사업 중단

4Q21 매출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의 성장이 매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이 개인적인 추정치보다 30억 정도 덜 나온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젝시믹스를 중심으로 하는 별도법인은 흑자전환(+40억) 하였습니다. 그러나, 자회사들이 영업이익을 까먹고 있습니다.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플랫폼에 대한 신규투자, 2) 플랫폼 R&D 비용 투자, 3) 전사차원의 물류인프라 외주용역비 6억 원(일회성), 4) 젤라또랩 일본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비 7억 원 정도 증가( YoY +717%), 5) 금리인상으로 인한 파생상품 손실 12억 원과 기부금 15억 원 반영

그리고, 4분기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광고비는 추정치 대로 잘 줄었음 (yoy -32%, 126억 → 86억)

광고비를 줄여도 영업에 지장이 없다는 전략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광고비 지출은 4분기에도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잘 줄었습니다. (30여 억 원 감소)

4분기 전사 매출 성장치는 yoy +12.82%, 젝시믹스 매출 성장치는 +26%를 달성하였습니다. 4분기 매출 실적 중 젝시믹스의 비중은 88%에 육박합니다. 품목으로 따지면 레깅스의 비중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브랜드로 따지면 젝시믹스의 매출 비중은 더 많이 늘어서,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이 성공하지 않는 이상 젝시믹스 브랜드가 동사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절대적일 것으로 판단합니다.

4Q21 매출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매출액 성장률 : +886.48(2018년), +162.31%, +145.45%, +23.52%(2021년)

팔로업 결론


  • 젝시믹스에 집중하는 게 좋을까?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는 게 좋을까?
  • 매출 성장세는 내 추정치 보다는 좋았지만 몇 가지 추동력이 더 붙어주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장 전 보여줬던 폭발적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
    • 해외 진출, 플랫폼 사업의 향방이 향후 성장률을 좌우할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
      • 1~2년 정도 더 믿어주고 기다려 볼지, 2022년 1분기 실적을 보고 판단할지는 각자 몫으로
  • 4분기 영업이익률에 생채기가 났고,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못 맞춘것을 들여다 보면 자회사 R&D투자, 물류인프라 투자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개념으로 봐야 하는 부분도 존재함. 반면, 파생상품손실과 기부금 지출의 경우에는 회사가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업무처리가 미숙한 것으로 판단됨
  • 갈수록 낮아지는 성장률과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 미달은 시장의 신뢰를 일정 부분 잃고 있는 것으로도 보이는데, 시장의 강력한 신뢰를 다시 찾기 위해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포인트
  • 관건은 2022년 1분기 부터는 영업이익률 회복이 가능할지, 2022년 온기 실적으로 매출 성장세를 최소한 2021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영업이익률을 10% 초중반대로 회복할 수 있을지가 투자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됨
  • 젝시믹스의 성장세와 대주주들의 지속적인 주식 매입은 긍정적인 부분
  • 당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는 것은 부정적인 부분
    • 동사의 경쟁력 재점검 ⇒ 젝시믹스 브랜드 해자, 제품의 품질과 경쟁사 대비 경쟁력, 신규사업들은 정말 돈이 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투자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생각됨


알림 : 이 글은 종목 추천글이 아닙니다. 기업분석 공부를 하면서 기록을 위해 남기게 된 단순 공유글이니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컨텐츠 작성일 : 유튜브에 2022년 2월 22일에 선공개 한 것을 옮겨옴
송종식 드림


2022년 2월 19일 토요일

내 생에 불필요한 것들과의 이별

푼돈 끌베이(푼돈 거지)


제 블로그에는 원래 예전에는 광고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애드센스를 붙여놓고, 최소한의 개수만 자동으로 나오도록 세팅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보시는 데 기존보다 불편하신 점이 있으실 줄 압니다. 그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네, 푼돈 끌베이(거지) 맞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 블로그의 일별 광고수입 현황입니다. 보통은 0원이고, 방문자가 많이 몰리면 가끔 하루에 2천 원 정도 법니다. 보통 블로그 광고 한달 수입이 1만 원 정도 됩니다.

푼돈 끌베이라서 이용자들의 불편함과, 블로그의 디자인을 해치면서 까지 광고를 못 내리고 있습니다. 끌베이한테는 1만 원도 너무 귀하고 소중합니다.


...는 당연히 말이 안되겠죠? 유튜브나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달아두니 구글이 만든 강력한 CRM툴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록 한달에 만 원 밖에 못 버는 광고지만 구글이 제공하는 CRM 데이터는 수 백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CPC, CPM 단가 측정은 물론이고 표본과 모수가 적기는 하지만 이용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가 됩니다.

저는 디지털 환경, 디지털 광고, 마케팅 회사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귀한 데이터들을 그냥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수량으로 붙여두는 광고이니 독자분들의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구글의 CRM툴 덕분에 연말에는 디지털 광고 단가가 급증한다는 등의 인사이트도 얻었습니다.

영업이익률 6%가 뭡니까?



얼마전에 제가 작성한 기업분석 컨텐츠에 달린 댓글입니다.

애널리스트 분들은 정말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고생을 많이 하십니다. 그래도 두둑한 연봉을 받습니다. 유사투자자문업을 하시는 분들은 한달에 적게는 70만 원 많게는 수 백만 원을 받으면서 리딩을 합니다. 직장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을 법니다.

그런데 저는 기업이나 산업 공부한 것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해서 올립니다.

기업하나를 공부하고 팔로업 하는 데는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몇년이 걸립니다.

기업과 산업분석을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께서 제 글을 보고 '아~ 이렇게 하는거구나!'하는 방법론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저 혼자 공부하려고 만든 블로그였습니다. 점차 찾는 분들이 늘고 공부가 되고 도움 된다는 의견들이 생겨서 아주 조금은 사명감도 갖고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제 덕분에 잘 공부했다는 덕담 한마디면 저는 족합니다.

그런데 꼭 공짜로 다른 사람의 노력을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서 얌체같은 분들이 있습니다. 위에 '6% 개실망' 드립을 치신 분 같은 경우입니다.

1) 제가 영상과 블로그에서 노파심에 계속 언급하듯이 '종목 리딩이나, 종목을 추천하려고' 컨텐츠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분석을 했어도 나는 종목을 살 수도 있고, 안 살 수도 있다'고 하는 이야기는 왜 흘려 들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2) 위와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리스크가 높아질 것은 진작에 알았기 때문에 블로그를 비롯해서 공개된 매체에 애써 공부한 기업공부, 산업공부 리포트를 올리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하는 고민은 쭉 갖고 있었습니다.

되도 안한 뻘소리를 하면서 슈퍼챗으로 수 억씩 걷어가는 분들도 있고, 종목리딩 사업으로 단숨에 갑부가 되는 사람도 있으며, 제가 작성한 투자자료들을 가져가서 가공하여 팔아먹고 막대한 회비 수입을 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요? 공짜로 자료 만들어 올리는 것으로 제 인생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얻은 게 없으니까요. 한달에 100만 원 돈 받고 리딩을 했다면 지금 강남에 고급아파트 몇채는 사지 않았을까요? 그나마 돈을 떠나서 얻은 것이라면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겠네요. 그것은 돈으로 환산이 되지 않으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이에나들은 따로 있는데 왜 저한테 와서 '개실망'드립을 치시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수익이 났다면 수익금 일부를 저와 나누실 생각이셨나요? 그렇다면 저한테 실망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왜 목돈은 남들한테 가서 쓰면서, 정작 불만은 무료로 애써 공부한 자료를 공유하는 저에게 오셔서 표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 좋은 일 시키며 살아 온 인생


와이프가 저한테 늘 하는 이야기입니다. '남 좋은 일만 시키면서 사는 사람'. 그렇습니다. 제 덕분에 거액의 투자 유치를 받아서 훨훨 날아 간 사람도 있고, 저의 소개로 사업의 시너지가 나서 인생이 잘 풀리게 된 사람도 있습니다. 누군가들은 유튜브를 시작한다고 하면 제가 밀어줘서 단숨에 구독자를 모으기도 하고, 누군가는 제 도움으로 바닥까지 갔다가 다시 일어서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못 구하다가 제가 구해 준 일자리에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오지랖이 넓어서인지 주변에 크고 작게 도움을 준 게 너무 많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들 중에서는 고마움을 표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잘 나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분들의 역량이 뛰어난 덕분입니다. 그리고 저도 딱히 뭘 바라진 않고, 남들에게 생색내기도 싫습니다 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이죠.

문제는 와이프가 제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하는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자기는 이익 하나 못 취하는 바보 같은 사람'.. 이 이야기가 이제는 슬슬 제 귀에도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 전에는 별로 귀에 안 들어 오던 이야기였거든요.

멘탈이 강해서 어지간한 일에는 삐치지도 않고, 별 타격도 안 받는데 요즘은 남성 갱년기가 오는지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부터 GW-BASIC을 시작으로 컴퓨터와 함께 해왔고, 1995-7년에 웹개발에 입문했으며 90년대 말에는 웹팀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대학도 컴퓨터 특기자로 입학했습니다. 항상 말씀드리듯이 제 일생은 컴퓨터와 함께 ON-LINE상태였고, 온라인에 컨텐츠를 만들고, 남들과 공유하고 그런 행위 자체가 재미있었고 지금도 재미있습니다.

앞의 '6% 개실망'드립을 치신 분 뿐만 아니라 온라인 활동을 하다 보면 별의 별 소리를 듣게 되는데 요즘 점점 그런 빈도가 높아집니다. 사람들이 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만나는 불특정 다수는, 제가 오프라인에서는 절대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류의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무시하고 말았을 일도 요즘은 점점 신경을 쓰게 되다 보니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빈도도 뜸 해졌습니다. 유튜브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영상 만들어 올리는 게 너무 재미있는데, 공개 라이브 같은 건 하기가 점점 꺼려집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멤버십 가입자들끼리만 소통을 하니 그나마 스트레스가 조금 줄었습니다.

라이브를 할 때 마다 일부러 들어와서 방 분위기를 흔들고 분탕치는 사람들이 꼭 있고, 누군지 뻔히 아는데도 들어와서 인신공격을 하고 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선배들이 말하던 "장사는 부자들 상대로 해야한다. 그게 먹는 것이든, 집이든.." 이 이야기를 뇌로만 알고 가슴으로는 알지 못했는데 요즘은 가슴으로 느낍니다.

유튜브 멤버십 몇 푼 받아서 제 인생이 바뀔리는 없지만 그래도 그 정도 장벽이라도 치고 나니 확실히 선배님들의 말씀이 더 가슴에 와닿습니다.

'공짜로 받는 사람들이 더 바라는 게 많고, 저렴한 고기부페집 손님들이 클레임도 많이 걸고 바라는 게 더 많다..' 요즘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일단 저에게 2,000원이라도 쓰시는 분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돈을 주고 받는 걸 비판적으로만 바라 봤는데, 직접 느껴보니 그게 저를 향한 진심어린 지지 표현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 '찐팬'임을 표명하신 분들께는 나중에 뭘로 감사함을 되돌려 드려야 할 지가 고민이 될 정도입니다. 정말 별 것 없는 동네 아저씨인 저를 지지하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계신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 감사함은 말로 다 못합니다.

게다가 되레 후원금을 1,000원이라도 내는 분들이 쿨합니다. 뒷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배우려는 열정과 자세도 되어 있습니다.

제가 무슨 양궁 선수도 아니고 모든 의견과 이야기가 다 적중할리가 없습니다. 상당수의 이야기는 틀립니다. 기업 전망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것은 각자가 각기 대응할 영역이고 결국에는 운용하는 계좌 전체가 장기간 우상향 하느냐, 그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가끔 블로그에 공부해서 올리는 기업들은 길게 보면 오르는 종목도 있고, 내리는 종목도 있습니다. 그런 오르내림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제가 가진 프레임워크를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이 잘 빼 먹고 본인의 것으로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르냐, 내리냐'만 좇는 사람들은 주식시장에 30년을 머물러도 주린이를 못 벗어날 것입니다. 평생 종교지도자를 좇아 다니는 광신도라는 비아냥만 듣게 될 것 입니다.

접점 줄이기 시도


이래저래 세상에 위선자가 참 많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선자 뿐 아니라 세상은 차갑고 냉혹하다는 것도요. 굳이 그런 것들에 제 정신을 노출시키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악착같이 저의 정신과 시간을 지킬 생각입니다.

혼자서 행복하게 잘 투자했었는데, 불필요하게 관계의 폭을 넓히면서 스트레스만 늘려 왔구나 하는 깨달음에도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투자를 하는데는 물론이고, 내 삶에도 하등 영향을 안 미치는 온라인에서의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너무 신경을 쓰며 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것도 최근 생기기 시작한 스트레스의 큰 근원이었네요. 살짝 잘못된 길을 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남들은 나에게 별 관심도 없거니와 가끔 입방아 찧는거야 내가 관계를 안하고 기억 속 저멀리 사라지면 그만인 일입니다. 저는 남들이 뭐라하건 예전처럼 다시 독립적인 길을 갑니다. 입방아 찧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틈바구니도 지겹습니다. 남들과 관계 맺으려고 개인투자하는 게 아니니까 말입니다.

이제 불필요한 만남은 자제할 것이며, 불필요한 소통의 창구도 최소한만 남기고 모두 없앨 생각입니다. 오래 전 정말 즐겁게 투자를 하고 글을 썼던 시기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유튜브는 영상 올려봤자 조회수 1,000도 겨우 넘는 하꼬 채널이지만 그래도 영상 만드는 게 재미있고, 또 진정으로 저를 좋아해 주시는 따뜻한 분들이 계시기에 거기서는 비공개로 쭉 소통을 할 생각입니다.

제 블로그에 와 주시는 분들도 아주 좋은 분들이 대다수이기에 블로그에서의 소통도 유지하겠습니다. 여태 블로그 악플은 그냥 다 두고 대꾸도 해주었는데, 이제는 대꾸 안할 생각입니다.

* 유튜브 멤버십 가입 안하셔도 됩니다. 예전처럼 블로그에서 소통하시면 돼요. 공부하는 것도 누구나 보실 수 있게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유튜브 멤버십은 라이브에서 하는 잡담과 얼굴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그걸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입니다. 잡담을 하더라도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종목리딩 그런거 안합니다. 리딩방 같은 것 여태 운영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할 생각 없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것

Unsplash@cmhedger

텔레그램과 유튜브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이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자주 들린다.

"종식이형 덕분에 주식투자 제대로 배웠습니다. 이젠 주린이를 벗어나서 스스로 투자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사실 뭘 바라고 블로그며 텔레그램이며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내 스스로의 공부와 생각정리 차원이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방문해서 몰랐던 것을 얻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그 다음이다. 그래도 일말의 사명감이 없지는 않기 때문에 투자와 관련된 글을 쓸 때는 꽤 신경을 써서 쓰는 편이다.

그냥 그런 느낌 정도로만 블로그와 텔레그램 같은 것을 운영했다.

그런데 텔레그램과 유튜브는 양방향 소통이 된다. 그러다보니 위와 같은 감사의 메시지를 많이 받게 된다. 최근 들어서 유독 저런 메시지를 많이 받는데, 큰 보람도 느끼고 기분이 아주 좋다.

그리고 저렇게 메시지를 보내 주시는 분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곱씹게 되고 나 역시 저렇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분들께 역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 반대의 사람들도 있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미 시장에서 한참동안 굴러다니고 있기 때문에 누가 언제쯤 시장에 진입했는지, 누가 언제쯤 주린이였는지, 또 그 사람이 언제쯤부터 실력이 일취월장 했는지 어렴풋이 지켜보며 알고들 있다.

그리고 물론 그들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누구의 글과 말로 배웠는지, 누구를 특히 좋아하고 따라하려 했는지와 같은 것들도 이미 시장에서 오랫동안 굴러먹고 있던 사람들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

입문자 누구나 한 1~2년이나 3년쯤 열심히 하다보면 풍월은 읊을 정도가 된다. 그래서 그들도 귀여운 병아리 시절의 털을 벗겨내고 제법 남들에게 투자 조언도 하고 자기만의 철학을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글도 쓰고 시장에서 남을 가르치는 입장에 조금씩 서게 되는 것을 많이 지켜본다.

그런 것들은 한 사람이 훌륭한 투자자가 되어가는 과정이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물론 즐겁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사람들 중 일부의 태도다.

아무것도 몰라서 망망대해에서 떠돌때는 'OO님 존경합니다.', 'OO님 오늘도 많이 배웠습니다.' 하면서 감사함은 물론 심지어 존경심도 마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머리에 뭐가 좀 들어가고 이제 이 바닥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내가 원래 낸데?'하면서 안면을 몰수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한테 배운거 하나도 없는데?'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투자자인데?'
'아 그 사람? 그 사람 손절했는데, 배울거 하나도 없던데?'

하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스승들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아주 많이 본다.

종목을 찍어주는 것 보다는 주식투자의 근본 원리와 철학, 토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답을 그냥 알려주는 사람보다는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 과정을 알려주는 사람이 진정한 스승이다.

'스승이 없이는 너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들은 참 스승이 아니다. 평생 당신을 이용하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스승은 한 사람이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가감없이 알려준다.

투자나 프로그래밍과 같은 것은 한번 배우면 평생에 걸쳐서 써 먹을 수 있다. 또한 내 삶의 질을 바꿔 줄 강력한 무기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그런 것을 가르쳐 준 스승들에게 밥은 한번 못 사고, 따뜻한 감사의 말을 나누지는 못할 망정, 이제와 그 사람은 필요없다며 안면을 몰수하고 말을 바꾸고 등 뒤에서 칼을 꽂지는 말자.

사람들은 모두 눈과 귀가 있어서 말은 하지 않지만 다들 유심히 보고 들으며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수집, 인지하고 있다.

감사함을 표할 줄 아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잘될 것이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도와주려는 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갈수록 고립될 것이다.

난 이미 많이 배우고 깨우쳐서 상관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저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글쎄.. 아직 아닐걸..'인 케이스가 더 많은 것이다.

그리고 살다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태도가 나빴던 사람들은 그동안 지켜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칼을 하나씩 꽂을 것이고, 태도가 좋았던 사람들은 도와주려는 손길이 더 많은 것이다. 누구든 삶의 굴곡은 있다. 살다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순간도 오고, 손하나가 아쉬운 시기도 반드시 온다.

문득 나도 주린이 시절에 검은 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라고 가나다 좀 뗐다고 투자모임에서 잘난체 하고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 당시에 이미 나보다 훨씬 더 먼저 높은 고지에 올라가서 나를 지켜보던 선배들은 나를 어떻게 봤을까 싶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그렇지만 그런 용기 덕분에 나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태도가 엉망인 사람들과 나의 차이점은 나는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혜택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은 1mg도 잃지 않고, 또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아직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밥 먹고 살 수 있게 해준 여러 스승님과 선배들에게 늘 감사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감사할 것이다.


2021년 7월 23일 금요일

차트 이야기 조금 한 것 때문에..

과거 홍진채 대표님과 제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차트에 대해서 조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 영상을 어떤 투자자 분께서 모 투자커뮤니티에 공유를 해주셨습니다. 그 분이 올리신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가치투자자는 차트 참고를 아예 안하는 줄 알았는데 아주 조금은 참고를 한다고 해서 놀라웠고, 많이 배웠다."

그 글에는 역시나 예측 가능한 비판과 조소가 담긴 댓글들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운다고 느껴졌습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 내세우다 보니 많은 부분 상대의 이야기와 아무상관 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글은 조회수도 꽤 되기 때문에 거기에서 파생되는 오해의 화살이 많이 날아들 것 같습니다.

해당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서 오해를 걷어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만, 저는 요즘 사람들과 섞이는 것과 논쟁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곳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도 아깝게 느껴지구요. 그래서 따로 제 블로그에 포스팅을 남겨둡니다. 포스팅으로 남겨두면 시간이 지나도 많은 분들이 읽으실테고, 제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과 진을 빼가며 논쟁할 필요없이 생각을 정리해 두기도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또, 글을 꾸준히 써야하는데 요즘은 글을 자주 쓰지 못했습니다. 마침 좋은 화두가 생겼기에 겸사겸사 포스팅을 남깁니다.

차트로 매매 타이밍을 노린다?


"당연히, 절대로 아닙니다."

몇몇 분들께서 영상을 보지도 않으시고 저를 다짜고짜 차트보고 단타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으로 몰아 세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오해를 풀고 넘어 가야겠습니다.

영상에서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가치투자자의 기본 태도는 "(처음부터 좋은 기업을 잘 사서) 가급적 안 파는 게임이다"라고요.

"물론, 회사에 따라서는 트레이딩을 가미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을 사 모으면서 회사와 오래도록 동행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외에도 가치투자자들이 공감하는 기본적인 이론적 토대에 대해서는 진부하지만 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기업분석과 투자 대상에 대한 가치판단이 9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차트는 최후에 5% 정도 참고만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마 이 부분의 이야기가 와전되어 오해를 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가치투자자들께서 가격과 가치의 괴리 변동을 중요한 투자판단 요소 중 하나로 생각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차익거래적 방법이 아닌 성장하는 회사의 주인이 되어 영구 동행하는 방식의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치투자자가 갖고 있는 툴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이 두 가지 방법에서 파생될 것입니다.

전자는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살펴야 하니 밸류에이션과 주가 흐름을 투트랙으로 살펴야 할테고, 후자는 센티멘트는 완전히 무시하는 경우도 꽤 있을것입니다. 두가지 방법 모두가 가치투자 철학에 부합하는 방법이며, 어느 한가지 방법만 고수하는 투자자도 계시겠지만, 여러가지 방법을 혼용하는 투자자도 계실 것입니다.

BM, 재무제표, 브랜드 이미지, 경영자의 자질과 태도, 현재 회사에서 돌아가는 일 등을 망라한 펀더멘털이 투자의 한 축이라면, 시세의 움직임과 뉴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들 역시 투자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센티멘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치투자자는 전자쪽에 대부분의 무게를 두고 움직여야 하는 것이고 후자는 참고만 해야합니다. 이때, 투자경험이 짧거나 멘탈이 약한 투자자는 후자의 작은 휩쏘에도 심리가 동요되어 뇌동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기는 합니다. 그러나 홍진채 대표님과 제가 시세의 흔들림이나 이런 저런 뉴스와 소음에 휩쓸려서 뇌동매매를 할 사람들은 아닙니다.

기업분석과 펀더멘털 체크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에 차트를 힐끗 참고만 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힐끗 체크만 하는 수준이라는 소리입니다. 차트보고 매매 타이밍을 잰다는 소리가 전혀 아닙니다. 샛별이 어떻고, 적삼병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는 저도 굉장히 싫어합니다.

평소에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꾸준히 체크하며 읽어나가듯이 나머지 아주 찰나의 시간에는 차트를 체크만하는 것입니다. 영상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단기적으로 시세는 사람들의 심리와 뉴스에 요동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치투자자에겐 주식을 추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거의 대부분 펀더멘털을 반영합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시세의 지난 흐름을 보고 있으면 회사의 흥망성쇠가 보입니다. 그뿐입니다.

장중에 HTS는 아예 안 보는 편이고 MTS도 아주 가끔씩 봅니다. 주식 매매를 하겠답시고 컴퓨터 앞에 거의 앉아 있지를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연간 매매 회전률도 30%가 안될때가 꽤 있습니다.

제 블로그를 꾸준히 보셨다면 이미 아실만한 내용들입니다. 해당 영상에서도 같은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댓글 읽기


자, 그럼 터무니 없는 의견을 남겨주신 댓글들을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제 원래 본업과 관련된 분야나 다른 곳에는 전문가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유독 주식투자 분야에서는 전문가라는 단어가 사기꾼이라는 단어처럼 들려서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무슨 고수나 전문가로 불릴만큼 그런 위치에 있는 투자자도 당연히 아닙니다.

영상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평범한 이웃집 개인투자자'입니다.

누차 언급드리지만 매수할 때 '차트를 보고' 매수한다고 말한적이 없는데, 저를 차트매매나 하는 사람 치부하는 것은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발언입니다.

되레 제가 되묻고 싶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 말입니다. '현재 주가지수가 최고점이 아니라면'이라는 전제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지수가 최고점인지 아닌지를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셨다면 조만간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되시겠네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계신 것이 부럽습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희***님이야 말로 1) 마켓타이밍 예측, 2) 거시지표 예측을 시행하고 계신다고 자인한 것인데, 쓰신 이야기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지수가 높이 올라온 상태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차트를 체크하여야 할텐데요. 그 마저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나 고점과 저점을 논할 수 있을테구요. 시장 밸류에이션만 가지고 평가를 하신다는 소리인지, 아니면 멋있는 척 하면서 전문가 행세를 하고 싶어서 앞뒤에 안 맞는 말씀을 늘어 놓으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앞에 해주신 이야기는 다 동의합니다. 희***님이 생각하시는 그 내용을 홍진채 대표님과 제가 모를리 없고, 고려하지 않을리 없을텐데요.

다만 여기서도 의문이 듭니다. 안전마진이 있고 저평가 되었다고 판단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이 저평가 이유를 모른다면 그 이유를 알 때까지 매수를 하지 않는다'. 이 부분도 굉장히 어색합니다.

센티멘트를 전혀 참고하지 않는 것 처럼 말씀하셨는데, 또 노란색으로 칠한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센티멘트를 적극 참고한다고 말씀하시니 생각이 이리저리 오락가락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번째에 써 주셨던 댓글대로면 그냥 숫자적으로도 안전마진이 있고, 질적 분석에서도 저평가면 바로 매수하셔야 됩니다. 말씀하신대로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주변의 센티멘트를 챙긴다고 말씀하시니 벌써 해주시는 이야기의 신뢰도가 확 낮아집니다.

그리고 제가 또 여쭙고 싶습니다. 1) 다른 사람이 저평가 이유를 아는지 모르는지는 어떻게 체크하면 되는건지?, 2) 그 다른 사람의 범위가 주변 투자자들 몇몇에 국한되는 것인지, 신문기사로 나올 정도로 온 시장이 다 알아야 하는 것인지, 종토방에서 장난 치는 사람들이 아는 수준의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또 드는 의문은 모두가 저평가 이유를 알아버리면 1) 그 종목은 이미 주가가 정상화 되어 저평가 상태거 아니거나, 2) 진짜 찐 쓰레기 상태일 수 있습니다. 1)번이라면 투자기회는 사라지는 것이고, 2)번 이라면 정말 시장 참여자 모두가 놓치는 부분을 희***님 혼자서만 역발상으로 발견해서 찾아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사실 가치투자라는 단어는 어떤 면에서는 모호하고 군더더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어떤 부분에서는 확실히 차별성이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어떤 시장 참여자들은, 어쩌면 시장의 수많은 참여자들은 가치가 없는 것에 돈을 걸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위를 모두 통칭해서 투자라 할 수도 없고, 가치투자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당 영상에서 진행자분이 제게 '가치투자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주셔서 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먼저, 벤저민그레이엄이 투자에 대해서 정의내린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에 근거하여 원금의 안전성과 적절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노름, 투기, 그냥 투자 가치투자를 구분짓는 가장 확실한 부분이 그레이엄의 정의에 대부분 다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1) 투자 대상에 대해서 철저한 분석을 하는지의 여부, 2) 원금의 안정성과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익을 추구하는지의 여부입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에 덧붙여서 회사의 경영자 자리를 맡길 수 있는가 여부도 중요하다고 영상에서 말하였습니다. 가치투자자라면 회사의 경영자 자리를 맡겨도 경영을 곧잘 해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무늬만 투자자들보다는 말이죠.

그리고 또 잘못 알고 계시는 것이, 차트를 통해서는 수급 상황을 알 수 없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차트를 통해서 매매를 하는 것은 아니고 구경만 하는 편이지만, 시세의 장기적인 흐름에서 도출할 수 있는 인사이트는 꽤 많습니다. 펀더멘털 하나만 보는 사람과 펀더멘털과 센티멘트를 겹쳐서 볼 줄 아는 사람이 갖는 시야의 넓이는 확실히 차이가 날 것입니다.

차트를 보고 타이밍을 재거나, 매매를 하라는 의미가 전혀 아니었는데 자꾸만 그런식으로 말씀을 하시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게 다 저희 영상을 보시지도 않고 제멋대로 댓글을 달아대시니 발생하는 문제 같지만 말입니다.


단기, 장기에 대한 기준은 말씀하신대로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릅니다. 희***님은 3년이 장기라고 말씀하셨지만 제 기준에서 3년은 중기입니다. 적어도 10년 이상은 넘어가야 장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희***님은 보유 기간에 대한 집착이 강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제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보유수량을 맞추자마자 한달도 안돼서 테마를 타는 바람에 적정주가는 가볍거 넘어서고 과도하게 수급이 붙어서 오버슈팅을 한다면 보유한지 한달이 안 됐다고 해도 보유수량을 줄여나갑니다. 다만 그런 요행이 자주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타이밍을 맞출수도 없기에 그저 '나는 장기간 기다릴 준비가 되었다' 정도의 의미인 것이지 무조건 주식을 오래 보유하는 사람이 땡이라는 것은 뭔가 특정 사안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해당기업이 앞으로 10년, 20년, 30년 꾸준히 쭉쭉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면 주가가 위아래로 출렁이든 말든 무시하고 수량을 늘려나가면서 꾸준히 보유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겠습니다.

어쨌든 주신 내용은 가치투자에 입문하시는 분들도 누구나 다 아시는 내용입니다. 설마 홍진채 대표님께서 님께서 말씀하신 정도의 기초적인 수준도 모르시고 투자하실까봐요?

아, 그리고 차트로 매수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데 자꾸 차트로 매수여부를 판단한다고 상대방을 몰아가는 화법은 참.. 상대방의 이야기를 안 듣고 댓글을 다시니 이런 참사가 생기는 것입니다. 차트가 지지대를 깨든 말든 그런 것은 고려 안합니다. 단지 펀더멘털은 변한게 없는데 주가가 박살나면 기쁜 마음으로 매수를 하겠지요.

추세선에 줄을 긋고 그런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 기업펀더멘털을 확실히 아는 상황에서 센티멘트의 수준을 대조해보는 정도입니다.


이 댓글에도 어폐가 아주 많습니다. 

일단 저는 차트를 보는 것이 매매를 하기 위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펀더멘털의 추이를 살피듯이 센티멘트의 추이를 살피는 용도일 뿐이었지 매매를 하기 위해 차트를 보는 것이 아니라고 영상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어쩐지 이분도 영상을 안 보시고 댓글을 다시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회사의 주력 제품과 서비스 팔로업, 재무제표 팔로업, 차트 팔로업, 뉴스 팔로업, 회사 돌아가는 상황 팔로업, 경영자 분들 뭐 하시며 사는지 팔로업..등등. 꾸준히 회사에 대해서 트래킹 하고 팔로업을 하지만 실제 매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호***님은 매매 타이밍을 재기 위해서 차트를 보셨다면 제가 말씀드린 것과는 일단의 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차트를 보시는 기간 동안에 1) 시장이 안 좋았을 가능성, 2) 근본적으로 차트를 볼 줄 모르셔서 그랬을 가능성, 3) 차트가 체질에 안 맞아서 그랬을 가능성, 4) 차트로 과도하게 매매 타이밍을 잡으려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다 보니 성과가 나빴을 가능성 등 여러가지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습니다.

아마도 '지나고 나면 그럴 듯 한데'라는 표현을 쓰신 것을 보니 2)번과 4)번의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재무제표도 과거의 숫자, 차트도 과거의 숫자를 그림으로 그린 것일 뿐이고, 저는 현재 차트 모양으로 미래 패턴을 예측하는 따위의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재무제표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지금까지 매출이 이 정도 상승했으니 내년에도 이 정도 상승하겠지...' 재무제표를 이 정도 수준으로만 보는 것은 차트매매를 하는 것과 진배없는, 하나마나한 재무분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해주신 말씀이 화룡정점입니다. '최근 가치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저조하니까 초조해 보인다'.

먼저, 수익률에 대한 부분입니다. 본인 수익률이 저조하신게 아닌지 되묻고 싶은 부분입니다. 저희 집에 놀러 오셔서 제 계좌를 열어보신 것도 아니시면서 수익률이 저조한지 아닌지는 어떻게 아시는지 참 궁금한 부분입니다. 저는 제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0년을 말씀하셨으니, 지난 10년간 당연히 지수는 "압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늘 과분한 수익률을 찍어주는 시장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뭐가 초조해 보인다는건지 이 부분은 정말 생각치도 못한 내용이라 저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습니다.

먼저, 영상에서 차트를 조금 언급했다고 그런 것이라면 완전한 오해입니다. 영상을 안 보셨을테니 한번 보시고 댓글을 다시 다시면 좋겠습니다. 차트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에서도 계속해서 언급을 드렸구요. 오래전부터 저는 차트를 참고 하고 있습니다. 몇번째 말씀드리지만 매매 타이밍을 잡는 용도가 아니라 펀더멘털과 센티멘트를 동시에 체크하는 편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매매는 거의 안합니다. 실적이 일시적으로 부침을 겪든, 차트가 일시적으로 요동을 치든말든 보통은 그냥 그저 그렇구나 생각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갑니다. 

오랜기간 훈련을 한 탓도 있겠지만, 제 성격 자체가 주가가 폭락하든 폭등하든 별로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가까이는 작년 3월 시장 폭락때도 그저 덤덤했습니다. 약간 제 성격에 결함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남들이 기쁘다고 파티할 때도 제 기분은 평상시처럼 평온하고, 공포에 질려서 떨고 있을 때도 저는 그냥 평상시처럼 평온합니다. 싸지면 사고, 비싸면 팔고 기계적으로 그게 딱 끝입니다.

남들이 헐값에 내던지는 주식을 조용히 사모으고, 남들이 환호성을 외칠 때 조금씩 파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구현하는 여러가지 투자 방법 중 이 방법을 가장 선호합니다.

둘째, 은둔하던 투자자가 유튜브 주식 방송에 나가서 얼굴을 파니까 초조하게 느끼신 것이라면 그것도 오해입니다. 영상에서도 언급을 드렸지만 해당 방송국을 설립한 분이 저와 지인인데다 방송에 한번 나와 달라고 늦은 시간에 저희 동네까지 찾아 오셔서 부탁을 하시기에 좋은 마음을 갖고 한번 출연한 것입니다.

제가 방송 나가서 약을 팔았습니까? 강의를 팔았습니까? 회비를 뜯었습니까? 

초조하다는 말 속에 경멸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느낌이라 조금은 불쾌한 감정도 들었습니다. 저런식의 화법을 구사하면서 '나는 너희들 보다 위에 있어'라는 느낌으로 자신을 끌어 올리려고 하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참 나쁜 화법입니다.

평온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에게 이상한 프레임을 씌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호***님, 희***님에 대한 저의 평가


유치한 말싸움을 하거나 논쟁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거기에 말려들거나 참여하면 양측이 모두 유치해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히 쌓아놓은 이미지만 나빠질 뿐 얻을것이 없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소모적 논쟁의 무용론과 관련된 굉장히 유명한 짤방입니다. 모니터 바깥에서 저는 위와 같이 행동하며 살고 있습니다. 운전을 하든, 지인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든, 누가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저를 설득하려고 하든 대부분 저렇게 대응합니다. 상대를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단지 피곤한게 싫어서 입니다.

논쟁이나 말싸움 한마디 이긴다고 해서, 운전을 하면서 1분 먼저 빨리가는 것을 이긴다고 해서 내 인생이 바뀌지 않습니다. 반면에 에너지 소모는 심합니다. 얻는 것 없이 불필요한 논쟁이나 다툼을 일삼으면 저의 하루가 파괴됩니다. 그것이 누적되면 제 인생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논쟁이 격화되거나 감정 싸움이 심해지면 서로 칼부림까지 갈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리스크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속으로 '그래 니 말이 맞다'하고 자리를 피해 버리는 편입니다.

논쟁을 통해 나라의 운명을 구할 수 있다면 그런 논쟁에는 그야말로 목숨과 모든것을 걸고 참여할 것입니다. 목과 심장이 터져라 말이죠. 그런데 우리의 일상 속 논쟁은 대부분 나라를 구하기는 커녕 개미 한마리도 구할 수 없으며 자기 주장만 내세우다 서로 간에 데미지만 입고 끝내는 백해무익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20살 넘은 사람들과 논쟁하여 제 생각을 상대에게 각인 시키고자 하는 행동은 중단한지 오래입니다. 제가 세계에서 손꼽는 유명인사라면 사람들은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알아서 복종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고, 제 입에서 나온 활자와 언어들로 20살이 넘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깨달은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보통사람들의 논쟁은 대부분 그 끝이 없고, 소모적이며, 상호간 에너지 낭비가 심한 마이너스섬에 가깝습니다. 종국에는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싸움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미 수 많은 사람이 읽으셨고 또 읽게 될 글에서 제가 그저그런 차티스트로 매도 당하는 것은 완전한 오해이고, 이것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은 불식시킬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제가 캡처를 떠서 남긴 두분은 홍진채 대표님과 저에 대한 평가를 멋대로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위에 써져 있는 댓글을 토대로 두분에 대한 평가를 멋대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두분은 저희 영상을 보지도 않으시고 제 멋대로 댓글을 다신 것 같지만, 저는 적어도 쓰신 댓글은 읽어보고 평가를 내리는 것이니 두분 보다는 더 정성을 들인 평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희***님


보통 초심자들이 상대에게 요구하는 게 있습니다.

"계좌까봐"

그리고 사기꾼들이 까서 보여주는 현란한 계좌에 낚여서 재산과 인생을 탕진합니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들끼리는 다릅니다. 저희 끼리는 말 몇마디만 딱 들어봐도 상대의 수준이 파악이 됩니다. 물론 저는 고수가 아닙니다. 그래서 상대가 고수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이런저런 고민들과 함께 뒹굴며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나 온 길을 그대로 밟고 있는 후배 투자자들의 수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늠이 됩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리고 저희 투자자 동료들이 거쳐 온 길이니까요. 그래서 말 몇마디만 들어보면 상대의 수준이 가늠이 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더닝 크루거 곡선

희***님의 댓글을 몇개 읽다보니 더닝크루거 곡선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뭔가 투자에 대해서 이제 막 감을 잡아 나가고 계신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생각은 확고하고 이론적 토대가 만들어 지고 있는 단계인데, 아직 철학의 토대가 조금은 부실한 부분들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이제 내가 뭔가 좀 아는 것 같아서 어깨와 목에 힘이 바짝 들어간 정도의 단계까지 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절망의 계곡을 한번 거치셨다면 이제막 절망의 계곡에서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으신 단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은 남들은 모르고 나만 아는 것이야, 그리고 남들의 이야기는 들을 필요도 없어'라고 생각하시고 글을 쓰는 부분들이 조금 보여서 아직 절망의 계곡을 지나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우매함의 봉우리를 향해 열심히 등반을 하고 계신 단계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그 다음 호***님


그 다음은 호***님입니다. 해당 게시글에 달아주신 댓글을 비롯해서 지난 댓글들도 몇개를 더 보았습니다. 호***님에 대한 느낌은 전반적으로 다음 짤방과 같습니다.


왜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갈량은 커녕 황건적 평신도 수준의 지략도 갖고 있지 못하면서 자신을 제갈량에 빙의시키는 사람들 말입니다. 아, 호***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궁예도 아니면서 궁예 행세를 하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눈과 귀는 다 막아두고 말이죠.

남의 이야기는 들은체도 안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제 멋대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서 모함하는 태도는 나쁩니다.

2021년 7월 23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