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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2일 화요일

현금흐름할인류의 밸류에이션 툴에 대해..

DDM, DCF, RIM과 같은 밸류에이션 방법들은 배당이든, 주주에게  귀속되는 현금이든, 잔여이익이든 모두 주주에게 직접 관련된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여 할인하는 방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 역시 한때는 워런버핏을 따라하겠답시고 이런류의 밸류에이션에 목을 매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살짝 쓴웃음이 난다. 인간의 미래란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들다. 특히 여러 사람들이 모여 세상과 유기적으로 엮여 돌아가는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겠다. 어쩌다 몇번 고장난 시계가 두번 정도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게다가,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기업의 미래는 더욱 예측하기가 어렵다. 대외 변수 변동에 취약하고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 겸 동반자도 나타났다. 비지니스의 생명주기는 더욱 짧아지고 있고, 기술 혁신으로 어떤 사업이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는 아무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시대다.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그 기업의 2년 후, 5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주식 투자를 하면서, 그것도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밸류에이션 툴을 DCF나 RIM과 같은 류의 현금흐름할인 방식을 쓴다면 과연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적정가에 대한 종교적 가치 그 정도의 가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래 10년치의 현금흐름을 예측해서 할인하고, 심지어 영구적인 현금흐름의 가치를 추정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참, 말도 안되는 일을 하였구나.'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이런류의 툴이 통하려면 몇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1) 기업이 속한 국가의 군사력, 경제력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가?
2) 기업의 브랜드가치와 영업적 해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력한가?
3)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업황은 변동성이 적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
4) 투자자는 그 어떤 중간중간의 작은 휩쏘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는가?

그나마 이 정도가 돼야 DCF, RIM 등의 툴을 적용해 볼만하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받쳐줘도 DCF는 미래의 추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주식 투자를 할 때는 반드시 '투자자의 추정'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 추정은 틀리게 마련이다.

추정이 현실과 더욱 크게 틀리게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추정에 필요한 변수가 많아지고,
2) 추정을 하는 미래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DCF나 RIM은 추정 기간이 길 수밖에 없고, 중간에 어떤 변수에 의해서 적정주가는 심하게 왜곡된다. 중요 팩터의 변수값을 살짝만 조정해도 목표가가 크게 변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것이다. 이것을 내 입맛대로, 구색대로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 사실 DCF나 RIM은 사칙연산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이지만, 그 이면에 내재된 여러가지 변수에 대한 사용 기술, 철저한 기업의 질적 분석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용이 매우 까다로운 툴이다


그리고 또 문제가, COE나 CAPM, WACC과  같은 도구들은 상아탑에서나 유용하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유용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암튼, 추정에 필요한 변수는 최대한 줄이는 심플한 투자, 추정 기간은 본인이 내다보는 선에서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되려 개인투자자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약에 굴리는 자금 규모가 크고, 내다보는 안목이 길다면 그 사람은 어느 정도 트레이더에서 인베스터로 진화중인 사람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고 그나마 워런버핏의 흉내 정도는 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런 시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현금흐름할인방식의 밸류에이션 도구를 아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게 있어서 그 툴은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툴임에는 분명하고 유용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한국이 처한 경제 환경과 그런 환경에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과연 저런 툴을 이용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에 의문을 다는 것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했으며, 회계 법인에서 일했던 회계사 친구(4대 펌에 있다가 지금은 VC로 이직). 주식 투자로도 곧잘 수익을 내는 그 친구가 한말이 생각난다.

"밸류에이션이요? 1년치 예상 EPS에 주고 싶은 PER 퉁 때리는게 그나마 제일 정확해요." 농담삼아 던진 말이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2015년 9월 22일
송종식

2015년 9월 16일 수요일

케이에스피, STX계열사 인수하고 중견기업으로 도약 가능할까?

케이에스피(KSP). 시총이 200억대 중반에서 왔다갔다 하는 작은 기업입니다. 작년 매출이 369억, 영업손실 11억. 자본총계가 700억 정도에 총 자산이 1,170억 정도 되는 회사입니다. 얼핏보면 좀 부실해보이기도 하고 또 얼핏보면 저평가 같아 보이기도 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서 어쩌면 재미있는 재미있는 투자포인트가 될만한 걸 찾았습니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일단 투자포인트를 다루기전에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정도는 체크를 하는게 좋겠죠. 

동사의 주력 매출원 <출처:KSP사업보고서, 송종식>

선박용 엔진 밸브와 형단조 부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최근 실적 기준으로 매출은 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6할 정도가 선박 엔진 밸브에서 나오고 4할 정도가 형단조 부품 제조에서 나옵니다. F/W사업도 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매출 비중이 미미해서 별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선박용 엔진 밸브는..


엔진 내연 활동에 필요한 핵심 부품입니다. 선박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선박에 필요한 부품입니다. 엔진 없이 가는 배는 없을테니까요. 내연 기관이다보니 열과 압력을 견뎌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높은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수입에만 의존하다가 KSP가 국내 최초로 국산화 한 부품입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3년, 7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성 부품입니다. 비록 B2C 접점을 가진 모델은 아니지만 무역이 계속되는 한 배도 계속 필요할테죠. 그렇다면 엔진 밸브의 교체 수요도 꾸준할거구요. 버핏의 질레뜨 주요 투자포인트 중 하나도 면도날의 지속적 교체에 있었죠.

그리고 선박용 엔진 밸브는 만든다고 무조건 판매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엔진 메이커들의 제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제조 승인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다. 한마디로 기술 장벽, 승인 장벽 등 다양한 해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사의 선박 엔진 밸브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으로 독점 수준입니다.

형단조 제품..


동사의 형단조 제품은 주로 플랜트 파이프라인 이음쇠(flange)나 건설 장비 기계류에 들어가는 기어용 부품입니다. 프레스로 찍어내서 제조를 하구요.

형단조 제품은 100kg 이하의 제품과 이상의 제품으로 나눠보면 100kg 이하의 제품은 마켓 사이즈가 6할 정도 되며, 경쟁이 치열하고 동사의 점유율도 높지 않습니다. 반면에 100kg 이상의 제품은 마켓 사이즈는 4할 정도 되며 동사가 독점하는 시장입니다.

주주구성


지분구조 <출처:전자공시>
동사의 발행 주식 수는 944만 주 정도됩니다.

이 중에서 5% 정도가 자기 주식이고 나머지 95% 주식 중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4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5%로 잡혀있는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과 네오플럭스가 출자한 투자조합 보유 지분입니다.

나머지 40% 정도를 기타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353만 주 정도 되고 최근 주가 기준으로 시가 환산하면 100억 원 정도 되는 작은 규모입니다. 큰손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시세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준입니다. 현재는 평소에 거래대금이 몇백만원 수준입니다.

사채업자, 기업회생절차 그리고 한국공작기계


과거 워낙에 업황도 좋았고 실적도 좋았습니다.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고 기술력도 탄탄한 우량한 기업이었죠. 그런데 이 회사에 비극이 드리우게 된 스토리가 있습니다.

창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지분 44%를 네오플럭스에 매각했습니다. 네오플럭스는 차익을 실현하며 이스트블루 측에 지분을 매각합니다. 이스트블루는 알고보니 명동 사채업자의 법인이었습니다. 이 사채업자는 케이에스피의 자본금 250억을 횡령하고 사채와 어음을 남발하여 600억 정도의 부채를 남깁니다. 이후 우량기업이었던 케이에스피는 부실기업이 됩니다.

2008~9년 경에 케이에스피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고 3년만인 2011년에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합니다. 보통의 기업들보다 빨리 기업 회생 절차를 졸업했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10여개의 탄탄한 기술과 영업망 덕분에 회사는 빚을 거의 다 갚습니다. 이후에 동사를 눈여겨 보고 있던 한국공작기계가 나머지 빚을 탕감해주고 대주주로 등극합니다.
최대주주 한국공작기계의 영문 로고와 제품 <출처:한국공작기계 웹사이트>

최대주주인 한국공작기계는 CNC 장비 전문 제조기업입니다. 작년 매출 877억, 자산 2,140억의 중견기업입니다.

리스크 / 들쭉날쭉하며 감소하는 과거 연간 실적


사채업자의 공격으로 동사의 실적은 2008년 이후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계열사인 신영중공업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2008년에는 최악의 한해를 보냈습니다.

지난 10년간 동사의 요약 실적, 2010년부터 IFRS별도 <출처:KSP사업보고서, 송종식>

그 여파는 2011년에 마무리가 됐지만 아직 조선 업황이 어려워진 관계로 매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방 기업들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그나마 회사가 큰 적자를 내지 않고 버티는 수준, 최근에 들어서는 분기이익이 흑자 전환한 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점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리스크 / 어려운 국내 조선 산업과 연동되는 실적..


동사 매출은 당연히 선박 건조량과 연동됩니다.

선박 건조량과 매출액 연동 여부 체크, 2010년부터 IFRS별도 <출처:KSP사업보고서, 통계청, 송종식>

국내 조선사들이 잘 나갈때, 동사도 잘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후반에 사채업자가 회사를 인수하고 횡령과 사채 남발을 통해 회사를 망가 뜨리면서 2011년까지의 조선업 호황을 전혀 누리지 못했습니다. 회사로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2010년대 들어서 중국 조선사들이 약진하면서 국내 조선회사들이 어려움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수주 선박수와 선박 건조량이 모두 줄어드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동사의 매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사의 외형적 성장은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량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무순이 인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중국 조선사들의 실적도 함께 봐주면 될 것 같습니다.

투자포인트 / 일시적일지라도 분기 실적 턴 조짐?


어려워진 조선 업황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죠. 현대중공업은 몇 분기째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고, 다른 대형 조선사들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이런 시절인데도 불구하고 동사는 분기 이익이 자견 4분기에 흑자 전환한 후에 조금씩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래는 강한 기업이라는 반증이죠.

KSP의 과거 10개 분기 실적 추이, IFRS별도 <출처:KSP사업보고서>

동사의 분기별 요약 실적입니다. 2014년 1분기에 바닥을 찍을 실적은 그 이후에 분기별로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매출도 미미하나마 증가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선 상태입니다. 상선 발주가 내년까지는 늘어난다는 소식도 있던데 그 영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의 조선소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점도 일부 영향이 있을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대형 조선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로 봐서 그 부분은 큰 영향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에 현대중공업 주가도 바닥에서 조금 올라 온 상태인데 조선이나 경기민감 산업쪽에서 좋은 소식이 있는건지 조금 더 두고 봐야겠네요.

투자포인트 / 그래도 현금은 잘 도는 편


최근 들어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당기순이익 <출처:KSP사업보고서, 송종식>

2012년부터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이 좋습니다.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낼때도 현금흐름은 계속 좋아서 회사에 문의를 해보니 원래 현금흐름은 나쁘지 않은 회사다.. 정도의 의미없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투자포인트 / 항공, 우주 R&D?


향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인류의 미래를 만들어 갈 부분이 항공, 우주 분야인건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동사는 현재 항공, 우주 쪽 제품 R&D에 돌입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3년 후, 즉 2018년부터는 항공기 부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신규 먹거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선박 다음은 항공, 우주 <출처:사람인, KSP사업보고서>

채용 사이트인 사람인에 소개된 업종을 봐도 '조선, 항공, 우주'라고 명기돼 있습니다. 회사가 향후 조선 뿐 아니라 항공기와 우주관련한 부품도 만들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부품은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원래 하던게 있으니까요.

핵심 투자포인트 / STX의 중국 계열사 인수로 몸집 불리기 도전


KSP에서 STX의 거대 계열사(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를 인수하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이 부분이 케이에스피의 핵심 투자포인트 입니다. 개요부터 왜 투자포인트가 되는 것인가까지 찬찬히 확인해 보겠습니다.

2013년 1분기 STX의 분기보고서 중 계열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분입니다.

무순이의 역할 <출처:STX사업보고서>

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는 '선박용엔진핵심부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KSP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구:STX중공) 공장 전경 <출처:STX 2013년 사보>

2013년 STX 사보에 소개된 무순 공장의 모습입니다. 세계적인 4행정 엔진 메이커라고 소개가 돼 있네요.

과거 STX의 무순이 지분율 <출처:STX사업보고서>

2013년 1분기 STX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계열사 정보에 STX중공(무순)유한공사에 대한 STX의 지분율이 100%로 보유중이라는 표시가 나옵니다. 중국회사와 JV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STX의 해외법인 구조조정 공시 <출처:STX사업보고서>

2013~2014년 STX는 강도 높은 구조정에 들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해외계열사를 비롯한 알짜배기 회사들이 대거 계열사에서 제외됩니다. 2014년 1분기보고서를 보면 STX중공(무순)유한공사를 비롯한 몇개 계열사가 STX로 부터 계열제외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배력이 상실된 계열사에 대한 공시 <출처:STX사업보고서>

'약정'에 따른 지배 상실이라고 하는데, 어떤 약정일까요?
일단 이 시기즈음해서 케이에스피의 재무제표 한 번 보시죠.

250억 수준의 장기차입금 증가 <출처:네이버 금융>

동사는 부채비율이 원래 20~30% 정도였습니다. 거의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구요. 그러다가 작년에 갑자기 장기차입금이 250억 가까이 늘어납니다. 뭔가 하기 위해서 돈을 빌렸겠죠.

투자자산의 증가 <출처:네이버 금융>

빌린돈은 전액 투자자산 계정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STX무순을 향한 금전대여 결정 공시 <출처:전자공시>

투자자산에 잡혀 있는 250억이 STX가 계열사에서 제외 시켰던 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에 나가있는 돈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2014년 1월에 올라 온 공시인데, 250억을 운영자금으로 빌려주고 연리 6%를 2017년 12월 말일까지 받는다는 계약입니다.

150억 출자 전환 부분에 대한 참고사항 <출처:전자공시>

특이사항은 150억에 대해서는 향후 무순이의 보통주로 출자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내재돼 있는 부분입니다. STX는 자금 사정이 어려워서 긴박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시기였죠. 그러니 현금이 급했을겁니다. 현금을 받으면서 무순이에 대한 경영권을 단돈 150억에 케이에스피로 넘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채용 사이트에서도 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 이름 앞에 STX가 떨어지고 KSP가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계약내용로 보면 출자전환 기간은 2017년 12월까지로 돼 있습니다. 2017년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경영권은 KSP가 넘겨받고 인수인계를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STX무순이 아니라 KSP무순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현장 <출처:일간조선해양>

회사에서 말하기를 출자전환 기간은 2017년보다 앞당겨 질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KSP무순 공장에는 아직까지 STX 출신 기술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고 KSP에서 보낸 사람은 파견 수준이라고 합니다.

250억 대여 당시 무순이에 대한 요약 정보 <출처:전자공시>

동사가 무순이쪽으로 250억을 대여해주고 150억에 대해서는 출자 전환 권리를 가진 워런트를 획득했을 때 무순이의 자산총계는 2,029억, 자본총계는 1,018억, 매출 675억짜리 거대한 법인이었습니다. 동사 시총이 250억 수준이니 무순이에게 케이에스피가 얼마나 큰 베팅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KSP에 무순 법인을 넘기기 직전 빅배스 포착 <출처:STX사업보고서>

하지만 STX가 바보가 아닌 이상 자본 1,000억짜리 법인을 단돈 150억에 넘길리는 없겠죠. 2013년에 대규모 빅배스가 일어납니다. 그동안의 부실을 적자 한번으로 다 털어내고 정확하게 반올림해서 자본을 털어먹고 KSP에게 법인을 넘긴 듯 합니다.

그렇다면 KSP는 손해를 본거냐? 그것도 아닙니다. KSP와 STX가 서로서로 윈윈한 거래로 보입니다. STX는 자본잠식된 법인을 부채까지 얹어서 털어낸 다음 급하게 현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KSP는 영업권(goodwill)과 기존 제조 설비 공장을 단돈 250억에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KSP가 무순 공장을 가지고 옴으로써 얻는 혜택은 1) 자연스런 중국 진출, 2) 기존 제조설비를 넘겨 받음으로서 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추가적인 리스크 절감, 3) 무순이의 기존 영업 노하우 전수.. 등이 있겠습니다. 비록 자본 잠식 상태에 부채 1,000억 짜리 법인이지만 이익만 낸다면 추가적인 capex 투입이 별로 필요없으니 곧바로 자본이나 잉여금으로 돈을 쌓을 수 있겠습니다. 영업이 잘 안된다고 해도 채권자나 제3자들에게 회사를 넘겨버리면 그만이구요.

중국 랴오닝성 무순(Fushun)시의 위치 <출처:구글맵>

참고로 무순시는 요즘 한창 핫 한 동북아개발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치가 훈춘시쪽에 조금 더 가까워서 러시아의 바다나 북한의 동해를 이용해서 북극항로나 태평양까지 이용할 수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근처 다롄 인근에 중국 1위 조선소 COSCO등 큰 부품 수요처가 몇개 있으니 지리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 북한 - 러시아 등 동북아개발이 본격화 되면 꽤 빨리 발전할 지역이라고 생각됩니다.

투자 심리와 시장 분위기


워낙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라 투심 분석이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자칫하면 거래량 부족으로 상폐까지 갈 가능성도 있는 종목이니까요. 평소에 거래대금이 백만원, 이백만원 수준입니다.

올해 일봉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일봉을 보면 올해 초에 누군가의 손이 타고 있는 것 같은 거래량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매집을 하는 것일까요?

과거 9년간 주봉상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우리나라 조선 업황이 한창 좋을때는 시총이 3,000억 가까이 갔던적도 있습니다. 그 이후에 업황 악화, 사채업자의 공격, 실적 악화 등으로 주가는 장기간 내리막길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결론


단기적으로 '국내 상선발주 증가' 등의 이슈가 있기는 하지만 거시적으로는 조선 산업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건 외면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 사업 진출을 위한 STX의 거대 계열사를 인수하는 전략은 좋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동사의 투자 포인트는 STX의 계열사이던 무순이 인수, 그리고 무순이의 정상화 가능 여부에 달렸습니다.

동사에서도 추후 인수가 된다면 중국 조선사 상대로 영업을 하겠다고 했고, 회사 돌아가는 상황을 봤을 때 인수는 거의 확실시 되는 것 같습니다. 단지 출자전환이 2017년까지 기다렸다가 되냐, 그 전에 되냐하는 시간 문제일 뿐이겠죠. 경영권+지배권을 획득하게 된다면 무순이 재무제표는 연결로 잡힐테구요.

크게 3가지 정도의 경우로 나누어 미래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1) 무순이 인수에는 성공했으나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경우


이게 가장 최악의 경우입니다. 무순이를 턴어라운드 시키지 못하고 연결로 적자가 누적되는 케이스인데요. 이 경우에도 KSP의 카드는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채권자들에게 회사를 넘겨서 청산시키거나, 다른 투자자에게 법인을 그대로 넘기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KSP에서도 무순이를 턴 어라운드 시킬 자신이 있으니 회사 운명을 건 거금을 빌려서 투자를 했을거라 생각됩니다.

2) 무순이 인수가 없던 일로 되는 경우


이 경우에는 그동안 받던 이자 6%만 받다가 그냥 모든게 없던 것으로 되는건데요. 뭐 회사에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경우입니다. 무순이에게 대여한 자금을 돌려받고 부채 250억을 갚으면서 부채비율과 이자 부담이 내려가겠죠. 이 경우도 STX가 무순이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얼마나 가능성이 높은 케이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무순이 인수하고 나서 무순이 실적 턴어라운드 되는 경우


당연히, 이게 가장 좋은 케이스입니다. 설비를 아예 새로 건설하는게 아니므로 무순이에 추가적인 capex는 많이 안들어갈테구요.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이익은 곧바로 자본을 늘리거나 잉여금을 쌓는데 쓸 수 있습니다. 우량한 계열회사 덕분에 자산도 늘어나고 이익도 늘어나면서 연결 EPS도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무순이가 한때 자본총계 1,000억, 자산총계 2,000억 연매출 1,000억을 하던 회사입니다. 최정점의 시대만큼은 당장 힘들더라도 그 이상 클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죠. 중국 조선사 상대로 꾸준히 영업을 잘 해나가다 보면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무순이에 대한 투자가 실패한다고 해도 현재 시가총액은 250억 남짓에 PBR은 0.3x대로 안전마진이 충분한 가격대에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올해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무순이 대여 자금을 갚고 나면 부채비율도 20%대로 다시 떨어집니다.

무순이에 대한 투자가 정상적으로 잘 진행된다면 일단은 자산 2,200억대의 중견기업이 됩니다. 여기에 모회사가 턴어라운드 기조만 잘 유지해주고 무순이가 연간 몇십억이라도 이익만 꾸준히 내주기 시작하면 순이익 상으로도 큰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KSP가 무순이 인수 후, 현 국내 조선사 중심의 영업 노선을 깨고 중국 조선사에 얼마나 영업을 잘 하는지에 따라 회사가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고 못하고가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순이익이 50억만 나줘도 per 5배면 250억, 10배면 500억이니 기대가 됩니다.

2015년 9월 16일
송종식 드림

알림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5년 8월 31일 월요일

화진, 땅굴파기는 계속되고 주가는 너무 싸다

주가 흐름만 놓고 보자면 올해 위너는 바이오, 제약, 음식료 정도 되겠습니다. 반대로 올해 루저는 철강, 자동차, 조선이었죠. 화진은 루저인 자동차 섹터에 들어가는 종목입니다. 올해 내내 하락만 했습니다. 저도 주가가 내려가면서 비중을 조금씩 높였기 때문에 이제는 화진이 제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커지고 있습니다. 화진의 비중이 처음부터 높지 않았기 때문에 계좌 전체적으로는 수익 중이지만 화진 한 종목만 놓고 보면 평가손실이 꽤 큰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크게 동요하거나 개의치는 않고 있습니다. 몇 가지 흠이 있는 관계로 필립피셔가 말하는 위대한 기업은 될 수 없을지 몰라도, 여전히 훌륭한 기업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루저는 내일의 위너가 될지도 모르죠.

화진의 52주간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2014년 5월에 고점을 찍은 주가는 최근까지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최근 4,000원을 깰 뻔했는데, 이때 시가총액이 500억 원 초반대까지 싸졌습니다.

작년 매출이 1,255억, 올해 반기 매출이 581억, 올해 반기 영업이익이 54억입니다. 순자산은 795억이네요. 시가총액이 일시적으로 500억 원 초반대까지 낮아졌고 지금은 581억입니다. 작년에 주당 150원 배당을 줬으니 4,000원에 매수할 수 있었다면 작년 기준으로 세전 시가 배당률도 2.6%네요. 정말 쌉니다.

이 회사처럼 주가가 고점에서 반 토막이 날 정도라면 1) 회사의 장래가 앞으로 망할 일만 남았거나, 2) 실적이 급속하게 감소해서 머지않아 적자 기업 수준으로 전락하거나 하는 수준의 충격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화진의 분기 매출 추이 <출처:화진 사업보고서, 송종식>

분기별 매출 추이를 보면 실제로 성장세는 주춤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주가가 반토막이 날 정도로 역성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게다가 그 어렵다는 자동차 업황의 폭풍속에서도 분기 매출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화진의 분기별 이익 추이 <출처:화진 사업보고서, 송종식>

주가가 꺾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매출은 안 꺾이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익과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2년 3분기에 17%에 육박했던 opm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서 올 2분기에는 8~9%대로 추락했습니다. ROE가 계속 하락하다보니 주가도 슬금슬금 하락한 것 같습니다. 도장파트가 늘어나면 이익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합니다. 자동차 업황의 어려움도 화진의 주가 하락에 한몫했구요.

현대차의 일간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업황을 가장 손쉽게 파악하는 방법으로 현대차의 주가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근 시장이 무너지면서 예민한 돈들이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되는 자동차 업종으로 몰렸습니다. 현대차 주가도 일단은 고개를 틀어올리는 모습이고, 많은 자동차 부품주들도 다시 올라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데드캣 바운스인지 변곡점이 발생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켓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저 현재 상황 흐름만 보자는 것입니다.

현대차가 고개를 들고 있으니 동사 주가도 머지않아 따라가야 정상이라고 봅니다.

현대차의 최근 5년간 요약 실적 <출처:네이버 금융>

현대차의 실적을 보면 이익이 다소 감소하고는 있으나 매출은 어쨌든 조금씩 늘고는 있습니다. '주가가 반토막 날 정도인가?'하는 의문이 들지만 시장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거겠죠.

기업은 성장해야 하지만 현대차의 성장을 가로 막는 가장 큰 3가지 요소를 찾아보자면 1) 엔저 2) 중국 내수에서 로컬 업체들과 경쟁 격화 3) 내수 시장에서 외제차 판매량 증가 정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2주간 JPY/KRW 환율 <출처:블룸버그>

3년 내내 내리던 엔화는 1엔당 8.8원을 저점으로 반등해서 52주만에 최고가인 10.12원을 돌파했습니다. 1엔에 15원을 넘나들던 엔고 시절에 비하면 아직 여전히 엔저의 그늘아래 있습니다만 무한정 계속될 것 같던 엔저 공포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는 모습입니다. 자동차 업황을 억누르던 한 축이 해소되는 모습입니다. 엔저 마무리 역시 데드캣바운스인지 지속적인 방향성을 가진 것인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합니다.

화진의 사업장별 2015년 반기 실적 <출처:화진 분기보고서>

화진의 사업장별 반기 실적입니다. 최근 계속 발목을 잡는 게 중국 사업장의 실적입니다. 중국 사업장 실적을 체크해 보겠습니다.

중국 공장은 1분기에 92억 / 3억의 실적을 냈고 올 반기까지 201억 / 8.7억의 실적을 냈으므로 2분기에 중국 사업장에서는 109억 / 5.7억 정도의 실적을 냈습니다. QoQ로는 턴을 했는데, YoY로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올 7월 중국의 신차판매는 yoy 7.1% 감소했고,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는 30% 가까이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중국 쇼크가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중후장대 산업은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포스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중공업 등 거의 모든 대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어려움을 겪는 중후장대 산업 중에서 현대차는 조금 나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은 듭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고전하는 반면에 그래도 인도 시장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7월 판매량이 yoy 24% 증가했습니다. 중국, 러시아 시장이 어렵고, 인도, 북남미, 유럽에서는 그래도 선방해주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해외 판매 실적이 조금 더 나아질 기미는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에 와서 화진 주식을 팔 생각은 없습니다. 업황이 어려운 와중에도 적자를 내지 않고 꾸준히 이익을 내주는 모습이 강한 기업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어려워도 일본에 납품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되니 그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감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ROE 13%~15% 수준인데 PBR은 0.7배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업황의 어려움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주가가 더 내려갈 소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아무리 내려가도 동사와 같은 기업이 PBR 0.5배 이하로 내려간다면 저는 지속해서 추가 매수를 할 생각입니다.

앞서 살펴봤지만 주가가 정말 싸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고잉컨선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강력한 상승 요소도 필요합니다. 1) 신규 업체의 수주를 하루 빨리 따는 것, 2) 세계적인 자동차 판매 부진 현상이 끝나는 것, 3) 중국 자동차 시장의 로컬 업체 강세가 끝나는 것, 4) 엔저가 끝나는 것, 5) 도장파트 일거리를 줄여서 opm을 높이는 것 정도가 떠오릅니다. 이 중에서 어느 하나만 잘 풀려도 화진의 주가는 훨훨 날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분기 이익률이 조금이라도 턴만 해줘도 시장에서는 바로 반응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워낙에 싼 기업인데다, 오랫동안 '쩔어' 있었기 때문이죠.

어쨌든 지금은 오히려 조금씩 더 사고 싶고 손절매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네요.

2015년 8월 31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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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5년 8월 25일 화요일

베트남(호치민) 현지에서 주식 계좌 개설하기

호찌민 현지에서 주식 계좌 개설 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직접 발로 부딪혀 가며 얻은 정보이니 가치는 충분히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증권 계좌 만든다고 날씨도 더운 나라에서 정말 많이 삽질했네요.

우리나라에 신한금융투자 등을 통해서 매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현지 브로커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게 좋아서 SSI를 통해서 직접 계좌를 개설했습니다. 베트남 주식을 세계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매매하려면 SSI가 제공하는 E-Trading 시스템이 가장 편리하기도 하구요. SSI는 베트남 1~2위권 증권사이고 우리처럼 브로커리지 서비스 중심의 회사입니다. 호치민 시장 브로커리지 점유율은 1위네요.

최근에 외국인 상대로 베트남 증권 계좌 개설하는 과정이 간소화돼 매우 간편하게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1) 준비물

  • 여권 원본
  • 여권 사본 3부
  • 여유있게 돈 5만 동(2,500원) 정도

2) 여권 사본 3장 공증 받기


과거에는 범죄 사실 증명서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서류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호치민 현지에 왔다갔다 해야했구요.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이 증권 계좌를 만들기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여권만 있으면 증권 계좌를 개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공증 받은 서류를 되게 좋아(?)하는데요. 여권도 공증 받아야 합니다. 공증 받은 여권은 원본 여권과 비슷한 법적 효과를 가지게 됩니다.

여권 공증은 District 1 Committee(Ủy ban nhân dân quận 1)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해 주세요.

호찌민 1군 인민위원회 주소 : Lê Duẩn Bến Nghé Quận 1 Hồ Chí Minh

노트르담 성당과 호찌민 중앙우체국 사이, 금호아시아나플라자와 다이아몬드플라자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기는 쉽습니다.

1군 인민위원회 입구 모습 <출처:구글파노라마 이용자 Hoang Viet Quan님>

1군 인민위원회 입구는 위의 사진처럼 생겼습니다. 철창으로 된 대문으로 들어가면 안에 입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때 건물로 쭉 들어가지 마시고 왼쪽 복도로 가시면 사람들이 앉아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번호표를 하나 뽑아서 대기하시면 됩니다.



내 순서가 되면 공무원이 부르는데, 여권 3장 공증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바쁘면 인쇄는 안 해줄 수 있으니, 복사본은 따로 인쇄해서 가져가시면 업무가 편하게 진행됩니다. 공증 도장만 찍으면 되니까요. 저는 한 장에 6,000동(300원) 주고 복사본 공증을 받았는데요. 나중엔 더 오를지도 모를 일이죠. 그래서 넉넉하게 5만 동 준비해서 가시라고 한거구요. 이 이후에는 증권 계좌 만드는데 돈 들어갈 일은 없습니다.

3) SSI 증권사에서 계좌 만들기


인민위원회에서 공증받은 여권 사본 3장과 여권 원본을 들고 SSI 호치민 지점(본사)으로 가야 합니다. SSI 호찌민 지점 위치는 아래에 지도를 하나 만들어서 첨부해 드릴 테니 지도 보시고 찾아가시면 됩니다. 1군 인민위원회 건물에서 걸어서 5분 거리입니다. 렉스호텔 광장 쪽으로 걸어서 내려오시면 됩니다.

SSI호찌민지점(본사) 주소 : 72 Nguyễn Huệ, Bến Nghé, Quận 1, Hồ Chí Minh

호치민 광장과 렉스호텔 앞에는 응우옌후에(Nguyễn Huệ) 거리가 조성돼 있습니다. 저녁에는 형형색색의 분수대가 춤을 추고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러 오는 깨끗한 거리입니다. 신혼부부가 사진을 찍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요. 이 거리가 호치민의 금융거리라고 볼 수 있는데요. SSI(Saigon Securities Inc)증권사 호치민 본점도 이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SSI 내부로 들어가면 입구 왼쪽에는 경비원 복장을 한 아저씨가 있고, 오른쪽에는 안내를 해주는 아가씨가 있습니다. 아무나 붙잡고 '증권 계좌 만들려고 왔다.'라고 하시면 잠시후에 한국인 전담 직원이 내려옵니다. 전담직원 하고 은밀한(?) 장소에 들어가서 계좌 개설 작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한국인 전담 직원이지만 베트남 현지 사람이구요. 한국말도 할 수 있기는 한데 영어로 의사소통하는게 훨씬 편리하십니다. 증권 계좌를 만드는 업무에 비교적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므로 영어를 잘 하시는 분이면 업무도 수월하게 진행됩니다. 아니면 영어 잘 하는 사람을 대동해서 가시면 편리하겠죠.

베트남 증권 계좌 개설에 필요한 서류들 <사진:송종식>

8가지 종류의 서류가 필요하대서 헑헑!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7번은 준비해왔구요. 다행이도 나머지 양식들은 SSI브로커가 전부 가져다 줍니다. 다행다행!

이렇게 SSI브로커를 통하면 편리한 점은 또 있는데요. 은행 계좌도 브로커가 만들어 줍니다. 은행은 SSI와 제휴를 맺고 있는 EXIMBANK(수출입은행) 계좌를 만들어줍니다. 베트남 최상위권 은행이니 안정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식 매매대금을 저 은행 계정에 넣어두고 주식 투자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증권 계좌 개설을 위한 여러가지 동의를 받고요, E-Trading을 위한 동의서 같은 걸 받습니다. 싸인 무지하게 많이 해야합니다.

열심히 계좌 개설 진행중.. <사진:송종식>

한국인 전담 직원이 나중에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똑부러지게 일처리 잘 합니다. 일 처리 부분에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계좌 개설 작업을 다 마무리 하셨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4) E-Trading 승인 계정 받기


호치민 현지 SSI 지점에서 증권 계정 만드는 신청을 했다면 모든 과정은 끝난 건데요. 짧으면 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SSI 증권 거래 계정과 EXIMBANK 은행 계좌 개설 메일이 도착합니다. 증권사와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을 통해서 진행됩니다. 계좌 개설뿐 아니라 중간중간 궁금하거나 필요한 사항은 SSI브로커와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됩니다.

SSI증권사 계정과 EXIMBANK은행 계좌 개설 확인 메일 <사진:송종식>

암튼 계좌 개설 승인 메일이 도착하고 나면 잠시 후에 SSI E-Trading을 승인하는 메일이 옵니다.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초기화 돼 도착합니다.

SSI E-Trading 시스템 이용 승인과 계정 정보 메일 <사진:송종식>

은행 계좌와 증권 E-Trading 계정이 만들어져서 메일로 도착했네요. 베트남 은행 계좌에 돈 넣는 방법은 추후에 기회가 되면 간략하게 다루기로 하고요. 일단은 SSI WebTrading 시스템 메일에 있는 Username과 Password를 잘 기억해둡니다.

5) SSI E-Trading 접속 확인


트레이딩 시스템은 윈도우용 HTS와 아이폰용 MTS도 제공합니다. 아쉽게도 저는 스마트폰은 갤럭시를 쓰고 있고, 컴퓨터는 맥을 쓰고 있어서 웹트레이딩을 사용해야 하네요. SSI의 WebTrading 시스템에 접근해 보겠습니다. 접속할 수 있는 페이지는 여기를 눌러서 들어가면 됩니다.

로그인 페이지가 뜨면 앞서 기억해 둔 Username과 Password를 입력합니다.

SSI WebTrading 시스템 <사진:송종식>

SSI WebTrading 시스템에 접속에 성공하였습니다. 맥에서도 잘 됩니다. 관심 종목과 계정 번호는 모자이크~ 요새 신흥국 시장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베트남도 이를 피해갈 수 없네요. 방금 캡처했는데 여기도 장이 아주 그냥 난리네요.

SSI WebTrading 시스템 사용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되면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15년 8월 25일
송종식 드림

2015년 8월 21일 금요일

오랜만에 찾아 온 급락장

약세장이 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바이오주가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작년에는 게임주로 인생 역전을 한 투자자들이 많았고, 올해는 바이오주로 인생 역전의 열차를 탄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올해 인생 역전으로 가는 기차인 바이오행 열차에 몸을 싣지는 못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훌륭한 산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매수 버튼에는 손이 잘 안나가는 것 같습니다. 제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사업보고서를 아무리 읽어봐도 이해도 잘 안되구요. 남들이 상반기에 파티를 끝내고 슬슬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는 동안 저는 손가락만 물고 있었네요.

제 포트를 구성하는 종목들은 바이오에 비하면 꿈도 크지 않고 재미없는 것들뿐입니다. 그런데도 무덤덤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보유한 회사들에 대한 믿음과 현금비중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내내 저는 파티에서 소외돼 현금 비중 40~50%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오늘 현금을 조금 더 썼습니다. 마켓 타이밍을 재는건 의미가 없습니다. 앞으로 강세장이 될지, 약세장이 될지 예측도 무의미하고 예측해도 예측대로 안 가니까요. 앞으로 시장이 더 큰 조정을 받을 수도 있을거구요.

다만, 평소에 봐 두었던 종목들이 이제는 매수해도 될 만큼 싼 구간에 속속 진입하는 것 같습니다.

마켓 타이밍은 재지 말고 기업에 집중하자


시장 참여자가 시장 상황을 아예 모른척 할수는 없습니다. 그런 상황들을 아예 무시하자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최근 시장 대내외에 노출된 악재는 말레이시아 달러 보유고 바닥설, 말레이시아와 태국발 아시아 금융위기 재발설, 그리스 위기, 푸에르토리코 위기, 남북 준전시상황 대치, 중국 경제 성장률 저하, 중국 증시 폭락, 아시아에서 유출되는 서방의 투자 자금, 미국 금리인상설 등등..

갖다 붙이자면 어떤 이유든 갖다 붙일 수 있는게 시장입니다. 오르는 시장에는 오르는 이유를, 내리는 시장에는 내리는 이유를 갖다 붙일 수 있죠.

우리는 이런 것들은 시장 참여자로서 기본 매너 정도로만 매일 업데이트하여 숙지하고 에너지의 대부분은 투자한 기업을 팔로업 하는데 써야 합니다.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는데 가격이 급락하면 당연히 매수를 해야지 매도를 하는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어제까지 20만 원 하던 나이키 신발이 오늘 10만 원 한다면 당연히 사야겠죠. 미스터마켓의 조울증은 가치투자자들에게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주식을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도 줍니다. 종종 찾아오는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야 장기적으로 자산을 꾸준히 불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시장에서는 기본을 잘 지키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 것을 끊임없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상반기까지 승승장구 하던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오링 돼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몰빵을 하고, 레버리지를 얹고, 고속성장주의 장밋빛에 도취돼 있던 분들이었습니다. 테크닉은 뛰어났지만 기본을 무시해서 일어나는 사단입니다. 부디 그분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기를 응원드립니다.

시장에 피가 낭자할 때가 매수할 때다, 설령 그것이 당신의 피 일지라도


존템플턴이 남긴 명언입니다. 약세장이 왔을 때 스스로 가장 많이 상기하는 말이고, 또 좋아하는 말입니다.

매수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2~3일만에 제 몸에서도 피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올해 수익은 아직까지 건재합니다

올해 제 투자 성과는 훌륭하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습니다. 올해 계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수익권입니다. 16.9% 정도 수익중이네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의 평가 수익이 순식간에 -10%를 넘어섰습니다. 이번 급락장에서 저도 꽤 타격이 컸는데요. 평소 보아두었던 주식들이 싸졌다고 생각해서 추가적으로 계속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저도 인간인 이상 바닥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분할매수를 하면서도 급락장에 휩쓸린 계좌는 쭉쭉 빠지고 있습니다. 저게 바로 템플턴이 말한 '자신의 피'입니다. 하락장에서는 과매도가 나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보유 종목의 평가손실이 쭉쭉 늘어나는 것은 막을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회사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잘 매수했다면 이 피는 곧 말라서 없어집니다. 시장 상황이 일시적으로 어려워 길거리엔 피가 낭자하고 제 몸에서도 피가 줄줄 흐르는건 일단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일에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계좌는 빨간불을 밝히고 있을것입니다. 물론 좋은 기업을 싸게 잘 샀다는 전제가 있을때만요.

1월에 콜로라도에서 눈보라가 치는 것만큼 흔한 일


이 말은 피터린치가 한 말입니다. 피터린치 말마따나 약세장 또는 하락장은 1월에 눈보라가 치는 것 만큼 일상적인 일이죠. 자산 시장에서 자산의 가격 등락은 항상 있는 일입니다. 상반기에 바이오주 주주분들이 정통 가치투자자들 모임에 난입해서 수 많은 조롱을 하였습니다. 마치 바이오 주식은 무한정 오를 듯이. 그렇지만 세상 어디에도 무한정 오르는 자산은 없고, 또 반대로 무한정 떨어지는 자산도 없지요.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지 않는다면요.

좋은 기업을 골라서 싼 가격에 잘 사두었다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또 이런 날이 한번씩 찾아와야 싼값에 좋은 자산을 매입할 기회도 되는 것이구요.

제 경험 공유


저도 크고 작은 하락장을 종종 경험했습니다. 요즘과 같은 하락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모르겠지만 오늘까지만 놓고 봤을 때는 파티 뒤에 뒤따르는 하락장으로 피터린치가 말한 종종 있는 눈보라 수준인 것 같습니다.

제가 겪은 하락장에서 가장 큰 실수를 했던 적은 2011년 8월이었죠. 똑똑히 기억합니다. 코스닥 시장 급락에 공포감을 못 이기고 가진 주식을 손절매했는데, 그때가 바닥이었습니다. 훌륭한 기업들이었는데 주가가 급락한다는 이유로 주식을 팔았던 것이죠. 바로 주식들은 반등했고, 저는 그해 마이너스 손실을 확정한 채로 투자를 마감 지어야 했습니다.

반면에, 급락장에서 무덤덤하게 보냈던 시간은 되려 더 큰 수익으로 돌아왔던 적이 대부분입니다. 평소 봐두었던 좋은 기업이 싸지면 가지고 있는 현금을 투입해서 주식 수량을 늘리기도 했고요. 장기간 주식시장에서 살아 있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급락장이나 약세장에서 동요하지 않고 덤덤하게 행동했던 것인 것 같습니다. 투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지식이나 테크닉이기도 하지만 종국에는 멘탈, 즉 정신력입니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됩니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부화뇌동하는 투자자가 가장 나쁜 투자자입니다.

많이 보셨겠지만, 이 글도 한번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갑니다.

쉽지 않은 시기입니다만, 이 시기만 잘 이겨내면 또다시 좋은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분들께서도 지금 이 시기를 함께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화이팅!

2015년 8월 21일
송종식 드림

2015년 8월 16일 일요일

대한약품, 2015년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그날은 전업 사무실에 조금 늦게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dartme에서 보내 준 대한약품 2분기 실적 공시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대한약품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은 누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어닝서프라이즈! +4%쯤 올랐을 때 비중을 많이 실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이 보면 '급하게 추격 매수 하는 것 아니냐?' 하실 법도 하지만 이 회사를 꾸준히 분석하고 관찰해 왔으니 무모하게 추격 매수한 건 아니었습니다.

실적 한번 보겠습니다.

2015년 요약 반기 실적 <출처:대한약품 사업보고서, 송종식>

올 1분기에 약간 주춤하던 실적이 2분기에는 분풀이라도 하듯이 잘 나왔습니다. 매출은 꾸준하게 성장 중이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 넘게 증가했습니다. 반기 기준으로 해도 13% 가까이 증가했네요. QoQ로는 전 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습니다.

실적 발표 당일 불뿜은 주가 <출처:네이버 금융>

호실적에 대한 시장의 호응으로 주가는 장중 상한가 근처까지 도달했습니다. 종가는 +21.94% 상승한 21,950원에 마감됐습니다.

과거 14개 분기 매출액 추이 <출처:대한약품 사업보고서, 송종식>

대한약품의 분기별 매출 실적 추이를 보면 꾸준히 우상향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성장주들 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매출은 아니어도 믿음직하게 증가하는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분기별 부침은 조금씩 있어도 전체적인 그림은 '이 회사가 거북이처럼 꾸준히 성장하고 있구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대한약품 사업보고서, 송종식>

과거 14개 분기의 yoy 매출 성장률을 보면 역성장 한 분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매출 증가율의 높고 낮음은 있으나 항상 꾸준히 성장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갈 확률이 높은 회사이고요.

<출처:대한약품 사업보고서, 송종식>

공장 가동률도 부침없습니다. 최근에 생산 시설 개선과 창고 증축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똑같은 가동률 95%라도 과거의 공장 가동률 95%일 때 보다 최근 생산되는 물량이 더 많습니다. 이 부분은 크리티컬 한 부분은 아니어서 가동률이 부침 없는 것을 확인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CAPA 점검은 추후에 기회가 있으면 더 정밀하게 해보겠습니다.

올 2분기 재무상태표의 일부 <출처:대한약품 사업보고서>

부채비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해서 올 2분기에 드디어 부채비율 100% 선이 무너졌습니다. 대한약품도 이제는 부채비율 두 자릿수의 회사입니다. 아직 개선이 필요하지만, 동사의 약점 중 하나였던 유동비율도 161%까지 올라왔습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재무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반기 연구개발비 지출내역 <출처:대한약품 사업보고서>

R&D 투자에는 여전히 인색합니다. 최근에 인건비 지출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작년에 채용 공고를 낸 학술개발부 인원들 관련 인건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기 R&D 투자 2억으로는 뭘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 생각되네요. 무의미한 수준인 듯 합니다. R&D는 여전히 '기대없음' 상태로 패스~


<출처:통계청, 건강보험심평원>

제가 몇번 인용한 적 있는 그래프입니다. 고령화 메가트렌드는 현재 진행형 입니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재앙이지만 대한약품에게는 좋은 일(?)이겠죠.. 기초수액제 시장에 큰 변화가 없는 이상은 메가트렌드대로 회사도 꾸준히 점진적으로 성장하리라 생각됩니다. 

밸류에이션 <출처:송종식>

밸류에이션 툴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100% 확신할 순 없어도 장기간 홀딩할 수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는 주식임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주봉상 박스권이 형성돼 개인적으로는 비중조절 삼아 트레이딩을 조금씩 해왔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지고 있는 주식을 지속적으로 홀딩을 하되 계속 비중 조절 트레이딩을 할지 말지를 조금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미스터마켓 심술로 아주 저가에만 매수할 수 있다면 아주 장기간 보유해도 될 텐데 말입니다. 시장이 그런 기회를 줄지….

2015년 8월 16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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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5년 8월 9일 일요일

신성델타테크 분석, 계륵인가? 보석인가?

at a glance


알림 : 동사는 재무 리스크가 높은 기업입니다.

회사개요


  • 구 사업부문 : 가전부품(53%), 자동차부품(7%), 모바일부품, LCD부품
  • 신사업 : 헤네스(유아용 전동차), 신흥글로벌(물류, 가구)
  • 주요 거래처 :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르노삼성자동차 등
  • BW감안, 자기주식 제외 시가총액(8월 5일 현재) : 791억
  • 총 잠재 주식 수 : 24,177,107주
    • 유통 주식 수 : 19,558,616주
    • 자기 주식 수 : 788,082주
    • BW : 3,830,409주
  • 2014년 매출액 : 2,964억
  • 2014년 영업이익 : 34억
  • 2014년 ROE : 1.92%
  • 2015년 컨센서스
    • 유진투자증권 : 4,435억 / 138억 / 103억
    • BNK투자증권 : 4,171억 / 106억 / 72억
  • 2016년 컨센서스 
    • 유진투자증권 : 4,901억 / 171억 / 126억
    • BNK투자증권 : 4,564억 / 157억 / 116억
  • 현재 부채비율 : 294%

투자포인트


  • 신사업 - 유아용 전동차 제조업체 헤네스 인수(지분 60%)
    • 유아용 전동차 세계 시장 규모 : 5조 원
    • 저출산으로 인한 유아시장 고급화, 골든키즈, 1 mouth 8 pockets
    • 대당 70만 ~ 100만 원대
    • 브룬 시리즈는 최고급 라인업
    • 올해 판매 목표 5만대
  • 신사업 - 신흥글로벌 인수(지분 100%)
    •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연결 물류 매출 추가
    • 원목 가구 브랜드 미지트(MIZIT) 편입
  • 인도 경협
    • 모디 총리의 한국 방문 및 강한 경협 구애
    • 인도는 넥스트차이나 (인구 10억, 영어 가능, 빠른 성장 등)
    • LG전자는 인도에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가전 브랜드
      • 동사는 LG전자향 매출이 50%이상
  • 르노삼성자동차 턴어라운드 지속
  • 최대주주가 LG그룹 방계 일가 - 토사구팽 우려는 낮음
  • 전기차
    • LG화학향 배터리 냉각 시스템 납품
  • 자산가치
    • 토지+현금성 자산 1,402억 > 현재 시총 791억
  • 턴어라운드
    • 3~4년간 하향하던 매출이 2015년에 턴어라운드
  • 친절한 IR담당자

리스크


  • 높은 부채비율
    • 작년 기말 부채비율 188% -> 올해 294%로 부채비율 증가 (M&A 때문)
  • 낮은 재무 안정성
    • 유보율이 매해 하락 추세
    • 유동비율이 100% 미만
  • 높은 LG향 매출 의존도
    • 매출의 절반이상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향
    • LG전자의 세탁기와 에어컨 판매량이 떨어지면 매출 타격
  • 들쭉날쭉한 실적
    • 장기 실적 추정이 어려움
    •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의문, 
  • 헤네스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의 타격
  • 이자도 못 뽑는 낮은 수익성
    • 한해 이자비용 > 당기순이익
    • OPM과 NPM이 겨우 2~3%대
    • 높은 레버리지에도 불구하고 ROE 2%대, ROA 0.X%대
  • BW물량부담 : 8월 5일 현재 3,830,409주(행사가 2,394원, 리픽싱 2회)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일단은 크게 4가지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가전, 자동차, 모바일, LCD입니다. 큰 그림은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LG그룹에 소속된 대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만들어서 납품하는 회사라고 할까요. 그리고 자동차 부품쪽은 주로 르노삼성쪽으로 나가는 물량이 많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심플합니다.

LG전자에 납품되는 세탁기 부품들 <출처:신성델타테크>

먼저, 가전쪽은 LG전자 쪽으로 납품하는 부품들을 제조합니다. 세탁기와 에어컨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드럼세탁기에 들어가는 컨트롤패널, 드럼 핵심 부품인 Drum tub, Dryer Drum과 같은 핵심 부품들을 만듭니다. 비드럼 세탁기에는 커버와 컨트롤 패널등의 부품을 제조해서 LG전자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LG전자에 납품되는 에어컨 부품들 <출처:신성델타테크>

에어컨의 경우에는 실외기에 들어가는 팬, 일체형 시스템 에어컨에 필요한 프론트 패널, 벽걸이나 스탠드형 에어컨에 들어가는 프론트 그릴과 같은 부품들을 제조해서 납품하고 있습니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으니까, 당연히 LG전자에서 세탁기나 에어컨을 많이 팔아야 동사 매출도 잘 나오겠죠.

르노삼성자동차에 납품되는 자동차 부품들 <출처:신성델타테크>

자동차 부문에서 제조하는 것은 주로 사출물입니다. 매출은 르노삼성자동차쪽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차량 인테리어 파트에 들어가는 캇핏용 내장 사출물, 문 안쪽에 들어가는 사출물 등을 만듭니다. 차량 외장에서는 휠 디스크 커버, 범퍼 등을 만들고, 테일램프, 헤드램프도 만듭니다. 그리고 엔진커버나 에어컨 유닛도 만듭니다. SM5, SM7과 같은 차량 들이 잘 팔리면 동사 실적도 잘 나옵니다.

그 외에도 모바일 부품이나 LCD부품도 만들고 있지만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닌 듯 합니다. 매출 비중은 LG전자쪽으로 납품되는 세탁기와 에어컨 부품의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주주구성과 지배구조


1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총 발행된 주식은 20,346,698주 입니다. 이 중에서 자기 주식 788,082주를 빼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은 19,558,616주 입니다. 우선주는 없고 BW부담이 조금 있습니다. BW 추가 리픽싱이 없고 현재 수량만을 기준으로 해보면 3,830,409주의 BW부담이 있습니다. 2회 리픽싱이 됐고, 현재 행사가는 2,394원입니다.

주주현황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 보유 현황, 2015년 1분기말 현재 <출처:신성델타테크 사업보고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소량 변동이 있긴 했지만 올 1분기에 보고된 자료와 큰 변동은 없습니다. 구자천 대표이사가 17.6% 남짓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5% 정도 수준이 됩니다. 특수관계인에 포함되지 않는 5% 이상 보유 주주는 고목델타화공이라고 하는 일본계 기업이 지분 14.92%를 보유하고 있는게 전부입니다. 고목델타화공은 신성델타테크가 설립될때 합작 자본을 대주었던 법인입니다. 소액 주주의 비율은 40% 남짓됩니다.

계열회사


2015년 1분기 현재 계열회사 현황 <출처:신성델타테크 사업보고서>

저 많은 회사를 일일이 다 볼 필요는 없고, 특이한 회사들만 체크하면 됩니다.

[헤네스]

올해 들어서 투자자들에게 주목 받는 회사입니다. 영유아 아동이 있는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는 법인이고요. 아쉬운 점은 지분을 60%밖에 취득을 못한 점입니다. 작년에 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자산 88억짜리 법인인데 5억 6천만 원에 인수했습니다. 헐값 인수 느낌도 나는데요. 헤네스 이 녀석은 현재 보다는 미래가 기대되는 회사입니다.

[신흥글로벌]

올 상반기에 지분 100%를 PBR 1배 남짓 수준으로 인수했습니다. 매출 1,000억대 이상의 법인이라 올해부터 이 회사가 연결로 잡혀서 신성델타테크 매출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물류 회사이나 개인적으로는 이 회사가 보유한 미지트(MIZIT)라는 가구 회사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미지트는 작년에 1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신흥글로벌은 작년에 11억 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고, 보통은 20~30억 수준의 순이익을 올리는 회사입니다. 이익률이 무척이나 박하지만 적자기업은 아니고 매출은 1,000억대 수준에서 정체 돼 있습니다.

[엘앤에스 신성장동력 R&BD, 아큐픽스]

엘앤에스 신성장동력 R&BD 이거는 사업체라기 보다는 펀드 비슷한건데 작년에 53억이라는 큰 손실이 났습니다. 다행인점은 동사가 보유한 지분이 5%밖에 안되는 것이죠. 게다가 단순 투자개념이라니까 뭐 일단 안심됩니다.

아큐픽스는 코스닥에 상장된 통신 장비업체입니다. 작년에 무려 77억 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이것도 다행히 동사가 보유한 지분율은 4%뿐인점이 다행이라고 할까요. 이것도 단순투자 개념으로 가지고 있는 지분입니다.

[신성테크윈]

휴대폰 부문 사업을 하고 있고 작년에 16억 원의 흑자를 냈습니다. 자산 규모는 160억 원 수준의 법인이고 동사 지분율은 44%입니다.

위의 회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회사들은 다 고만고만 합니다.
사업보고서 도표만 보면 큰 적자를 내는 줄 알았는데, 동사 지분율만 가지고 다시 계산해보면 실은 계열 회사를 통해서 연결 이익 흑자를 내고 있는 상태입니다. 일단 작년 실적만 놓고 보면 계열회사 때문에 발생하는 리스크는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한 신흥글로벌과 헤네스가 앞으로 큰 역할 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경영자


출처 : 이데일리
구자천 대표님은 1953년 경남에서 출생했고, 대표자로 일하고 있는 신성델타테크와 신흥글로벌의 법인 본사가 위치한 곳을 보면 현재까지도 경남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창원지역에서는 유력인물이며 창원상의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창원시 최고의 경영인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현재는 창원체육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님의 혈족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동사가 LG전자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일수도 있지요. 2008년 5월에는 LG전자의 구 DA 사업본부 협력회 회장으로 선임된 적도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출신이며, 은탑산업훈장, 모범경영자상 등을 받은 바 있습니다. 신성델타테크는 올해 투명회계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특별한 경영자 리스크는 감지되고 있지 않습니다.

2007년에 이데일리에 기고한 CEO칼럼을 보면 대표님의 생각이나 성향을 조금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링크 : 이데일리 기고문

투자 포인트 - 신사업(헤네스, 지분 60% 인수)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최근 동사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던 딜입니다. 'BROON'으로 유명한 유아용 자동차 제조 기업 헤네스를 인수한 건인데요, 지분 100%를 인수한건 아니고 60%를 인수했습니다.

헤네스 브룬 T870 <출처:헤네스>

동사는 가전제품 주물은 물론이고 여러가지 부품도 만들고 있고 자동차용 부품도 만들고 있어서 헤네스도 사업 연관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아기들 자동차야 모터에 바퀴 달아서 껍데기 씌우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헤네스는 그 정도는 아닙니다. 훨씬 디테일하게 잘 만들기는 한 제품입니다.

여타 제품과 마찬가지로 아이가 직접 운전을 할 수 있고, 부모님이 조종기를 이용해서 조종을 해줄수도 있습니다. 좌석에는 태블릿PC가 장착돼 있는게 특징이고요. 가족 시트와 쇼바도 달려있고 타이어도 고무타이어입니다. 헤네스보다 가격이 1/3에서 1/4 정도 저렴한 중국산 전동카도 성능이 탁원합니다만, 헤네스가 조금 더 디테일에서 고급스럽습니다. 별 차이 없는데도 굳이 100만 원이 넘는 스토케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엄마들이 많은 걸 생각해보면 이런 장난감도 조금이라도 더 고급스러운 걸 사주려고 하겠죠.

몇 가지 온라인 지표들


네이버는 우리나라 독점 검색엔진이므로 검색 쿼리 점유율이 절대적입니다. 따라서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몇 가지 도구만 이용해도 편리하게 어떤 상품의 유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자동 완성 검색어와 장난감 검색어 순위 <출처:네이버>

'헤네스'라는 검색어를 입력해보면 네이버의 자동완성 검색어가 가득 차서 나옵니다. 일정 정도 이상의 검색량이 돼야 자동완성 검색어가 생성이 됩니다. 그리고 '헤네스'와 조합된 다른 검색어들도 자동완성이 돼서 주르륵 나오는건 '헤네스' 검색어에 대한 검색량 자체가 굉장히 많다는 증거입니다. 네이버에 검색광고주로 돈내고 계신 분들은 아마 월검 검색량까지 알 수 있을거라 생각되네요. 예전엔 됐었는데 지금은 안해봐서..

장난감/교구 검색어 순위에서도 '헤네스'는 몇 달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거의 항상 5위 안에는 들어가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 1~2위 권에 있기도 하고요. 한때 요괴워치가 대유행을 할 때도 헤네스는 요괴워치보다 검색량이 많았습니다. 부모님들의 관심이 상당하다는 증거겠죠.


네이버의 검색어 트렌드입니다. PC나 모바일이나 검색량 통계 패턴이 비슷합니다. 어쨌든 이 그래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사항 한가지는 '헤네스를 검색하는 사람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그래프는 검색 쿼리의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 각 기간별 발생했던 최대 검색량을 100%로 제한하는 그래프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그래프는 더 우상향을 할수도 있습니다. 

검색량만 놓고 보면 2012년대비 현재 헤네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20배 정도 증가했다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헤네스 공식카페헤네스 사용자들의 모임 카페는 오늘 확인해보니 합산해서 회원 25,000명을 돌파했네요.

저출산으로 고급화 되는 유아시장, 1 mouth 8 pockets 등


저출산이 국가적 문제라고는 하지만 재미있게도 유아용 간식, 용품, 장난감 시장은 매해 커지고 있습니다. 옛날 같으면 한집에 자녀가 3명, 4명, 심지어 6명씩 있어서 선물을 사도 똑같이 양말 6켤레를 사야했다면 요즘은 대부분 한집에 아이 한둘뿐이니 양말 6켤레 살 돈으로 신발을 하나 사주게 됐죠. 게다가 고모, 이모는 시집을 안가고 고도 경제 성장의 과실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주머니에 돈도 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 한명에게 돈을 쓰는 사람이 엄마, 아빠 말고도 고모, 이모에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이런 이유로 유아용품 시장도 더 고급화 되고 있습니다.

'Gold Aunt'는 조카를 위해 목돈을 아낌없이 쓰는 이모와 고모를 지칭하는 마케팅 용어, 그리고 'VIB'라는 말도 있습니다. Very Important Baby의 약자입니다. 백화점에서 나온 용어인데 VIP의 어린이 용어로, 유아용품은 고급 상품일수록 더 잘 팔린다는 결과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낮은 출산율, 커지는 국내 키즈시장 규모 <출처:아시아경제, 중앙일보, 통계청, OECD Library>

그런 트렌드로 가다보니 장난감도 점점 더 고급스러운게 잘 팔리게 되는거죠.

다만, 최근에는 해외직구가 유행하다보니 일부 유아용품 시장은 타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헤네스와 같은 제품은 해외직구로 타격을 받기는 어려운 품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헤네스에겐 또 하나의 기회, 중국 시장


작년이었나요?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을 풀면서 유아용품 시장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죠. 중국의 유아용품 시장은 말그대로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뭐 인구가 많으니 뭘 해도 규모가 큰게 당연하겠지만요.

올해 중국의 유아용품 시장은 100~170조 원 사이로 시장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가 50조든, 100조든 아니면 200조든 어쨌든 굉장히 거대한 시장이라는 점은 맞습니다.

중국의 여성 1인당 출산율 <출처:세계은행, 구글 퍼블릭 데이터 익스플로러>

요새 중국은 고령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출산율 자체는 1998년에 바닥을 찍고 미미하게나마 오르고는 있습니다. 두 자녀 정책이 또 어떤 모멘텀을 발휘할지는 더 두고봐야겠죠. 물론 여전히 출산율이 낮은 수준이기는 합니다. 이론적으로 2명을 낳아야 인구가 유지되겠죠.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사고사나 병사 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셋 이상은 낳아줘야 인구가 번창하고요.

유아용 전동차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모델도 많습니다. 대부분 기능은 비슷하고 가격대는 우리돈으로 15만~30만 원대가 가장 많습니다. 헤네스는 이들 제품보다는 아주 고가에 해당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제품의 디테일 자체가 중국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브랜드 포지셔닝만 잘 되면 꽤 잘 팔릴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제품들은 비쌀수록 잘 팔리는 나라니까요.

귀한 한자녀, 그리고 부모들의 경쟁 심리


이건 직접적인 투자포인트는 아닙니다. 그냥 한번 생각해 본건데요.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자식 사랑은 유별납니다. 나쁘게 말하면 극성이기도 하고요(ㅎㅎ). 가뜩이나 요새는 한집에 자녀가 하나나 둘 뿐이니 그 각별함은 더 하죠. 게다가 사람인 자원인 나라다 보니 서로간에 경쟁 의식도 상당하죠. 길거리를 걷다가 또래가 저런 전동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내 자녀가 '아빠 나도 저거 타고 싶다' 하면 많이들 사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헤네스는 주택가 놀이터에서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일부러 저걸 타고 돌아다니는 마케팅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뭐 그렇습니다.

(참고)미국 총판 모집 관련 내용


헤네스는 미국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에 올라 온 헤네스 미국 총판 모집 관련글이 있어서 공유해드리니 한번 훑어보시기 바랍니다.

헤네스USA의 미국 총판 모집 글 <출처:헤네스USA>

위의 총판 모집글을 보면 대략의 비지니스 현황이 감이 올거라 생각됩니다. 한국에서는 인구 1,000만 명당 월 1,526대의 헤네스 제품이 팔린다고 하니 한달에 대략 곱하기 5배 정도하면 될까요. 한달에 7,600여대.. 이렇게 1년을 팔 수 있다면 91,000여 대를 팔 수 있다는 소리네요. 실제 헤네스 연간 생산 가능한 capa도 10만 대입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야 하니 보수적으로 1년에 5만 대를 팔 수 있다고 보면 되지 싶습니다.

소비자가가 대당 800불이고 총판은 65%에 제품을 공급받으니 총판은 본사로부터 대당 520불에 제품을 사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성델타테크에 포함된 계열회사 실적을 보면 헤네스는 작년에 7억 원 남짓 적자를 냈습니다. 작년 7월에 3,326대, 8월에 3,746대를 팔았으니 앞서 제가 예측한 연간 5만대에 한참 못 미치는 제품을 팔았던 셈입니다. 1년에 많이 팔아봐야 작년에 3~4만대 팔았던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연 4만대를 팔면 BEP를 넘기지 않을까 추측하며 고정비가 많은 사업이기 때문에 BEP를 넘기면서 부터 영업이익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의미없는 제조원가 추정 한번 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동일한 기능을 가진 중국제 전동차가 15만~20만원 수준에 팔리는데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박리다매 장사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정도를 전동차의 원가라 생각하고요. 헤네스에는 갤럭시 태블릿이 장착되니까 그거 대략 20만원 정도 잡고, 시트나 쇼바 같은게 조금 더 고급스러우니 5만원 제조비 추가로 잡으면 원가가 30~40만 원 쯤 될까요. 여기에 유통비 까지 하면.. 헤네스 본사에서 남기는 마진은 대당 10~15만원 정도 잡으면 될까요. 어디까지나 제 추측에 불과하니 자세한건 회사에 물어보세요. 물론 잘 안 가르쳐주겠지만요..(ㅠㅠ)

헤네스 실적 추정은 밸류에이션 단계에서 다시 진행해보겠습니다.

투자 포인트 - 신사업(신흥글로벌, 지분 100%인수)


매출 성장 기여에 가장 많이 기여한 M&A건입니다. 이 회사 인수로 무려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이 추가됐습니다. 사실 여기 대표이사도 동사 대표이사인 구자천 대표님입니다.

신흥글로벌은 통합물류사업부와 가구사업부 2개의 사업부가 나눠져 있습니다. 우선 가구사업부에서 작년에 100억 수준의 매출이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나머지는 통합물류사업부쪽에서 나온 매출입니다. 한마디로 동사의 정체성 자체는 일단 통합물류사업쪽이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신흥글로벌의 통합물류사업 프로세스 <출처:신흥글로벌>

창원을 거점으로 하는 회사인 만큼 물류센터와 글루넷도 창원에 있습니다. 광주사무소와 중국남경법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고객사이자 최대 고객사는 LG전자입니다. 사업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LG전자를 주력 고객으로 하는 동사(신성델타테크)에게 신흥글로벌 인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결정 중 하나였다고 보여집니다.

신흥글로벌의 가구 사업부 '미지트' <출처:미지트>

신흥글로벌의 가구사업부는 작년에 100억 원 남짓 매출을 올린 작은 사업부입니다. 신흥글로벌은 2012년에 미지트를 인수하였습니다. 미지트는 '친환경 원목 가구'를 제조/공급한다는 미션을 가진 회사인데, 요즘 가구 회사들이 잘 나가는데 미지트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업력은 60년이 넘었는데 회사 규모는 아직 작은것으로 보아 회사를 매우 보수적으로 경영해 온 것 같습니다.

다이앤즈위시의 제품들 <출처:다이앤즈위시>

미지트는 '다이앤즈위시'라는 어린이용 장난감 가구(?) 브랜드를 새로이 런칭했습니다. 조립식인데다 디자인도 예뻐서 홍보만 조금 더 잘 되면 꽤 잘 팔릴 것 같습니다.

미지트는 현재 국내에 108개 대리점을 통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A/S센터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은 했는데 이제 초기 단계입니다. 신흥글로벌이 가구 사업을 조금 더 파워풀하게 키워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제품 디자인도 원목을 강조한 나무결 디자인도 좋지만 다양화 했으면 좋겠네요. 가구 시장은 아직까지 파편화 된 시장이라 시장 통합만 잘 해나가면 얼마던지 제 2, 제 3의 한샘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기회의 시장이라 보고 있습니다.

신성델타테크는 올해 초에 신흥글로벌 지분 100%를 248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BPS기준으로는 PBR 1배 전후이고 실적기준으로는 PER 7~8배 수준이니 아주 싼 값에 인수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비싸게 인수한 것도 아니고 적절한 수준에서 회사를 인수한 것 같습니다.

신흥글로벌의 개별 실적 추이, 단위:억원 <출처:신흥글로벌 감사보고서>

신흥글로벌의 과거 실적 추이를 보면 신흥글로벌은 성장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2008년에 매출 1,000억 돌파후에 매출액 1,200~1,400억대 사이에서 정체 돼 있습니다. 이익도 1년에 몇 십억 수준입니다. 이익률이 박하죠. 어쨌든 이 회사가 연결로 잡히는 올해는 신성델타테크의 연결매출도 급증하겠지만 내년부터가 문제겠네요. 정체된 성장성을 인수한 회사들을 가지고 어떻게 극복할지가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보수적으로 보는편이 좋겠네요.

투자 포인트 - 턴어라운드 지속중인 르노삼성자동차


한때 판매 부진으로 큰 고통에 빠져있던 르노삼성자동차는 2014년에 바닥을 찍고 판매량이 턴어라운드를 합니다. 올해까지 1년 넘게 판매량이 yoy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닛산의 로그 물량이 르노삼성 부산 공장에서 10만대씩 추가로 생산되는 것을 제외해도 QM3등의 인기에 힘 입은 성과입니다. 특히 닛산 로그, QM3, SM5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르노삼성 공장 인근의 부산 경제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고 하네요.

현대기아차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황이지만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요새 씽씽 잘 나갑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월별 판매 실적, 단위:대 <출처:르노삼성자동차, 송종식>
- 빨간색은 내수, 파란색은 수출 -

턴어라운드는 올해 봄까지가 폭발적이었습니다. 판매량은 yoy +170%까지 치솟기도 했는데, 올 여름 들어서는 전년 동기대비 월간 성장률이 +40~50%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판매량이 증가 추세가 올해 정도 수준에서 쉬어갈 모양으로 보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상반기 판매량은 112,992대로 올해 판매 대수는 20만대를 넘길 것으로 생각합니다. 매해 20만대 이상만 판매해주면 관련 부품 업체도 한 숨 돌릴텐데 일단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동사의 사업 부문별 매출 구성 <출처:신성델타테크, 송종식>

1분기 실적만 비교한 것이라 계절적 요인은 고려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은 자동차 부문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 입니다. 그래서 르노삼성자동차가 아무리 잘 나가도 동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이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이네요.

올해 인수한 신흥글로벌의 물류매출이 워낙에 커서 동사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던 가전부문 매출이 기존의 9할 수준에서 현재는 5할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사업상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져서 한 사업에 치중된 리스크는 줄어들었습니다만, 이것이 성공적인 사업다각화가 될 지 사업다악화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4년 자동차 부문 매출액이 감소한 이유


그리고 또 하나 확인할 부분이 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4년부터 턴어라운드를 해서 실적을 잘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사의 자동차 사업부문은 2014년 실적이 2013년보다 크게 후퇴했습니다. 2013년 동사의 자동차 부문 매출은 492억, 2014년 자동차부문 매출은 287억이 나왔습니다. 전년동기대비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 부분은 현대모비스와의 거래를 끊으면서 나온 결과입니다. 현대모비스 향 매출은 컸지만 손실을 내던 사업이었는데, 2014년에 손실 사업을 정리하면서 현대모비스와의 거래도 끊었다고 합니다. 작년과 올해 르노삼성의 실적이 좋기 때문에 수익성은 당연히 개선이 되고 있고 올해는 작년 매출액 대비 기저효과로 자동차 부분 실적도 괜찮게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장의 오해 - LG전자가 힘드니까...


동사는 LG전자로 납품은 하지만 LG전자의 세탁기와 에어컨 관련 부품 위주로 납품을 하니 이쪽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그래도 우선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도록 하지요. 일단 LG전자의 최근 주가 흐름입니다.

LG전자의 주봉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LG전자의 주가 흐름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삼성전자가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LG전자는 현상 유지 조차 버거운 기업이 돼 가고 있었습니다. 주가가 이렇게 된 이유는 성장 동력의 부재, 그리고 좋지 않은 실적.. 등의 이유가 있겠지요. 간략하게 실적을 체크해 보겠습니다.

LG전자의 지난 5년간 요약 실적 <출처:네이버 금융>

오? 그런데 주가가 저렇게 박살이 날 동안 실적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습니다. 무성장에 가깝지만 어쨌든 매출은 조금이나마 증가하고 있고 이익률도 아직은 이자도 못 뽑는 수준이지만 조금이나마 개선이 되고 있고요. 현금흐름도 양호합니다. 그런데 왜 저렇게 주가가 떨어지는건지.. 아무래도 TV와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려나서 그런 것 같은데..

LG전자의 2015년 2분기 잠정 실적(연결) <출처:LG전자, 전자공시>

LG전자의 2015년 1분기 잠정 실적(연결) <출처:LG전자, 전자공시>

올해 들어서 실적이 완전히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역성장하고 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역성장 중. LG전자의 주가가 박살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일이 일어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하는데요. 스마트폰 망한거는 당연히 다 알려진 사실이니 사업보고서를 한번 열어봐야겠습니다. 2분기 사업보고서는 아직 제출이 안됐으니 1분기 것을 참고해야겠네요.

일단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를 보니 매출원가 부담이 소폭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융비용이 많이 늘었는데, 외환거래손실이 엄청난 수준입니다. 이 부분은 동사(신성델타테크)가 제품을 납품하는 것과는 크게 관련 없는 것 같으니 넘어가고요. 그럼 매출은 왜 성장을 못하고 있는지 살찍 확인하고 넘어가겠습니다.

2015년 1분기(왼쪽), 2014년 1분기(오른쪽) H&A 사업부 매출 현황 <출처:전자공시>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을 만들고 있는 H&A사업부의 매출은 작년 1분기에 4조 1,271억 매출에서 올해 4조 625억 원으로 소폭 감소를 하기는 했습니다. 세탁기와 에어컨 말고도 다른 백색가전 매출이 포함 돼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정확한 세탁기와 냉장고의 매출을 추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어림짐작만 할 뿐이죠.

생산실적을 확인해보겠습니다.

LG전자의 CAPA, 단위 : 천 대 <출처:전자공시>

미미하나마 세탁기와 냉장고의 CAPA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세탁기는 연간 1,520만 대, 냉장고는 1,077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가지고 있었네요.

LG전자의 실제 생산량, 단위 : 천 대 <출처:전자공시>

작년에 실제로 생산한 건 세탁기는 1,306만 대, 냉장고는 889만 대네요. 그렇다면 공장 가동률과 실제 생산된 대 수를 확인해보겠습니다.

2015년 1분기 LG전자의 공장 가동률과 실제 생산 수량, 단위:천 대 <출처:전자공시>

2014년 1분기 LG전자의 공장 가동률과 실제 생산 수량, 단위:천 대 <출처:전자공시>

1분기 생산량만 놓고보면 작년에는 냉장고가 228.5만 대 생산됐고 올해 1분기에는 226.5만 대 생산됐네요. 세탁기도 작년 1분기에는 321.4만 대가 생산됐고 올 1분기에는 320만 대가 생산됐습니다. 생산량이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LG전자 실적 악화의 직접 원인이 세탁기와 냉장고 때문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네요. 뭐 이정도 미미한 변동폭은 사업상 얼마든지 있는 일이라 봅니다. 이쪽은 생산/판매 실적이 확 꺾이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 이상은 일단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LG전자는 차라리 안되는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 쥐고 있을 게 아니라 지금 잘 하고 있는 백색가전 쪽으로 더 드라이브를 거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쪽은 천상계에 계신 LG전자 경영진 분들이 보잘것 없는 저보다는 더 멀리 잘 보시니까 따로 성장 전략이 있으시겠죠.


"현재 LG 전자를 괴롭히는 것 : 환율, TV, 스마트폰
동사와 직접 관련있는 세탁기, 에이컨 생산량 : 크게 문제 없다."

LG전자 관련해서는 이렇게 두줄 요약하겠습니다. 동사 주주라면 LG전자를 볼게 아니라 LG전자 내 H&A 사업부의 실적, 그 중에서도 생산 실적만 잘 추정하면 되겠습니다. 하이얼을 비롯해서 중국 2, 3위권 업체 그리고 삼성과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므로 꾸준한 모니터링이 요구됩니다.

투자포인트 -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가치가 시총보다 크다


토지(장부가) 742억 + 투자부동산(장부가) 73.7억 + 장기금융투자자산 61.8억 + 기타장기금융자산 39.9억 + 단기금융자산 178.2억 + 현금및현금성자산 307억 = 1,402억

8월 5일 현재 주가 희석 요인(워런트)까지 포함한 시가총액은 791억입니다. 현재 시총은 겨우 토지 장부가 정도만 반영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부채를 포함한 나머지 자산, 그리고 영업의 가치는 주가에 반영이 안 돼 있는걸로 생각됩니다. 헐값이네요.

밸류에이션과 결론


신성델타테크의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외형마저 몇년째 역성장을 하다가 최근에 신흥글로벌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외형 성장은 일단 신흥글로벌을 인수한 올해가 끝인 것 같습니다. 앞서 보았 듯 신흥글로벌 자체도 성장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M&A로 재무건정성도 많이 취약해졌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기존 사업과 신흥글로벌의 물류사업은 약간은 변동성이 있지만 현 수준을 유지만 해줘도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주요 고객사인 LG전자 자체도 높은 성장을 하기가 힘들고, 르노삼성과 같은 회사들도 잘될때와 안될때의 변동이 있는 회사입니다. 그러니 기존 사업들은 미미하게 자연성장만 해주거나 현 상황을 유지하는 수준만 돼도 괜찮다고 봅니다.

기존 사업들이 그래주고 있는 동시에 헤네스와 신흥글로벌 내 미지트의 사업이 좀 빨리 성장해주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이런 투자 아이디어를 가지고 동사에 투자하였습니다만 회사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과거 요약실적 (리스크 : 성장정체, 이익감소, 들쭉날쭉)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을 좋아하는 저에게 과거 경영 실적이 썰 매력적인 회사는 아닙니다. 매출은 정체돼 있었고 최근 4년간은 역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익률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2010년에 매출이 갑자기 뛰는 것은 2010년 부터는 IFRS연결 회계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를 썼기 때문입니다.

신성델타테크의 과거 실적 추이, 단위 : 억 원, %
2009년까지는 GAAP연결, 2010년부터는 IFRS연결
<출처:신성델타테크 사업보고서, 송종식>

2011년에 순이익이 한번 적자를 기록한 것을 빼면 그나마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영업활동으로인한 현금흐름이 크게 적자를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익률이 낮아서 간당간당한 수준이죠. 어쩌면 전방에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사다보니 일부러 이익률을 축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겠지요. 이익이 잘 나면 바로 CR이 들어올테니.. 그러나 일단 그런것은 확인된 사항은 아니니 공시된 재무 숫자만 보고 판단을 해보면 회사 경영진들로서는 꽤 비상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신흥글로벌, 헤네스와 같은 회사들을 인수합병 하면서 역성장을 벗어나려고 한 흔적도 보이고요.

주요재무지표 (리스크 : 재무상태가 불안정)


2015년 1분기 부채비율 : 294%
2015년 1분기 유동비율 : 86%
2015년 1분기 당좌비율 : 76%
14" OPM : 1.16%
14" ROE : 1.92%
2014년 순이자 비용 : 29억 원

대략 이 정도만 봐도 회사의 재무구조가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으시죠. 회사의 승부는 올해, 그리고 늦어도 내년입니다. 올해 확실히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이고 일정 부분 실적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수 있어야 시장에서도 안심하고 회사의 미래에 더 기대를 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


7월 6일에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 공시가 있었습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 조기 상환 공시 <출처:전자공시>

5번 항목을 보시면 상환 자금의 출처가 기록 돼 있는데 자기자금과 차입금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정확히 자기자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2분기 재무제표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이번 포스팅에서는 부채비율을 1분기 것으로 사용했습니다만, 2분기에 대차대조표 변동이 조금 있을 것 같습니다. 부채비율은 당연히 변하고요. 이 부분은 2분기 재무제표가 나오면 더 정확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의해서 볼 부분은 bond만 상환됐고, warrent는 분리형이기 때문에 그대로 남습니다. 3,830,409주의 주가 희석 요인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주가가 급락하면 추가 리픽싱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헤네스 실적 추정


헤네스에 대한 정보는 구할길이 없었습니다. 다른 업체 정보도 찾아보고 헤네스의 지난해 실적도 살펴보고 제 나름대로 상상력과 직관을 동원해서(ㅠㅠ) 헤네스의 이익을 추정을 해보았습니다. 말이 안되더라도 이렇게라도 하는편이 나을 것 같아서요.

헤네스 이익 추정, 클릭하면 커집니다. <출처:송종식>

제 나름대로 다소 공격적으로 추정한게 연간 이익 60억 수준으로 나오네요. 보수적으로 추정한건 이익이 없습니다. 그냥 0원. 그렇다면 30억 정도가 중간 정도 수준이 되겠네요. 회사에서도 올해 헤네스 판매 목표를 5만대로 잡았으니, BEP는 3만 대, 실제 판매는 5만 대 달성하고, 대당 마진 15만원 남기는 경우가 가장 가운데 값으로 나오네요. 이것을 가지고 밸류에이션을 해보겠습니다.

밸류에이션 공통 사항


  • 기본적으로 실적 예측이 매우 어려운 회사임
  • 헤네스 2016년 판매량은 보수적으로 yoy +15% 성장하는 것으로 설정
  • LG전자 H&A 사업부 생산량은 보수적으로 매해 감소하는 것으로 설정
  •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판매량 20만 대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
  • 신흥글로벌 인수 이후 매출은 크게 증가하나 이익률 개선은 힘들 것으로 예측
  • 모든 가정은 고정하고 헤네스의 이익만 조정하면서 민감도 분석
  • 헤네스의 판매량이 높을수록 P멀티플 상향 가능

밸류에이션 - 헤네스가 15년에 간신히 BEP를 맞출 경우 (보수적)



밸류에이션 - 헤네스가 15년에 BEP 3만 대, 연간 5만 대 판매, 대당 마진 15만원인 경우



밸류에이션 - 헤네스가 15년에 BEP 3만 대, 연간 6만 대 판매, 대당 마진 20만원인 경우 (공격적)



단기 투자심리


신성델타테크 일봉 <출처:네이버 금융>

일봉을 보면 연초 몇건의 인수합병건으로 성장 기대감을 받으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합니다. 거래량도 확실히 4월부터 많이 실리는 모습이고요. 그리고 5,000원이 되기전에 기업 적정가치, 성장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불안한 재무구조나 성장에 대한 불안함등이 뒤섞여서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합니다. 주가 변동성도 커졌고 헤드앤숄더 패턴도 발생을 했네요.

신성델타테크 주봉 <출처:네이버 금융>

주봉을 놓고봐도 올해 들어서 거래량이 증가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확실히 시장에서는 유아용 전동차와 신흥글로벌 인수합병으로 덩치가 커지는 점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인데요, 회사가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2,000원대와 4,000원대를 왔다갔다 하며 다시 갇혀버릴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2015년 8월 6일
송종식 드림

알림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