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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0일 수요일

세상이 테슬라와 애플카만 바라볼 때 (feat. 전기차 구매욕구)

시장은 늘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 역시 눈에 불을 켜고 넥스트 PC가 뭔지, 넥스트 스마트폰이 무엇이 될지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요즘 화두는 누가 뭐래도 단연 미래자동차와 우주, UAM 같은 것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작년 말 부터 현재까지 자동차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열기는 무척이나 뜨겁습니다.

그 중심에는 테슬라와 애플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연관된 기업들이 연일 큰 인기와 수급 몰이를 하며 시세를 분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중에 조용히 자기 할일을 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바로 유럽의 명차들입니다.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는 물론이고, BMW나 벤츠와 같은 회사들도 미래차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작년에 보았던 벤츠의 비전 EQS는 영상으로 보았을 뿐인데도 저의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사실 저는 전기차에는 아직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몇 번 전기차를 몰아보기도 했고, 테슬라의 감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만 그다지 사고 싶다는 생각은 못 받았습니다.

그러나 EQS는 정말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정도로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어른들께서 입에 닳도록 하시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부터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듣던 이야기입니다.

"얌마. 차는 그래도 벤쓰가 최고여~!"


Vision EQS 컨셉트의 외관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전기차를 보고 갖고 싶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들게해 준 자동차입니다. 말이 필요없습니다. 일단 영상을 한번 보시죠.


Vision EQS 컨셉트를 보고 떠오르는 단어는 '매끈', '반짝반짝', '전자제품'이었습니다. 공기저항을 거의 안 받게 생긴 매끈한 디자인에 차량 곳곳이 예쁜 불빛으로 번쩍 거려서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습니다. 그리고 차량이 바퀴달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전자기기 그 자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헤드램프는 멀티빔 LED보다 더 진보한 기술을 차용할 것이라고 하는데 양산된 차량에서는 어떠한 헤드램프를 선 보일지 기대됩니다. HD 디지털라이트를 차용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헤드램프를 켜기전에 홀로그램 모션 그래픽이 정말 멋있습니다.

그릴도 기존의 자동차들과 다릅니다. 블랙패널에 188개의 회로판과 5개의 개별 LED, 그리고 벤츠의 상징인 그릴 중앙의 큰 별 한개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릴을 이렇게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합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별들의 모양이 다 다르게 보입니다. 접촉사고라도 나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나올 것 같습니다. 


사이드 미러는 컨셉카라서 이런 디자인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옆차선에 차량이 있는지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에 실내의 스크린을 통해서 양쪽 차선에 차량이 있는지 확인이 된다면 사이드미러가 아예 없어도 될 것 같습니다.


공기 저항을 삭제시켜버릴 것 같은 미끈하고 아름다운 차체입니다. 힘이 좋은 모터를 사용하면서도 소음은 적기 때문에 24인치에 달하는 초대형 휠을 사용해도 됩니다. 휠이 큰 만큼 디자인도 더 큼직하고 시원해 보여서 멋있습니다.


전기차니까 당연히 머플러는 없습니다. 테일램프는 벤츠 모양으로 잘게 내놓은 수 백개의 구멍을 통해서 붉은 빛을 뿜어 냅니다.


알루미늄과 탄소섬유가 사용된 차체에 유리와 LED가 조화되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차량 앞부분의 패널에 달린 LED 불빛과 옆면의 라이트벨트 그리고 실내의 엠비언트 라이트가 조화되어 멋진 모습을 하고 달리는 모습입니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이제 벤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벤츠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소개했던 라이트벨트입니다. 라이트벨트에 불이 들어오면 EQS의 멋진 비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습니다. 위에서 보면 뚱뚱한 디자인 같으면서도 옆에서 보니 나름대로 날렵합니다.


핸들이 우리가 흔히 보던 원형이 아니라 위에 반은 잘려나가 있습니다. 이런 디자인이 편한지 불편한지는 제가 타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왜 저런 디자인을 선택했는지 그 의도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차량 안에서 컨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늘어날테니 인포테인먼트를 즐기는데 핸들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핸들의 원형 상단을 과감하게 날려 버리는 디자인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실내의 모습을 보니 개방감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은은하게 빛나는 엠비언트 라이트는 낮에도 너무 멋있기만 합니다.


2019년대 EQS 컨셉카의 실내 디자인입니다. 이 디자인도 너무 멋있지만 하단에서 소개할 MBux Hyperscreen으로 대체되면서 실내 디자인이 환상적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2021년 벽두부터 공개돼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 MBux Hyperscreen입니다. 기존의 EQS 인테리어를 완전히 뒤집는 디자인입니다.


MBux Hyperscreen은 운적석에서 조수석까지 쭉 이어져 있고, 그 폭은 141cm가 넘습니다.


디자인만 멋진것이 아니라 AI 베이스로 작동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능력도 상당히 고도화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QS Mbux Hyperscreen은 총 3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운전석 영역과 가운데 영역 그리고 조수석 영역입니다. 141cm의 전체 디스플레이가 단일 화면으로 합쳐지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대단하긴 합니다.


풀 EV 자동차 답게 계기판도 전기차를 관리하고 현황을 파악하기 쉽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위의 화면에서는 주행이 가능한 거리가 표시되어 있는 듯 합니다.


내비 성능은 어떨런지 궁금하네요. 차량의 배터리 상태와 성능 등을 감안해서 길 찾기도 인공지능으로 도와준다고는 하는데요, 벤츠는 그동안 내비게이션이 항상 문제가 많았죠.


벤츠가 바라보는 커넥티드카의 미래 비전을 잘 나타내주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벤츠만의 비전은 아닙니다. 모든 자동차 회사들은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바라보는 비전이죠. 이것을 누가 먼저 잘 구현해내서 상용화 하고 국제 표준을 만드느냐가 중요한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QS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차량은 기본적으로 도시와 소통합니다. 도시들이 스마트시티로 업그레이드 된다면 할 수 있는 역할도 더 많아질 것입니다. 도로의 여러가지 장치, 도로를 달리는 다른 자동차들과도 소통합니다. 이를 널찍한 Mbux Hyperscreen를 통해서 조작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심심하지 않겠습니다. 조수석에서도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별도의 디스플레이 영역이 제공됩니다.


영화도 볼 수 있고, 라디오도 들을 수 있고, 필요하면 인터넷도 할 수 있고 앱을 실행해서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이거 이렇게 되면 조수석에 앉은 사람하고 운전자 하고 소통이 단절될 위험도 있겠는데요?

EQS는 디자인만 예쁜 단순한 전기차는 아니고 자동차로써 갖춰야 할 기본적인 성능도 상당합니다.

WLTP 기준으로 한번 충전에 700km를 달립니다. 물론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거리가 조금 더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출력은 350kW으로 약 470마력입니다. 최대토크는 77kg.m, 바퀴굴림은 전자식 4륜구동입니다. 제로백은 4.5초, 배터리 용량은 100kWh입니다. 배터리 풀 충전에는 20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이런 성능을 보니 EQS를 정말 갖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물론 디자인이 컨셉트와 얼마나 비슷하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미래차가 가지고 있어야 할 핵심 기능은 자율주행입니다. 2020년 초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벤츠는 2020년 여름부터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습니다. 회사가 밝힌 협력의 목적은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차량용 첨단 컴퓨팅 아키텍처 개발과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입니다.

일단은 엔비디아의 오린(Orin)을 탑재한 EQS는 2024년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입니다. 기본적으로는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5단계의 자율주행을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펼쳐질 차량내 인포테인먼트를 위해서 디스플레이 환경도 점점 더 넓어지고, 차량의 통신환경도 더 다채롭게 갖추어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테슬라와 애플카만 바라보고 있지만 자동차 명가인 독일의 명차 업체들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방식대로 열심히 진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하면서 나중에 "짠!" 나타나서 세상을 놀라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

저는 궁금합니다.

테슬라가 독주하고 있는 시장에 독일의 명품 자동차들이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인지? 소위 참교육을 할 수 있을지? 벤츠와 같은 완성차 업체들은 미래차 시장에서도 선전하면서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와 역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 자동차 OS와 거기서 유통될 소프트웨어 마켓은 누가 차지할 것인지? 등등.

여러가지 생각과 상상들이 제 머리를 스쳐갑니다.

2021년 1월 20일
송종식 드림


2019년 8월 29일 목요일

투자공부를 위해 전기차를 이용해보다

전기차 시장이 이제 슬슬 꽃을 피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미온적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슬슬 관심을 좀 가져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7년 글로벌 전기차 100만대 판매량 돌파, 이듬해 1년만에 200만대 돌파
<자료출처 : 중앙일보>

개인적으로는 휘발유 차량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주에 가면 항상 오픈에어링을 즐깁니다. 그런 개인적인 취향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전기차를 선택하였습니다. 전기차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를 하기전에 워밍업을 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기차, 그 중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을 렌트하였습니다.

저는 다양한 전기차를 이용해보지 못했습니다. 단지, 제주에서 휴식하면서 아이오닉만을 이용하였습니다. 따라서, 모든 전기차에 대한 내용을 커버리지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차량을 소유한게 아니라 단 며칠만 렌트를 하였기 때문에, 소유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장단점 또한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상 협소한 점이 있더라도 이런 부분을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전기차를 이용해보고 느낀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시장에 더욱 폭 넓게 침투하려면 개선돼야 할 점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해보겠습니다. 제 개인적 기록 차원에서도 남기는 것이니 내용상 허점이 많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용해보니 느껴지는 장점


저렴한 비용


전기차의 충전 단위는 kWh를 씁니다. 제가 차량을 이용할 때는 1kWh를 충전하는데 170~200원 정도가 들었던 것 같습니다. 차량마다 다르지만 1kWh에 3km~6km를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10kWh를 충전하는데 1,700원~2,000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1,700원에서 2,000원 정도 충전해서 약 30km~60km를 이동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기름 1리터 조금 더 되는 비용으로 저 정도를 갈 수 있으니 경제성은 상당한 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승차감과 가속감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변속기가 있습니다. 전기차에는 변속기가 없습니다. 그냥 1단으로 쭉 달립니다. 대신 감속기라는 장치가 있습니다. 일정한 기어비를 갖고 감속기 개수에 따라 몇단이다 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휘발유 엔진의 드르렁 거리는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은 안 좋아하실 수 있습니다. 반면에 조용한 걸 좋아하는 분들께 전기차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신호대기중에는 차량소리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차가 꺼져있는 것 처럼 조용합니다.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으면 차가 부드럽게 출발합니다. 기어 변속 개념이 없어서 시속 100km까지도 쭉 치고 올라갑니다.

차량이 조용한 건 한편으론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차가 조용히 이동하다보니 보행자들이 차량이 오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칫하면 사고가 나기 쉽다고 느껴졌습니다.

환경을 지킨다는 좋은 기분


모두가 느낄 감정은 아닙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환경을 지키고 있다는 좋은 생각에 운전을 하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론, 전기차가 쓰기 위한 전기도 발전을 통해서 얻어집니다. 환경 오염을 100% 안할 순 없지만 그래도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들보다 현격하게 환경에 기여할 수 있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용해보고 느낀 단점


충전소의 부족


전기차를 이용하기 전부터 귀에 닳도록 듣던 소리였습니다. 제주에는 약 1,600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습니다.

제주도내 전기차 충전소 현황 <출처 : 환경부>

축소된 지도로 1,600개의 충전소들을 보면 충전소가 넉넉해보입니다. 그런데 실제 여행을 하면서는 충전소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우선은 충전 방식이 다양해서 제 차에 맞는 충전기를 찾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또, 충전을 하는 동안 관광을 하는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관광지별로 충전소가 없는 곳이 많았습니다. 충전소가 있는 곳은 다른 차들이 이미 충전을 하고 있어서 충전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또, 충전비용을 납부하는 형태도 충전기 별로 달랐습니다. 크게 두가지 정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해피이차저, 지차저). 하나는 렌트카 업체에서 준 충전 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해피이차저). 다른 하나는 충전소용 모바일 앱을 설치해서 앱에서 선결제하고 충전하는 방식이었습니다(지차저). 물론 신용카드 등 다른 결제 수단도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제주도는 섬의 크기로 보나 충전소의 개수로 보나 최적의 전기차 테스트 베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전소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꽤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제주에서도 이 정도라면 수도권에서 전기차가 늘어나면 충전 문제가 더욱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충전시간


항상 이게 문제입니다. 충전을 시켜놓고 관광을 하거나 밥을 먹으며 시간을 때워야 됩니다. 운이 좋아 숙소나 숙소 근처에 충전기가 있다면 충전을 해놓고 잠들면 됩니다. 어쨌든 충전시간은 전기차를 운행하는 내내 큰 이슈였습니다.

급속 충전소는 20~30분 안에 풀충전이 되었습니다. 완속 충전소는 풀충전에 3~5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급속 충전소를 이용하더라도 충전을 하는 동안 주변에서 20~30분은 다른 일을 봐야합니다. 충전이 완료되면 문자 메시지로 알려줍니다. 20~30분도 짧지 않기에 충전 속도 문제는 해결이 돼야하는 문제입니다.

다행으로,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문제는 해결이 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성장의 가장 큰 이슈는 '충전 시간은 짧게, 갈 수 있는 거리는 더 멀게'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메이커들을 비롯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10분 내외로 풀충전이 가능하도록 KS표준, 나아가 세계표준안이 마련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여러 기술장벽이 있겠지만 언젠간 해결될 문제들이라고 생각은합니다. 충전시간은 갈수록 더 짧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전 중 보안


제주는 최적의 전기차 테스트베드입니다. 그리고 관광객도 많습니다. 나름의 문화와 규칙이 자리가 잡혀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차가 충전중일 땐 누구도 그 차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토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충전소는 모자라고 돌아다니는 전기차가 많다면, 충전중인 다른 사람의 충전기를 빼버리고 내 차에 끼워서 충전하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중, 아무나 충전기를 뽑아 충전을 방해할 수 있다. <사진 : 송종식>

'전기차 충전 방해 금지법'이 작년 9월 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법이 존재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남이 충전중인 충전기를 빼버리고 자기차에 꽂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법의 존재에 대해 안다고 해도 법의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제주의 일부 충전소는 완충이 되면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나름대로 편리하였습니다. '언제쯤 완충이 되려나?'하는 고민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어쨌든 충전 중 다른 사람이 방해를 못하도록 시건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건 장치는 충전이 끝나면 남들이 해제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잡한 충전타입


충전기 타입이 다양합니다. 충전소마다 지원하지 않는 충전 타입이 있습니다. 충전기 타입이 표준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넥슨컴퓨터 박물관 전기차 충전소의 충전 지원 타입 <사진 : 송종식>

위의 사진에서 의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현대 아이오닉은 DC 차데모 방식으로 충전하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탔던 차는 DC콤보 타입이었습니다. 같은 기종의 차량이어도 충전 타입이 다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래에 차종 문구를 써둔 건 괜히 혼란만 가중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표준 충전구 타입들
<출처 : blog.naver.com/lagrange0115>

차량의 충전구 생김새와 충전 타입을 숙지해야합니다.

에어컨 사용 부담


당연히 제가 타고 있는 휘발유 차도 에어컨을 틀면 연료 소모가 조금 더 빠르긴 합니다. 그렇지만 전기차는 그 정도가 조금 더 심했습니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고 가면 배터리가 쭉쭉 떨어졌습니다. 이때문에 이동중에 에어컨을 몇번이나 꺼야 했습니다. 에어컨을 계속 켜면 목적지에 도착을 못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에어컨이 배터리 소모를 심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갈수록 더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필히 해결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오르막길 이용 부담


1100고지 휴게소로 향하기 전, 풀충전을 하였습니다. 계기판에 주행 가능 거리가 200km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싶어서 안심하고 1100고지 도로를 올랐습니다. 고도가 높아지자 악천후와 마주했습니다. 오후 2시였음에도 사방은 한밤중이 된 것 처럼 어두워졌습니다. 역대급 폭우도 쏟아졌습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배터리 잔량이 소모되는 속도가 컸습니다. 20km 정도를 이동했을 뿐인데도 주행 가능 거리는 100km가까이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오르막길 탓인지, 고도가 높아진 탓인지, 악천 후 탓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이것은 크디 큰 약점으로 느껴졌습니다.

풀충전 했던 배터리가 1100고지 도로 하나 타고 오르는 동안 거의 다 소진 돼 버리다니. 오르막길을 오르는 내내 차량이 멈추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떨었습니다.

재미있는 점도 있었습니다. 1100고지에서 내려올 때는 배터리가 다시 충전이 되었습니다. 물론 원래대로 충전되진 않았지만 목적지에 이동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정도로는 충전이 되었습니다.

시장이 확대되려면 필요하다고 느낀것들


역시나 충전 문제였습니다. 오래전부터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던거죠. 막상 전기차를 이용해보니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제주에는 꽤 많은 충전소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전 시설을 이용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제주는 전기차 테스트베드를 하기에 좋은 환경이니 망정이지, 본토에서, 그것도 수도권에서 전기차가 대중화 되려면 충전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합니다.

아마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충전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전기차도 대중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완충 속도의 증가입니다. 충전속도가 10분 안으로 짧아질 수 있다면 전기차 대중화에 상당히 긍정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전기차 충전소 자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네요.

셋째, 가정용 개인 충전기의 보급입니다. 공용충전소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찾아보니 13개 업체를 통해서 가정용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피앤이시스템에서 판매중인 비공용 완속 충전기의 형태
<자료 출처 : 환경부>

설치비는 따로 들어가는 것 같고, 충전기는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온다고 합니다. 전기차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을 때는 보조금도 상당히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전기차는 물론이고 충전기에도 보조금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기차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비공용 충전기의 문제는 아파트는 설치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파트에 설치하려면 관리실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설치 장소도 마땅치 않습니다. 결국에는 공용 주차장에 설치를 해야할텐데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난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행거리는 확실히 더 증가돼야합니다. 오르막에서 배터리 감소가 커지는 것도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제주에서도 넉넉하게 전기차를 이용하려면 완충시 300km 이상은 갈 수 있는 자동차를 타야 된다고 했습니다. 200km대 자동차는 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제주 현지인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마 본토에서는 그보다 훨씬 오래가는 자동차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기술이 발전해서 충전 시간은 더 짧아지고, 주행거리는 더 길어지다 보면 이 문제도 해결될거라 생각했습니다.

투자 공부를 할 겸 전기차를 렌트했다고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전기차를 3일간 이용해보니 장래성은 충분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기차에 대한 공부도 시작하고 관련 기업도 슬슬 발굴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 차량 소매 시장은 성장을 멈췄습니다. 차량판매 그 자체의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다만, 내연기관이 사라진 자리를 EPCU, 배터리, 모터 같은 것들이 메꾸게 됩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EPCU, 배터리, 모터를 중심으로 공부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공부하고 있고 자료도 많으니 공부하기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한창 정부에서 밀어주는 관련 소재 분야에 대해서도 기회가 된다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글은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하기 위해 전기차를 며칠간 이용해 본 소감과 에세이에 불과합니다. 관련된 공부는 본격적으로 해보고 더 심도 깊은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다른 포스팅으로 해보겠습니다.

2019년 8월 25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