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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0일 일요일

제이앤티씨, 애플카까지 닿을 수 있을까?

상장한지 얼마 안된 회사는 건드리지 않는 편인데 또 건드리게 되었습니다. 업력은 좀 됩니다. 1996년에 창업해서 2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접근계기와 투자아이디어


애플카(iCar)가 금융시장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애플에서 자동차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부터도 자주 나오던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설만 난무했는데 이제는 회사에서도 시장에서도 애플카가 설이 아니라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임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애플카를 테마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세상을 바꿀 또 하나의 기회로 보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같은 부분적인 개념을 아우르는 미래카는 애플카가 일단 그 모습을 정립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래도 하드웨어보다는 SW가 더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SW기업은 마음만 먹으면 세상의 모든 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유통과 OS와 같은 근본적인 플랫폼을 갖고 있는 것은 남들이 넘을 수 없는 막강한 해자입니다. 거기에 최근에는 자체 제작한 M1칩을 선보여 높은 성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배터리마저도 자체 생산한다는 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기술, 자본, 인력, 플랫폼을 모두 가진 애플 입장에서는 못할 것도 없습니다. 

애플은 미래차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모두 마련했고, 애플의 감성까지 곁들인 애플카가 출시되면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디자인이나 품질도 애플 매니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거라고 보구요. 

1차적으로는 애플카가 출시되기 전까지 애플카 제조와 관련된 것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고, 2차적으로는 애플카가 시장에 확산한 이후에 애플카 플랫폼 위에서 돌아갈 수 있는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써드파티 앱들 그리고 컨텐츠들이 부각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여년 전 스마트폰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때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시장이 훨씬 빠르고 격렬하게 반응할 것이고 벌써 그런 모습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배터리나 센서, 구동 장치 등에 대해서는 이미 스터디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대부분 그러할 줄 압니다. 그래서 이쪽은 이미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밸류에이션이 높은 만큼 더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저는 이왕이면 관심이 조금이라도 덜한 분야를 한번쯤은 보고 싶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이 구동장치와 배터리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에 비해서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은 덜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리서치를 하다가 발견하게 된 기업이 동 기업(제이앤티씨)입니다.

이 회사의 제품이 애플카에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에만 공급하던 커버 글라스를 차량용으로도 개발하여 독일 고급차량 브랜드에 6000개 정도 시제품을 납품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애플카로 들어가도 좋고, 애플카가 아니라 다른 자동차 회사에 들어가도 좋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차량용 유리는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새로운 먹거리가 있을 것 같아서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애플카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부를 해서 좋은 기업들을 찾아 볼 생각입니다. 사실 옆에 계신분은 "그냥 애플 사'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그게 답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공부를 하는 재미도 포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당장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At a glance


현재하고 있는 일

  • 스마트폰 커넥터 제조
  • 스마트폰용 3D 커버글라스 제조 (OLED향)

앞으로 해야할 일

  •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에 들어갈 초박막강화유리(UTG) 상용화
  • 자동차에 들어가는 3D 커버글라스의 고객사 다량 확보
  •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 기기에 공급되는 커버글라스 제조

투자포인트

  • 2020년 독일 고급차에 차량용 3D 커버 글라스 시제품 납품
    • 수량은 6,000개이며 고객사는 BMW 또는 메르세데스 벤츠로 추정
      • 고급차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면 향후 애플카에 납품될 수 있는 기대도(?)
      • 굳이 벤츠나 애플카가 아니어도 들어갈 수 있는 차량 브랜드는 많음
  • 새로운 먹거리, 불붙는 UTG 시장, 높은 단가와 진입 장벽
  •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사세 확장에 따른 지속적인 CAPA 확대
    • 대규모 차량용 커버글라스 수주를 대비한 베트남 3공장 증설 완료 단계
  • 1996년 창업, 25년 연속 흑자행진
    • 신기술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 하는 능력과 기술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
    • 사업과 재무 리스크 관리 능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
    • 업력과 영업력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
  • 부품사 치고 높은 영업이익률과 ROE
    • 기술장벽 덕분에 공급자 중심의 해자가 일정 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
      • 물론 부품사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도태되면 이것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음
  • 2020년 5월에 삼성전자와 삼성SDI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박영준 대표이사 영입
  • 모기업인 진우엔지니어링과 협업하여 가공기, 폴리싱기, 열성형기, 커팅용 레이저 절단기, PAD 인쇄기, 코팅기, 자동 검사기, 포장 설비 등을 자체적으로 설계, 제작하여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하여 생산
    • 모기업도 부자고 동사도 기술과 자본을 갖고 있는 부자회사임
  •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80%에 달해서 유통 주식 수량이 적음
  • 주주와 소통을 잘하고 IR을 잘하는 기업이라고 정평

투자리스크

  • 존립을 위해 신사업에서 무조건 성과를 내줘야 함 (UTG, 차량용 커버글라스)
  • 폴더블, 롤러블용 UTG
    • 폴더블, 롤러블 스마트폰의 시장 흥행이 부진할 경우
      • 2020년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량은 270만대로 연초 경영계획인 500만대에 크게 미달
        • 도우인시스의 생산 능력은 월 60만~70만개
    •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 삼성의 경우 기존의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있음 (경쟁사 도우인시스)
    • UTG 제조사들과의 경쟁
      • 삼성전자향 제품: 코닝을 통한 이원화의 경우 켐트로닉스, 유엔아이와 경쟁
      • 화웨이향 제품: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한 UTG 공급 시작
      • 애플: 폴더블은 시장성이 아직이라고 보는 듯..
    • CPI 제품들의 기술 진보
  • 차량용 커버글라스
    • 차량내 커버글라스를 채택하는 수요가 지지부진 할 경우
    •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 타 글라스 제조사들과의 경쟁
  • 스마트폰용 3D 커버글라스
    • 엣지폰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생산량 감소 가능성
  • 중국
    • BOE에 기술을 뺐기고 장차 시장까지 뺐길 수 있는 리스크
    • 화웨이 비중을 줄여나가야 할 리스크
      • 중국 몽니 리스크, 미국의 화웨이 제재 지속 리스크
  • 커넥터
    • 커넥터 수요는 점진적으로 감소할 전망
  • 막강한 중국 경쟁사들: 렌즈, 비엘
  •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80%에 달해서 소수주주권이 침해 당할 우려가 존재
  •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실적 마사지 가능성이 존재

실적 요약 (연결)

  • 2020년말 현재 시가총액 : 6,653억
  • 2019년 : 매출 3862억, 영업이익 955억, 순이익 877억, 자본총계 2923억
  • 2020년 컨센서스 : 매출 3,583억 , 영업이익 891억, 순이익 867억 

매출구성


현재 주요 전방산업은 스마트폰입니다. 앞으로는 자동차와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기기 등으로 저변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디스플레이 산업과 연관돼 있고 동사는 전자부품과 유리를 다루는 회사입니다.

품목별 매출 비중 변화추이(좌)와 2019년 기말 기준 품목별 매출 비중(우, 억 원) <자료 : 제이앤티씨, 송종식>

2017년에는 3D 커버글라스와 커넥터의 매출이 반반씩이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커넥터의 매출은 감소중이고 3D커버글라스가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2020년 3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커넥터의 매출 비중이 18.2%, 강화유리 부문이 77.6%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절대적으로 디스플레이용 유리 전문 기업이 된 모습입니다. 강화유리와 카메라 유리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화웨이 등입니다.

3D 커버글라스


지금까지 스마트폰용 3D 커버글라스는 회사의 핵심 먹거리였습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입니다.

커버글라스 제품 발전과 납품 연혁 <자료 : 제이앤티씨>

2014년에 3D 커버글라스를 개발을 완료하고 노트 4 엣지폰에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까지는 삼성전자에 3D 커버글라스 납품을 잘 하다가 삼성전자가 내재화 선언을 하면서 이듬해 부터는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2018년에는 좌우 곡면이 90도로 꺽이는 키리스 커버글라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화웨이의 메이트 시리즈에 납품하면서 2019년에는 다시 호실적을 냈습니다. 현재는 3D 커버글라스의 수요 불확실성과 신제품인 UTG, 차량용 커버글라스 신시장 개척을 앞두고 실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이 두가지 분야의 실적 성장세에 따라서 2022년부터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작년 3D 커버글라스의 매출 중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70~80%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웨이의 최고급 사양에 공급되었는데 미중 분쟁으로 중국인들의 애국성 소비 덕분에 우려보다 큰 타격을 받지 않고 호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화웨이나 BOE등 중국 회사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면서 삼성전자 또는 미국 회사와 거리가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투자자로서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커넥터


커넥터는 한때 동사의 주요 먹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 : 제이앤티씨 IR Book

고객사에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일시적으로 커넥터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선 트렌드를 타고 점점 부품 개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량용 커버글라스


이 시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미래차 개발과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어느 회사가 최종 승자가 되든 미래차 안에서는 컨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자명한 현실이 될 것입니다. 차 안에서 각종 인포테인먼트를 즐기게 될텐데, 이때 컨텐츠와 사람을 잇는 최종 영역은 디스플레이입니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에도 커버글라스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형 커버글라스 제조에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PI로는 초대형 화면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급차로 갈수록 PI보다는 유리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야 시간이 흘러도 누렇게 뜨지 않고, 높은 화질을 제공할 수 있으며, 넓은 영역에 걸쳐서 울룩불룩하지 않고 편평하게 화면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사는 스마트폰과 화웨이에 편중된 매출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 신사업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차량용 강화글래스를 개발하였습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6,000여개의 물량을 납품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정식으로 납품한게 아니라 테스트 물량을 납품한 것이라고 합니다. 거래 상대방과의 계약 때문에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해서 어디에 납품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도 조금 찾아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벤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고 제 생각입니다.

클러스터형과 CID형이 통합된 통합형 <출처 : JNTC Vina>

JNTC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법인 웹사이트를 보면 1200mm x 400mm 제품들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IR자료에서는 3D Curved Ultra large(1500x400mm) 사이즈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독일 고급차에 테스트 제품이 들어갔다는 정보만 가지고 2021년에 출시하는 차량들을 찾다보니 아래와 같은 인테리어들을 찾았습니다. 일단 제 생각에는 벤츠 6,000대에 샘플 물량이 납품된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에는 정식 납품을 위해서 양산 체제 구축도 거의 완료 단계에 있습니다. (베트남 3공장)

제가 벤츠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2021년에 출시하는 벤츠 차량들의 몇가지 인테리어 사진들 때문입니다.

<출처 : motor1.com>

2021년부터는 벤츠의 인테리어 패밀리룩이 위의 사진과 같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전 클래스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동일한 것 같습니다. 클래스별 퀄리티 차이는 있겠고, 실제 저런 디자인으로 차량이 나올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영상은 며칠 전 올라온 EQS 하이퍼스크린(141cm Mbux Hyperscreen) 소개 영상입니다. 영상 50초에 초대형 일체형 커버 글라스에 대한 소개도 짧게 진행됩니다. 동사의 기술이 저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이번에 공개된 EQS는 완전히 리뉴얼 된 인테리어 환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이 공개되기 전에 알려졌던 EQS의 인테리어 사진도 하나 첨부합니다. 영상에 나온 리뉴얼 된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입니다.

<출처 : 메르세데스 블로그>

동사의 제품이 LG디스플레이 등을 통해서 독일 고급차에 납품된다면 인테리어 사진들을 대조해 보았을 때 가장 유력한 고객사가 벤츠라고 추정했습니다. 혹시 제 추정에 오류가 있거나 벤츠가 아니라 다른 고객사임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차량용 커버 글라스 매출 민감도 분석 <자료 : 송종식>

현재 동사의 차량용 커버글라스 매출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아직은 소량의 샘플을 공급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제대로 공급되기 시작한다면 향후 동사가 이 시장에서 차지할 수 있는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술개발도 영업도 모두 회사하기에 달렸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추정을 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위의 표는 원재료 가격의 변동, 경쟁 상황에 따른 제품 가격의 변동은 물론이고 세금과 납품 단가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많이 팔릴수록 capex 투입도 계속돼야 할테구요. 그래서 정확한 숫자가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어림셈으로 시장 규모나 한번 가늠해보자는 차원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여러분들만의 민감도 차트를 만들어서 어림셈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분야는 현재 매출이 전무한 상황에서 앞으로 매출이 새롭게 붙어줘야 하는 부분이라서 회사가 잘만 해낸다면 회사 성장에 상당한 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2019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약 7750만대입니다. 이 중 전기차의 판매량은 약 527만대입니다. 벤츠의 판매량은 223만 9000대, BMW는 216만 8000대가 팔렸습니다. 2021년 세계 차량 판매량은 약 1억 85만대로 추정됩니다.

동사의 제품 생산 캐파 (단위 : 천 개, 백만 원)
- 2019년부터는 베트남 공장의 생산량
- 카메라 윈도우는 크기가 확대되고 캐파는 감소
- 자동차용 커버글라스는 수량이 미미하여 표에서 제외

문제는 생산 capa입니다. 차량용 커버글라스의 대량 양산이 가능하려면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힘에 부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베트남에 3공장을 증설하면서 이에 대응을 하고 대량 양산 체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공장의 생산 캐파 <자료 : 제이앤티씨>

2021년 상반기까지 투자를 마무리하고 6월부터 본격 가동하는 베트남의 3공장의 규모는 기존 1, 2 공장을 합한 것보다 큽니다. 총 1,100억 원의 투자를 하는데 차량용 커버글라스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원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UTG(초박막강화유리)


유리는 접거나 휘기 위해서 힘을 가하면 깨집니다. UTG는 말 그대로 엄청나게 얇은 유리인데 접거나 휘어도 깨지지 않습니다. 향후 폴더블, 롤러블 폰에 CPI 대신 UTG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여러 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인 UTG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접어지고 휘어지는 유리, UTG <출처 : ET뉴스>

UTG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곳은 삼성디스플레이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UTG 밸류체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쇼트 → 도우인시스 → 삼성디스플레이 → 삼성전자

쇼트에서 원장을 사와서 도우인시스에서 가공을 한 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완성해서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방식입니다. UTG 공급사가 일원화 되어 있다보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비싼 폴더폰 패널 가격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갈등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작년 7월 기준으로 DSCC는 갤럭시 Z 플립에 들어가는 6.7인치 OLED 패널의 제조원가를 약 135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판매 단가가 100달러임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도 적자를 내면서 사업을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중에서 UTG 한장의 가격이 40달러 안팎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OLED 패널 가격의 거의 절반이 UTG 원가입니다.

이렇다보니 삼성전자는 UTG 공급망을 하나 더 늘려서 패널제조를 내재화 한 후,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한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코닝 → 국내 UTG 가공업체 → 삼성전자

작년 여름에 삼성전자가 코닝과 손을 잡았다는 뉴스가 떴고 삼성전자는 이런 밸류체인망 구상을 통해서 OLED패널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제조원가를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쟁체제가 되면서 차라 OLED 패널의 가격도 떨어져서 폴더블 폰의 가격도 내려가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고객사를 다변화하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화웨이와 애플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OLED 패널의 시장 점유율은 89.6%로 독점적 지위에 있습니다. 동사도 삼성디스플레이든 삼성전자든 삼성 라인을 잘 타야만 스마트폰용 UTG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LG의 롤러블이라는 기대작도 있지만 삼성이 너무 강합니다.

어쨌든, 이때 저 중간에 들어가는 '국내 UTG 가공업체' 후보군에 국내 업체 3개사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업체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이앤티씨, 켐트로닉스, 유티아이.

켐트로닉스와 유티아이가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와 거래를 하고 있어서 강력한 후보군으로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유티아이는 UFG라는 자체 제품이 이미 테스트를 마친상태이고, 켐트로닉스는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끈끈합니다. S펜 사용에 더욱 강점을 보이는 방식으로 이미 삼성전자와 UTG를 공동개발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라는 걸출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주가는 한단계 더 점프업 할 수 있지만 현재 제이앤티씨에게 그런 기대감은 낮은 상태입니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식으로 대응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동사는 중국 BOE,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기에 중국향에서는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약이 될수도 있고 독이 될수도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미국의 제재를 받는 업체들과 손을 잡은 것은 미국 업체들이나 삼성전자 같은 곳에 배제될 가능성도 있으며 중국 업체들에게 배신까지 당할 경우에는 데미지가 큽니다. 

물론 회사도 바보가 아닐테니 이런 부분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것이고 전략을 잘 짜서 대응해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UTG의 수율이 2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도 수율 확보가 관건입니다. 그래야 제품 가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제이앤티씨에서도 UTG 수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워낙 변화가 빠른 부분이고 각사의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서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하면서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그때 대응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기기 등


회사는 성장과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용 커버글라스 시장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자료 : 제이앤티씨 JNTC>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고객사를 통해서 어느 제품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찾지 못했습니다. 탐방을 다녀온 분들도 별다른 이야기를 못 들은 것 같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IoT 제품과 AR/VR 기기라고만 적시돼 있습니다. 올해 중반 정도 지나면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주구성


회사의 제품과 현황을 체크해 보았으니 주주구성과 최대주주에 대해서 간략히만 확인하겠습니다.

발행 주식의 총 수 <자료 : JNTC>

총 발행 주식 수는 57,848,466주입니다. 우선주는 없고 자기주식도 없습니다.

자본금 변동 현황 <자료 : JNTC>

동사는 600만주의 주식을 일반공모로 증자하면서 상장했습니다. 상장 후에는 8월 1일에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2020년 3분기말 현재 자본금이 변동할 여지나 희석 요인은 없는 상황입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현황 <자료 : JNTC>

창업자 장상욱 이사는 회사의 CTO로 재직중이고 최대주주인 진우엔지니어링의 지분도 84.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장사이지만 사실상 장상욱 CTO의 개인회사나 진배없습니다.

현재 전문경영인은 박영준 대표로서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SDI와 삼성전자를 거친 삼성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향후 동사의 제품이 삼성에 납품할 때 유리한면이 있을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창업자는 CTO로 빠지고 의미있는 지분을 쥐고 있으며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를 맡는 실리콘밸리식 지배구조는 좋아보입니다. 다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압도적인만큼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려까지 곁들여 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장상욱 CTO는 뼛 속까지 엔지니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종학력은 공업고등학교 졸업이 전부이지만 삼성전기 대졸공채에 지원하여 특채로 합격합니다. 설비 자동화에 관심이 많고, 연구노트만 40여권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엔지니어이고, 실무형 경영자입니다.

과거 대표님께서 2020년에는 매출 1조를 찍겠다고 하셨는데 2020년 실제 매출액은 그에 미달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IPO 시기즈음 2019년에 차량용 샘플 납품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대량 양산체제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기간은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현재 어느 정도 실현이 된 모습입니다.

실적 요약


회사가 써 온 그동안의 성적표를 약식으로 간단하게 체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제이앤티씨의 요약 실적 추이 <자료 : 제이앤티씨, 송종식>

전방의 트렌드가 변할 때 마다 일시적인 부침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잘 성장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업황이 꺾일 때 적자를 내지 않고 흑자 수성을 한 부분이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2020년과 2021년 매출은 다소간 역성장하며 쉬어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2022년부터는 실적이 정상화되고 다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주가는 그 전에 2021년부터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본총계 변화와 ROE 변화 추이 <자료 : 제이앤티씨, 송종식>

장기간 흑자를 내 온 만큼 자본총계의 규모 역시 꾸준히 커오고 있습니다. 부품사 치고는 높은 이익률과 ROE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일단은 시대변화를 이끌며 기술혁신을 잘 해온 것으로 판단합니다.

밸류에이션


일단 이번 포스팅에서는 밸류에이션은 생략하겠습니다. 실적 변동성이 큰 구간에 있고, 섣불리 밸류에이션을 했다가 구독하시는 분들께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밸류에이션 시트는 있는데, 앞으로 판매할 UTG에 대한 민감도, 차량용 커버 글라스에 대한 민감도 분석과 이익률 추정을 통해서 여러분들도 여러분들 나름대로 밸류에이션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기술적 분석


회사 상황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기술적 분석도 간략하게 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제이앤티씨의 일봉 <자료 : 네이버 증권>

동사는 상장한지 이제 1년 남짓 되어가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주봉이나 월봉은 참고하지 않고 일봉만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장 직후에 3월 대폭락을 겪고 곧장 반등하기 시작해서 16,000원대까지 상승한 후 미중 분쟁으로 화웨이 제재가 가속화 하자 잠깐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3,000원대에서 약 8700만주의 주식이 거래됐던 매물대가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향후 이 매물대와 16,000원 고점을 돌파하느냐 여부, 그리고 동사의 신사업에 대한 방향이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동 포스팅은 2020년 12월에 스터디 모임에서 발표했던 종목을 수정하여 다시 포스팅 한 것이라서 시점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21년 1월 10일
송종식 드림

알림 : 동사는 실적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은 종목입니다. 저는 저와 가족 명의로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20년 12월 9일 수요일

스마트폰 케이스를 벗겨버리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필름도 붙여주고 케이스도 입혀줍니다. 그렇게 스마트폰을 쓰게됩니다. 케이스가 손상을 입으면 구입처에 가서 갈아 달라고도 합니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케이스를 덮은 채 스마트폰을 사용해 왔습니다.

폰 청소를 하려고 케이스를 벗겼습니다. 휴대폰을 닦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정말 예쁘게 나온다. 그리고 훨씬 슬림하잖아? 케이스를 벗기니까 확실히 좋네.'

그랬습니다. 케이스를 벗어던진 스마트폰은 손에도 훨씬 잘 들어오고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스마트폰이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케이스를 씌워서 파는게 문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케이스를 씌우고 나서 불편한 경향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케이스 두께 때문에 손이 불편하여 되레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주머니에 넣기도 부담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이너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디자인이 케이스 속에 묻혀서 평생 빛을 볼 일이 없게 됩니다. '아끼다가 똥 되는' 케이스가 이런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마트폰은 어차피 소비재인데요.

스마트폰을 사고나서 버릴 때 까지 평생 케이스가 채워져 있다는 생각에 살짝 소름도 돋았습니다. 스마트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정작 스마트폰의 원래 디자인은 즐기지도 못하고 버리게 된다니..

그래서 저는 스마트폰의 케이스를 과감히 벗겨냈습니다. 앞으로는 케이스나 덮개를 사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케이스가 덮어져 있을 때는 한손으로 조작하기가 버거웠습니다. 케이스를 씌우면 스마트폰이 은근히 두꺼워지고 부피가 커지잖아요. 케이스를 벗기고 나서는 한손으로도 조작이 잘 됩니다. 


그리고 갤럭시도 이제는 스마트폰을 잘 만드는구나 싶습니다. 생각이상으로 슬림해서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케이스를 씌운 것과 안 씌운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무게로보나 부피로 보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첫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시작했습니다. 랩탑도 맥북을 쓰고 있고 애플 매니아입니다. 그런 제 눈에도 삼성의 갤럭시는 이제 꽤 괜찮은 제품으로 인지가 됩니다. 현재는 갤럭시를 주력으로 쓰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리고 폰을 볼 때마다 디자이너들이 저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무언의 메시지 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싸구려 케이스를 벗겨내니 삼성의 고급 디자인이 드러났습니다. 볼 때 마다 흡족합니다.

그리고 신기한 점은 케이스를 벗긴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아직까지는 폰을 떨어뜨린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제가 부주의 한 편인지 몰라도, 스마트폰을 이틀이나 사흘에 한번꼴로 바닥에 떨어뜨리는 편이거든요.

사려깊은 성격이시라면 여러분의 스마트폰도 케이스에서 해방 시키는 도전을 한번 해보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2020년 12월 9일
송종식 드림


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플랫폼에 대한 짧은 메모

소프트웨어 계통에 있는 사람들 입에서는 십수 년 전부터 '우리는 서드파티가 아니라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어릴 적부터 그런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플랫폼 지향 경제로 가야 한다는 논의는 대중 일반에게는 관심 밖에 있다가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회사가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에야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리는 것 같다.

타인들보다 반걸음 정도 트렌드에 빠른 사람들이 플랫폼을 소개할 때 보면 다양한 전문 지식과 아름다운 이상적 이야기들을 끌고 온다. 그런데 사실 플랫폼이라는 게 그렇게 전문적인 지식이나 아름다운 이상을 동원해서까지 미화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일단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플랫폼의 자질을 갖춘다. 출발은 이거 하나다. 무조건 사람을 많이 끌어모아야 한다. 그 수단이 무엇이 되던지는 각자 전략에 따르면 된다. 쌍방거래 시스템을 갖추거나 그 이외에 다양한 기술이나 API를 갖추는 것은 먼저 준비해도 되지만 반대로 일단 사람을 모으고 난 뒤에 해도 된다. 심지어 어떤 플랫폼 하위에 있던 서드파티 게임도 사람만 많이 모으면 독립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핵심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무언가'다.

흔히 알고 있듯이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네이버 검색엔진, G마켓이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심지어 강남역 일대 상권도 플랫폼이고 대학교나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도 플랫폼이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는 우리나라가 옥션이나 G마켓을 통해 중국보다 먼저 전 국민에게 자리를 잡았다. 후발주자인 알리바바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회사인데 IPO를 하면서 단숨에 세계 최고 규모의 IT회사가 되었다. 이것은 앞서 이야기했듯 알리바바를 이용하는 중국인의 머릿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국가라는 플랫폼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많은 피를 보아야 한다. 구글은 백링크 분석이라는 작은 서드파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검색, 모바일 소프트웨어 유통, 온라인 광고 유통, 브라우저 등의 분야에서 여러 개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왜 다들 플랫폼이 되려 하는지는 간단하다. 플랫폼이 되면 적은 노력에 비해서 막대하고 꾸준한 금전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서드 파티들간의 거래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 플랫폼을 소유하면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생기고 후속 서비스도 손쉽게 흥행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의 소유자는 타인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이 생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국가라는 플랫폼은 한 국민(서드파티)의 인생을 감옥에 가두거나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망가뜨릴 수 있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게임으로 먹고 사는 회사(서드파티)의 앱을 임의로 삭제해버리는 방법으로 해당 개발자나 회사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 검색엔진이라는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검색결과 페이지에서 특정 업체를 제거해버리는 방법으로 해당 업체가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도록 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에 종속된 서드파티는 플랫폼의 선택에 따라 스타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알거지가 되기도 한다.

플랫폼을 가진 업체는 자신이 원하는 목소리는 전 세계에 널리 퍼트릴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수백만의 서드파티들의 목숨은 파리처럼 잡아버릴 수 있다. 이것이 플랫폼의 위협이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초기에 활성화 시키는 과정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이상적 신념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현실적 가치에 무게를 둔다.


주식거래자(서드파티)들의 플랫폼인 증권거래소는 더 많은 서드파티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대박을 터트린 개인 투자자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홍보한다. 이 홍보를 보고 더 많은 서드파티가 주식으로 대박을 치는 꿈을 꾸며 주식 시장이라는 플랫폼에 서드파티로 참여한다. 주식 거래자의 반대쪽 서드파티인 기업들도 상장을 통한 대박을 노리며 주식 시장에 진입한다. 카지노라는 플랫폼도 비슷한 방식을 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웹 개발자들이 애플의 iOS 서드파티 개발자로 넘어가게 된 방식도 이와 유사하다. '1인 개발자가 아이폰용 앱을 만들어 한달에 4천만원을 번다는 식'으로 초반에 앱스토어에 대한 홍보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저런 기사를 보고 개발 좀 하신다는 분들은 너도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폰 개발자로 전향하던 시기가 떠오른다.

구경제 패러다임으로는 애플이 해야할 일을 세계에 퍼져있는 많은 개발자들이 애플 대신 해주고 애플은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한 통신사는 자체 앱스토어를 흥행 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무조건 앱을 찍어내서 갯수 맞추기'를 택한 것으로 안다. 앱 개발사에 '이런저런 앱 200개를 찍어내 주세요.' 하는 식으로 하청을 줬다. 이렇게 만들어진 앱들은 조악했다. 단순히 '우리 마켓에는 앱이 몇개 있다.' 하는 식의 홍보에는 한 줄 정도 활용됐지만 이용자들은 이런 조악한 앱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는 플랫폼을 만들 수 없다. 애플처럼 '서드파티에게 얼마나 지속해서 많은 금전적 이익을 줄 수 있는가?'가 핵심이 돼야 했다. 그런점에서 서드파티 앱 개발자들과 이익을 배분하는 애플의 전략은 천재적이었다.

전세계 수 많은 웹사이트 관리자들에게 광고를 나눠주고 광고를 노출한 만큼 광고수익을 배분하는 산뜻한 전략으로 단숨에 온라인 광고의 판도를 바꿔놓은 구글의 전략도 이와 유사하다.(물론 앱스토어 보다는 애드센스가 더 빨리 출시된 서비스다)

그리고 그 서드파티 관리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 위에서 자동으로 굴러가도록 만들었어야 한다. 지금이야 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정치하시는 분들부터 주류 언론사의 PD님들에게까지 플랫폼 이야기가 오르내리게 돼 다행이다. 영향력 있는 분들이 관심을 가지면 대중들에게도 널리 그 사상이 전파되니까. 모두가 서드파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플랫폼 지향적 관점을 가지고 일을 하면 우리나라도 먼 미래에는 좋은 플랫폼을 많이 가진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도 그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류 콘텐츠에 열광하는 수많은 세계 시민, 수 억 명의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간혹 샤오미의 MIUI를 들어 삼성의 전략을 평가절하하는 분들이 있지만, 삼성도 방향을 살짝만 틀면 엄청난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기업), 세계 모든 대륙의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리고 세계 최고의 한국산 게임들…. 그리고 등등.

주식 이야기를 한마디만 하자면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종목에 돈이 몰릴 것이다. 지금부터 잘 찾아봐야 한다.

2014년 11월 10일
송종식

2013년 4월 15일 월요일

크롬, 웹킷 버리고 자체 엔진 블링크로..

구글과 애플의 사소한 충돌


지난주 접한 소식인데, 제가 게을러서 조금 늦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웹킷 엔진을 사용하던 구글 크롬이 웹킷(webkit)을 버리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엔진 블링크(blink)를 차용한다고 합니다.

구글은 애플과 함께 웹킷 엔진을 사용해서 크롬을 빌드해 왔습니다. 그래서 같은 웹킷 엔진을 쓰는 사파리와 크롬은 랜더링 수준이 비슷했습니다. 구글이 갑자기 애플과 결별을 선언한대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웹킷2로 웹킷 엔진이 버전업 되면서 멀티 프로세스 처리에 문제가 생기고 여러가지 성능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개발자들은 '웹킷은 이제 쿨 하지 않다. 엉망이 되고 있다.'고 까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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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구글은 애플이 원하는 웹킷 엔진의 방향성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또 애플측에서 구글 개발자들의 최종 소스코드 반영 권한을 막고, 애플 직원들만 소스코드 커밋 권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사소한 충돌로 구글은 독자적인 길을 가게 됐습니다.

블링크(blink) 엔진


구글이 독자적인 웹브라우저 엔진을 개발한다고는 하지만 블링크의 뿌리는 웹킷입니다. 웹킷을 차용해서 구글 입맛에 맛게 커스터마이징 하고 발전시켜 나갈 엔진입니다. 당장은 애플의 웹킷2 엔진과 구글의 블링크 엔진이 시장에서 격돌할 모양입니다.

전통적으로 프레스토 엔진을 써오던 오페라도 웹킷을 차용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구글과 함께 블링크 엔진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앞으로는 오페라에서도 크롬과 비슷한 랜더링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전체적인 웹표준이나 HTML5, CSS3, 모바일 브라우저 최적화 기술은 크롬이나 사파리가 괜찮았습니다.

오페라는 HTML5의 웹폼을 잘 지원하는 특성을 가진 브라우저였습니다. 오페라의 특성을 잘 지키면서 블링크 엔진을 사용한다면 오페라도 괜찮은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8버전부터 블링크 엔진이 적용된 크롬이 출시됩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크롬의 최신 버전이 26이므로 28버전은 향후 9주 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개발자 버전 크롬에는 이미 블링크가 적용돼 있다고 합니다.

웹프로그래머들의 걱정


웹킷 엔진을 쓰던 크롬이 블링크 엔진을 쓴다고 해서 일반 엔드 유저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엔지니어들입니다. 특히, FE개발자들은 트라이덴트의 익스플로러, 웹킷의 사파리와 크롬, 프레스토의 오페라, 게코의 모질라 파이어폭스 등 다양한 브라우저의 랜더링 호환성을 맞추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에서 소비되는 콘텐츠 양이 PC를 넘어서면서 수십가지의 스마트폰 기기와 OS, 브라우저의 호환성까지 맞춰야 하는 상황입니다.

익스플로러만 해도 6, 7, 8, 9 버전별로 랜더링 결과가 다 다르고, 모바일 브라우저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웹킷 엔진도 버전별로 자바스크립트나 CSS랜더링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가뜩이나 호환성 문제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개발자들은 블링크 엔진의 등장으로 일거리가 더 늘어나는 것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례로 -webkit-과 같은 엔진별 임시 프리픽스처럼 사소한 것도 이제 일일이 -blink-프리픽스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구글은 궁극적으로는 프리픽스와 같은 너저분한 것들을 지양하고 프리픽스 없이 최신 기술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링크팀은 "많은 개발자들이 우려하는 것을 이미 잘 인지하고 있으며, 개발 환경의 호환성 유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덧붙여, "이미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웹킷 모바일 엔진만 하더라도 버전 별로 크고 작은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니 어차피 브링크 엔진을 쓴다고 해서 급격한 호환성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과 모질라도 손잡다. 궁극적으로는 웹OS를 꿈꾸며..


구글은 오래전부터 크롬을 웹OS로 키워 나갈 것이며, Docs, Gmail, 검색엔진 등의 SaaS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해서 새로운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구글이 블링크 엔진으로 전향을 발표한 당일 게코 엔진을 사용하여 파이어폭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모질라도 중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모질라는 삼성과 손잡고 러스트(Rust)엔진을 이용해서 서보(Servo)라는 새로운 브라우저를 개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삼성은 올 가을께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인 타이젠(tizen) OS가 출시 예정에 있습니다. 타이젠은 자사에서 생산한 여러 가전제품과 연동되는 유비쿼터스형 OS입니다. 아마도 이 OS가 발표되면 우리 사회도 유비쿼터스 사회로 한발 더 앞서 나가리라 생각됩니다. 그 타이젠 OS에 서보 웹 브라우저가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모바일 시장에서 OS전쟁에 이어서 웹브라우저 전쟁이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OS, 브라우저, 브라우저 엔진의 춘추전국 시대

모질라와 삼성이 연합한 서보, 구글 크롬과 오페라가 연합한 블링크, 애플 사파리의 웹킷, 그리고 여전한 터줏대감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의 트라이덴트가 PC/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격돌하게 됩니다.

모바일 시대의 웹브라우저는 OS만큼 강력한 플랫폼 입니다. 이 플랫폼을 차지하는 기업은 다시한번 크게 성장할 것 입니다. 투자자의 입장이든, 개발자의 입장에서든 올해 웹브라우저 전쟁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추가 정보


더 자세하고 빠른 정보는 구글 크로미움 오피셜 사이트를 활용하세요. 다양한 소식이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2013년 4월 15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