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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4일 목요일

흑화하면 안돼~! 내 사랑 스타벅스

1999년, 역사를 쓰기 시작하다


스타벅스는 1999년 7월에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내면서 전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끝없이 성장하는 출점 점포 숫자와 매출 숫자를 보면 '이것이 성장 브랜드다!'라는 것을 보여준다.

스타벅스의 등장 이후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 특히, '식사 후 커피 한잔하는 문화'는 한국을 강타했다. 커피와 전혀 상관없던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에서 커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식후 믹스커피 한잔을 즐기던 우리는 이제 밥값에 버금가는 커피도 즐기게 되었다. 이런 커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전국 각지에 멋있는 개인 카페들도 생겼다. 국내 여행을 하다 보면 산과 들, 섬과 바다를 막론하고 어디를 가도 멋들어진 카페들이 즐비하다.

이제는 개인 카페들도 자본력이 붙기 시작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는 물론, 크고 웅장한 카페들도 전국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생겼다. 우리나라는 이제 카페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나중에는 외국인들이 멋진 카페 투어를 위해 우리나라에 관광을 오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

공간의 가치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은 스타벅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한국의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스타벅스가 바꾸어 놓은 것은 비단 식문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랩탑을 가져가서 업무를 처리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스타벅스는 그런 갈증을 정확하게 파고 들었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나만의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공간에 대해 한국인들은 자각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일 뿐 아니라, 앉아서 수다를 떨거나, 업무를 할 수 있는 개인 사무실의 역할도 담당했다.

실제 실리콘밸리 근처 산호세에서 맨로파크 일대에 있는 스타벅스들은 스타트업의 성지이다. 맥북을 열고 코딩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별 다르지 않다. 스타벅스에 가면 수 많은 디지털노마드, 1인 기업가, 스타트업 창업가, 대학생, 비지니스 맨과 우먼이 랩탑을 열고 자신들의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나 역시 2007년에 스타벅스 커피맛을 처음 본 이후 커피 보다는 자유로운 공간에 매료되었다. 커피와 약간의 백색소음, 그리고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라는 심리적 안정감 덕분에 정말 오래도록 스타벅스의 열혈 고객이 되었다. 덕분에 스타벅스에서 만들어진 무형자산이 많다. 내 블로그, 유튜브 채널, 많은 앱들 등 내 손을 거친 글과 코드 등 많은 무형자산이 스타벅스 태생이다. 지금 이 글도 스타벅스에서 쓰고 있다. 사무실이 따로 있지만 어쩐지 업무를 위해 스타벅스에 더 자주 오게 된다. 지인들 중에서도 스타벅스에서 열혈 코딩을 해서 출시한 앱이 잘 돼 큰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많다. 혼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스타벅스 만큼 귀한 공간도 없는 듯 하다.

그런 배경에는 테이블마다 제공하던 콘센트의 역할도 컸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카페 중 가장 많은 콘센트를 제공했다. 게다가 모든 매장이 직영매장이어서 눈치를 보지 않고도 자유롭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것이 매출과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반문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가게가 제공하는 인심이 박해지면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은 손님들이다. 손님들은 재빠르게 가게에 발길을 끊는다. 실제 오래전에 커피빈이 매장의 콘센트 숫자를 줄이기 시작했고, 손님은 급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 카페를 장시간 이용하면 미안해서 정해진 시간마다 꾸준히 음료와 음식을 시킨다. 덕분에 스벅에 쓰는 돈이 매해 중고차 경차 한대값이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굿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건


스타벅스는 굿즈를 주는 이벤트를 자주 한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받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다. 나 역시 거의 매번 굿즈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굿즈를 받기 위해서 참여하는 게 아니라, 스타벅스를 이용하다 보니 스티커를 자동으로 모으게 돼서 자동으로 참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굿즈만을 얻기 위해' 짧은 기간 동안 스티커를 집중적으로 많이 모은다고 한다. 그만큼 스타벅스 굿즈가 예쁘기도 하고 희소성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료 : 스타벅스

이번 여름 굿즈 이벤트는 캐리백, 파우치, 후디 3종이 나왔다. 이 굿즈를 받기 위해서는 미션 음료 3잔과 일반 음료 14잔을 합쳐 총 17잔의 음료를 정해진 기간 내에 사먹고 스티커를 모아야 했다.

이 이벤트는 맘카페 등 몇몇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인기가 많아서 과열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스티커를 구한다는 글도 끝없이 올라왔다.

나 역시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굿즈 수령 자격이 되었다. 주변 모두가 캐리백을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캐리백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캐리백은 진작에 전 매장에서 품절이 되었다. 차선책으로 파우치를 받으려고 머나 먼 스타벅스 매장까지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후드티를 수령했다. 그런데 막상 물건을 받고 보니 후디도 나쁘지 않았다. 품질도 나름대로 만족했다.

특히 이번에 양양 해변에 놀러 가서 유용했다. 샤워 후 입을 옷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마침 스타벅스에서 받은 후디가 있어서 저걸 입고 돌아 다녔다. 편안하고 뽀송했다.

캐리백에서 포름알데히드 기준치 초과 검출


사람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캐리백은 이제는 빨리 처분해야 할 폐기물이 되고 말았다. 포름알데히드가 다량 검출됐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벅스 측은 처음에는 함구했다. 다음에는 부정했지만, 나중에는 포름알데히드 검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시인하며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사과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생겼다. 캐리백을 스타벅스에 갖고 오면 음료 3잔으로 바꾸어 주겠다는 공지를 한 것이다. 세상에 천하의 스타벅스가 대고객 대응을 이렇게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캐리백을 받기 위해서 17잔의 커피를 소비하고 획득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심리적 스트레스를 견뎠는데 고작 커피 3잔으로 바꿔주겠다는 말에 고객들의 불만이 터진것이다. 게다가 해당 제품에는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는가. 

14,000원짜리 샐러드 상태가..?!


스타벅스는 전국 어느 매장을 가도 기본은 한다. 그리고 스타벅스를 이용하면서 딱히 기분 나빴던 경험도 없다. 그러나 며칠 전에 '어라 스타벅스가 이런다고?' 싶은 일이 있었다.

13,900원 짜리 부라타 & 샐러드
- 사진 : 송종식

위 사진은 13,900원 짜리 부라타와 샐러드 세트다. 저게 적정한 가격인지 궁금해서 당시 내가 운영하던 텔레그램에 설문 조사를 해보았다. 1,000명이 넘는 분이 투표를 해주셨다. 대부분이 4,000~5,000원이면 적정한 퀄리티라고 하셨다. 실제 위의 사진은 음식을 받자마자 손을 대지 않고 바로 사진을 찍은 것이다. 옆에 있는 카라멜 마끼아또와 함께 총 21,100원을 지불한 음료와 음식의 모습인데, 물가가 올라서 가성비가 안 좋아진 것인지? 스타벅스가 흑화한 것인지? 아니면 당시 내가 특별히 차별을 당한 것인지 더 자세한 연유는 알지 못한다.

스타벅스에서 홍보하고 있는 부라타 & 샐러드의 이미지
<사진 : 스타벅스>

나는 장사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가장 편안한 손님이다. 정말 '어지간해서는' 클레임을 걸지 않는다. 남들이 조악하다고 하는 제품도 받아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남들이 맛 없다는 음식도 잘 먹는다. 정말 어지간해서는 세상에 별 불만이 없다.

꼬장부리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잊어 버리는 편이다. 금전을 지불해서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되는 일이 있다면 흥정하지 않고 상대가 달라는 금전을 곧장 주고 일처리를 하는 편이다.

그리고 음식점의 경우에도 가게에 들며 날며 사장님들께 '안녕하세요!',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인사도 빼놓지 않는다. 덕담을 하면 했지 어지간 하면 나쁜 이야기를 안한다. 그런 나같은 손님에게까지 클레임이 걸린다면 그 가게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최근의 스타벅스가 그렇다. 10년 넘는 세월동안 별 문제 없이 이용해 왔다. 이번 부라타 & 샐러드 사건은 내 개인적 작은 이벤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필 같은 기간에 굿즈와 관련한 문제와 거기서 파생되는 후속 문제들, 그리고 콘센트가 줄어드는 매장들의 모습. 이런저런 모습들을 보면서 설마 이제는 스타벅스가 성장을 다하고 후퇴하기 시작한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위의 건으로 스타벅스 해당 매장에 별도로 클레임을 걸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스타벅스 바리스타 분들은 정말 친절하다. 전국 어느 매장을 가도 다 그렇다. 친절하지 않은 바리스타 분을 본 적이 한번도 없다. 스타벅스에 가면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 커피가 아주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국 어디를 가도 예측 가능한 맛의 커피를 받는다. 요즘은 스타벅스 쿠폰 선물을 많이 주고 받는다. 그것 또한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계속 가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 기타 여전히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점, 싸이렌 오더의 편리함 등 스타벅스를 써야 할 이유는 많다.

굿즈에서 검출된 발암물질 이슈가 시끄러운 중에도 우리 동네 스타벅스 매장에는 자리가 없다. 주차장에는 들어 가려는 차들로 줄을 서고 있고, 커피 한잔을 시키면 한참을 대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여전한 인기
<캡처 : 송종식, 스타벅스>

아직은 스타벅스가 가진 해자가 견고해 보인다. 그러나 해자에 구멍이 생기면 처음에는 느끼지 못해도 그 해자는 어느날 갑자기 붕괴된다. 내가 애정하는 스타벅스가 더는 흑화하지 말고 해자에 생긴 구멍을 잘 찾아내서 메꿨으면 좋겠다.

2022년 8월 4일
송종식


2021년 8월 26일 목요일

누가 장사는 목이라고 했나?

한국 스타벅스의 출점전략은 그 유명한 자전거 바퀴살 전략(허브 앤 스포크)이었다. 서울의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에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스타벅스 매장 4~5개가 밀집하기도 했다. 그렇게 출점을 하더라도 모든 매장이 만석이 될 정도로 스타벅스의 인기는 좋았다. 

허브 앤 스포크 전략 도식
<출처: 인천항만공사 블로그>

그러나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스타벅스코리아의 외형 성장세와 이익률도 최근에는 점점 둔화되는 모양새다. 허브 앤 스포크 출점 전략이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최근에 출점전략을 묘하게 바꾼 듯 하다. 

기존에는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을 쓰기 위해 이미 상권이 만들어져 있고, 땅값이 비싼 지역에 매장을 냈다. 그러나 지금은 땅값이 싸고 외진 곳에 출점을 하고 거기에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만들어서 인근 지역의 가치도 높이고 영업마진도 방어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 스타벅스코리아는 영리하다. 명불허전이다.

사실 이번 포스팅은 오래전부터 작성을 하다가 완성을 못했다. 그러다가 어제 스타벅스의 출점 전략이 변경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쓰던 글을 퍼뜩 마무리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귀에 딱지가 않을 정도로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장사는 첫째도 목, 둘째도 목, 셋째도 목이라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조심스럽게 그 이야기는 조금씩 들어맞지 않는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자료 : 매일경제신문>

서울만해도 아주 높은 권리금과 월세를 자랑하던 중심 상권들이 지금은 초죽음 상태다. 서울 상권의 핵심 중 하나였던 명동은 점심 시간에 임장을 나가보아도 길거리가 텅텅 비어있다. 거리 곳곳에는 '임대' 두 글자가 붙은 현수막과 플래카드만 쓸쓸하게 공실을 지키고 있다. 홍대와 같은 상권도 예전같지 않다.

서울의 중심 상권이 예전의 명성을 그리워 하며 죽어가는 동안 외곽이나 지방의 맛집과 카페, 호텔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아주 신기한 모습이다.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부산 가릴 것 없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입소문을 탄 맛집이나 카페는 지방 외진 곳에 꼭꼭 숨어 있더라도 사람들이 어떻게든 알고 찾아간다. 이런 곳엘 어떻게 알고 찾아왔나 싶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지방의 식당과 카페를 정말 많이 목격한다. 

특히 이런 현상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듯이 강릉에 큰 자본을 쏟아부어 호텔을 지어 둔 사람들의 선견지명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공사를 시작하는 단계일 때만 해도 도대체 왜 강릉에 저렇게 돈을 쏟아붓나 싶었는데.

어쨌든 지방의 호텔들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천, 강릉, 부산, 경주 등 지역을 막론하고 조금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렸다 싶으면 방을 구하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연휴 기간에는 방을 구하지 못한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도심 공동화 현상이 생기고, 장사는 목(입지)이라던 선배 장사꾼들의 이야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유명 상권은 초토화가 되었고, 반면에 서울 교외나 지방의 유명 가게들은 호황을 맞고 있다.

전에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일이다. 정말 공룡이 멸종하듯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코로나다. 말할것도 없이 코로나로 국가간 여행이 끊기면서 외국인 관광객으로 먹고 사는 상권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많은 직장인들이 재택근무 형태로 일을 하게 되면서 CBD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올리는 수입도 예전같지 않게 되었다.

그 다음은 우리 사회를 서서히 그리고 빠르게 바꾸어 온 인터넷의 영향력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급격하게 트래픽을 늘린 배달 서비스는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가게 어디든 배달만 가능하면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런 배달주문 중심의 소비 패턴에서는 선배 장사꾼들이 말하는 목의 개념이 완전히 죽어버린다. 되레 목 좋은 곳에 높은 월세를 내는 가게는 리스크가 더 높아진 것이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곳에서 올라오는 사진들은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서울 중심 상권의 가게들이 아니라 지방에 있는 큼직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로 향하게 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는 코로나가 끝나면 크고 아름다운 카페를 구경하기 좋은 카페 여행의 강국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정말 우리나라에는 예쁘고 멋진 카페들이 끝도 없이 많다. 전국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멋진 카페들이 여행의 노곤함을 달래준다. 

그리고 땅값이 저렴한 지방에 있는 카페일수록 더욱 크고 웅장하며 멋진 인테리어와 위용을 자랑한다. 가뜩이나 해외여행도 못 가는 사람들을 달래주는 것이 그나마 국내여행이고 그 중에서도 전국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이런 멋진 카페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방 맛집과 카페들의 큰 장점은 또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차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서울에서는 차를 갖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차가 많이 밀리고, 주차 스트레스도 정말 심하다. 어딜가도 사람과 차가 붐비는 곳에서 잠시 멀어져서 한적한 곳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고, 지방 곳곳에 숨어 있는 맛있는 가게와 멋진 카페를 찾는 것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코로나로 해외 여행이 막히자 숨 좀 쉬자고 사람들이 찾아낸 방편이다.

끝으로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단계가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더 엄격한 레벨이 적용된다. 그래서 그것을 피해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꽤 된다. 덕분에 사람들은 지방을 재발견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집콕을 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성토가 줄을 잇는다. 그러나 길거리에 나가보면 현실은 인터넷과 다르다. 드라이브를 하다가 연휴 날짜에 잘못 걸리면 고속도로 한 가운데에 갇히기 일쑤다. 진짜 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도로로 다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강력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목격된다. 이름값이 있는 자영업자는 시골 구석에서 장사를 해도 늘 손님을 받느라 북적이고, 그렇지 않은 보통의 장사꾼은 아무리 서울 중심가에서 장사를 해도 가게에 파리만 날린다. 예전에는 목이 좋으면 중간은 했겠지만 이제는 자영업자들에게 조차도 극단적인 무형자산의 시대가 된 것 같다.

금융시장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원래도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지만 우리가 정말 고정적인 상식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2020년을 기점으로 아주 빠르게 변하고 바뀌고 있다. 설마? 그런일이 일어날까 싶었던 상상 속 일들도 이제는 아주 쉽게 현실에서 일어나는 시대가 되었다. 또 어떤 것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모른다. 항상 세상을 주시하고 관조해야 하는 이유이다. 

2021년 8월 26일
송종식


2018년 5월 4일 금요일

베트남에서 스타벅스가 힘들어하는 이유 몇가지

스타벅스는 2015년에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햇수로 4년이 지났지만 베트남 시장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개점 목표는 절반 수준을 달성하고 있고, 적자에 시달리는 점포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글로벌 브랜드라고 만능이 아니다


스타벅스 글로벌은 승승장구 중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잘 나가는 브랜드입니다. 그렇지만 스타벅스라고 모든 나라에서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닙니다. 호주에서는 토종 브랜드에 밀려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커피 강국 이탈리아에는 진출도 못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전통적인 커피 강국


베트남 분석글에서도 이미 소개드렸지만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입니다. 쭝 응우옌(Trung nguyen), 콩카페(Cong caphe), 하이랜드와 같은 자국의 탄탄한 커피 브랜드도 몇개나 있습니다.
베트남 국민들을 만나보면 커피에는 모두 일가견이 있습니다. 커피에 문외한인데다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베트남에서는 1800년대에 커피 나무를 들여와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커피 문화는 베트남 사회 깊숙히 침투해 있습니다.
서양 브랜드가 김치를 만들어서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다면 상상해보세요. 그들이 성공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의 상황도 비슷한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토종 커피가 훨씬 맛있다


최근 몇년간 베트남을 찾는 한국분들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베트남에 들러 본 분들은 카페쓰아다(cà phê sữa đá)를 드셔보셨을 겁니다. 얼음과 연유가 들어간 커피입니다. 누구나 카페쓰아다를 한잔 마시면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커피숍마다 카페쓰아다의 맛과 매력도 전부 다릅니다.
이렇게 맛있는 현지 커피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집집 마다 카페쓰아다 한잔 못 만드는 집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도 사먹을 수 있고, 커피숍도 한집건너 한집입니다. 밥집에서도 커피를 파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밥집에서 나오는 카페쓰아다도 정말 맛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뚫기에는 여러운 시장임은 맞습니다.

노천문화


베트남 사람들은 유독 노천 문화를 좋아합니다. 베트남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무언가 '마실 때',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질때' 길에서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저녁이 되면 실내 보다는 가게 앞 길거리에 미용실 의자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습니다. 그리고 맥주나 커피를 나눠마시며 담소를 나눕니다.
스타벅스도 이 노천문화를 이해는 하는 듯 합니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노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걸 조금 더 연구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도 외부와 너무 단절된 느낌을 주는 것 보다는 노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하는게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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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소득이 높아지면 우리처럼 깔끔하고 단절된 실내 인테리어를 선호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곧 미국 문화가 들어올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 1호점이 이대에 문을 열었습니다. 여대생들을 타겟으로 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를 마시면 '무슨무슨녀'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커피 가격이 싸지 않은데다 무슨 명품 비슷한 이미지도 줬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나 인수합병 전문가 내지는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젊은 뉴요커들. 출근을 하는 모습이나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한손에는 항상 커피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커피가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손에 들고 다니는 테이크아웃 커피는 그런 쿨한 이미지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이미지의 가장 큰 수혜를 본 것도 스타벅스입니다.
도이머이 이후 베트남 경제는 고속 성장중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과의 관계도 회복되었습니다. 앞으로 베트남에도 서양 문화가 많이 전파되면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스타벅스도 기지개를 켜는 날이 올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스벅이 승부할 길은 브랜드와 철저한 현지화


스타벅스 커피는 사실 맛있는 커피는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브랜드로 승부봐야 합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선택권이 많은 베트남에서 스타벅스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것으로 생각합니다.
2018년 4월 23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