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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법 개정안과 포퓰리즘


대부업 금리 상한 인하는 작은 재앙을 가져 올 것입니다


본 글은 민중의소리 2017년 3월 6일자 기사 <[인터뷰] ‘저승사자’ 제윤경 “대부업체 엄살, 이자율 더 낮춰야”>(이하:기사)와, 2016년 12월 5일에 국회발의 돼 계류중인 의안번호 2004102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 대부업법 개정안)을 보고 전체적인 의도에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군데군데 교묘하게 포퓰리즘이 묻어나는 부분도 있는바, 리드코프 주주입장에서 반박해야 될 부분에 대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포퓰리즘이 좀 먹고 있는 사회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은 포퓰리즘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포퓰리즘은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소리들로 포장됩니다. 그 소리들은 사람들을 자극 시키는 몇개 단어로 프레임화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포퓰리즘은 인터넷망을 타고 순식간에 전국을 돌아다닙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사람들은 긴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짧은글에 열광합니다. 독서 인구가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일부 대학생들의 작문 능력이 중학교 2학년 수준이라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것이 빠른 것만 추구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가십과 자극만 좇는 인터넷 시대의 폐해이기도 합니다. 내 눈앞의 이익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극도로 무관심한 어리석은 이기주의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포퓰리즘은 이런 대중들의 속을 가볍게 파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당, 어느 정치인 할 것 없이 포퓰리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법안이나 치적은 사람들이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합니다. 정적을 제거할 때는 자극적인 단어 한두개를 사용해서 치명적인 프레임을 씌웁니다.

포퓰리즘은 단기적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사회를 좀 먹는 암세포가 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중우정으로 이끌고 한 사회를 몰락시킬수도 있습니다. 포퓰리즘은 뒷감당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포퓰리즘은 강력합니다. 대중들은 쓸려다닙니다. 대중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수의 선동꾼이 포퓰리즘 떡밥을 뭅니다. 선동꾼이 선동합니다. 대중은 선동꾼을 따라 떡밥을 확대 재생산하며 자체적인 에너지와 분노를 키워나갑니다.

유권자들은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내는 공약을 면밀히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구는 5,142만, 여성 2,571만, 남성 2,571만, 노인은 700만, 경기도민은 1,200만, 공시족은 25만, 자영업자, 아기엄마, 아기아빠,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 부동산이 없는 사람, 주식을 보유한 사람, 차량소유자, 미세먼지 민감자, 빚 있는 사람, 월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사람 등등.. 정치인들에게 표밭은 널렸습니다.

이처럼 정치인들도 사회의 큰 숫자들과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도 늘 사회의 큰 숫자들과 싸우고 있듯이요. 이 숫자들은 클수록 정치인들에게 표밭입니다. 과연 어떤 정치인이 어떤 공약을 내고, 어떤 발언을 하는지는 표밭의 규모와 정책의 진정성을 보면 포퓰리즘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진정성만 있다고 옳은 정책도 아닙니다. 한 정치인의 신념이 무조건 옳다고만 할수도 없고, 다수가 옳다고 느끼는 신념도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을거라 봅니다. 다만, 사람들을 포퓰리즘이라는 장막앞에 눈가림하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행위는 없어야함은 물론입니다.

'대부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반감


저는 블로그에서는 될 수 있으면 정치적 의견 표명은 안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글에서 민감한 정치 이야기를 꺼내게 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이라면 이렇게 글까지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자료를 찾다보니 여기에도 눈에 빤히 보이는 포퓰리즘이 있어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대부업'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신가요? 까만색 정장을 입은 사람들, 엄청나게 높은 금리, 돈을 안 갚으면 이승에서 더는 못 살 것 같다는 느낌, 조직폭력배..? 저도 대충 이런 느낌을 받습니다. 여러분도 비슷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단어 하나에서 묻어나는 이미지와 프레임의 편견을 깨기란 쉽지 않습니다. 포퓰리즘은 바로 이런 편견의 틈을 침투합니다.

대부업은 사라져야만 하는 사회악인가?


시장에는 다양한 자금수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자금, 단기적으로 필요한 자금이 있겠습니다. 사업자금이 필요할수도 있겠구요. 또, 급하게 급전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겁니다.

이 자금 수요들은 다양한 자금 수요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업적으로는 직장인, 사업가, 무직, 가정주부 등이 있겠죠. 돈을 빌리고자 하는 주체가 개인일수도 있고 법인일수도 있을거구요. 또 개인이라면 신용등급은 1등급부터 10등급까지가 있을것입니다.

이 수요들을 대응하는 금융기관들도 각자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니 개인의 자금 수요에 한정해 보겠습니다.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은 시중은행(1금융권)에서 돈을 빌립니다. 그리고 대출 이자도 낮습니다.

당연히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거나 받기가 힘듭니다. 대부분 2금융권의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를 통해서 10% 중반대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습니다. 그보다 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제도권 대부업체로 손을 벌립니다. 그마저도 못 쓰는 사람들은 불법 사금융 업체에 불법적인 수천%의 이자를 내며 대출을 받습니다.

그리고 하위로 내려올수록 대출 자금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향도 짙습니다. 1금융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택을 사거나 투자용도로 대출을 받는다면 대부업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몇일간 사용할 급전이 필요해 대출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출 시장의 가장 밑단에 있는 불법 사금융 시장에서 사채를 쓰는 사람들이 사채를 빌려서 집을 살리는 없으니까요.

이처럼 시중은행부터 최하단의 대부업까지 모두 수요가 있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그런 존재 가치가 명확한 자금 공급원을 무조건적으로 사회악 취급하는 시각은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업 또는 사채업이라고도 부르는 사금융 시장은 원래 제도권 관리하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되면서 규모가 있는 대부업체들은 제도권으로 들어와 합법적인 영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부업은 꼭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드렸지만 대부업은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는 곳이 아닙니다. 대부업은 대부분 소액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그 기간도 짧습니다. 예를 들면 시장 상인들이 대부업을 통해서 일수같은 것을 많이 씁니다. 재고와 현금 회전을 위해서 대부업은 그들에게 꼭 필요한 금융 수단입니다. 꼭 필요하니까 존재하겠죠. 연간 금리가 27.9%라고 해도 실제 1년치 금리를 내는게 아니라 몇일 쓰다가 돌려주기 때문에 일할(daily basis)개념으로 이자를 지불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에게 각인 돼 있는 불법 사금융업체들 입니다. 이런 곳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금리를 받는 곳을 말합니다. 그런 곳들은 채권추심 과정에서도 수 많은 불법행위와 폭력이 동원됩니다. 이런 곳들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 금리 상한을 둔 것은 잘 한 것입니다. 그러나 20%까지 금리를 낮춘다면 제도권 대부업체 대부분이 계속 영업을 하기 힘들어 청산 위기에 직면합니다.

제도권에 있지 않은 사금융 업체들을 제도권으로 양성화 하기 위해서 정부는 개정 대부업법을 만든거고, 실제로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최상위 업체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왔습니다. 더 이상 대부업 금리 상한을 낮추기 보다는 비제도권 업체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와 합법적으로 영업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더욱 절실합니다.

바로 이 제도권 대부업과 불법 사채업 사이에 괴리가 발생합니다.


제도권 대부업체가 사라진다면?


가까스로 제도권으로 유인한 대형 대부업체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몇십~몇백만원 수준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불법 사금융 시장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시중은행이 돈을 빌려줄리 만무하고 2금융권 대출도 쉬운건 아닙니다. 그러니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나마 제도권에서 27.9%의 금리로 급전을 빌려쓰던 사회의 진짜 소외계층이 연간 수천%에 달하는 불법 사금융 업체들의 먹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사회 최하단 계층의 좌절을 불러오고 사회 불안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불법 사금융 업체들은 단속한다고 단속되는게 아닙니다. 성매매 업체들을 아무리 단속해봐야 법망을 피해 더 음성화 되고 체계화 되는 풍선효과만 봐도 그렇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정부가 아무리 정책을 내봐야 다른 곳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자금의 대출 수요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산소와도 같습니다. '대부업 금리를 낮추겠다'라는 포퓰리즘 하나로 되려 사회에서 가장 보호 받아야 할 사람들이 큰 타격을 입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제도권 대부업은 왜 사라지는가? 대부업의 이자율은 살인적이다?


혜택은 별로 없고 규제만 늘어나니 대부업체들이 제도권으로 올라오길 꺼리는 것 입니다. 특히, 대부업법이 시행된 이후 근 10년간 제도권 대부기업들의 최대 금리 한도는 꾸준히 낮아져 왔습니다. 2002년 66%이던 법정 최고 금리는 거의 햇수 단위로 낮아져서 현재는 27.9%까지 낮아졌습니다.

<자료 출처 : 한국일보>

27.9%로 법정 최고한도가 낮아진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법정 최고한도를 20%까지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대부업체 중 상장된 기업이 리드코프 하나 뿐 입니다. 그래서 리드코프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해 봤습니다. 대부업 금리 상한이 20%로 높아지면 리드코프는 사실상 영업을 종료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리드코프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10.6%, 순이익률은 6.6%입니다. 이는 법률이 규정하는 대부업 금리 상한때문에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습니다.

리드코프의 경우를 보면 자본을 빌려오는 조달 금리가 8.5%~9%, 빌려준 돈 중에 떼이는 돈이 10%, 매출대비 판관비율이 17%입니다. 이렇게 합산하면 금리 상한 27.9%로 겨우 똔똔 사업을 하게 됩니다. 만약에 제윤경 의원이 발의한 대부업 금리상한 20%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리드코프는 제도권에서 영업을 더 이상할 수 없게 됩니다.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13%가 사지로 내몰릴수도


이렇게 되면 제도권 대부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대략 두가지 입니다. 제도권에서 벗어나 음지에서 영업하면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는데 굳이 별 혜택도 없고 규제만 가득한 제도권에 편입돼 영업을 할 유인이 사라집니다.

1) 영업의 종료
2) 제도권에서 이탈하여 불법 사금융화

실제로 2조원이 넘는 대출을 해주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러시앤캐시는 대부사업을 종료합니다. 리드코프의 경우도 대주주가 회사를 팔기 위해 지분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제도권 대부업들이 속속 영업을 종료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도권 대부업이 전부 문을 닫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263만 대부업 이용자들이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경제 활동 인구의 11~13%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저성장 사회로 진입하고 경제가 침체를 겪으면서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부업 수요는 늘어나는데 제도권 대부업은 문을 닫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수천%의 고리를 받는 불법 사채업자들이 활개치는 세상이 될 것 입니다.

제도권 대부업체의 금리 상한이 낮아지면서 대부업체들은 실제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을 줄여나가고 있음이 확인됐다 <자료 출처 : 중앙일보>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 263만명 중 1%인 2만 6,000명이 비제도권 초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려 범죄나 자살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면 이는 막대한 사회적 손실과 불안을 야기하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땡전하나 나올 구멍이 없는 사람들의 삶을 안다면 이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고 막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살인적인 금리를 받는 비제도권 사금융 업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야..


연간 수천%의 살인적인 금리 장사를 하는 비제도권 사금융 업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유인이 더 절실합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제도권 업체를 불법 사금융으로 내모는 지금과 같은 규제는 사회를 지탱하는 바닥을 더욱 붕괴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막장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이판사판 범죄율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업체의 금리상한 규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부업체들에게 일정 정도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축은행보다 매력없는 수익을 낸다면 대부업체들 7~10등급 또는 신용불량자를 상대로 큰 위험을 떠 앉고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습니다. 얼핏들으면 대부업 금리 상한을 낮춘다는 말이 굉장히 선한 일을 한다는 것으로 들리지만 이와 같은 엄청난 부작용들이 뒤따르는 위험한 정책입니다. 제 생각에는 대부업 금리 상한 27.9%는 대부업체들이 허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하로 낮추면 위에서 말한 일들이 벌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의 대부업 금리 상한


대부업체의 금리 상한을 낮추어야 한다는 논리에 늘 끼어드는 것이 '일본 대부업체는 어떻다' 하는 논리입니다. 일본의 대부업체들도 금리상한이 20%라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과 양국의 대부업체가 자금을 조달받을 때 적용받는 조달금리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예를들면 우리나라 대부업체들의 조달 금리는 8.5~10% 수준이 많지만, 일본 대부업체들의 조달금리는 5% 수준입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일본이 금리상한 20%니까 우리도 20%로 내려야 한다'는 말은 현실을 교묘히 감춘 포퓰리즘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아래는 전세계 주요 국가별 대부업 금리 상한 제도 자료입니다.

<자료 출처 : 제349회 국회(임시회) 제 3차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

국내 대형 대부업체는 모두 일본 자금이다?


'대부업'이라는 키워드에 '일본'이라는 키워드까지 조합하니 사람들 혈압을 끌어올리기 얼마나 좋은 단어가 됩니까? 이도 포퓰리즘에 기대어 자신들의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술수에 불과하다 생각합니다. 리드코프는 100% 한국 자본으로 설립한 대부업체이기 때문에 '대형 대부업체들의 자금은 전부 일본계 자금이다.'라고 하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빚 갚지마라?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제의원은 '빚은 무조건 갚지 않아도 된다'는 다소 발칙한 의견도 피력한 바 있습니다. 금융의 문턱이 낮아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돈을 빌린다는 의견에는 다소 공감합니다. 그러나 빚을 지는 사람들도 문제입니다. 빚이란 결국 남의 돈을 쓴겁니다. 남의 돈을 쓰고 갚지 않아도 된다니 다소 황당합니다.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 썼으면 갚는 것이 맞습니다. 이자를 내고 원금을 갚기로 약속하고 빌렸으면 갚아야죠. 빚을 무조건 탕감해주는 것은 자칫 모럴헤저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용사회의 근간을 흔들수도 있습니다.

"금융의 문턱이 낮아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돈을 빌린다." 이 말도 절반은 동의하기 힘듭니다. 이말은 곧, '여성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니 성범죄가 늘어난다.'는 말과도 비슷한 뉘앙스로 들립니다.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문제이지 어떻게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성이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까? 경제관념이 확실한 사람은 남들이 돈을 입에 떠넣어 줘도 절대로 빚을 지지 않습니다. 개인의 경제 관념문제가 절반, 제도의 문제가 절반입니다.

가계부채 문제의 핵은 주택 담보 대출


가계부채가 1,400조 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부채의 핵심입니다. 2금융권을 제외하고 1금융권에서 나간 주택담보대출 잔액만 710조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해 가계부채 증가폭을 우상향 시키는 것 역시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매월 조 단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6년에 LTV비율이 높아진데다 주택 가격과 전세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 담보대출액 증가를 이끈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중 등록 대부업 대출 잔액은 14조에 불과합니다. 가계부채 총액 중 1%도 안되는 금액입니다.

가계부채 1,400조 시대를 강조하면서 규모가 얼마 되지도 않고, 이제 마지노선까지 온 대부업 금리 상한을 두들겨 패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이 역시 엄한 문제를 끌어와서 대중의 눈과 귀를 가리는 포퓰리즘이죠. 가계 부채 1,400조 시대를 강조하겠다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또,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병폐들을 만들어내는 부동산 담보 대출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빚내서 주택을 구입한 유권자들의 표는 너무나 많고, 대부업체 관련 표는 적기 때문일까요? 대부업체의 금리 상한을 내려주겠다. 정말 달콤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대부업체의 금리는 안 내리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수 천%의 금리를 받는 불법 사금융 업체를 제도권으로 유인하는 것이 훨씬 순기능이 많을 듯 합니다. 제도권 대부업체들이 용인할 수 있는 금리 상한은 끝까지 내려 온 상태라고 판단됩니다.

저는 이 법안을 발의한 제 의원님이 누군지도 모릅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 유명하시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이번에 투자 정보를 리서치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인물입니다. 그리고 물론 제 의원님에게 악감정도 전혀 없습니다. 단지 짚고 넘어갈 건 짚고 가자는 차원에서 쓴 글입니다. 그리고 계속 강조드리지만 아마 대부업을 옥죄면 옥죌수록 제도권 대부업은 문을 닫고 음지에서 활동하는 진짜 사채업자들의 세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2017년 4월 13일
송종식 드림



암사동 거리를 거닐다가.. 돈 잘 버는 사장님들은 어디에나 있다


주요 제조업 기업들은 해외 투자를 늘리고, 부는 재벌과 상류층에게 편중되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상황에 국가의 성장 동력도 꺼져간다고 모두가 아우성입니다. 굳이 언론에서 떠들지 않아도 어려운 경기를 피부로 체감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미천한 저 역시 그렇구요(ㅠㅠ)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호황인 업종은 있게 마련인데요. 저희 동네(서울 강동구 암사동)를 거닐면서 최근 그런 부분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부가 일시에 사라지지 않는 이상 한쪽에서 사라진 부는 다른 쪽으로 이동한다고 보았을 때, 지금 어느 쪽으로 부의 물결이 흐르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시중 통화량의 증가와 감소는 일단 감안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요.)

숲을 보는 관점의 글은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쓰도록 할게요. 오늘은 저희집 주변 암사동이라는 나무만 놓고 제눈에 비친 이야기를 써 보겠습니다.

1. 확장 이전하는 암사동 다이소


암사역에는 다이소가 하나 있는데, 재작년인가? 우연히 이 매장의 일일 매출을 보고 입을 떡 벌렸던 적이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 가보니 확장 이전 한다고 공지가 떴네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다이소와 같은 천원샵은 아주 잘 나갑니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다이소 매장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피부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천호동, 명일, 고덕동 근방만 해도 다이소 매장이 소리소문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암사동 다이소 전경 <출처:다음 로드뷰>

다이소를 다니면 직원들이 친절한 매장은 찾기가 힘듭니다. 대부분 좀 불친절한 느낌이죠. 실제로 매장 리뷰에서도 사람들의 악평이 많구요. 그런데 다이소의 비지니스 포인트는 직원들의 친절은 아니니까 건재하게 장사가 잘 되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다이소를 앞서는 곳이 나오지 않는 한 건재할 것 같네요. 앞으로 경제 저성장, 소득 양극화가 계속된다면 다이소는 승승장구하리라 생각됩니다.

2. 확장 이전하는 시장 닭강정


암사닭강정은 암사시장의 명물입니다. 원래 주인아주머니 혼자 폭 1m도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가게의 매력 포인트는 가격입니다. 푸짐한 양에 가격도 착하고 또 맛도 있었죠. 저는 이 집의 단골이었습니다. 한때는 튀긴 닭 두 마리를 6,600원에 팔기도 했으니까요. 지금은 9,900원으로 올랐지만요.

어쨌든 이 가게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확장을 했고 지금은 직원도 4명이나 고용했습니다. 불과 1~2년 만에 급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죠. 직장인분들이 퇴근하는 시간대에 가보면 이 집은 항상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이 집 강정을 먹으려면 20분 줄 서는 건 기본이지요.

이 처럼 가격 + 맛 + 양 3박자를 갖추면 어렵다는 불경기 속에서도, 그리고 그 안된다는 음식점 자영업도 승승장구 할 수 있다는 걸 두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이집 근처에서 닭강정 가게와 치킨 가게가 몇번 개업을 하기도 했는데 거의다 한달도 못 버티고 망해서 없어졌습니다.

3. 왕저렴 동네 커피숍


일전에 제가 포스팅한 적 있는 커피숍입니다. 3,000원에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 만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동네 명소입니다. 인테리어도 편안하고 사장님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로스팅이 잘 돼서 커피도 아주 맛있습니다.

변두리라서 수 많은 가게들이 생겼다 사라지는데도 이 가게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한 장사의 진리죠. 싸고 + 맛있고 + 양 많고 + 친절하고.

4. 줄서서 먹는 왕저렴 동네 샤브샤브 뷔페


단돈 만원돈에 샤브샤브 고기와 다양한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샤브샤브 + 뷔페집인데 여기도 갈때마다 줄을 서서 먹습니다. 어쩔때는 40분 정도 기다려서 줄을 섭니다. 먹는 자영업이 힘들다고 하는데 이 집은 예외인 듯 합니다.

역시 비결은 가성비가 뛰어나고, 음식도 맛있고, 아기들을 데리고 가서 마음놓고 떠들어도 되기 때문인데,  그래서 아기를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들 떠드니 우리애가 좀 떠들어도 마음이 놓이고요. 요즘 노키즈존이다 뭐다 말도 많아서 어지간한데는 아이 데리고 가기가 미안하고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라서요.

5. 동네 전체가 공사판, 끝없이 들어서는 신축 빌라의 물결..


가뜩이나 전세난이 심한 요즘, 강동구는 재건축 아파트 이주 가구가 쏟아져서 더 난리입니다. 고덕주공2단지, 삼익 그린 1차 등 이 동네에 수 만 가구의 이주 행렬로 전세가 동 나버린 것은 물론이고 기존 빌라의 전세가마저 치솟고 있습니다. 둔촌 주공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시행 인가로 옆 동네도 전세 물건이 동나 난리가 나고 있습니다.

미취학 아동을 데리고 있거나 자녀가 없는 집은 괜찮지만 자녀의 학교 문제가 걸려있는 집은 멀리 못갑니다. 대부분 기존에 살던 곳 근처로 이사를 가야하는데 그러다보니 이제는 허름한 빌라까지도 전세가가 정신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는 요즘 완전히 공사판입니다. 기존 주택들을 허물고 신축 빌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공사판이었는데, 이미 들어선 빌라도 많고 새로이 건물을 허물고 터파기 공사를 하는 곳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주 난리입니다. 이 동네 신축 빌라는 수도권 외곽에 부채를 잔뜩 진 채 건당 천만 원 띄기를 하는 그런 빌라가 아니라 전세난을 읽은 자본들이 속도감 있게 지어 올리는 물량들입니다.

건물 거래가 늘어서 주택의 주인들도 빠르게 바뀌고 있고요.

경기가 어렵다는 요즘. 이 동네 인테리어 업자분들이나 건자재 업자 분들, 배관, 배선 일 하시는 분들은 일거리가 넘쳐나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물론, 한 2년 후 부터는 이 지역에 쏟아질 아파트 물량 때문에 그 분들에게 이 피크는 끝나겠지만 어쨌든 지금 동네 업자분들은 신났죠. 먹고 살기가 힘들어도 반드시 돈이 흐르는 곳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6. 늘어나는 반려동물 병원과 용품샵


예전에 반려동물 관련 지출 비용이 늘어나는 부분과 관련해서 수혜주를 찾는 포스팅을 작성한 바 있습니다. 통계에서 이미 확인을 한 부분이지만 저희 동네에서도 반려동물관련 용품샵과 반려동물 병원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테마로 오뚜기나 BGF리테일과 같은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커지는 것도 1인 가구 증가 테마의 연장선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전에 1인 가구 증가 테마로 가장 눈여겨 보았던 오뚜기는 이미 급등을 했는데, 저희 와이프는 200% 가까이 수익을 냈고, 저는 손가락만 빨았네요.

모두가 어려워도 솟아날 구멍, 그리고 소비 패턴의 변화..


저희 동네를 벗어난 이야기를 해볼게요.

국가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식 시장이 이렇다 할 성장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업투자를 하는 젊은 사람 중에는 잭팟을 터트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20~30대 어린 나이에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계속 생깁니다. 시장이 힘들어도 잘하는 사람은 수익을 잘 내는 것 같습니다.

문 닫는 지역 의원들이 많다고 하던데 삼성서울병원은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특히 소화기쪽은 갈 때마다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느낌입니다. 지난주에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쪽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1시간 가까이 대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고령화에다가 식습관이 서구화되니 소화기쪽 환자들은 지속해서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이쪽 의사분들이나 제약사들은 쭉 잘 먹고 잘살겠죠?

한쪽에서는 취업이 안 된다고 고시원에서 목을 매달고 죽어가는데, 한쪽에서는 20대 나이의 창업자가 수십조의 자산을 가진 억만장자가 됩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을 시작한 친구들은 적게는 몇 억에서 많게는 수백~수천억을 투자받아 회사를 키우고 올해의 인물에 선정됩니다. 큰돈들은 IT, 바이오 스타트업 시장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하루에 수천억이 사라졌다가 생깁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목돈의 흐름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저성장이라 불만이면 베트남과 같이 부침없이 꾸준히 고속성장 하는 나라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입니다. 우리나라가 힘들어도 잘 나가는 다른나라는 있게 마련이죠.

우리나라를 먹여살렸던 중후장대 산업들이 망해가고 있는데 콘텐츠, 음식료, 바이오, 지식 산업 등 경박단소 산업들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대세 산업이 힘들면 다른 산업으로 돈이 몰리고 잘 되는 산업은 다시 대세 산업이 되기 위한 발판이 됩니다.

좀 오래된 자료지만.. 쪼그라드는 중산층, 늘어나는 상류층과 하류층 <출처:연합뉴스>

우리나라 중산층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통계를 확인해봐도 이는 사실로 확인됩니다. 그래서 장사가 더욱 안된다고 여기저기서 난리입니다. 자영업의 수요 공급의 문제도 있지만, 장사의 정교함 부족 탓도 있겠지요. 나 하나의 힘으로 이 트렌드를 막을 수 없다면 트렌드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득 분포의 한가운데 허리는 점차 얇아지지만, 저소득과 고소득 양쪽의 굵기는 점점 굵어지고 있습니다. 아주 고급스럽거나, 아주 값이 싸거나 둘 중 하나를 충족하는 사업 방식들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애매하거나 어정쩡한 것들은 사장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4월 8일자 기사 타이틀 <출처:경향신문>

스몰럭셔리라고 해서 저소득 계층일지라도 아예 특정 분야에는 최고로 돈을 쓰는 문화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집은 반지하에 살더라도 여행은 최고급으로 짧게 다녀온다든지, 비록 생활 수준을 올리지는 못해도 내가 좋아하는 전자기기는 최고급으로 구매한다든지, 비록 대부분의 나날을 라면으로 때워야 하는 운명이라도 가끔 음식 한 끼 만큼은 정말 고급스러운 데서 먹는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능력 내에서 작은 럭셔리를 즐기는 문화입니다.

한잔에 5~6,000원 하는 비싼 커피를 사 먹으면서도 스타벅스에 젊은 사람이 넘치는 이유는 뭘까요. 소득이 불안정한 젊은 사람들의 주거 불안정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어쨌든 이런 주거 불안정으로 감옥 같은 집 안에 있으면 답답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스타벅스는 그 어떤 곳보다도 편안하게 내 집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니까요. 커피보다는 공간을 사는 개념에 가깝다 생각합니다. 탁 트인 데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많으니 덜 답답하지 싶습니다. 강동구에서만 해도 스타벅스의 영토확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천호역에만 길을 마주 보고 스타벅스 매장이 3개나 있습니다.

이것도 스몰럭셔리에 포함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로소득으로는 구매가 불가능한 집 구매를 포기한 청년들은 잉여자금으로 아예 외제차를 구입하고 여행에 돈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는 문화도 생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잘보면 돈 벌 기회는 도처에 널려있는 것 같습니다.

2015년 9월 2일
송종식 드림

플랫폼에 대한 짧은 메모


소프트웨어 계통에 있는 사람들 입에서는 십수 년 전부터 '우리는 서드파티가 아니라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어릴 적부터 그런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플랫폼 지향 경제로 가야 한다는 논의는 대중 일반에게는 관심 밖에 있다가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회사가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에야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리는 것 같다.

타인들보다 반걸음 정도 트렌드에 빠른 사람들이 플랫폼을 소개할 때 보면 다양한 전문 지식과 아름다운 이상적 이야기들을 끌고 온다. 그런데 사실 플랫폼이라는 게 그렇게 전문적인 지식이나 아름다운 이상을 동원해서까지 미화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일단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플랫폼의 자질을 갖춘다. 출발은 이거 하나다. 무조건 사람을 많이 끌어모아야 한다. 그 수단이 무엇이 되던지는 각자 전략에 따르면 된다. 쌍방거래 시스템을 갖추거나 그 이외에 다양한 기술이나 API를 갖추는 것은 먼저 준비해도 되지만 반대로 일단 사람을 모으고 난 뒤에 해도 된다. 심지어 어떤 플랫폼 하위에 있던 서드파티 게임도 사람만 많이 모으면 독립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핵심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무언가'다.

흔히 알고 있듯이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네이버 검색엔진, G마켓이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심지어 강남역 일대 상권도 플랫폼이고 대학교나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도 플랫폼이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는 우리나라가 옥션이나 G마켓을 통해 중국보다 먼저 전 국민에게 자리를 잡았다. 후발주자인 알리바바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회사인데 IPO를 하면서 단숨에 세계 최고 규모의 IT회사가 되었다. 이것은 앞서 이야기했듯 알리바바를 이용하는 중국인의 머릿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국가라는 플랫폼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많은 피를 보아야 한다. 구글은 백링크 분석이라는 작은 서드파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검색, 모바일 소프트웨어 유통, 온라인 광고 유통, 브라우저 등의 분야에서 여러 개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왜 다들 플랫폼이 되려 하는지는 간단하다. 플랫폼이 되면 적은 노력에 비해서 막대하고 꾸준한 금전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서드 파티들간의 거래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 플랫폼을 소유하면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생기고 후속 서비스도 손쉽게 흥행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의 소유자는 타인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이 생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국가라는 플랫폼은 한 국민(서드파티)의 인생을 감옥에 가두거나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망가뜨릴 수 있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게임으로 먹고 사는 회사(서드파티)의 앱을 임의로 삭제해버리는 방법으로 해당 개발자나 회사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 검색엔진이라는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검색결과 페이지에서 특정 업체를 제거해버리는 방법으로 해당 업체가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도록 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에 종속된 서드파티는 플랫폼의 선택에 따라 스타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알거지가 되기도 한다.

플랫폼을 가진 업체는 자신이 원하는 목소리는 전 세계에 널리 퍼트릴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수백만의 서드파티들의 목숨은 파리처럼 잡아버릴 수 있다. 이것이 플랫폼의 위협이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초기에 활성화 시키는 과정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이상적 신념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현실적 가치에 무게를 둔다.


주식거래자(서드파티)들의 플랫폼인 증권거래소는 더 많은 서드파티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대박을 터트린 개인 투자자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홍보한다. 이 홍보를 보고 더 많은 서드파티가 주식으로 대박을 치는 꿈을 꾸며 주식 시장이라는 플랫폼에 서드파티로 참여한다. 주식 거래자의 반대쪽 서드파티인 기업들도 상장을 통한 대박을 노리며 주식 시장에 진입한다. 카지노라는 플랫폼도 비슷한 방식을 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웹 개발자들이 애플의 iOS 서드파티 개발자로 넘어가게 된 방식도 이와 유사하다. '1인 개발자가 아이폰용 앱을 만들어 한달에 4천만원을 번다는 식'으로 초반에 앱스토어에 대한 홍보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저런 기사를 보고 개발 좀 하신다는 분들은 너도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폰 개발자로 전향하던 시기가 떠오른다.

구경제 패러다임으로는 애플이 해야할 일을 세계에 퍼져있는 많은 개발자들이 애플 대신 해주고 애플은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한 통신사는 자체 앱스토어를 흥행 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무조건 앱을 찍어내서 갯수 맞추기'를 택한 것으로 안다. 앱 개발사에 '이런저런 앱 200개를 찍어내 주세요.' 하는 식으로 하청을 줬다. 이렇게 만들어진 앱들은 조악했다. 단순히 '우리 마켓에는 앱이 몇개 있다.' 하는 식의 홍보에는 한 줄 정도 활용됐지만 이용자들은 이런 조악한 앱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는 플랫폼을 만들 수 없다. 애플처럼 '서드파티에게 얼마나 지속해서 많은 금전적 이익을 줄 수 있는가?'가 핵심이 돼야 했다. 그런점에서 서드파티 앱 개발자들과 이익을 배분하는 애플의 전략은 천재적이었다.

전세계 수 많은 웹사이트 관리자들에게 광고를 나눠주고 광고를 노출한 만큼 광고수익을 배분하는 산뜻한 전략으로 단숨에 온라인 광고의 판도를 바꿔놓은 구글의 전략도 이와 유사하다.(물론 앱스토어 보다는 애드센스가 더 빨리 출시된 서비스다)

그리고 그 서드파티 관리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 위에서 자동으로 굴러가도록 만들었어야 한다. 지금이야 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정치하시는 분들부터 주류 언론사의 PD님들에게까지 플랫폼 이야기가 오르내리게 돼 다행이다. 영향력 있는 분들이 관심을 가지면 대중들에게도 널리 그 사상이 전파되니까. 모두가 서드파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플랫폼 지향적 관점을 가지고 일을 하면 우리나라도 먼 미래에는 좋은 플랫폼을 많이 가진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도 그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류 콘텐츠에 열광하는 수많은 세계 시민, 수 억 명의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간혹 샤오미의 MIUI를 들어 삼성의 전략을 평가절하하는 분들이 있지만, 삼성도 방향을 살짝만 틀면 엄청난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기업), 세계 모든 대륙의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리고 세계 최고의 한국산 게임들…. 그리고 등등.

주식 이야기를 한마디만 하자면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종목에 돈이 몰릴 것이다. 지금부터 잘 찾아봐야 한다.

2014년 11월 10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