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멜파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멜파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실적을 추정할 때 주의할 점


투자 과정의 핵심 중 하나는 그 기업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려낸 미래를 토대로 향후 실적을 예측하는 것도 관건입니다. 이 미래 실적 추정치에 따라 투자 결정 여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업의 실적을 추정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현상을 내다보고 지표를 체크하며 자산의 가격 변동을 추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분석가나 투자자가 가장 많이 빠질 수 있는 오류 몇가지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연속적인 숫자가 주는 추세의 함정에 빠지지 말기


원자재 시장에서..


2007년부터 2008년 말까지 국제 유가가 폭등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저유가 뉴스가 연신 뉴스 1면을 도배하듯이 그때는 고유가 관련 뉴스가 연신 언론사들의 머릿기사를 장식하던 때 였습니다. 2007년에 배럴당 60불 정도를 찍고 있던 국제 유가는 계속 치솟아서 2008년 연초에 100불을 돌파하고, 곧장 110불, 120불을 갱신했습니다.

이때, 국내외 경제와 금융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각종 경제 기사들도 다음과 같은 의견과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로 미국 증시 급락 <2008년 1월 3일 노컷뉴스>
  • 국제유가 일년 새 두배, 200달러 가나? <2008년 5월 7일 머니투데이>
  • "국제유가 300달러 넘을 수도" - <2008.03.12 | 아시아경제 | 다음뉴스>

유가 200불은 물론이고, 300불을 전망하던 전문가들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조차 이런 함정에 빠집니다. 이때 조성된 에너지 관련 펀드들은 현재 반에 반토막 이상으로 규모가 줄었고, 어마어마한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분석가든, 전망가든, 펀드매니저든 모두가 상방만을 외치던 때 였습니다.

추세는 차티스트들만 보는게 아닙니다. 펀더멘털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조차 숫자의 연속성에 매몰돼 이와 같은 실수를 합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1년 이상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다음과 같은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 모건스탠리 "달러 계속 오르면 유가 20불대로 추락 <2016.01.12 | 뉴스1>
  • 국제유가, 끝 모를 추락..'10달러'대로 가나 <2016.01.13 | 머니투데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심지어 10달러 혹은 그 이하로 진입할거라는 시각도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그 가격을 잠깐 찍을수는 있지만 생산 주체들의 BEP를 감안해보면 이 같은 현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자연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평온할때는 임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임계치에서 억눌렸던 것들이 폭발하면 폭발 후 다시 정상 상태로 되돌아오게 마련입니다. 현 시점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30불 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기 보다는 임계치 근처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기본적으로 꽤 투자를 하신다는 분들의 위와 같은 실수는 주식 시장에서도 발생합니다. 많은 분석가들이 이와 같은 오류를 저지릅니다.

어떤 회사의 실적 추이 <출처:세종기업데이터>

어떤 회사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실적 데이터 입니다. 위에서부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입니다. 2008년에 금융위기 영향인지 살짝 부침이 있기는 하지만 매출과 이익이 모두 꾸준히 우상향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분석 없이 숫자만 보면 2011년이나 2012년, 그리고 2013년에도 쭉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나요?

아까 그 회사의 실적 추이 <출처:세종기업데이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상승세를 타던 영업이익이 급속히 꺾이기 시작합니다. 매출액은 2013년까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다가 2014년에 갑자기 반토막 이상이 나버립니다. 순이익은 13년부터 적자네요. 실적을 추정할때 회사의 BM, 영업상활 등을 정밀하게 팔로업하지 않고 단지 숫자의 성장 추세만 가지고 숫자 놀음을 했다면 그 투자자는 2011년에 상투를 잡고 큰 고통에 빠졌을 것입니다.

멜파스의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앞서 살펴 본 회사는 멜파스입니다. 멜파스는 B2B 비지니스를 하고 있었고, 삼성전자 편향적인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습니다. 재무제표만 보고 미래 이익을 추정했다면, 삼성전자에게 팽을 당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도는 것을 회사에 확인하지도 못하고 주식을 사서 큰 손실을 보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멜파스는 삼성전자향 매출이 대부분이었는데 삼성전자에게 버림을 받으면서 큰 어렴움을 겪게 됩니다.

멜파스를 욕하거나 무시하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기업의 실적을 예측하고 투자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를 숱하게 만납니다.

어떤 회사의 이익이 무난하게 20억, 30억, 40억, 50억 이렇게 발생했다면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내년 실적은 60억, 내 후년은 70억.. 이런식으로 이익을 예측하고 밸류에이션을 합니다. 그러나 내년 실적이 60억이 못 나고 30억이 될수도 있고 갑자기 적자가 될수도 있습니다. 투자 대상에 대한 꾸준한 분석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숫자의 추세만을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만약 내년 실적이 60억이 안나고 꺾이면 주가가 대폭락을 할수도 있습니다. 보통 실적이 찍히기전에 주가가 먼저 방향성을 보이는데 이는 내부자나 기업 탐방을 통한 큰손들의 자금이 미리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가치가 주가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주가가 가치의 방향을 정해주기도 한다는 조지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은 시장에서 대부분 들어맞습니다.

반대로 실적이 50억, 30억, 10억, 적자 20억 이런 추세로 가는 회사도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회사는 대부분 꿈이 없는 경우라면 이미 주가가 박살이 나 있을거구요. 내년에 갑자기 이익 20억을 내면서 턴 어라운드를 하면서 주가가 폭등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투자 대상의 과거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는 백미러일 뿐입니다. 결국 투자는 미래를 얼마나 잘 내다보느냐의 싸움입니다. 숫자 추세의 함정에 빠지는 일을 분석가는 늘 경계해야 합니다. 추세는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내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려 내일 일어날 일을 맞히기 위한 확률을 높이는게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성공한 큰손 투자자분은 저에게 아예 이런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투자한 기업의 공장이나 본사 옆에 숙소를 구해놓고, 매일 그 회사로 출퇴근하면서 회사가 잘 돌아가는지 감시하면서 투자를 해야할거야."

내 투자 아이디어는 확실하다


대부분의 성공한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아이디어를 믿고 기다리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은 큰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자의 태도임은 맞습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 역시 그 믿음입니다.

내 투자아이디어는 '확실'하다는 맹신은 자칫 투자자에게 큰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금융 시장에서 '확실한 것'은 절대로 없습니다. 투자아이디어에 대한 믿음도 좋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아닌 건 확실히 잘라내는 결단력도 필요합니다. 물론 자신에 대한 믿음 없이 우유부단하게 굴어서 엉덩이를 들썩대는 태도도 옳은 것은 아닙니다. 이러면 큰돈을 못 벌죠.

잘라내는 결단력이나 보유하는 믿음.. 어느쪽이 옳은지는 투자아이디어가 발현될때까지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지속적인 팔로업, 믿음과 불신에 대한 예술적인 밸런스 조절이 중요합니다.

설마 그런일이 일어날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까? 싶은 일이 실제로 금융 시장에서는 일어납니다. 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코스피 500 포인트가 깨지는 날이 설마 올까?' 또는 반대로 '코스피 1만 포인트가 돌파하는 날이 설마 올까?'와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설마 무너질까?', '설마 그 평판 좋은 그 회사 CEO가 횡령을 할까?' 이런 것들도 마찬가집니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코스피 500포인트가 오지 말란 법도 없으며 국내 굴지의 탄탄한 대기업이 무너지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상상하는, 상상 이상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금융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설마'를 지우고 늘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여 조심스럽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뉴욕의 상징 중 하나였던 무역센터 건물도 테러로 사라지는 세상이니까요.

그래서 분석가는 추정을 할 때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시장 흐름과 기업의 경영 흐름에 따라 시나리오대로 대응을 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역추세 마인드의 장단점


역추세 마인드를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시장에 순응하는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투자 대상과 대중의 생각과 반대되는 역추세 마인드를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역추세 마인드의 장점은 남들보다 빨리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포지션을 잡고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가 될지 모른다는 점 입니다. 다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한쪽으로 쏠려 있을 때 역추세 마인드를 가지면 정말 커다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일반 개미를 큰 개미로 만들어 주었던 분들의 투자 성과 복기를 해보면, 대부분의 훌륭한 투자 성과는 역추세 마인드 하에서 버블이나 저평가 기회를 잡았던데서 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아.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첨언을 하자면 주가가 이미 차트상 정배열로 상승하고 있고, 여기에 올라탔다면 달리는 말에 올라탄 것 입니다. 그러나 그 회사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비싸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주들보다 그 주식을 나쁘게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가 훨씬 많다면 비록 추세 매매를 하더라도 이 역시 역추세 마인드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 1월 3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