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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2일 화요일

성공적인 체중감량 진행 중


마지막으로 건강검진을 받은 것은 올해 9월 20일이다. 내 건강의 핵심적인 관리사항은 체중감량이다. 특히, 복부둘레를 줄이는 것이다. 병원에서 지속해서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이날 측정한 내 체중은 87.9kg이었다.

두달 반 동안 4.7kg 감량 중


근래 1~2주 동안 헬스장엘 거의 못 갔다. 오늘 모처럼 헬스장에 방문했다. 각 잡고 제대로 운동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랜만에 체중을 측정했다. 순간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몸무게는 무려 83.2kg!! 검진을 받은 다음 날 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한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오늘이 12월 12일이니 두달 반 동안 4.7kg 정도를 감량했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기분이 딱 좋은 순간이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인가 싶었다. 선생님께서 14kg 감량을 목표로 잡아 주셨다. 그러니 앞으로 9.3kg만 더 감량하면 된다. 이걸 내년 세부 목표 중 하나로 잡으면 되겠다.

성적과 체중은 정직하다


성적과 체중은 정직하다. 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사안은 다음과 같다.

먹는양의 증감 + 운동량의 증감 = 체중의 증감

사실 이 단순한 공식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이번에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거창하고 지키기 어려운 것은 과감히 배제했다. 일상 속에서 지키기 쉬운 것 부터 실행했다. 그리고 그것을 습관화했다.

음식을 절제하다


나는 식탐이 있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먹는 즐거움은 삶에서 비중이 큰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식도락과 미식을 즐기는 편이다. 거짓말 좀 보태서 수도권이며 전국에 유명한 맛집은 안 가본 곳이 없다. 먹는데 쓰는 한달 비용만 해도 사람들이 들으면 놀랄 수준이었다. 

나는 예쁜 카페도 좋아한다. 카페도 전국에 이름난 곳들 중 어지간한 곳은 다 가본 것 같다. 카페에 가면 칼로리 폭탄급 음료도 자주 즐겼다. 과자와 주전부리도 주변에 놔두고 틈만 나면 오물오물 먹어댔다. 야식을 먹는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외식도 많이했다. 식사의 대부분을 외식으로 해결했다. 딱, 듣기만 해도 살이 안 찔래야 안 찔 수 없는 식습관들이다.

의식적으로 입에 뭔가 넣는 것을 줄이다


예전에는 음식만 눈에 보이면 무의식적으로 집어 넣었다. 그 습관을 완전히 없앴다. 음식을 집고 싶어도 참다보니 이제는 안 집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음식을 먹는 것은 아침, 점심, 저녁 식시 시간 때 뿐이다. 그때도 딱 정해진 양 만큼만 음식을 먹고 더는 먹지 않는다. 군것질이 당기면 가급적 하루에 과일 한 두개를 더 먹거나 물을 마신다.

쓰디 쓴 아메리카노와 친해지다


나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를 자주 이용한다. 그리고 몇 군데 개인 카페들을 단골로 이용하고  있다. 스타벅스에 가면 내가 가장 애용하던 음료는 '스타벅스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렌디드', '그린티 프라푸치노' 같은 칼로리 폭탄들이었다. 그것도 벤티 사이즈로만 즐겼다. 커피류는 설탕이 범벅된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단 음료를 즐겼다. 그것도 역시 벤티사이즈로!

투썸플레이스에 들르면, 온갖 과자와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료에 샐러드 하나, 그리고 덤으로 빵 한 두개를 더 시키는 게 내 기본 메뉴였다. 그렇게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그대로 또 시켰다. 그리고 나서 카페를 나서는 길에 식사는 별도로 또 했다. 이런 생활을 하니 살이 안 찔래야 안 찔 수가 있었을까 싶다.

요즘은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하나만 시킨다. 다른 건 시키지 않는다. 조금 더 기분을 낼 때는 그란데 사이즈 하나를 시킨다. 아메리카노만 연달아 먹었다 싶으면 어떤 날에는 기분을 좀 내서 라떼 한 잔을 가끔 마신다. 그게 전부다.

카페에 가면 많은 단 음료와 간식들이 나를 유혹한다. 하지만 과감히 뿌리친다. 이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놓고 카페에서 쉴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맛을 알았다. 확실히 이 부분에서 감량되는 체중도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페 방문 횟수를 줄이다


카페에 들르면 아메리카노 한 잔만 마시는 수준으로 절제력이 늘었다. 하지만 내 친김에 카페에 방문하는 횟수 자체도 줄이고 있다. 내가 카페에 자주 들르는 이유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아무래도 카페에 오래 머물 땐 가게 주인에 대한 미안함도 크다. 그러다 보니 오래 머물다 보면 미안한 마음에 과도하게 주문을 하게 된다. 일단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카페 방문을 강제로 줄였다. 요즘은 집에서 일한다. 카페에만 한달에 100만 원 남짓을 써댔다. 이것이 확실히 줄었다. 살도 빠지고 소비도 줄고 일석이조다.

외식을 자제하다


특별한 약속이 있지 않는 한 집에 머문다. 요즘은 일도 대부분 집에서 처리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외식도 줄었다. 이전에는 대부분의 식사를 외식에 의존했었다. 요즘은 집 밥을 먹는다. 

가끔 외식을 하게 되면 예전처럼 불필요하게 많이 주문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배 터지도록 먹고도 남길 정도로 음식을 불필요하게 많이 시키는 습관이 있었다. 그게 인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러지 않는다. 딱, 1인분 먹을 수 있는 것만 시킨다. 예전에는 사이드를 주렁주렁 시켰는데, 이것도 요즘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침을 챙겨먹다


이전에는 아침을 대부분 걸렀다. 하지만 요즘은 정말 의도적으로 챙겨 먹는다. 아침을 무겁게 먹는 게 개인적으로는 잘 안 맞다. 그래서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를 먹는다. 그리고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 고기를 조금 먹고 있다. 식사 후에는 후식으로 과일을 조금 챙겨 먹는다. 아침도 계속 챙겨 먹는 버릇을 들이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 이제는 몸이 알아서 아침을 자동으로 챙긴다.

식사, 수면 등 생활 습관을 루틴화 하다


원래 내 생체 리듬은 새벽 3시~4시쯤 수면에 들어가서 아침 6시에 일어나는 패턴이다. 나도 이제 40줄에 들어섰다. 그래서 그런가 이제 이런 생활은 몸이 받쳐 주지를 못한다. 그래서 한 동안은 오전 9시~10시 쯤 일어났다. 이 생활도 어느 정도 조정을 했다. 이제는 될 수 있으면 자정 전후로 잠자리에 누워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일 욕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밤 늦은 시간까지 일과 씨름한다. 그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다. 당일에 처리하고 싶은 게 많더라도 이제는 자정쯤 잠자리에 눕는 것을 익히고 있다.

위의 내용들은 어려운 부분들은 없다. 그저 참거나, 안하거나, 그냥 하면 되는 것들 위주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그러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몇 가지는 체득이 되었다. 이제는 대부분 습관과 루틴으로 자리가 잡혀간다.

영양소를 고려하며 먹다


이 전에는 영양소 따위는 고려하지 않으면서 먹었다. 이제는 음식을 살 때 표지에 붙은 영양소를 꼼꼼히 따져가며 산다. 그리고 머릿 속으로 '오늘 먹은 음식의 영양소', '이번주에 먹은 음식물의 영양소'를 안배하면서 다음 먹을 것을 선정한다.

오늘 채소를 너무 많이 먹었다면 고기를 조금 보충해서 먹는 식이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모자람 없이, 하지만 너무 과하지 않게 섭취하고자 의식하며 음식 섭취량을 안배한다.

예전에는 큰 만두 한 봉지가 있으면 그걸 한번에 다 까서 먹었다. 믹스너트 한 통을 사면 그 자리에서 그걸 다 먹어 버렸다. 과자박스를 사면 그걸 한번에 먹어 치웠다. 이제는 절대로 그러지 않는다. 식사 이외에 주전부리는 금지하고 있다. 굳이 먹어야 한다면 '오늘은 이거 딱 한번이 끝이야'라고 다짐하고 지킨다. 그리고 수량을 철저히 통제한다. 만두를 먹으면 3개만 먹고 끝낸다거나, 견과류를 먹는다면 한 줌만 먹고 그날은 더 이상 먹지 않는 식이다. 절제와 통제가 다이어트의 기본인 듯 하다.

더 많이 움직이다


체중감량의 한 쪽 축인 먹을 것은 일단 저 정도만 지켜가면서 하고 있다. 너무 어려운 도전과제를 만들면 지칠 수 있기 때문에 하기 쉬운 것 부터 하나씩 체득해 나간다. 이제 체중감량의 다른 한 축인 운동이다. 나는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운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제로 베이스이기 때문에 '움직이면 뭐라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이것저것 하고 있다.

운동에 Grit을 적용하다


나는 헬스와 등산 위주의 운동을 하고 있다. 과거에 복싱을 했지만 몸이 많이 다칠 것 같아 중단한지 꽤 되었다. 수영을 가끔 한다. 자리를 잡으면 수영도 루틴화해서 제대로 해볼까 생각중이다. 수영은 20대 시절 내내 새벽에 거르지 않고 했었다. 확실히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여자분들은 몸매가 다 노출되니 부담이 되는 운동일 것이다.

헬스장에 가지 못하거나 등산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틈틈이 맨몸 운동을 한다. 헬스와 등산이라는 큰 돌멩이 사이사이에 맨몸 운동이라는 모래를 채워 넣는 것이다. 일상에서 틈만 나면 한다. 맴몸 운동은 스쿼트와 팔굽혀펴기 위주로 한다. 풀업은 헬스장에 가는 날에만 한다.

얼마전에 투자자 동생인 돌다리를 만났다. 돌다리는 집에서 맨손운동만 한다고 했다. 그런데 몸이 아주 좋았다. 상체는 완전한 역삼각형이었다. 몸이 날이 서 있었고 화가 나 있었다. 운동을 아주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돌다리에게 물었다.

"집에서 맨손 운동만 해서 어떻게 그런 몸을 만드니?"
"그냥 열심히 합니다."
"어떤 식으로 하는지 힌트 하나만 줘 봐."
"저는 세트 개수를 셀 때, 처음부터 안 세요. 일단 시작하고 계속 합니다. 그리고 팔이나 다리가 아파오면 그때부터 숫자를 셉니다. 그리고 목표로 한 숫자까지 채웁니다."

나는 머리로 망치를 맞은 것 같았다.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구나 싶었다. 그날로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돌다리가 알려 준 방법대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방법이 잘 안 맞았다.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였다. 돌다리가 체력이 정말 좋기는 좋구나 싶었다.

일단 나는 운동 한 세트에 17회를 실시하는 편이다. 그리고 몸이 덜덜 떨릴 때 까지 운동을 하는데, 돌다리가 알려 준 방법을 내 방식대로 개조를 해서 운동을 하고 있다. 

나는 일단 세트를 시작하고 17개 숫자를 채운다. 그리고 거기서 3개만 더 한다. 그리고 3개만 더 한다. 그리고 3개만 더 한다. 팔과 다리가 터질 듯 아파오면 이제는 거기서 2개만 더! 그리고 또 2개만 더! 그리고 2개만 더! 그리고 도저히 힘이 떨어지고 아파서 안될 것 같을 때, 마지막으로 1개만 더!, 그리고 1개를 해내면 거기서 1개만 더! 이런 Grit 타입의 방법을 만들었다. 돌다리가 알려 준 방법을 응용해서 나만의 방법을 만든 것이다.

이틀 전에도 그렇게 스쿼트를 했는데, 아직도 허벅지에 근육통이 안 풀려서 얼얼한 상태다.

등산은 집 근처에 용문산이 있어서 편리하다. 심심하면 용문산에 오른다. 종아리와 하체를 단련하는데 아주 좋다. 전신의 체력을 키우는데도 등산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등산 모임에는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 많다하여 모임은 따로 하고 있지 않다. 혼자서 기동성 있게 산에 오른다. 운동 목적을 달성하고 나서는 내려와서 상쾌한 기분으로 샤워하고 일을 시작한다. 혼자서 하는 등산이 제맛이다. 나중에 등산 메이트가 생겨서 가끔 같이 다니면 좋겠다는 상상도 해본다.

하지만 이 모든 걸 힘 빼고 '그냥'한다


사실 실생활에서 적용하는 건 별 것 없다. 모두 다 절제하고 통제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시간을 빼서 해야하는 일들은 '그냥' 하는 것이다. 저 모든 걸 다 힘을 빼고 그냥한다. 대단히 힘을 주고 하다보면 지친다. 지치면 오래하지 못한다.

아까 운동을 끝내고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보았다. 살이 5kg 정도 빠지니 꽤 보기가 좋았다. 살을 빼기 전에도 아저씨 소리는 듣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살을 빼고 나니 훨씬 보기가 좋았다. 내 몸을 보면서 "내 몸이 꽤 예쁘네"라는 느낌이 들어서 성취감도 들었고 흡족했다. 내년에는 스스로 약속한대로 9.3kg을 더 감량해 볼 요량이다. 두달 반 동안 좋은 성과를 냈듯이, 내년에도 이 루틴과 약속들을 '그냥'할 예정이다.

이제 나도 40대 문턱에 들어섰다. 이제는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배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검고 풍성한 머리숱이 유지되도록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피부는 밝아야 한다. 입에서 나오는 말들도 이제는 30대 시절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비싸고 좋은 의복을 입지 않더라도 늘 깔끔하게 입고 다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유있고 깔끔한 미중년이 되도록 하자!

2023년 12월 12일
송종식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내가 이게 절제가 되다니 (feat. 건강관리)

내 몸무게 변천사


어머니께서는 평생 마른 체형으로 사셨다. 아버지 역시 한번도 살이 찐 적이 없으시다. 일흔이 넘은 연세에도 아버지의 머리숱은 풍성하다. 물론 흰머리 하나 없는 흑발이다. 

그래서일까. 유전자는 못 속인다. 나는 어려서부터 머리숱이 정말 많았다. 나이를 먹으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져 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숱은 많은 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탈모걱정은 별로 안한다.

체형 역시 그랬다.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기 전 까지는. 물론 아이를 내가 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편의 체형도 그 시기즈음 변하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10대


10대 때는 말랐었다. 지금 생각하면 적정 체중인 것 같다. 살이 조금 있어야 남자들 세상에서는 고개를 들고 다닌다. 나는 당시 처음보는 수컷들이 우습게 볼 정도로 말랐던 것 같다. 그렇다고 아주 빼빼 마른 것은 또 아니었다. 건강하게 잘 마른 체형이었다.

그러다가 잠시 살이 붙은 적이 있었다. 대학에 일찌감치 합격하고 몇달 간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그때 정말 놀고, 먹고, 자고를 반복하니 순식간에 살이 불은 적이 있었다. 70kg 초반대를 유지하던 체중이 90kg을 뚫고 올라갔다. 물론 이 시기를 지나고 나서는 다시 살이 빠졌다. 이때 나는 '내가 고무줄 체형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살짝 느꼈다.

20대


20대 때 체형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내 사업을 몇번 말아 먹고 남 밑으로 들어갔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시기에는 말 그대로 '워크 앤 하모니' 상태로 살았다. 내 회사는 아니었지만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을 했다. 새벽에도 대표님이 호출하면 달려 나갔다. 자기 관리도 꽤 열심히 했다. 오전 6시에 칼 같이 수영을 했다. 하루도 빠짐없었다. 근력 운동을 따로 한 것은 아니지만 수영은 열심히 했다.

허리 20인치 중후반대 시절. 매끈한 피부에 잘록한 허리. 하루종일 수영을 해도, 하루에 3시간 자고 일에 매진을 해도 지치지 않던 시절이었다.

믿기지 않고 재수도 없겠지만, 이 당시엔 인기도 좀 있었던 것 같다. 10대 때는 컴퓨터에 몰두했다. 20대엔 일과 운동에만 몰두했고, 거의 일에 미쳐서 살았다. 여자에 관심이 없던 건 아니지만 애써 여자를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안했다. 여자들 뒷꽁무니를 따라 다니거나 여자에게 에너지 들이는 행동을 안했다. 여자보다 일과 꿈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다. 술이나 유흥을 즐기지도 않았다. 그러니 억지로 여자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연애는 꾸준히 했다. 내가 먼저 여자에게 대시해서 사귀자고 한 적이 없다. 여자친구들이 먼저 대시해서 연애를 시작했다. 심성이 착하고, 외모도 예쁘고, 인간적으로도 좋은 친구들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꿈 같은 시절이기는 하다.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여자에게 무관심하니 여자가 생기는 아이러니한 시절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에도 옆 매장 누나들에게 이쁨을 많이 받았다. 누나들이 먹을 걸 많이 챙겨줬다. 엉덩이가 튼실하다고 이래저래 추행과 희롱도 많이 당하면서 살았던 기억도 난다. 누나들이 나를 예뻐해서 그런거라고 좋게 생각했다.

결혼 후, 출산 전후


결혼 후 살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장모님께서 한식을 잘 하셨다. 혼자 살 때 보다 확실히 잘 챙겨 먹었다. 그리고 마음도 편해졌다. 그랬는지 결혼하고 나서 살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꾸준히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에서 생전 받아본 적 없는 '다소 비만입니다'라는 판정도 결혼후에 받았다.

첫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살이 급격하게 쪘다. 임신도 출산도 당연히 내가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배도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슬금슬금 아저씨가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이 나를 보던 눈빛도 10대, 20대 시절과 많이 달라졌음을 이 즈음부터 느끼기 시작했다. 심지어 50~60대 할머니들도 나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다. 여자들이 나에게 호의적이고 친절했던 시절이 가끔 그리웠다. 내가 늙고, 살찌고, 아저씨가 되긴 했나 보다 하면서 현실직시를 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30대


그래도 다행히. 겉보기에 심각한 뚱보까지는 안갔다. 하지만 조금씩 지속해서 살이 붙었다. 사람들은 '남자가 그 정도면 딱 통통하고 좋지'라고 말하지만 내 건강에는 계속 악영향을 미쳤다.

한번은 군시절에 입던 군복 바지를 입으려고 시도했다. 바지춤을 허리까지 올리는 것도 곤욕이었다. 바지를 잠그려고 하는 시도는 애초에 포기했다. 허리단이 내 양쪽 허리에서 멈췄다. 남북관계 마냥 버튼들은 양쪽 멀찌감치 떨어져서 아예 서로 마주칠 수도 없었다. 정말 살이 엄청나게 쪘구나 하는 것을 그때 실감했다.

관심없던 다이어트가 화두가 된 이유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다. 30대 중반 쯤 지방간 초기 판정을 받았다. 그 전엔 검진을 받으면 몸의 모든 곳이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어디 하나 문제없이 완벽했다. 그런데 30대가 되니 드디어 '지방간 초기'라는 판정 문구 한 줄이 추가되었다. 그때는 개의치 않았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며칠 전, 검진결과는 그야말로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몸 여기저기에 문제 신호가 발생하고 있었다. 뭐가 주렁주렁 더 적히기 시작했다. 다른 부분들이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도 지방간이 '중등'으로 진행되어 있었다. 간 건강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간이 진행되면 간을 원래 상태로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오로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고 했다. 1) 하루 6~7시간의 충분한 수면, 2) 규칙적인 식사, 3) 체중감량. 이것 3개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나는 젊어서 부터 거의 잠이 없이 살아왔다. 이제 그 생활을 청산할 때가 된 것 같다. 몸이 무한정 버티던 나이는 끝났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별 일이 없으면 12시를 전후하여 잠자리에 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눕는다.

사실 10년 전에 AFP라는 간암 인자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진 게 하나 있었다. 정상 범위의 수치보다 수십배 높았다. 간에 있어서 한국 최고의 명의이신 백용한 선생님께서는 이것만으로 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하셨다. AFP 수치는 과할 정도로 높았지만 그 이후 검진 때 마다 계속 내려가는 추세였다. 그래서 그 부분은 지속 감시는 하되, 크게 문제 삼지는 않으셨다.

문제는 6~7년 전쯤 처음 발견된 지방간 초기 증상이었다. 백용한 선생님께서는 이건 아주 좋지 않으니 살을 빼자고 하셨다. 당시에는 7~8kg 정도 감량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요구하셨다. 그 이후에도 정기검진을 받을 때 마다 백 선생님의 톤은 점점 높아지셨다. '살을 안 빼시면 죽을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살을 빼셔야만 합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존경하는 교수님의 조언을 진작 이행하지 못해서 이 지경까지 왔습니다. 이제는 말 잘 듣겠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검사 때 까지 살은 지속해서 불어났다. 이제는 권장 감량 체중이 13kg까지 늘어났다.

나도 이제는 크게 경각심을 느낀다. 체력이 좋다고 자부하고 살았기 때문에 자만심도 있었다. 이제는 그 자만심도 버렸다. 20대 이후에 끊고 하는 둥 마는 둥 했던 수영을 재등록했다. 한동안 멈췄던 등산도 다시 시작했다. 근력 운동도 더 꾸준히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수면습관과 식습관 개선이 시급했다. 하루 6~7시간 이상의 수면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식습관을 고치는 게 어려웠지만 잘 해내고 있다.

카페에 가면 항상 단 음료를 먹었다. 그것도 벤티 사이즈로만. 그걸 다 끊었다. 이제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 작은 것을 마신다. 처음에는 곤욕이었지만 하다 보니 할 만하다. 잘 거르던 아침 식사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 주로 샐러드로 식단을 짰다.

군것질과 주전부리를 아주 즐겼는데 모두 끊어냈다. 그 좋아하는 야식도 끊었다. 음식을 시키면 메인에 온갖 사이드까지 시켜서 배가 터지도록 먹는 버릇도 고쳤다. 간소하게 하나만 시켜서 소량만 먹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잘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잔반 남기는 걸 싫어한다. 아버지께 그렇게 교육 받았기 때문이다. 밥알 하나도 안 남기는 버릇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이라도 배가 불러오면 남은 음식은 그냥 놔두고 손을 놓는다.

호텔에 가면 탄산음료며 커피가 제공되는 곳이 많다. 예전엔 그걸 꾸역꾸역 다 먹었다. 다 먹지 못하면 어떻게든 집으로 챙겨왔다. 요즘엔 그냥 손을 안댄다. 다 버리고 온다. 물만 마신다.

음식료를 구매하기 전에는 영양소를 보는 습관도 생겼다. 가격표는 안 봐도 영양성분표는 꼭 확인한다. 그 좋아하는 백반집 왕래도 줄이고 있다. 좋아하는 면 음식도 대폭 줄였다.

내가 이런 것들이 절제가 되다니 스스로 놀랍다. 인간이 살아가는 여러가지 즐거움 중 먹는 즐거움의 비중이 크다.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건강을 위해서 이렇게 해야만 한다.

내년까지 몸무게 앞자리 숫자를 8에서 7로 일단 바꾸는 것이 목표다. 이 글은 내 다짐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나중에 들춰보기 위해서.

건강이 최고의 가치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말하고 강조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건강을 실제로 지켜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유전과 환경문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강문제는 생활습관에서 오는 것 같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고 이를 꾸준히 이행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좋아하는 것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본능에 따라 사는 것도 자제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잘 이행하여 건강하게 오래살아야 한다. 가치투자자는 그래야 한다. 그래야 복리 수익을 꾸준히 누릴 수 있으니.

요즘 살 빼는 약이 인기다. 나는 그런 것은 맞을 생각이 없다. 투자와 마찬가지로 삶의 모든 것에도 펀더멘털을 중시한다. 외부 요인에 의존하지 않고, 내 삶과 건강의 펀더멘털 자체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들고 유지할 것이다.

2023년 10월 21일
송종식


2023년 2월 11일 토요일

살을 빼라더니

"살을 뺍시다. 못 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딱 5kg만 빼 봐요."

내 건강을 관리하시는 선생님께 근 10년 가까이 저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살은 절대로 빠지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내게 '살을 안 빼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농담삼아 겁도 주셨다.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곧 40대에 접어드니 만큼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실제 몇가지 지표들을 면밀하게 관찰중이기도 하다.

그렇게 안 빠지던 살이 근 몇달 간 양평에 머물면서 쭉쭉 빠졌나 보다. 아마도 새롭게 시작한 등산. 그리고 다시 시작한 여러가지 운동들. 그리고 워낙에 먹을 것을 많이 줄였다. 혼자서 하루 식비만 5~10만 원씩 써댔으니 살이 안 찔리가. 이제는 가급적 배에 꼬르륵 소리가 나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실제로 그러고 있다. 몸이 한결 가볍다.

이번에 검진을 받았다. 체중을 재는 선생님께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으셨다.

"살이 너무 많이 빠지셨는데요?"
"얼마나요?"
"한 6kg 정도요."
"제가 최근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먹을 것도 많이 줄였어요. 그 영향은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고 다른 이유일 수도 있어요."

나는 의아했다. 아니 그렇게 살을 안 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더니. 이제는 6kg이 빠졌다고 걱정을 하시면. 내 체중의 적정주가는 다시 3kg 정도를 찌우면 되는걸까?

이번에 검진을 하니 시력은 향상됐다. 체중도 다른 이유는 없고 관리를 잘 해서 적당히 잘 빠진 것 같다. 몇 주 전에 오른쪽 귀에 이명과 이중들림 현상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그것도 잠을 잘 자니 지금은 괜찮아졌다. 검사결과도 좋다.

양평에 사니까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다. 눈을 어디에 둬도 화보다. 뻥 뚫린 목가적인 자연 경관을 매일 즐긴다. 이래서 시력이 회복이 된 건가? 양평에서는 3~4억 선이면 사람들이 꿈꾸는 그림 같은 작은 집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목가적인 뷰를 얻는다. 아마 서울에서 같은 뷰를 얻으려면 족히 20~30억 원은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기도 좋아서 머리도 항상 맑다. 근처에 운동삼아 탈만한 해발 1,000m 남짓되는 산도 많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도시가스가 안 들어온다. 그래서 가스비가 비싸다. 생활물가도 많이 비싸다. 누가 서울의 물가가 비싸다고 했었나. 양쪽 물가를 모두 체감하고 있는 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양평의 생활물가가 더 비싸다. 양평에서 지내면 소소하게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외롭다. 만나야 할 사람들은 서울에 몰려 있다. 한번 왔다갔다 하면 휘발유 5만 원은 그냥 증발이다. 왕복하는데 시간도 꽤 든다. 일산에서 처리해야 할 일도 좀 있다. 그런데 일산은 아예 가지를 못하고 있다. 한번 다녀오면 하루가 다 지나간다. 몇 번 왕복했더니 거의 제주도에 갔다 오는 느낌이다.

멋진 자연경관과 건강을 얻은 대신 외로움을 얻었다.

최근에는 서울에 근거지를 하나 만들까 싶은 생각도 든다. 다시 서울로 복귀할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차 안 막히고, 사람 없고, 어딜가나 여유있는 삶을 즐길 수 있어서 좋지만, 반대급부도 확실히 있다. 애증의 양평 생활.

뭐 나야 몸이 어디서 지내든 크게 구애 받는 사람은 아니다. 맥북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구 어디서든 방랑하며 살 수 있다. 서울 복귀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고, 결정 내리면 빠르게 행동에 옮기도록 하자. 사람은 생각보다 한 곳에 몸이 머물면 그 일정 반경 밖으로 잘 안 움직이게 된다.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이제 이동하면서 빠지는 비용들도 좀 세이브를 좀 해야겠다. 미친듯이 돌아 다녀서 귀한 시절에 현금누수가 너무 많았다.




사진 : 송종식


2022년 7월 9일 토요일

발목을 접지르다 (병원에 가야하는 기준)

주위를 세심히 살피면서 걷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씩 발목을 크게 접지른다. 그래도 타고난 통뼈에 젊어서 해 둔 운동덕인지, 아니면 운이 좋아서인지 여태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발목을 쿵 접지르면서 깜짝 놀라기는 해도 별 상처 없이 금방 잊혀졌다.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 낮에 발목을 아주 쎄게 접질렀다. 얼마나 쎄게 접질렀으면 옆으로 휘청거리다가 앞으로 무릎을 대고 땅바닥에 반쯤 엎어졌다. 다행히 이번에도 별 통증도 없고 상처도 없어 그냥 그렇게 지나가나 싶었다. 그런데 발목을 접지른지 10시간이 넘어서야 통증이 시작됐다. 지금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잠을 못 자고 있다.

대충 발을 만져보니 통증이 있는 부위가 발등 쪽이다. 다행히 발목이나 발가락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뼈에도 이상은 없는 것 같다. 인대가 늘어난 것인지 어떻게 된 것인지 왼발을 땅에 디디고 설 때 마다 통증이 극심하다.

별 것 아닌 것으로 병원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을 찾아 5가지 자가 진단법을 시행해 보았다.

먼저, 다친 쪽 다리로 한 발 서기가 가능한가 여부였다. 그것이 안되면 당장 병원에 가라고 한다. 일단 한발 서기가 가능하다. 발에 통증은 상당하다. 그렇다고 한발 서기가 안되는 수준은 아니다. 아마 의사 선생님은 한발 서기가 아예 안 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말하는 것 같다.

다음은 바깥 쪽 복숭아 뼈 상단 6cm 부근의 뼈를 만져 보라고 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 그 다음은 새끼 발가락에서 발 뒷꿈치쪽으로 타고 들어올 때 툭 튀어 나온 뼈가 있는데 여기를 만져서 아픈지를 점검하라고 한다 그 부분도 이상이 없다. 그 다음은 엄지 발가락에서 시작해서 발 뒷꿈치로 들어오면서 툭 튀어 나온 뼈를 만져 보라고 하는데 이 부분도 통증 없이 괜찮다. 발바닥에 있는 뼈도 문제가 없다.

아마도 발등에 있는 근육이나 신경이 놀랐거나 조금 늘어진 것 같다. 의사 선생님들이 제시하신 자가 진단법으로는 큰 문제는 없으니 재활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 봐야겠다. 문제는 내일 걸을 일이 많은데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 정상적으로 걸을 수가 없는 상황이네. 아주 천천히 거북이 처럼 걷는 것은 가능하다.

앞으로는 몸을 조금 더 아껴야겠다. 나이를 먹으니 상처가 생겨도 쉽게 안 없어진다. 부쩍 몸에 점도 늘어난다. 열심히 운동을 해도 몸매가 볼품 없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 무언가 공부를 해도 머리에 새겨 지는 정보의 양이 예전 같지 않다. 건강을 조금 더 챙기고, 내 육체에 대한 자신감과 맹신도 조금은 줄여야겠다.

2022년 7월 9일


2020년 2월 12일 수요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의사 동생과의 대화 (COVID-19,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해서 의사 동생으로부터 직접 듣고, 또 제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평소에 너무 바빠서 제대로 얼굴 보기도 힘든 동생인데,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만난김에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인구 1,100만 대도시의 도로가 텅 비어버렸다 <출처 : news1>

진작에 글을 올렸으면 좋았을텐데 조금 늦은감은 있습니다. 이제는 전염병 확산 속도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당분간 유효한 내용이라고 보고 제 블로그에 기록차원에서 남겨두겠습니다.

" 전염병 그 자체보다 과도한 공포심리가 우리에게 주는 피해가 더 크다 "

+ 동생아, 코로나 바이러스로 난리인데 이렇게 난리칠 전염병이야?
= 코로나 바이러스는 원래 아이들도 걸렸다가 그냥 쉽게 지나가는 바이러스 중에 하나에요.
+ 그런데 왜 이렇게 온 세상이 난리야?
= 그건 '신종'이라서 그래요.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라서요.
+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이들도 많이 걸리고 지나간다면서?
= 네, 그렇긴한데 이건 신종이라서 나중에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더 조심하자' 차원에서 난리치는거라 보시는게 속 편할거에요.
+ 아, 그렇구나. 나중에 에이즈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거야? 에이즈 치료제로 치료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 하하하. 에이즈는 그렇게 걸리는 게 아니에요 형. 그냥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다 보니 다 낫고 나서도 어떤 합병증이 생길지 몰라서 조심하자는거지, 전염력이나 치사율을 보면 인플루엔자하고 비교해서도 그렇게 무서운 바이러스는 아니에요. 인류 절멸 이런 이야기 나오는 건 정말 오버하는거고, 대형 쇼핑몰을 폐쇄하는 것도 좀 과한 대처이긴한데요. 그래도 그렇게 과하게 대처해서 질병 확산을 막으면 좋은거니까 잘 하는거라고는 봐요. 그리고 칼레트라 같은 항HIV 약제는 단백질분해요소 억제 기능이 있어요. 그래서 바이러스 잡는다고 하면 항상 에이즈 치료제는 막 때려박아 보는거에요.
+ 때려박아? 하하.
= 네, 막 때려박아 보는거에요. 거의 실시간 임상시험 급인데, 이 약이 신종 코로나를 완전히 치유할 수는 없어도 바이러스 억제를 하는데 도움이 되긴 할 거에요.
+ 메르스랑 비교해서는 어때?
= 형, 저는 정치 이야기는 하기 싫은데요.
+ 아니, 정치 이야기는 나도 하기 싫고, 우리가 크게 고생했던 전염병이잖어. 지금하고 비교할 PEER이니까 그때랑 지금이랑 비교해서 어떤 상황인지 좀 듣고 싶어서. 너가 나보다 잘 알테니까.
= 사실 메르스때나 지금이나 방역은 잘 되는 편이라고 봐요. 하지만 어떤 다른 의견에는 저는 무조건 다 중립입니다. 메르스 때는 예고도 없이 그리고 대처할 틈도 없이 훅 치고 들어와서 방역 당국이 애를 먹었고요, 지금은 이미 예고가 있었지만 바로 이웃 나라에서 전염병이 유행해서 애를 먹고 있는 중이고요. 모두 애로사항이 있어요. 잘하는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주변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모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봐요. 우리나라가 위생상태도 좋고요.
= 그렇구나. 대답 고마워.
+ 네, 형. 너무 과도하게 공포감 가질 필요는 없어요. 다만, 행정력까지 동원하고 사람들이 서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는 상황인 것도 맞아요. 뭐라고 딱 답은 못 드리겠어요. 그렇지만 사람들 생각만큼 인류를 멸종 시킬 그 정도 바이러스는 절대로 아니에요. 다들 너무 공포감에 빠져있는 건 조금 오버하는 감이 있어요. 손 잘 씻고, 마스크 잘 쓰고, 기침 예절 지키면서 일상생활 편안하게 하시면 돼요. 안 죽어요 (웃음).

주의 : 본 정보는 신경과 전문의인 동생과 대화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였으나, 동생이 잘못 알고있는 정보가 있을 수 있고, 또 제가 잘못된 기억을 기록하였을 수 있습니다. 본 내용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시는 건 위험하니 참고 정도만 하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