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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5일 토요일

투자에 필요없는 걱정과 편견들

이미지 출처 : masslib.net

코스닥 소속 기업


투자 경력이 오래되신 제 주변 어르신들도 그렇고 온라인에서도 그렇고 '코스닥 소속 기업은 투자하면 안된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봅니다. 그분들만의 투자 철학은 인정합니다. 다만, '코스닥 기업은 모조리 형편없는 기업이다', '코스닥 기업의 오너들은 부패하니 회사가 일순간 사라질 수 있다.', '코스피 회사가 안정적이다.', '큰 회사에 투자하는 게 마음 편하다.' 와 같은 생각은 정말 뿌리 깊은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중에도 영업 실적이 형편없고 빚투성이 기업이 있는가 하면,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중에서도 무차입 경영을 하면서도 매해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익을 잘 뽑아내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좋은 기업은 시장을 가리지 않습니다. 편견으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다면 190조 원짜리 시장에서 인생을 바꿔줄지도 모르는 다이아몬드를 찾을 기회를 영영 포기하는 거라 봅니다.

그리고 대기업이라고 무조건 안정적이라는 편견도 버려야 합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중후장대 산업을 많이 영위해 왔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은 중국의 습격으로 휘청거린 지 오래입니다. 적자투성이 대기업도 많고, 매해 빚이 쌓이는 대기업도 많습니다. 회사 간판만 보고 투자하다가는 큰일 납니다. 회사가 크냐 작으냐는 투자를 할 때 크게 고려할 요소가 안됩니다.

회사가 5년 후나 10년 후에 지금보다 더 성장해 있을 것인가? 부채는 적절히 쓰고 있는가? 매출은 증가 일로에 있는가? 이익을 잘 내는가? 매해 꾸준히 실적을 내는가? 제품과 서비스는 시장 경쟁력이 충분한가? 경영진의 도덕성과 태도는 어떠한가? 같은 기업의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해야 합니다.

액면가


'액면가 500원 짜리 주식이 5만 원이 넘네. 비싸지 않아?' 라고 묻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사실 투자를 하시면 안됩니다. 투자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투자 의사 결정을 판단하는 데는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아주 대표적으로 2가지를 고려하자면 EPS와 BPS입니다.

모두 잘 아시는 주당 수익력과 주당 순자산가치 부분입니다. 투자를 할 때는 주식 당 (미래의)수익력과 자산가치를 중심으로 보면 되는데, 투자를 하면서 주식 발행 당시의 액면가를 따지는 것은 정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상하한가 제도 30%


'상하한가 제도 30%가 시행되면 시장은 아비규환이 된다.'라며 호들갑을 떠는 전문가들을 보았습니다. 정말 호들갑입니다. 일례로 상하한가 제도가 없는 미국 주식 시장은 시장 변동성이 한국보다 작습니다. 폭이 좁은 상하한가 제도 덕분에 작전 세력이 작전을 구상하기가 되려 더 쉬운면이 있습니다. 이제는 작전을 하는 팀들도 작전을 하려면 더 많은 자금을 동원해야 합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상하한가 15%일때보다 주가 조작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지요. 호가 10개를 올리는데 들어가는 자금과 20개를 올리는데 들어가는 자금, 어디가 자금이 더 들어갈까요. 상한가 진입 후, 상한가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도 갑절로 들어갈겁니다.

그런면을 떠나서라도 가치투자자들에게 상하한가 제도가 있든 말든, 또는 작전세력이 들어와서 주가를 급등락 시키든 말든, 그런 부분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출렁거리더라도 아주 긴 시간을 놓고보면 잔파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믿고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에게 잠깐 동안 부는 바람이나 잔파도는 아예 무시해도 되는 부분입니다. 작전팀이 들어와서 지지고 볶든, 테마가 붙어서 난리를 치든 말든 그냥 무시하면 됩니다. 기업의 본질 가치에 집중합시다.

기관, 외국인 수급


개인적으로는 기관, 외국인 수급을 ('전혀'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거의 안 봅니다. 그럼에도 투자를 하는데 하등 문제가 없었습니다. 기관이 사건 팔건, 외국인이 사건 팔건 상관없습니다. 그런건 몰라도 됩니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잔파도는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관련해서 기관이나 외국인 매수/매도세는 별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심지어 기관이나 외국인들도 실력이 천차만별입니다. 개인투자자보다 못한 펀드매니저나 외국인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필요없는 지표를 가지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비행기에 달고 비행기 조종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매일매일의 코스피 시장 등락


언론에서는 매일매일의 시장 등락을 알려줍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에서 장마감후에 꼬박꼬박 시장 등락 시황이 올라옵니다. 기관이 얼마를 팔았고, 외국인이 얼마를 샀고, 지수는 몇 포인트가 올랐고... 하아. 이것도 정말 의미없습니다.

투자자는 기업에 집중을 해야지 주식 시장 등락에 일희일비하면서, 그것을 투자의 나침반으로 삼으면 안됩니다. 참고 삼아서 보는 정도는 괜찮습니다만 투자 의사 결정에 직접 도구로 쓰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의미도 없습니다.

공매도


내가 주식을 샀다고 해서 사자마자 올라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세야 잠시 오르락내리락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많은 분들께서 공매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공매도 덕분에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공매도 세력들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계속해서 숏 포지션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공매도의 손실은 이론적으로는 무한대니 주식 롱온리 포지션만 가지고 있는 개인투자자들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게 포지션을 구축합니다. 또, 포지션 청산 시에는 주식을 다시 사들여서 갚아야 하므로 롱 포지션 보유자들에게는 숏커버링이라는 달콤할 꿀통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주 장기적으로 봐서 기업의 성장과 주가의 궤는 같이 한다고 보았을 때, 공매도로 누를 수 있는 주가 수준은 제한적입니다.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싸져서 매수할 기회는 생길지언정 공매도로 인해서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훼손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열을 올릴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2015년 4월 25일
송종식 드림

2015년 2월 4일 수요일

[주식 Q&A] 장기 투자하실때 어떻게 버티시나요?

Q : 장기 투자 어떻게 하시나요?


주식을 1년 보유했습니다. 3개월 보유했을 때 50% 돌파했고 꽤 많이 오르다가 1년후에 다시 수익률이 50%로 떨어졌습니다. 이럴 거면 1년 보유하는 것 보다 3개월 보유하는 게 더 낫지 않나요?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3개월을 보유하고 주가 흐름이 시원찮아서 매도했는데 제가 매도한 지 1주일 후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해서 단숨에 100% 넘게 오르더라고요. 매일 주가 등락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매수/매도 버튼에 손이 나가려고 해서 견디기가 너무 힘듭니다.

장기 투자는 무조건 답인가요? 그리고 장기투자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장기 투자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장기투자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장기투자가 무조건 답은 아닙니다. 단타가 몸에 맞으시면 단타를 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대체로 많은 분께 장기투자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은 방향임은 맞습니다.

단기 투자는 시세를 추종하게 되고, 많은 거래비용과 손절매를 수반하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이는 잠재 수익률을 갉아먹는 치명적 결정이 됩니다.

기업의 가치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변합니다. 단기투자는 기업의 가치변화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장기투자 기간


적절한 장기투자에 대한 기간은 투자자마다 다르게 바라봅니다. 구루들끼리도 의견이 분분한 부분입니다. 필립피셔나 버핏은 주식을 평생보유하라고 하고 어떤 가치투자자들은 최소 10년을 보유해야 장기투자라고 하고 또 어떤 가치투자자는 1년 이상 보유하면 장기투자로 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대중없다 봅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나 주식을 몇 주간 보유하고 파는 것, 3개월 보유하고 파는 것은 장기투자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주주의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 경우는 6개월을 기준으로 보기도 합니다.

종목선정과 방향성


장기투자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엉덩이(인내)입니다. 엉덩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종목선정 즉, 올바른 '방향성'입니다. 실적이 우상향할 수 있는 기업에 몸을 싣고 장기투자를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장기투자를 한다고 하는데 가라앉는 배에 올라탄다면 서서히 죽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올바른 종목을 선정해서 좋은 가격에 사고 옳은 방향성에 몸을 맡기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시세보다는 기업을..


장기투자를 함에 있어서 시세를 추종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호가창을 들여다보고 시세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되레 마음이 급해져서 단타 매매를 하게 됩니다.

훌륭한 타자는 좋은 공이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방망이를 잘 휘둘러서 좋은 점수를 내면 되고, 훌륭한 투수는 타자가 치기 힘든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면 됩니다. 선수라면 전광판을 보느니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꾸준한 팔로업


'주식을 그냥 10년 묻어놨더니 10배가 올랐더라.'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이는 행운이지 실력이 아닙니다. 투자자라면 꾸준히 투자한 회사에 대한 팔로업을 해야 합니다. 팔로업을 게을리해서는 훌륭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여기서 꾸준한 팔로업은 주가나 차트를 팔로업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회사 그 자체를 팔로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업이 영업을 잘 하고 있는지? 준비 중인 신제품은 있는지? 시장 변화 조짐은 있는지? 인력 구조나 비용에 대한 부분은 어떤 변동이 있는지? 소비자들이 투자한 회사에 대한 제품을 잘 소비하고 있는지? 등에 관한 부분을 꾸준히 팔로업 해야 합니다. 회사의 실적과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제품에 대한 팔로업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장기투자는 이 과정과 함께하고 회사에 대한 믿음이 강해질수록 홀딩 파워도 강해집니다.

분할매수, 분할매도, 비중 조절과 포트폴리오 관리


자산을 빨리 불리려면 집중 투자를 하라고 합니다. 더 극단적으로 몰빵투자를 단행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러나 회사에 대해 상당한 믿음이 없다면 몰빵투자는 주가 등락에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장기투자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급등해도 보유하기가 겁나고, 급락해도 심적으로 타격이 클것입니다.

일반 투자자가 이를 극복할 방법이 분산투자와 분할매매입니다. 적정한 수 이상의 종목에 분산투자하고, 여러 번에 걸쳐서 매수와 매도를 나눠서 진행하는 분할매수와 분할매도를 생활화한다면 주가가 급등락 하더라도 심적으로 큰 흔들립없이 장기투자를 영위할 수 있습니다.

매도


목표가에 도달해 회사를 다시 분석했더니 목표가를 올려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면 매도합니다. 또는 애초에 좋게 봤던 핵심 비지니스가 망가지거나 더 안전마진이 큰 회사를 발견해서 자금을 옮겨야 하는 경우에도 매도합니다. 이런 경우 손절을 하든 익절을 하든 그것은 중요한 사항이 아닙니다.

궁금한 건 물어보세요.


제 이메일로 문의가 많이 오는 내용이나 제 주변에서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시면서 투자관을 정립해가는 분들이 공통으로 저에게 물어오는 내용이 있습니다. 누구나 겪는 어려움이면서 많은 질문이 누적되는 것들에 한해서 앞으로 제 블로그에 [주식 Q&A]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투자관을 만들어 나가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미 고수의 반열에 오르신 분들은 가볍게 패스하셔도 됩니다.

2015년 2월 4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월 28일 수요일

대한방직, 자산재평가 완료

대한방직의 자산재평가 완료 공시가 생각보다 빨리 떴습니다. 아직은 공장부지라서 보수적으로 평가받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감정가가 잘 나왔습니다.

자산재평가 결과를 간단하게 점검하고 지나가겠습니다. 아직 용도변경까지 가려면 갈길이 멀지만 일단은 전주 땅이 원래 가치를 평가 받는데 있어서 한발짝 나아간 것 같습니다.

1월 27일 자산재평가 결과 공시 <출처:전자공시시스템>

자산재평가 차액이 1,428억이 니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대구의 토지 가격이 재평가가 많이 된건지 전주토지가 얼마나 재평가 된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평가 차액이 1,428억이 나왔다는 것은 전주토지가 공장부지임에도 불구하고 평당 200만원 이상의 감정평가를 받았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자산재평가 예측과 실제 결과 <출처:송종식, 대한방직>

제가 예측했던 것 보다 실제 자산재평가 결과가 훨씬 좋게 나왔습니다. 제 예측치의 결과보다 371억의 자본금 증가, 18.03%p의 부채비율 감소, 34,967원의 BPS 증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자산재평가가 급하게 끝난감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로써 동사는 외부감사인 강제 선임이라는 발등의 불씨를 끄게 됐습니다.

부채비율 102%, BPS 191,000이라는 건강한 자산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대한방직이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 앞으로 남은 이슈는 2가지입니다. '적자를 내는 본업을 어떻게 흑자 사업으로 키워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 그리고 '토지의 용도변경과 필지 쪼개기, 이후 매각을 통해서 3,000억이 넘는 토지를 언제쯤 현금으로 바꿀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자산재평가 결과가 잘 나와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습니다.

2015년 1월 28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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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2014년 12월 23일 화요일

세스클라만의 안전마진 (원제:Margin of safety)

절판된 중고책이 수백만원?


안전마진(부제 : 현명한투자자를 위한 위험회피 가치투자 전략, 원제 : Margin of safety)은 전설적인 가치투자자인 세스클라만(Seth A. Klarman)의 역작입니다.

미국에서 1991년에 출판된 책입니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입니다. 영어 원본으로 된 책 자체가 희귀본입니다. 얼마전까지는 공개 사이트에 PDF가 공짜로 돌아다녔는데, 최근에는 다 막혔습니다. 제가 처음 이책의 중고 가격을 봤을때는 중고책 권당 1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다시 아마존을 통해 확인해보니 $1,700 ~ $4,597까지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이 책의 가격이 도대체 어디까지 오를지 저도 궁금할 지경입니다.

그럼 과연 이 중고책은 수백만원을 주고 읽을 가치가 있는걸까요?

왼쪽이 재야고수 슈퍼개미 형에게 선물로 받은 한국어판 안전마진 번역본,
오른쪽이 아마존에서 수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중고책 원본 하드커버

영문판 서적은 구할 수 없어서 한국어판을 가지고 책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연히 업계에서도 유명하고 또 제가 존경하는 투자자 형님의 사무실에 놀러갔다가 선물로 받은 책 입니다. 세스클라만이 번역 허가를 내주지 않아 정식으로 출판된 책은 없습니다. 제가 선물로 받은 책은 국내 모 투자자문사에서 임의로 번역한 책이라고 합니다. 소량의 이 번역본이 시중에 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후배를 위해 마음씨 써준 형님 덕분에 저도 이 책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번 전해드립니다.

투자자들에게는 가히 제1의 필독서


이 책을 읽고 '뭐 별로 대단한 내용도 없는데, 어째서 이 책 중고가가 몇백만원씩 하는거지?'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맞습니다. 이미 상당 경지에 오른 전업투자자분들이 보기에는 싱거운 내용들 뿐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책을 가히 제1의 필독서로 꼽는 이유는 있습니다. 현명한투자자나 증권분석과 같이 책이 무자비하게 두껍지 않습니다. 핸드북 수준으로 책이 얇고 내용도 짧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투기에 대한 정의를 시작으로 가치 투자 철학, 리서치, 안전마진, 밸류에이션, 시장 읽는 법, 트레이딩 하는 법, 자금관리 방법과 같이 투자 전반에 걸친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말 투자에 필요한 액기스만 농축해서 담고 있는 책 입니다. 특히 투자에 입문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이 책을 거치고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프로 수준의 전업투자자 분들도 심심할 때 마다 이 책을 꺼내 읽으면 읽을 때 마다 저번에 놓쳤던 새로운 문구가 가슴을 파고들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고 장담합니다.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고 명저는 괜히 명저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너덜너덜한 중고책이 아마존에서 수 백만원에 팔리는 이유는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1세대 가치투자자들처럼 꽉 막히지 않는 유연함


1세대 가치투자자들은 자기만의 기준이 엄격합니다. 그레이엄의 경우에는 꽁초투자의 틀을 잘 벗어나지 않았고 필립피셔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성장주를 골라 평생 보유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렇듯 1세대 가치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엔 뭔가 기준이 너무 꼿꼿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현재 생존중이며 왕성하게 투자하는 세스클라만 역시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입니다만 1세대 가치투자자들에 비해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 시장에서는 그레이엄의 투자방식이 거의 먹혀들지 않습니다. 아예 매수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현대적 가치투자에는 세스클라만의 조언이 더 잘 먹혀든다 생각합니다. 세스클라만은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위해서 트레이딩을 필요악으로 규정하고 해악으로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책 중반부에서는 조지소로스의 재귀성 이론도 동원합니다. 이는 명백하게 각 투자 국면별로 시장 참여자의 군중심리와 시세의 방향을 감지하고 적절히 트레이딩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로 비칩니다.

책 제목이 안전마진인 만큼 기업의 가치에 대해서도 중시하고, 바이앤홀드와 트레이딩을 적절히 구사하며, 자산주 가치주와 성장 가치주, 턴어라운드주에 모두 고루 투자하는 다변화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방법이 골수 그레이엄 투자 방식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렇게 투자하고 있고요.

가치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를 꼽으라 하면 '안전마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안전마진은 기업의 본질가치(또는 미래 특정 시점의 본질가치 또는 영구적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와 현재 주가의 괴리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치투자자라고 해서 시세를 보지 않는 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시세를 봐야 투수가 던진 공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엄밀하게 따지면 가치투자도 가치-가격간 스프레드 따먹기를 하는 차익거래의 일종입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본질 가치에 집중하되 시세 흐름도 꾸준히 체크를 하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너무 트레이딩에 연연하면 안되겠지만요.

기억에 남는 몇 구절


뻔한 내용이지만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문구들을 다시 마음에 되새깁니다. 투자와 관련한 전문적이고 테크니컬한 부분들은 직접 책을 통해 체득하시길 추천드립니다.

  •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증권 가격이 해당 기업의 발전 양상을 펀더멘털로 반영할 것이라고 믿는다. 반대로 투기꾼들은 증권의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하여 주식을 매입한다.
  • 조작이 없더라도 보고된 이익의 분석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성을 잘못 알게 할 수 있다. 현금흐름의 분석이 기업 경제성의 진실을 더 잘 드러낸다.
  • 수익을 많이 올리려는 투기적 마인드 보다는 잃지 않으려는 손실 회피적 투자 전략은 확실히 우월하다. 적은 수익이라도 수 년간의 시간이 흐를수록 복리의 효과는 확실히 나타난다.
  • 가치투자자는 타자다. 대신 삼진아웃을 당하지 않는 타자다. 가치투자자는 내가 원하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이 날아올때까지 수백, 수 천개의 공을 흘려보낼 수 있다. 가치투자자는 그렇게 흘려보낸 수 천개의 공을 통해서도 공부하고 배우는 사람이다.
  • 가치투자자는 수 백개 회사의 분석에 온갖 힘을 쏟고도 투자를 하기 위한 최후의 기업을 하나도 건지지 못할 수 있다. 가치는 숨겨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불굴의 노력이 필요하다.
  • 특정 투자안에 대해 모든 정보가 열려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착각이다. 때때로 제대로 질문되어야 할 것들을 아예 생각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투자자에게 알려진 현안이라도 정확하지 않은 미래의 예측에 불과한 재료들이 많다. 밸류에이션의 어려움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 '가치투자'라는 용어는 투자 업계에서 가장 폭 넓게 남발되고, 가장 상반되게 사용되는 용어다. 폭 넓은 전략을 제시하며 모든 것이 가치투자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가치사기꾼'들을 조심하라. 그레이엄의 철학이래 진정한 가치투자자인 워런버핏, 빌 루안, 맥스 하이네와 같은 진정한 가치투자자들의 성과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가치 사기꾼들이 극성을 부리고 투자자금을 모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 변화하는 기업의 가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기업의 가치 하락을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가? 큰 안전마진의 확보는 그래서 중요하며, 안전마진은 오로지 유형자산을 중심으로 해서만 확보할 수 있다.
  • 가치투자는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실천하기 어렵다. 가치투자자들은 복잡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고 수학 공식을 동원하고, 자산의 가치를 측정하는 천재들이 아니다. 가치투자자들은 그저 투자 판단을 잘하고 원칙을 잘 지키며 인내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은 주가가 종종 기업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가치투자자들도 이를 외면하면 안된다. 시간이 갈수록 기업 가치에 주가가 따라오지만 때때로 주가가 기업 가치의 방향성을 결정해 주거나, 회사의 펀더멘털을 실질적으로 좋게 만들어 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 투자라는 것은 끊임없이 유동성을 관리하는 작업이다. 계좌에는 늘 현금이 있어야 한다.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죽은 나무만 쌓아놓았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주식의 비중이 높아지면 기회비용과 리스크는 커진다. 투자는 주식의 비중을 높이면서 리스크와 수익 기회를 높이고, 주식을 줄여가면서 다시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과정의 반복이다. 현금 100%를 들고 있다면 리스크도 없지만 수익 기회도 당연히 없다. 투자는 이 비중을 결정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개인투자자라면 10~15종목의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적당하다.

책 목차


  1.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
    • 투자 vs 투기
    •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히는 월스트리트
    • 기관투자자의  수익률 게임 : 패자는 고객
    • 가치의 망상 : 정크본드에 대한 통념과 오해
  2. 가치투자 철학
    • 당신의 투자 목적은 무엇인가?
    • 가치투자 : 안전마진의 중요성
    • 가치투자 철학의 기원
    • 밸류에이션의 기술
  3. 가치투자 프로세스
    • 리서치 :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한 도전
    • 가치투자자에게 기회란
    • 상호대부조합 전환 투자
    • 어려움에 처해있는 기업에 투자하기
    • 포트폴리오 운용과 트레이딩
    •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대안

세스클라만(Seth A. Klarman)은 어떤 사람?


Seth A. Klarman
오마하에 버핏이, LA에 하워드막스가 있다면 보스턴에는 세스클라만이 있습니다. 코넬대를 졸업한 세스클라만은 25살에 되던 1983년에 '더 바우포스트 그룹(The Baupost Group)'을 보스턴에 설립하여 현재 27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초기 자본금을 자산운용업을 하면서 1,000배 가까이 불려냈습니다.

전통적인 가치투자 원칙을 지키면서도 여러가지 유연한 방식의 투자를 마다하지 않으며, 투자 대상도 주식 뿐 아니라 채권을 비롯해서 다양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우리나라의 제약주와 가스회사 등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린 바 있습니다. 2014년 12월 현재 개인 순자산은 $1.2B입니다.

2014년 12월 22일
송종식 드림


2014년 11월 14일 금요일

대한약품 3분기 실적 체크

별로 하는것도 없는데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네요. 벌써 공기는 차가워져 겨울을 예고하고 있네요. 12월 결산법인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왔습니다. 제가 보유한 기업들도 속속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이끌어왔던 중후장대 산업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큰 우려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에는 전방회사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전방회사들이 무너지면 그 회사들과 거래하는 많은 회사들도 어려움에 처하고 이것이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켜 우리나라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거라는 우려감이 있었습니다

저나 시장 참여자들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의외로 3분기에 괜찮은 실적을 내는 기업들이 많아 놀랍습니다. 주식 시장 참여자들만 환희와 공포를 왔다갔다하지 회사는 묵묵히 자기 할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2014년 3분기 실적 요약


동사 3분기 실적 팔로업 합니다. 시장 컨센서스에도 부합하고 제 개인적 예측보다도 실적이 잘 나와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약품 3분기 실적 요약 <출처:대한약품>

3분기 매출은 289억, OP 40억, NP 30억이 나왔습니다. 제가 추정한 3분기 실적 283억 매출과 20억 순이익에 부합했고 NP의 경우에는 제 추정보다는 더 나은 실적이 나와주었습니다.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외형 성장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NP는 더욱 빨리 개선되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하는 가운데 분기 NP증가율이 y-y 345.98%나 증가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기저 효과에 의한 것입니다. 작년 3분기 당시 신공장 증축을 위해서 구공장 멸실을 했습니다. 이로인해 일시적 손실이 반영돼 순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순익이 345% 이상 급증한 것으로 계산됩니다. 보통 IR에 적극적인 회사 같으면 이런 것도 홍보 자료로 이용해서 주가 부양에 사용하겠지만 동사는 IR에는 크게 적극적인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조용합니다.

최근 동사에 대한 특별한 소식은 없으므로 꾸준히 편안한 마음으로 동사 주식을 보유합니다.

제 기대치에 비해 실적이 잘 나와주었지만 제 기대치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익 추정과 밸류에이션은 직전 분기에 했던 것을 동일하게 유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목표가를 27,000원~31,000원 사이로 잡아놓고 지속 보유할 생각입니다.

2014년 11월 14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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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2014년 5월 10일 토요일

VIP투자자문 최준철 대표님 강연 요약

최준철 대표님은 서울대 투자 동아리 SMIC 2기 출신으로 VIP투자자문을 김민국 대표님과 공동 설립하여 현재까지 경영해오고 있습니다. 김민국 대표님은 전통적 안전마진을 중시하는 가치투자가로, 최준철 대표님은 성장 가치에 조금 더 비중을 두는 가치투자가로, 두분이  시너지를 내면서 회사를 잘 꾸려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VIP투자자문은 설립이래 연평균 수익률 19% 정도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운용자산은 2조원 수준입니다. 워낙 유명한 분들이라 직접 뵙고 강연을 들으니 좋았습니다.

그럼 최대표님의 강연 내용 요약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최근 시장의 분위기


가치투자자는 '얼마를 벌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 깨질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상방을 보기 보다는 하방 경직을 보고 투자를 해야한다. 더불어 가치투자자는 시장을 볼 필요가 없다.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장 상황을 한번 짚고 넘어 가고자 한다. 과거보다 시장 변동성이 많이 줄었다. 지수 2,000에서 800대로 추락하지도 않고, 800대에서 다시 2,000대로 치솟지도 않는다. 예전처럼 high risk, high return 시장이 아니라 low-risk, low return 시장이 됐다. 약한 변동성 내의 박스권 시장으로 변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과 맞물려 있다.

가치투자자는 시장을 보지 말라고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활동하는 우리가 시장의 영향을 아예 안 받을수는 없다. 약한 변동성을 가진 박스권 장세가 되다보니 최근에는 가치투자 하기가 쉽지 않다.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 되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예전보다 기업 가치에 대한 인식이 제고된 이유도 이런 시장 난이도에 한몫한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치투자의 저력을 믿는다. 장기적으로 마켓 대비 아웃퍼폼 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철학이라고 생각한다.

마켓 타이밍에 집중하느니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 빠뜨린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 경제체제가 과거 대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에서 중소/강소 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로 체질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

가치투자자는?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주식으로 돈을 벌려고 하면 돈을 벌기가 힘들다. 마찬가지로 처음 어떤 주식을 매수할 때도 '얼마를 벌어야지'와 같은 리턴을 고려하면 돈을 벌기가 힘들다. 가치투자자라면 '어떻게 하면 잃지 않을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가치투자자들은 리턴보다는 리스크를 먼저 그리고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리스크를 낮추는 법

  •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기업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알아야 한다.
  • 주식은 미래를 다루는 일이므로 실적이나 BM을 얼마나 예측할 수 있는가?
  • 최대한 싸게 산다. 너무나 중요한 안전마진을 반드시 확보한다.
  • 안전마진이 다소 적더라도 미래를 예측하기가 수월하면 괜찮다. (버핏식)

최준철의 4개의 투자 바구니 (for low risk, middle return)


1) 응급실의 A급


10년 전에는 싸고 훌륭한 A급 주식이 시장에 넘쳐났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싸면 약간의 문제가 있고 훌륭하면 밸류에이션이 다소 비싸다. 그러므로 지금은 A급 주식을 싸게 사고 싶으면 A급 주식이 일시적 악재로 응급실에 들어가 있을 때 사야한다.

단, A급 주식이 중환자실에 들어가 있거나 호흡기를 달고 있으면 사면 안된다. 즉, 회사의 비지니스 모델에 구조적인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매수를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A급 주식에는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특징이 있다.

  • 업계 1등이다. 2등과 점유율이나 매출 격차가 압도적으로 크다.
  •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는 기업이다.

이런 A급 주식들의 가격이 일시적 악재로 급락하는 경우 구조적 리스크가 아니면 몇가지 작은 리스크들은 수용한다. 이런 리스크를 서양에서는 '헤드라인 리스크'라고 부른다. 영업과 관련 없는 대부분의 리스크가 여기에 해당한다. 앞서도 말했듯 시장 폭락기를 제외하고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최근에는 A급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없으므로 '응급실의 A급' 주식이 나타나면 싸게 살 수 있도록 한다.

응급실의 A급 주식의 예로 모회사 리스크로 급락했으나 실질적으로 BM에는 타격이 없었고 성공적으로 매각이 되면서 원래 자리를 찾은 코웨이, 영업과 관련 없이 공정위와 국세청 제재 이슈로 단기 급락한 골프존, 그리고 경영권 리스크로 시장의 오해가 있었던 하이마트 등이 있다.

2) 외면하기엔 너무


2번에 속하는 기업들은 단순히 보면 PER이 마이너스이거나 엄청 높기도 하고 적자를 내는 회사일수도 있다. 분명히 시장 독점력도 있고 영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기나긴 기간 동안 악재에 눌려서 소위 쩔어있는 회사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장부가치는 확실한 회사들이 많다.

이 전략을 사용할 때는 PBR 지표를 중점적으로 사용한다. 남들이 빤히 다 아는 유명한 기업이나 대형주는 가치 구명줄인 PBR 하나만 보고 가도 경험상 투자하는데 충분했다. 국가 기관, 모든 시장 참여자, 심지어 해외에서도 모두가 지켜보는 대형주가 PBR 0.5배나 0.4배 심지어 0.3배 수준까지 떨어지면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기회가 왔음을 암시한다.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심리에 반해 쉽사리 매수에 손이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투자 방법을 쓸 때는 회사가 악재에 억눌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장기간 투자를 해야한다. 망가진 PER과 저PBR 상태일 때 사두고 PER이 정상화 될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악재가 해소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장기간 홀딩을 하려면 기업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비교적 최근 사례로 한국전력이 이 경우에 속한다. 한국전력은 국민 정서 때문에 매해 적자를 심하게 내는 기업이다. 그 자체로 악재에 억눌려 있는 케이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독점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다. 전기 없이 살 수 있나? 아마 하루도 살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한국전력이 가진 삼성동 토지의 가치만 하더라도 PBR 0.4배 이하 수준에서는 충분히 포트에 편입할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철강주가 업황 악화로 긴 시간동안 하락했다. POSCO와 같은 경우도 이 아이디어로 접근해서 투자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먼 과거에는 롯데칠성도 비슷한 경우였다. BPS 1배의 장부가치는 주당 100만원이 넘었지만 일시적 EPS악화로 PBR이 0.5배가 안되던 시절이 있었다.

3) 속의 진주


흙 속의 진주에 해당하는 주식들은 아래와 같은 몇가지 특성이 있다.

  • 지방에 있어서 수도권 투자자들이 잘 모르는 회사가 많다.
    (전국구 회사로 성장하면 투자 타이밍이 늦다.)
  • 많은 사람들 입에서 '사업 아이템이 별로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를 들면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 건설주 같은 케이스)
  • 평소 회사 발굴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여간해서 찾기가 힘들다.
    (100개 회사를 조사해야 흙 속의 진주 1개 회사를 찾음)
  • 남들이 모르지만 내눈에만 보석같이 보여야 한다.
    (남들이 다 알고 있거나, 좋다고 하는 종목이면 흙 속의 진주에서 탈락)
  • 다품종 소량 생산보다 단품종 대량 생산을 하는 회사면 좋다.
    (1개 제품을 막 찍어내야 이익률이 향상됨)

지금은 많이 올랐지만 이와 같은 '흙 속의 진주' 전략으로 큰 수익을 안겨준 무학이라는 종목이 있다. 

나(최준철)는 부산 출신이다. 부산에 내려가 친구들을 만나 술을 한잔 하면서 테이블에서 점점 C1소주가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사람들은 좋은데이라는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C1은 부산 소주의 상징이었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부산 주민들에게서 C1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음을 확인 결과 감지할 수 있었다. 

'좋은데이'라는 소주는 무학에서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무학의 재무구조를 확인했더니 의외의 성장성을 발견했다.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C1소주를 밀어내고 J커브를 그리고 있었다. 주가를 확인했다. 주가는 잠잠했다. 전형적인 가치주였다. 무학이 지방에 있는 회사라 수도권 투자자들이 이를 감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무학을 저가에 사 모아 보유했고 큰 수익을 올렸다. 지금 무학은 이미 시장에서 유명해진 주식이고 많이 올랐다.

비슷한 예로 동원개발이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 역시 지방회사다. 그리고 사업 아이템이 건설쪽이기 때문에 현재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포트에 편입을 꺼려하는 산업 분야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든다. 흔히 집 장사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집 장사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동원개발은 다른 건설사들과 다르게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이것만으로 이미 충분한 해자는 가지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 평균 부채비율을 확인해보시라. 그리고 동원개발의 집 장사 테크닉은 단순하면서 강력하다. 분양 경기가 좋지 않을때는 집을 보유하고 있다가 건설 경기가 좋을 때 유리한 가격에 가지고 있던 주택 물량을 푸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익이 극대화 되는 전략이다. 장사를 잘한다. 무명의 회사였지만 이런 전략과 동시에 다른 건설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현재는 부산 지역 1위 건설회사로 성장하였다.

4) 예측 가능한 성장


마지막 바구니에는 예측 가능한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담자. 음식료 업종을 예로 들겠다. 우리나라 음식료 업종에 있는 기업들 중 B2C 기업 대부분은 귀에 박히도록 전국민들에게 친숙한 좋은 브랜드 파워와 고객 충성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익도 꾸준히 내고 있고 이익 변동성이 작기 때문에 미래 이익을 예측하기도 수월하다.

이런 매력적인 음식료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과거에는 PER 5배 이하에 거래되는 종목이 많았다. 롯데칠성, 오뚜기와 같은 기업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매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평가 상태로 내버려 두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랐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이미 버핏과 같은 사람이 음식료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상당히 끌어올려 놓은 상태였다. 이상하게 한국에서만 B2C 음식료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쌌다. 그들은 자기네 나라에서의 사례를 교훈삼아서 버려져 있는 훌륭한 음식료 종목을 쓸어담았다.

시장은 음식료 업종 종목들을 재평가 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지금 음식료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많이 떨어졌다. 이미 PER 15배 이상 평가 받는 종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익 성장률이나 이익률을 고려해 볼 때 이 정도 평가면 충분한 수준이라 본다.

음식료 업종을 편입하고 싶다면 앞으로는 M&A를 착실하게 성공적으로 잘 해나가는 회사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다른 회사들을 계속 인수하면서 덩치를 더 키워나가고 시너지를 내야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예를 들면 롯데푸드와 같은 기업들이 잘 하고 있다. 성장 정체와 밸류 부담을 성공적인 M&A로 타개하고 있다. 동원산업의 스타키스트 인수건도 훌륭한 M&A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경우는 로마의 성장을 따르는 경우면 좋다. 경기가 나쁠 때 집중적으로 좋은 회사들을 싼 가격에 인수합병해서 덩치를 키워나가고 본업과 연계해서 시너지를 키워나가는 회사를 발굴하면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가치투자의 방법론 자체는 쉽다. 문제는 실천 하기가 쉽지 않다. 끈기를 갖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끈기를 가지도록 해야한다. 또 많이 찾고, 많이 보고, 많이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겨우 진주 1개를 찾을 수 있다. 꾸준함을 가지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답이다. VIP투자자문에서는 1년에 600여개의 회사를 탐방한다.

최준철은 누구?


<출처 : 네이버>
1976년 출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투자 동아리 SMIC 출신. 역시 SMIC 출신인 김민국 대표와 의기투합하여 졸업하자마자 2003년에 VIP투자자문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VIP투자자문의 수탁고는 1조 8,000억원 수준이며 설립이래 2014년 봄까지 누적 수익률은 500%에 이른다.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19% 수준이다.

이상으로 최준철 대표님의 강연 메모가 끝났습니다.
모쪼록 도움이 되셨길 빕니다.

2014년 5월 10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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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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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7일 목요일

에셋플러스 자산운용 강방천 회장님 강연 요약

일전에 강방천 회장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내용이 좋아서 정리한 메모 내용을 방문하신 여러분들께 공유합니다. 핵심만 간략하게 메모를 한 것이라서 부득이 반말로 기록된 점 방문자 님들의 넓은 양해와 이해를 구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라


나는 정신과 육체 정신을 중시한다정신에 따라 허약한 육체도 강해질 있고 강한 육체를 가지고도 허약하게 있다.

가치투자는 '정신'이다가치투자는 어떤 답이 없다. 극단의 방법론도 많다답을 찾으려고 하면 사람은 거기서 멈춘다영원한 것은 없으므로 변화해야 한다.

매일 아침마다 '내가 누구인가' 생각하라나는 주식 투자자인가나는 채권 투자자인가나는 가치투자자인가? 나는 스윙 트레이더인가?

내가 누군가를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으면 영혼 없는 투자가가 돼 결과가 좋지 않은 투자를 하게 된다나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신중하게 투자하라.

좋은 가치란 무엇인가?


치밀하고(재무분석) + 원대해야(, 효용, 가격, 인프라, 비지니스모델)한다 가지가 조화되지 않고 어느 하나가 빠지면 가치가 없다. 또한, 비지니스모델 분석이 빠진 재무제표 분석은 쓸모가 없다재무제표 분석은 아무나 한다. 재무제표 분석은 투자의 기본이다. 그것을 넘어선 사업의 미래를 상상하라.

기업의 절대적 가치, 어떤 재화의 절대적 가치를 찾으려고 하지마라항상 상대적 가치를 찾아다녀라. 모든 것은 비교 우위를 점검하라.

지금 강방천은 누구인가


현재는 "중국의 위대한 기업을 찾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경제, 한국 정치 이런 것들은 걱정하지 말자그건 정치가들이 해야할 걱정이지 주주나 투자가가 해야할 걱정은 아니다걱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는 것도 없다그런 부분들은 나중에 정치인이 되시거든 걱정하시면 된다. 투자가는 그저 위대한 기업을 찾아 회사의 주주가 되면 .

어떤 회사의 주주가 되고 싶은가?


나(강방천)는 비지니스 모델이 구조적으로 강건하고 훌륭한 회사의 주주가 되고 싶다그렇다면 어떤 회사가 그런 회사인가?

첫째, (경쟁사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이익의 지속성이 긴회사. 
둘째, 이익의 예측 가능성이 회사. 
셋째, 이익의 확장 가능성이 회사다.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들은 PER 다소 높게 줘도 된다.

'절대적으로 PER 3이니까 싸다 매수하자' 이것은 위험한 투자 방식이다아까도 말했지만 절대적으로 싼건없다. 업종 평균 PER 2라면 PER 3 주식은 비싼거다.

어떤 회사들이 저런 훌륭한 조건에 부합하나?


첫째, 판매 단가 조정을 마음대로 있나? (P 독점)
둘째, 생산량 조절을 외부 요인에 맞춰 능동적으로 있나? (Q 조절)
셋째, 제품 포트폴리오의 확장 가능성은 높나? (높은 브랜드 가치)
넷째, 지역적 매출의 확장 가능성이 높나? (지방->전국구, 한국->글로벌)
다섯째, 시간가치가 높나? (시간이 갈수록 경쟁자가 죽어나가는가?) 이를 예로들면 구글, NAVER, 아마존 데이터베이스는 시간이 갈수록 강해진다. 신규 경쟁자가 구글과 경쟁해서 이기기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할 것은 자본 우위의 전통적 장치 산업은 신기술 출현으로 한번에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투자할 때 주의를 요한다. 자본/장치 집약적 산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신기술이 출현할 가능성 때문에 쥐약이다.
여섯째, 고객이 늘면 늘수록 기존 고객이 좋아하는가? 가령 헬스장, 골프장은 고객이 늘수록 기존 고객이 싫어하므로 좋은 사업 모델이라고 보기 힘들다. 반면에 SNS 고객이 늘수록 다른 고객이 좋아한다. 즉 네트워크 효과가 극대화 된다.

나(강방천)는 5년전부터 모든 것을 갖춘 회사로 NAVER, 구글을 찬양했다지금도 네이버 구글을 좋아한다.

모든 정태적 가치와 동태적 가치를 믹스 해야한다정만 봐도 안되고 동만 봐도 안된다위에서 언급한 아무리 강한 회사도 언젠가는 무너진다내가 말한 이 모든 것은 영원할 없다

난(강방천) NAVER 사랑하지만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날도 올것이다.

경기가 나쁠때 1등 기업의 주인이 돼라


중국 경기가 힘들다고 한다나는 이것을 기회로 보고 열심히 1 기업을 물색중이다경기가 좋을때는 제조원가가 오르고 경쟁이 심해져 단가하락 압력이 생긴다경기가 좋을때는 좋은 투자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정부 정책을 통한 구조조정은 네가티브하게 보고 효과도 없다고 생각한다. 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은 긍정적으로 본다. 지금 중국은 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죽고 혼자 남으면 혼자서 먹는다.

우리나라 IMF 전후를 보자농심은 IMF 거치고 경쟁자가 죽고 난후 30 성장했다미국 금융 위기를 거치며 IB들이 무너지고 골드만삭스가 시장을 독식하려 한다.

그럼 지금 중국의 시장 구조조정 이후에는 어떤 기업이 남을까?

첫째, 중국 내수 중심 기업.
둘째, 브랜드 가치가 탄탄한 1 기업.
셋째, 중국의 삼성전자.
넷째, 중국의 혁신 기업 추후 중국 밖으로도 나갈 저력이 있는..

주식이 무엇인가?


항상 본질을 생각하라이미 안다고 콧방귀 뀌지말고 아는 것도 계속 되물어보라.

주식이 무엇인가(강방천)는 주식은 강건하고 훌륭한 비지니스 모델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주식을 어떻게 발굴하는가?


첫째, 시장, 백화점, , 길거리에서 찾는다사람들이 어디에 지갑을 여는지 본다. 나조차 지갑을 안여는 회사에 매출이 없는건 당연한 아닌가?

둘째, 미래의 기업환경을 예측해보면서 찾는다. 이 부분은 통찰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기업환경 예측은 어떻게 하나? 우선은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스타 피플을 관찰한다

새로운 산업이 미래의 트렌드가 기업환경을 바꿀 것인가는 무엇으로 판단하나?
우선은 효용이 있나? 가격이 싸나? 인프라가 깔렸나? 3가지를 본다 하나라도 부족하면 널리 트렌드가 되기는 힘들다. 예를들면, 10년전 전기차는 비쌌다. 지금은 싸다. 인프라 없었다. 지금은 있다.

셋째, 미래 산업 분석시 방향성과 지속성을 철저히 체크하라.

넷째, 경쟁 구도에서 회사가 1 가능한가? (비교 열위 기업에는 투자금지)

좋게 보는 미래 기업환경은?


중국 소비주, 모바일 생태계(소프트웨어), IT융합, 그린 혁명과 에너지 관련쪽이다특히 모바일은 하드웨어 생태계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주목하자. 도로가 깔렸으니 위에 올라가는 소프트웨어에서 먹거리는 계속 나올 것이다.

중국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보나?


아주 길게 본다. 나(강방천)는 5 짜리 트렌드에는 투자 안한다중국 소비 트렌드가 끝나면 바통은 동남아와 같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간다투자 자금도 자연스레 그렇게 넘어가면 된다.

끝으로 당부


가치투자 방법론은 너무나 많다자기관이 갖춰지지 않으면 망망대해에서 헤맨다자기관, 원칙, 인내를 갖춰라.

강방천은?


출처 : 네이버
1960년에 출생했으며 현재는 본인이 설립한 에셋플러스 자산운용 회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 구제 금융을 받던 시기 그러니까 97, 98년에 종자돈 1억원을 2년만에 156억원으로 불려낸 전설의 투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종자돈은 알려진 것보다 적은 6천여 만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97년 4월에 원화강세를 이용해 달러를 사들였고 8개월 후 달러 강세가 됐을 때 되팔아 종자돈 1억원을 만듭니다. 이 자금은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서 98년 가을에는 150억원이 넘는 돈으로 불어납니다. 이후에 그는 언론에 이름이 등장하며 유명세를 구가하기 시작합니다. 저서로는 '강방천과 함께하는 가치투자'가 있습니다.

2014년 4월 17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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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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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0일 목요일

적정 주가 구하기 - 비탈리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

세계적으로 저명한 가치투자자인 Vitaliy N. Katsenelson(이하: 카스넬슨)의 명저 Active Value Investing에서 소개된 밸류에이션 방법입니다. 카스넬슨은 교수와 펀드매니저로 일한바 있고 현재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츠에서 파트너로 활동하며 왕성하게 투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밸류에이션 도구인 절대 PER 모형은 사용하기가 간편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적정 PER 수준을 구하는데 매우 요긴한 도구로써 저도 실제 투자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형입니다.

절대 PER 모형 공식


절대 PER 모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표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1) EPS 성장률 구하기


EPS 성장률은 미래의 연평균 EPS 성장률을 구해야 합니다. 저는 기업에 따라서 향후 2년에서 5년 사이의 연평균 EPS를 예측하여 사용합니다. EPS  성장률을 구할 때는 과거 5년 ~ 10년치 EPS를 먼저 참고하고, 회사의 체질 변화 등을 감안하기 위해서 미래의 EPS 성장률을 예측해야 합니다.

EPS 성장률은 기업에 따라 다를 것이고 또, 개인이 추측하기에 따라 다 다르게 나올 것입니다.

2) 배당 수익률 구하기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에서 사용하는 배당 수익률은 '시가 배당률'입니다. 배당을 하고 말고는 전적으로 최대주주와 회사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배당 수익률은 과거의 배당성향을 토대로 미래의 배당 성향을 예측하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기업의 배당 성향은 과거 5~10년치를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옵니다. 제 경우는 과거 5~10년치 종가 기준으로 시가 배당률을 구합니다. 배당락일 기준입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토대로 하여 미래의 시가 배당률을 구해서 가지고 있도록 합니다.

3) 사업 리스크 구하기


질적 분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계속 기업이 가능한지? 사업의 해자(moat)는 튼튼한지? 등 사업과 관련한 부분의 리스크를 개인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같은 회사라도 투자자의 성향이나 시각에 따라서 이 부분에서 밸류에이션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부여할 수 있는 최저값은 0.7, 최대값은 1.3 입니다.

1.3과 0.7의 값 중 리스크가 크면 0.7에 가까운 값을, 리스크가 적으면 1.3에 가까운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4) 재무 리스크 구하기


이 부분 역시 질적 분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재무지표 중 안정성 지표를 관찰, 추측하여 적정한 값을 부여합니다. 앞에서 구했던 사업 리스크 부분과 마찬가지로 리스크가 크면 0.7에 가까운 값을, 리스크가 적으면 1.3에 가까운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한 뒤 회사가 재무적으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해서 적절한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5) 이익 불확실 리스크 구하기


질적 분석 마지막 리스크 팩터입니다. 이익의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 미래에 거래가 끊기거나 판매가 중단될 제품 리스크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판단해야 합니다. 앞의 두가지 리스크 팩터를 산출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익 불확실 리스크가 크면 0.7에 가까운 값을, 리스크가 적으면 1.3에 가까운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6) EPS 성장률 기반의 절대 PER 산출


기업과 업종의 특성에 따라 기본 PER을 먼저 부여합니다. 기본 PER은 해당 기업의 EPS성장률이 0%일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줄 수 있는 PER입니다. 참고로 미국 국가 전체의 영구 성장률은 통상 2%로 봅니다.

카스넬슨은 EPS가 성장하지 못하는 제로 성장 기업의 기본 PER을 8로 주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시장 기준입니다. 저는 한국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여 5 정도를 기본 PER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전체적인 경제 성장 동력이 둔화되고 있으므로 이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그리고 업종별로도 무성장 기업의 기본 PER은 각기 차등해서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산업 자체가 쇠락하고 있는 경우에는 2에서 3 정도의 기본 PER을, 주당순이익이 무성장 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 이상의 제품 가격 전가력이 있는 회사는 5, 어느 정도 성장 여력이 있으면 8 또는 10 사이의 값을 주는 등의 방식을 활용하면 됩니다. 이런식으로 업종의 영구 성장률이나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기본 PER을 설정합니다.

이렇게 설정한 기본 PER에 EPS 성장률 1%마다 0.65씩 더해 줍니다. EPS 성장률이 20%가 넘으면 EPS 성장률 1%마다 0.5%씩 더해줍니다. 그것을 표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EPS 성장률 PER 증가율
0% 5 -
1% 5 -
2% 5 -
3% 5 -
4% 5 -
5% 5 -
6% 5.65 +0.65
7% 6.3 +0.65
8% 6.95 +0.65
9% 7.6 +0.65
10% 8.25 +0.65
11% 8.9 +0.65
12% 9.55 +0.65
13% 10.2 +0.65
14% 10.85 +0.65
15% 11.5 +0.65
16% 12.15 +0.65
17% 12.8 +0.65
18% 13.45 +0.65
19% 14.1 +0.65
20% 14.6 +0.5
21% 15.1 +0.5
22% 15.6 +0.5
23% 16.1 +0.5
24% 16.6 +0.5
25% 17.1 +0.5
... ... △0.5
<표1 : EPS 성장률 기반 PER>

제 경우에는 금리, 물가 상승률과 여러가지 리스크 등을 감안해서 EPS 성장률 5%까지는 제로 성장 기업으로 보고 기본 PER만 부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 산출된 값이 EPS 기반 절대 PER입니다.

이 부분은 주관적인 요소들이 개입되므로 본인이 잘 판단하셔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지만 산업의 성장성 자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한 우량한 골판지 회사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회사의 향후 5년간 연평균 EPS 성장률은 6% 정도가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EPS 성장률 기반 PER 0.65에 기본 PER 5를 더해서 EPS 기반 적정 절대 PER은 6.65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골판지 업종은 쇠락 업종이므로 기본 PER을 제 임의로 5로 설정한 경우입니다.

7) 배당 수익률 기반 절대 PER 산출


배당수익률 1%마다 PER 1점을 추가합니다. 예를 들어서 시가 배당률이 2% 정도 예상된다면 추가되는 PER은 2점. 0.5%라면 0.5점이 추가되는 방식입니다.

8) 기본 절대 PER 산출


앞의 6)번 항목과 7)번 항목 즉, EPS 기반 절대 PER와 시가 배당률 기반 절대 PER을 합산합니다.

9) 적정 절대 PER와 적정 주가 산출

앞의 8)번에서 합산하여 산출한 기본 절대 PER값에 각 리스크 팩터들을 곱해줍니다.

  • 리스크 = 이익 불확실 리스크 X 재무 리스크 X 사업 리스크
  • 적정 절대 PER  = 기본 절대 PER X 리스크

이렇게 하면 해당 기업의 절대 PER 값이 산출됩니다.
예측한 미래의 주당순이익을 절대 PER와 곱하면 적정 주가가 산출됩니다.

예제


절대 PER를 산출하기 위해서 한 식품회사의 필요 지표들을 아래와 같이 산출하였습니다. 이 회사는 독점력이 있고 다양한 제품의 브랜드 가치도 높은 편입니다. 국내 업력은 50년이 넘었고 해외 진출 성과도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 EPS 무성장 할 경우 기본 PER : 5
  • 예상 EPS 성장률 : 12%
  • 예상 시가 배당률 : 2%
  • 재무 리스크 : 1.2 (우량한 편)
  • 사업 리스크 : 1.25 (해자가 탄탄하고 우량한 편)
  • 이익 불확실 리스크 : 1.2 (이익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
  • 내년 예상 주당 순이익 : 4,700원

절대 PER를 산출하기 위해 추출한 지표들은 위와 같습니다. EPS 성장이 없을 경우 기본 PER는 5를 주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였습니다. 이 기업의 절대 PER를 산출해 보겠습니다.

  1. EPS 기반 절대 PER = 5 + 4.55 = 9.55
  2. 배당 수익률 기반 절대 PER = 2 X 1 = 2
  3. 기본 절대 PER 도출 : 9.55 + 2 = 11.55
  4. 적정 절대 PER 도출 11.55 X (1.2 X 1.25 X 1.2) = 20.79
  5. 내년 적정 주가 산출 : 4700 X 20.79 = 97,713원

카스넬슨 절대 PER 모형의 장점


기업 체질 변화를 감지하기가 좋다


과거 몇년치 실적을 기반으로 한 P-멀티플을 이용해서 현재 주가가 싼지 비싼지 판단하는 방법은 자주 활용됩니다. 과거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현재 주가가 고평가 상태인지 저평가 상태인지 아주 간단하게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의 치명적인 단점은 기업의 체질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면 일시적 고PER 상태가 됩니다. 이때 과거 P-멀티플을 사용하면 주가는 고평가 됐다 판단하기 쉽습니다.

또, 재미없던 회사가 신규 사업 흥행에 성공해서 이익의 질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멍청이가 우등생이 된 경우인데 이 경우 적당한 PER 수준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PER만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놓칠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부실해지는 경우에는 그 반대로 침몰하는 배에 계속 탑승하고 있어야 되는 수도 있습니다.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은 기업의 절대적인 PER 수준을 알 수 있으므로 과거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줍니다.

상대 평가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P-멀티플의 경우 과거의 PER 비교와 함께 많이 쓰이는 것이 동종 업계 경쟁사와의 비교법입니다. 이 방법은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적정 PER 수준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습니다. 또 세상 어디에도 PEER 비교를 할 수 있는 100% 똑같은 기업은 없습니다. 쇠락하는 업종에 PER 3을 줄 수 있지만 이 업종에서도 게임회사만큼 고성장 하는 회사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절대 PER 모형은 시장 상황을 떠난 절대적인 PER 수준을 알 수 있게 해주고 그 기업만의 지표들을 활용하므로 해당 기업에 가장 적합한 PER을 가늠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비교적 사용 방법이 간편하다


앞서 살펴 본 것과 같이 DCF나 RIM등 다른 절대 밸류에이션 모형에 비해서 비교적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스넬슨 절대 PER 모형의 단점


자본총계가 당기순이익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경우


예를 들어서 부채비율 15%, BPS 150만원 짜리 주식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회사는 이미 성장을 10여년전에 끝냈고 지금은 매출이나 순이익 변동성이 거의 없습니다. 시장을 다 잠식 했기 때문입니다. 신규 사업 개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3000원 입니다. 배당은 없습니다. 이런 회사는 어떤가요?

실제로 시장에는 롯데그룹 계열에서 이런류의 기업이 몇개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카스넬슨의 모형은 EPS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산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회사의 경우에는 BPS를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하거나 BPS에서 출발해 이익의 질까지 판단할 수 있는 잔여이익모델(RIM)과 같은 모형 또는 SOTP와 같은 모형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리스크 팩터 가정이 틀릴 경우


어떤 밸류에이션 모형이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밸류에이션 과정에 들어가는 개인의 주관적 가정이 틀릴 경우 적정주가 오차가 굉장히 커질 수 있습니다.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도 마찬가지입니다. 리스크 팩터 하나의 가정을 0.1만 다르게 해도 적정 주가는 휙휙 틀어집니다. 성장하지 않을 경우에 부여할 기본 PER 을 3으로 주냐 8로 주냐에 따라서도 적정 주가 수준은 크게 차이가 납니다.

각 부분마다 평가 시트를 만들어서 개인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PS에만 의존


실적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체질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총포괄이익, 주당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카스넬슨의 모형은 EPS에만 의존합니다. 만일 현금흐름이나 총포괄이익의 질이 좋지 않은데 EPS만 좋게 나오는 기업이 있다면 카스넬슨의 모형으로는 실제보다 기업을 고평가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4년 3월 20일
송종식 드림

2014년 3월 3일 월요일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 (부제:투자의 신 워렌버핏의 주주서한)

워렌버핏의 이름을 달고 출간된 책들은 정말 많습니다. 국내 책으로 검색하니 약 800건이 뜨고, 영어로 된 책은 2,900여권이 뜨네요. 그런데 워렌버핏은 공식적으로 저술한 책이 한권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의 책들이 워렌버핏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쓴 책 입니다. 가끔 버핏의 친인척이 버핏에 관해 쓴 책들은 있는데 그런 책들에서는 버핏 특유의 말장난과 지혜를 얻기가 힘듭니다. 적정 주가를 구한다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들도 있지만 수박 겉만 핥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버핏 할아버지는 위트있게 농담을 참 잘하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이 쓴 책에서는 버핏 할아버지의 위트도 느낄수가 없네요.

이 책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 (원제:The essays of Warren Buffett::lessons for investors and managers)'는 버핏이 쓴 글들을 로렌스 커닝햄이 엮은 책입니다. 버핏은 매해 투자자들에게 주주서한을 보내는데 그 주주서한들을 엮은 책입니다. 이책에는 1979년에서 2000년까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이 담겨 있습니다. 버핏 자신이 쓴 진솔한 이야기들과 여러가지 혜안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책입니다. 2000년 이후의 서한들은 한국어판에서 빠져있는데 영어가 되시는 분들은 버크셔해서웨이나 SEC웹사이트를 통해서 읽어보시면 됩니다.

<출처:네이버 책>

숫자 너머


이 책에는 가치투자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재무제표 숫자가 하나도 안 나옵니다. 심지어 매영순(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의 은어) 조차도 안 다룹니다. 당연히 지나간 차트 그래프 같은 것들이 안 나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책에는 온통 버핏 할아버지의 기분 좋은 잔소리들로 가득합니다.

제 주변에 주식으로 성공한 형들이 제게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종식아, 숫자도 중요하지만 숫자 너머를 봐. 숫자에 너무 집착하면 수익 내기 힘들어."

바로 이 책에서 버핏 할아버지가 이야기 하려는 것도 제 주변 형들이 이야기 하는 것과 일맥상통 하는 것 같습니다.

버핏은 투자를 할 때 경영자와 지배구조, 그리고 기업의 비지니스 모델에 집중하는 투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꽁초투자는 후기 버크셔헤서웨이 시절에는 거의 구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버핏은 투자를 하기전에 미래의 현금흐름할인도 해보고 여러가지 숫자를 체크한다고 합니다만 그 보다는 계속 기업(going concern)이 가능한가? 그러면서도 장기간 해당 산업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기업인가? 그리고 경영자의 경영 스타일이나 주주들을 대하는 성향은 어떤가? 상품은 해자와 우위가 있는가?와 같은 기업의 본질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는 투자자입니다. 그는 이 부분들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회사 위주로 골라내 적당한 가격이 오면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장기간 보유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결국 숫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비지니스 모델이고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니 버핏의 지혜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책을 제대로 읽으시려면 투자 경험이 많으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는 책 입니다.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서,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서, 그리고 여러가지 금융 기법과 투자 철학에 대해서 버핏의 심도 있는 생각들을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책입니다. 버핏 스스로 작성한 글들로 채워진 유일한 책입니다.

책 목차


추천의 말_워렌 버핏 투자조언의 성찬
책 머리글_우아하고도 유익한 투자 지침
프롤로그

제1장 기업의 지배구조

  • 1 주주와 관련된 사업원칙
  • 2 완전하고 공정한 정보공시
  • 3 이사와 경영자
  • 4 공장 폐쇄의 고뇌
  • 5 주주 중심의 기업 자선활동
  • 6 경영자 보상에 대한 원칙

제2장 기업금융과 투자

  • 1 미스터 마켓
  • 2 차익거래
  • 3 효율적 시장 이론에 대한 반박
  • 4 ‘가치투자’는 군더더기 용어
  • 5 현명한 투자
  • 6 담배꽁초와 제도적 관행

제3장 보통주의 대안

  • 1 정크본드
  • 2 제로쿠폰본드
  • 3 우선주
  • 4 색다른 투자

제4장 보통주

  • 1 트레이딩의 해악: 거래비용
  • 2 회사에 적합한 주주
  • 3 배당정책과 자사주 매입
  • 4 주식분할과 거래량
  • 5 주주의 증여전략
  • 6 버크셔의 자본 변경

제5장 기업 인수합병

  • 1 비싼 가격을 치르는 나쁜 동기
  • 2 합리적인 자사주 매입과 그린메일
  • 3 차입매수
  • 4 건전한 인수정책
  • 5 기업 매각
  • 6 버크셔의 인수 강점

제6장 회계와 평가

  • 1 회계 속임수 풍자
  • 2 포괄이익
  • 3 경제적 영업권과 회계적 영업권
  • 4 주주이익과 현금흐름 오류
  • 5 내재가치, 장부가치, 시장가치
  • 6 이솝과 비효율적 숲 이론

제7장 회계정책과 세금문제

  • 1 매수법과 지분통합법 논쟁
  • 2 스톡옵션
  • 3 ‘구조조정 비용’
  • 4 부문 데이터와 연결
  • 5 이연법인세
  • 6 퇴직자 복지
  • 7 법인세는 누가 떠안는가?
  • 8 세금과 투자철학

에필로그
옮긴이 후기

<목차 출처 : YES24>

워런버핏


워렌버핏은 전업투자자의 전설입니다. 전업투자를 시작으로 버핏 투자 조합, 그리고 이후의 버크셔헤서웨이를 이용한 인수합병을 통해 미국 최고의 기업인이 되기까지.. 그는 투자만으로 지금의 부를 일구어 냈습니다.

1965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수익률 19.7%를 달성한 희대의 투자 천재입니다. 이를 누적 복리 수익률로 환산하면 586,817%입니다. 1965년 버핏에게 천만원을 맡겼다면 2012년에는 이게 586억 9천만원으로 불어나 돌아왔을 것입니다.

버핏은 청산가치를 중시하는 그레이엄으로부터 체계적인 가치투자를 배우고 이후에 재무제표를 넘어선 성장 기업 투자의 대가인 필립피셔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20%의 그레이엄과 80%의 피셔가 조합된 이 인물은 지금은 스승을 넘어서는 투자 대가로 성장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으며 유명한 인물 중 한사람이 되었습니다.

2014년 3월 3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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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일 수요일

2013년 투자 마감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투자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들께 2013년 시장은 어땠나요? 모두 성공 투자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게 2013년 시장은 너무 어려운 장 이었습니다. 투자 실적도 처참하네요. 투입한 노동력과 기본 적인 리스크, 그리고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손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은행 이자 보다 못한 +1.39%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누적 수익률 정산


미국 다우 지수와 독일 DAX, 일본의 니케이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을 하였습니다. 선진국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같은 일부 국가를 제외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진국들은 힘든 한해를 보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투자자들은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언젠간 우리도 좋은 날이 오겠죠?


2013년 한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연초 대비 +0.7%, 코스닥 지수도 동일 기간에 0.7% 상승하였습니다. 저의 수익률은 +1.39%이며 시중 은행 금리나 국채 수익률 보다 못한 수익률입니다. 올해는 정말 투자하기 어려운 한해 였습니다. 어쨌든 올해는 시장 대비 +0.69%p 초과 수익률을 올리는데 그쳤습니다. 일단 손실이 나지 않은데 안도하며 조금이나마 수익을 준 시장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2010년 제대로 된 가치투자를 시작한 이래 저의 연평균 수익률은 +17.77%, 누적 복리 수익률은 +92.22%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4.49%, 누적 복리 수익률은 +19.12%, 코스닥 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0.74%, 누적 복리 수익률은 -2.8%입니다.

2013 베스트 & 워스트 퍼포먼스 종목


베스트 - 삼화페인트, 경동가스


올해 제 포트폴리오를 살찌워 준 베스트 퍼포먼스 TOP 2 종목은 삼화페인트와 경동가스 입니다.

삼화페인트의 2013년 52주간 주가 흐름 <출처 : 네이버 증권>

삼화페인트는 업계 2~3위권 페인트 제조사입니다. 건축용 도료에서는 업계 1위입니다. 스마트폰 도료 공급과 경영권 분쟁 이슈, 그리고 멸실 후 신축 건축물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매입한 종목입니다. 올 한해 15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여줬습니다. 애초에 생각했던 투자 아이디어가 거의 들어맞아서 짜릿한 경험을 안겨 준 종목이었습니다. 현재는 츄고쿠 마린페인트에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줄이고 있는 단계이며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만 실적 증가율을 볼 때 현재 주가도 크게 비싸지는 않아 보입니다. 역사적 벽이었던 5,500원을 갱신하면서 상승 랠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경동가스의 2013년 52주간 주가 흐름 <출처 : 네이버 증권>

경동도시가스는 울산, 양산 지역 도시가스 독점 공급 업체입니다. 산업용 도시 가스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외형 성장이 빠르게 진행됐던 기업입니다. 올해는 30%남짓 상승했지만 장이 워낙 안 좋은데다 제 투자 자체가 실패했던 해라 이 정도 상승률로도 베스트 종목에 오를 수 있게 됐네요. 영업이익률 자체는 낮아도 반드시 이익 스프레드가 보장되는 해자가 있는 기업이고 또 저평가 된 기업이었기에 주가는 아주 장기간 꾸준히 조금씩 상승하는 전형적인 가치주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10만원을 돌파할 줄 알았는데 10만원 돌파는 못하고 장을 마감했네요. 내년에도 좋은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종목입니다.

워스트 - 동일금속, TJ미디어


워스트 TOP 2 종목은 동일금속과 TJ미디어입니다.

동일금속의 2013년 52주간 주가 흐름 <출처 : 네이버 증권>

동일금속. 초대형 굴삭기와 크레인에 들어가는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아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정말 최고의 우량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소형 B2B회사는 작은 악재에도 처참히 망가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B2B회사는 투자하기가 무서워질 정도로 제게 타격을 입힌 종목입니다. 엔저와 납품문제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곤두박질 치면서 주가도 급락하였습니다. 내년에는 어찌될지 조금 더 지켜 볼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IR담당자와 전화 통화 좀 됐으면 좋겠네요. IR담당자 통화가 어렵기로 악명 높은 회사가 됐습니다.

TJ미디어의 2013년 52주간 주가 흐름 <출처 : 네이버 증권>

경쟁사 금영 미디어의 자회사의 부실과 동남아시아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입한 종목입니다. 그러나 사업보고서를 보면 동남아시아 시장 개화에는 아직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예측했던 실적 조차 자회사가 갉아먹고 있는 상황이라 빗나갔습니다. 분기 실적도 적자로 전환되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이 종목은 전량 손절매 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실적 개선과 주가 바닥 조짐이 보이면 다시 들어갈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원래 생각했던 매력이 소진되어 안타까운 종목입니다. 이 종목 덕분에 올해 손실이 꽤 컸습니다.

2013 투자 실패 복기


작년 목표 수익률을 12%로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10.61%p 미달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네요. 2013년 한해 동안 실행한 투자는 철저히 실패한 투자입니다.

올해 투자 실패의 가장 큰 원인 몇 가지를 복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우선 업황과 실적이 나빠질 조짐이 보이는 종목에 계속 물을 탄 것이 가장 큰 패착입니다. 아니다 싶은 종목을 칼 같이 손절매 하는 것이 나쁜 습관이 될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절매 까지는 안 하더라도 뻔히 업황이 나빠지고 실적도 나빠지면서 주가도 급락하는데 이를 물을 타는 기회로 착각하고 비중을 높이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론상 아는 것과 겪는 것은 다르더군요. 물을 타기전에 기다릴 줄 아는 신중함이 필요했던 한해였습니다.

물을 타면서 나쁜 습관 하나가 더 빛을 발했습니다. 코스닥 가치주 위주로 구성된 포트가 6월을 시작으로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매기는 이미 코스피 대형주 몇개에게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이를 인지하면서도 끝까지 '코스닥은 지금이 바닥이야'라는 어처구니 없는 초보적 망상에 사로 잡혀 코스닥 가치주에 계속 비중을 실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올 한해 내내 코스닥 시장은 망가졌고 이를 따라간 제 포트폴리오도 망가졌습니다. 매몰 비용을 잘라내는 공포감 때문에 머뭇거리다가 더 큰 피해를 양산했습니다.

또한, 그렇게 하다보니 얼추 생각해도 크게 매력 없는 종목에 대한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져서 애초에 설정했던 포트폴리오 관리 원칙을 깼습니다. 현금이 왕인데 시장이 안 좋을때는 현금을 들고 먹이가 걸려들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기다림의 힘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또한 B2B회사, 특히 특정 큰 회사에 납품하는 기업으로 매출이 편중된 회사는 투자 목록에서 제외하거나 조금 더 조심해서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식품 B2C기업처럼 잘 아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저에게 잘 맞고 제게는 안전하고 편안한 투자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2014년 투자 계획


최소 7종목에서 많게는 20종목까지 분산투자를 해왔습니다. 분산투자는 분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주기는 하지만 시장 수익률 이상을 올리기는 힘든 방법입니다. 또한 올해처럼 시장 자체가 힘들때는 분산 자체도 별 의미가 없어집니다.

덧붙여 무조건적 장기투자가 가치투자가 될 수 없듯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고 장기 보유하는 회사도 온갖 변수로 인해 경영 환경이 위험해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무조건적 가치투자 보다는 조금 더 유연한 사고를 통해서 투자를 하고자 합니다.

2014년부터는 집중투자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적게는 3종목에서 많게는 5종목 이내로 종목을 압축하는 훈련을 통해서 수익률을 극대화 하는 방법을 연습해 보겠습니다. 공격적인 집중투자를 하면서 수익률을 낮게 잡는다는 것은 조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종목 집중, 기간 분산을 통해서 하방 경직성을 높여 목표 수익률은 10%로 설정했습니다.

모쪼록 저도 그리고 여러분들도 시장에서 좋은 성과내시는 2014년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힘냅시다.

2014년 1월 1일
송종식 드림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2013년 11월 16일 토요일

슈퍼개미와 맥주 한잔, 깊은 밤 투자 이야기

들어가며


투자를 통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으신 분을 만났습니다. 투자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재야고수이십니다. 특히 가치투자를 통해서 상당한 자산을 성취하신 분 입니다.

하늘이 주신 행운인지 그 분에게서 소주 한잔 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유명한 분이 선뜻 연락주셔서 설렜습니다. 그분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고 사당에서 만나 소주가 아닌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그분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슈퍼개미'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달리 개인 큰손 투자자분을 줄여서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목에 '슈퍼개미'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아마 이 단어를 쓰면 '검색을 통해서 이 글이 더 많은 분들에게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유명한 분이지만 그분의 성함이나 필명은 밝히지 않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개개인의 사사로운 만남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분은 이제는 세간에 노출 되는 것 보다는 조용히 유유자적 하시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더욱 익명성을 보장하여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분이 말씀해주신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만 알고 있는 것 보다는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분들과 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투자 철학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투자 철학에 대한 부분 그리고 그분의 귀중한 가르침을 잊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두려 합니다. 기록으로 남겨두면 종종 읽으면서 되새길 수 있을 것 입니다. 모쪼록 방문해주신 여러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글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뻔한 곳에 답이 있다


투자자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가 '고급 정보'에 관한 것입니다. 기관이나 외국인은 고급 정보가 많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좋고, 개인투자자는 항상 손실을 본다는 논리입니다. 이 말은 틀린 말입니다. 시장 참여자 중 개인투자자의 수가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손실을 내는 사람도 개인투자자 쪽에서 많은게 상식입니다.

성공한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고급 정보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상식에 의존해 성공한 사례가 많습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신문 기사가 훌륭한 정보 공급원입니다. DART에 올라오는 전자 공시 자료가 고급 정보입니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이런 자료들을 1차적 분석이 아니라 2차적으로 분석하는 능력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뉴스나 공시의 사안에 따라 단기 이슈, 중기 이슈 그리고 장기 이슈로 분류하고 회사의 체질을 바꿀만한 것인지를 판단했습니다. 회사에 대한 정보는 3줄짜리 박스 기사로도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분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신문 기사등을 잘 활용했다고 합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회사의 IR담당자에게 전화를 걸면됩니다.

세상에 대단한 고급 정보라는 것은 없습니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로 이익을 낼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내 귀에 들어온 고급 정보는 이미 시장에 다 돌고돌아 나에게 도착한 쓰레기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SNS를 통해 찌라시가 빨리 도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고급 정보라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업과 관련한 신문기사, 산업과 관련된 신문 기사, 기업 공시 내용, 공공기관의 통계자료, 재무제표 분석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답은 뻔한곳에 있습니다.


너무 복잡한 것 보단 핵심만 심플하게


쓸데없이 복잡한 분석을 하는 것 보다 회사 이익과 직결된 핵심만 빨리 파악하는 사람이 투자를 잘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가끔 투자를 하기 위해 원가회계 기법, 최신 밸류에이션 금융 기법, 거시적인 지표들과 이런 저런 금융 테크닉을 동원하는 투자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과연 투자 수익률도 좋을까요? 꼭 그렇다고 장담하긴 힘들겁니다. 그런 사람들 보다는 핵심을 재빨리 파악하고 핵심 분석 능력이 좋은 사람이 투자를 잘 한다고 합니다.

투입 노동력 대비 수익률도 후자쪽 사람들이 좋을 가능성이 높고 삶도 더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가령 회사 이익의 절반이 날아갈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시행되면 다른 자잘한 분석이 필요없습니다. 이 이슈에 집중해야 합니다. 회사 매출 비중에서 80%를 차지하는 제품의 경쟁이 심화돼 매월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면 이 부분에 집중하는 편이 다른 분석에 힘을 쏟는 것 보다 낫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투자를 잘 영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아주 소홀히하면 시장은 계좌를 파란불로 만들어 줄겁니다.


통찰력


통찰력. 그분이 가장 강조한 단어입니다.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를 꼽으라면 통찰력이라고 했습니다. 통찰력은 앞의 '핵심만 심플하게'에서 했던 이야기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 합니다.

일단, 묻지마 방치투자로 운 좋게 돈을 번 사람을 제외합시다. 제대로 기업을 분석하고 장기간 포트폴리오 조절을 하면서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 국한해봅시다. 이들 중 성공한 투자자나 슈퍼개미 혹은 재벌로 성장하는 사람 중 소위 명문대 경영학과 교수님은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또는 주식으로 성공한 슈퍼개미 중에는 SKY대학이나 아이비리그 출신이 아닌 사람들도 많습니다.

주식시장은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지적 전쟁을 하는 곳 입니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DCF공식 한 줄, 영어 한 문장 더 잘 아는 사람이 꼭 유리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모르는 것 보단 낫고 당연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지만요.)

그 보다는 철저히 통찰력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지방의 이름 없는 대학교를 나온 사람이 통찰력만으로 SKY출신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는 곳이 주식판이라고 했습니다.

그분의 견해에 따르면 통찰력은 타고 나는 것도 있겠지만 많은 경험과 독서에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이 말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핵심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행동으로 빠르게 옮길 수 있으며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투자 세계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 입니다.


모두 알지만 누구나 누리지 못하는 '복리'


'주식은 %게임이다' 이 문구 또한 이분이 굉장히 강조한 내용입니다. %게임의 위험성은 '잘못되면 한방에 인생이 꼬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은 누구보다 복리의 위력을 잘 알고 있고 복리를 실현하기 위해 분주하게 매매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꾸준히 매매를 잘 해서 100억을 만들었는데 한번의 실수로 -50% 수익률을 내면 자그마치 50억원이 사라진다는게 주식의 무서운 점이라고 했습니다. 잃은 50억은 매매를 통해 100%의 수익률을 올려야 복구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주식을 사고 팔아서 꾸준히 이익을 누적해 복리를 실현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리고 위험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복리라는 것은 사고 팔아서 내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애초에 좋은 회사를 잘 선택해서 그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투자 자금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장 복리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했습니다.

금화피에스시, 한국쉘석유, 대한약품과 같은 회사에 꾸준히 투자해왔다면 힘들게 주식을 트레이딩 한 사람들보다 훨씬 막강한 복리의 위력을 누렸을 것입니다. 게다가 배당금까지 재투자했다면 복리의 위력이 배가 됐을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쉘석유를 주당 5만원일때 투자했다면 작년 기준 배당금 2만원을 받으면 한해 배당으로만 투자원금의 40% 가까운 복리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부분은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가치투자자라면 흔히 하는 생각인데 트레이딩으로는 복리를 실현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다소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투자(Investing) vs 매매(Trading)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매를 합니다. 그러면서도 투자를 한다고 자신을 포장합니다. 심지어 가치투자를 한다는 사람들도 실상은 대부분 투자가 아닌 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아직 매매를 하는 실력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매매는 나쁘고 투자는 옳다는 뉘앙스로 쓰려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란 철저한 분석에 근거해서 투자 원금의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을 되새겨 봅시다. 투자를 이렇게 통찰력있고 간결하게 표현한 문구가 또 있을까요? 이 철학에 맞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일단 매매자의 사고 방식보다는 투자자의 사고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이분의 투자 경험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듯 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브프라임 금융 위기가 갈무리 돼 가던 2008년말. 이분은 여성 소비재 관련 주식을 최저가인 1,000원대에서 상당량 잡았다고 했습니다. 이 주식을 매집하기 위해 현지 매장 실사도 부지런히 했다고 했습니다. 물론 움직인 계기는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 여성 소비재 제품을 많이 사간다는 신문지 상의 박스 기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요? 6개월 후 주식을 8,000원대에 전량 매도 했다고 합니다. 입이 떡 벌어집니다. 단기간에 굉장한 성과입니다.

그 분께 굉장한 투자 실적이라고 말했더니 그분은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때의 이익 실현은 운이 작용했다고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분이 강조했던 말은 당시 성공적인 '매매'를 한 것은 맞지만 성공적 '투자'에는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8,000원에 매도한 그 주식은 2년뒤 2만원을 돌파했고 그리고 다시 1년 6개월 뒤에 9만원을 돌파 했습니다. 4년간 100배 남짓 올랐습니다. 게다가 무상증자를 감안하면 수백배 올랐습니다. 만약 그 주식만 홀딩했다면 그 포트폴리오 가치만 100억을 넘었을 거라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매도한 주식이 폭등했다는 점이 아닙니다. 기업의 체질이 변하고 기업의 가치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 단지 '충분히 수익을 냈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도했던게 실수라는 것 입니다. 그 기업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영업망을 확장해 세계적인 기업이 된다라고 가정하면 주당 90만원짜리 주식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시세에 연연하면 '매매자'가 되고, 가치에 집중하면 '투자자'가 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에 충격을 받은 걸 보면 저도 아직 갈길이 먼가 봅니다.


집중투자와 ROE, PBR


집중투자와 분산투자에 대한 논란은 고수들 사이에서도 끝없는 논쟁거리 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은 집중투자를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여러 회사를 커버리지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또 집중투자가 안정성도 높으면서 계좌를 빨리 불려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1~2개 종목에 몰빵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3~5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견을 줬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PBR이 낮고 ROE가 높은 종목을 선호한다는 팁을 건내줬습니다. 또한 ROE와 같은 지표는 추이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ROE추이는 저도 중시하는 지표입니다. PBR과 ROE를 조합해서 투자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만나면 가르쳐 준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팁을 더 공유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2008 시장대폭락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2,100 포인트를 향해 가던 코스피 지수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1,600포인트까지 수직하락한 지수는 반등을 조금 하는가 싶더니 1,400 그리고 1,200을 차례로 깨고 내려갔습니다. 버티고 있던 많은 투자자들이 1,400수준에서 주식을 투매했습니다. 지수 1,200이 깨지자 바닥이라면서 다시 주식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수는 이내 1,000을 깨기 시작했고 끝까지 버티던 투자자들 마저 공포감을 못 이기고 주식 투매에 나섰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끝없이 투매를 하는 동안 지수는 892까지 폭락했습니다. 지수 폭락은 1년간 지속됐습니다.

제 기억으로도 이때 많은 투자자들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만났던 이 분은 이때 살아남았습니다. 주식 비중 100% 상태였다고 합니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구경만했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그 분이 했던 행위는 단 하나라고 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고 합니다. 지수가 892포인트를 찍고 반등하자 손실분은 급격하게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원금을 회복한 계좌는 급등을 거듭해서 금융 위기가 지나고 나서는 재산이 되레 많이 불어났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투자자에게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첫째, 바닥은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 공포감을 이기면 큰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부분입니다. 기업의 개별적 이슈가 아니라 시장 전체 이슈로 하락하는 시기에는 주식을 손절매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2011년 8월 기존 날짜 오류 정정 2012년 3월에 주식 비중이 100%였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대형주가 줄줄이 대폭락을 했고 제가 가진 중소형 가치주들도 추풍낙엽처럼 폭락했습니다. 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 단기 폭락장이 지나고 이듬해에는 기저효과로 손실분은 물론이고 큰 수익까지 낼 수 있었습니다.

그와 반대 경험으로 올 6월 단기 하락장에서 공포감을 못 이기고 주식들을 손절매 했는데 손절매 하자마자 주식들이 다시 반등하면서 제 자리를 찾아 올라왔습니다. 저의 상실감도 배가 됐습니다.


돈의 한계 효용.. 행복이란?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로 돈을 번 주변의 큰손 투자자를 보면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돈을 보고 다가 오는 사람, 의미 없이 돈을 쓰면서 하루하루 보내는 사람.. 모두 행복 보다는 불행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도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가가 되면서는 돈을 버는 것 자체에 대한 행복감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요즘은 금액 그 자체를 불리는 일에는 크게 관심이 떨어진 상태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회에 더 기여를 할지 고민중이라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재단을 만들고 싶다 했습니다. 제 꿈 목록에도 그게 있다고 하니 정말 좋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철학적 사색에 빠져 있다고 했습니다. 제게도 행복은 무엇인가? 투자란 무엇인가?와 같이 어려운 철학적 질문을 던졌는데 짧고도 어려운 질문들 이었습니다.

바칼로레아류 문제나 질문을 좋아해서 집에 오는 길에도 두 질문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생각을 글로 풀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잃으면 안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이 있는 행복을 향유하며 살아갑시다. 투자를 통해서 여러분 모두 행복해 지시길 기원합니다.

2013년 11월 16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