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4일 화요일

대한약품, 터널을 지나서

오랜만에 대한약품 팔로업을 합니다. 작년 9월과 올해 4월에 적정주가에 2차례 도달했습니다. 운용하는 계좌에 있는 주식들은 2회에 걸쳐서 대부분 처분하였습니다. 지난 몇분기 동안 코로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철옹성 같던 동사도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 조금씩 역상장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계약직 직원분들도 대폭 줄었습니다(ㅠㅠ). 덕분에 주가는 다시 슬금슬금 내려와서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동사를 간단히 팔로업 해보겠습니다.

실적 추이 체크


오랜만에 대한약품의 분기실적을 시각화하여 병풍처럼 펼쳐보겠습니다.

대한약품 분기 실적 추이
<자료 : 대한약품, 송종식>
* 클릭하면 커집니다

2017~2019년이 실적 피크 시기였습니다. 일부 품목의 약값도 오르고, 생산라인 자동화의 결과도 뽑아내던 시기입니다. 그때 영업이익률 고점을 찍고 한동안 실적 성장세가 주춤했습니다.

날로 증가하던 매출액은 올해 1분기 까지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주춤합니다. 20%대를 넘나들던 영업이익률도 이제는 10% 중반대에서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다만 분기매출은 2017년 한창때의 매출은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YoY로는 모처럼 성장세를 보여줬구요.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현재 수준에서 별다른 변동없이 가거나 아주 미세하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0년 4분기에 약 11억 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반월동 자동화제품창고 증축(3500평)으로 인한 일회성 손실입니다. 이것으로 인해서 2020년에는 EPS가 감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일회성 손실이기 때문에 보정이 필요합니다.

어쨌든 올해 2분기 매출액이 YoY로 모처럼 고개를 돌린 점이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3, 4분기와 내년 실적까지 체크하면서 다시 우상향으로 밀고 올라갈 수 있을지는 계속해서 체크를 해야겠지만 말입니다.

코로나 상황 체크(병원 입원환자 관련)


2020년 들어서 매출 성장세와 OPM이 주춤하며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경쟁사인 한국콜마 때문이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확인해 보면 한국콜마의 영향보다는 코로나의 영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2017년, 2018년에는 동사의 실적이 잘 나올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실적이 다시 원래대로 하향 안정화 되면서 기고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는게 논리적으로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20년과 2021년에는 다른 투자자분들의 주장대로 코로나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 출처 : 데일리메디

작년에 동사의 주력 고객층인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1인당 월평균 병원진료비가 약 1.3% 정도 역성장을 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대한약품의 매출도 1.7% 정도 역성장을 하였습니다. 두 데이터 간 상관관계 여부를 점검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서 병원이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었고, 그것에 동사와 같은 기초수액제조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정도는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자료 : 의학신문

2020년에는 모든 병의원을 합한 입원환자의 숫자가 전년동기대비 4.29% 감소했습니다. 일반 병원들이 코로나와 관련해서 영업에 지장을 받는 동안 한의원과 한방병원이 대약진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병원이용이 힘든 교통사고 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이 한방병원과 한의원으로 향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방병원은 무려 전년동기대비 17.64%의 입원환자가, 한의원은 38.74%의 입원환자가 증가했습니다.

이것까지 다 포함해서도 전체적으로 입원 환자가 4.3% 가까이 줄었으니 기초수액 제조사들은 확실히 코로나로 인해서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논외이긴 하지만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은 더 심합니다. 중소병원들은 전년 동기대비 외래환자가 33.8%줄고, 입원환자는 24.8%가 줄었습니다.

평온하다


오랜만에 보는데도 언제나처럼 평온한 회사입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매출이 약간 역성장을 했던 부분, 코세척기 등 새로운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부분, 반월공장 창고 증축 정도의 이슈를 빼면 별다르게 팔로업 할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자료 : 대한약품, 전자공시

이승영 부회장님은 요즘도 꾸준히 회사의 주식을 사 모으고 계십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주고 계십니다. 앞으로 대한약품을 이끌어 가실 분이기 때문에 대한약품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이분에 대해서 공부를 조금 해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밸류에이션


밸류에이션도 간단하게 점검해 보겠습니다.

자료 : 대한약품, 송종식
* 클릭하면 커집니다

2017년~2019년을 전후해서 피크를 찍었던 실적은 이미 남들보다 몇년 일찍 피크아웃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영업에 일정 부분 지장을 받으면서 꾸준히 커오던 실적은 현재까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사업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여전히 돈은 꾸준히 잘 벌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2, 2023년 사업환경을 추정할 때 조금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적정주가를 보수적으로 산출하였습니다.

정부는 올해 11월부터 위드코로나 체제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분명 이것은 동사에게도 좋은 소식입니다. 그러나 제가 한가지 판단 내리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습니다. 위드코로나 체제에 들어갈 경우 이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한다면 어차피 의료기관 부담은 계속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소비시장은 좋아지겠지만 의료기관들 입장에선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의료기관에 계신 지인들을 통해서 각자 계속 팔로업을 해 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술상 위치


시세 상황도 간단하게 체크하겠습니다.

대한약품 월봉 <자료 : 네이버 증권>

2010년대 초반에 타 제약사들이 약가인하로 초토화 되는 동안 동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그 이후에 시장에서 대한약품을 재평가 하면서 주가는 실적과 발맞춰서 꾸준히 올랐습니다.

실적이 정점을 찍던 2017년을 전후해서 최고점을 형성하고 현재 주가는 그때 고점 대비해서 반토막 근처로 나려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약품 일봉 <자료 : 네이버 증권>

시계열을 조금 축소해서 일봉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재미없는 회사이지만 최근에는 나름의 변동성이 있었습니다. 2020년 3월에 시장 폭락으로 인해서 동사도 주가가 좀 빠졌습니다. 이후에는 부데코트 흡입액 등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사용되는 약품이 제조된다는 테마를 탔고, 정세균 테마주로 엮이기도 했습니다.

대한약품과 같이 재미없는 회사에도 두어차례 테마 광풍이 몰아쳤고, 이후에 주가는 하락하면서 다시 볼만한 가격대로 슬금슬금 내려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한약품 기존 분석글 목록


알림 :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댓글 4개:

  1. 저도 최근에 다시 주주가 되었습니다.^^
    여길 좋게 보는 이유가
    돈쓸일을 최소한 해서 한방울까지 짜내는 솜씨에 시장이 힘들때도
    승자가 될수 있는 기업이라고도 봅니다.
    포트중 일부는 맘편한 투자라고 봅니다. 배당만 더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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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의합니다. 파워풀하게 성장할 만한 회사도 아니고 멋진 모멘텀도 없지만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올 때 마다 포트 한 귀퉁이에 조금만 담아둬도 마음 편안한 회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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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평소 공유해주시는 인사이트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궁금한것이 있는데요, 본문의 밸류테이블에서 추정per 추정pbr은 어떻게 구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너무 기초적인 질문일텐데 미리 양해부탁드립니다. 혼자 이것저것 보고 공부한다고는 하는데 초보를 벗어나기가 참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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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분의 per, pbr 멀티플은 제 주관이 강하게 반영된 부분입니다. 아마 투자를 열심히 하시고 여러 기업과 산업을 보시다 보면 '이 기업은 이정도 멀티플은 줘야겠네'하는 감이 생기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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