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6일 월요일

나는 UFO를 본 적 있다

요즘 부쩍 UFO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기분탓인가. 내가 어릴적, 그러니까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UFO 이야기가 붐을 이뤘던 적이 잠시 있다. 그때는 대부분 공포요소나 미스테리 요소로 다루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최근의 UFO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 요소보다는 뭔가 그것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돌아 다니고 있음을 확신한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미 공군이나 NASA가 미확인 비행물체에 대한 존재를 인정하는가 하면 CCTV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UFO가 촬영되고 있다. 촬영기기의 보급으로 과거보다 곳곳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찍힐 가능성이 확연히 높아졌다. 또, 과거보다 영상 판독 기술도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어설픈 합성 따위로 사람들을 속이지 못한다.

요즘 UFO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나도 20여 년전 UFO를 목격한 추억이 떠 올랐다.

때는 군복무를 하던 시절. 장소는 포항의 모 해안초소. 보통 해안 경계 근무는 2인이 1조가 되어 서게 된다. 당시에 나는 짬밥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근무는 항상 선임들과 들어갔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야간 해안 경계 근무를 서게 되면 선임들은 들어가자마자 초소에서 잠을 잔다. 후임은 서서 경계를 서는데, 보통은 바닷가 쪽을 안보고 간부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지킨다. 간부가 들어오면 잠자는 선임을 깨운다. 그게 경계 근무를 서는 후임의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 이건 국방부장관님도 모르실 1급 군사 기밀인데 이렇게 누출해도 되나 모르겠다.

군에 다녀오지 않은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시면 몹시 불안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이렇게 허술하게 경계를 서는 것 같아도 의외로 바닷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놓치지 않고 잘 잡아낸다. 그러니 든든하게 두발을 뻗고 주무셔도 된다.

해안쪽도 가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많았다. 군용 초소는 일반인들이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곳에 숨어 있었다. 그래서 가끔 민간인이 진입할 수 없는 군사지역 해변 끝단까지 차량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다. 한밤중에 그런 곳에 들어오는 민간인 차량들은 목적이 대부분 뻔했다. 우리는 가끔 그런 차량에 무슨 군사작전을 하는 마냥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차량 유리창에 몰래 붙어서 좋은 구경을 하곤했다.

어쨌든 이날 야간 경계근무도 그렇게 평소처럼 평화로웠다. 선임은 초소 안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나는 초소 바깥에서 야시경으로 부지런히 바닷가 쪽과, 해안쪽을 감시했다.

야시경으로 하늘을 보면 별이 무척 잘 보인다. 나는 어릴적부터 별을 좋아했다. 그래서 경계근무를 서면서도 나는 이따금씩 야시경으로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한 불빛이 잡혔다.

일단은 가만히 있으면 다른 별들과 분간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빛은 움직임이 있었다. 현대 인류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는 형태의 움직임과 속도였다. 나는 탄성을 질렀다. 혹시 인공위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지만 평소 하늘을 자주 올려다 보는 나는 인공위성과, 항공기의 움직임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다. 확실히 인공위성은 아니었다.

눈에서 야시경을 떼고 보았다. 야시경을 쓰지 않아도 그 빛은 아주 잘 보였다. 동쪽 하늘에서 서쪽 하늘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서쪽으로 이동한 불빛은 1초 정도 급정거를 하여 제자리에 멈춰있더니, 순식간에 3개로, 그리고 6개로 분열되었다. 내가 가진 기초적인 물리학적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아마 그것을 보았다면 누구나 그리 느꼈을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 보아서 그렇지 상당한 거리를 저 정도로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계속 나를 경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6개의 불빛은 다시 하나로 합쳐져서 순식간에 동쪽 하늘로 사라졌다. 커브를 틀어 이동하는 속도도 정말 순식간이었다. 비행기나 인공위성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곧장 90도로 방향을 틀어 순식간에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형태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들은 것이 아니면 어떤 사실에 대해서 잘 믿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그때도 내가 피곤해서 헛것을 보았나 싶어서 멍하니 서 있었다. 하늘을 계속 올려다 보고 있었다. 아까 그 불빛이 다시 나타났다.

나는 이번에는 초소 안에서 잠을 자고 있는 선임을 용기내서 깨웠다. 자고 있는 선임을 깨우거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자살 행위이다. 당시에 나는 짬밥도 거의 먹지 않은 상태였고, 같이 근무를 서던 선임은 떨어지는 낙엽도 멈춰 세운다는 상병 말호봉이었다.

"OO해병님, OO해병님"
"왜? 간부 올라와?"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아.. 새끼야 근데 왜 깨워"
"그게 아니라 하늘에 UFO가 있습니다"
"아, 이 미친놈아, 기어이 돌았나. 그런거 없으면 쳐 맞을 줄 알아라"

잠을 자던 선임은 나의 긴박한 행동에 귀찮다는 듯이 주섬주섬 일어났다. 입으로는 온갖 짜증을 다 내뱉으면서.

밖으로 걸어나온 선임에게 내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선임은 입에서 탄성을 질러댔다.

"와, 저게 뭐야. 와 뭐야 저게 도대체 우와!!"

이제는 나보다 선임이 더 신난 것 같았다. UFO도 UFO지만, 그 자리에 그 친구들이 있어줘서 고마웠다. 혹시라도 사라졌으면 나는 그날 가루가 되게 얻어 터졌을 것이다.

어쨌든 내가 헛것을 본 게 아니라는 게 입증되었다. 나는 눈으로 보지 않은 것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UFO 이야기를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 이후에 나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UFO가 외계인이 타는 비행체라고는 단정하지 못해도 뭔가 신기한 비행체가 실재하기는 하는구나!"

근무를 함께 섰던 선임과 나는 아침 식사 시간에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당연히 모두 믿지 않았다. 우리 둘만 미친 인간들 취급을 받았다. 상병 말호봉 선임은 병장 선임들에에게 엄청난 놀림을 당했다. 나는 내 윗 선임들에게 비웃음을 샀다.

같이 UFO를 본 선임과 나는 무척 억울했다. 어쨌든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은 당연했지만 그 선임과 나는 확실히 보았고,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야간 경계근무 장소에 진입하는 해병대원들 <자료: 연합뉴스>

내가 가끔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늘상 되묻는 이야기들이 있다.

질문 1) 야시장비에 뭔가 묻었거나 빛이 번진것은 아닌가? 이건 확실히 아니다. 베테랑 군인이 빛 번짐과 이상한 비행체가 날아다니는 것을 구분하지 못할리가 없다. 그리고 위에도 언급했지만 야시 장비를 쓰지 않고 맨눈으로 보아도 그 빛은 잘 보였다.

질문 2) 날파리나 날벌레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UFO로 착각한 것은 아닌가? 이것도 아니다. 당시 초소는 빛이 거의 없었다. 그런 것도 가로등 빛이나 무언가 있어야 할텐데 어두컴컴한데 날벌레가 보일리가 없다. 또한, 날벌레가 움직이는 패턴과 그 비행체가 움직이는 형태는 확실히 다르다. 베테랑 군인들이 날벌레 날아다니는 것을 구분하지 못할리도 없다. 당시 나는 시력이 2.0이었다.

질문 3) 인공위성 아닌가? 이 부분은 어릴적부터 별을 보았기 때문에 확실히 구분한다. 그리고 동쪽 지평선 부근과 서쪽 지평선 부근을 순식간에 왔다갔다 하고 빛이 3개로, 6개로 분열되는 군무까지 보여줬는데, 인공위성은 절대로 아니라고 확신한다. 나 뿐만 아니라 그 선임도 탄성을 질러댔으니.

질문 4) 드론 같은 것은 아닐까? 당시에 드론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드론의 움직임을 보았을 때 드론으로는 택도 없는 움직임을 가진 물체였다. 그리고 드론이 그렇게 떠 다닌다면 아마 우리 방공망이나 감시장비에 감지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 소초 옆에는 TOD를 운용하는 소초가 있었다. 그리고 아주 높은 고도에서 움직이는 비행체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체였으므로 절대로 드론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도 궁금하다. 그때 그 비행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외계에서 온 것일까? 우리 후손들이 타고 온 미래의 비행체일까? 아니면 어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비밀리에 연구하는 비행체였을까?

2021년 7월 26일
송종식


2021년 7월 23일 금요일

차트 이야기 조금 한 것 때문에..

과거 홍진채 대표님과 제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차트에 대해서 조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 영상을 어떤 투자자 분께서 모 투자커뮤니티에 공유를 해주셨습니다. 그 분이 올리신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가치투자자는 차트 참고를 아예 안하는 줄 알았는데 아주 조금은 참고를 한다고 해서 놀라웠고, 많이 배웠다."

그 글에는 역시나 예측 가능한 비판과 조소가 담긴 댓글들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운다고 느껴졌습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 내세우다 보니 많은 부분 상대의 이야기와 아무상관 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글은 조회수도 꽤 되기 때문에 거기에서 파생되는 오해의 화살이 많이 날아들 것 같습니다.

해당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서 오해를 걷어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만, 저는 요즘 사람들과 섞이는 것과 논쟁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곳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도 아깝게 느껴지구요. 그래서 따로 제 블로그에 포스팅을 남겨둡니다. 포스팅으로 남겨두면 시간이 지나도 많은 분들이 읽으실테고, 제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과 진을 빼가며 논쟁할 필요없이 생각을 정리해 두기도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또, 글을 꾸준히 써야하는데 요즘은 글을 자주 쓰지 못했습니다. 마침 좋은 화두가 생겼기에 겸사겸사 포스팅을 남깁니다.

차트로 매매 타이밍을 노린다?


"당연히, 절대로 아닙니다."

몇몇 분들께서 영상을 보지도 않으시고 저를 다짜고짜 차트보고 단타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으로 몰아 세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오해를 풀고 넘어 가야겠습니다.

영상에서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가치투자자의 기본 태도는 "(처음부터 좋은 기업을 잘 사서) 가급적 안 파는 게임이다"라고요.

"물론, 회사에 따라서는 트레이딩을 가미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을 사 모으면서 회사와 오래도록 동행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외에도 가치투자자들이 공감하는 기본적인 이론적 토대에 대해서는 진부하지만 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기업분석과 투자 대상에 대한 가치판단이 9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차트는 최후에 5% 정도 참고만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마 이 부분의 이야기가 와전되어 오해를 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가치투자자들께서 가격과 가치의 괴리 변동을 중요한 투자판단 요소 중 하나로 생각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차익거래적 방법이 아닌 성장하는 회사의 주인이 되어 영구 동행하는 방식의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치투자자가 갖고 있는 툴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이 두 가지 방법에서 파생될 것입니다.

전자는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살펴야 하니 밸류에이션과 주가 흐름을 투트랙으로 살펴야 할테고, 후자는 센티멘트는 완전히 무시하는 경우도 꽤 있을것입니다. 두가지 방법 모두가 가치투자 철학에 부합하는 방법이며, 어느 한가지 방법만 고수하는 투자자도 계시겠지만, 여러가지 방법을 혼용하는 투자자도 계실 것입니다.

BM, 재무제표, 브랜드 이미지, 경영자의 자질과 태도, 현재 회사에서 돌아가는 일 등을 망라한 펀더멘털이 투자의 한 축이라면, 시세의 움직임과 뉴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들 역시 투자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센티멘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치투자자는 전자쪽에 대부분의 무게를 두고 움직여야 하는 것이고 후자는 참고만 해야합니다. 이때, 투자경험이 짧거나 멘탈이 약한 투자자는 후자의 작은 휩쏘에도 심리가 동요되어 뇌동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기는 합니다. 그러나 홍진채 대표님과 제가 시세의 흔들림이나 이런 저런 뉴스와 소음에 휩쓸려서 뇌동매매를 할 사람들은 아닙니다.

기업분석과 펀더멘털 체크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에 차트를 힐끗 참고만 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힐끗 체크만 하는 수준이라는 소리입니다. 차트보고 매매 타이밍을 잰다는 소리가 전혀 아닙니다. 샛별이 어떻고, 적삼병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는 저도 굉장히 싫어합니다.

평소에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꾸준히 체크하며 읽어나가듯이 나머지 아주 찰나의 시간에는 차트를 체크만하는 것입니다. 영상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단기적으로 시세는 사람들의 심리와 뉴스에 요동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치투자자에겐 주식을 추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거의 대부분 펀더멘털을 반영합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시세의 지난 흐름을 보고 있으면 회사의 흥망성쇠가 보입니다. 그뿐입니다.

장중에 HTS는 아예 안 보는 편이고 MTS도 아주 가끔씩 봅니다. 주식 매매를 하겠답시고 컴퓨터 앞에 거의 앉아 있지를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연간 매매 회전률도 30%가 안될때가 꽤 있습니다.

제 블로그를 꾸준히 보셨다면 이미 아실만한 내용들입니다. 해당 영상에서도 같은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댓글 읽기


자, 그럼 터무니 없는 의견을 남겨주신 댓글들을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제 원래 본업과 관련된 분야나 다른 곳에는 전문가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유독 주식투자 분야에서는 전문가라는 단어가 사기꾼이라는 단어처럼 들려서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무슨 고수나 전문가로 불릴만큼 그런 위치에 있는 투자자도 당연히 아닙니다.

영상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평범한 이웃집 개인투자자'입니다.

누차 언급드리지만 매수할 때 '차트를 보고' 매수한다고 말한적이 없는데, 저를 차트매매나 하는 사람 치부하는 것은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발언입니다.

되레 제가 되묻고 싶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 말입니다. '현재 주가지수가 최고점이 아니라면'이라는 전제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지수가 최고점인지 아닌지를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셨다면 조만간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되시겠네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계신 것이 부럽습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희***님이야 말로 1) 마켓타이밍 예측, 2) 거시지표 예측을 시행하고 계신다고 자인한 것인데, 쓰신 이야기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지수가 높이 올라온 상태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차트를 체크하여야 할텐데요. 그 마저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나 고점과 저점을 논할 수 있을테구요. 시장 밸류에이션만 가지고 평가를 하신다는 소리인지, 아니면 멋있는 척 하면서 전문가 행세를 하고 싶어서 앞뒤에 안 맞는 말씀을 늘어 놓으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앞에 해주신 이야기는 다 동의합니다. 희***님이 생각하시는 그 내용을 홍진채 대표님과 제가 모를리 없고, 고려하지 않을리 없을텐데요.

다만 여기서도 의문이 듭니다. 안전마진이 있고 저평가 되었다고 판단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이 저평가 이유를 모른다면 그 이유를 알 때까지 매수를 하지 않는다'. 이 부분도 굉장히 어색합니다.

센티멘트를 전혀 참고하지 않는 것 처럼 말씀하셨는데, 또 노란색으로 칠한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센티멘트를 적극 참고한다고 말씀하시니 생각이 이리저리 오락가락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번째에 써 주셨던 댓글대로면 그냥 숫자적으로도 안전마진이 있고, 질적 분석에서도 저평가면 바로 매수하셔야 됩니다. 말씀하신대로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주변의 센티멘트를 챙긴다고 말씀하시니 벌써 해주시는 이야기의 신뢰도가 확 낮아집니다.

그리고 제가 또 여쭙고 싶습니다. 1) 다른 사람이 저평가 이유를 아는지 모르는지는 어떻게 체크하면 되는건지?, 2) 그 다른 사람의 범위가 주변 투자자들 몇몇에 국한되는 것인지, 신문기사로 나올 정도로 온 시장이 다 알아야 하는 것인지, 종토방에서 장난 치는 사람들이 아는 수준의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또 드는 의문은 모두가 저평가 이유를 알아버리면 1) 그 종목은 이미 주가가 정상화 되어 저평가 상태거 아니거나, 2) 진짜 찐 쓰레기 상태일 수 있습니다. 1)번이라면 투자기회는 사라지는 것이고, 2)번 이라면 정말 시장 참여자 모두가 놓치는 부분을 희***님 혼자서만 역발상으로 발견해서 찾아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사실 가치투자라는 단어는 어떤 면에서는 모호하고 군더더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어떤 부분에서는 확실히 차별성이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어떤 시장 참여자들은, 어쩌면 시장의 수많은 참여자들은 가치가 없는 것에 돈을 걸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위를 모두 통칭해서 투자라 할 수도 없고, 가치투자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당 영상에서 진행자분이 제게 '가치투자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주셔서 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먼저, 벤저민그레이엄이 투자에 대해서 정의내린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에 근거하여 원금의 안전성과 적절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노름, 투기, 그냥 투자 가치투자를 구분짓는 가장 확실한 부분이 그레이엄의 정의에 대부분 다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1) 투자 대상에 대해서 철저한 분석을 하는지의 여부, 2) 원금의 안정성과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익을 추구하는지의 여부입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에 덧붙여서 회사의 경영자 자리를 맡길 수 있는가 여부도 중요하다고 영상에서 말하였습니다. 가치투자자라면 회사의 경영자 자리를 맡겨도 경영을 곧잘 해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무늬만 투자자들보다는 말이죠.

그리고 또 잘못 알고 계시는 것이, 차트를 통해서는 수급 상황을 알 수 없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차트를 통해서 매매를 하는 것은 아니고 구경만 하는 편이지만, 시세의 장기적인 흐름에서 도출할 수 있는 인사이트는 꽤 많습니다. 펀더멘털 하나만 보는 사람과 펀더멘털과 센티멘트를 겹쳐서 볼 줄 아는 사람이 갖는 시야의 넓이는 확실히 차이가 날 것입니다.

차트를 보고 타이밍을 재거나, 매매를 하라는 의미가 전혀 아니었는데 자꾸만 그런식으로 말씀을 하시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게 다 저희 영상을 보시지도 않고 제멋대로 댓글을 달아대시니 발생하는 문제 같지만 말입니다.


단기, 장기에 대한 기준은 말씀하신대로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릅니다. 희***님은 3년이 장기라고 말씀하셨지만 제 기준에서 3년은 중기입니다. 적어도 10년 이상은 넘어가야 장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희***님은 보유 기간에 대한 집착이 강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제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보유수량을 맞추자마자 한달도 안돼서 테마를 타는 바람에 적정주가는 가볍거 넘어서고 과도하게 수급이 붙어서 오버슈팅을 한다면 보유한지 한달이 안 됐다고 해도 보유수량을 줄여나갑니다. 다만 그런 요행이 자주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타이밍을 맞출수도 없기에 그저 '나는 장기간 기다릴 준비가 되었다' 정도의 의미인 것이지 무조건 주식을 오래 보유하는 사람이 땡이라는 것은 뭔가 특정 사안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해당기업이 앞으로 10년, 20년, 30년 꾸준히 쭉쭉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면 주가가 위아래로 출렁이든 말든 무시하고 수량을 늘려나가면서 꾸준히 보유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겠습니다.

어쨌든 주신 내용은 가치투자에 입문하시는 분들도 누구나 다 아시는 내용입니다. 설마 홍진채 대표님께서 님께서 말씀하신 정도의 기초적인 수준도 모르시고 투자하실까봐요?

아, 그리고 차트로 매수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데 자꾸 차트로 매수여부를 판단한다고 상대방을 몰아가는 화법은 참.. 상대방의 이야기를 안 듣고 댓글을 다시니 이런 참사가 생기는 것입니다. 차트가 지지대를 깨든 말든 그런 것은 고려 안합니다. 단지 펀더멘털은 변한게 없는데 주가가 박살나면 기쁜 마음으로 매수를 하겠지요.

추세선에 줄을 긋고 그런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 기업펀더멘털을 확실히 아는 상황에서 센티멘트의 수준을 대조해보는 정도입니다.


이 댓글에도 어폐가 아주 많습니다. 

일단 저는 차트를 보는 것이 매매를 하기 위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펀더멘털의 추이를 살피듯이 센티멘트의 추이를 살피는 용도일 뿐이었지 매매를 하기 위해 차트를 보는 것이 아니라고 영상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어쩐지 이분도 영상을 안 보시고 댓글을 다시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회사의 주력 제품과 서비스 팔로업, 재무제표 팔로업, 차트 팔로업, 뉴스 팔로업, 회사 돌아가는 상황 팔로업, 경영자 분들 뭐 하시며 사는지 팔로업..등등. 꾸준히 회사에 대해서 트래킹 하고 팔로업을 하지만 실제 매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호***님은 매매 타이밍을 재기 위해서 차트를 보셨다면 제가 말씀드린 것과는 일단의 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차트를 보시는 기간 동안에 1) 시장이 안 좋았을 가능성, 2) 근본적으로 차트를 볼 줄 모르셔서 그랬을 가능성, 3) 차트가 체질에 안 맞아서 그랬을 가능성, 4) 차트로 과도하게 매매 타이밍을 잡으려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다 보니 성과가 나빴을 가능성 등 여러가지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습니다.

아마도 '지나고 나면 그럴 듯 한데'라는 표현을 쓰신 것을 보니 2)번과 4)번의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재무제표도 과거의 숫자, 차트도 과거의 숫자를 그림으로 그린 것일 뿐이고, 저는 현재 차트 모양으로 미래 패턴을 예측하는 따위의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재무제표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지금까지 매출이 이 정도 상승했으니 내년에도 이 정도 상승하겠지...' 재무제표를 이 정도 수준으로만 보는 것은 차트매매를 하는 것과 진배없는, 하나마나한 재무분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해주신 말씀이 화룡정점입니다. '최근 가치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저조하니까 초조해 보인다'.

먼저, 수익률에 대한 부분입니다. 본인 수익률이 저조하신게 아닌지 되묻고 싶은 부분입니다. 저희 집에 놀러 오셔서 제 계좌를 열어보신 것도 아니시면서 수익률이 저조한지 아닌지는 어떻게 아시는지 참 궁금한 부분입니다. 저는 제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0년을 말씀하셨으니, 지난 10년간 당연히 지수는 "압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늘 과분한 수익률을 찍어주는 시장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뭐가 초조해 보인다는건지 이 부분은 정말 생각치도 못한 내용이라 저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습니다.

먼저, 영상에서 차트를 조금 언급했다고 그런 것이라면 완전한 오해입니다. 영상을 안 보셨을테니 한번 보시고 댓글을 다시 다시면 좋겠습니다. 차트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에서도 계속해서 언급을 드렸구요. 오래전부터 저는 차트를 참고 하고 있습니다. 몇번째 말씀드리지만 매매 타이밍을 잡는 용도가 아니라 펀더멘털과 센티멘트를 동시에 체크하는 편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매매는 거의 안합니다. 실적이 일시적으로 부침을 겪든, 차트가 일시적으로 요동을 치든말든 보통은 그냥 그저 그렇구나 생각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갑니다. 

오랜기간 훈련을 한 탓도 있겠지만, 제 성격 자체가 주가가 폭락하든 폭등하든 별로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가까이는 작년 3월 시장 폭락때도 그저 덤덤했습니다. 약간 제 성격에 결함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남들이 기쁘다고 파티할 때도 제 기분은 평상시처럼 평온하고, 공포에 질려서 떨고 있을 때도 저는 그냥 평상시처럼 평온합니다. 싸지면 사고, 비싸면 팔고 기계적으로 그게 딱 끝입니다.

남들이 헐값에 내던지는 주식을 조용히 사모으고, 남들이 환호성을 외칠 때 조금씩 파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구현하는 여러가지 투자 방법 중 이 방법을 가장 선호합니다.

둘째, 은둔하던 투자자가 유튜브 주식 방송에 나가서 얼굴을 파니까 초조하게 느끼신 것이라면 그것도 오해입니다. 영상에서도 언급을 드렸지만 해당 방송국을 설립한 분이 저와 지인인데다 방송에 한번 나와 달라고 늦은 시간에 저희 동네까지 찾아 오셔서 부탁을 하시기에 좋은 마음을 갖고 한번 출연한 것입니다.

제가 방송 나가서 약을 팔았습니까? 강의를 팔았습니까? 회비를 뜯었습니까? 

초조하다는 말 속에 경멸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느낌이라 조금은 불쾌한 감정도 들었습니다. 저런식의 화법을 구사하면서 '나는 너희들 보다 위에 있어'라는 느낌으로 자신을 끌어 올리려고 하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참 나쁜 화법입니다.

평온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에게 이상한 프레임을 씌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호***님, 희***님에 대한 저의 평가


유치한 말싸움을 하거나 논쟁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거기에 말려들거나 참여하면 양측이 모두 유치해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히 쌓아놓은 이미지만 나빠질 뿐 얻을것이 없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소모적 논쟁의 무용론과 관련된 굉장히 유명한 짤방입니다. 모니터 바깥에서 저는 위와 같이 행동하며 살고 있습니다. 운전을 하든, 지인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든, 누가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저를 설득하려고 하든 대부분 저렇게 대응합니다. 상대를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단지 피곤한게 싫어서 입니다.

논쟁이나 말싸움 한마디 이긴다고 해서, 운전을 하면서 1분 먼저 빨리가는 것을 이긴다고 해서 내 인생이 바뀌지 않습니다. 반면에 에너지 소모는 심합니다. 얻는 것 없이 불필요한 논쟁이나 다툼을 일삼으면 저의 하루가 파괴됩니다. 그것이 누적되면 제 인생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논쟁이 격화되거나 감정 싸움이 심해지면 서로 칼부림까지 갈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리스크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속으로 '그래 니 말이 맞다'하고 자리를 피해 버리는 편입니다.

논쟁을 통해 나라의 운명을 구할 수 있다면 그런 논쟁에는 그야말로 목숨과 모든것을 걸고 참여할 것입니다. 목과 심장이 터져라 말이죠. 그런데 우리의 일상 속 논쟁은 대부분 나라를 구하기는 커녕 개미 한마리도 구할 수 없으며 자기 주장만 내세우다 서로 간에 데미지만 입고 끝내는 백해무익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20살 넘은 사람들과 논쟁하여 제 생각을 상대에게 각인 시키고자 하는 행동은 중단한지 오래입니다. 제가 세계에서 손꼽는 유명인사라면 사람들은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알아서 복종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고, 제 입에서 나온 활자와 언어들로 20살이 넘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깨달은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보통사람들의 논쟁은 대부분 그 끝이 없고, 소모적이며, 상호간 에너지 낭비가 심한 마이너스섬에 가깝습니다. 종국에는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싸움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미 수 많은 사람이 읽으셨고 또 읽게 될 글에서 제가 그저그런 차티스트로 매도 당하는 것은 완전한 오해이고, 이것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은 불식시킬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제가 캡처를 떠서 남긴 두분은 홍진채 대표님과 저에 대한 평가를 멋대로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위에 써져 있는 댓글을 토대로 두분에 대한 평가를 멋대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두분은 저희 영상을 보지도 않으시고 제 멋대로 댓글을 다신 것 같지만, 저는 적어도 쓰신 댓글은 읽어보고 평가를 내리는 것이니 두분 보다는 더 정성을 들인 평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희***님


보통 초심자들이 상대에게 요구하는 게 있습니다.

"계좌까봐"

그리고 사기꾼들이 까서 보여주는 현란한 계좌에 낚여서 재산과 인생을 탕진합니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들끼리는 다릅니다. 저희 끼리는 말 몇마디만 딱 들어봐도 상대의 수준이 파악이 됩니다. 물론 저는 고수가 아닙니다. 그래서 상대가 고수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이런저런 고민들과 함께 뒹굴며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나 온 길을 그대로 밟고 있는 후배 투자자들의 수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늠이 됩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리고 저희 투자자 동료들이 거쳐 온 길이니까요. 그래서 말 몇마디만 들어보면 상대의 수준이 가늠이 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더닝 크루거 곡선

희***님의 댓글을 몇개 읽다보니 더닝크루거 곡선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뭔가 투자에 대해서 이제 막 감을 잡아 나가고 계신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생각은 확고하고 이론적 토대가 만들어 지고 있는 단계인데, 아직 철학의 토대가 조금은 부실한 부분들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이제 내가 뭔가 좀 아는 것 같아서 어깨와 목에 힘이 바짝 들어간 정도의 단계까지 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절망의 계곡을 한번 거치셨다면 이제막 절망의 계곡에서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으신 단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은 남들은 모르고 나만 아는 것이야, 그리고 남들의 이야기는 들을 필요도 없어'라고 생각하시고 글을 쓰는 부분들이 조금 보여서 아직 절망의 계곡을 지나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우매함의 봉우리를 향해 열심히 등반을 하고 계신 단계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그 다음 호***님


그 다음은 호***님입니다. 해당 게시글에 달아주신 댓글을 비롯해서 지난 댓글들도 몇개를 더 보았습니다. 호***님에 대한 느낌은 전반적으로 다음 짤방과 같습니다.


왜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갈량은 커녕 황건적 평신도 수준의 지략도 갖고 있지 못하면서 자신을 제갈량에 빙의시키는 사람들 말입니다. 아, 호***님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궁예도 아니면서 궁예 행세를 하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눈과 귀는 다 막아두고 말이죠.

남의 이야기는 들은체도 안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제 멋대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서 모함하는 태도는 나쁩니다.

2021년 7월 23일
송종식 드림


2021년 7월 9일 금요일

게임회사의 위엄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다 건드릴 수 있음)

게임회사가 앞으로 더욱 빛을 보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특히 MMORPG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앞으로 물 만난 물고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프로그래머라고 다 같은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요즘에는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모바일/웹프로그래머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원래 웹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머 집단 중 가장 무시당하는 집단이었다. 사실 코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분야가 웹 분야이기도 했다. 물론, 최근에는 웹프로그래밍 분야도 알아야 될 것이 폭 넓게 많아졌고, 오랜기간 실무 경험을 쌓아야만 할 수 있는 업무의 양도 많아졌다. 

게임 프로그래머들은 예나 지금이나 천상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웹개발자 중에서도 천상계에서 노니는 분들이 많다. 두 분야를 비교할 실력이나 자격이 나한테 있는 것도 아니고 각기 다른 일을 하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비교하여 깎아 내릴 생각도 없다.

어쨌든 게임 프로그래머들은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게임을 만들 때 프로그래머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이너도 필요하다. 그리고 게임에 들어갈 음악을 만들 사람들도 필요하다. 게임의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나리오 작가와 스토리 작가도 필요하다. 당연히 네트워크와 통신에 대한 고도의 기술도 필요하다.

게임이야 말로 현대 인류 문명이 낳은 기술과 예술의 극강의 경지에 오른 피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관련분야에 대한 연구와 기술진보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지만 최근에야 급격하게 주목을 받고 있는 AI와 메타버스 같은 분야도 그렇다.

AI가 적용된 리니지2M의 여왕개미보스
<출처 : 네이버 블로거 jinea77님>

게임 회사들은 이미 아주 협소한 부분에서 AI를 곳곳에서 사용해 왔다.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에 나왔다. 이미 그때도 게임 내 유닛들은 아주 작은 인공지능이 적용되어 있었다. 예를들면 맵 어딘가에 이동이나 공격 명령을 내렸을 때, 길을 찾아가는 것도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이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또 어떤가? 몇몇 기술자와 디자이너들은 현재 네모난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 들떠있다. 웹디자이너나 웹퍼블리셔 직군은 사라지겠지만 적어도 유니티라도 이용해서 세계관이나 UI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은 각광을 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게임회사들은 이미 자신들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해 왔고 그 노하우도 아주 오랜기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MMORPG 게임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는 지금 대학생들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자신들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해 운영해오고 있다. 단지 그것을 모니터로 보여주냐 AR/VR 기기로 보여주냐 차이만 있을 뿐이다.

블록체인과 코인은 또 어떤가? 이것도 게임회사들은 아주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다. 아이템과 게임화폐 거래도 물론 블록체인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게임머니를 코인으로 만들어서 업비트 같은데 상장시키면 게임머니와 실제 돈을 아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또, 게임머니의 시세는 실제 화폐에 연동되어 오르락 내리락하니 게임 내 경제활동에 더욱 활력이 붙을 수 있다.

여기서 더욱 기가 막힌 것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데 그 게임머니를 다른 세계관을 가진 다른 온라인 서비스와 연동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리니지의 아덴을 코인화 해서 업비트 같은 거래소에 상장을 시킨다. 그리고 이 아덴을 업비트에서 사서 로블록스나 네이버 같은 곳에서도 모두 통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물론 이종 플랫폼 간 직거래도 가능하다.

리니지에서 열심히 아덴을 벌어서 그 아덴으로 로블록스나 제페토 같은데서 가상의 명품 아이템을 사서 묵혀둔다. 그것이 값이 오르면 되팔아 아덴을 불린다. 불어난 아덴을 업비트 같은 거래소에서 매각하여 실제 현금화 한다. 뭐 이런 식의 돈벌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이게 덕후들 몇명 선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범용적으로 클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곧바로 쿠팡이나 마켓컬리에서 맛있는 음식을 결제할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오프라인 세상에 달러가 있다면 온라인 세상을 평정할 공통의 화폐가 하나쯤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 눈여겨 보고 있는 곳은 거대한 자체 플랫폼과 경제 생태계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과 구글 그리고 아마존과 애플, 그리고 엔씨소프트와 같은 게임회사 그리고 네이버와 같은 로컬 포털들, 로블록스와 같은 서비스들이다.

비트코인이 저토록 올랐던 이유도 온라인의 모든 서비스에서 통용될 온라인용 달러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의 밸류에이션을 미국의 달러화에 대비해서 계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너무나 많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달러는 미국의 군사력이 뒷받침 되는 화폐이고 미국 정부가 지급보증을 한다. 그것 뿐 아니라 비트코인은 아무리 쪼개서 거래가 된다고 해도 전 세계 온라인의 통용 화폐가 되기에는 수량이 너무 적고 트랜젝션 처리 속도도 느리다. 비자카드가 1초당 27,000회의 결제를 처리하는 반면에 비트코인은 초당 10개의 거래를 처리하지 못한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다. 어쨌든 게임회사는 많은 것들을 실험할 수 있고, 구현할 수 있다. 자동차 회사는 목숨을 내놓고 자율주행 시험을 해야 하지만 게임 회사는 목숨을 안 걸어도 이런저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다. 게임회사는 다가 올 세상을 대비하기에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웹2.0 패러다임 때도 그랬지만 AI, 메타버스, 블록체인과 같은 개념은 완전히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개념이고 그것을 아주 조금 변형하고 자본이 붙어주면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는 것이다. 게임회사, 특히 MMORPG 게임을 통해서 자체적인 세계관과 이미 잘 작동하는 시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다가오는 미래에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게임회사의 위엄이다. 게임회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게임회사 캔 두 애니띵이다. 게임회사는 단기 신작 모멘텀 따먹기 뿐 아니라, 조금 긴 안목을 갖고 게임 회사들의 근본적인 펀더멘털을 뜯어 볼 필요와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2021년 7월 8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