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31일 수요일

투자블로그에서 얻고 싶은 것, 간단한 설문조사 결과 (평어체, 경어체 선호도 등)

며칠전에 투자 블로그 관련해서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대단한 조사는 아니구요. 100여 분 정도 설문에 참여를 해주셔서 결과를 공유합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평어체로 쓸까? 경어체로 쓸까?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이 하시는 고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간혹 그런 고민을 하였는데요. 이번 투표 결과를 보고 확실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상관없다는 분이 69.8%, 평어체가 좋다는 분이 20.4%, 경어체가 좋다는 분이 9.9%였습니다. 대부분의 의견은 '상관없다'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경어체보다 평어체를 선호한다는 분이 경어체를 선호하는 분들보다 두배가 더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의외로 너무 격식을 갖춘 글은 읽는데 피로도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독백형 에세이나 인뎁스리포트를 쓸 때는 평어체로 쓰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글들은 지금처럼 경어체로 쓰면 되지 싶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평어체냐 경어체냐의 문제가 아니라 글의 내용 그 자체의 문제겠지요.


일단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께서 가장 많이 원하는 컨텐츠는 1) 기업분석, 2) 산업분석, 3) 인사이트 획득이 가능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재미있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인데 서베이를 통해서 결과가 더 확실해졌습니다. 앞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얕은' 수준의 기업분석이나 산업분석을 원하는 분들도 꽤 계셨습니다. 슬쩍 훑는 수준으로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해 다루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분들께서 공식적인 언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도시야화나 썰 같은 것들도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종목리딩이나 투자자들의 사생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이 정도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분들 중 가장 고급진분들께서 제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곳 같으면 '종목리딩' 이게 1등이었을텐데 말이죠. 몹시 자부심이 생깁니다!


투자 이야기만 쓰고 뻘글은 쓰지 말라는 의견은 거의 없었습니다. 97.5%의 서베이 참여자께서 '니 블로그니까 니가 알아서 하고, 투자 이야기 아니어도 다른 글들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바쁘실텐데도 서베이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년 3월 31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30일 화요일

주린이 분들의 나쁜 투자(매매)습관


개인적으로 '주린이'라는 단어를 호감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를 깔보는 느낌도 있고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있기에 그냥 편안하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 3월 이후로 주린이분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도 느끼고 피부로도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가끔 주린이분들의 질문에 대응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전에 잠시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클럽하우스에서부터, 이메일, 텔레그램, 그리고 지인의 지인들까지..

아무래도 갓 입문을 하셨으니 모르는 것 투성이인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만들어지기 전이니 시행착오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입문하던 시절에는 그랬구요. 

어쨌든 여러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공통적인 질문들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런 것들은 따로 블로그나 유튜브에 컨텐츠로 만들어서 올려 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으로 작성할 내용은 매매습관? 투자습관에 관한 것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폭락장에 용기를 내서 주식을 매수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이 폭락하면 버티다버티다 바닥에서 공포에 못 이기고 팔아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오다가다 만난 많은 주린이분들은 의외로 다른 행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3월에 보았듯이 폭락장에도 용감하게 주식을 척척 잘 산다고 했습니다. 폭락장 같은 것은 무섭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평가 손실은 평가 손실일 뿐 좋은 기업을 사서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수익이 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의외였고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이런 투자관을 형성하게 된데에는 유튜브와 책, 블로그 같은 것들의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프로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가치투자 대가들이 나올 때는 즐겨봅니다. 그런 대형채널에서 투자관이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방송은 분명히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대형 투자채널에서 투자관에 대한 교육을 자주 하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관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나쁜 투자패턴 혹은 매매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평가 손실 구간에서는 기업을 믿고 엉덩이를 잘 붙이고 있었습니다. 마구잡이로 매수한 기업들이 아니라면 아주 잘 하는 것이죠. 성장성도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치보다 싸거나 좋은 가격에 샀다면 나무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날 때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습니다. 수익도 길게 잘 끌고 가는 특출난 주린이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린이 분들이 아주 작은 수익에도 그 수익이 없어질까 전전긍긍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3% 내지는 10~2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수익을 실현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추세추종을 하는 트레이더이든 가치투자를 하는 가치투자자이든, 데이나 스캘핑을 하는 단타매매자이든 누구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평가손실은 잘 보유하고 기다렸으면서 평가수익은 짧게 끊어치고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어야 투자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1년여간 -50%까지도 버텼으면서 잠깐 +3%가 되었다고 홀라당 팔아버리면 좋은습관이 아닙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주식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파지티브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한 1000원이 망해서 홀라당 사라지면 0원이 됩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나 투자한 회사가 잘 성장하면 투자금 1000원은 2000원이 될수도 있고 3000원이 될수도 있고 10000원 또는 100000원이 될수도 있습니다. 

네거티브보다 파지티브 쪽의 기대값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정상적인 기업은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며 열심히 일을 하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주식투자자들은 주식투자자가 되는 순간 유리한 게임에 발을 담그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장 잠재력이 큰 회사의 주식에 투자했고, 종목을 잘 구성하고 있다면 시간에 몸을 맡기고 기다리는 쪽의 승산이 더 높은 것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어느 정도의 손질은 필요하겠죠.

반면에 평가손실 상태를 무한으로 기다리고 +3%나 +10%쯤 되면 팔아버리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음의 기대값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되므로 큰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은 빨리 끊어버리고, 평가 손실중인 회사만 계좌에 득실대는 상태가 됩니다. 그 중 몇개는 잘못되어 영원히 손실 회복이 안되거나 정말 운이 나빠서 상장폐지의 길을 간다면 나머지 자금의 회전율을 높여서 손실분을 만회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손실회피 성향은 주린이 분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심리적 장벽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데에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나쁜 매매습관을 갖고 있으면 복리의 기적을 누리기도 힘듭니다. 누군가는 계속 샀다 팔았다 하면서 +3%씩 수익을 내면 그것도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누리는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평가수익률이 100%, 200%, 300%를 넘어가면 알게 됩니다. 그 수준에서의 하루 등락이 내가 투자한 원금대비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 지를요. 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력해집니다.

기업에 대한 팔로업만 꾸준히 하고 가급적 매매를 지양했을 뿐인데도, 나중에는 종목이 하루에 1%만 움직여도 내 계좌는 원금대비 10%~20%, 나아가 몇 배씩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복리의 파워는 그렇게 누리는 것입니다.

매번 3% 수익낼 종목을 찾아 헤매다가 지뢰 하나를 밟으면 끝장입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굉장한 노동력과 행운이 필요하며 생각보다 리턴도 크지 않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 적정 보유 기간이나 매매 기술을 달리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때에 따라서 어떤 회사는 담배 한모금만 빨고 재빨리 매도를 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회사는 산업의 사이클이 너무나 극명해서 찌들려 있을 때 사서 턴어라운드 할 때 힘껏 한싸이클을 누리고 바로 빠져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어렵다면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뻔하게 성장할 회사에 오래도록 동행하는 투자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일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300%까지 평가 수익이 났다가 다시 0으로 돌아오고, 심지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응하는 방법은 번뜩 생각 나는 게 두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우선은 포트폴리오 전체가 우상향 하도록 디자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정 종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무시하고 모든 종목이 조화되어 포트폴리오 규모가 우상향 하도록 잘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종목은 +300%까지 갔다가 다시 0%가 되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200% 상태에서 +800%로 올라가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계속 -10%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종목을 잘 구성해서 포트폴리오 자체의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약간의 트레이딩을 가미하는 것입니다. 보유종목이 꽤 고평가 상태까지 올라온데다 평가 수익이 너무 비대해졌다면 이 종목의 아주 일부분만 수익실현을 하는 것입니다. 보유중인 수량으로는 복리의 위력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현금화 한 것을 위안 삼아서, 나중에 주가가 조금 내려오더라도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이때 그 종목이 계속 올라가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잘 되니까 좋고, 주가가 다시 크게 조정을 받으면 조금 확보한 현금으로 주식 수량을 늘리는 전략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잘 만들어 나가면 되겠습니다. 근본적인 몇가지 원칙은 존재하지만 실전에서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매수도 기다림, 매도도 기다림, 보유도 기다림..

2021년 3월 30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29일 월요일

역대급 중국발 미세먼지

우리나라 공기질이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안 좋다는 건 이제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나는 이걸 2010년대 초반부터 주변인들에게 이야기 해왔다. 여러가지 자료와 근거를 갖고 이야기해도 어째서 우리 공기가 나쁜게 중국탓이냐는 되물음이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 목소리에 힘이 없고 내가 권위있는 사람이 아닌게 답답했다.

요즘은 이런 답답함은 사라졌다. 이제는 누구나 중국발 대기 오염이 심한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충분히 그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있고 함께 화도 내고 방법도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더 답답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이 요지부동이라는데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 우선 정책과 낮은 제조단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환경문제는 뒷전이다. 심지어 동북아시아의 대기오염은 자신들 탓이 아니며 한국탓이라고 몰아가기까지 한다.

중국이 변하지 않는 한 바뀔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에 숨이 턱 막힌다.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은 평균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고 한다. 중국발 대기오염 탓이다. 우리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하루 빨리 해결 되어야 한다. 우리의 힘이 모자란다면 국제사회의 연대도 필요하다.

오늘은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었다. 각종 지표들을 확인하보니 역대급이다. 강력한 북서풍으로 베이징 근처에 모여있던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다.

자료 : 네이버 날씨

자료 : earth.nullschool.net

훗날을 위해 기록을 남긴다
2021년 3월 29일
송종식


2021년 3월 28일 일요일

돈 벌기 좋은 시대 일수도 아닐수도 (자산투자 예외)



어떤 음성 대화방에 50대 선배님께서 들어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젊을)때 비하면 지금은 확실히 돈 벌기 쉬운 시대가 된 것 같다. 돈을 벌 수 있는 문도 많이 열려있다."

우선 이 이야기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대의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이 인생 선배님의 이야기처럼 지금이 개인들에게 돈 벌기가 좋은 시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돈을 벌 수 있는 문이 많이 열려 있다' 이 이야기는 정말 공감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와 같은 고전적 1인 미디어 채널 부터 시작해서, 출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었고, 또 앱이나 웹서비스를 만들어서 수입을 창출할 수도 있고 잘되면 초대박을 칠 수도 있습니다. OEM, ODM 제조 공장들도 늘어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당장 화장품이든 뭐든 시제품을 출시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온라인에 스토어를 열어서 대기업의 유통망에 올라 타기도 쉬워졌습니다. 굳이 내가 뭘 팔지 않아도 쿠팡이나 아마존의 어필리에이트가 되어서 돈을 벌어도 됩니다.

하고자 하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이것들을 '돈을 벌기 위해서 열려있는 문'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런 문이 개인에게도 숱하게 열려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돈 벌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음만 먹고, 즉시 시작할 수 있다면 0에서 시작해서 1을 만들기는 쉬워졌습니다. 열려 있는 문이 많다보니 어떤 문을 통하더라도 즉시 숫자 0에서 1 이상은 찍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새롭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든, 야심차게 만들어서 올려둔 앱의 다운로드 숫자이든, 아니면 걸어 둔 애드센스 수입이든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0에서 시작해 1을 찍고, 그 숫자를 무한히 키워서 유의미한 숫자로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튜브로 떼돈을 버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야심차게 유튜브를 시작합니다. 시작 하기는 쉽습니다. 구독자 0명에서 1명을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꾸준히 잘 해내서 구독자를 1000명을 만들고, 1만 명을 만들고 나아가 10만 명, 100만 명을 만들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게 해내는 사람들도 적습니다.

블로그나 앱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벌겠다고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광고비를 천원이나 만원 정도는 벌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100만원, 1000만원, 1억원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것입니다. '문은 많이 열려있는데, 대부분 얕은 문입니다.'

과거처럼 무언가를 하려면 대규모 자본금을 확보해서 공장을 짓고 하던 시대는 확실히 아닙니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한대, 노트북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무언가를 시도해보기 좋은 시대입니다. 그러나 열려 있는 문이 많은 만큼, 나 말고 다른 이들의 도전도 거셉니다.

따라서, 캐릭터나 컨텐츠 그리고 제품은 확실하게 세그멘테이션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더 끈기 있게 꾸준히 해야하는 것도 당연하게 느겨집니다. 대부분은 열려 있는 수 많은 문을 잠깐 두드리다가 맙니다. 한번 두드렸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을 보고 두드리는 분들이 지금 불과 2~3년 만에 잘 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2021년 3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23일 화요일

한국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것 3가지

정의의 여신상 유스티치아 <자료 : pixabay>

한국 사회에서는 절대 건드리면 안되는 역린이 몇가지가 있다.

"아이는 건드리지 마라" 이런 것 정도는 한국 사회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문명화가 된 나라라면 어디서든 통용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건드리면 안되는 독특한 역린 몇가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군대문제, 자녀들의 대학 입시문제, 나하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편법을 써서 돈을 버는 문제 등.

이런 문제들의 공통점은 '공정성'과 관련된 것이다. 물론 공정성은 사회를 지탱하는 매우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그 공정함의 잣대가 특히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는 분야가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 문제에서 열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누구나 다 나의 의사에 반하여 군대에 소위 '끌려간다'. 가장 꽃다운 나이에 온갖 고생을 하면서 2~3년의 시간을 증발 시켜버린다. 군대에서 배운 것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군대에 안 갔으면 배우는 것과 쌓이는 것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하다 보니 편법을 쓰거나, 사회지도층 부모의 백과 힘으로 군대에 빠지는 행위를 국민들은 참지 못한다. 군대 문제가 생기면 대중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직업은 못한다고 봐도 된다.

자녀들의 대학입시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젊은 부부들을 보면 내 자식은 애지중지 금지옥엽으로 키우면서 다른 자식에 대한 속마음은 그야말로 뚱하게 생각하는 경우들을 본다. 그거야 동물의 유전자 복제 본능에 따라서 그럴 수 있고 그게 당연한거라고 본다.

내 자식은 다른 집 자식보다 하나라도 더 좋은 걸 먹여야 하고, 하나라도 더 잘 해서 가급적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게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갈수록 자녀를 낳는 수도 줄어서 자녀는 더욱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공정성에 대해서 가장 예민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자녀들과 관련된 입시문제, 그리고 먹을 것이 가득 들어차 있는 직장으로의 취업문제다.

이 부분도 부모의 능력이나 편법을 이용해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경우, 혹은 사람들이 모두 들어가고 싶어하는, 돈 많이 주고 앞날이 탄탄하게 보장된 직장에 낙하산으로 취업하는 경우에는 온 국민이 공분하며 들고 일어선다.

뭔가 그 자녀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자녀들보다 별로 잘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 좋은 학교에 들어가? 그 좋은 직장에 들어가?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공정하게 경쟁해서 지더라도 수긍하기 힘든 것이 자녀와 관련된 것인데 상대의 편법으로 졌다고 생각하면 그 분노는 더 커지는 것이다.

그 다음은 이번에 LH에서의 것과 같은 것이다. 뭔가 나보다 별로 특출난 것도 없는 인간들이 국토 개발 정보를 틀어쥐고 반칙을 써서 떼돈을 버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쎄거나 능력있는 사람에게는 복종한다. 그러나 자기와 별 다를 것 없이 애매한 사람이 뭔가 큰 돈을 벌면 그때부터 배가 아파 죽는다. 온갖 논리와 욕설을 만들어서 물어 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들어 물어뜯는다.

하물며 공정하게 돈을 벌어도 사람들이 배아파서 죽는판에, 국민들이 주는 세금을 먹고 사는 공기업에서 개발정보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짓을 했으니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남이 편법을 써 무엇인가 얻으면 떼로 몰려 들어 물어뜯고 화를 낸다. 반면에 자기 자신들이 얻는 편법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면도 있다. 

살다보면 사회지도층은 물론이고 서민들까지 다양한 편법을 저지르다 발각된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극도로 분노하지만 정작 자신들도 자기 위치에서 부지런히 편법과 탈법을 저지르고 있다.

남들이 새치기 하는 것에는 극분노하지만, 자신이 인맥을 동원해서 새치기를 하는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것이 사람들의 본성이다.

모난 돌이 정을 맞고, 드러나면 공격 받는다. 그것이 이치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부자가 아니다. 그런데 부자라고 오해를 받고 있다. 그저 여분의 시간에 취미로 글을 쓰고, 취미로 영상을 만들고, 취미로 코딩을 한다. 단지 투자 공부를 오래했고, 투자를 좋아할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그것이 모두 사람들과 만나는 접점에 있는 것들이다 보니 조금씩 이름을 알아보는 분들도 생기고 얼굴을 알아보는 분들도 생기는 것이다. 내가 영위하는 취미활동이 그저 사람들과 만나기 용이한 것들이다보니 그런 것이지 나는 부자가 아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요즘 유튜브나 미디어에 자기 자신이 부자라며 등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진짜 부자인지 가짜 부자인지 알 길이 없다. 가짜 부자이면서 어그로 끌어서 돈을 벌기 위해 미디어에 얼굴을 비추는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혹자는 그것도 사업적 능력이라고 말하기도 하더라.

내 경험상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사람은 대부분 허당이었다는 것이다. 진짜 부자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않았다. 진짜 부자는 감추고 숨어야 하고, 가짜부자는 드러내고 알려야 한다. 각자 자신의 최대 이익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어쨌든 온라인에서 부를 과시하려는 분들도 하나 알아야 할 것은 대중들은 언제나 돌변한다는 것이다.

사랑해요, 존경해요를 외치다가도 순식간에 돌변하는 것이 대중이다. 그도 그럴것이 남들이 얼마든지 배아파 할 수 있는 돈 벌었다는 자랑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또한, 수 만~수 십만의 팔로워 중에서는 범죄자도 다수가 포함돼 있다.

그 사람들도 그 사람들이지만 나부터도 항상 경계하고 주의하는 이유다. 마음 속 깊이 겸손한 사람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신이 아닌 이상은 겉으로라도, 겸손한 척이라도 하고 살아야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그렇다.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하다보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린 앱이 구글의 정책 위반으로 삭제되거나,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유튜브 정책 위반으로 삭제되는 사례는 많다.

그럴 때, 한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의 대응이 다르다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내 앱이나 영상에 뭐가 문제가 있어?"라고 문의를 넣는 반면, 한국인들은 "쟤는 나보다 더 심하게 하는데 왜 내것만 삭제해? 쟤 것도 삭제해." 하면서 문의를 넣는다고 한다.

장사나 사업을 해보면 알겠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멀리있는 대중들이 아니라, 지근거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장사를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행정제재가 들어오거나 힘든일이 생긴다면 근처에 다른 사장이 꼬투리를 잡아서 투고를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

내 사업이 잘 되고 있는데 있지도 않은 이야기로 만들어 낸 이상한 악플과 악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사업에 타격이 받기 시작하면 내가 돈 잘 버는 것을 시기질투하는 나와 비슷한 연령과 처지의 친구거나 지근거리의 지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가 뭐하나 건수라도 잡히면 그들은 대중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중들은 좀비떼처럼 몰려든다.

우선은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압도적인 내공과 실력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처음부터 늘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한다.

몇몇 블로그들만 둘러보아도 얼굴 모를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거나 상처를 주는 글을 심심찮게 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다 업보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피해를 보지 않더라도 내 자식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

세상에 누구하나 만만한 사람은 없다. 적을 만들기 시작하면 삶이 고달파 진다. 사람들은 예민한 존재다. 그래서 조심 또 조심하여 살아야 한다. 그리고 적당히 주변과 나눌줄도 알아야 롱런한다. 보시 공덕이라는 것이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 먹으려하면 체하고, 나눠 먹으면 더 크게 성장한다.

애초에 남을 생각하고 의식하여 살 필요는 없지만 구태여 남에게 해를 끼쳐 남이 내 인생에 개입할 여지를 주어서는 안된다.

2021년 3월 23일
송종식


2021년 3월 22일 월요일

평어체 vs 경어체

Unsplash @craftedbygc

안녕하세요.
저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급적 경어체를 쓰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문득, 평어체와 경어체가 가지는 장단점이 각기 명확해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경어체를 쓰면 여러분들과 좀 더 예의 바르게 소통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글이 질질 늘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평어체를 쓰면 비교적 간결하게 논리전개가 가능하지만 자칫 글에서 건방진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설문조사를 열어서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하단에 링크를 걸어 두겠습니다. 딱 10초 정도만 투자하시면 되니 많은 투표 부탁드립니다.



2021년 3월 3일 수요일

개발자 몸값 폭등 현상, 왜?

Unsplash @boshkov

온갖 산업계로 번지는 빅쇼티지 트렌드


작년부터 투자판에서는 숏티지 트렌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원사 숏티지, 스판덱스 숏티지, 골판지 원지 숏티지,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 MLCC 숏티지, 항공 물류 숏티지 등.

코로나로 길거리 경제가 멈춰선 가운데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은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반면에, 몇몇 기업과 산업들은 대호황을 맞으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빅 쇼티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공급도 숏티지


최근에는 원재료나 물건 뿐 아니라 사람도 숏티지가 나는 분야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바로 개발자들입니다. 보통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도 부르고 개발자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숏티지가 나는 분야는 주로 게임과 웹/모바일 서비스 분야입니다. 

넥슨이 전직원 연봉 800만 원 인상에 개발직 초봉 5,000만원 지급을 선언하면서 판교발 개발자 몸값 인상 폭풍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개발직군 연봉 2,000만원 일괄 인상에 신입사원에게 초봉 6,000만원을 지급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부동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직방도 개발직군 연봉 2,000만원 인상에 신입사원 초봉 6,000만원 지급, 경력직 개발자 이직 시 보너스 1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당근마켓은 연봉 하한선을 5,000만원으로, 토스는 스톡옵션 1억원, 네이버 파이낸셜은 초봉 5,000만원, 스타트업 베이글코드는 개발자 연봉 2,300만원 일괄인상, 쿠팡은 신입사원 초봉 6,000만원에 경력직 이직시 보너스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개발자가 중요한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인터넷/모바일/게임 기업들이 개발자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자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누구이고, 왜 이렇게 개발자 몸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개발자란?


아주 오래전에는 프로그래머라는 단어를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개발자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는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도 합니다. 이 사람들의 손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도 나왔고, 쿠팡과 같은 대형 쇼핑 서비스도 나왔으며, 우리가 즐겨하는 여러가지 게임들도 나왔습니다.

손에는 잡히지 않지만 컴퓨터 안에서 돌아가는 모든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입니다.

과거에는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 베이스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웹과 모바일 베이스에서 이용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웹개발자와 모바일개발자들, 그리고 게임개발자들이 통칭 개발자라고 불립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분야는 이들 분야 외에도 다양하고 넓은 분야가 있지만 거의 전 산업분야가 전산화되고 또 이것이 통신으로 연결되면서 웹개발자와 모바일 개발자들의 몸값이 높아졌습니다.

머지 않은 과거에는 웹개발자는 개발자로 안 쳐준다고 조롱을 당할 정도로 무시를 당했었습니다. 웹마스터 시절에는 웹개발자라는 직군도 불분명했지만, 메모리를 건드리거나 고난이도의 알고리즘을 짜는 등의 일을 할 일이 거의 없었던데다 분야도 한정적이고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 난이도도 낮았기에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양상이 완전히 변했습니다. 웹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폭 넓은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 웹개발도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 등으로 세분화 되면서 각 분야의 기술이 고도화 되었고 알아야 하는 깊이도 더욱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전 산업이 디지털화, 전산화, 네트워킹화 되는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이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구인 대란이 일어난 개발자들은 어떤 개발자들인가?


먼저, 모든 개발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회사에서 현금을 쏟아 부으면서 데리고 오려고 하거나, 지키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은 다음과 같은 개발자들입니다.

1) 혼자서 프로덕트 하나를 완성해서 운영해 본 경험이 있거나, 그것이 가능한 수준의 사람. 2) 지시하는 코드만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 혼자서 10명 내지 100명 또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람. 3) 개발 뿐 아니라 기획력이 있고 기술의 전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며 설계 또한 가능한 사람. 4) 꼭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본 경력, 소위 짬밥이 두둑해서 여러가지 문제 해결 케이스를 갖고 있거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 5) 끊임없이 학습하며, 신기술 도입에 거부감이 적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 6) 컴퓨터 사이언스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네트워크 관련 기술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탄탄한 사람.

그러니까 SI나 SM 위주로 해 온 사람들보다는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쿠팡과 같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보유한 곳에서 오랜 기간 실력을 키웠거나 그보다 규모는 작더라도 스스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설계해서 구축, 운영해 본 혹은 그 정도의 역량이 있는 사람들 중심의 개발자가 이번 개발자 대란의 중심에 있는 개발자들에 해당합니다.

아쉽게도 이제와서 '코딩 좀 배워볼까?' 하는 분들께는 별로 해당 사항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개발자들 중에서도 특 A급 개발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금 배우기 시작하는 분들도 재능이 있는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당장 멋진 결과를 얻긴 힘들고, 재능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열정과 시간을 투여해야 하고 끈기가 필요합니다.

전산화, DT화 수요는 넘쳐나지만 개발자는 한정적


최근에 노조 비슷한 것이 생긴 것 같습니다만 사실상 개발자들은 노조를 만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노조에 별 관심도 없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직이 쉽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은 노조를 결성하여 세를 과시합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생산시설은 한정적으로만 존재합니다. 그곳을 떠나면 밥을 굶어야 합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원하는 곳은 원래도 많았습니다. 노조를 만들고 싸우고 하느니 그냥 이직을 하면 됩니다.

원래도 세상은 빠르게 전산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전산화에 필요한 직군이 일부 회사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회사에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오프라인에서 장사를 하던 회사들까지 온라인화 또는 DT화를 진행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쓸만한 개발자의 숫자는 한정적입니다. 학원이나 대학에서 마구 가르쳐서 찍어낸다고 찍어지는게 개발자라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개발직군에 대한 숏티지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문턱이 낮아졌다


사실 위에서 열거한 조건을 만족하는 A급 개발자들은 이직도 쉽지만 창업을 하기도 쉽습니다. 회사들은 죽는 소리를 하지만 사실 연봉 2,000만원을 올려주고 개발자를 데리고 있는게 훨씬 싸게 먹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과거 웹마스터 시대때는 혼자서 웹사이트 기획, 디자인, 개발, 인프라 구축 까지 모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웹2.0 패러다임을 거치면서 기획, 디자인 직군은 물론이고, 퍼블리싱,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가 모두 세분화 되어 각 분야가 모두 전문 직군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각 분야의 일을 수월하게 할만한 여러가지 좋은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 그리고 툴과 오픈소스들이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요즘은 다시 개발자 혼자서 무언가 구현하고 만들어보기가 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획이야 개발자 머리에 있으니 슥슥 뽑아내면 될테고, 디자인을 특별히 잘 하지 않아도 드리블이나 피그마 같은 곳에서 남들이 해놓은 멋진 디자인을 짜깁기 하기도 좋아졌습니다. 그게 싫으면 부트스트랩과 같은 것들을 사용하면 디자인을 하지 않고도 멋진 디자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퍼블리싱, 프론트엔드, 백엔드야 개발자 입장에서는 전문분야이니 러닝커브를 거의 들이지 않고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인프라도 AWS 같은 걸출한 서비스의 도움을 받으면 땡입니다. 심지어 머신러닝을 간단하게 사용하고 싶으면 ml5js 같은 걸 쓰면 되구요.

물론 기획-디자인-개발을 탁월하게 다 잘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개발자 혼자서 서비스를 만들어서 창업을 하기가 너무나 쉬워진 시대입니다. 타사에 개발자를 뺐길까 전전긍긍 할 뿐 아니라 개발자가 자기 회사를 차려서 나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도 소프트웨어 회사들 입장에서는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그런 사람들이 대개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발자들일테니 더욱 그렇습니다.

1인 개발자로 성공한 사례는 이제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실력이 조금 있는 개발자들은 누구나 그 길을 꿈꾸지 않을리 없습니다. 이 부분은 스티브잡스가 남긴 커다란 유산 중 하나인 앱스토어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예전같으면 소프트웨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유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했는데, 이제는 앱스토어만 통하면 개발자 혼자서 전세계에 소프트웨어를 유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구석에서 말이죠.

억지 코딩 교육은 별 효과 없을 것


판교발 개발자 연봉 인상 대란을 본 맘카페 어머니들도 일부 동요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것도 어찌보면 또 다른 FOMO일지 모릅니다.

"저희 아이 코딩 교육 시켜야겠어요. 파이썬을 가르치면 되나요?"
"코딩 교육 어디 학원에서 잘 가르치죠?"
"수학을 잘 해야 한다고 하던데 수학 학원부터 집중적으로 보내도 되나요?"

어머니들은 이런 질문을 쏟아내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별 도움도 안됩니다. 대부분 개발 잘 하는 개발자들을 보면 누가 시켜서 시작한게 아니라 자기들이 좋아서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에는 명문대학교를 나온 사람도 많지만 의외로 고졸이나 전문대 출신도 많습니다. 어릴적부터 컴퓨터가 좋아서 컴퓨터에 미쳐서 살던 사람들이 커서 개발자가 된 것이죠. 부모님이 코딩 교육을 억지로 강제한다고 해서 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혹시 아이가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면 부모님이 하실 것은 딱 두개입니다.

1) 좋은 컴퓨터를 사주고, 2) 아이에게 관심을 끄는 것.

개발자들이나 컴퓨터 오타쿠들이 과거 nerd 취급 당했던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제는 너드가 아니라 인싸들이 되었지만..

시대는 늘 변한다


아이 양육의 관점에서 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대는 늘 변하니 유행에 나와 아이의 인생을 걸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법대의 인기가 치솟고, 어떤 때는 컴공의 인기가 치솟으며 또 어떤 때는 의대의 인기가 치솟습니다. 매번 남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인 인기라는 틀만 좇다보면 정작 내 인생과 자녀의 인생을 놓치게 됩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일정 부분 놓아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금 인기있고 유행이라고 아이에게 그걸 배우라고 자원을 다 쏟아부었는데 유행이 변해버리면 답도 없습니다.

인구감소, 사람이 귀해지는 소리


이 부분은 조금은 비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거부터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를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기업과 정부다"

노동력과 시장이 줄어드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반면에, 사람이 귀해지니 일반 시민들은 더 귀한 대접을 받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A급 개발자에 한정된 이야기인데다 기업들도 기업들 나름대로 인간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겠지만 말입니다.

2021년 3월 2일
송종식 드림


Bonus, 개발자가 되기 위한 로드맵(출처 : github)



추가로 모바일 개발을 하려고 하면 iOS, Android 개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서비스에 간단한 기능을 하는 AI라도 붙이려고 하면 머신러닝에 대한 공부도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