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것

Unsplash@cmhedger

텔레그램과 유튜브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이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자주 들린다.

"종식이형 덕분에 주식투자 제대로 배웠습니다. 이젠 주린이를 벗어나서 스스로 투자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사실 뭘 바라고 블로그며 텔레그램이며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내 스스로의 공부와 생각정리 차원이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방문해서 몰랐던 것을 얻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그 다음이다. 그래도 일말의 사명감이 없지는 않기 때문에 투자와 관련된 글을 쓸 때는 꽤 신경을 써서 쓰는 편이다.

그냥 그런 느낌 정도로만 블로그와 텔레그램 같은 것을 운영했다.

그런데 텔레그램과 유튜브는 양방향 소통이 된다. 그러다보니 위와 같은 감사의 메시지를 많이 받게 된다. 최근 들어서 유독 저런 메시지를 많이 받는데, 큰 보람도 느끼고 기분이 아주 좋다.

그리고 저렇게 메시지를 보내 주시는 분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곱씹게 되고 나 역시 저렇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분들께 역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 반대의 사람들도 있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미 시장에서 한참동안 굴러다니고 있기 때문에 누가 언제쯤 시장에 진입했는지, 누가 언제쯤 주린이였는지, 또 그 사람이 언제쯤부터 실력이 일취월장 했는지 어렴풋이 지켜보며 알고들 있다.

그리고 물론 그들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누구의 글과 말로 배웠는지, 누구를 특히 좋아하고 따라하려 했는지와 같은 것들도 이미 시장에서 오랫동안 굴러먹고 있던 사람들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

입문자 누구나 한 1~2년이나 3년쯤 열심히 하다보면 풍월은 읊을 정도가 된다. 그래서 그들도 귀여운 병아리 시절의 털을 벗겨내고 제법 남들에게 투자 조언도 하고 자기만의 철학을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글도 쓰고 시장에서 남을 가르치는 입장에 조금씩 서게 되는 것을 많이 지켜본다.

그런 것들은 한 사람이 훌륭한 투자자가 되어가는 과정이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물론 즐겁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사람들 중 일부의 태도다.

아무것도 몰라서 망망대해에서 떠돌때는 'OO님 존경합니다.', 'OO님 오늘도 많이 배웠습니다.' 하면서 감사함은 물론 심지어 존경심도 마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머리에 뭐가 좀 들어가고 이제 이 바닥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내가 원래 낸데?'하면서 안면을 몰수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한테 배운거 하나도 없는데?'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투자자인데?'
'아 그 사람? 그 사람 손절했는데, 배울거 하나도 없던데?'

하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스승들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아주 많이 본다.

종목을 찍어주는 것 보다는 주식투자의 근본 원리와 철학, 토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답을 그냥 알려주는 사람보다는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 과정을 알려주는 사람이 진정한 스승이다.

'스승이 없이는 너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들은 참 스승이 아니다. 평생 당신을 이용하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스승은 한 사람이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가감없이 알려준다.

투자나 프로그래밍과 같은 것은 한번 배우면 평생에 걸쳐서 써 먹을 수 있다. 또한 내 삶의 질을 바꿔 줄 강력한 무기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그런 것을 가르쳐 준 스승들에게 밥은 한번 못 사고, 따뜻한 감사의 말을 나누지는 못할 망정, 이제와 그 사람은 필요없다며 안면을 몰수하고 말을 바꾸고 등 뒤에서 칼을 꽂지는 말자.

사람들은 모두 눈과 귀가 있어서 말은 하지 않지만 다들 유심히 보고 들으며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수집, 인지하고 있다.

감사함을 표할 줄 아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잘될 것이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도와주려는 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갈수록 고립될 것이다.

난 이미 많이 배우고 깨우쳐서 상관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저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글쎄.. 아직 아닐걸..'인 케이스가 더 많은 것이다.

그리고 살다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태도가 나빴던 사람들은 그동안 지켜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칼을 하나씩 꽂을 것이고, 태도가 좋았던 사람들은 도와주려는 손길이 더 많은 것이다. 누구든 삶의 굴곡은 있다. 살다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순간도 오고, 손하나가 아쉬운 시기도 반드시 온다.

문득 나도 주린이 시절에 검은 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라고 가나다 좀 뗐다고 투자모임에서 잘난체 하고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 당시에 이미 나보다 훨씬 더 먼저 높은 고지에 올라가서 나를 지켜보던 선배들은 나를 어떻게 봤을까 싶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그렇지만 그런 용기 덕분에 나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태도가 엉망인 사람들과 나의 차이점은 나는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혜택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은 1mg도 잃지 않고, 또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아직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밥 먹고 살 수 있게 해준 여러 스승님과 선배들에게 늘 감사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감사할 것이다.


공공도서관 출입을 저지당하다

Unsplash@ryunosuke_kikuno

어릴때부터 읽고 모아둔 책, 신입사원 때 꾸준히 월급의 일부를 떼어 사서 읽었던 책이 족히 1,000권은 넘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모아 둔 책을 집에다 쌓아뒀다. 그런데 그것도 너무 많으니 이래저래 짐이 되었고 처치곤란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그 책을 공공도서관에 몽땅 기부했다. 그렇게 한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대신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열심히 빌려보고 있다.

빌린 책을 다 읽게되어 오늘도 책을 빌리러 동네에 있는 공공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입구에서 출입저지를 당했다. 사실 나는 하루종일 집구석에만 있기 때문에 백신을 맞을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언젠가 백신을 좀 맞아볼까 싶어서 알아보니 나에게 배정된 모더나가 있다고 해서 맞으려고 한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쫄보인 나는 백신을 맞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백신을 맞기 전 까진 몰랐는데 직전에 들어보니 나는 고위험군이었다. 비만에 혈액질환, 간질환 등 위험인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종합병동 ㅠ_ㅠ

부작용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하기에, 큰 리스크를 지고 백신을 맞느니 그냥 당분간 더 집구석에 있기로 했다.

어쨌든 나는 백신 미접종자였기에 도서관 입구에서 출입을 저지당했다. 국가의 지침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별 수 없었다. 그런데 돌아 나오는 길에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공공도서관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이 된다. 나는 신입사원 몇십년치 연봉에 달하는 금액을 이런저런 세금으로 냈다. 그런데 공공도서관 이용조차 제한을 당하고 있다니 이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세금을 많이 내건 적게 내건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님을 잘 안다. 그런 종류의 이야기는 아니다. 나보다 세금을 많이 내는 분들은 하늘의 별처럼 많은 것도 알고 있고, 세금을 적게 내거나 내지 않는다고 해서 국가로부터 나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어쨌든 내가 공공도서관 출입 저지에 황당함을 느끼는 이유는 나는 지금 카페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는 이렇게나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한데 공공도서관은 왜 안 되는지 의문이다. 도서관에서 다른 사람들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도서관에 가면 미리 빌려보기로 한 서적을 무인대출기를 이용해서 빌리고 금방 건물에서 빠져 나온다. 사람과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고 오래 머물지도 않는다.

꼭 방역 문제만이 아니다. 이번 정부 들어서 유독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간섭한다는 느낌이 심하게 든다. 게다가 내가 낸 세금을 제대로 돌려받고 있다는 느낌은 더더욱 없을 뿐 더러, 일관성 없고 사리에도 맞지 않는 방역수칙들과 규제는 더더욱 사람을 맥빠지고 피곤하게 만든다.


유튜브를 1년 쉬는 동안

Unsplash @helloimnik

투자와 별개로 나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너무 좋다. 투자도 재미있지만 컴퓨터와 인터넷도 너무 재미있다. 글을 떼던 시기에 거의 맞춰서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으니 내 인생은 거의 컴퓨터와 함께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활동은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무언가를 제작하는 것은 무척 재미있다. 그리고 내가 제작한 것을 사람들이 봐주거나 이용할 때 거의 오르가즘 수준의 희열을 느낀다.

처음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PC통신에 공개했을 때, 이용자 숫자가 0에서 1이 될 때 느꼈던 그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어쨌든 소프트웨어 개발이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것이든 비슷한 맥락의 희열이 있다. 내 외모가 출중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것은 없어서 남들처럼 10만회, 100만회 수준의 조회수는 나오지 않지만 고정적으로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재미있게 컨텐츠 제작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대개미 주식투자의 시대였다.

그런 시대적 열풍에 뒤따른 업계의 슈퍼스타들도 대거 탄생했다. 물론, 이들이 투자를 잘 하는 진짜 투자자인지 가짜 투자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2019년과 2020년 즈음 시작한 많은 주식투자 유튜버들이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작년에 유튜브에 영상을 꾸준히 올린 사람들은 무명에서 단 1년만에 수십만 구독자를 거느린 업계 스타급 유튜버가 되었다.

과열된 분위기를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작년에 의도적으로 유튜브를 쉬었다.

작년에, 그러니까 물 들어올 때 유튜브를 꾸준히 했으면 내 채널도 지금 꽤 많이 성장하고 알려졌을 것이다. 고민끝에 나는 의도적으로 유튜브를 쉬고 들어오는 물을 회피하였다.

컨텐츠 제작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그것은 유희수준에서 그쳐야 하고 운이 좋으면 용돈 수준의 소득이 생기는 정도면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지식을 하나라도 더 알려서, 세상에 단 한명이라도 내 덕을 봐 소득과 자산이 높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사명감도 생기고, 또 행복한 것이고.

작년에 떡상한 수 많은 재테크 채널들처럼 갑자기 떡상을 해버리면 많은 부작용이 따를 것이고, 내 삶에도 내가 원치 않는 변화들이 생길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로 들어오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거래대금도 거의 1/10토막이 났다고 한다.

물론, 주식투자 컨텐츠들의 인기도 싸늘하게 식었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시 슬쩍 유튜브를 시작해 보고있다. 

지금 영상을 열심히 올린다고 해서 채널이 떡상할 가능성은 없지만 덕분에 마음 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컨텐츠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지금 내 채널을 구독하고 보는 소수의 사람들이 시장에서 장기간 살아남을 진짜 투자자들일 것이다. 이리저리 쓸려다니는 불나방들과는 나도 함께하고 싶지 않다. 그런 사람들은 지금 대부분 주식시장을 떠나기도 했을 것이고.

불과 1년 전에 주식투자에 열광하던 수 많은 사람들은 지금은 어디로 갔는가? 지난주 까지만 해도 코인투자에 열광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코인 이야기도 꺼내지 않는다. 올 초까지만 해도 집을 사지 않으면 바보라면서 조롱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자신들이 하우스푸어가 될까 노심초사 걱정하고 있다.

내가 유튜브를 쉬는 단 1년 동안에도 수 많은 무명의 투자자들이 유명 유튜버가 되었다. 시대는 거침없이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도 거친 파도처럼 변한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빨라서 숨이 찰 지경이다.

이럴 때 일수록 기본을 잊지 않아야겠다. 정중동의 태도를 고수하며 잔바람엔 흔들리지 않으리라.


2021년 10월 30일 토요일

고도문명의 취약점


며칠 전, KT 전국망이 89분간 마비됐다. 유무선망이 모두 마비돼 통화는 물론 패킷을 이용하는 여러 서비스들도 일시적으로 이용불능상태가 되었다.

하필 점심 시간대라 문제는 더 컸다. 상점들의 카드 결제가 멈췄다. 질병청 서버도 멈춰서 백신 접종 확인 여부도 체크가 불가능 했고, 입구에서 찍고 들어가는 QR코드 증명시스템도 마비가 됐다. 단타 매매를 하는 주식투자자들도 HTS, MTS 이용이 불가능 해서 큰 불편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북한에서 DDOS 공격이 들어와서 전국 통신망이 마비됐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나중에 KT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길 부산국사에서 기업망 라우터를 교체하면서 EXIT 명령어 하나를 누락해서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 


이번 일은 물리적 라우터에서 벌어졌지만 요즘 세상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돌아간다. 소프트웨어는 또 어떤가. 코드에 점 하나, 괄호하나, 띄어쓰기 하나만 틀려도 버그가 생기거나 오류를 뱉어낸다. 수만~수백만줄의 코드에 오타만 하나 있어도 그 코드는 사용불능이 된다.

물론,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도입하여 사용하기는 한다. 개인 개발자 단계에서 코드를 잘 테스트 한 다음, 테스트 환경에서 코드를 돌리고, 실제 서비스에 내보내기 전과 동일한 환경에서 마지막 테스트를 한번 더 거친다. 그리고 다양한 오류 검출도구와 디버깅 도구를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사람 테스터들이 투입되어 최대한 오류가 없도록 테스트 단계를 거친다.

차라리 오류가 검출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검출되지 않지만 시스템에 잠재하는 리스크는 수도 없이 많다.

게다가 이번 KT사태와 같이 어느 한 부분에서 구멍이 뚫리면 이런 단계들은 얼마든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지금은 기본적으로 셀 수 없이 수 많은 코드와 통신망이 서로 긴요하게 맞물려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돌아가는 세상이다. 아주 사소한, 정말 사소한 오류 하나로 세상이 멈추거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내가 하드웨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드웨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하드웨어 분야도 비슷할 것이다. 전기, 전자분야든, 화학 분야든 안 그런 것이 없을 것이다. 정밀을 요하는 분야는 더욱 그럴것이고. 

전체 시스템의 99.99%가 옳게 만들어져 있어도 나머지 0.01%의 실수나 잘못으로 시스템은 엉망이 될수가 있다.

이것이 인간이 만든 고도문명의 큰 취약점 중 하나이다.

우리 몸도 여러 장기가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한다. 그러면서 한명의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 몸은 어디 한 곳에 생채기가 난다거나 심지어 장기 한두개가 없다고 해서 죽지는 않는다. 그리고 자연치유 능력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문명과 기술은 그렇지 못하다. 거대한 기계의 나사 하나가 누락되어서, 큰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코드의 점 하나 때문에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약한 고리들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돌아가는게 현대사회다. 수 많은 고리 중 하나가 끊겨서도 안된다.

좀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자면 그러하기에 5단계 완전 자율주행은 과연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구현이 가능할까 싶은 회의감이 크다. 비행기의 자동항법장치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다. 이번 KT망 오류에서 보듯이 자율주행차들이 5G망에 붙어서 상호통신을 하며 달려야 한다면 이번과 같은 통신장애 발생 시 도로위에 올라와 있는 모든 차량이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기초적인 것들이야 회피할 방법을 찾을 것이고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진 않을테니 인류는 어떤식으로든 진보는 하겠지만.

덧. 끊김없이 공급되는 전기와 그것을 관리하는 한전에 늘 감사하다. 사실 현대문명의 베이스는 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전기가 끊기면 정말 지옥문이 열리는 것이기에.


2021년 10월 9일 토요일

토스 ETF (토스에서 종목 찾기)

'토스는 편하다', '토스팀 잘한다' 등 토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토스앱을 써 보지는 않았습니다. 금융정보는 별도로 관리하는 툴이 있고, 관리도구를 늘려봤자 되레 불편만 늘어날 것 같아서였는데요.

예전부터 토스의 기업문화도 좋고 개발팀도 정말 잘 하시는 분들이라고 들어서 생각난 김에 며칠전에 토스앱을 깔아서 이리저리 만져보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았구요. 방대한 데이터를 다룰텐데 속도도 더디지 않고 쌩쌩 돌아가서 쾌적한 느낌을 주는 앱이었습니다. 확실히 명성대로 잘 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엔드는 제가 들여다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프론트돌아가는 것 보면 어느 정도는 유추가 되긴하죠. 정말 잘 하시는 것 같구요. 일단 눈에 보이는 UI/UX만 보더라도 프론트엔드 개발팀 멋집니다. 리액트 네이티브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뿜뿜 샘솟게 만드는 멋진 앱입니다.

MZ세대 소비성향 아주 살짝만 엿보기


어쨌든 토스앱이 재미있고 신기해서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가지고 놀다가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할 수 있을만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토스 프라임 메뉴를 들어가니, 제 또래들이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정확한 통계나 수치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가장 많이 소비하는 브랜드를 어떤 의미있는 지표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나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의 과도한 의미부여와 달리 랜덤으로 뿌려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재미로만 봅시다.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생활/여가


상장사 : 골프존,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플러스(와이지셀렉트)), 가비아, GS(GS홈쇼핑)
비상장사 : 백패커(아이디어스), 스냅스, 퍼킷플레이스(오늘의집), 야놀자, 이지스엔터프라이즈(아파트아이), 마이리얼트립, 여기어때컴퍼니


확실히 골프 열풍인 시대이니 필드에 머리를 올리기 전에는 스크린 골프나 골프존에서 운영하는 GDR 같은 곳에서 실력을 충분히 쌓아야겠죠. 시대 트렌드에 맞춰서 골프존이 생활/여가 부문에서 소비가 많은 회사 명단에 딱 올라 와 있었습니다.


집을 사기는 어려워도 꾸미기는 쉽습니다. 작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임대해서 살더라도 집을 꾸미고 사는 것은 이제는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전국에 수 많은 예쁜 카페들이 생기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모티브를 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좁고 허름한 공간도 조금만 손품과 발품을 들여서 꾸며 놓으면 꽤 쾌적한 공간으로 변하니 청년 우울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가지 아이템만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어쨌든 그런 트렌드에 맞춰서 오늘의집도 잘 나가고 있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의 굿즈와 앨범을 판매하는 와이지셀렉트가 명단에 있었습니다. 정말 컨텐츠의 힘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과거에는 20~30대가 연예인을 추종하고 거기에 돈 까지 쓰면 한심하다고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20~30대도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만든 컨텐츠에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가비아에 쓰는 돈이 많은 이유는 감이 안 잡히네요. 개인 쇼핑몰 운영을 정말 많이들 하는건지, 그게 그렇게 숫자가 큰 건지 조금 갸우뚱합니다. MZ세대가 가비아에 돈을 썼다면 웹호스팅과 도메인에 쓴 것일텐데요. 궁금하네요.

쇼핑


상장사 : 카페24(필웨이), 인터파크, GS홈쇼핑(텐바이텐, 펫프렌즈), 동원F&B(동원디어푸드), GS리테일(GS SHOP), 현대홈쇼핑(현대몰), LF(LF몰), 코스트코,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 삼성물산(SSF샵), Ebay(Qoo10)
비상장사 : 홈앤쇼핑, Monster Holdings(티몬), 원더홀딩스(위메프), 머스트잇, 교보생명(교보문고, 교보핫트랙스), 롯데인터넷면세점

쇼핑분야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분야라서 우리 눈에 익은 고인물 회사들이 즐비합니다. 익히 아는 회사들은 패스하구요.


소비트렌드에 펫 분야가 빠질 수 없죠. 펫 관련 시장은 아직 업사이드가 훨신 큰 시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벌써 이쪽에서 1,000억대 지분을 엑시트 한 국내 창업자도 나왔네요. BM만 괜찮으면 투자금이 몰린다고 할 정도로 아주 핫한 섹터입니다. 펫프렌즈는 GS에서 인수했고, 재구매율이 80%가 넘는 어마어마한 서비스입니다.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옷/액세서리


상장사 : 제이에스티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젝시믹스),  크림주식회사(KREAM)
비상장사 : 무신사(스타일쉐어),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브랜디(하이버)

자료 : 머니투데이

무신사는 20년 전에도 대단했고, 10년 전에도 대단했고 지금도 대단하지만 이제는 슬슬 어나더레벨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광풍처럼 휘몰아친 레깅스 열풍의 최후 승자는 젝시믹스인 것이 슬슬 확정되어 가고 있는 것 같구요.

자료 : 크림

한정판 상품의 거래 플랫폼인 크림도 은근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소수 매니아들의 시장인 줄 알았지만 데이터를 까보니 그것이 아니었다는!

자료 : 머니투데이

에이블리, 브랜디, 스타일쉐어도 이제는 중견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스타일쉐어와 브랜디는 창업시절부터 지켜보고 있는데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놀랍기만 합니다.

이동 시


상장사 : AK홀딩스(제주항공), 한진칼(대한항공, 진에어),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스마비스(스마터치), 더스윙, 에이텍티엔(티머니)
비상장사 : 팀오투(카모아), 올룰로(킥고잉), LG CNS(티머니)


교통에 쓰는 돈은 주로 비행기, 대중교통, 렌트카, 킥보드였습니다. 일단 FSC 선택은 대한항공이었구요.


LCC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그리고 역시 대한항공 산하의 진에어였습니다. 아마 이 3개 회사만 일단 남고 나머지는 도태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료 출처 : YTN

킥보드 타는 사람도 정말 많이 보이고 이쪽 시장도 정말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일시적 뚜벅이, 영구적 뚜벅이 친구들의 친구. 티머니도 정말 많이 결제하는 항목에 랭크되었습니다. 좀 놀랐던게 티머니 지분 1/3을 LG CNS가 들고 있었네요.


한쪽에서는 벤츠, 포르쉐 등 고급차가 매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팔려 나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렌터카에 대한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사용할 단기렌터카는 물론이고 차량을 장기 임대하려는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죠. 그 트렌드에 맞춰서 등장한 카모아 서비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렌트카 앱 중에서는 가장 자리를 잡은 서비스로 보이네요.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책/교육


상장사 : 메가스터디, DSC인베스트먼트(뤼이드)
비상장사 : 클래스101, 알라딘커뮤니케이션, 교보생명(교보문고, 인터넷교보문고),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투스), 뤼이드(산타토익), 리디주식회사(리디북스)


우리나라 사교육의 살아있는 전설! 메가스터디는 입시 쪽으로도 여전히 강력하지만 공무원 시험이나 취업 준비를 하는 수요가 많아서 그런지 MZ세대는 메가스터디에 돈을 꽤 쓰는 것 같습니다.


메가스터디와 함께 사교육계의 양대산맥인 이투스를 빼놓으면 안되겠죠.


메가스터디와 이투스에서 진학, 취업, 공무원 합격 등을 위해 공부를 한다면 클래스 101은 조금 더 실용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죠. 재테크, 프로그래밍 등 실용적인 지식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배우기 원하는 수요가 많아서 클래스 101의 성장 속도도 아주 빠릅니다. 역시 2030은 클래스 101에 돈을 많이 쓰고 있네요.


뤼이드는 AI를 활용한 완전 개인화 영어학습 스타트업으로 요즘 뜨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도 돈을 이렇게나 많이들 쓸 줄 몰랐네요. 역시 영어공부는 우리에게 언제나 숙제죠!

영화, 웹툰, 방송


상장사 : 아프리카TV
비상장사 : 이티엠에스(온디스크), 투스라이프(투네이션), 롯데시네마, 탑코(탑툰), 이제이엔(Twip), 레진엔터테인먼트(레진코믹스), 스푼(스푼라디오), 비고(비고라이브), 뱅크미디어(예스파일) 

사진 : Unsplash @kirill2020

웹하드 회사가 두개나 있네요. 예전에 지인이 투자하는 회사가 웹하드 회사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여러가지 리서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도 운 좋게 재무제표를 받아서 본 적이 있는데 어마어마한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막대한 수익을 사람들 모르게 퍼담고 있는 알짜 사업이었습니다. 돈은 많이 벌고 싶지만 유명해지기는 싫은 분들은 웹하드 사업 한 번 해보세요.

혹시 다트에 가면 몇몇 웹하드 업체의 재무제표는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은밀한 섹터라서 자료 공개가 잘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재무제표에 찍힌 엄청난 숫자도 실제로는 더 과소평가 된 거고 실제로 웹하드 소유자들은 훨씬 더 큰 부자라고 합니다. 하여튼 의외로 MZ세대도 웹하드에 돈을 많이 쓰는게 놀랍네요.


투네이션을 통해서 좋아하는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도네(후원, 도네이션)도 생각보다 많이 하는가 봅니다. 저는 일단 저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까지 거쳐가면서 굳이 누가 도네를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과 달리 투네이션도 자리를 잡은 플랫폼이었네요. 이제 사람들은 컨텐츠가 재미있거나 컨텐츠를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고 생각되면 거부감 없이 후원금을 보내는 문화가 정착된 것 같습니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러도 아프리카TV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주가와 실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죠.


이제는 웹툰도 하나의 거대 성장 산업이 되었구요. 탑툰과 레진코믹스가 인기가 많네요.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음식주문


상장사 :  푸드나무(랭킹닭컴)
비상장사 :  힐하우스캐피탈(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B마트)), 요기요, 마켓컬리


뭐 말할것도 없이 한국 음식 배달 시장은 이 하늘색 휘날리며 돌아다니는 형들이 다 장악했고 토스 지표에서도 그게 그대로 나타나는 듯 합니다.


랭킹닭컴도 눈에 들어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종종 보이는 '랭킹닭컴' 거대 광고판이 있죠. 잘 모르는 분들은 치킨집인가 싶겠지만 닭가슴살 파는 곳입니다. 성격이 전혀 다르죠. 몸을 가꾸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랭킹닭컴의 실적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의 주가도 최근에 많이 올랐었죠. 랭킹닭컴 홈페이지에 가면 닭 대량학살 느낌이 나서 닭들에게 짠~한 마음도 듭니다.


음식하기 귀찮을 때 배민을 시킨다면 '음식 좀 해먹어 볼까?' 싶을 때는 마켓컬리에 신선식품 주문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가 갓 오픈했을 때 회사 여직원분들이 마켓컬리를 주문해서 먹는다고 하길래 처음에는 저게 뭔가 싶었습니다. 두분은 강남권에 사시는 미혼 여직원분들이셨는데 여자분들은 트렌드에 참 빠르다는 생각도 새삼드네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성공적인 엑시트를 하였는데 마켓컬리는 어떻게 엑시트를 할지도 관전포인트입니다.

게임


상장사 : 텐센트(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밸브코퍼레이션(스팀), 엔씨소프트(플레이엔씨), 닌텐도, 블리자드, 펄어비스(검은사막), 일본넥슨(넥슨코리아(네오플)), 조이시티
비상장사 : 미디어웹(피카플레이)

자료 : 조선일보

텐센트는 정말 손을 안 뻗친곳이 없습니다. 카카오가 문어발이라고 욕을 먹고 있는데 텐센트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입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인 롤에 돈을 열심히 쓰면 그 돈은 텐센트 주머니로 쏘옥 들어간다는 사실!

자료 : 플레이엔씨

엔씨소프트에 대놓고 욕은 엄청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열심히 돈도 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구요.

자료 : 머니투데이

영업이익률이 90%가 넘는 넥슨의 황금주머니 네오플에 쓰는 돈도 많은데 재미있는 건 네오플은 90%가 넘는 매출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총평


현재 온라인을 활발히 활용하는 MZ세대의 주요 소비 패턴을 얕게 나마 훤히 내다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처럼 별 것 아닌 사소한 힌트들도 투자자에게는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이전 부모님 세대와 달리 확실히 컨텐츠 관련 소비가 카테고리 별로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컨텐츠와 연관된 모든 산업이 앞으로도 더욱 커지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생활과 관련된 것들도 이제는 대부분 앱으로 주문을 하거나 예약을 하는 등 모바일 앱 기반 경제도 완연하게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면보다는 비대면이 더 편한세대죠. 전화통화보다 채팅으로 소통하는 게 편한 세대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GS는 좋은 스타트업 인수를 정말 많이 하네요.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어쨌든 토스에서는 사람들의 소비패턴 등 다양한 금융데이터를 쥐고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자기자본을 운용하거나 이런식으로 뽑은 종목들을 구성하여 ETF를 만들어서 팔아도 상당히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엇습니다. 토스팀이야 워낙 똑독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테니 이런 생각은 이미 하고 있겠죠?

토스에서 준 약간의 힌트들 덕분에 모처럼 새로운 회사들도 몇개 알게되고 좋은 공부가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주의 : 본 포스팅은 재미로만 읽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데이터의 정확성을 검증할 수 없으며 종목을 추천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의 결과에 따른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2021년 10월 6일 수요일

스마트폰 5G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려졌을 때 간단한 해결 방법

5G 요금제가 나오자 마자 5G를 사용했습니다. LTE를 쓰다가 넘어왔던 처음에는 빠르고 쾌적한 속도에 정말 만족하면서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처음에는 제 기기 문제인가 싶어서 이래저래 손을 대 보았습니다. 그러나, 가끔 빨라질 때는 또 다시 빨라질 때도 있어서 기기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서비스 지역 문제인가 싶어서 LTE 요금제를 쓰는 다른 기기와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5G 서비스 가능 권역에서 속도 테스트를 했는데, LTE 요금제를 쓰는 폰보다 속도가 더 느리거나 비슷한 속도 정도밖에 안 나올 때도 많았습니다.

웹브라우저를 띄워 놓고 웹사이트에 접속 시도를 해도 웹페이지를 받는데 한참이 걸리고, 영상을 보려해도 계속 렉이 걸렸습니다. MTS를 켜도 종목 정보를 불러오거나 로그인 상태를 준비하는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비싼 요금제를 쓰면서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어서 바로 114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클레임을 걸기는 싫어서 자초지종을 찬찬히 말씀드렸습니다. 상담원께서 알려 준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시간을 아껴 드리기 위해서 관련 내용을 포스팅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정말 간단합니다.


갤럭시 기준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설정' 프로그램을 켭니다.


갤럭시 설정앱이 뜨면 '연결' 메뉴를 선택합니다.


연결 화면이 뜨면 '모바일 네트워크' 메뉴를 선택합니다. 참고로, 모르는 분은 거의 안 계시겠지만 와이파이가 켜져 있으면 이동중에 네트워크가 5G <-> Wifi를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오가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와이파이 사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체크해제 하겠습니다.


모바일 네트워크 화면이 뜨면 '액세스 포인트 이름' 메뉴를 선택합니다. 참고로, 위에 있는 배터리가 부족할 때 LTE로 전환하는 부분의 체크박스를 체크해제합니다.


액세스 포인트 이름 화면이 뜨면 SK Telecom 이름의 액세스포인트 하나가 잡힙니다. 주소는 5g.sktelecom.com입니다. 그 액세스포인트를 체크한 상태에서 오른쪽 위에 있는 ... 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기본 설정으로 초기화' 메뉴가 뜨면 이것을 선택합니다. 몇 초간 초기화 작업이 진행됩니다. 초기화 작업이 완료되면 폰을 껐다가 켜면서 재부팅합니다.

그러면, 느려진 5G 네트워크 속도가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 과정을 해도 속도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114에 전화해서 속도가 느리다고 매너있게 클레임을 넣으시면 됩니다. 그러면 위에서 했던 과정을 한번 해보라고 114 상담원이 부탁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상담원이 뭔가 제 번호와 연관된 네트워크 관련된 것들을 서버측에서 리셋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제가 해당 업무를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상담원께서 뭔가 조치를 해주니 속도가 한결 더 빨라졌습니다.

그럼 쾌적한 속도로 5G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2021년 10월 5일 화요일

자기직업에 진심인 사람들

오늘따라 이상하게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분들을 연달아 만났다. 오늘 무슨 날인가?

KB손해보험 긴급출동서비스


새벽 일찍 부산행을 하기 위해서 차량에 시동을 걸었다.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배터리를 교체한지 오래되어서 수명이 다 될때가 되었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아예 배터리 교체를 해야겠다 싶었다.

내가 가입한 보험사인 KB손해보험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하였다. 그런데 너무 이른 새벽이라 상담원 통화는 불가능하였다. AI 접수만 가능하였는데, 항목 중에서는 배터리 교체 항목은 없고 배터리 긴급 충전 항목만 있었다. 일단 그걸로 긴급출동서비스 신청을 하였다.

서비스 호출을 한지 10분도 되지 않아서 담당 직원분이 오셨다. 내 차량에 들어가는 사이즈의 배터리는 현재 재고가 없어서 충전만 가능하다고 했다. 

차가 밀리기 전에 출발해서 부산까지 가야하는데 어쩌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어쩔 수 없지만 일단은 시동을 절대 끄지말고 부산까지 내려간 다음에 부산에서 배터리 교체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연신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되레 내가 더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리고 새벽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말과 행동에서 즐거운 에너지가 샘솟는 분이셨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교체를 못 해준다는 미안함에 여러가지 지식과 상식도 알려주었다. 특히, 배터리 사진을 찍어두면 편리하다고 해서 내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 사진을 찍어 두었다. 그리고 그분이 알려 준 상식과 사진으로 남겨둔 배터리 사진은 나중에 부산에 내려가서 큰 도움이 되었다.

만나며, 헤어지며 인사성도 너무 좋으셔서 나 역시 그분께 90도로 숙여가며 감사하다고 연신 감사하다고 하였다. 그분도 몇번이고 불러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일단 나는 부산으로 출발을 하였다. 그런데 기름이 얼마 없었다. 시동을 걸고서 기름을 넣고 가야했지만, 주유소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무의식중에 차량의 시동을 꺼 버렸다. '아차!' 싶었다. 곧장 다시 시동을 넣어봤지만 역시나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일단 기름을 넣으면서 다시 KB손보 긴급서비스를 호출하였다. 호출하자마자 곧장 방금 그분이 다시 오셨다. 내가 실수로 시동을 꺼 버렸다고, 너무 죄송하다고 하자. 그분은 넘치는 에너지와 밝은 표정으로 괜찮다고 했다. 인사성도 좋으시고 친절하셨고, 에너지가 너무 넘치셔서 나 역시 절로 흥이났다.

기름도 다 넣었고 배터리 긴급충전도 했다. 그리고 긴급출동서비스 기사분과도 다시 헤어짐의 인사를 했다. 서로 너무 인사성이 좋아서 계속 발을 떼지 못하며 돌아보고 인사하고 돌아보고 인사하고 했다. 상황이 조금 웃겻다.

그분이 자기가 몰고 온 차량에 타면서, 이렇게 인사를 하길래 깜짝 놀랐다.

"부산 잘 다녀오십시오 형님. 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객님'도 아니고 '형님'이라는 표현에 정말 너무 깜짝 놀랐다. 그리고 '또 뵙자'는 표현도 놀랐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일을 시작하신지 얼마 안되시는 것 같았다. 새롭게 구한 직장이라 그런지 더 흥에 겨워서 일하시는 것 같았다. 그분이 부디 지금과 같은 초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그렇게 자기 일에 진심이고 최선을 다해서 잘 해보고자 하시는 분들께 갑질하는 손님도 없었으면 싶은 마음이 있었다.

KB손해보험 마두동 주택가 담당하시는 긴급출동 기사님, 정말 친절함과 열정에 존경심이 들고 나도 힘이 났다. 이 정도 싹싹함과 친절함 그리고 인사성과 열정을 갖고 계신 분이니 꼭 잘 되실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꼭 잘 되시면 좋겠다.

롯데백화점 부산 동래점 지하 1층 빵집


베이커리 이름이 잘 기억이 안나는데 조금 큰 빵집이 있었다. 케이크도 팔고, 빵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파는 곳이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고 나가려고 했다.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구석에 의자없는 테이블이 하나 있길래 나는 그 테이블에 짐을 풀고 무릎앉아를 한 채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나는 어릴 때 부터 잡초처럼 자랐다. 그래서 길바닥 어디에 던져 놓고 잠을 자라고 해도 잘 자고, 개밥을 던져줘도 맛있게 잘 먹는다. 그래서 별로 환경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은 없다. 그래서 테이블이 있음에 감사하고 의자가 없는 건 전혀 개의치 않고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그때, 우리 어머니 또래 정도 되시는 직원 분 께서 유아들이 앉을 때 쓰는 높은 의자를 갖다 주셨다. 꽤 무거울 텐데 그걸 어디선가 들고 오신 것이다.

"불편하실텐데 여기라도 앉아서 드셔요. 의자가 모자라서 정말 죄송합니다."

에? 나는 의자가 없어도 상관없는데 굳이 이렇게 애써서 챙겨 주셔서 감사했다. 유아용 의자라 높기도 하고 내가 앉으면 모양새가 우스꽝스러울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가져다 주신 분의 정성을 생각해서 거기 앉아서 또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냠냠 먹고 있었다.

이번에는 같은 빵집의 젊은 남자분이 어디선가 의자를 구해 오셨다. 아 나는 정말 괜찮은데 그렇게까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미안했다. 게다가 그 빵집은 작은 빵집도 아니었고 손님도 많았다.

직원분들의 세심한 배려와 열정에 감탄했다.

나는 의자를 갖고 온 젊은 남자 직원분께 말했다.

"이렇게까지 안 챙겨 주셔도 되는데요. 힘드실텐데. 어쨌든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이렇게 인사를 건넸더니 오히려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활짝 웃으면서) 아닙니다. 제가 원래 해야할 일인걸요."

베이커리 직원분들 업무에 멀리에 있는 의자를 구해서 손님 앉으시라고 가져다 주는 업무가 있는 줄 모르겠다. 하지만 말이라도 그렇게 하니 정말 멋있어 보였다. 굳이 누가 정해 준 일이 아니라도 그렇게 선도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롯데백화점 동래점 지하 1층 빵집 이름이 기억은 안나지만 거기서 일하는 분들의 밝고 환한 표정과, 넘치는 에너지, 그리고 손님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말 한마디도 따뜻하게 할 줄 아는 태도를 보고 나도 많이 배웠다.

부산 총알밧데리


기름을 빵빵하게 넣고 부산까지 달렸다. 휴게소에서도 시동을 끄지 않은 채 부산까지 여차저차 도착했다. 일단 부산 여기저기에서 볼일을 보고 호텔에 도착했다. 비로소 마음놓고 시동을 껐다. 430km를 넘게 달려와서 처음으로 시동을 끈 것이다. 그리고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업체를 몇 군데 찾다가 '총알밧데리'라는 상호를 달고 영업하는 곳을 찾았다.

전화를 걸었다. 현재 다른 곳에서 작업 중이라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내가 있는 곳 까지 거리가 꽤 먼 곳인데도 출장이 가능하고 심지어 24시간 언제든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부산 어디에서 부르든지 출장비도 안 받는다고 했다. 그게 업계룰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신감과 친절함이 좋아서 바로 여기에서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했다.

객실에서 쉬고 있는데 배터리 사장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내려갔다. 통화로도 느꼈지만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는 분이었다. 내 차에서 먼지가 소복히 쌓인 늙은 배터리를 빼내고 새로운 배터리를 넣어 교체했다.

배터리 교체 과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 티키타카를 더 많이 했다. 배터리 관리에 관한 팁을 들었고, 차량 관리와 관련된 팁도 들었다. 그리고 나는 수도권에서의 생활을 이야기 해 주었다. 그 분은 부산여행을 할거면 뻔한 해운대 같은 곳 말고 영도에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했다. 

배터리 사장님의 추천으로 다녀 온 영도, 영도에서 바라 본 바다
<사진 : 송종식>

그런식으로 즐거운 이야기를 끝내고 서로 헤어졌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도 넘치는 분이었을 뿐 더러, 배터리 교체를 하면서 가격에 대한 부분도 정직하게 제 값을 받으셨다.

어차피 요즘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관련 정보와 시세들이 주르륵 나오니 값을 후려치거나 사기치기도 힘든 시대다. 그러나 그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분야나 소비자들의 눈탱이를 치려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그러나 이분은 약속 시간도 잘 지키셨고, 작업도 최선을 다해서 해주셨고, 비용도 정직하게 받으셨다.

부산에서 배터리가 방전돼 교체가 필요하다면 '총알밧데리'를 추천한다. 전화번호는 010-3084-4748이다. 전화 한통이면 어디든지 출장을 온다. 절대로 광고가 아니다. 이 블로그에 누가 광고를 하겠나. 그리고 광고도 필요없는 업종이다. 그냥 내돈주고 내가 고친 부품이고, 워낙 일처리를 잘 해주셔서 다른 분들게도 꼭 추천하고 싶었다. 나도 이분처럼 내 일에 최선을 다 해야겠다 싶었다.

어떤 도로에서


예전에 어떤 포스팅에서도 썼지만 나는 운전할 때건 언제건 내 인생을 쥐고 흔드는 정도의 것이 아니면 대부분 남에게 먼저 양보를 한다. 특히, 운전할 때는 항상 남을 먼저 보내주고, 내가 나중에 가자는 마인드로 운전을 한다. 

그리고 경적도 거의 쓰지 않는다. 남에게 작은 불쾌감을 주거나 두려움을 주는 행위를 극도로 조심한다. 바꿔 말하면 내가 그런 대접을 받고 싶지 않아서다.

그런데, 많은 운전자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마음이 급하고, 먼저 가려고 하고, 사정없이 경적을 휘갈긴다. 진짜 무슨 번갯불에 콩을 구워 먹나 싶을 정도로 도로위에서 마음 급하고 난폭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보통은 다른 차량에서 느끼는 양보심이나 배려심이 거의 없다. 보통 차량 10대 중 1대 있을까 말까?

그런데 오늘은 좀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갓길에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있었고 저쪽 도로 끝까지 가기 위해서는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가는 길을 지나야 했다. 

내가 그 도로에 진입하려고 하자 저쪽에서도 마침 차량이 들어왔다. 

이런 경우에 보통 나는 앞에 나타난 차가 먼저 지나가라고 내가 좀 기다리며 양보를 해준다. 이럴 때 내 뒤에 따라오는 차는 대부분 나를 추월해서 비좁은 길로 진입하다가 마주오는 차와 마주보고는 오도가도 못하거나 다시 후진을 하게 된다. 아니면 상대 차량을 밀어 부쳐서 후진을 하게 만들거나. 그런 상황들이 정말 별로다.

어쨌든 저기 마주 오는 차도 양보심이 장난 아니다. 나보고 먼저 지나가라고 기다리고 서 있는 게 아닌가. 살아 생전 이런 차는 나 말고 처음봤다. 

서로 한참을 기다렸다. 그 차량도 나를 배려한다고 안 움직이고, 나도 저쪽을 배려한다고 안 움직였다. 서로 움직이지 않는 재미있는 현상이 생겼다. 누가누가 양보를 잘 하나 버텨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차량도 만만치 않았다.

10초가 넘어가자 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내가 먼저 도로에 진입했다. 그리고 그 차가 가까이 오자 나는 손을 흔들고, 비상등을 켜서 감사 표시를 했다. 세상에 나보다 더 양보를 잘 하는 차를 보았다. 운전을 10년 넘게 하면서 처음 마주한 현상이다.

오늘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에너지가 넘치고, 인사성이 좋으며, 친절하고 배려심 넘치는 태도 좋은 분들을 잔뜩 마주했다. 

오늘 마주한 분들의 태도라면 나중에 무얼해도 잘 되시지 않을까 싶었다. 

나도 오늘 하루 만나뵌 분들에게서 많이 배웠다. 내가 요즘 태도 타령을 많이 하는데, 나 역시 태도 부분에서 더 성장해야 하는 부문이 많다. 그래서 내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며 반성하고 내 잘못된 태도들을 점검하며 상기해 본다.


2021년 10월 3일 일요일

총체적 난국

최근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사고 영상이다. 

바이크가 더 잘못했다는 사람부터 아이가 더 잘못했다는 사람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내가 봤을 때는 이거는 바이크도 잘못, 중앙선 그어진 도롯가에 튀어 나가는 아이도 잘못, 그걸 지도하지 않은 부모님도 잘못, 정말 혐오스러울 정도의 갓길 주정차 차량들도 잘못 모두가 다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 

저 도로는 어딘지 모르겠지만 정말 사고가 나도 언젠간 났어야 할 도로인 것 같다. 왕복 2차선 도로가 오토바이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길이 되어버리다니.

자료 : 한문철TV

양쪽 갓길에 불법으로 주정차 된 차량들, 통행로가 없어서 왕복 2차선 도로 한 가운데로 걷는 사람들, 그래서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침범하여 질주하는 배달 오토바이, 도롯가 고라니마냥 튀어 나오는 어린이, 아이가 다친 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자기 갈길 가는 메말라 버린 몇몇 사람들, 길가에 가득한 쓰레기 더미.

어딘지 모르겠지만 총체적 난국이다. 저 좁은 사진 프레임 한 공간에 한국 도로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나쁜점들이 다 들어가 있다.

원래 5:5 사고라면 배달기사분들이 더 욕을 많이 먹는게 온라인 커뮤니티 특성이다. 그런데 이 건에 있어서 만큼은 기사님을 두둔하려는 입장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바이크가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해도, 중앙선을 침범한 것과 아이를 친 것은 불가피한 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저 상태에서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 뒤를 오토바이가 뒤 따르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갑자기 나타나는 아이를 피하라는 것도 오토바이나 차량을 운행해 본 사람들은 말이 안된다는 것을 알 것이다.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명동에 온기가 조금씩 돈다

항상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평당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으로 위상을 떨치던 명동. 그런 명동이 사드와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고 폭삭 주저앉아 버린지 벌써 몇년째입니다.

죽어버린 상권, 명동 공실은 정말 어마어마했죠. 지금도 명동에 가보면 공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명동 시내를 좀 걷다 왔는데 분위기가 아주 미묘하게 달라진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숫자상 리서치도 동반하지 않은 포스팅입니다. 그냥 가끔 명동 시내에 나가보면서 느끼는 제 개인적인 센티에 불과하니 실제 현실과는 동 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점은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카카오지도에서 제공하는 로드맵은 사진을 찍은 기간별로 화면을 분할하여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여러 시기별로 해당 길거리의 분위기를 파악하기에 매우 용이하다. 한편, 2021년 7월 명동의 공실률은 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으나, 9월 들어서는 공실률이 다소 완화되는 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하다.
자료 : 매일경제신문, 카카오지도

2021년 9월 30일, 목요일 낮에 명동시내 산책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쓰겠습니다.

왕훙인가?


우리나라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싸기로 유명했던 자리에 현재는 네이처리퍼블릭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 앞에서 방송 촬영팀이 뭔가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다가가 보았습니다. 촬영팀은 중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데다 정확한 상황판단이 어려워서 뭐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중국에서 건너 온 왕훙일수도 있고, 아니면 네이처리퍼블릭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명동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화장품 섹터도 너무 안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들이 드문드문 눈에 보인다는 것은 발빠른 사람들이 앞으로 업황 개선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게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왕래하는 사람이 늘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타이틀만 명동이지 지방 여느 도시의 시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걷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가끔 보이는 행인들이 외로워 보일 정도로 거리는 텅 비어버렸었는데요.

어제(9월 30일, 목요일)는 거리에 활기가 조금씩 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꽤 늘었습니다.

아직 예전 전성기 만큼의 유동인구는 아니었지만 바닥을 찍고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정도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광안내원 분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생기가 돌았습니다.

물론, 어제 하루만 그랬을 수도 있고 저의 단편적인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 명동 근처에 계시는 분들이 조금 더 긴 시계열을 갖고 조사를 해보시는 게 정확하실 것 같습니다.

공실 상가에 가게들이 들어온다


명동 거리에 임장을 나갈 때 마다 공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익숙했던 가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텅 비어버린 가게들을 보면서 마음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공실이 더 이상 늘어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공실이 너무 많은데다, 존버하며 남아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 계열 업체들이거나 아니면 코로나 정도는 가뿐히 즈려밟고 계속 장사를 잘 하고 있는 가게들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되레 새롭게 들어오는 가게들을 보았습니다. 약국과 식당하나가 새롭게 입점하여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걷다보니 비어있는 상가 또 다른 곳 앞에서는 여러명의 중년 남자들이 모여서 가게 계약과 인테리어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제 명동 상권도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패기 좋은 사업가들이 들어왔다가 역시 얼마 못 버티고 떨어져 나갈 것인지도 매우 궁금했습니다.

금발머리가 자주 보인다


금발머리 외국인 관광객이 꽤 자주 목격됩니다. 아마 관광객들이 자주 목격된 것은 올해 들어서인 것 같습니다. 어제는 외국인 관광객이 평소보다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8월 출입국자 현황 <자료 : 법무부>

궁금해서 찾아보니 통계적으로도 2020년보다는 확실히 출입국자 숫자가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입국자 수 추이 <자료 : 법무부>

시계열을 늘여놓고 보더라도 2021년 들어서 외국인 입국자가 유의미한 트렌드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년 1월에는 코로나가 서서히 터지기 시작한 시기고 2월 부터는 여행에 제약이 시작된 시기입니다. 작년 2~4분기가 코로나 최악의 상황이었고 최악의 상황은 슬슬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아직 관광업이 전성기일 때 만큼 복구가 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지표들이 슬슬 올라오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작년보다 상황이 더 나빠져서 이 지표들이 다시 꺾여 버린다면 그때야 말로 정말로 모두가 크나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이 설마 올까 싶다가도 금융시장에서 '설마', '절대'라는 단어는 조심해야 하니 경각심을 같고 관련 지표들을 트래킹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제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격리도 풀리고, 관광업도 점점 살아나고 다시 조금씩 일상을 찾는 시작점이면 좋겠습니다.


2021년 9월 29일 수요일

호주와 중국이 싸우자 한국의 하늘이..

호주는 한때 열혈 친중행보를 보여 준 국가입니다. 그러던 것이 중국이 호주의 정치와 경제를 잠식한다는 두려움이 호주 국민들 사이에 일면서 두 국가 사이의 우정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호주에서 중국인의 횡포가 심해지자 호주 국민들은 서서히 반중정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KBS의 다큐멘터리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서 첨부합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한번쯤 보셔도 좋을 다큐라고 생각합니다.

KBS 시사기획 창 제330회: 호주, 중국에 맞서다

중국은 타국을 자신들에게 굴복시키기 위해서 무역보복이라는 수단을 자주 활용합니다. 호주를 상대로도 이 방법으로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랍스터 수입금지, 석탄 수입금지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구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호주는 즉시 타격을 받았습니다. 호주 역시 일정 수준의 피해를 감수하고 중국과 맞서고 있습니다. 덕분에 호주에 해군 거점 기지를 만들어서 미국이 가진 태평양 패권을 조금씩 빼앗아 오려던 중국의 전략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김지윤 박사님의 영상도 재미있어서 영상 첨부를 하나 해두겠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보시면 재미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지윤의 지식Play, 호주는 왜 중국을 싫어할까? 호주-중국 무역 갈등에 숨겨진 이야기!

중국은 에너지 생산의 50% 정도를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석탄의 과반이 호주산입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무역보복을 하겠답시고 호주산 석탄을 사오지 못하게 되자, 중국은 때아닌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자료 : 블룸버그

석탄 부족으로 전력공급에 숏티지가 생기자, 중국은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공장이 멈추고, 신호등이 꺼지는 등 도시가 암흑천지로 변했습니다.

작년 12월, 중국 광동성 광저우시가 블랙아웃으로 암흑천지가 된 모습
자료 : 자유아시아방송

사실 이번 중국의 블랙아웃이 있기 전에 작년 12월에도 대규모 정전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역시 전력 숏티지 때문이었는데,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시기였습니다. 그 이후에 전력 숏티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번과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또 예고없이 발생했습니다.

자료 : 블룸버그

낙후된 서부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전력사용 억제지역에 포함되었습니다. 실제 중국의 도시들이 멈추고, 공장이 멈춰 섰다고 하는데 인공위성으로 살펴보면 어떨까 싶어서 살펴보았습니다.

2021년 여름, 먼지 발생 위성지도
자료 : earth.nullschool.com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먼지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본토의 오염이 조금 심하지만, 저건 평소에 비하면 아주 깨끗해진 상황입니다. 중국 본토의 평소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1년 봄, 먼지 발생 위성지도
자료 : earth.nullschool.com

위성 사진의 시뻘건것들이 전부 미세먼지들입니다. 화면만 봐도 숨이 턱 막히네요. 원래 중국본토는 항시 저렇게 온 국토가 시뻘건 상태입니다. 그래도 저 정도 상태에 비하면 요즘은 깨끗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료: 네이버

요즘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현황입니다. 거의 매일 0 아니면 아무리 높아도 9를 잘 넘지 않습니다. 아주 숨쉬기가 좋고, 가시거리도 좋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는 재미도 아주 쏠쏠합니다.

일전에 위정자들이 그랬었죠. '고등어를 구워 먹어서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둥 '디젤차량 운행이 많아서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둥 말이죠. 

정작 엄청난 오염물질이 중국에서 날아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차량2부제 등을 강제시행하면서 시민들을 통제하는 모습은 차마 눈뜨고는 못 봐줄 한편의 코미디였습니다.

저는 그때 우리나라의 모든 기계가 멈춰도 미세먼지는 안 없어질거라고 지인들에게 말했었는데, 지금은 우리나라가 산업활동을 멈추거나 차량 운행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 감쪽같이 미세먼지가 사라졌네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를 하느라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지금 정부나 이전 정부나 자꾸만 자국민 탓을 하고 자국민들에게 윽박 지르는 것은 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1년 여름 파주에서 <사진 : 송종식>

2021년 여름 부여에서 <사진 : 송종식>

2021년 여름 세종에서 <사진 : 송종식>

2021년 여름 부산에서 <사진 : 송종식>

올해 하늘이 예쁘고 가시거리가 좋아서 유독 풍경 사진과 하늘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위에 올린 사진은 그 중 몇장입니다. 길을 걷다가 예쁘면 폰을 들고 대충 찍어도 공기가 좋으니 사진도 예쁘게 나왔습니다. 이렇게 예쁜 나라인데 중국인들 때문에 오염이 돼서 그동안 잿빛 하늘을 보고 살아야 했습니다. 지도자들과 언론은 우리나라 국민들만 탓하기 바빴습니다. 다음부터는 부디 중국에게 할말은 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공기가 이렇게 좋은 것은 계절탓이 더 큽니다. 북서풍이 부는 겨울과 봄 전후로는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몰려와서 공기가 나빴습니다. 반대로 남동풍이 부는 여름에는 그래도 중국에서 넘어오는 먼지들을 바람이 밀어내 주어서 어느 정도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올해는 중국의 공장들이 멈추면서 남동풍과 콜라보를 이루어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선명하고 파란 하늘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대기질과 날씨 덕분에 대기오염에 관심 없던 분들조차도 환경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을 할 정도입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올해 봄에 미세먼지가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심각할 때 남겨둔 기록이 있으니 그 포스팅도 한번쯤 보시면 좋겠습니다. 링크로 남겨두겠습니다. 지금 이 포스팅을 보시다가 그때의 상황을 보시면 정말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호주와 중국의 분쟁 덕분에(?) 우리나라의 하늘이 맑아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한, 전기 숏티지 문제로 중국은 GDP 성장률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에겐 크게 상관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꼭 투자가 아니어도 세상 돌아가는 걸 지켜보는 눈은 뜨고 있으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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