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4일 목요일

노력은 운을 만나야 결실을 이룬다

노오오력이 부족하닷! vs. 암만 노력해도 안된닷!


노력론은 비교적 사회에서 크고 작은 성취나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자주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세상 탓 하지마라.', '노력해라, 안되면 더 노력해라. 그래도 안되면 더 노력해라.', '잘되는 건 운과 사회 탓으로 돌리고, 안되는 건 나의 노력탓을 해라..' 등등 이런 이야기는 특히 자기계발서에서도 많이 나옵니다.
응당, 이런 태도를 가지고 산다면 타인으로부터 찬사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도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런 애티튜드는 나에게만 적용하고 가슴속에 묻어둬야 합니다. 저런 이야기를 공공연히 타인에게 하고 다니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최근에 부쩍 늘어났습니다. 왜냐하면 사회 구조적으로 지위 향상을 노력으로 해내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타인에게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이글도 '이래라저래라'류의 글이 아닌, X세대 꼰대 젊은 아재가 자기 점검 차원이서 쓰는글이며 보팅이라도 좀 받아가면서 공감대 형성되는 분들끼리 위안이라도 해보자고 쓰는글입니다.

어느 분야나 기본적인 노력은 필요하다

로또 당첨이나 자다가 부모님 유산이 떨어진 경우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노력을 해야 기본적인 성취를 얻을 수 있는 기틀은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얻기를 위하면 평생 얻지는 못하고, 얻기를 위하다가 생을 마감하게됩니다. 얻으려면 시도를 해야합니다. 시도를 했으면 당연히 성실하게 노력을 해야합니다. 기본적인 노력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볼멘 소리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스스로의 가슴에 손을 얹고 노력을 했는지 돌아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노력만이 우리를 성공의 길로 인도하는건 아니다

노력은 기본중에 기본입니다. 기본적인걸 하네마네 논쟁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만 성공하는건 아니지만,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독서광 아닌 사람이 없다.' 이 말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노력을 한다고 모든 사람이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노력을 안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노력은 기본적으로 해야합니다.
그리고, 노력뒤에는 반드시 '운'이 따라야합니다. 운은 우리 삶에서 생각보다 꽤 큰 위력을 가합니다. 운의 기본적인 요소는 시간과 장소 즉, 시대가 주는 행운(때)과 그 시대의 행운이 따르는 장소가 핵심입니다. 큰 부자들에게 자문을 구해보면 이 '행운'조차도 확률의 범주에서 움직이며 삶에서 행운을 높여주는 방법들은 무수히 존재한다고 합니다. 가령,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대통령 눈에 띌려는 이상한 목표를 세웠다면 청와대 앞에 식당을 차려야됩니다. 저기 삼천포에서 식당을 차리지 말아야합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앞 개인 식당에서 밥을 먹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그래야 측근들이나 직원들에 의해서든 대통령 눈에 띌 확률을 높이겠죠.
그리고, 기질과 재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질에는 '지능', '끈기', '성실함', '임기응변' 등 온갖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노력을 할 줄아는 기질, 운을 끌어내는 기질, 판을 보는 기질, 배팅하고, 실행하고 끈기 있게 해내는 기질, 얻은 운을 수성하는 기질 등은 정말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능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남보다 조금 더 탁월한 능력들이 포함됩니다.
버핏이 부르는 '자궁로또'는 어떤 국가의 어떤 부모님 밑에서 태어 나는지를 유머러스하게 칭한 단어입니다. 정상적인 강대국의 학력수준이 높고 소득이 높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다면 처음부터 인생에 날개를 달고 태어나는 것 처럼 보입니다만 그것은 앞서 말씀드렸던 '운'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노력 x 운 x 기질과 재능 = 성공확률

노력에도 방향과 전략이 필요하다

제가 가장 안타까운 부분을 말씀드리려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지금도 도서관에 앉아서 엄청나게 노력을합니다. 실제로 그들이 생각하는 노력이란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는 시험공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현명한 노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에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하여 노력하고자 하였다면 내 노력의 에너지를 쓸 방향성을 명확히 규정해야합니다. 그리고 전략적인 노력을 해야하지요.
"저는 람보르기니가 드림카입니다. 큰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여행하며 살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청년이 도서관에서 9급 공무원에 도전하겠다고 하루종일 도서관 책상머리에 앉아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으면 거기에 아무리 노력을 쏟아봤자 헛노력을 쓰는겁니다.
반대로, "저는 꿈이 크지는 않아요. 하루하루 내몸 건사하고, 휴일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다니는... 그 정도만 살아도 행복해요." 이렇게 말하는 친구가 창업을 하겠다고, 창업 전선에 도전해서 가게를 키우겠다고 에너지를 쏟으면 그 청년은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에게 솔직해지기

투자도 그렇지만, 인생의 항로를 정할때는 더 그렇습니다. 먼저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누군지 스스로 정체성을 확실히 찾고 정립해야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스스로 솔직해져야합니다.
이를테면, "남에게 꿀리기 싫어서 투자를 한다."거나, "남 밑에서 일하기 싫어서 창업을 한다"거나 한다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밀어두는게 좋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적어도 사(士)자 직업은 가져야죠. 그래서 저는 열심히 공부했고 돈 많이 버는 의사할거에요." 이런 친구들도 더러 있었는데, 이러면 정말 자신을 속이는겁니다. 의사가 되더라도 인생이 행복할리가 없습니다.

세로토닌 분비를 위해서 살자

수명이 아무리 늘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100살도 못삽니다. 게다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은 영유아기를 제외하면 30~40년도 되지 않습니다. 그 짧은 생을 '먹고 살려고' 살거나, '남들눈에 잘 보이려고' 산다면 스스로의 삶에 매우 큰 불행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세로토닌을 분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지향점은 그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급적 젊을 때 1) 짧은 기간 폭발적으로 노력하고, 2) 전략적으로 노력하고, 3) 행운의 확률을 높이면서도 현재의 행복을 놓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살면 어떨까 싶습니다. 먹고, 여행하고, 사랑하고, 현재를 애정하며 사는 모습이 그것에 가까울까요? 궁극적인 인간의 삶은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적 선악구도도, 영구적인 위대함과 찌질함의 구도도 어떤 것도 세로토닌 분비 논리 앞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듯 합니다.

노력과 운의 환상적인 콜라보

노력과 운에 대해 간략하게 작성한 지난 포스팅에서 하지 못했던 운에 대한 사례들을 조금 더 소개드려보고자 합니다. 열거하자면 무수히 끝도 없는 사례들이 있겠지만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몇가지 사례들만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운의 위력에 대해서 실감해 보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창업자, 카드 돌려막기와 억만장자 사이를 오가다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 채드 헐리 세 사람은 당시 1) 텍스트와 이미지 시대를 넘어 동영상 시대가 올것으로 내다봤고, 2) TV에서 방영하지 못하는 쓰나미 영상이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것을 보면서 UCC 시대임을 느꼈고, 3) 컨텐츠 소비자가 생산자를 겸하는 프로슈머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셋은 의기투합해서 동영상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이용자들이 사이트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공유기능 덕분입니다. 동영상에 '공유' 버튼을 추가해서 동영상이 외부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 붙어서 돌아다니도록 만들어서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역폭 문제가 커지자 서버를 수십대로 늘렸습니다. 하루 100만 건 정도의 동영상이 업로드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유튜브는 하루에 1억 건이 넘는 영상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시대는 이들의 부름에 응답을 했습니다.
서비스는 날로 성장했지만 별다른 수익원이 없었습니다. 엄청난 서버 비용과 회선 비용을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창업자들은 카드 돌려 막기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이대로 없애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이들은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서비스가 더욱 인프라가 좋은 회사의 품에 안겨서 쭉쭉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벼랑끝까지 온 상황에서 유튜브는 야후, 구글과 매각 협상을 했습니다. 구글에 성공적으로 2조 원 정도를 받고 매각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인 2006년의 일이고 매각은 에릭슈미트와 창업자들이 만나서 거의 즉흥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유튜브는 막대한 트래픽과 스토리지 비용으로 2009년까지도 연간 5,000억 원의 적자를 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유튜브 때문에 구글이 무너질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스티브 첸과 친구들의 노력 : 전재산을 걸었음, 회사에서 숙식해가며 코딩했음,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고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함, 카드 돌려 막기를 하면서도 서비스를 이 악물고 키움 등
스티브 첸과 친구들의 운 : UCC, 웹2.0, 소셜미디어, 웹 동영상 시대가 열리고 있었음, 구글의 에릭슈미트 회장을 만나서 점심을 같이 먹었고 회사 매각에 대해서 합의함 등

한국인 박지현씨, 유튜브를 창업한 억만장자와 결혼하다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제이미(Jamie)라고 불렸던 한국인 박지현씨는 월급쟁이에서 순식간에 억만장자의 아내로, 샌프란시스코 상류 사회의 구성원으로 합류하게 됩니다.
유튜브 홍보 행사차 한국을 방문했던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은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박지현씨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이후 스티브 첸은 청혼을 했고 박지현씨는 수락하여 공식적인 부부가 됩니다.
박지현씨의 노력 : 열심히 공부해서 연세대학교에 들어갔음,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음, 구글코리아에 입사했음, 유튜브 마케팅 업무를 열심히 했음 등
박지현씨의 운 : 부모님께서 스티브 첸의 이상형으로 태어나게 해주심, 스티브 첸이 억만장자일때 만남, 스티브 첸이 구글코리아에 왔을때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음 등

테무진 vs. 자무카

초원 통일을 앞두고 테무진과 자무카는 일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테무진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자무카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은데, 자무카는 테무진이 몽골 초원을 통일하기전에 존재하던 최고의 전사이자 전략가였습니다. 싸움으로는 초원에서 자무카를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미 전투 능력만으로 스무살도 되기전에 자신의 세력을 만든 전쟁 천재였습니다.
테무진과 자무카는 안다(의형제)를 맺은 최고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무카는 테무진의 장단점을 꿰고 있었습니다. 초원통일을 앞둔 중요한 전투(나이만과의 전투 이전)에서 테무진보다는 자무카가 이길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컴컴해진 하늘에 천둥번개가 내리치면서 비가 내리고 바람이 테무진에게 유리하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테무진군의 활은 원래보다 더 멀리 날아갔고 자무카의 군은 맞바람을 안고 싸워야했습니다.
테무진은 날씨의 도움으로 자무카에게 승리하였습니다. 초원을 통일하고 징기스칸은 역사상 두번째로 영토가 넓은 제국을 만들어나갑니다.
테무진의 노력 : 가급적 사람들을 죽이지 않으려고 했음, 적군이라도 포용하려고 했음, 여러 최악의 상황에서도 늘 좌절하지 않았음, 사람들과 신의를 지키려고 노력했음 등
테무진의 운 : 여러 죽을고비마다 절묘하게 살아날 기회와 행운이 따랐음, 어린 시절에 자무카를 만나서 대번에 자무카군의 2인자로 올라섬, 자무카와의 마지막 일전에서 날씨의 큰 도움을 받음 등

한국전쟁 덕분에 부도를 코앞에 두고 살아난 도요타자동차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일본은 공장도 제대로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나라 전체가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도요타자동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직원들의 대규모 파업까지 겹쳐서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습니다.
그런 위기의 와중에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합니다. 미군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 군용트럭 제조를 요청합니다. 이때부터 도요타자동차는 극적으로 회생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도요타자동차뿐만 아니라 일본의 산업 전체가 한국전쟁 특수를 등에 업고 고도 성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전후 복구도 하지 못하던 나라가 한국전쟁 특수로 살아난것입니다.
당시 미국은 이미 자동차 생산력이 엄청난 나라였습니다. 1949~50년대에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력은 하루 50대도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포드가 하루에 8,000대를 생산했던 걸 생각하면 미군이 직접 군수품을 생산했어도 되었습니다. 단지 지리적으로 미국 본토는 멀고 일본은 전장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 자동차 생산을 의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공산진영에 맞서고자 일본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킬 전략적 구상도 있었습니다.
도요타자동차의 운 : 부도직전에 한국전쟁이 발발해서 특수를 누림,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웠음, 미국이 정책적으로 공산주의를 막는 역할로 일본을 필요로 했음

히틀러의 입학을 거부한 비엔나 미술학원

히틀러는 1903년 아버지의 사망, 1905년부터 비엔나의 고아원의 손에서 자라납니다. 히틀러는 미술가로 살아가길 지망했습니다. 그는 당시 가장 저명한 미술학교 중 하나였던 비엔나 아카데미에 두번이나 지원했지만 모두 낙방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선생들로부터 인격 멸시를 당했다는 카더라도 있습니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이때 히틀러가 비엔나아카데미에 합격을 했다면 역사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히틀러의 행운에 따른 카더라가 하나 있는데,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영국 육군 소속의 헨리테디 이병은 히틀러를 사살할 수 있었음에도 그냥 지나쳤다고 합니다.
인류의 운 : 비엔나아카데미에서 히틀러의 입학을 허가해주었더라면..?

페이스북의 '알수도 있는 친구' 기능, 신문의 박스기사..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10년 넘게 연락도 없었고, 학창시절에도 별로 친하지 않았던 이성친구. 이 이성친구를 페이스북이 추천해주는 '알수도 있는 친구' 목록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잘 지내냐?'고. 이렇게 화면의 한 구석에서 우연히 만난 이둘은 이후에 결혼을 해서 부부의 연이 됩니다.
이 커플의 사례 뿐 아니라 수 많은 우연한 인간관계가 PC통신과 인터넷 세상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에서 만나서 결혼하는 커플들도 자주 보았습니다.
어떤 큰 부자는 신문지상의 작은 박스기사 하나를 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떠올려 해당 기업에 투자를 시작해서 큰 부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를 스쳐가는 작은 무엇하나가 우리의 삶과 운명 자체를 바꾸는 경우는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버핏과 멍거의 만남, 김택진과 송재경의 만남 등 우연한 만남을 통한 시대의 변혁도 많이 목격합니다.

시간, 운명, 역사는 모두 아날로그.. 그리고 운과 불운의 연속

작은 범주에서 개인의 운명, 큰 범주에서 역사, 그리고 더 큰 개념으로의 우주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모두 아날로그적입니다. 아날로그는 끝없이 흐릅니다. 흐름은 운과 불운의 지속적인 반복을 타고 갑니다. 그리고 운과 불운도 우리 시각에서의 기준일 뿐 우주적인 시각으로보면 중립입니다.
지구가 폭발하면 인류에게는 불운이지만 우주 전체적으로는 자연 생리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운과 불운은 우리 인생에서 중요하지만 운을 특정할수는 없습니다. 제가 등산을 하다가 돌을 밟고 넘어져서 허리를 다쳤다면, 그 피해는 평생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운을 정의할 때 '돌을 밟은 행위'에만 둘수는 없습니다. 1983년에 제가 태어나서 움직여왔던 모든 요소들과 그 자리에 산이 생성되었던 수억년간의 요소, 그리고 하필 거기에 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요소를 모두 곱하면 운과 불운의 발생 확률은 0일수도 있고 무한대일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운이나 불행같은 요행에 너무 목숨을 걸며 살 필요는 없다는 소리입니다.
강수진의 발
2018년 5월 7일 월요일

1/100로 줄어든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더 직원 수. 가치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300명이 넘던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더가 현재는 3명이 남았다고 합니다. 기존의 인간 트레이더들이 하던 역할을 지금은 대부분 AI트레이더들이 대체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 회사이지만 현재는 기술기업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기술직군 비율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전체 직원의 1/4이 기술직이라고 합니다.

보수적인 메이저 투자회사들도 이제는 정량적 부분과 테크니컬한 부분은 인간보다 기계가 낫다고 결론을 내린듯합니다.  시스템트레이딩, 퀀트, AI트레이딩, 로보어드바이저.. 단어는 다 달라도 개념이나 역할은 비슷합니다. 다만 투자 전략들이 조금씩 다를 뿐이죠.

우리는 가치투자자이기 때문에 재무제표 기반 퀀트들의 수익이 갈수록 축소될 것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실 정통 가치투자이론은 그레이엄의 꽁초투자 이론에서 왔습니다. 현대에도 많은 정통 가치투자자들은 PER, PBR, ROE, 매출증가율, 영업이익률과 같이 재무제표의 다양한 숫자들의 조합에서 안전마진을 찾고 투자 기회를 얻고자 합니다. 이것은 큰 개념에서 보면 차익거래이기도 합니다.

적정주가와 현재주가의 차이를 안전마진으로 보고 이 안전마진 한모금을 빨고 매도를 하겠다는 전략은 현재도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략입니다. 사람들마다 그 회사를 바라보는 안전마진의 크기는 다 다르지만, 숫자에 연연하는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안전마진 수준은 일정한 밴드 수준에서 군집을 이룹니다.

이 전략은 2010년대 중반까지는 수익을 잘 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동으로 얻는 이익보다 자본으로 얻는 이익이 더 빠르다는 걸 눈치채면서 투자판에 뛰어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투자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좋아졌습니다. 이것은 소외된 종목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리던 가치투자자들에게는 나쁜 소식입니다.

그리고 똑똑해진 개인 투자자들은 이제는 주식투자에 입문하자마자 재무제표도 분석하는 등 꽤 진지하게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최근들어서는 재무제표의 숫자만으로 투자하는 차익거래 기반의 정통 가치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들은 '최근에는 투자 난이도가 높아져서 돈벌기가 힘들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투자 난이도가 더 높아질거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네트워크에 24시간 온라인 상태로 붙어있습니다. 전자공시나 뉴스 등 기업과 관련한 큰 정보들도 비교적 모두에게 공평하게 실시간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리고 초보투자자들도 저PER, 저PBR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수익이 높다는 것 정도는 아는 시대가 되었고, 조금 더 경험이 있다면 이익률이나 매출액 증가율, ROE나 CCC 그리고 재무제표의 구석구석까지 뜯어보는 정도는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장에 늘어난 이 똑똑한 초보자 인간들에 더해서 이런 역할들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SW로봇들도 시장에 대거 등장했습니다. 눈에 빤히 보이는 숫자들의 분석과 조합만으로 얻을 수 있는 알파는 실제로 많이 줄었고, 앞으로는 거의 없어질거라 생각합니다. 실제 201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PBR 플레이어들도 밥벌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밥벌이를 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미국 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저PBR주의 가격 하방성이 널리 알려져서 PBR 1배 이하 종목은 거의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PBR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장에 유입되는 신규 투자자들은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생각과 공부를 장전한 상태로 진입하는 똑똑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지표 분석에서는 인간들의 귀싸대기를 때리는 로봇들과도 경쟁을 해야합니다.

따라서 전통적 개념의 가치투자 이론이나, 숫자에만 연연하는 퀀트방식의 가치투자자들은 갈수록 투자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숫자는 아무나, 누구나 다 봅니다. 누구나 보는 것은 즉각 시장에 반영됩니다. 앞으론 그런 경향이 더욱 빨라지고 강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투자활동을 잘 영위하려면 숫자 너머를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앞으로는 진짜 통찰력으로 투자하는 진성 투자자들의 시대가 열릴 것 같습니다. 사회과학과 인간군상들의 미래를 조금 더 잘 예측하는 혜안있는 사람들이 큰 수익을 향유하는 진짜배기 투자자들만 살아남는 시장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원래도 투자는 예술의 영역이지만 더욱 미지의 영역으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2018년 5월 4일
송종식 드림

2018년 5월 4일 금요일

베트남에서 스타벅스가 힘들어하는 이유 몇가지

스타벅스는 2015년에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햇수로 4년이 지났지만 베트남 시장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개점 목표는 절반 수준을 달성하고 있고, 적자에 시달리는 점포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글로벌 브랜드라고 만능이 아니다


스타벅스 글로벌은 승승장구 중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잘 나가는 브랜드입니다. 그렇지만 스타벅스라고 모든 나라에서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닙니다. 호주에서는 토종 브랜드에 밀려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커피 강국 이탈리아에는 진출도 못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전통적인 커피 강국


베트남 분석글에서도 이미 소개드렸지만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입니다. 쭝 응우옌(Trung nguyen), 콩카페(Cong caphe), 하이랜드와 같은 자국의 탄탄한 커피 브랜드도 몇개나 있습니다.
베트남 국민들을 만나보면 커피에는 모두 일가견이 있습니다. 커피에 문외한인데다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베트남에서는 1800년대에 커피 나무를 들여와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커피 문화는 베트남 사회 깊숙히 침투해 있습니다.
서양 브랜드가 김치를 만들어서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다면 상상해보세요. 그들이 성공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의 상황도 비슷한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토종 커피가 훨씬 맛있다


최근 몇년간 베트남을 찾는 한국분들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베트남에 들러 본 분들은 카페쓰아다(cà phê sữa đá)를 드셔보셨을 겁니다. 얼음과 연유가 들어간 커피입니다. 누구나 카페쓰아다를 한잔 마시면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커피숍마다 카페쓰아다의 맛과 매력도 전부 다릅니다.
이렇게 맛있는 현지 커피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집집 마다 카페쓰아다 한잔 못 만드는 집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도 사먹을 수 있고, 커피숍도 한집건너 한집입니다. 밥집에서도 커피를 파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밥집에서 나오는 카페쓰아다도 정말 맛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뚫기에는 여러운 시장임은 맞습니다.

노천문화


베트남 사람들은 유독 노천 문화를 좋아합니다. 베트남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무언가 '마실 때',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질때' 길에서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저녁이 되면 실내 보다는 가게 앞 길거리에 미용실 의자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습니다. 그리고 맥주나 커피를 나눠마시며 담소를 나눕니다.
스타벅스도 이 노천문화를 이해는 하는 듯 합니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노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걸 조금 더 연구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도 외부와 너무 단절된 느낌을 주는 것 보다는 노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하는게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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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소득이 높아지면 우리처럼 깔끔하고 단절된 실내 인테리어를 선호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곧 미국 문화가 들어올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 1호점이 이대에 문을 열었습니다. 여대생들을 타겟으로 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를 마시면 '무슨무슨녀'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커피 가격이 싸지 않은데다 무슨 명품 비슷한 이미지도 줬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나 인수합병 전문가 내지는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젊은 뉴요커들. 출근을 하는 모습이나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한손에는 항상 커피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커피가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손에 들고 다니는 테이크아웃 커피는 그런 쿨한 이미지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이미지의 가장 큰 수혜를 본 것도 스타벅스입니다.
도이머이 이후 베트남 경제는 고속 성장중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과의 관계도 회복되었습니다. 앞으로 베트남에도 서양 문화가 많이 전파되면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스타벅스도 기지개를 켜는 날이 올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스벅이 승부할 길은 브랜드와 철저한 현지화


스타벅스 커피는 사실 맛있는 커피는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브랜드로 승부봐야 합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선택권이 많은 베트남에서 스타벅스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것으로 생각합니다.
2018년 4월 23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