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6일 월요일

투자 관련 용어 (yoy, qoq, pqc, ir 등)

안녕하세요.

애널리스트분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어려운 업계 용어가 많다는 목소리가 높은 줄 압니다. 저 역시 기업 분석글이나 투자 관련글을 쓰다보면 압축된 용어를 종종 쓰는데, 가끔 어렵다는 문의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어느 업종이나 그렇겠지만 업계 용어들이 있고, 대부분 빠른 업무를 위해서 축약된 단어들을 쓰다보니 이제 막 입문 하시는분들은 용어부터 어려워 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주 쓰는 용어들을 정리해서 모아봤습니다.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분들께서도 아래 용어 정도는 숙지를 하고 계시면 문서를 읽는데 크게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단어는 반드시 투자에만 국한되는 용어는 아닙니다. 주로 경영 관련 부서나 전략 기획 관련 부서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쓰는 단어이고, 어느 분야든지 통용되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QoQ : 전 분기 대비
MoM : 저번달 대비
YoY : 전년 동기 대비
매영순 :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op : 영업이익
opm : 영업이익률
ni 또는 np : 순이익
nim 또는 npm : 순이익률
capa : 최대 생산 가능 제품 수량
capex :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한 자본적지출
ir : 투자자 대상 기업 홍보 활동
주담 : 주식담당자(ir담당자)
gpm : 매출총이익률
cagr : 연평균성장률
컨센서스 : 시장이 기대하는 실적
가이던스 : 회사가 제시하는 실적
어닝 : 실적
어닝쇼크 : 컨센서스에 미달한 실적
어닝서프라이즈 :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
P : 제품의 판매 가격
Q : 제품의 판매 수량
C : 제품의 제조 비용
1H : 상반기
2H : 하반기
1Q 2Q 3Q 4Q : 1, 2, 3, 4분기
1y : 1년
f : forecast 또는 forward
e : estimate
eps : 주당순이익 = 당기순이익/(발행주식수-자기주식수)
bps : 주당순자산 = 자본총계/(발행주식수-자기주식수)
dps : 주당배당금 = 총 배당액/(발행주식수-자기주식수)
FS : 재무제표
BS : 재무상태표
IS : 손익계산서
CF : 현금흐름표
fcf (fcff) : 잉여현금흐름
fcfe : 주주몫의 잉여현금흐름
밸류에이션 : 투자 대상 자산의 적정한 가치를 산정해보는 일
안전마진 : 가치와 가격의 괴리, 투자 안정성을 위한 장치
스프레드 : A와 B의 괴리. 실질 금리와 명목상의 금리 차이, 원료가와 판매가의 차이, 가치와 가격의 차이인 안전마진 등 이런 여러가지 괴리나 갭을 통상적로 칭함
고잉컨선 : 계속기업(via. 지속가능경영)
데드캣바운스 : 죽은 고양이도 한번은 튀어오른다, 폭락 후 기술적 반등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추가하겠습니다. 궁금한 용어가 있으신분은 저에게 말씀해 주시면 추가하겠습니다. 감기가 극성입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송종식 드림

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강자의 조건(부제 :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 EBS 강대국의 비밀

2016년. 한반도 역사에 무겁게 기록될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으로 떠들썩한 나날. 일개 시민인 저는 눈과 귀를 미디어에 고정한 채 관련 소식을 계속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책 한권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 이름은 '강자의 조건(부제 : 군림할 것인가 매혹할 것인가)'입니다. EBS 다큐프라임 '강대국의 비밀'편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강대국의 비밀'편은 2014년 3월부터 4월까지 총 6부작으로 방영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의 최정점을 찍고 주춤할 때, 대통령과 한 민간인이 국가를 사유화하여 난리가 난 이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역대 강대국들의 성장기가 담긴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 책은 역사상 세계 최강대국들의 이야기를 개괄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대제국들은 어떻게 동시대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었는지,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들을 어떻게 다스렸는지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로마 제국


서기 117년 경 로마의 영토, 출처 : 위키미디어 Tataryn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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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 중국사가 있다면 서양엔 로마사가 있다고 할 정도로 서양 문명의 토대를 구축한 세계 최초의 제국입니다. 로마는 초기에는 너무나 약해서 야만인들에게 수시로 털리는 암울한 도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도시 국가들을 통일해 나가면서 지중해를 중심으로한 유럽과 터키, 이베리아 반도와 북아프리카를 차지하는 거대한 대제국으로 성장합니다.

로마제국의 최전성기는 기원전 10년 경 부터 서기 200년 경까지입니다. 이때 로마의 영토는 북서쪽으로는 영국의 남부 지방부터 동남쪽으로는 아라비아 반도를 아우르게 되었습니다.

로마는 한때 카르타고의 전쟁 천재인 한니발에 의해 무너질 뻔 하기도 하였습니다. 한니발은 로마측에서는 예상치도 못하게 알프스를 넘어왔습니다. 로마의 최대 위기는 기원전 216년 여름에 벌어진 칸나이 전투였습니다. 5만의 한니발 군대에 의해 로마군은 10만 가까이가 전멸하다 시피 했습니다. 원로원의 1/3 정도가 궤멸당했습니다.

카르타고군(파란색)과 로마군(빨간색)의 전투 대열
<출처 : EBS 다큐프라임 강대국의 비밀>

로마 입성만 남겨두고 있던 한니발에게 로마가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속주들이 로마를 배신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한니발은 로마의 동맹국과 속주들이 로마를 배신하기를 기다렸지만 일은 한니발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로마를 배신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로마의 개방된 시민권 제도에 있었습니다. 칸나이 전투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누미디아 기병대가 후에 한니발을 배신하고 로마쪽에 붙습니다. 이유는 역시 시민권 때문입니다. 누미디아 기병대는 로마의 시민권과 로마 시민이 누리는 권리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시민권이 얼마나 개방적인지 처음 들으면 누구나 놀랍니다. 로마에서는 노예도 10년만 하면 해방이 됐습니다. 그 해방노예의 자녀에게는 자동적으로 로마의 시민권이 부여되었습니다. 로마 이외의 나라에서 당시 세계관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획기적인 개방정책입니다.

심지어 로마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갔던 카르타고 출신의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는 20대 황제로 선출되기까지 합니다. 식민지 사람들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했고, 능력만 된다면 원로원 멤버가 되거나 황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누구나 로마 시민이 될 수 있었고, 로마 시민권을 갖게 된다면 기본적으로 투표도 할 수 있었습니다.

속주들이나 동맹 도시 국가들은 로마의 시민이 되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초강대국에게 버티다가 짓밟히는것 보다는 차라리 시민이 되는게 낫지 않았겠나 생각합니다. 로마의 이런 개방성은 다양한 사람들과 기술을 받아들이게 됐고, 로마를 더욱 강력하게 해주었습니다. '로마 제국'이라고 부르는 역사속에 공화정과 왕정의 역사도 포함되니 엄밀하게 로마의 모든 역사를 '로마제국'으로 부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만, 흔히들 말하는 로마 제국은 어쨌든 이런 포용 정책 덕분에 2,200여년을 존속하게 됩니다.

몽골 제국


몽골 제국의 영토 <출처 : 밀프린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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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지명표기와 영토표기에 조금 오류가 있네요. 어쨌든 몽골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역사상 대영제국 다음으로 가장 큰 영토를 장악했던 엄청난 대제국입니다. 몽골하면 누구나 떠 올리는 이미지는 '유목민', '강력한 전투력', '말 잘타는 민족' 정도를 떠올릴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당대 몽골은 가장 강력한 전투력과 전략을 갖고 있던 나라였습니다. 소부족을 모두 통일하고 대칸이 된 징기스칸은 남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유럽을 향해서 영토를 확장합니다. 이들의 이동 속도는 너무나 빨라서 정찰을 나갔던 국가의 정찰병에 본국에 몽골군의 침략 사실을 알리자마자 몽골군의 기병이 들이닥쳐 휘몰아 칠 정도였습니다. 몽골군 기병의 하루 평균 행군 속도는 30~40km 수준이지만 필요하다면 최대 200km의 이동도 가능했습니다. 로마 전성기때 로마군의 하루 평균 행군거리가 20km, 강행군은 35km 정도였고 7시간 강행군 후 쉬어야 했습니다. 몽골군의 이동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몽골군의 전투 방식은 서양에서는 신이 자신들을 벌준다는 생각이 들게할 정도로 공포스러웠습니다. 엄청난 기동력을 가진 몽골 기병들은 서양의 기병들과 달리 갑옷 같은 건 입지도 않은 병사가 적지 않았습니다. 거의 헐벗은채로 달리며 활을 쐈는데 명중률도 좋았습니다. 물론 가죽 갑옷을 입은 병사들도 많았는데, 서양의 육중한 중장기병에 비하면 기동력이 훨씬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기병들은 처음에는 도망가는 척 하면서 적군들을 수백km 떨어진 사지로 유인하는 방법을 즐겨썼습니다. 몽골군이 약할 줄 알고 추격하던 적군들은 갈수록 전열이 흐트러집니다. 물론 기동성 좋은 몽골군에 비해서 달리기도 부족하고 훨씬 빨리 지치게 됩니다. 그럴즈음 몽골군은 말을 갈아탐과 동시에 본대와 합류해서 일시에 격퇴하는 전략도 즐겨썼습니다.

헝가리군을 평지로 유인해 포위 섬멸하는 몽골군(빨간색)
출처 : EBS 다큐프라임 강대국의 비밀

몽골군이 또 즐겨 쓴 전략으로는 '포위전'이 있습니다. 함락하려는 도시가 공성전을 하면 몽골군은 성 주변에 언덕 구조물을 만들어서 성이 훤히 내려다 보이게 한 후 그위에 발석차를 놓고 성으로 유황, 타르, 송진, 화약, 노포나 쇠로 만든 폭탄을 쏟아붓는 전략을 썼습니다. 기동성을 위해서 발석차와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닐 수 없었기에 늘 현장에서 필요한 전투 장비를 만들어 섰습니다. 심지어 중동에서는 야자수 열매를 이용해서 포탄을 만들어 쓰기도 했습니다.

그들에게 굴복하지 않는 한 그들이 습격하는 곳은 몰살을 시켜버렸습니다. 몽골이 이토록 강력한 군대를 가지게 된데는 진짜 비밀이 있습니다. 오로지 기병만으로는 이렇게 강력한 군대가 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들의 군대는 앞선 기술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즉시 건축물을 세우고 발석차를 만드는 기술, 화약을 제조하는 기술은 사실 오리지널 몽골의 기술이 아닙니다.

전투에 동원된 그런 다양한 기술들은 그들이 받아들인 이민족들에게서 배운 기술들입니다. 몽골은 개방의 문을 활짝 열어 둔 국가였습니다. 영국인, 페르시아인, 중국인, 고려인 등 다양한 민족들이 어울려 살았습니다. 수도인 카라코룸에는 예수님, 부처님, 알라신을 믿는 모든 종교인들이 어울려 살았습니다. 종교간 토론도 활발했습니다. 이렇듯 몽고는 종교의 자유도 허락하는 국가였습니다.

이토록 개방적인 몽골은 자신들의 스타일 변신에도 빨랐습니다. 남송은 북송의 영토를 회복하고자 20만 대군을 이끌고 몽골 관할인 화북 지역을 공격했습니다. 몽골과 남송은 이를 계기로 전쟁에 돌입합니다. 아시아, 아랍,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단기간에 몽골에 무너져갔음에도 불구하고 남송은 몽골을 상대로 50여년간 항쟁합니다. 몽골이 남송을 상대로 이처럼 어려운 싸움을 이끌어갔던 이유는 몽골은 수군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남송은 수군에 강했습니다. 마침 방어도 강을 끼고 했습니다. 이러니 몽골이 남송 정벌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몽골은 자신들의 전투 스타일에 변화를 꾀하며 수전에 대응합니다. 시간은 길었습니다. 고려와 같이 수군에 능한 민족을 활용했지만 초반에는 남송 정벌의 길은 멀기만 했습니다. 이슬람 기술자들이 수전용 공성병기를 가져 온 것이 큰 도움이 되었고, 수군의 물량 공세에 결국 남송은 멸망합니다. 이처럼 몽골은 받아들일 것은 빠르게 받아들이고 포지션 변화를 유연하게 할 줄 아는 능력과, 여러 민족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능력을 갖춘 나라였습니다. 몽골제국이 강대해지게 된 진짜 비밀입니다.

스페인 제국


스페인 제국, 파란색은 병합 때 포르투갈의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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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제국은 펠리페 2세 치세하에 제국으로 변모하면서도, 펠리페 2세 때문에 짧은 영광을 누리고 패망의 길을 걷게 됩니다. 스페인 제국을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단어가 '아메리카 대륙'과 '펠리페 2세'입니다.

지구가 편평해서 바다로 계속 나아가면 절벽으로 추락한다고 사람들이 믿던 때. 콜럼버스는 용감하게 대서양을 항해했고 신대륙 아메리카를 발견합니다. 이 16세기 초부터 유럽에서는 대항해시대가 열립니다. 콜럼버스가 멕시코를 발견해 무주공산에 깃발을 꽂습니다. 그리고 그후 피사로가 페루에 깃발을 꽂습니다.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해 개척하면서 볼리비아에 있는 포토시라는 도시를 발견합니다. 포토시에는 그 유명한 포토시 광산이 있습니다. 포토시 은광에는 엄청난 양의 은이 매장돼 있었습니다. 당연히 스페인은 이 지역에 빨대를 꽂았습니다. 당시 유럽 전체에서 통용되던 은의 양을 훨씬 능가하는 엄청난 양의 은이 스페인 왕실로 흘러들어 갑니다. (리즈 시절 세계 은 보유량의 74%)

스페인 리즈 시절 은 보유량, 출처 : EBS 다큐프라임 앙트레프레너

스페인은 이 막대한 자금을 통해서 일약 초강대국으로 도약합니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강했고, 영토는 남북 아메리카 요지와 아프리카 해안 일부, 인도 일부, 동쪽 끝으로는 필리핀과 태평양의 팔라우까지 아우르는 세계 최초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됩니다.

그러나 스페인의 이런 번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펠리페 2세가 죽기전에 벌써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데요. 그 원인은 펠리페 2세의 잘못된 정책과 지속되는 주변국들과의 전쟁 때문입니다.


펠리페 2세는 가톨릭이라는 종교에 엄청나게 집착했습니다. 가톨릭 이외의 종교는 절대로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과 신교를 믿는 사람 등 유능한 사람들이 스페인 탈출 행렬을 이어나갔습니다. 당연히 인재가 빠져 나가니 나라가 잘 굴러갈 턱이 없었습니다. 종교 탄압 정책은 악랄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가톨릭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또한, 끝 없는 전쟁을 일삼았습니다. 내전은 물론이고 이웃 국가들과도 끝없이 전쟁을 했습니다. 당시 약소국이었던 영국과의 칼레 해전에서 다수의 무적함대를 잃는 등 전쟁에서도 계속 패착을 일삼습니다. 그리고 전쟁은 필시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합니다. 포토시 은광에서 나오는 은의 채굴량이 줄어드는 동시에 40%가 넘는 막대한 이자가 붙은 자금을 전쟁자금으로 빌려왔던 스페인 제국은 점점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결국, 펠리페 2세는 파산합니다. 펠리페 3, 4세에 이르면서 스페인 '제국'은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대영제국

영국이 식민지배를 했던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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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세계 패권을 쥐고 있을 때, 영국은 약소국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늘 돈이 필요했고 딱히 돈이 나올 구멍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왕은 해적들이 해적질 하는 것을 용인하고 심지어 해적들과 이익을 5:5로 나누는 동업을 했습니다.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영국이 자랑하는(?) 사략선의 해적왕이었습니다. 드레이크는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가지고 오는 막대한 금과 은을 약탈했습니다.

스페인의 펠리페 2세에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눈엣가시였습니다. 영국을 가톨릭 국가로 만들기 위해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청혼했지만 거절당합니다. 해적왕 드레이크를 처벌해달라는 요청에 엘리자베스 여왕은 기사 작위를 내리는 것으로 보답합니다. 게다가 펠리페 2세의 영지였던 네덜란드의 독립운동이 일자 펠리페 2세는 이를 진압하려 했는데, 영국은 네덜란드에게 육군 병력을 지원합니다.

이런 일들로 펠리페 2세는 전쟁을 생각하지만 영국 역시 펠리페 2세의 강압적인 개종 정책에 큰 반감이 있었습니다. 영국은 자신들의 정치적 자유와 종교적 자유를 원했습니다.

결국 둘은 전쟁을 하게됩니다. 영국은 육군력이 전무했습니다. 그렇다고 해군력이 뛰어나지도 않았습니다. 반면, 스페인 해군은 무적함대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해군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전쟁의 핵심은 스페인군이 템즈강으로 진입해서 병사들을 런던에 상륙시키는 것이었고 영국은 이를 저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해전의 양상은 장소만 바다일 뿐 지상에서 육군들이 싸우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페인 무적함대는 갈고리를 던져 영국의 배들을 근접시킬 작정이었습니다. 배가 근접하면 스페인의 지상군 병사들이 영국군의 배로 진입해서 육탄전를 벌일 셈이었죠. 영국 입장에서는 이런식으로 전투를 전개하면 필패는 불보듯 뻔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레이스 빌트 갈레온선'을 새로 설계해냅니다. 일반 갤리선 보다 디자인이 날렵하고 뱃머리와 꼬리가 낮았습니다. 이동 속도가 빨랐고, 빠른 회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영국은 여기에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청동 대포를 배에 탑재했습니다. 스페인 해군이 근접하기전에 원거리에서 사격하고 곧장 배를 돌려 후퇴하는 식으로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너뜨렸습니다. 포의 사정거리를 익히는 것이 쉽지 않아서 초반에는 고전했습니다만, 곧 영국은 이런 전술의 달인들이 되었습니다.

대영제국과 한번이라도 전쟁을 했던 나라들(빨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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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칼레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영국은 스페인을 격퇴합니다. 세계 해전사가 턴어라운드 하게됩니다. 이 해전을 기점으로 스페인은 국력이 기울고, 영국은 자신들의 미래가 바다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대항해 시대가 시작됩니다.

네덜란드


영국/네덜란드 연합으로 스페인을 물리친 후, 영국과 네덜란드의 시대가 열립니다. 특히, 16세기말에서 17세기는 네덜란드가 유럽에서 최전성기를 달리게 됩니다. 네덜란드는 '제국'을 붙일 수 있을만큼 크고 강대한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무역과 상업, 금융업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네덜란드는 세계의 부를 빨아들입니다.

네덜란드는 피폐한 내국 상황을 타개하고자 VOC(동인도회사)를 설립합니다. 말하자면 최초의 주식회사입니다. 그리고 VOC의 지분도 누구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증권거래소도 만들었습니다. 동인도회사는 스페인이 가지고 있던 아프리카 항로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멀리는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까지 무역을 개시합니다. 동방의 향신료는 네덜란드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우울한 중세, 돈은 네덜란드로 몰려들었습니다. 당시 유럽 모든 국가들보다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구매력이 높았습니다. 1인당 소득(GNI)은 네덜란드가 영국의 2배를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16세기 유럽 주요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
<출처 : EBS 다큐프라임 앙트레프레너>

또한, 아메리카 신대륙 개척도 게을리하지 않아서 1609년에 영국에서 발견한 맨해튼 섬을 사들입니다. 네덜란드인들이 이곳에 대거 이주하면서 도시 이름도 '뉴암스테르담'이 되는데 훗날 '뉴욕'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한때, 국가의 규모가 너무 작아서 프랑스 등 주변국으로 편입될뻔 했던 네덜란드는 영토의 팽창 대신 상업과 경제적 팽창의 길을 갑니다. 네덜란드는 강소국으로 세상과 교류해서 큰 부자나라가 됩니다. 이 배경에는 당시 유럽 강대국들의 종교 박해가 존재합니다. 종교 박해를 피해서 이민 온 수 많은 위그노들과 유대인들이 네덜란드 발전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관용의 국가였습니다. 많은 종교와 정치 이데올로기들이 네덜란드에서 자유의 꽃을 피웠습니다. 상업과 경제가 발전하자 많은 예술가들도 네덜란드로 이주했습니다. 네덜란드는 경제 뿐 아니라 예술과 철학도 함께 발전하는 자유의 용광로가 됩니다.

미국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 미국. 현존하는 가장 강한 제국입니다. 역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포용력을 가진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다양한 종교와 인종을 가진 이민자들이 미국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용과 포용의 관점에서 미국의 흑역사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1960년대까지도 미국은 명백한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나라였습니다. 특히, 남부 지역 위주로, 그 중에서도 미시시피의 인종 차별은 최악이었습니다. 흑인들은 투표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투표권과 흑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집회에서는 경찰들의 폭력이 난무했고 심지어 총에 맞아 죽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주 정부가 분리된 미국의 특성상 연방 정부에 은폐되는 내용들도 많았고 연방 전부가 손을 못 쓰는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지금 남녀가 화장실을 따로 쓰는 것처럼 흑인들과 백인들의 화장실은 분리돼 있었습니다. 당연히 흑인들의 화장실은 말도 못할 정도로 열악했구요. 백인들이 타고 있는 버스에는 흑인들이 탈수도 없었습니다. 자동차에 흑인을 태웠다는 이유로 공격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차별은 결국 흑인 인권 운동을 불러왔습니다.

1964년 민권법이 초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흑인들에 대한 차별, 특히 투표권에 대한 제대로 된 보장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북동부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 백인 대학생 수천명은 위험한 땅 미시시피로 내려왔습니다. 그 대학생들은 흑인들의 투표권 보장 등을 외치며 다양한 활동을 개시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사회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백인민권 운동가 3명이 경찰 조사 후 실종되었는데, 이들은 44일 후 댐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미시시피 자유여름 운동은 6명의 흑인이 살해당하고, 수 천명의 흑인이 체포 되었으며 수천가옥의 흑인 주택이 불에타는 참담한 결과만 남깁니다. 흑인 교회도 몽땅 불에탔습니다.

이는 1965년의 셀마 운동을 촉발합니다. 엘라바마주 셀마시 80번 고속도로를 600여명의 흑인들이 평화 행진을 하며 걷습니다. 단지, 흑인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목소리를 담은 평화 행진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위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경찰의 몽둥이 찜질이었습니다. 이 행진은 3차 까지 이어졌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명사들이 합류했습니다. 이 운동이 전국의 미국인들과 미국 의회를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평화로운 집회에 폭력으로 짓밟혀가는 흑인들의 모습이 한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평화로운 흑인 집회에 대한 경찰의 폭력이 카메라를 통해 미국 사회 전역에 송출되자 미국 사회는 들끓었습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존슨 대통령은 '미국의 약속'이라는 명연설을 합니다. 그리고 1969년 7월 존슨 대통령이 민권법에 사인하면서 미국 역사의 한획을 긋게됩니다.

1965년 셀마 운동, 출처 : 앨라바마 주립대학교

아이러니하게도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부지역의 경우 북부에 비해서 평균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았습니다. 진짜 귀족들이 남부에 많이 있다고 했지만 많은 노예들과 흑인들이 평균을 까먹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깊은 마음 속이야 알 수는 없어도 어쨌든 법적으로 인종 차별이 금지되고 그것이 강제력을 가지게 되면서 남부지역의 평균 소득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그러니 경제는 더 활성화되고 남부 지역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차별이 사라지고 모두가 자유를 누리니 경제력이 더 강해진 것인데 관용과 포용이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미국은 어쨌든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이고 관용과 포용력이 있기 때문에 제국의 지위를 현재까지 유지하는 것은 맞습니다. 세계의 많은 인재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도 불안한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1991년에 일어난 LA폭동은 민권법이 통과된지 20년이 지났지만 미국에서 여전히 흑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인권이라는 이름 아래 백인들의 역차별에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소리입니다. 흑백 인종 차별 문제는 앞으로 미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방과 관용의 힘으로 강대국이 된 미국이 이제와서 관세 장벽을 높이고 보호무역 주의로 간다면 제국의 지위를 서서히 잃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은 조금 더 지켜봐야하겠지만요. 트럼프가 실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역대 최강대국들의 공통점


대단히 복잡한 무언가가 아니라 한 두가지의 특별한 계기


얼마전까지만 해도 땡전한 푼 없이 찌질했던 사람이, 갑자기 큰 갑부가 돼 나타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봅니다. 함께 밥 먹고 놀러 다니던 스타트업이 전국민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큰 기업으로 급성장하는 경우도 흔치 않게 보고요.

한 개인이나 회사의 일생도 마찬가지지만 거대 제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어떤 사소한 계기 한두개를 통해서 무명의 작은 나라가 세계를 제패하는 거대 제국이 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몽골은 강력한 기병과 흡수한 민족의 다양한 기술 덕분에,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의 포토시 광산 덕분에, 대영 제국은 청동 포탄을 탑제한 레이스 빌트 갈레온선 덕분에 강력한 제국으로 급부상합니다. 투자 블로그이니 투자 이야기를 하자면 투자자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큰 돈을 번 투자자들도 주력 종목 한두개가 크게 급등하면서 자산가 반열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기회는 늘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으니 그런 실마리들을 놓치지 않고 경각심을 가지고 산다면 우리 인생도 어떤 계기로 한순간에 반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용력, 관용, 개방된 시민권


한니발의 로마 진출에도 멸망하지 않았던 로마, 별다른 기술이 없는 유목 민족인 몽골,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공통점은 시민권이 혈통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개방이 돼 있었다는 점 입니다.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는 종교 탄압을 받던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다양한 기술과 자본을 흡수합니다.

역대 최강대국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이처럼, 1) 다른 나라들과 교류가 활발하고, 2) 종교, 인종에 관계없이 관용과 포용력이 있는 나라들이며, 3) 대체적으로 순혈주의를 고집하기 보다는 시민권을 개방해놓고 누구나 국민이 될 수 있는 문을 열어놓았다는 점입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로마 시민권 


위기에 강했던 로마 
로마가 고대 패권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밀을 밝힌다. 로마가 전쟁에서 언제나 승리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패배로 시작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특히 기원전 218년에 발발한 한니발 전쟁(2차 포에니전쟁)은 로마 최대의 위기였다고 할 수 있다. 로마연합은 어떻게 이런 위기 속에서도 해체되지 않았으며 로마는 어떻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동맹국들의 충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 한니발의 고향 카르타고 
- 한니발, 알프스를 넘다 
- 한니발의 기본 전략 
- 칸나이 
- 로마 시민권 
- 한니발, 파비우스, 스키피오 
- 로마제국의 탄생 

2부 세계제국 몽골 


5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전 세계를 제패한 몽골 
50년 만에 세계를 제패한 몽골제국의 비밀을 밝힌다. 인구 10만도 되지 않는 변방의 유목민 집단에서 출발한 몽골제국이 어떻게 짧은 시간에 동쪽 끝 한반도에서 서쪽 끝 유럽까지 전 세계를 지배하는 세계제국이 될 수 있었는지 살펴본다. 또한 어떻게 짧은 시간동안 야만적 유목민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 몽골제국의 유럽침공 
- 제국의 이방인들 
- 칭기즈칸의 등장 
- 예케 몽골 울루스 
- 수도사 루브룩 
- 카라코룸의 종교토론 
- 팍스 몽골리카 

3부 대영제국의 탄생 


세계제국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이긴, 변방의 섬나라 영국 
스페인 무적함대의 몰락과 변방의 섬나라 영국이 대영제국으로 성장하게 된 비밀을 밝힌다. 16세기 스페인 함대는 유럽의 ‘무적함대’였다. 그러나 1588년 영국에 함대를 파견했다가 대패하는 이변이 발생한다.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17년 만에 허약한 함대로 변한 원인과 변방의 소국 영국이 세계제국이라 불리던 스페인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를 통해 강대국이 되기 위한 조건을 살펴본다. 

- 가톨릭의 수호자 
- 해적여왕 엘리자베스 
- 엘 드라코 
- 레이스 빌트 갈레온 
- 무적함대의 출항 
- 대포와 보병 
- 불뿜는 도마뱀 
- 그라벨린 전투 
- 대영제국의 시대 

4부 가장 작은 제국 네덜란드 


유럽 상업의 맹주 네덜란드 
경상도 크기의 소국 네덜란드가 어떻게 17세기 황금시대를 이룰 수 있었는지 비밀을 알려준다. 1492년 스페인은 “유대인들은...모두 떠나라”는 명령에 따라 스페인의 유대인들은 눈물을 머금고 포르투갈 등지로 떠돌다가 네덜란드에 정착했다. 네덜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면서 종교의 자유를 확고한 신념으로 제시했다. 스페인을 떠난 사람들 중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있었다. 스페인은 그렇게 네덜란드에게 유럽 상업의 맹주자리를 헌납했다. 

- 펠리페와 빌럼 
- 종교재판소 
- 알폰소 10세와 중세 스페인 
- 알함브라 칙령 
- 네덜란드 독립전쟁 
- 네덜란드의 황금시대 
- 펠리페 2세의 파산 
- 관용의 제국 

5부 1964년 미국, 미시시피 자유여름 


인류역사상 전무후무 한 초강대국, 미국 
5부에서는 60년대 민권운동이 미국에 끼친 영향을 조명한다. 미국을 갈라놓은 흑백 인종갈등은 어떻게 해결됐고, 이것이 미국 사회에 끼친 영향에 관해 밝힌다. 

- 불완전한 해방 
- 짐 크로우의 시대 
- 이민자들의 나라 
- 민권운동의 시대 
- 미시시피 자유여름 
- 셀마 투쟁과 1965년의 투표권법 
- 투표권법 이후 

맺는 말 
참고문헌

<목차 출처 : YES24>

촛불집회의 힘이 정치권을 움직이는 것을 목도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런 책은 정치나 경제를 이끌어가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정치권을 움지일 수 있는 일반 국민들도 널리 읽어보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BS다큐멘터라 강대국의 비밀 : 시청하기
강자의 조건 서적 정보 : 구경가기

2016년 12월 19일
송종식 드림

2016년 12월 12일 월요일

주관적인 시각으로 본 유능한 사람들의 공통점

이미지 출처 : 퍼시스

아래에 적힌 내용들은 당연히 절대적인 것들은 아닙니다. 전적으로 제 주관적으로 겪고 생각한 내용들입니다. 유능한 사람에 대한 조건은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능하다는 것을 단 몇가지 조건으로 정의할수도 없을테구요. 또, 저와 완전 반대의 의견을 가진분들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콕 찍어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니 그냥 가볍게만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1. 응답 속도가 빠르다


유능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전화, 문자, 톡, 메일 등 업무 관련 회신 반응 속도가 빠른 것 같습니다. 간단한 애티튜드 체크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일을 잘하는 분들은 톡을 보내도 적시에 대답이 돌아오고 메일을 보내도 시간 지체를 별로하지 않하고 답장이 돌아옵니다. 전화를 걸면 별일이 없고서는 즉각 받는다는 신뢰도도 높은 것 같습니다.

2. 활자와 친숙하다


활자와 친숙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짧은 글 보다는 긴글을 자주 읽고, 책과 신문을 늘 옆에 두고 자주 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2-1. 책을 많이 읽는다


말할 필요도 없이 많은 분들이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무조건 유능해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유능한 사람치고 책 많이 안 읽는 분은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2-2. 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거나 둘다 잘 한다


권력자들의 권력은 말과 글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굳이 권력이 아니어도 그렇습니다. 인간사, 일의 동력이나 사람과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그래서 유능한 사람들은 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2-3. 기록하는 습관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볼펜으로 기록하는 분들도 있고, 폰이나 컴퓨터로 기록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기록 대상은 한정되지 않습니다. 누구와 대화한 내용도 있고, 겪은 일도 있고, 읽은 책에 대한 내용도 있고, 일과 관련된 내용도 있습니다. 유능한 분들일수록 무엇이든 꼼꼼히 기록해두고 그것을 DB화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쌓인 무형자산이 큰 힘이 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3. 시간 관리가 철저하다


목표한 일을 시간 내에 해치우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속 시간에는 늘 늦지 않게 도착하거나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업무 중간 중간 짧게 로스(loss)나는 시간이 누적되면 꽤 많은 시간이 허비됩니다. 이런 시간들의 관리를 잘하고, 업무는 초반부터 집중해서 끝내버리고 뒤로 갈수록 여유를 갖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4. 집중한다


당장 해야 할 일이 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집중하는 경향들이 강한 것 같습니다. to do list 자체를 번잡하게 관리를 안하는 것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의 달인들이 많았습니다.

5. 다소 정치적인면도 없지 않다


남을 해코지하고 음해하려는 면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유능한 사람들은 서로 전화나 문자 연락을 자주하는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운동이나 취미도 같이하고 식사 자리도 자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의견이나 본인이 진행한 일에 대해서 할말은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판이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처세에도 부단히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자주 알려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안해도 남들이 자연히 알아주겠거니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대부분은 내가 먼저 말 안하면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6. 빠른 핵심파악


무엇에 관련된 것이든 핵심 파악이 빠른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그 핵심에 도달하여 유효타를 날리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파악도 빠릅니다. 남과 대체할 수 없고 핵심에 도달하여 그 일을 해결할 수 있을때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들여서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 낭비를 안 한다는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7. 멘탈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멘탈이 무너지는 경우는 잘 못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멘탈이 크게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멘탈 회복력이 대체로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2016년 12월 12일
송종식 드림

2016년 12월 5일 월요일

시사잡생, 딥마인드의 머리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이 만나면?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특정한 분야의 변화만을 놓고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을것입니다. 그럼에도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핵심적인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AI 즉, 인공지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용량 데이터처리 기술의 발달과 WWW와 IoT등, 무한대로 연결 사회가 된 덕분에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의 희망과 공포심 양쪽 모두 자극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빠르게 진화중이라고 생각됩니다. 컴퓨터는 이제 무한대에 가까운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사운드 등의 데이터를 방대하게 취해서 딥러닝이라는 이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하드웨어 성능과 알고리즘도 이제는 충분히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2016년 3월. 1,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를 동원한 알파고는 한국 바둑계의 자존심인 이세돌 9단을 이겼습니다. 바둑계는 물론이고 전세계인이 경악했습니다. 공포심마저 느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드웨어의 성능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훌륭한 알고리즘이 바둑과 같이 무한대에 가까운 수를 생각해야 하는 게임에서 사람을 이긴것 입니다.


알파고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고수들이 진행했던 약 16만 개의 대국을 학습했습니다. 약 4천만 수 입니다. 사람이 공부한다면 1,000년이 넘는 엄청난 분량입니다.

이 인공신경망은 같이 학습한 또 다른 인공신경망과 대결을 하면서 승률을 올리기 위한 수준을 더욱 높여갑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가장 강력한 인공신경망은 스스로 복기를 하면서 또 한번 스스로 단련됩니다. 이 과정은 수억~수십억 번의 시뮬레이션도 가능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알파고는 '어떤 수를 둬야 이길 수 있는지?'보다는 '어떤 수를 둬야 패착을 줄일 수 있는지'를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법(MCTS)을 활용해서 연산함으로써 연산에 들어가는 자원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의 각 단계별 예시 <출처:위키피디아>

이 방식은 인간이 지식을 얻는 과정과 꽤 유사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백지장입니다. 그러나 아기는 보고, 듣고, 느끼면서 조금씩 지식을 축적해 나가니다. 딥러닝도 인간이 이런식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과 비슷하게 데이터와 지식을 축적해 나갑니다.

최적의 효율을 찾는 능력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은 이미 인간을 압도적으로 넘어섰습니다. 산술적으로만 생각해도 AI의 학습량은 인간을 압도합니다. 우리가 책을 한권 읽고, 구글에서 이미지를 검색해서 입수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AI가 초당 수천, 수만 권에 달하는 책 내용을 학습하는 속도만 놓고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AI가 딥러닝을 통해서 스스로 학습 하는 능력은 아래의 동영상을 보고나서 개인적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딥마인드에서 만든 DQN이라는 AI입니다. 8비트 ATARI 게임들을 스스로 학습하는 AI입니다. 일단 핑퐁 영상 먼저 보시죠.


핑퐁 게임을 처음접한 DQN은 갓 태어난 아기와 같습니다. 내가 왜 여기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조차 인지 못하는 그야말로 백지상태의 AI입니다.

처음 200게임을 진행하면서는 계속 죽습니다. 죽으면서 어떻게 해야 안죽는지 스스로 학습합니다. 400게임 정도 진행하면 게임왕이 됩니다. 절대로 죽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습을 조금 더 시켜보면 놀랍게도 DQN은 가장 효율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법 즉, '꼼수'를 찾아냅니다. 왼쪽에 있는 돌만 계속 공략해서 깬 다음에 왼쪽 구멍으로 공을 집어넣습니다. 딥마인드의 수장인 하사비스 조차도 DQN이 스스로 학습을 통해서 단 하룻밤만에 이렇게 영리하게 발전한 줄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스페이스 인베이더나 다른 ATARI 게임들을 DQN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행하는 영상들을 유튜브에서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걸음마 배우는 아기를 지켜보는 것 마냥 재미있습니다. DQN의 학습 속도는 물론이고 최적의 효율을 결국은 찾아내고야 마는 능력에 놀라서 입만 떡 벌어집니다.

AI가 캡차를 깨는 장면 <출처:KBS1 기계와의 대결>

사실상 인간 고유 영역이라 생각했던 캡차 해제도 할 수 있습니다. 캡차는 불완전한 문자나 모양을 '유추'해야 하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유추의 영역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 우리는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기초적인 캡차는 몇년전부터 무장해제 된 상태입니다. 이후에 다양한 형태의 캡차가 나오고 버전업 된 리캡차(reCAPTCHA)등이 나왔지만 이미 로봇에 의해 깨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G메일의 자동 스팸 처리 <출처:Gmail>

구글의 지메일은 광고메일, 소셜관련 메일, 스팸메일 그리고 보통 메일을 자동으로 분류해줍니다. 이 모든 것들을 로봇이 하고 있습니다. 지메일의 이 자동 스팸처리 로봇 역시 딥러닝과 패턴 처리 기술을 활용하여 만든 것입니다. 이미 AI는 우리 삶 곳곳에 녹아 들어와 있습니다.

AI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


활용 범위는 너무나 무궁무진해서 여기에 기술하는 것이 무의미 할 정도입니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간단히 몇가지만 적어보겠습니다. 아직은 AI 수준이 우리가 생각하는 범용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정 분야에 국한돼 활약할 뿐입니다. 가령 알파고는 천재 바둑기사이지만 주식 매매는 전혀 못합니다. DQN은 ATARI게임을 스스로 학습하고 달인이 되는데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ATARI 게임 마스터이지만 운전은 젬병입니다. 현재 이 정도의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얼굴 인식이나 목소리 인식을 통해서 보안 장치를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와 음성 패턴 인식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전세계 모든 언어간 통역이 가능한 통역 로봇도 만들 수 있겠군요. 기후나 재난 예측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기후나 재난이 예측 된다면 인간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능력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인데요 기후는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고 하더라도 재난까지 AI들이 예측해주는 날이 올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한 개인의 건강 관리나 다가 올 질병에 대한 예측도 가능할까요? 사회 구성원 전체의 건강 관리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교통 혼잡도를 낮추는 AI가 나올수도 있고요. 공무원이나 신입 사원을 뽑을 때 서류 심사를 하는 로봇 정도는 지금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미 작곡을 하는 로봇도 있습니다. 머지 않아 AI가 제 일정을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비서 로봇도 널리 활용될 것 같구요. AI의 활용 방향은 무한대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AI, 한국식 교육 시스템에는 치명적


단순 정보를 주입식으로 익히고 이걸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형태의 직업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사회 특성상 중상 직업군부터 중하 직업군까지 골고루 AI에게 일자리가 잠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판사는 화이트칼라 직군에서도 최고위직에 속하는 직업이지만 AI가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감정이 없으니 감정을 배제한 판결 결과는 인간 누구의 판결보다 공정할 수 있습니다.

회계사나 은행원 같은 화이트칼라 직군도 위험해지겠지요. AI가 탑재된 무인자동차는 모든 운전 관련 직종을 없애버릴 것입니다. 프로그래머들도 상당수 AI에 대체될 수 있습니다. 화가나 연예인, 작곡가들도 얼마든지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절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블루칼라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배달부, 택배기사, 주유원, 막일꾼 등 거의 모든 직군이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습니다. AI 쓰나미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휩쓸게 되리라 예상합니다.

AI가 실제로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된다면 빈부격차는 더욱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상 인간이 부를 축적할 수단이 상당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부를 획득한 사람은 더욱더 자유롭고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가운데 자본이득으로 부를 더욱 많이 축적할 것입니다. 부를 축적하지 못하고 AI에 미처 대비도 못한채 대체되는 사람들의 미래는 너무나 어둡습니다.

올해 1월 18일 다보스포럼에서는 향후 5년간 AI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가 700만개,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210만개로 490만개의 일자리가 순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동물 육체의 약점을 보완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딥마인드가 인공지능의 핵심 중 핵심인 두뇌를 만든다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인공지능이 가지게 될 육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구글이 이 회사를 인수해서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터미네이터의 두뇌와 몸을 모두 가진셈이 되는데요, 아쉽게도(?) 혹은 다행히도(?)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다시 매물로 내놨고 올해 5월에 일본의 도요타에서 인수했습니다.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드는 로봇 개발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10년내 상용화가 힘든 것으로 판단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팀과 구글과의 불화설도 있구요. 그래서 구글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매각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구글이 정말로 지구를 지배하려나보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면 제 생각은 빗나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구글은 세계를 어느 정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요. 혹시 또 아나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핵심 설계와 기술은 이미 구글이 가지고 있을지도요. 지적 재산권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이미 그렇게 했다면 구글 내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드는 프로토타입들을 쉽게 따라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프로토타입들의 영상을 몇개 먼저 보겠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왜 세상의 주목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스팟(Spot)이라고 불리는 사족 보행 로봇입니다. 기존 버전보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소음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2015년에 공개된 버전으로 현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 보행 로봇 중 가장 진보한 것입니다.

경사진 곳을 자유롭게 오르내리고, 장애물도 피하고 충격이 가해져도 잘 넘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달릴수도 있습니다. 이전 버전인 치타는 시속 45km까지 달렸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자랑인 이족 직립 보행로봇 아트라스(Atlas)입니다. 전투 시 인간 병사를 대체합니다. 앞의 사족 로봇들도 대단하지만 아트라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기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이족 직립 보행은 유인원 중에서도 소수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입니다. 특히, 인간이 가장 완벽하게 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많은 공학도들이 사람처럼 완전하게 이족보행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현재 이족 보행 그 자체를 구현한 곳은 기업이나 대학이나 꽤 되는 것으로 알지만 아트라스는 기대 이상의 이족 직립 보행 능력을 구현해 냈습니다. 위의 영상을 보시면 스팟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걷기, 달리기, 어지간한 충격으로는 넘어지지 않기, 장애물 해쳐나가기, 경사면 오르고 내리기가 모두 가능합니다. 심지어 눈 덮인 산악지대까지도 안 넘어지고 잘 걸어다닙니다. 굉장히 어려운 기술들을 구현해 낸 것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원래 군사 목적으로 로봇들을 만들어왔습니다. 위의 영상을 보시면 보행 로봇 이외에도 다양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군사 로봇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도요타는 올 5월에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유로 '바퀴 달린 운송 수단이 갈 수 없는 곳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운송 수단을 연구하고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도로나 철도 없이도 산간 오지에 물류를 편리하게 수송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다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리가 불편한 분들에게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큰 역할을 해줌으로써 그분들의 행동 반경이 더 넓어지리라 예상됩니다.

딥마인드의 머리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몸이 합체하면?


구글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팔기 전에 관련 기술을 미리 습득했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좋은 회사를 너무 성급하게 팔아버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미, 보행 측면에서는 구현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구현해낸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몸에 딥마인드의 인공신경망을 합체 시켜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행을 하거나 움직일 때 인간의 컨트롤을 넘어서 스스로 보행을 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을 시켜보았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터미네이터 로봇이 우리 삶에 실제로 등장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계에 의한 인류 멸망?


AI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보행 로봇 덕분에 우리가 얻을 이익이 많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의 우려도 있습니다. 그 우려는 사실 무시무시한건데요. 바로 인류 멸망과 관련된것 입니다.

스티븐 호킹을 비롯해서 몇몇 학자들은 '기계 반란'에 의해 인류가 수백년내 멸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외계인 침공과 같은 것들은 조금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전쟁, 꿀벌 멸종, 운석 충돌, 기계 반란과 같은 시나리오로 인류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딥마인드에서 만든 DQN AI가 핑퐁과 갤러그 게임을 스스로 학습하는 영상을 상기해봅시다. DQN이 쓰는 가장 효율적인 꼼수를 기억하시나요. 이처럼 AI가 효율만은 좇는다면, 머지않아 인간은 AI에게 있어서 비효율적인 존재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지구에서 생존의 효율을 높이자면 AI 본인들보다 비효율적인 인간들을 제거해버리자고 스스로 학습하고 실행할지도 모르죠. 이게 막연한 이야기도 아닌게, DQN 학습을 진행하면서 하사비스 본인 조차도 AI가 이렇게 꼼수를 찾아낼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을 하는 부분에서 느꼈습니다. AI를 만드는 사람들 조차도 AI가 딥러닝을 통해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부분이 미래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것도 간단한 핑퐁 게임에서 AI의 행동이 예측 불가하다면 훨씬 복잡한 복잡계 세상에서는...

우리는 효율을 위해서 컴퓨터를 만들어서 사용해 왔고, 이제는 AI를 만드는 조물주 역할까지 하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효율 너머의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한 준비는 제대로 돼 있는지 의문입니다. 어쨌든,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큰 변혁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2016년 12월 5일
송종식 드림

2016년 11월 28일 월요일

한국가구, 올해가 터널의 끝이길

가구 회사의 탈을 쓴 식품 유통회사


한국가구는 과거에 가구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M&A 대상을 물색할때 시장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습니다. M&A를 한 회사가 "제원인터내쇼날(이하 '제원')"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식품회사였습니다. 제과/제빵 재료와 초콜릿, 프리믹스 같은 제품들을 수입해서 유통하는 식품 유통회사입니다. 처음에는 갸우뚱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제원의 실적을 보면 한국가구 입장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M&A였음이 입증됐습니다. 게다가 회사가 영위하는 업의 본질인 '유통'에서 크게 벗어나는 사업도 아니구요. 가구 유통을 하냐, 식품 유통의 하냐 차이니까요. 물론 실무로 들어가면 성격이 완전히 다를수는 있지만..

한국가구의 연결 매출 비중 (3Q16)
자료 출처 : 한국가구 분기보고서
이미지 출처 : 한국가구, 제원인터내쇼날 웹사이트

한국가구는 이제 본업에서 내는 매출은 20% 수준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식품 사업을 하는 제원인터내쇼날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원의 실적이 전부 한국가구의 연결실적으로 찍힙니다. 현재 본업(?)인 가구 사업보다 제원의 식품 사업이 동사의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을 바꾸어야 할 정도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참고 : 제원의 제품군 / 제원이 유통하는 브랜드

2013년1분기~2016년3분기까지 분기별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 추이, 가구가 좌축
<출처 : 전자공시, 한국가구>

위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구 사업은 쪼그라들고, 식품 사업은 확대되면서 이제는 그냥 식품회사로 봐도 될 수준까지 제원이 회사 전체를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식품 사업 부문, 고성장세 시현 중


앞서 본 것처럼 동사 매출의 8할은 이미 식품 유통 부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엄밀하게는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제원인터내쇼날에서 나오는 것인데요. 가구 사업에서 활로를 찾지 못해서 신사업 M&A로 눈을 돌리게 됐고, 제원인터내쇼날이라는 매물을 찾아내 2010년 인수 작업을 마치게 됩니다.

한국가구에 인수된 제원의 연간 매출 추이, 단위 : 억 <출처:한국가구, 송종식>

제원은 연결로 실적이 잡히던 2010년에 259억의 매출을 시작으로 작년에 427억의 매출을 낼때까지 한해의 역성장도 없이 성장해왔습니다. 올해도 작년대비 매출이 14%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가구의 사업부문별 분기 매출 추이, 단위:억 원 <출처:한국가구, 송종식>

한국가구의 분기별 매출 추이를 그래프로 표시해보면 가구 사업 보다는 식품 사업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고 있음을 재차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구 사업이 역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식품 사업의 고성장세에 힘입어서 회사의 연결 매출 전체가 성장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프상 식품 사업의 특징이 또 하나 발견되는데, 4분기가 성수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도 있고 하니 제과, 제빵 재료들과 초콜릿 같은 제품들이 잘 팔려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업 부문의 분기별 영업이익률 추이 <출처:한국가구, 송종식>

제원이 영위하고 있는 식품 사업 부문은 이익률도 탄탄합니다. 특정 분기때는 20%를 넘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10% 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동사가 유통중인 브랜드들이 국내 유통을 동사와 독점 계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원/유로의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


동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환변동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합니다. 특히, 유로화의 변동성이 동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환변동이 동사 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 <출처:전자공시, 한국가구>

2분기에는 유로화가 10% 떨어지면 손익이 2.87억 늘어나고 3분기에는 3.8억 늘어나네요. 연간으로 따지면 적지 않은 액수입니다. 실제로 유로가 떨어지면 동사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로화의 과거 1년 움직임 <출처:네이버 금융>

지난 1년간 유로/원의 움직임을 보면 브렉시트 이후에 원화의 평가 절상 압력이 가파르게 진행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반기에 비해서 하반기의 환변동이 동사 영업 상황에 매우 우호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분기도 외환 시장이 우호적으로 움직였으니 동사 실적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원/유로의 과거 5년간 움직임 <출처:네이버 금융>

과거 5년치 유로/원 움직임을 보더라도 점차적으로 동사에 우호적인 환율 상황이 만들어져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5년전에 1,500원대에 있던 유로화가 최근에는 1,2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가구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원/유로의 움직임과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위의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식품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유로의 영향을 거의 절대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 실적에서 제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회사 전체 실적에도 원/유로의 영향이 크게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로가 떨어질수록 동사의 영업이익률은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유로에 1,225원이 깨질때는 제원의 영업이익률이 22.5%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자세히보면 제원(식품)의 영업이익률보다 한국가구 전체 영업이익률이 조금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가구 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을 조금 갉아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2, 3분기에 가구 부문에서 영업손실률이 각각 16%, 9%에 달했음에도 제원의 성장세와 이익률 덕분에 회사 전체의 이익률은 10% 내외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가구 부문 실적이 지금 단기 바닥이라면 내년에 가구부문 영업 실적이 조금만 올라와도 동사의 이익률은 극적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사의 사업구조에 큰 변화가 없다면 원/유로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동사 투자자분들께 매우 중요한 팔로업 작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제 능력에서는 무리이지만 내년 환율도 과거 2년 수준으로만 유지해주면 제원이 동사에 기여하는 기여도는 꾸준히 높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스몰 럭셔리 그리고 상류층의 소비


'제원은 실적이 왜 이렇게 좋을까?'에 대해서 과거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 1인 가구 증가. 특히, 여성 1인 가구의 증가, 2) 커지는 스몰럭셔리 시장, 3) 불황없는 상류층의 소비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혼자 사는 분들이 취미로 제과, 제빵이나 초콜릿 만드는 것을 배우고, 값비싼 치즈나 초콜릿인데도 '이것만큼은 비싼 것을 먹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가구든 제원이든 꽤 고가의 제품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상류층을 타겟으로 장사를 해서 다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성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분기 가구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


부진한 가구 사업에 한줄기 빛으로 기대하고 있던 로쉐보보아. 개인적으로는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3분기 부터는 짭짤하게 찍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3분기 가구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해서 알아보니 3분기에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거의 반영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1) 한진해운발 물류대란과 2) 특판 부문의 신규 수주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이건, 회사측 의견인데 반론있습니다)입니다. 두가지에 대해서 살짝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로쉐보보아의 물건을 선적했던 한진해운이 물류대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물건이 도착하기까지 시간 지연이 다소 있었습니다. 한진해운의 물류대란은 현재는 끝난 상태고 물류 하역은 3분기 후반쯤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3분기에는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발생할리가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한진해운(위) 로쉐보보아 한국가구 쇼룸(아래)
사진 출처 : 한진해운, http://miffy2659.blog.me/220728787571

로쉐보보아의 4분기 실적도 100% 온전히 찍히기는 힘든게, 물류대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품 예약을 취소한 고객이 다소 나온 것 같습니다. 수치상으로 얼마나 나왔는지는 확인이 안되고 있습니다. 원래도 제품을 인도받는데 3~4개월의 딜레이타임이 있는데 물류대란으로 제품 인도 기간이 5개월 수준으로 늘어나자 취소한 고객이 다소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 4분기 로쉐보보아의 실적은 어쨌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데다 취소한 고객분 감안해서 찍어주고, 숫자가 제대로 찍히기 시작하는 건 내년 1분기부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브랜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내년에는 꾸준히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판 부문의 신규 수주 공백 장기화??


사측에 문의를 해보니 B2B 특판 실적이 좋아야 가구 실적이 살아날 것이라 합니다. 과거만 보자면 이말에 일단 동의를 하면서도, 현재와 미래를 보자면 숫자상 굉장히 의문스러운 부분도 생겼습니다.

우선 B2B 특판은 호텔이나 대형 건설 이슈가 많아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즉, 건설 경기를 탑니다. 최근 건설 경기는 꽤 호황을 누렸습니다. 호텔도 공급 과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구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사의 특판 실적은 거의 없었고 성장도 못했습니다. 일단 아래의 표를 보겠습니다.

3분기까지 특판 부문의 매출, 의미없는 수준 <출처:한국가구, 전자공시>

이번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가구매출 67억원 중에서 특판 매출은 1억 4,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전년 동기대비 58.7%가 감소했다고 해서 굉장한 타격이 있는 줄 알았더니 전년 동기에도 3분기 누적 특판 매출이 3억 4,0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올해만 놓고봐도 특판매출 1억 4,000만원은 가구 매출 67억 대비 거의 의미 없는 수준입니다. 한국가구의 전체 매출 392억에서 놓고보면 더더욱 의미없는 수준이고요. 물론 작년에도 특판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미 없었습니다.

특판 매출에 대한 뷰 바꾸기


제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앞으로 특판 매출은 없어도 그만이고, 신규 수주를 따게되면 상방을 열어줄 수 있는 보너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여태 특판 실적이 전무했으니 가구 실적이 올해 하반기 이하로 더 내려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푼 되지도 않는 특판 매출이 꺾여서 회사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는 더욱 납득하기가 어렵구요.

가구 사업 기대치 미달 이유는 시판 부문 때문으로 추정


시판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을 보면 작년에 70억, 올해도 70억입니다. 매출 성장을 못했습니다. 올해 3분기부터 로쉐보보아 매출이 붙어주길 바랬는데 앞서 봤던 것 처럼 한진해운 물류사태로 로쉐보보아 매출이 붙어주지를 못했습니다. 가구 사업부 적자폭이 커진 것은 로쉐보보아에 대한 신규 투자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구 실적 악화는 올해가 바닥이길 기대


특판 바닥, 로쉐보보아 가동


앞서도 봤지만 특판 부문의 매출은 이제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이 상태로 수주가 쭉 없더라도 가구 실적이 특판으로 인해서 더 떨어질 구석은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했던말을 자꾸 해서 죄송합니다만, 이대로 쭉 가도 이제 바닥이니 그만이고, 혹시라도 특판 수주 몇개가 터져주면 보너스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로쉐보보아에 개인적으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Kartell도 있고 한국가구는 훌륭한 브랜드들을 많이 취급하고 있지만 로쉐보보아가 자리를 잘 잡아주면 가구 사업부의 적자를 줄여주거나 BEP를 달성해줄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리라 보고 있습니다. 장사를 잘 하면 가구 사업을 턴어라운드 시키지 말라는 법도 없을테구요. 하지만 로쉐보보아 마저 실적이 부진하면 그때는 정말 가구 사업을 분리했으면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로쉐보보아는 현재 논현동에 멋진 쇼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에 입점해 있습니다. 강남점은 신세계백화점의 가장 핵심적인 매장으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개장한 올 2월 26일부터 5월 26일까지만 매출이 yoy 25.3%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매출 성장률은 4.7%입니다. 강남점의 위용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9층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핵입니다. 인테리어 용품등을 다루는 9층은 같은 기간 매출이 39.2% 신장하며 백화점 내 의류 업체들 부진과 대조되는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참고로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의 3년내 매출은 2조 원이 목표라고 합니다.

로쉐보보아측은 부산에도 쇼룸과 매장을 추가 오픈하고, 서울에도 매장을 더 열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후함에서 모던으로?


한국가구의 제품들을 보면 돈 많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실만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많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디자인의 가구들의 인기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던한 디자인을 가진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는데 회사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고가 라인의 모던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한국가구가 유통하는 브랜드들 <출처:한국가구>

이탈리아의 유러피언 브랜드와 카르텔 등의 제품은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는 제품들입니다. 카르텔은 아직 시장에 안착을 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올해 프랑스의 유명한 브랜드인 로쉐보보아의 국내 유통을 시작했으니 내년부터는 특판이든 시판이든 가구 사업 부분이 올해보다는 낫지 않을까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만약 가구 사업이 예상을 깨고 내년에 더 부진해진다면 개인적으로 일정 부분은 투자 아이디어가 훼손되는 것입니다.

요약 투자포인트


  • 우호적인 환율
  • 제원의 착실한 성장
  •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가구 부문
    • 가구 부문에서 살짝만 적자폭을 줄이거나 BEP를 달성해줘도 동사의 EPS는 크게 개선

리스크


  • 제원의 성장세가 꺾이거나 역성장하면 동사의 가치는 크게 훼손
  • 로쉐보보아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가구 사업 실적 개선 딜레이 될 가능성



밸류에이션


동사는 현재 시가총액이 5~600억 수준인데 반해 주식수가 적어서 주당 가격이 나름 고가에 속합니다. 그래서 아주 약간의 EPS변동에도 적정주가가 크게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슬리피지도 큰데다 4만원에서 9만원 바라보는게 막연하지 않고, 9만원에서 4만원으로 내려오는게 막연하지 않은 종목입니다. 장중에 소액으로도 주당 가격이 몇천원씩 움직이는 걸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액면분할이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원/유로는 작년과 올해 수준에서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밸류에이션하였습니다.

동사의 발행 주식 수는 150만주입니다. 자기주식은 없고 희석 요인도 없습니다. 150만주를 그대로 밸류에이션에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BPS는 논현동 땅 등 회사가 가진 자산을 더 자세히 재평가 해보면 좋겠지만 일단은 보수적으로 장부가의 BPS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민감도 1

가구 사업은 올해 수준으로 다소 역성장, 식품 사업은 성장도 역성장도 없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1,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아무래도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비관적으로 본 경우입니다. 따라서 PER 보다는 장부가 PBR을 가지고 밸류에이션을 했습니다. 가구 사업부가 다소 부진하다고해도 순이익을 잘 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정 하방은 PBR 0.6~0.66배 수준이면 적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민감도 2

가구 매출은 올해 수준, 식품 사업은 올해의 절반 정도 성장률을 달성하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2,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올해보단 살짝 더 성장하지만 역시나 제원의 힘이고 가구 사업부 적자는 올해처럼 지속된다고 하면 보수적으로 PBR 0.7~0.76배 수준으로 하방을 설정해 보았습니다.

민감도 3

가구 매출 BEP 달성, 식품 매출은 내년에 성장도 역성장도 없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3,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제원의 실적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만약 지금까지 쭉 적자를 냈던 가구 사업이 BEP를 달성한다면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PER로 설정해도 될 것 같습니다. 10배~12배 정도 수준의 밸류를 설정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PBR은 0.77배 수준이니 크게 과도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민감도 4

가구 매출은 올해 수준, 식품 사업은 올해의 절반 정도 성장률을 달성하는 경우

밸류에이션 민감도 4,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이 경우에도 앞서와 비슷하게 밸류에이션을 PER로 하고 11~12배 정도의 배수를 줘도 PBR 0.8~0.9배 수준이니 크게 무리는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감도 5

가구 매출 BEP 달성, 식품 매출은 2016년 수준으로 성장

밸류에이션 민감도 5,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제원의 실적이 꺾일까봐 시장의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원이 올해 정도로 또 성장해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적자 사업인 가구가 BEP를 달성해준다면 이때부터는 멀티플을 상향해야 할 유인도 생길 수 있지만 멀티플을 상향하지 않고 PER 12배 수준으로만 밸류에이션 해줘도 적정주가가 55,000원 수준까지 올라가네요. PBR은 0.95배 수준입니다.

민감도 6

가구 부문 opm은 2014년 상반기 수준으로 실적 소폭 회복, 식품 매출은 2016년 수준으로 성장

밸류에이션 민감도 6,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여기서 부터는 약간 꿈을 꿔보는 영역입니다. 가구쪽 opm이 2014년 상반기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식품 사업은 지금 수준으로 받쳐주는 경우인데, 적정가 6만원도 바라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역시 멀티플은 따로 올리지 않고 PER 12배를 부여하고 PBR 1배를 부여하였습니다. 성장성이 있다고 보면 멀티플을 더주고 말고는 시장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민감도 7

가구 부문은 opm 10% 수준으로 고성장, 식품 매출 내년에도 2016년 수준으로 성장

밸류에이션 민감도 7, 단위:억, %, 원, 배 <자료:송종식>

제 기준으로는 가장 낙관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가구 사업이 매출도 성장하면서 opm 10%도 10% 이상을 내주고 식품 매출은 2016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성장하는건데요. PER 멀티플은 13배 정도, PBR은 1.2배 정도 부여했는데 적정가 7만원이 뜨네요. 이 경우 역시 시장이 멀티플을 더 줄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가구가 좋아지려면 특판쪽이 아주 크게 성장하고 시판쪽에서도 매출을 늘리고 적자를 줄여야 하는데 내년에 이 정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 입니다. 그야말로 꿈을 꿔 보는 가격입니다. 호텔 건설이 내년에 부진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전망해서 특판쪽은 의미없다고 보지만 보너스로 붙어주면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이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것이니까요.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보는 것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2년간의 주가 흐름과 P멀티플 <출처:네이버증권, Fn가이드>

동사는 원래 극도의 저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사업 전망 자체가 암울했습니다. 그러던 동사가 2010년에 제원을 인수하면서 2012년부터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제원의 인수가 성공적이었고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주가는 원래 가치를 반영하면서 착실하게 상승합니다.

동사를 시장이 낙관적으로 볼때는 주당 89,90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고 멀티플은 PER 17배, PBR 1.3배까지 상승했던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제원의 성장성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와 가구 사업의 지속적인 부진과 적자로 인해 주가는 33,300원까지 하락한 후 58,700원을 다시 한번 찍고 내려와서 4만원 근처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동사의 투자포인트를 소수만 알 때는 PBR 0.2배에 PER 5배 이하 밸류도 가능했지만 제원이 쌩쌩하게 영업을 잘 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빠지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만, 금융 시장에 '절대'라는 것은 없으니 동사에게 가장 위협적인 '만일'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제원의 역성장이 그것인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주가가 폭락해서 예전의 멀티플을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밸류에이션 요약


앞서 중요 팩터의 민감도 분석을 통해서 밸류에이션을 해보았습니다. 민감도 설정했던대로 보기 좋게 표로 정리를 했습니다. 업사이드는 11월 25일 종가 38,450원 기준으로 계산되었습니다.

2017년 예상 실적 민감도별 적정주가 <출처:송종식>

시가총액이 작고 발행 주식 수가 적어서 실적 민감도 별로 적정주가의 변동폭이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이 적정주가는 제 주관적으로 산출한 숫자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본인이 바라보는 사업의 전망에 따라 직접 밸류에이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극단적으로 회사가 나쁘거나 좋다면 3만원 후반대에서 7만~8만원대도 갈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5만원대 주가가 가장 적절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주관일 뿐 투자 판단에 이 표를 활용하지 마시고 직접 계산해 보시길 바랍니다.

2016년 11월 28일
송종식 드림

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 11월 21일 월요일

네오위즈홀딩스, 3분기 실적 리뷰와 자사주 추가 매입에 대해

3분기 실적 시즌이 끝났네요. 실적 리뷰하기에 살짝 늦은감은 있습니다만 3분기 실적 적자에 대해 간략하게 리뷰할 필요성이 있어서 포스팅을 하나 남기려고 합니다. 아, 그리고 또 자사주 매입 공시가 떴네요. 직전에는 20만주, 이번에는 10만주 매입 공시네요.

오해가 가득한 3분기 실적 적자에 대해


일단 네오위즈홀딩스의 연결 실적은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 매출 453억, 영업이익 24억, 순손실 12억

분기 12억 손실 부분 때문에 주변에서도 말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네오위즈홀딩스는 투자회사입니다. 본인 현금이 직접 빠지는 것도 아니고 장부상 이익이나 손실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회사 밸류와는 큰 관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해1) 별 의미 없는 장부상 손익


네오위즈홀딩스가 자본총계를 늘려가는 방법은 1) 회사를 싸게 사서 - 2) 그걸 비싸게 되팔아 현금을 만드는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네오위즈홀딩스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투자한 회사를 얼마나 불려서 되파냐이지 손익계산서 장부에 찍히는 현금의 유출이나 유입이 없는 순이익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큰 의미는 없지만 시장이 그래도 이 숫자를 아예 무시하지는 않는 듯 하니 왜 적자가 난 것인지 공부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3분기 실적


어쨌든 연결 손익계산서상 찍히는 숫자 대부분이 네오위즈게임즈 관련 숫자이므로 연결 손실도 네오위즈게임즈로 부터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네오위즈게임즈는 3분기에 왜 적자를 냈는지 확인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 네오위즈게임즈 실적(별도) : 239억 / 15억 / 14억 
  • 네오위즈게임즈 실적(연결 지배) : 423억 / 26억 / -14억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게임즈도 별도로는 14억 흑자를 냈다는 부분입니다. 연결로 14억 적자가 났습니다. 사실 크로스파이어 중국 계약해지건으로 실적이 완전히 줄어들거라는 건 시장도 이미 알고 있던 사항입니다. 그리고 크로스파이어 악재는 수년간 게임즈를 괴롭히던 악재이구요. 별도 흑자, 연결 14억 적자면 그래도 제 생각에는 시장이 느끼던 공포에 비해서는 선방한 실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일테구요. 어쨌든 게임즈 연결 적자의 원인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크로스파이어 계약해지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크로스파이어 계약해지로 게임즈의 매출은 절반이 사라질 것임을 시장은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게임즈의 주가도 줄기차게 하락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로스파이어 중국 계약해지의 여파로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영업적자로 전환되리라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네오위즈게임즈는 25억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전년동기의 53억 대비 반토막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고포류 등 캐시카우가 탄탄하게 이익을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크로스파이어의 공백을 채워 줄 새로운 카드들이 빨리 자리를 잡아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부분입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2015년 3분기, 2016년 3분기 영업이익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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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즈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평은. 1) 아이고  yoy 반토막, 2) 그런데 적자 아니니까 생각보다는 선방했구나, 3) 빨리 새로운 게임들이 이익을 내줘야겠다. 이 정도입니다.

과거부터 꾸준히 잡히던 '영업외손실' 연간 80~120억


네오위즈게임즈의 3분기 적자, 나아가 연결로 홀딩스의 14억 적자를 불러온 원흉입니다. "지분법 적용대상인 관계기업과 조인트벤처의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라는 계정을 확인하시면 되는데요. 이 부분에서 매해 80~120억의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3분기 적자의 원흉. <출처:전자공시, 네오위즈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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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업이익이 빵빵하게 나올때는 저 정도 적자는 큰 문제라고 할 수 없지만 이제 크로스파이어도 빠지게 됐고 영업이익이 증발한게 많아서 저 숫자가 꽤나 크게 다가옵니다. 저것 때문에 적자를 냈으니까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저게 어디서 나오는 적자인지 조금 더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분 50%를 보유한 공동기업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 단위:천원 <출처:네오위즈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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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법 적용대상인 관계기업과 조인트벤처의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연결 재무제표 주석에서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의 변동내역" 항목을 보셔야 합니다. 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지분 50%를 보유한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주)'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네오위즈게임즈의 연결 손익계산서의 "지분법 적용대상인 관계기업과 조인트벤처의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 계정 손실의 대부분입니다. 위 그림에서 '당분기'는 '3분기 누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시상 오류인 듯 하네요.

그러면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에서는 도대체 뭘 하길래 매해 저렇게 큰 적자를 내는 건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될때까지 알아봐야죠.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15, 16년 손익계산서
엄청난(!) 매출원가 저게 뭘까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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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감사보고서를 열어보니 대충 게임즈를 짓누르는 적자의 원인이 뭔지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작년 매출이 32억인데 매출원가가 자그만치 106억 입니다. 주석 18번을 확인하라고 하니까 주석 18번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주석 18번. 어마어마한 감가상각비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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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106억의 감가상각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게 장부상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고, 나아가 네오위즈게임즈와 네오위즈홀딩스 적자의 큰 원인이었습니다. 저 감가상각비가 왜 발생하는 것이냐 하면,

오해2) 장부상 적자의 원흉,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건물 감가상각비


네오위즈 판교 타워 <출처:네오위즈홀딩스>

바로, 이 판교 사옥 때문입니다.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645번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현재 NHN엔터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과 부속 건물로 장부상에 기재돼 있는 건물들의 남은 상각액이 1,800억입니다. 앞으로 15년 정도 지나면 감가상각이 끝나겠네요.

그리고, 네오위즈홀딩스와 별 상관없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추가적으로 하나 말씀드리자면 네오위즈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의 부채가 상당합니다.

자본총계 215억에 부채총계 2,442억 입니다. 이 중에서 1,494억이 건물주인 네오위즈게임즈와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로 부터 받은 보증금입니다. 각 사의 보증금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 721억, 엔에이치엔에셋매니지먼트 773억.

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크로스파이어가 없더라도 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 펀더멘탈로는 적자가 발생하기 힘든 사업 구조임을 알았습니다. 문제는 앞서 살펴 본 판교 타워의 감가상각비인데요. 실제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판단됩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보면 손익계산서상의 당기순이익과는 다르게 지속적으로 정(+)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과거 5기 <출처:네이버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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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게임즈의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과거 5개 분기 <출처:네이버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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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오위즈게임즈는 현재 블레스스튜디오의 손실이 조금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블레스 손실은 투자 개념으로 일단은 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블레스가 턴어라운드를 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즈도 내년에 턴어라운드 할 가능성도 높고, 이것저것 볼게 좀 많은 상황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게임즈나 홀딩스나 시장의 오해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해와 리스크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네오위즈홀딩스에서 찍히는 적자는 투자 아이디어와 크게 상관없는 적자입니다.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 이슈이구요. 그런데 홀딩스의 연결 손익계산서를 밸류에이션에 적용하려고하는 이게 시장의 단기적인 오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는 1) 시장에서 네오위즈게임즈와 네오위즈홀딩스를 여전히 연결선상에서 보고 있는 점, 2) 네오위즈게임즈는 실제로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임에도 건물 감가상각비 때문에 찍히는 적자는 장부상이든 뭐든 IS상 적자는 적자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계속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해서 언더밸류를 줄 가능성입니다. 이도저도 사람들 오해풀기 힘들면 홀딩스나 게임즈나 강력한 모멘텀 하나 나와주면 이런 시장의 오해도 단번에 사라지고 뷰도 한번에 변하리라 생각됩니다.

자사주 추가 매입 공시



자사주 취득 공시 <출처: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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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상으로는 소각 계획이 없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그러나 저번 자사주 매입 공시때도 그렇게 기재는 돼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이번에도 소각을 해주면 좋겠네요. 나성균 대표님하고 이사님들 마음이시겠지만요. 최근 들어서 주주환원 정책이 공격적인데 정말 고무적입니다.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야 저번에도 말씀드렸고 더 말해 입만 아플 것 같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리스크는 모멘텀 발현때까지의 기다림


자기 주식 10만주 매입하는 것 포함해서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주식은 885만주로 줄었습니다. 회사는 여전히 시가총액보다 많은 순현금(현금성자산-총부채)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현금자산만큼의 가치만 시장에서 인정 받아도 주가는 기본적으로 2만원 이상 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시장이 너무 모멘텀에 대한 욕구만 강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모멘텀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네요. 어쨌든 시장의 뜻이니 따를 수 밖에요.

기업인수 합병 등 회사가 현금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거나 네오위즈게임즈를 좋은 가격에 매각하거나 하면 모멘텀이 생겨서 주가가 튀겠지만 지금은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 그런지 주가를 쏴주는 주체가 없네요. 주가가 싸다는 부분에는 시장에서 공감대가 생겨서 밑에서 받쳐주는 자금은 꽤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일단은 단기 모멘텀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순현금자산만큼의 가치 평가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리스크는 모멘텀이 언제 발현될지 모른다는 부분인데, 그 부분은 오늘 당장이라도 발현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일단 기다리고는 있습니다. 물론 몇년간 발현이 안될수도 있고요. 하지만 나성균 사장님 사업스타일상 머지 않아서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길 내심 기대해봅니다. 모멘텀이 발현되면 그때는 주식 매수할 기회를 안 줄 것 같아서 주식 들고 심청이마냥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림이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회사에 투자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2016년 11월 21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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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가장 유용하고 공정하며 고귀한 사업의 역사)

최초의 주식 탄생과 그 배경에 대한 성찬


출처 : 네이버 책
주식 투자의 역사가 네덜란드에서 시작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주식을 최초로 발행한 주식회사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이하, VOC)라는 점 역시 마찬가지구요.

한국어 컨텐츠 중에서는 가끔 다큐멘터리나 몇몇 책자를 통해서 VOC와 증권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처럼 당시 상황을 이토록 자세하고 심도 있게 다룬 컨텐츠를 개인적으로 접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1600년대 네덜란드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암스테르담의 무역과 주식 거래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얼마나 디테일하고 방대한지는 굳이 제가 설명드리지 않아도 책을 읽다보면 자연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덧붙여, 이 책은 번역을 진행한 조진서님도 대단한 분입니다. 아무리 좋은 원서라도 제대로 번역이 되지 않으면 폐지로 전락합니다. 한강 작가님이 쓴 '채식주의자'가 영미권에서도 대히트를 쳤습니다. 이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도 일약 영미권에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번역의 중요성은 말할 것 없이 중요합니다.

조진서님은 옥스포드 유학 경험이 있고, HBR한국어판 디렉터, DBR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 다루시는데다 경제 상식이 풍부한 역자가 번역에 참여해서인지 내용 자체도 매끄럽게 읽혀져 내려가고 번역도 전문적으로 잘 돼 있어서 원서의 풍미를 그대로 잘 끄집어 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방에서 편안하게 주식을 거래하기까지..


현대 사회에서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은 매우 편리합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터치나 클릭 한번이면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편리하게 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1602년에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VOC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수 많은 시행착오와 많은 사람의 피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안방이나 길거리에서 편안하게 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틀과, 세부적인 규정들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들은 아니겠죠.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이 막 끝나고..


1592년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에 휩싸입니다. 이후 1598년이 돼서야 임진왜란이 끝납니다. 임진왜란 직후 우리나라에 남겨진 것은 경작지의 황폐화, 인구의 감소 등 전쟁의 커다란 상처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임진왜란이 끝난지 4년째 되던 1602년. 그 시기에 네덜란드는 VOC라는 주식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말자하면 세계 최초의 현대적 대기업의 모습을 갖춘 회사였고 주식회사였습니다. VOC는 누구나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주주모집을 했습니다. 1600년대 초반에는 아시아 구석구석 무역도 열심히 했습니다. 당시에는 VOC도 조선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일본 역시 중간 무역을 부지런히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는 쇄국정책을 펴고 있었고, 중간무역으로 먹고 살던 일본이 VOC가 조선과 교역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VOC가 조선과 교역하는 것은 실패했습니다.

이후에도 VOC 본부에서는 조선과 교역하기 위해 'Corea'라는 이름의 무역선까지 건조했으나 조선과 교역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운항됩니다.

한국에 주식회사 제도가 소개된 것은 거의 200여년이 지난 1880년이었고, 한국 최초의 거래소는 1920년 초반에 만들어진 조선취인소입니다.

현대적인 증권 발행과 거래룰은 이 시기에 거의 다 완성


VOC 역사를 보면서 놀라운 점은 이미 1600년대에 현대적인 증권관련 제도, 규칙, 그리고 매매 기법과 같은 것들이 거의 다 만들어져 나왔다는 것입니다.



공개시장에 증권 발행


VOC가 출범하기 이전에도 동방무역을 하는 프리컴퍼니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살아서 돌아올지 아닐지, 살아서 돌아 온다면 괜찮은 성과를 가지고 올지 아닐지도 모르는 큰 리스크를 안고 항해를 떠났습니다. 비록 리스크는 있었지만 이들은 돌아오는 배에 돈이 될만한 것들을 잔뜩 싣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국내 프리컴퍼니들 간 경쟁이 심해졌습니다.

정부는 자국 프리컴퍼니들 간의 경쟁은 좋지 않다고 보고 이들을 모두 통합해서 국가가 관리하는 체제로 가게됩니다. 출범하게 되는 이 하나의 통합된 거대회사가 바로 VOC입니다. 6개 도시의 상인들이 이 결정에 동의해 준 대신 네덜란드 정부는 VOC에게 해상 무역 독점권을 전부 안겨줍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그 어떤 다른 회사도 VOC의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보호해 줍니다.

VOC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세계 역사상 최초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주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주식 청약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650만 길더의 자본금이 만들어졌습니다. 650만 길더를 구성하는 주주들은 적게는 몇백길더를 투자한 가정부부터 크게는 몇만 길더를 투자한 큰 부자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됐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회사의 지분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고 놀라운 발상이었습니다. 이것은 훗날 현대적인 공개시장에 상장된 주식 회사들의 기초가 됩니다.

최초의 트레이딩


VOC의 지분을 타인에게 최초로 양도한 사람은 얀 알레츠 토트 론덴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청약이 끝나고 대략 6개월 후인 1603년 3월 3일에 발생한 거래입니다. 2,400길더의 청약받은 지분을 마리아 반 에그몬트라는 사람에게, 나머지 600길더를 반 바르숨 부인에게 팔았습니다. 이 사람이 VOC의 첫 무역선이 출항도 하기전에 지분을 판 이유는 회사의 전망을 나쁘게 봐서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청약은 돈 한푼 없이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얀 알레츠는 돈 없이 청약만 한 상태였고, 실제 청약금액을 납부하기에 3,000길더는 너무나 큰 금액이어서 부담됐습니다. 그래서 대금 납부 의무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지분을 매도한 것입니다.

니우어 브뤼흐 다리


지분 거래가 조금씩 발생하면서 생긴 문제는 상인들 간에 매수자와 매도자를 찾는것이 매우 어려웠다는 것 입니다. VOC의 주당 가격은 아직 표준화 되지 않았고, 거래 상대방도 스스로 찾아 다녀야했습니다. 사람들은 니우어 브뤼흐 다리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니우어 브뤼흐 다리에서는 거래 상대방을 찾기가 수월했고 점차 트레이더들이 지분을 거래하는 장소가 되기 시작합니다.

선도거래


당시에는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라고 해서 주식을 보유한다는 개념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물리적인 증서나 증권 형태의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VOC의 주주라면 동인도하우스에 비치된 주주명부에 몇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름이 기재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간혹 청약대금을 납부한 영수증이 발견되면 가끔 '최초의 주식을 발견했다'는 식의 신문 기사가 나오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영수증이 주식일수는 없습니다.

매번 지분 거래를 할 때마다 동인도하우스까지 가서, 공증인을 불러놓고, 지분 거래를 하겠다는 계약서를 쓰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VOC 지분 거래자들은 점차 선도거래를 선호하는 양상이 생겼습니다. 주주명부는 나중에 바꾸고 증서를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기로 합니다. 이는 실로 편안한 방법이어서 후에 VOC의 지분거래가 늘어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루머


당시는 지금처럼 손가락만 움직여도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가 아니었음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사람은 사는 시대였으므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정보의 흐름은 있었습니다. 특히나 많은 루머들이 투자자들 사이를 돌아다녔고 이런 루머들은 실제 거래되는 VOC의 지분 거래 가격에 변동을 심하게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처럼 속 시원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므로 사람들은 늘 정보에 목 말라 했습니다. 그 일례를 들면 라이덴이라는 작은 도시에 사는 렘페뢰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동방무역에 관심이 많았고 VOC지분에 투자한 투자자였습니다. 그는 암스테르담이나 기타 여러곳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늘 궁금해했습니다. 그에게는 벨라에르라는 이름을 가진 처조카가 있었습니다. 벨라에르는 종종 삼촌에게 들르거나 편지를 써서 실크 가격과 VOC에 대한 정보들을 전해주곤 했습니다. 당시에도 이런식으로 정보가 유통되었습니다. 벨라에르는 부자 상인들이 많이 활동하는 지역에 살기도 했고 본인 스스로도 VOC지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니우어 브뤼흐 다리에 자주 가서 여러가지 정보들을 얻어오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또 중요한 정보는 스페인과의 전쟁 관련 내용, 휴전 여부의 내용, 투자한 배가 돌아오는지 여부, 돌아온다면 어떤 상품을 싣고 돌아오는지와 같은 다양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것들과 관련해서 시장에는 늘 여러 루머가 돌았고 이는 VOC지분 가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배당


투자자들은 배당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과거 프리컴퍼니 시절에는 떠났던 배가 돌아오면 막대한 이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해주고 곧바로 회사가 청산되었습니다. 프리컴퍼니 시절 짭짤한 배당의 기억을 잊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VOC에서도 큰 배당 이익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VOC의 첫 배당은 지연되기만 했습니다. 첫 배당의 공지는 청약이 있은지 7년 후의 일이었고 실제 배당은 다시 그 이듬해 4월에 지급되었습니다. 그러나 현금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메이스라는 향신료로 지급이 되었습니다. 당시 주주들이 갖고 있던 지분 가치의 75% 가치에 해당하는 메이스가 배당으로 지급되었습니다. 이 메이스를 일정 기간 찾아가지 않으면 추후에 더 많은 배당을 가져갈 수 있는 권리를 주었습니다.

VOC의 이사진들이 사업 초기에 현금 배당에 인색했던 이유는 프리컴퍼니들과 달리 VOC는 기업이 영원히 존속되길 바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배당을 하는 대신 수익을 CAPEX로 재투자했고 VOC는 날로 커져갔습니다.

공매도


네이키드 숏셀링(이하, 무차입 공매도 또는 공매도) 기법도 이때 등장합니다. 그리고 르매르라는 사람도 등장합니다. VOC보다 먼저 설립돼 활동하고 있었던 프리컴퍼니 중 '14척의 배 회사'라는 무역회사가 있었습니다. 르매르는 이 회사의 이사였습니다. 자본금 170만 길더의 이회사는 여러 편의를 생각해서 후에 설립된 VOC에 흡수합병 되기로 결의합니다.


르매르는 VOC의 초기 설립에도 관여를 하고 지분도 85,000길더나 보유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분은 VOC의 이사들과 분쟁이 생겨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르매르는 상인들에게 지분을 팔기로 약속하고 선금을 받고 에그몬트 안 덴 호프라는 도시로 도주해 도피 생활을 합니다. 여튼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르매르는 VOC의 이사들로부터 박해를 받는다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발견한 여러 항로는 복잡한 여러가지 일이 얽혀 법적으로 사용도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그는 VOC를 상대로 복수를 계획합니다. 굳이 큰 비용과 리스크를 들여 경쟁 회사를 세우거나 하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르매르의 계획은 이랬습니다. 본인만 일을 실행하면 VOC의 이사들이 눈치를 챌게 뻔했기 때문에, 9명의 공범자들을 트레이더로 모았습니다. 이 10명의 팀은 VOC의 지분을 한꺼번에 매도하면서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도거래가 동원됐습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서 회사 경영과 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아주 나쁜 소문들도 함께 시장에 뿌리기로 하였습니다.

주식시장 최초의 공매도입니다. 이들은 차입하지 않은 지분을 적극 이용했으므로 무차입 공매도 기법도 이때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소액주주 운동


르 매르가 사용한 선도거래 기법은 이제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르 매르 일당의 무차입 공매도 공격 역시 VOC 이사진들은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VOC 이사진들은 암스테르담 관할 홀란트 주의회에 악독한 공매도 행위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많은 고아와 과부들이 VOC 투자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음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 논리는 사회적 호응을 얻었고 르 매르 일당은 악당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사실은 VOC이사진들 자신들이 VOC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청원이었습니다.

청원서에는 추가적으로 르 매르 일당의 공격으로 실제 VOC가 위험해 질 수 있으며 VOC가 청산되기라도 하면 지금 네덜란드가 누리는 영광의 시대도 끝나므로 르 매르 일당은 공공의 적이라고 묘사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공화국 의회에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선도거래 계약 시점으로부터 한달이내에 VOC 사무소에 거래내용이 신고되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렇게되면 모든 선도계약을 VOC이사진이 관리할 수 있게 되고 무차입 공매도도 막을 수 있게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VOC지분 거래 시장은 죽게될터였습니다. 당장 주식 중개인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VOC지분을 거래할때마다 VOC 사무소에 가서 일일이 장부에 이름을 쓰고 지우고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자 선도거래를 하는건데 선도거래 마저 이렇게 하게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래 시장은 붕괴될게 뻔했습니다.

거래자들을 내세운 르 매르 일당 역시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공매도 때문만은 아니고 VOC의 무능한 경영진과 이사진들이 문제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한 경영진들은 회사의 비용을 무분별하게 쓰고 있고 부도덕하다고 비난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르 매르의 공매도 활동부터 이런 전반적인 활동은 현대의 소액주주 운동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주가 조작과 장부 조작


람프는 1602년 VOC가 설립될 때 부터 암스테르담 사무소의 회계장부 책임자로 일해왔습니다. 부업으로 주주들간의 지분 거래가 있을 때 마다 이를 기록하는 업무도 맡았습니다.

지분 거래 기록은 VOC이사들을 증인으로 세워야 업무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몇년간 람프는 일을 잘 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분 거래가 있을 때 마다 이사들을 불러야 하니 이사들 본인도 번거롭고 람프도 이게 슬슬 번거로워졌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이사들은 지분 거래가 있을 때마다 왔다갔다하는게 귀찮으니 장부를 확인도 하지 않고 대충 싸인만 하고 냅다 자기방으로 가 버렸습니다. 어쨌든 이사들의 싸인이 있어야 거래가 가능했으니 이사들은 이런식으로 싸인만 대충해주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되었고, 사실상 지분 거래 장부는 람프 혼자 관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장부의 최신 내용도 람프만이 알고 있었죠.

르 매르의 작전팀 멤버이던 한스 바우어는 르매르와 진행하는 공매도 업무가 따분했습니다. 한스 바우어 생각에 장부를 조작해서 가짜 지분을 팔면 아예 떼돈을 벌 것 같은 계산이 생겼습니다. 한스 바우어는 람프와 결탁하여 장부 조작 작전을 개시합니다. 이들은 1610년 3월 말까지 약 33,300길더의 유령 지분을 트레이더들에게 팔아 큰 돈을 챙겼습니다. 당시 바우어가 1년간 고급저택을 빌리는데 들어간 비용이 300길더이니 얼마나 큰 돈을 가로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헨드릭 데 카이저 거래소의 등장


1611년 담 광장 남쪽 로킨 가에 세워진 상업거래소 건물입니다. 이 건물이 세워지면서 이제 VOC지분 거래자들은 니우어 브뤼흐 다리 위나 성 올라프 성당에 가지 않아도 됐습니다. 다리위는 온갖 상인들이 뒤엉켜서 엉망이었습니다. 거래소가 등장하고나서 한결 더 좋은 환경에서 거래자들이 모여 수월하게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점은, 새로 지어진 상업거래소 건물은 튼튼하게 지어진 듯 했지만 바닥이 자꾸 허물어져서 지어진지 얼마 못 가서 철거됩니다.

그 외 사건들


앞에서 일부 살펴본 것 처럼 VOC의 운영과 지분 거래 과정에서 현대적 주식 투자의 다양한 법률과 규칙과, 금융 기법들이 대부분 만들어졌습니다.

앞에서 일일이 언급하지 못했지만 책에서는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동방 무역 활성화로 인해서 거래가 활성화되며 버블 징후가 나타나고, 여러가지 정치, 경제적 변화와 시장 붕괴로 공황이 오고, 주가가 폭락하자 매수자의 매매 무효 소송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켓 메이커들도 나오고 표준화된 거래 개념도 등장합니다.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제도도 생기고, 초보적인 옵션과 레버리지 개념의 거래 방법도 등장합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하지 못했지만 책을 보시면 더욱 디테일하고 역동적인 초기 주식 투자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전성기를 함께하다


17세기는 네덜란드의 황금기였습니다. 얼마 후, 세계 최강대국이 되는 영국과의 해전에서 승리했고, 운하가 완성됐으며, 사회 각 분야가 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무역업 역시 번영했고, 구매력이 떨어지는 타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구매력은 나날이 향상됐습니다. 투자 여력이 높아진 네덜란드 국민들은 VOC 지분에 투자를 했고 VOC 지분 가격은 버블 수준으로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나무위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총을 자랑하는 동인도회사)

동남아, 동북아, 남아공 등 지구 곳곳 다양한 곳에 진출하여 무역을 하던 네덜란드는 북아메리카에도 진출합니다. 북아메리카에는 1612년에 진출하여 '뉴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를 만듭니다. 그 도시는 현재 뉴욕입니다. 이렇듯 지구의 바다를 누빈 VOC의 전성기는 네덜란드의 최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주식 투자의 본질을 이야기하다


17세기 암스테르담은 우울한 중세도시의 전형이었습니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현대적인 주식 투자 용어들을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어디에서 누굴 만나도 주식 이야기 뿐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당시 주식 열풍을 '스포츠'에 비유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당시 암스테르담의 투자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뿐 아니라 주식 투자의 본질을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습니다.

초기 기업은 늘 자금이 필요합니다. 자금은 외부에서 두가지 방법으로 조달합니다. 돈을 빌려서 빚을 지거나 보통주 투자자들을 모아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법입니다. VOC는 영리하게도 빚을 지지 않고 지분을 팔아서 자본금을 확보했고 대기업이 최초로 일반들을 주주로 끌어모은 사례가 됩니다.

크고 작은 돈을 회사에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한 투자자들은 아시아로 떠난 배가 돌아올지 아닐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에 모험을 겁니다. 배가 돌아오면 투자한 돈은 몇배로 불어날수도 있고 배가 중간에 침몰하거나 회사가 망하면 돈을 잃는데, 현대의 주식투자가들이 회사에 투자를 하면서 겪는 리스크도 이와 동일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투자에 따르는 본질적인 리스크는 무엇인지, 주가는 무엇에 따라 움직이는지, 배당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이고 배당이 투자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루머는 시장에서 어떻게 유통되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자동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투자 기술을 다룬서적도 아니고 역사책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투자와 관련된 기본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목차


  •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 17세기 연표
  • 주요 인물 및 주요 장소
  • 암스테르담 지도
  • 책을 소개하며
  • 1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
    • 17세기 암스테르담, 가장 좋은 투자 교과서
  • 2장 새로운 회사
    • 최초의 대기업, 누구나 이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다
  • 3장 초창기의 주식 거래
    • 모호한 루머, 지연되는 배당
  • 4장 주주들의 분노
    •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이사들
  • 5장 사기
    • 주가 조작과 장부 조작
  • 6장 첫번째 투자 열풍
    • 동방무역의 활황으로 인한 금융 시장의 황금기
  • 7장 유대인 트레이더들
    • 본격적인 금융 비즈니스가 시작되다
  • 8장 정보
    • 누가 더 빨리, 더 똑똑하게 움직이는가
  • 9장 트레이딩 클럽
    • 전문 트레이더들과 비공개 회원제 클럽
  • 10장 투기
    • 옵션과 선도 거래로 인해 커져가는 위험
  • 11장 위기
    • 두 번의 금융 위기, 주식 거래의 위험성을 깨닫다
  • 12장 다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
    • 서스펜스와 드라마가 있는 주식 거래
  • 에필로그
  • 감사의 인사, 그리고 연구 방법에 대한 해설
  • 용어 설명
  • 이미지 출처
  • 참고문헌

저자 로데베이크 페트람에 대해


경제학자이자 역사학자 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행해졌던 무역과 주식 거래에 대한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암스테르담과 금융사 덕후로서 17세기 암스테르담에서 일어난 금융에 대한 지식만큼은 세계에서 손꼽는 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6년 11월 1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