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5일 토요일

투자에 필요없는 걱정과 편견들

이미지 출처 : masslib.net

코스닥 소속 기업


투자 경력이 오래되신 제 주변 어르신들도 그렇고 온라인에서도 그렇고 '코스닥 소속 기업은 투자하면 안된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봅니다. 그분들만의 투자 철학은 인정합니다. 다만, '코스닥 기업은 모조리 형편없는 기업이다', '코스닥 기업의 오너들은 부패하니 회사가 일순간 사라질 수 있다.', '코스피 회사가 안정적이다.', '큰 회사에 투자하는 게 마음 편하다.' 와 같은 생각은 정말 뿌리 깊은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중에도 영업 실적이 형편없고 빚투성이 기업이 있는가 하면,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중에서도 무차입 경영을 하면서도 매해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익을 잘 뽑아내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좋은 기업은 시장을 가리지 않습니다. 편견으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다면 190조 원짜리 시장에서 인생을 바꿔줄지도 모르는 다이아몬드를 찾을 기회를 영영 포기하는 거라 봅니다.

그리고 대기업이라고 무조건 안정적이라는 편견도 버려야 합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중후장대 산업을 많이 영위해 왔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은 중국의 습격으로 휘청거린 지 오래입니다. 적자투성이 대기업도 많고, 매해 빚이 쌓이는 대기업도 많습니다. 회사 간판만 보고 투자하다가는 큰일 납니다. 회사가 크냐 작으냐는 투자를 할 때 크게 고려할 요소가 안됩니다.

회사가 5년 후나 10년 후에 지금보다 더 성장해 있을 것인가? 부채는 적절히 쓰고 있는가? 매출은 증가 일로에 있는가? 이익을 잘 내는가? 매해 꾸준히 실적을 내는가? 제품과 서비스는 시장 경쟁력이 충분한가? 경영진의 도덕성과 태도는 어떠한가? 같은 기업의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해야 합니다.

액면가


'액면가 500원 짜리 주식이 5만 원이 넘네. 비싸지 않아?' 라고 묻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사실 투자를 하시면 안됩니다. 투자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투자 의사 결정을 판단하는 데는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아주 대표적으로 2가지를 고려하자면 EPS와 BPS입니다.

모두 잘 아시는 주당 수익력과 주당 순자산가치 부분입니다. 투자를 할 때는 주식 당 (미래의)수익력과 자산가치를 중심으로 보면 되는데, 투자를 하면서 주식 발행 당시의 액면가를 따지는 것은 정말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상하한가 제도 30%


'상하한가 제도 30%가 시행되면 시장은 아비규환이 된다.'라며 호들갑을 떠는 전문가들을 보았습니다. 정말 호들갑입니다. 일례로 상하한가 제도가 없는 미국 주식 시장은 시장 변동성이 한국보다 작습니다. 폭이 좁은 상하한가 제도 덕분에 작전 세력이 작전을 구상하기가 되려 더 쉬운면이 있습니다. 이제는 작전을 하는 팀들도 작전을 하려면 더 많은 자금을 동원해야 합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상하한가 15%일때보다 주가 조작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지요. 호가 10개를 올리는데 들어가는 자금과 20개를 올리는데 들어가는 자금, 어디가 자금이 더 들어갈까요. 상한가 진입 후, 상한가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도 갑절로 들어갈겁니다.

그런면을 떠나서라도 가치투자자들에게 상하한가 제도가 있든 말든, 또는 작전세력이 들어와서 주가를 급등락 시키든 말든, 그런 부분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출렁거리더라도 아주 긴 시간을 놓고보면 잔파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믿고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에게 잠깐 동안 부는 바람이나 잔파도는 아예 무시해도 되는 부분입니다. 작전팀이 들어와서 지지고 볶든, 테마가 붙어서 난리를 치든 말든 그냥 무시하면 됩니다. 기업의 본질 가치에 집중합시다.

기관, 외국인 수급


개인적으로는 기관, 외국인 수급을 ('전혀'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거의 안 봅니다. 그럼에도 투자를 하는데 하등 문제가 없었습니다. 기관이 사건 팔건, 외국인이 사건 팔건 상관없습니다. 그런건 몰라도 됩니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잔파도는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관련해서 기관이나 외국인 매수/매도세는 별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심지어 기관이나 외국인들도 실력이 천차만별입니다. 개인투자자보다 못한 펀드매니저나 외국인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필요없는 지표를 가지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비행기에 달고 비행기 조종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매일매일의 코스피 시장 등락


언론에서는 매일매일의 시장 등락을 알려줍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에서 장마감후에 꼬박꼬박 시장 등락 시황이 올라옵니다. 기관이 얼마를 팔았고, 외국인이 얼마를 샀고, 지수는 몇 포인트가 올랐고... 하아. 이것도 정말 의미없습니다.

투자자는 기업에 집중을 해야지 주식 시장 등락에 일희일비하면서, 그것을 투자의 나침반으로 삼으면 안됩니다. 참고 삼아서 보는 정도는 괜찮습니다만 투자 의사 결정에 직접 도구로 쓰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의미도 없습니다.

공매도


내가 주식을 샀다고 해서 사자마자 올라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세야 잠시 오르락내리락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많은 분들께서 공매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공매도 덕분에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공매도 세력들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계속해서 숏 포지션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공매도의 손실은 이론적으로는 무한대니 주식 롱온리 포지션만 가지고 있는 개인투자자들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게 포지션을 구축합니다. 또, 포지션 청산 시에는 주식을 다시 사들여서 갚아야 하므로 롱 포지션 보유자들에게는 숏커버링이라는 달콤할 꿀통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주 장기적으로 봐서 기업의 성장과 주가의 궤는 같이 한다고 보았을 때, 공매도로 누를 수 있는 주가 수준은 제한적입니다.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싸져서 매수할 기회는 생길지언정 공매도로 인해서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훼손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열을 올릴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2015년 4월 25일
송종식 드림

2015년 4월 15일 수요일

대정화금, 화학 섹터에 묻혀있기엔 아까운...

경고 : 본 자료는 올 초에 작성된 자료입니다. 시차가 있습니다. 또, 본 자료는 기업 분석용 자료입니다. 종목 추천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는 주가가 단기 급등한 상태입니다. 이 글을 읽고 추격 매수 하시는 일이 없도록 당부드립니다. 회사가 아무리 좋아도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면 나쁜 주식을 산 것입니다. 본인의 확실한 판단하에서만 매수/매도하시길 당부드립니다.

모든 슬라이드는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정화금이라고 하는 다소 생소한 회사입니다. 화학 섹터에 묶여있습니다만, 전방 산업들이 매우 고성장하는 산업들입니다.


원료의약품과 시약을 제조,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사실상 회사 제품 전체를 시약이라고 보면 됩니다.


약식 밸류 체인은 심플합니다. 원/부재료를 구매해서 만들어 팔거나, USP등으로 부터 시약을 수입해서 국내에 유통하고 있습니다.


소량의 주식을 매입해 놓고 회사를 처음 분석할 때는 시가총액이 582억 원이었습니다. 실적은 느리지만 꾸준히 상향되고 있습니다.


군소 업체들을 제외하면 상위 3사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습니다. 동사는 시장 3위권에 머물다가 2009년부터 시장 1위 지위를 획득한 후 갈수록 후발 업체들과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습니다.


발행 주식 수 는 580여 만주입니다. 이 중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53%를 가지고 있으니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은 280여 만 주입니다. 문제는 BW가 조금 있다는 점 입니다. 뒤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동사의 주요 매출처입니다. 화장품, 제약, IT, 바이오 등 고성장 하는 다양한 산업들입니다. 시약이 R&D를 필요로 하는 회사에 팔려나가는 만큼 연구개발 중심으로 성장하는 회사들과 긴밀하다 생각됩니다.


2014년 기준으로 동사 매출이 발생하는 전방 산업별 비중은 제약, 화학, IT, 기타 순으로 4:3:2:1 비율입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최근 영업 -> R&D 중심으로 체질을 급속히 바꾸고 있습니다. 제약사들의 R&D가 늘어나면 동사의 업황은 좋아집니다.


제약사들은 국내 시장 포화, 정부 규제, 제네릭 시장의 한계 등에 봉착해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신약 개발 R&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아직은 동사 매출 비중에서 미미하지만 바이오 시장의 규모 확대는 동사에게 도움이 되는 시대 변화입니다. 바이오 자체가 막대한 R&D 투자금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2010년 기준으로 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이오 의약(39%)와 바이오 식품(38.5%)입니다. 생명공학 기업의 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R&D 투자비 지출을 보면 IT와 BT쪽 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사는 5,000여 자체 개발 시약을 비롯해서 3만 가지가 넘는 제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매출을 차지하는 제품은 아세토나이트릴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입니다. 제품 매출 포트폴리오가 잘 분산돼 있어서 매우 안정적입니다.


동사는 거래처 분산도 잘 돼 있습니다. 특정 회사에 휘둘려 영업 환경이 악화될 일이 전혀 없습니다. 화학, 제약, 화장품 등의 산업을 비롯해서 동사와 거래하는 업체는 3,000개가 넘습니다.


환율의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동사는 2008년 금융 위기때 더욱 높은 매출 성장을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경기가 위축될때 매출이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부침이 없는 꾸준한 실적이 동사의 자랑입니다. 2012년에는 한미FTA, 제약사 약가인하로 인해 일시적으로 매출이 줄었습니다. 아직은 제약사들의 업황을 따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500억 원을 투입하여 안산 시화공단에서 음성 오선산업단지로 공장이 이전 증설되고 있습니다. 2018년까지 매해 100억 원의 CAPEX가 발생할 예정이므로 현금흐름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겠으나 미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면 투자포인트라고 봅니다. 다만 회사에서 정확한 투자 규모나 공사 진행 사항, 공장 활용 계획과 증설되는 CAPA 수량 등을 공유해주지 않아서 이 부분은 추후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CAPA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가동률이 2011년에 많이 떨어졌습니다. 제약사 약가인하 후폭풍으로 봅니다.


세계 시약계의 표준을 써나가는 USP의 내수 제품 유통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안정적인 수입원입니다. 다만 리스크는 머크가 그랬던 것 처럼 USP가 한국 시장 직판 선언을 하며 동사는 큰 타격을 받습니다. 그래서 동사는 자체 시약을 하나씩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는 5,000여 가지 시약이 자체 생산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공장 자동화 수준이 미비해서 자체 제조 시약보다는 USP제품 유통에서 나오는 마진이 더 높은 실정입니다.


현재 주가가 희석될 수 있는 BW의 수량은 1,182,382주 입니다. 현재 1회차 리픽싱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만약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려 리픽싱이 끝까지 간다면 BW물량은 최대 1,753,617주까지 늘어나서 주가를 23% 정도 희석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에서도 확실하지는 않으나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 부분이 '주가가 오르고 있으니 BW가 상환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제약 업황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습니다. 제약사가 일단 R&D 투자비를 줄이면 동사에게는 악재입니다.


동사는 USD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달러가 상승하면 동사의 영업 외 수익이 커집니다.


달러원 환율과 동사의 당기순이익률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3년의 경우에는 자회사인 대정이엠을 GS에 매각하면서 받은 돈 때문에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급증했습니다. 일회성입니다.


전방 산업들이 고성장을 함에도 불구하고 동사는 크게 고성장을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시약 시장의 수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약의 기술적 해자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있습니다.


HPLC용매, 화장품 소재, 식품첨가물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진행중이거나 준비중에 있습니다.


부채는 꾸준히 줄고 있고 유동비율은 높아가고 있습니다. 낮은 부채에도 불구하고 ROE가 두자리대를 유지하는 모양새고 CCC도 꾸준히 줄었습니다. 재무구조 자체는 매우 훌륭합니다.


본 밸류에이션은 저의 주관적 판단이니 이를 토대로 투자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참고만 해주세요.


거래량이 붙으면서 우상향 추세를 만들어갑니다. 선수들이 입장을 했군요.


주봉상으로는 전고점 근처까지 올라왔는데, 글을 쓰는 현재는 돌파를 해버린 상황입니다. 화장품과 엮였군요. 화장품 테마 과열입니다.

감사합니다. 본 프레젠테이션의 작성자는 송종식이며, 상업적 이용을 제한합니다. 비영리 학습 목적으로는 얼마든지 퍼 가셔도 좋습니다.

2015년 4월 15일
송종식 드림

주의사항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암사도서관의 우산 도둑

여름으로 진입 중이다. 가뭄 해갈을 재촉하는 비가 자주 온다. 다행이다. 어제도 비가 많이 왔다. 그런데 어제 내린 비는 우리 집 식구들에게는 꽤 아픈 비였다.

소희는 암사도서관 유아도서실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주 데려간다. 오전에는 내가 자주 데려가는데 어제는 와이프가 데려갔다. 책이 젖으면 안되므로 도서관 입구 우산 꽂이에 우산을 보관하고 입장한다. 당연한 규칙이다. 유아도서관은 어린이자료실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있다. 소희가 특별히 좋아하므로 어제도 와이프는 소희와 거기서 시간을 보냈나 보다.

한참을 놀다 나오니 우산이 없어졌단다. 소희와 와이프는 비를 흠뻑 맞으면서 귀가했다고 한다. 그 연락을 받고 암사도서관에 연락해서 CCTV 영상 열람을 요구했다.

CCTV 영상을 보니 우산 도둑은 의외의 사람이었다. 30대 중후반 ~ 40대 초반쯤 되는 아주머니였다. 위층 열람실에서 자연스럽게 내려와서 아무렇지 않은 듯 우산을 채갔다. 그렇다고 차림새가 허름하지도 않았다. 중산층 이상 되는 고급스러운 차림새였다. 와이프와 나는 소위 멘붕에 빠졌다.

우산만이라도 찾고자 했는데 아마도 우산을 못찾을 것 같다. 그 우산 도둑 아주머니는 단지 본인이 비를 맞기 싫어서 우리 우산을 훔친거다. 본인은 비를 피했겠지만 정작 우산 주인들은 비에 젖은 생쥐꼴로 겨우 집에 도착했다.

어쨌든 그러한 목적으로 우산을 훔쳤으니, 그 우산은 자기 집 근처 어디에서 처참하게 버릴것이 분명하다. 들고 다녀봐야 후한만 생길 테니. 속상하다. 흠.. 그런데 CCTV가 돌아간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나보다.

고급스러운 차림새의 아주머니가 단지 본인이 비에 젖기 싫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의 우산을 훔쳐가는 모습은 당분간 못 잊을 것 같다. 세상 참 별의 별 사람이 다 있다지만..

나는 장중에 주식 매매를 많이 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래서 낮에 소희와 있는 시간이 길다. 그리고 도서관에도 자주 간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 다니면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자주 본다. 아기 엄마들, 취업준비생, 재수생과 같은 사람들이다.

걱정스러운 모습들을 자주 목격한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일부 아기 엄마들은 자기가 있던 자리를 어질러 놓고도 뒷정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뜬다. 만나기만 하면 이것저것 자랑하기 바쁘고, 여러 가지 신경전에 온 정신을 곤두세우는 모습이 재미있다. 누가 학원을 더 많이 보내느냐 하는 의미 없는 이야기도 경쟁거리가 된다. 진학할 초등학교 학군에 대해 열띤 토론도 마다 않는다. 그게 무슨의미가 있지? 그걸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어떻게 클까.

도서관에 다니며 공부하는 젊은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친구들보다 똑똑한 친구들일것이다. 공부를 하려는 의지들이 있으니. 그런데 '머리에 활자만 많이 밀어 넣으면 뭘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성공부'가 필요한 친구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아기가 지나가는데 유리로 된 두꺼운 문을 자기만 쏙 지나가고 그냥 놓고 가버려 사고 위험까지 몰고가는가 하면, 얼굴에는 웃음이나 여유를 찾기 힘든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일일이 다른 뒷 사람들이 지나가라고 문을 잡아주는 내가 바보인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타인의 작은 실수는 곧잘 도서관 운영진에게 고발 형식으로 제출된다. 고발 내용을 보면 책장 넘기는 소리나 연필로 필기하는 소리도 시끄럽다고 한다. 필기도 아주 조심스럽게 해야한다. 이리저리 떠밀려 책상머리에 앉아 있으니 예민한 건 이해하지만 벼슬이 따로 없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는 청소하는 분에게 '청소따위나 하는게 자랑이냐'하는 이야기도 그 학생들(청년들?)입에서 나온다. 공부도 중요하고 실력도 중요하고 스펙도 중요하지만, 애티튜드가 엉망이라면 모래성 위에 쌓아올린 공든탑일 뿐이다.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인성과 애티튜드는 본인이 공부를 아무리 잘 해도 인생 언젠가 반드시 발목을 잡아 수렁으로 끌어내리는 기폭제가 된다. 그런 인성으로 공부 잘해서 고위 관료가 되면 뭐하나.

아무튼 몇몇 사람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각박한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개인주의가 만연한다고 하지만 인정이 메말라가는 시대상을 보면 여러모로 안타깝다.

2015년 4월 15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