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4일 금요일

대한약품 3분기 실적 체크

별로 하는것도 없는데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네요. 벌써 공기는 차가워져 겨울을 예고하고 있네요. 12월 결산법인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왔습니다. 제가 보유한 기업들도 속속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를 이끌어왔던 중후장대 산업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큰 우려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에는 전방회사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전방회사들이 무너지면 그 회사들과 거래하는 많은 회사들도 어려움에 처하고 이것이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켜 우리나라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거라는 우려감이 있었습니다

저나 시장 참여자들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의외로 3분기에 괜찮은 실적을 내는 기업들이 많아 놀랍습니다. 주식 시장 참여자들만 환희와 공포를 왔다갔다하지 회사는 묵묵히 자기 할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2014년 3분기 실적 요약


동사 3분기 실적 팔로업 합니다. 시장 컨센서스에도 부합하고 제 개인적 예측보다도 실적이 잘 나와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약품 3분기 실적 요약 <출처:대한약품>

3분기 매출은 289억, OP 40억, NP 30억이 나왔습니다. 제가 추정한 3분기 실적 283억 매출과 20억 순이익에 부합했고 NP의 경우에는 제 추정보다는 더 나은 실적이 나와주었습니다.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외형 성장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NP는 더욱 빨리 개선되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하는 가운데 분기 NP증가율이 y-y 345.98%나 증가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기저 효과에 의한 것입니다. 작년 3분기 당시 신공장 증축을 위해서 구공장 멸실을 했습니다. 이로인해 일시적 손실이 반영돼 순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순익이 345% 이상 급증한 것으로 계산됩니다. 보통 IR에 적극적인 회사 같으면 이런 것도 홍보 자료로 이용해서 주가 부양에 사용하겠지만 동사는 IR에는 크게 적극적인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조용합니다.

최근 동사에 대한 특별한 소식은 없으므로 꾸준히 편안한 마음으로 동사 주식을 보유합니다.

제 기대치에 비해 실적이 잘 나와주었지만 제 기대치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익 추정과 밸류에이션은 직전 분기에 했던 것을 동일하게 유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목표가를 27,000원~31,000원 사이로 잡아놓고 지속 보유할 생각입니다.

2014년 11월 14일
송종식 드림

연관글


주의사항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플랫폼에 대한 짧은 메모

소프트웨어 계통에 있는 사람들 입에서는 십수 년 전부터 '우리는 서드파티가 아니라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어릴 적부터 그런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플랫폼 지향 경제로 가야 한다는 논의는 대중 일반에게는 관심 밖에 있다가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회사가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에야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리는 것 같다.

타인들보다 반걸음 정도 트렌드에 빠른 사람들이 플랫폼을 소개할 때 보면 다양한 전문 지식과 아름다운 이상적 이야기들을 끌고 온다. 그런데 사실 플랫폼이라는 게 그렇게 전문적인 지식이나 아름다운 이상을 동원해서까지 미화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일단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플랫폼의 자질을 갖춘다. 출발은 이거 하나다. 무조건 사람을 많이 끌어모아야 한다. 그 수단이 무엇이 되던지는 각자 전략에 따르면 된다. 쌍방거래 시스템을 갖추거나 그 이외에 다양한 기술이나 API를 갖추는 것은 먼저 준비해도 되지만 반대로 일단 사람을 모으고 난 뒤에 해도 된다. 심지어 어떤 플랫폼 하위에 있던 서드파티 게임도 사람만 많이 모으면 독립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핵심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무언가'다.

흔히 알고 있듯이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네이버 검색엔진, G마켓이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심지어 강남역 일대 상권도 플랫폼이고 대학교나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도 플랫폼이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는 우리나라가 옥션이나 G마켓을 통해 중국보다 먼저 전 국민에게 자리를 잡았다. 후발주자인 알리바바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회사인데 IPO를 하면서 단숨에 세계 최고 규모의 IT회사가 되었다. 이것은 앞서 이야기했듯 알리바바를 이용하는 중국인의 머릿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국가라는 플랫폼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많은 피를 보아야 한다. 구글은 백링크 분석이라는 작은 서드파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검색, 모바일 소프트웨어 유통, 온라인 광고 유통, 브라우저 등의 분야에서 여러 개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왜 다들 플랫폼이 되려 하는지는 간단하다. 플랫폼이 되면 적은 노력에 비해서 막대하고 꾸준한 금전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서드 파티들간의 거래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 플랫폼을 소유하면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생기고 후속 서비스도 손쉽게 흥행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의 소유자는 타인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이 생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국가라는 플랫폼은 한 국민(서드파티)의 인생을 감옥에 가두거나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망가뜨릴 수 있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게임으로 먹고 사는 회사(서드파티)의 앱을 임의로 삭제해버리는 방법으로 해당 개발자나 회사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 검색엔진이라는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검색결과 페이지에서 특정 업체를 제거해버리는 방법으로 해당 업체가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도록 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에 종속된 서드파티는 플랫폼의 선택에 따라 스타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알거지가 되기도 한다.

플랫폼을 가진 업체는 자신이 원하는 목소리는 전 세계에 널리 퍼트릴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수백만의 서드파티들의 목숨은 파리처럼 잡아버릴 수 있다. 이것이 플랫폼의 위협이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초기에 활성화 시키는 과정에 대해 많은 전문가가 이상적 신념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현실적 가치에 무게를 둔다.


주식거래자(서드파티)들의 플랫폼인 증권거래소는 더 많은 서드파티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대박을 터트린 개인 투자자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홍보한다. 이 홍보를 보고 더 많은 서드파티가 주식으로 대박을 치는 꿈을 꾸며 주식 시장이라는 플랫폼에 서드파티로 참여한다. 주식 거래자의 반대쪽 서드파티인 기업들도 상장을 통한 대박을 노리며 주식 시장에 진입한다. 카지노라는 플랫폼도 비슷한 방식을 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웹 개발자들이 애플의 iOS 서드파티 개발자로 넘어가게 된 방식도 이와 유사하다. '1인 개발자가 아이폰용 앱을 만들어 한달에 4천만원을 번다는 식'으로 초반에 앱스토어에 대한 홍보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저런 기사를 보고 개발 좀 하신다는 분들은 너도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폰 개발자로 전향하던 시기가 떠오른다.

구경제 패러다임으로는 애플이 해야할 일을 세계에 퍼져있는 많은 개발자들이 애플 대신 해주고 애플은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한 통신사는 자체 앱스토어를 흥행 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무조건 앱을 찍어내서 갯수 맞추기'를 택한 것으로 안다. 앱 개발사에 '이런저런 앱 200개를 찍어내 주세요.' 하는 식으로 하청을 줬다. 이렇게 만들어진 앱들은 조악했다. 단순히 '우리 마켓에는 앱이 몇개 있다.' 하는 식의 홍보에는 한 줄 정도 활용됐지만 이용자들은 이런 조악한 앱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는 플랫폼을 만들 수 없다. 애플처럼 '서드파티에게 얼마나 지속해서 많은 금전적 이익을 줄 수 있는가?'가 핵심이 돼야 했다. 그런점에서 서드파티 앱 개발자들과 이익을 배분하는 애플의 전략은 천재적이었다.

전세계 수 많은 웹사이트 관리자들에게 광고를 나눠주고 광고를 노출한 만큼 광고수익을 배분하는 산뜻한 전략으로 단숨에 온라인 광고의 판도를 바꿔놓은 구글의 전략도 이와 유사하다.(물론 앱스토어 보다는 애드센스가 더 빨리 출시된 서비스다)

그리고 그 서드파티 관리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 위에서 자동으로 굴러가도록 만들었어야 한다. 지금이야 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정치하시는 분들부터 주류 언론사의 PD님들에게까지 플랫폼 이야기가 오르내리게 돼 다행이다. 영향력 있는 분들이 관심을 가지면 대중들에게도 널리 그 사상이 전파되니까. 모두가 서드파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플랫폼 지향적 관점을 가지고 일을 하면 우리나라도 먼 미래에는 좋은 플랫폼을 많이 가진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도 그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류 콘텐츠에 열광하는 수많은 세계 시민, 수 억 명의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간혹 샤오미의 MIUI를 들어 삼성의 전략을 평가절하하는 분들이 있지만, 삼성도 방향을 살짝만 틀면 엄청난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기업), 세계 모든 대륙의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리고 세계 최고의 한국산 게임들…. 그리고 등등.

주식 이야기를 한마디만 하자면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종목에 돈이 몰릴 것이다. 지금부터 잘 찾아봐야 한다.

2014년 11월 10일
송종식
2014년 11월 4일 화요일

한 경매인 일가족의 죽음을 보며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인천의 한 일가족이 자살을 했다. 그 가족의 가장은 경매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사업이 신통치 않아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고 한다. 주택을 16채나 소유했는데 자산 대부분이 부채였던 것 같다. 월세가 걷히지 않았거나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아 현금 흐름이 나빴던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투자는 본질적으로 현금이 풍부한 사람이 하지 않으면 주식보다 더 위험한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대출을 권장하고 주택하나에 큰 돈을 몰빵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인구 성장이 멈춘 시기에 20~30년전 패러다임으로 투자하는 건 자살 행위다.

문득 경매에 미쳐있던 내 과거가 떠올랐고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결혼전에 나는 부동산 경매에 미쳐있었다. 시중에 나온 부동산 관련 책은 다 찾아 읽었다. 지금은 머리속에 주식 생각뿐이지만 그때는 경매 생각 뿐이었다. 공인중개사 공부도 하고 민법 공부에도 푹 빠졌다. 현장 답사도 열심히 다녔고 업계에서 성공하신 분들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만났다.

이 에너지는 결혼후에도 이어져 쭉 경매에 푹 빠졌다. 둘이서 참 부지런히 임장(현장답사)을 다녔던 기억이 난다. 천안이나 대전까지 내려가서 해뜨기 전 오전부터 해질 무렵 저녁까지 쉬지 않고 경매 물건들을 보러 다녔다. 점심도 거르고 신발이 닳도록 돌아다녔다.

그때 얻은 경험과 추억은 지금도 귀하다. 참 세상은 넓고 별의 별 사연도 많구나 하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투자를 할 때는 현장을 답사해서 직접 내눈으로 투자 대상의 실체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도 임장을 하면 할수록 절실히 느꼈다. 사진이나 서류상에서 느끼는 부분과 실제로 현장을 봤을 때 느끼는 부분은 분명 매번 달랐다.

그렇게 열심히 임장도 다니고 법정에도 드나들었지만 투자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기껏해야 실거주 목적으로 서울에 집 한채를 낙찰받은 정도가 가장 마음에 드는 성과였다.

임장의 열정을 법정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법정에 갈때마다 경매에 대한 나의 열정은 식어가고 있었고, 어느덧 부동산 경매에서 손을 떼게 되었다.

경매에서 손을 뗀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경쟁에 관한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성에 대한 부분 때문이다.

나는 천성적으로 경쟁을 싫어한다. 그리고 물건의 본래 가치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것도 싫어한다. 어쩌면 처음부터 내 몸에 맞는 옷은 주식 가치투자자였을지도 모르겠다.

부동산 경매 시장이 언제부턴가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실제 입찰자와 학원에서 온 수강생 등 여러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 경매 법정은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찼다. 법정이 몰려온 인파를 수용할 수 없어서 법정 복도까지 사람들로 인산인해가 되었다.

사진 출처 : 중앙일보 <joins.com>

아니나 다를까 매번 고가 낙찰도 속출했다. 1억 5천짜리 빌라에는 수 십명이 몰리는 일이 흔했고, 서울의 어지간한 10억대 아파트도 수십명이 응찰하여 고가 낙찰 받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실 수요자가 아닌 단순 투자자라면 저래서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쟁이 심했다.

내 자금 수준에서는 이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저가 낙찰을 받아서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주식판에서 실적이 부진한 회사의 실적이 앞으로 개선될 것을 기대해 최고 바닥에서 투자하는 턴어라운드 투자 방법이 있듯이 경매 시장에서도 위험 물건만 골라내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 경매 참여자 보다는 프로들의 영역이다.

위험 물건에 내재한 위험이 실제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파악해 법의 허점을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서 낮은 경쟁에 비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위험 물건 투자 방식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래서 특정 사례만을 지칭하긴 어렵지만, 대체로 위험 물건의 투자는 시나리오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적게는 응찰 보증금에서부터 크게는 투자금 전체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자칫하면 목숨도 잃을 수 있다(-.-)

그렇게 리스크가 높은 위험 물건에 대한 응찰 경쟁률 마저도 점점 높아졌다.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고 나에게는 투자 매력이 상실되어갔다.

그나마 매력적으로 보였던 건 500억 짜리 물건을 1~200억대에 단독 낙찰 받아가는 한 아저씨였다. 금액이 워낙에 커서 경쟁자가 없으니 정말 매력적으로 보였다. 느긋하게 몇번 더 유찰되기를 기다리다가 충분한 안전마진이 생겼을 때 유유히 물건을 낙찰 받아갔다. 경매 투자의 본질인 '이겨놓고 싸운다'는 전법에 딱 맞는 투자였다. 그런데 나에겐 100억이 없지 않았는가?

경매에서 손을 떼게 된 계기 중 또다른 하나는 남의 피눈물로 돈을 벌어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어서다. 이론적으로는 경매 낙찰자 덕분에 채무자가 빚을 갚을 수 있고 채권자도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물건을 싸게 낙찰 받아야 하는 낙찰자의 입장과 최대한 비싸게 부동산이 낙찰돼야 행복해지는 채무자, 채권자 그리고 세입자의 입장이 정면으로 대치된다.

명도(거주자 내보내기) 과정에서는 대부분 큰 저항이 따르게 되고 사정이 딱한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많다. 이들을 명도해야 하는 과정도 마음 아픈 일들의 연속이다. 이런 일들은 내가 아니라도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할 일들이지만 내 손으로는 하고 싶지 않았다. 타인들의 소중한 주거지를 가지고 장사를 한다는 것은 내 성향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경매에서 손을 뗐지만 경매라는 도구 자체는 매우 매력적인 도구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지금도 수시로 경매 물건을 주시는 하고 있다. 적당한 기회가 생기면 토지는 경매로 획득하는 편이 여러 귀찮은 법적 절차를 피할 수 있어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적어도 경매 물건의 공급이 응찰을 하려는 수요자보다 크게 늘어나면 그때엔 다시 경매 법정에 나설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든 투자의 본질은 항상 같다. 경쟁은 피하는게 상책이다. 싸우기 전에 이겨놓고 싸워야 하고, 질 것 같은 싸움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관심이 없을 때 사서 대중들에게 관심이 폭증할 때 팔아야 한다. 그리고 투자엔 항상 위험이 따르므로 나 역시도 늘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모쪼록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14년 11월 4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