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30일 월요일

영업이익과 순이익,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의 해석

회사의 개략적인 영업 실적을 살펴볼 때 가장 중요한 지표 3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입니다.

매출액은 그 회사의 규모를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전체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얼마나 팔았는지 알 수 있고 회사의 외형이 성장하고 있는지 축소되고 있는지는 매출액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이런 저런 비용을 제하고 실제로 회사가 올린 이익이 얼마인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인데 두 지표의 산출 방법과 해석 방법은 다릅니다.

영업이익(operating profit)


일반적인 제조업의 경우 매출액에서 판매원가(Cost of goods sold, COGS)를 빼면 매출총이익(gross profit)이 산출됩니다. 매출총이익에서 다시 판매관리비를 빼면 영업이익이 됩니다. 영업이익은 말 그대로 순수하게 영업을 통해서 창출된 이익입니다. 그러므로 회사의 외형은 매출액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회사의 진짜 실력은 영업이익을 통해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기순이익(net income)


영업과 직접 연관이 없는 이런 저런 비용들을 더하고 뺀 후 법인세 등을 납부하고 나면 회사가 순수하게 벌어들인 금액이 됩니다. 즉, 영업이익에서 이런 비용과 세금이 빠지고 나면 회사가 실제로 순수하게 남긴 이익인 당기순이익이 됩니다.

손익계산서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산출되는 과정 도식화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roh0511&logNo=130032519934>

한가지 간과하면 안되는 것은 당기순이익은 경영자 입맛대로 조작하기 쉬운 지표 중 하나라는 것 입니다. 당기순이익은 미래 이익을 미리 당겨와서 부풀리기도 쉽고, 현재 이익을 미래로 미뤄서 고통을 미루는 것도 쉽습니다. 그리고 재고자산을 조작하거나 감가상각비를 정률법에서 정액법으로 바꾸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기순이익과 이를 토대로 산출된 EPS, 그리고 PER에만 의존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며 당기순이익과 함께 다른 지표들을 확실하게 확인해야 하는데 이 방법은 뒤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해석을 위한 상식


영업이익은 기업이 영업에서 창출하는 통상적이고 본질적인 이익을 나타냅니다. 회사의 본분은 영업을 해서 이익을 올리는 것 입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하는 것이고, 운동 선수의 본분은 운동을 열심히 해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입니다.

어떤 학생의 수학 성적이 꾸준히 92점, 95점, 90점, 94점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대략 이 학생의 성적은 90점 초반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영업이익입니다.



수학 시험이 있던 어느 날 이 학생은 몸이 너무 아팠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시험 점수가 좋지 않게 나왔습니다. 시험 시간 내내 문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시험을 치는 둥 마는 둥 해서 풀지 못한 문제도 생겼습니다. 결국 이 시험에서 75점을 득점했습니다. 이는 당기순이익 입니다.

특수한 상황으로 평소의 점수(영업이익)와 편차가 큰 점수(당기순이익)가 나왔습니다.

어떤 축구 선수 포지션이 공격수 입니다. 이 선수는 통상 3경기당 2골을 터트린다고 할 때 그게 영업이익입니다.

어느 날 이 선수가 평소보다 과도한 컨디션으로 한 경기에 5골을 기록했습니다. 이 선수가 기록하는 통상 3경기당 2골은 영업이익에, 그날 기이하게 많이 터트린 5골은 당기순이익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회사가 올리는 영업이익은 영업 환경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추정이 쉬우나(물론 현실세계에서는 외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영업이익도 들쭉날쭉 합니다..) 당기순이익은 환율이나 세금 등 추가적인 외부 변수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보다는 변동성이 큰 지표입니다.

가치를 평가할 때 둘 중 어떤 지표를 봐야할까?


회사의 대략적인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지표는 PER입니다. PER은 EPS를 이용해서 산출됩니다. 그러므로 통상 EPS를 산출하기 위한 당기순이익이 기업 가치 평가 과정에서 투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기업이 최종적으로 벌어들인 이익이라 할 수 있는 당기순이익을 토대로 PER을 산출하고 PER배수와 미래 이익 성장성을 감안해서 이 회사가 현재 싼지 비싼지를 파악하는 과정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문제는 당기순이익은 왜곡되기가 쉬우며 이를 기업의 절대 가치를 판단하는데 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의 항상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인 경우



이 기업을 보면 매해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적습니다. 이 경우 영업이익에서 빠지는 세금이나 특별 손실은 일회성 손실이 아니라 지속적인 손실이라고 해석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 경우는 OPS(주당영업이익)보다는 EPS(주당순이익)를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반대로 거의 매번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인 경우



이 경우는 영업으로 인한 수익보다 그 번외 수익까지 합한 당기순이익이 매해 큰 경우입니다. 보수적인분들은 이런 경우에 주당영업이익(OPS)를 기준으로 적정 주가를 산출하려고 하시겠지만 주당순이익(EPS)를 기준으로 적정 주가를 산출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잘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매해 잘 나오고 있다면 영업이익에 더해 특별 이익이나 영업외 이익이 거의 매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회성 손실과 일회성 수익




위의 그림과 아래의 그림은 정 반대의 경우입니다.

먼저 위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항상 영업이익보다 많이 나오다가 2013년에 갑자기 당기순이익이 적자가 난 경우입니다. 이 경우 주가가 폭락하면 헐값에 좋은 기업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일 확률이 높습니다. 영업이익이 견조하게 상승중인데 당기순이익만 갑자기 급락했습니다. 회사의 체질이 바뀐것인지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인지 체크를 한 후 일회성 비용이라고 판단되면 주가 폭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아래의 경우는 당기순이익이 매해 영업이익보다 못 나오다가 2013년에 당기순이익이 급증하는 케이스입니다. 영업이익은 평소 수준대로 증가하였는데 이 처럼 당기순이익만 급증한다면 이는 일회성 이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의 체질이 바뀌는 것이라면 매수를 하는 것이 좋고, 그게 아니라 특별 이익이나 법인세 차감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경우라면 그해 EPS를 기준으로 목표가를 높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해는 특별히 보수적으로 OPS를 이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회사는 위험합니다. 당기순이익은 회계 조작을 통해서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업이익 추이가 우하향 하고 있고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회사의 핵심 사업 자체가 타격을 받고 있는 경우입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체크 방법


개인적으로 재무제표에서 가장 신뢰하는 장부가 현금흐름표입니다. 널리 알려진대로 현금흐름표는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에 비해서 조작이 쉽지 않습니다. 재무제표는 나름대로 가공을 하고 공시된다고 보는편이 좋기 때문에 그래도 조작이 쉽지 않은 혐금흐름표를 유심히 보는 것이 투자에 도움이 됩니다.

잠깐!

왜곡하기 어려운 지표 - 매출액, 현금흐름표 등
왜곡하기 쉬운 지표 - 당기순이익,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

현금흐름표는 크게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투자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그리고 '재무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으로 나뉩니다. 나머지 2개는 이후에 블로그에서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일단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저는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꼽겠습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은 회사가 실제로 해당 기간에 남긴 현금 규모를 파악하기에 가장 좋습니다. 아무리 당기순이익이 연속 흑자를 내더라도 실제 현금이 돌지 않으면 흑자 도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의 산출


영업활동으로 인해서 발생한 순수 현금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당기순이익이 100억이라고 해서 100억이 모두 현금으로 들어온 실제 현금은 아닙니다. 받아야 매출채권이나 못 팔고 남아 있는 재고자산, 그리고 감가상각비 변동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크게 달라집니다. 아직 못 받은 돈도 이익으로 잡고, 실제 빠지지 않은 현금도 감가상각비 명목으로 빠지면 당기순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산출을 위해서는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에서 실제로 현금 유출이 없었던 비용을 더해줍니다. 이를테면 감가상각비, 퇴직급여, 유형자산처분손실과 같은 것들은 실제로 현금이 유출된 것이 아니라 장부상으로만 손실로 잡힌 것이므로 이런 것들을 당기순이익에 더해줍니다.

그 다음으로는 실제로 현금의 유입이 없었지만 장부상으로 이익에 더해져 당기순이익에 포함됐던 것들을 빼줍니다. 예를 들면 지분법이익이나 외화환산이익, 유형자산처분 이익과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이렇게 당기순이익에서 실제 현금의 유출이 없었던 계정들을 더해주고, 실제 현금의 유입이 없었던 것들을 빼 준 다음에 영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자산과 부채의 변동분을 더하고 빼주면 순수하게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 규모를 알 수 있는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산출 방법 <출처 : 대한약품공업 43기 재무제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과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의 비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서로간의 면밀한 관찰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이들을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과도 함께 비교하는 것 입니다.


이 경우를 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어느 정도 발을 맞춰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이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에 비해서 턱없이 낮은 수준이고 심지어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회사는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는 회사이며 분식회계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경우입니다.

분식회계가 아니라면 회사가 시장에서 영향력이 낮은 경우일 수 있습니다. 받아야 할 돈을 제때 못 받아서 저런 재무제표가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역시 위험한 케이스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케이스를 발견하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일단 투자를 보류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주가가 EPS나 OPS를 기준으로 형성돼 있다면 위험한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지표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우량한 기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그리고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통상적인 우량 기업은 이처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우상향 하는 가운데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과의 괴리율도 낮고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규모도 당기순이익보다 조금 적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이미지는 정말 드문 경우입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보다 거의 매해 영업활동으로인해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더 많은 경우입니다. 만약 이 회사의 주가가 EPS기준으로 적정 PER을 형성하고 있다면 저평가 된 것입니다. 이 경우는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주식수로 나눈 CFPS(주당현금흐름)기준으로 적정가를 잡아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EPS기준으로 주가가 형성돼 있다면 CFPS기준으로 했을 때 보다 주가가 싸게 나오니 굉장한 우량주를 저평가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2013년 12월 30일

2013년 11월 28일 목요일

대한약품 분석 (2013년 3분기)

주의사항 : 이 게시물은 종목 추천 게시물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공부를 위한 게시물입니다. 공부삼아 보시는 분들 중 도움되시는 분들이 계실까 공유드립니다. 그리고 내용상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아래의 추정치는 내일 당장 변동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손익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저는 이 회사의 주주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 뭐 해서 돈 버는 회사인가?


동사는 수액제와 바이알제/앰플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올해 반기 보고서 기준으로 약 80.5% 정도의 매출이 기초수액제, 영양수액제, 특수수액제 등 영양/치료 수액제에서 나옵니다. 나머지 15.2% 정도의 매출 비중을 바이알제와 엠플제가 차지합니다. 96% 정도의 매출이 이 두가지 제품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대한약품

수액제


수액제는 100ml이상의 대용량 주사제입니다. 수액제는 응급환자나 수술환자, 그리고 고령환자 대상으로 수요가 발생합니다. 주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는 환자들이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동사의 수액제는 영양분 공급과 치료 용도로 사용됩니다. 수요 대부분이 수분과 전해질, 칼로리 등의 공급을 위한 포도당류 기초/영양수액제에서 발생합니다.

바이알제/앰플제


바이알병에 든 제품을 바이알제라고 부르고 앰플병에 든 제품을 앰플제라고 부릅니다. 위의 제품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바이알병은 뚜껑이 있는 형태의 보통 뚱뚱하게 생긴 병입니다. 앰플은 통상 5cm크기의 유리병이고 보시듯 입구의 목 부분이 가늘게 생긴게 특징입니다. 앰플병은 유리를 깨서 사용하며 한번 깬 앰플병은 재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동사의 바이알제와 앰플제는 주로 치료 목적의 주사제로 사용됩니다.

원재료

동사의 매출원가율은 2007년 74%수준에서 조금씩 하락하여 지금은 71%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출처 : 대한약품, 전자공시

포도당을 생산하는 회사다 보니 '원재료인 옥수수의 매입 비중이 높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연차보고서내 원재료비 구성은 생각한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포도당을 만들기 위한 원재료 매입 비중은 2.12%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달까요. 원재료 매입 비용 중 22.69%는 수액BAG, 13.44%는 수액병, 6.31%는 앰플/바이알 용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비용입니다. 전체 원재료 매입 비중 중 42.44%가 수액이 아닌 수액을 담을 포장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것 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동사의 원재료비 부담을 추적하기 위해서 옥수수 가격을 모니터링할게 아니라 유가와 원자재 규사, 소다회를 모니터링 해야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장 많은 원료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액백은 Non-PVC 필름으로 만들어지는데 필름은 석유화학제품이기 때문에 유가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WTI Crude Oil Price chart <출처 : ycharts.com>

국제 유가(WTI Crude Oil Spot Price)는 올 9월 110달러를 돌파했다가 하향세를 타고 현재는 93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란 핵협상도 타결되고 단기적으로 수액백 원료인 유가의 가격 불균형으로 인한 리스크는 생각을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액병과 바이알/앰플제 생산을 위해서는 포장용 유리가 사용됩니다. 유리를 만들때 많이 쓰는 재료는 소다회(Na2CO3)와 규사(SiO2)입니다. 규사와 소다회등의 재료가 유리를 만들때 들어가는 전체 재료 중 70~75% 정도 사용됩니다. 동사의 원재료 비중 중 수액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므로 간단하게만 체크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소다회의 가격은 작년에 톤당 369,550원에서 올해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해서 3분기 소다회의 시세는 톤당 296,000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유리 업계에는 호재라고 합니다.

유리를 만들때 두번째로 많이 들어가는 원재료인 규사는 국제 시장에서 아시아의 수요가 가장 많습니다. 아시아의 수요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이며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고 가격은 불균형 상태입니다. 규사의 톤당 가격은 2000년 13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4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산시설과 자동화 창고 증설


2012년 11월 5일 올라온 공시에 따르면 동사는 "매출 증가로 생산시설 부족과 제품 창고 부족으로 인해" capa 증설을 한다는 공시를 했습니다. 총 200억원을 투입해 자동화 물류 창고와 생산 시설을 도입하는 대규모 투자 공시입니다. 그동안은 생산 시설과 물류 창고 부족으로 밀려드는 주문을 모두 처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2009 2010 2011 2012 2013/3Q 2014(E)
가동률(%) 91.8 91.3 95.1 95.3 95.04 -
생산실적 (백만원) 50,797 52,572 62,402 69,664 - -
CAPA(백만원) 66,000 66,000 80,000 80,000 - 110,000

공장 가동률과 생산량 <출처 : 대한약품, 전자공시>

자동화 시설 투자는 2012년 11월 5일에 시작해서 올해 12월 31일에 공사가 끝납니다. 내년부터는 capa 증설에 따른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듯 합니다. 구공장을 멸실하고 진행하는 투자이기 때문에 분기순이익이 감소되는 것으로 공시되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분기순이익 감소는 일시적 현상으로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부분입니다.

증설 후 당장 폭발적 실적 성장 보다는 꾸준한 판매량 증가와 매출 원가율 하락에 따른 마진 스프레드 향상에 기대를 거는 편이 보수적 투자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동사는 2005년 증설 전 1.2%의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올라 작년에는 영업이익률이 10.8%까지 올라갔습니다. 기초수액제 뿐 아니라 영양수액제 등 제품 포트폴리오도 늘어났습니다.

투자 포인트 1 : 자동화 시설 증설로 매출 규모 확장과 이익률 향상 기대

물보다 싼 수액제?


우리나라의 기초 수액제 가격은 1리터당 1,000원 수준입니다. 해외 수액제의 경우 기본적으로 리터당 3,000원에서 8,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수액제 가격이 오를 여지가 많다는 이야기가 되고 반대로 우리 나라 수액제를 해외에 수출을 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정부는 올해 두 차례 수액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다른 제약사들의 약가 인하와는 대조적인데요. 수액제 가격의 경쟁력 덕분에 앞으로도 수액제 생산 회사들의 이익률은 꾸준히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퇴행성골관절염치료제 (DH-004)


퇴행성골관절염(OA)은 나이가 들면 무조건 앓게 되는 질환입니다. 노인 인구의 80%이상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글로벌인포메이션의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에 퇴행성골관절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60억 6,1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인 코오롱생명과학이 티슈진-C 임상 3상 승인을 받는 등 이 시장에 대한 기대들이 큰 상황입니다.

동사의 퇴행성골관절염치료제(주사제, DH-004)는 2008년부터 임상에 들어가서 2011년부터 임상 2, 3상을 진행한 바 있으며 올해 봄 제품에 보완할 부분이 생겨 안정성 검사 심사를 자진 취소했습니다. DH-004의 출시 일정은 뒤로 미뤄진 상황이지만 현재 주가에 일정 부분 DH-004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은 돼 있는 것 같습니다.

DH-004가 출시되면 기업 가치도 점프업 하겠지만 DH-004를 생각하지 않고 수액제 만으로도 동사는 지금껏 충분히 매력적인 회사였습니다. 부담없이 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투자 포인트 2 : 고령화 라인업에 꼭 맞는 신제품 라인업 추가 기대


2. 지배구조/경영자


동사의 대표이사는 이윤우 회장입니다. 최대주주는 이 회장으로 20.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유-경영자'체제의 회사입니다.

지배구조



2013년 반기 현재 동사의 총 발행 주식 수는 6,000,000주입니다. 이 중 이윤우 회장 보유지분율이 20.74%로 최대주주입니다. 이 회장의 아들 이승영 부회장이 4.43%, 그리고 이 회장과 형제지간인 이광우, 이철우 씨가 각 3.75%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최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지분은 모두 44.47%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초 올해 초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9.47%였으나 올해 5월에 30만주를 처분하면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20.74%로 5%p줄었습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승영 부회장의 지분은 올해 4.45%로 증가했습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사에서는 올해 동사의 지분율을 많이 높인 부분이 눈에 띕니다.

동사는 단일 법인입니다. 순환 출자가 되어 있는 타법인이나 종속 법인이 없기 때문에 지배구조는 위에서 설명드린 것이 전부로 단순합니다.

경영자/오너 일가


이윤우 대표이사 회장
대한약품공업사는 1945년 이인실 선생에 의해 '조선약품화학공사'라는 사명으로 창업되었습니다. 현재 대한약품을 이끌고 있는 이윤우 대표이사겸 회장은 1944년생으로 이인실 창업자의 아들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거쳐 1969년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회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수출입협회 회장을 엮임한 바 있으며 지금은 명예회장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현재는 3대인 이승영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봄에 이윤우 회장의 지분 대량 매도가 투자자들을 우려하게 만들었던적이 있습니다. 매도한 금액의 사용 출처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승영 회장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만이 있을 뿐 입니다.

주주 친화적 오너 일가


업력이 긴데다 장기간 별 탈 없이 가업을 잘 이끌어 온 이윤우 회장과 그의 장남에 관련된 리스크는 특별이 없어 보입니다. 되려 과거에 주주 친화적 정책들을 펼쳐 온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2004년에 대주주보다 소액주주에게 배당금을 많이 주는 차등배당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2006년에는 이윤우 회장의 동생들인 이광우, 이철우씨가 회사의 차입금을 갚는데 쓰라면서 개인소유의 부동산을 회사에 무상으로 수증한 바 있습니다. 형제애와 애사심에 놀랐습니다.

투자 포인트 3 : 소액 주주 친화적 오너 일가와 애사심


3. 시장 상황


기초 수액제 시장은 동사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여러가지 환경적 요인이 있습니다. 첫번째, 기초 수액제 내수 시장 규모는 1,500억원 수준입니다. 대기업들이 들어오기에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에서 수입하는 수액제보다 가격이 1/3~1/8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상당하며 약가인하 리스크도 낮은 편 입니다. 또 대규모 물류창고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점도 신생업체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동사에게는 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출처 : 대한약품, IMS Data, 송종식

회사에서는 기초 수액제 내수 시장 CAGR을 5~10% 수준으로 잡고 있다고 합니다. 공격적이 아닌 점진적 성장을 염두에 두는 것 같습니다.

경쟁사


동사는 거의 모든 매출이 내수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은 동사를 비롯해서 CJ제일제당, JW중외제약 3개사가 과점하고 있는 과점시장입니다.

출처 : 전자공시, JW중외제약, 대한약품

왼쪽 그래프는 각 회사가 생산하는 기초, 영양, 특수 수액제 전체 매출 변동 추이를 나타낸 것 입니다. 수액제 내수 매출은 JW중외제약이 주춤하는 사이에 대한약품이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 나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오른쪽 그래프는 2012년 기말 연차보고서를 기준으로 만든 기초수액제 부분만의 내수 시장 점유율 입니다. JW중외제약의 점유율이 압도적이고 동사와 CJ제일제당이 시장을 양분해서 점유하고 있는 3사 과점체제 시장입니다.

다만 JW중외제약은 2009년부터 점유율 하락이 시작돼 50% 점유율의 벽이 무너졌고, CJ제일제당의 가파른 성장세와 대한약품의 점진적 시장 점유율 상승세가 돋보입니다.

JW그룹 계열사 현황 <출처: JW홀딩스 웹사이트>

동사의 주력 경쟁사였던 JW중외제약 뒤에는 JW생명과학이 있습니다. JW생명과학이 수액제를 생산하면 JW중외제약에서 이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액제 제조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JW생명과학은 올 2월부터 직장 폐쇄등을 단행해서 수개월간 파업을 진행했는데 JW중외제약의 시장 점유율 하락에는 이 영향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측에서는 4,002만병 생산에 차질이 없다고 하지만 판매 지표는 JW중외 측 이야기와 다른 말을 하고 있네요.

투자 포인트 4 : JW의 22년 무 노사분규 신화 마침표

파업 투쟁 중인 JW생명과학 노조원들 <출처 : 화섬노동조합연맹>

JW생명과학의 파업은 현재는 끝난 상태며 JW는 영업 부진 만회와 수액제 시장 점유율 회복에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CJ제일제당의 경우에는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업체 중 한 곳이지만 수액제 시장이 워낙 작다보니 회사 전체 매출에서 수액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됩니다. CJ제일제당 매출액이 4조원이 넘는데 기초수액제 시장은 1,000억대이고 CJ가 차지하는 시장 비중을 생각해보면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주력 사업부문이 아닙니다.

CJ제일제당 웹사이트에서 수액제품 검색결과 <출처: CJ제일제당>

다만, 사업에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닙니다. CJ제일제당은 2009년에 음성에 있던 자사의 수액제조 공장을 (주)메디펙에 매각하였습니다. 이때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주력 사업이 아닌 부분에서 손을 뗀다'고 관측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6월, CJ제일제당측은 메디마플랜과 제휴 후 JW중외그룹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정조준으로 노리고 있다고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또한 매각한 메디펙의 제품을 사와서 여전히 CJ제일제당에서 유통을 담당합니다.

올해 3월 21일에는 (주)메디마플랜으로부터 수액 제조 설비를 525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CJ제일제당측은 '수액 사업 강화'를 위한 인수라고 밝혔습니다. 수액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기 위함'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인수한 설비는 수액 용기 제조에 강점을 보이는 시설입니다.

고령화


사람이 살면서 지출하는 의료비의 80~90%이상이 65세 이후에 집중됩니다. 그런점에서 고령 인구가 늘수록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어날 것 입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전국의 요양 병원수도 인구 고령화 트렌드에 따라 계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출처 : 통계청, 이코노미세계

2013년 현재 우리나라의 중위인구는 이미 58세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사회입니다. 고령화는 꾸준히 진행돼 1980년대 출생자가 노령 인구에 포함되는 2050년 이후에는 전체 인구의 1/3 이상이 노인인 하이퍼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요양 병원수도 2007년에는 전국 600개이던 것이 작년에는 1,000개를 돌파했습니다.

투자 포인트 5 : 고령 인구 증가로 꾸준히 우호적 영업 환경 형성 중

수술 시행 수


편찮으신 분들이 없으시길 바랍니다만 생활 환경과 식습관 변화, 고령화 등으로 수술 건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가지고 온 데이터입니다.

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 전망 : 송종식

2006년에는 1,100만건이던 연간 수술 건수가 2014년에는 1,200만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이 중 전부가 수액제를 맞을 정도의 중증 수술은 아닐테지만 전체적인 수술 건수가 늘어난다면 수액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나기는 할 것 입니다. 2009년에 환자들의 입원건수와 수술건수가 한번에 늘어납니다. 경제 상황이 안 좋은 이듬해에는 수술/입원 건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파이도 2025년 까지는 꾸준히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투자 포인트 6 : 수액은 수술 후 꼭 필요한데 수술 건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

약가인하


제약주들의 가장 큰 체계적 리스크 중 하나는 '정부주도 약가인하'입니다.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가 신약 개발 기술이 전무합니다. 그래서 국내 유명 제약사 대부분은 특허 기간이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베껴서 만든 복제약 위주로 제조/영업을 합니다.

복제약 가격 수준이 해외보다 높기도 하고 건강 보험 적자도 심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복제약 제조사 위주로 종종 약가인하 정책을 펴서 약가를 강제로 인하시킵니다. 정부에서는 '지속적 복제약가 인하는 제약사들이 R&D비용을 높여서 신약 개발에 집중을 하도록 만들지 않겠나' 하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제약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약가인하 공포에서 동사는 일정 부분 비켜가 있습니다. 동사가 약가 인하 정책에서 비켜가 있는 이유는 동사에서 생산하는 수액제품이 필수 의약품으로써 '퇴행방지품목'에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수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환자들의 수술을 진행할 수 없으며 영양 공급이 부족한 사람들이 영양원을 공급받는데 큰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수액제품은 퇴행방지품목에 포함돼 있어서 약가 인하 정책에서 비켜가 있습니다.

실제로 2011년 정부 주도로 대규모 약가 인하 정책이 시작된다고 예고 됐을 때 복제약 매출 비중이 높은 상위권 제약사 대부분의 주가가 수직 하락했습니다. 반면 동사는 다른 회사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칠 때 급등을 시작해서 2,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순식간에 10,000원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약가 인하 정책을 비켜간 대한약품, 종근당, 구 동아제약 주가 흐름 <출처: 네이버 증권>

또한 앞서 언급드렸지만 수액제 가격이 물보다 싸고 심지어 해외의 수액 제품보다도 압도적으로 싸기 때문에 약가 인하 보다는 약가 인상이나 우대 정책의 수혜를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투자 포인트 7 : 퇴행방지품목으로 생산 중단 불가하고 가격 인상 가능성 높음


4. 재무 구조


대한약품은 관계사나 자회사가 없으므로 개별 재무제표를 보면 됩니다. 이 회사의 지난 실적을 보면 생각나는 단어 하나는 '꾸준함'입니다. 지금까지는 부침없이 꾸준히 회사가 성장해 왔습니다.

출처 : 대한약품공업, 전자공시

매출액 CAGR은 15% 수준으로 회사의 외형은 5년마다 두배씩 성장해 왔습니다. 또한 2005년 capa증설 이후로는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향상되기 시작해서 작년에는 10%를 넘겼습니다. 올해 연말에 마무리되는 추가 capa증설을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2015년에는 동사의 외형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8%까지 떨어뜨려서 매출과 이익을 추정해 보았습니다. 매출 1,281억, 영업이익 164억, 당기순이익 105억원을 추정해보았습니다. 이 예측은 저의 개인적인 예측이며 90%이상의 확률로 빗나갈 것 입니다. 참고만 하시고 투자의 절대적 판단으로 사용하지 않으시길 요청드립니다.

투자 포인트 8 : 안정적인 실적

출처 : 대한약품공업, 전자공시

이익의 질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영업이익률과 ROE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작년에는 영업이익률 10%를 돌파했고 ROE도 15%를 돌파했습니다. 다만 ROE를 볼때는 부채비율도 함께 봐야하는데 부채비율이 꾸준히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111%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 110%는 위험신호는 아니지만 작년 ROE 15%에 비해 ROA가 7.5% 수준인점을 감안하면 자산 활용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도 ROE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유동비율 역시 다른 제약사에 비해서 낮습니다. 통상 우량기업의 유동비율은 200%를 최저선으로 보고 있는데 동사의 유동비율은 110~120%수준으로 외부 환경이 나빠질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낮으나마 존재합니다.

현금흐름표 <출처 : 대한약품, 전자공시>

현금흐름표는 훌륭합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적자낸 적이 없습니다. 또한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데칼코마니처럼 투자/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점은 기말 현금을 꾸준히 누적하고는 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은점 입니다. 회사의 유보율은 높지만 유보자산의 대부분이 현금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출처 : 대한약품공업, 송종식

FCF도 적자 없이 꾸준히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조금이나마 FCF가 늘고 있어서 좋은 모습입니다. 다만 꾸준히 CAPEX가 발생하는 부분은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현금 투자가 많이 들어가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5. 염두에 둬야할 리스크는?


아무리 좋은 회사도 리스크가 없지는 않습니다. 동사를 바라볼 때 생각해야 할 몇 가지 리스크들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 마냥 좋을까?


꾸준한 수액 약가의 인상 가능성과 고령인구의 증가는 수액제 시장의 파이를 갈수록 키울 것 입니다. 이같은 우호적 영업 환경 조성은 일단은 회사측에 이익이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진입 장벽이 높다고는 하더라도 시장 규모가 너무 커지면 다른 대기업들의 진출로 시장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수액 시장 대표 3사가 시장을 과점하고는 있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입니다.

기초 수액제 단가가 오르면 마냥 좋을까?


기초 수액제 단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앞에서 언급드렸습니다. 지금은 국산 수액제의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지만 수액제 단가 인상 속도가 자칫 빨라지면 단기 호재 장기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해외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은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이라 해서 퇴행 방지 의약품으로 지정이 돼 있습니다. 게다가 수액제 단가가 워낙 싸서 다른 제약사가 약가인하로 시름하는 동안 동사와 같은 수액제 제조사들은 약가 인상이라는 행운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액제 가격 수준이 높아지면 약가인하와 같은 정부 정책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이 사항은 당면한 리스크는 아닙니다. 아직도 수액제의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입니다. 조심한다는 마인드로 장기 투자를 할 때는 해외 제품과의 수액제 가격도 꾸준히 비교를 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경쟁사들의 반격


이 부분도 앞서 언급드렸지만 경쟁사들의 반격도 만만찮습니다. JW그룹의 경우 올 여름 미국 박스터사와 제휴해 챔버3 영양수액제의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파업이 끝나면서 국내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고 2006년에는 1,8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서 세계 최대의 non-PVC백을 쓰는 수액제 공장을 증설하였습니다 JW그룹은 창업주대에서 부터 수액제에 대한 사명감이 대단한 회사입니다.

CJ제일제당은 2009년 수액백 제조 전문업체인 메디팩과 제휴를 하였고 수액 사업 강화를 위해서 525억원을 수액 제조 설비가 있는 공장에 투자했습니다. 또한 CJ제일제당내 비중이 높지 않은 제약사업부를 매각 또는 분사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제약사업쪽에 기동성이 생길 가능성이 생깁니다.

경쟁사들의 상황과 동사의 상황, 시장점유율의 변동을 항상 면밀히 체크해야 합니다. 작은 시장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잘 하면 괜찮지만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재무안정성


앞서 재무 섹션에서 언급드렸지만 부채에 의지한 ROE는 좋지 않습니다. ROA를 끌어올리거나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도 연간 15%이상 ROE가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액제 약가 인상과 자동화 시설 증설이 완료되면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6. 밸류에이션


작년 순이익과 순자산 기준으로 PER 16배, PBR 2.4배 수준입니다. 현재 고공행진 하고 있는 타 제약사 주가 대비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다만 전통 가치투자자들이 보시기에는 싸지 않은 가격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회사를 장기 투자하는 제 입장에서는 P-Multiple 지표에만 의존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2006년 동사의 연간 ROE는 4.77% 수준이었습니다. 2007년부터 ROE는 꾸준히 증가해서 현재는 15~16%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적자를 내지 않는 튼튼한 사업체입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트렌드, 높은 시장 진입 장벽 등은 회사의 가치를 더욱 높입니다.

이런류의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버핏의 코카콜라 투자, 하인즈 투자, IBM투자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당장 현재는 싸지 않지만 훌륭한 회사이기에 사업을 지속하다 보면 미래에는 현재 주가가 싸진다는 논리입니다. 단 한가지 염려 되는 점은 대한약품은 해자를 유지할만한 규모가 작기에 항상 해자가 유지되는지를 꾸준히 관찰해 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올해 마무리되는 증설로 OP증가. 수액제 가격 인상 그리고 치열해지는 수액 제조 3사의 경쟁등을 감안하여 밸류에이션 해 보았습니다.

실적이 꾸준한 회사이기 때문에 이익 추정은 2015년까지 했습니다. 저는 보통 1년 후 이익을 추정을 많이 하는데 꾸준한 회사는 간혹 2, 3년 후 이익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대신 빗나갈 확률이 아주 높고, 빗나가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이익을 예측합니다.

성장률과 이익률이 실제는 더 높겠지만 보수적으로 해서 추정한 2015년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은 1,281억/164억/105억입니다. 2015억 fEPS 1,755원, fBPS 12,107원을 산출했습니다.

과거 PER밴드를 이용해서 시계열 분석을 해보니 2015년 적정주가는 42,767원이 산출되었습니다. 절대PER 모형을 이용했을때는 40,300원의 적정주가가 산출되었습니다.

2015년 EPS기준 미래 적정주가 산출이기는 하지만 '주가가 너무 높게 산출된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어서 DCF, RIM도 돌려보았습니다.

영구가치 증가율 2%, FCF증가율 23%로 설정한 DCF는 적정주가 77,000원을 산출했습니다. 잔여이익모델(RIM)은 적정주가 76,000원을 뱉어냈습니다.

이거 산출된 값들이 보수적으로 계산을 해도 너무 높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2015년이면 2.5년 후인데 그때 정말 대한약품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수도 있지만 보수적인 제 성격상 어떤 모형을 이용해도 대한약품 적정가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아마도 꾸준하고 안정적인 이익 성장, capa 증설과 op증가 그리고 개선될 이익률 기대에 대한 밸류 밴드가 가파르게 올라서 밸류에이션 모형들이 높은 적정 주가를 산출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밸류에이션 모델들보다 더 보수적인 제 직감에 따른 적정주가를 뽑아 주식 매수에 활용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2015년 예상 EPS기준으로는 현 주가 평가 수준인 PER 18.2배, PBR은 2.6배 수준으로 잡고 적정주가 32,000원을 설정하였습니다. 회사가 지금과 같이만 해준다면 이 적정주가는 아주 보수적인 수준이고 회사의 영업환경이 힘들어진다면 이 적정주가도 비싼 수준이 될 것 입니다. 32,000원의 안전마진 50% 확보 가격은 16,000원, 안전마진 40% 확보 가격대는 19,200원입니다.

2013년 11월 28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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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2013년 11월 16일 토요일

슈퍼개미와 맥주 한잔, 깊은 밤 투자 이야기

들어가며


투자를 통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으신 분을 만났습니다. 투자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재야고수이십니다. 특히 가치투자를 통해서 상당한 자산을 성취하신 분 입니다.

하늘이 주신 행운인지 그 분에게서 소주 한잔 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유명한 분이 선뜻 연락주셔서 설렜습니다. 그분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고 사당에서 만나 소주가 아닌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그분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슈퍼개미'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달리 개인 큰손 투자자분을 줄여서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목에 '슈퍼개미'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아마 이 단어를 쓰면 '검색을 통해서 이 글이 더 많은 분들에게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유명한 분이지만 그분의 성함이나 필명은 밝히지 않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개개인의 사사로운 만남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분은 이제는 세간에 노출 되는 것 보다는 조용히 유유자적 하시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더욱 익명성을 보장하여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분이 말씀해주신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만 알고 있는 것 보다는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분들과 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투자 철학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투자 철학에 대한 부분 그리고 그분의 귀중한 가르침을 잊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두려 합니다. 기록으로 남겨두면 종종 읽으면서 되새길 수 있을 것 입니다. 모쪼록 방문해주신 여러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글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뻔한 곳에 답이 있다


투자자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가 '고급 정보'에 관한 것입니다. 기관이나 외국인은 고급 정보가 많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좋고, 개인투자자는 항상 손실을 본다는 논리입니다. 이 말은 틀린 말입니다. 시장 참여자 중 개인투자자의 수가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손실을 내는 사람도 개인투자자 쪽에서 많은게 상식입니다.

성공한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고급 정보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상식에 의존해 성공한 사례가 많습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신문 기사가 훌륭한 정보 공급원입니다. DART에 올라오는 전자 공시 자료가 고급 정보입니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이런 자료들을 1차적 분석이 아니라 2차적으로 분석하는 능력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뉴스나 공시의 사안에 따라 단기 이슈, 중기 이슈 그리고 장기 이슈로 분류하고 회사의 체질을 바꿀만한 것인지를 판단했습니다. 회사에 대한 정보는 3줄짜리 박스 기사로도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분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신문 기사등을 잘 활용했다고 합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회사의 IR담당자에게 전화를 걸면됩니다.

세상에 대단한 고급 정보라는 것은 없습니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로 이익을 낼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내 귀에 들어온 고급 정보는 이미 시장에 다 돌고돌아 나에게 도착한 쓰레기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SNS를 통해 찌라시가 빨리 도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고급 정보라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업과 관련한 신문기사, 산업과 관련된 신문 기사, 기업 공시 내용, 공공기관의 통계자료, 재무제표 분석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답은 뻔한곳에 있습니다.


너무 복잡한 것 보단 핵심만 심플하게


쓸데없이 복잡한 분석을 하는 것 보다 회사 이익과 직결된 핵심만 빨리 파악하는 사람이 투자를 잘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가끔 투자를 하기 위해 원가회계 기법, 최신 밸류에이션 금융 기법, 거시적인 지표들과 이런 저런 금융 테크닉을 동원하는 투자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과연 투자 수익률도 좋을까요? 꼭 그렇다고 장담하긴 힘들겁니다. 그런 사람들 보다는 핵심을 재빨리 파악하고 핵심 분석 능력이 좋은 사람이 투자를 잘 한다고 합니다.

투입 노동력 대비 수익률도 후자쪽 사람들이 좋을 가능성이 높고 삶도 더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가령 회사 이익의 절반이 날아갈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시행되면 다른 자잘한 분석이 필요없습니다. 이 이슈에 집중해야 합니다. 회사 매출 비중에서 80%를 차지하는 제품의 경쟁이 심화돼 매월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면 이 부분에 집중하는 편이 다른 분석에 힘을 쏟는 것 보다 낫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투자를 잘 영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아주 소홀히하면 시장은 계좌를 파란불로 만들어 줄겁니다.


통찰력


통찰력. 그분이 가장 강조한 단어입니다.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를 꼽으라면 통찰력이라고 했습니다. 통찰력은 앞의 '핵심만 심플하게'에서 했던 이야기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 합니다.

일단, 묻지마 방치투자로 운 좋게 돈을 번 사람을 제외합시다. 제대로 기업을 분석하고 장기간 포트폴리오 조절을 하면서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 국한해봅시다. 이들 중 성공한 투자자나 슈퍼개미 혹은 재벌로 성장하는 사람 중 소위 명문대 경영학과 교수님은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또는 주식으로 성공한 슈퍼개미 중에는 SKY대학이나 아이비리그 출신이 아닌 사람들도 많습니다.

주식시장은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지적 전쟁을 하는 곳 입니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DCF공식 한 줄, 영어 한 문장 더 잘 아는 사람이 꼭 유리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모르는 것 보단 낫고 당연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지만요.)

그 보다는 철저히 통찰력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지방의 이름 없는 대학교를 나온 사람이 통찰력만으로 SKY출신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는 곳이 주식판이라고 했습니다.

그분의 견해에 따르면 통찰력은 타고 나는 것도 있겠지만 많은 경험과 독서에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이 말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핵심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행동으로 빠르게 옮길 수 있으며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투자 세계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 입니다.


모두 알지만 누구나 누리지 못하는 '복리'


'주식은 %게임이다' 이 문구 또한 이분이 굉장히 강조한 내용입니다. %게임의 위험성은 '잘못되면 한방에 인생이 꼬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은 누구보다 복리의 위력을 잘 알고 있고 복리를 실현하기 위해 분주하게 매매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꾸준히 매매를 잘 해서 100억을 만들었는데 한번의 실수로 -50% 수익률을 내면 자그마치 50억원이 사라진다는게 주식의 무서운 점이라고 했습니다. 잃은 50억은 매매를 통해 100%의 수익률을 올려야 복구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주식을 사고 팔아서 꾸준히 이익을 누적해 복리를 실현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리고 위험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복리라는 것은 사고 팔아서 내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애초에 좋은 회사를 잘 선택해서 그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투자 자금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장 복리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했습니다.

금화피에스시, 한국쉘석유, 대한약품과 같은 회사에 꾸준히 투자해왔다면 힘들게 주식을 트레이딩 한 사람들보다 훨씬 막강한 복리의 위력을 누렸을 것입니다. 게다가 배당금까지 재투자했다면 복리의 위력이 배가 됐을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쉘석유를 주당 5만원일때 투자했다면 작년 기준 배당금 2만원을 받으면 한해 배당으로만 투자원금의 40% 가까운 복리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부분은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가치투자자라면 흔히 하는 생각인데 트레이딩으로는 복리를 실현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다소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투자(Investing) vs 매매(Trading)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매를 합니다. 그러면서도 투자를 한다고 자신을 포장합니다. 심지어 가치투자를 한다는 사람들도 실상은 대부분 투자가 아닌 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아직 매매를 하는 실력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매매는 나쁘고 투자는 옳다는 뉘앙스로 쓰려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란 철저한 분석에 근거해서 투자 원금의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을 되새겨 봅시다. 투자를 이렇게 통찰력있고 간결하게 표현한 문구가 또 있을까요? 이 철학에 맞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일단 매매자의 사고 방식보다는 투자자의 사고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이분의 투자 경험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듯 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브프라임 금융 위기가 갈무리 돼 가던 2008년말. 이분은 여성 소비재 관련 주식을 최저가인 1,000원대에서 상당량 잡았다고 했습니다. 이 주식을 매집하기 위해 현지 매장 실사도 부지런히 했다고 했습니다. 물론 움직인 계기는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 여성 소비재 제품을 많이 사간다는 신문지 상의 박스 기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요? 6개월 후 주식을 8,000원대에 전량 매도 했다고 합니다. 입이 떡 벌어집니다. 단기간에 굉장한 성과입니다.

그 분께 굉장한 투자 실적이라고 말했더니 그분은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때의 이익 실현은 운이 작용했다고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분이 강조했던 말은 당시 성공적인 '매매'를 한 것은 맞지만 성공적 '투자'에는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8,000원에 매도한 그 주식은 2년뒤 2만원을 돌파했고 그리고 다시 1년 6개월 뒤에 9만원을 돌파 했습니다. 4년간 100배 남짓 올랐습니다. 게다가 무상증자를 감안하면 수백배 올랐습니다. 만약 그 주식만 홀딩했다면 그 포트폴리오 가치만 100억을 넘었을 거라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매도한 주식이 폭등했다는 점이 아닙니다. 기업의 체질이 변하고 기업의 가치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 단지 '충분히 수익을 냈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도했던게 실수라는 것 입니다. 그 기업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영업망을 확장해 세계적인 기업이 된다라고 가정하면 주당 90만원짜리 주식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시세에 연연하면 '매매자'가 되고, 가치에 집중하면 '투자자'가 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에 충격을 받은 걸 보면 저도 아직 갈길이 먼가 봅니다.


집중투자와 ROE, PBR


집중투자와 분산투자에 대한 논란은 고수들 사이에서도 끝없는 논쟁거리 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은 집중투자를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여러 회사를 커버리지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또 집중투자가 안정성도 높으면서 계좌를 빨리 불려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1~2개 종목에 몰빵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3~5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견을 줬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PBR이 낮고 ROE가 높은 종목을 선호한다는 팁을 건내줬습니다. 또한 ROE와 같은 지표는 추이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ROE추이는 저도 중시하는 지표입니다. PBR과 ROE를 조합해서 투자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만나면 가르쳐 준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팁을 더 공유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2008 시장대폭락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2,100 포인트를 향해 가던 코스피 지수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1,600포인트까지 수직하락한 지수는 반등을 조금 하는가 싶더니 1,400 그리고 1,200을 차례로 깨고 내려갔습니다. 버티고 있던 많은 투자자들이 1,400수준에서 주식을 투매했습니다. 지수 1,200이 깨지자 바닥이라면서 다시 주식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수는 이내 1,000을 깨기 시작했고 끝까지 버티던 투자자들 마저 공포감을 못 이기고 주식 투매에 나섰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끝없이 투매를 하는 동안 지수는 892까지 폭락했습니다. 지수 폭락은 1년간 지속됐습니다.

제 기억으로도 이때 많은 투자자들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만났던 이 분은 이때 살아남았습니다. 주식 비중 100% 상태였다고 합니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구경만했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그 분이 했던 행위는 단 하나라고 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고 합니다. 지수가 892포인트를 찍고 반등하자 손실분은 급격하게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원금을 회복한 계좌는 급등을 거듭해서 금융 위기가 지나고 나서는 재산이 되레 많이 불어났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투자자에게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첫째, 바닥은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 공포감을 이기면 큰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부분입니다. 기업의 개별적 이슈가 아니라 시장 전체 이슈로 하락하는 시기에는 주식을 손절매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2011년 8월 기존 날짜 오류 정정 2012년 3월에 주식 비중이 100%였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대형주가 줄줄이 대폭락을 했고 제가 가진 중소형 가치주들도 추풍낙엽처럼 폭락했습니다. 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 단기 폭락장이 지나고 이듬해에는 기저효과로 손실분은 물론이고 큰 수익까지 낼 수 있었습니다.

그와 반대 경험으로 올 6월 단기 하락장에서 공포감을 못 이기고 주식들을 손절매 했는데 손절매 하자마자 주식들이 다시 반등하면서 제 자리를 찾아 올라왔습니다. 저의 상실감도 배가 됐습니다.


돈의 한계 효용.. 행복이란?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로 돈을 번 주변의 큰손 투자자를 보면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돈을 보고 다가 오는 사람, 의미 없이 돈을 쓰면서 하루하루 보내는 사람.. 모두 행복 보다는 불행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도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가가 되면서는 돈을 버는 것 자체에 대한 행복감은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요즘은 금액 그 자체를 불리는 일에는 크게 관심이 떨어진 상태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회에 더 기여를 할지 고민중이라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재단을 만들고 싶다 했습니다. 제 꿈 목록에도 그게 있다고 하니 정말 좋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철학적 사색에 빠져 있다고 했습니다. 제게도 행복은 무엇인가? 투자란 무엇인가?와 같이 어려운 철학적 질문을 던졌는데 짧고도 어려운 질문들 이었습니다.

바칼로레아류 문제나 질문을 좋아해서 집에 오는 길에도 두 질문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생각을 글로 풀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잃으면 안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이 있는 행복을 향유하며 살아갑시다. 투자를 통해서 여러분 모두 행복해 지시길 기원합니다.

2013년 11월 16일
송종식

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아리온 주식담당자 통화 내용 (13년 11월 15일)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아리온의 실적이 안 좋게 나왔습니다. 매출액 105.5억,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으로 -3.2억, 분기순이익도 적자 전환하여 -4.4억이 나왔습니다. YoY, QoQ 모두 큰폭으로 실적이 나빠졌습니다.

간단한 영업 상황 체크를 위해 주식 담당자분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통화 내용은 동사 투자자분들께 도움이 되지 싶어 공유드립니다. 주식 담당자분이 열정이 넘치는 분 같습니다.

[다음은 아리온 주식담당자 분과 통화한 내용입니다.]

Q. 3분기 실적이 안 좋은 이유는?
A. 인도향 매출 비중이 통상 40~50%정도 차지한다. 그런데 작년에는 인도 매출 비중이 80%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익을 내려면 분기 매출이 120~130억 나와줘야 하는데 3분기 매출이 100억 수준으로 규모가 줄었다. 이는 인도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인도 금융위기로 판매가 축소돼 그렇다.

Q. 향후 인도의 영업상황은 어떤가?
A. 일단 인도쪽 경기 상황과 아리온의 판매 상황도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은 올해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Q. 내년 가이던스가 있는가?
A. STB업체의 매출은 굉장히 단기간에 발생하고 변동되기 때문에 사측 가이던스는 없다. 또 가이던스를 만든다고 해도 그 예측은 다 빗나갈 것이고 매우 무의미 할 것이다. 다만 올해 최악의 영업상황은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켜보시고 꾸준히 투자해달라. 판매상황이 매우 단기적으로 변동되므로 자주 전화주시라.

Q. 준비중인 신제품은?
A. 삼성전자의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신제품이라는 개념보다는 끊임없이 신모델이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많은 기업의 많은 제품과 다양한 모델이 끊임없이 시장에 출시되므로 딱히 신제품 개념은 희박하다.

Q. 남은 혹은 추가로 발행 예정인 BW물량이 있나?
A. 없다.

2013년 11월 15일
송종식 드림

2013년 8월 8일 목요일

TJ미디어 분석 (2013년 1분기)

주의사항 : 이 게시물은 종목 추천 게시물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공부를 위한 게시물입니다. 공부삼아 보시는 분들 중 도움되시는 분들이 계실까 공유드립니다. 그리고 내용상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아래의 추정치는 내일 당장 변동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손익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또한, 저는 이 회사의 주주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요즘 우리나라 날씨가 동남아화 된 것 같습니다. 소나기가 스콜처럼 쓸고 지나가면 금새 하늘엔 따가운 햇빛이 내리쬡니다. 게다가 습도가 높아져서 불쾌지수도 높은 나날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모쪼록 무더운 여름 별일 없이 잘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금영(KY)미디어와 함께 우리나라 노래방 기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TJ미디어에 대해서 가볍게 소개 드리겠습니다.

1. 뭐하는 회사인가?


한국인이라면 노래방에 한 번이라도 안 가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노래방은 한국인과 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놀이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산업이고 또 태진미디어(이하, TJ미디어)도 너무 유명하기에 뭐 하는 회사인지 소개를 굳이 드려야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돌다리도 꼼꼼하게 두드리고 투자하는 우리 가치투자자들은 회사의 기본 비지니스부터 하나씩 재점검 해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TJ미디어 주력 제품인 반주기와 전자 인덱스 (출처 : TJ미디어)

위 사진은 동사의 주력 제품인 반주기와 전자인덱스 입니다. 전자 인덱스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노래방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전량 일본 등으로 수출됩니다. 작년에는 266억 정도의 판매고를 올린, 회사의 효자 제품입니다. 반주기의 경우는 작년에 국내에서 82억원, 해외에서 188억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제품별 매출 비중과 매출 변동 추이 (출처 : 전자공시, TJ미디어)

보시다시피 노래 반주기와 전자 인덱스가 전체 매출 비중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음악데이터와 앰프 등 기타 매출도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회사가 굴러가는 큰 숲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노래방 반주기 부분입니다. 노래방 반주기는 내수 시장은 매해 80억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고 성장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포화 시장인데다 골프존과 같은 경쟁 놀이 문화 업체가 급성장 하고 있고, 또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들 때문에 점점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럼에도 노래방 반주기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해외 수출 때문입니다. 반주기의 해외 수출은 매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투자 포인트 1 : 사양 산업인 줄 알았던 노래방 반주기의 해외(동남아) 시장의 성장성 발견

위 그래프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음악 데이터 매출 부분입니다. 음악 데이터는 신곡이 나올 때 마다 신곡 업데이트를 하면서 일정 비용을 업주들로 부터 받으며 발생하는 매출입니다다. 이 부분에서 연간 120~130억원의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매출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워낙 많은 플랫폼이 깔려 있다 보니 별다른 일이 없는 이상 이 130억원 가량의 매출액은 동사의 안정적이고 꾸준한 캐시카우로써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포인트 2 :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음원 수익, 연간 13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캐시 카우 보유

2. 시장 현황


국내


추정 점유율 (출처:대신증권)
국내 시장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 국내 노래방 반주기 시장은 금영과 동사가 양분하고 있으나 금영의 점유율이 조금 더 높은 상황입니다.

노래방 반주기를 비롯한 제반 제품들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1,000억원 내외이며 시장 규모는 매해 축소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시장이며 쇠퇴기에 진입한 시장입니다.

군소업체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고 국내 시장은 금영(KY)과 동사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업체는 비좁은 국내 시장을 떠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동사의 경우에는 이미 7년여 전부터 해외 진출을 해왔으며 필리핀 등의 시장에서는 이미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이기도 합니다.

경쟁사 - 금영미디어


금영의 부실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간단한 경영지표 먼저 확인해 보겠습니다.

경쟁사 금영미디어 연결 경영지표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영미디어)

금영과 TJ미디어는 국내 시장이 포화될 때 쯤 서로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금영은 본업이 아닌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했고, TJ미디어는 본업의 해외 진출을 선택했습니다. TJ미디어는 여전히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 반면 금영미디어는 최근 경영악화에 빠져 있습니다.

금영의 경우 자회사의 부실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분 100%를 출자한 에스엘인피는 작년 68억원의 적자를 냈고, 자본금 316억원이 잠식된 상황입니다. 지분 49.12%를 보유한 르네코 역시 작년 21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르네코는 자본 91억원, 부채 212억원 입니다.

외형 성장 역시 못 하고 있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09년 764억, 2010년 638억, 2012년 554억원으로 매해 역성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금영의 부실화가 장기화 되고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 결정력에 문제가 생긴다면 장기적으로 TJ미디어가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고성장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TJ미디어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35%, 금영미디어 65%)

투자포인트 3 : 경쟁사 금영의 부실화

해외(특히 동남아)


앞서 첫번째 투자포인트에서 언급 드렸듯이 해외 특히,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동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인구와 자원, 앞으로 자본의 흐름이 동남아로 향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는 회사를 찾던차에 TJ미디어가 동남아 진출을 활발히 한다는 소식은 저를 더 들뜨게 만들었습니다.

TJ미디어 윤재환 회장님께서도 늘상 동남아 시장에 대해 언급을 하시고 계시고 특히 이쪽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올 초에는 동남아향 판매고 증대를 위해 100억원을 투입해 CAPA증설 작업도 들어갔습니다. 동사는 이미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업력이 7년을 넘습니다.

영업 방식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나라를 공략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나라 시장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두고 인근 나라로 진출하는 '선택과 집중'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데 이런 보수적인 전략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현재는 태국과 필리핀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필리핀 시장은 현지 시장 점유율 65~70%로 추정됩니다. 현지 시장 점유율 1위이며, 필리핀 현지를 탐방한 지인의 말에 따르면 TJ미디어 나름대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남아 사람들은 소득은 낮더라도 당장 즐기는 걸 좋아하는 낙천적인 사람들이라서 노래방 문화가 잘 맞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동남아 시장은 현재 포화 시장이 아니며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점차적으로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kpop' 키워드 구글 검색 트렌드 (출처 : Google Trend)

구글 트렌드 체크를 해보니 'K-pop' 키워드는 2009년부터 검색량이 증가했고 검색량이 많은 국가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폴과 같은 동남아 국가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TJ미디어에서 적시에 사업 방향을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건 페루를 비롯한 남미에서 K-pop 관련 검색량이 늘고 있고 검색량도 꽤 됩니다. 이후 먹거리로 페루를 중심으로 남미 시장도 회사 차원에서 조사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됩니다. 가장 빨리 가장 한국적 느낌으로 가라오케 반주기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TJ미디어를 비롯한 국내사 뿐 입니다.

태국과 필리핀에서 자리를 잡은 동사는 인도네시아와 인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윤재환 회장님은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회사 전체 매출의 70~80%를 수출로 발생시키겠다는 목표가 있으신 만큼 앞으로 동남아 시장에서의 고성장을 기대해 봅니다.

투자포인트 4 : 많은 인구와 자원, 그리고 자본이 향할 동남아 투자 트렌드와 부합

일본, 미국


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는 효자 상품인 전자 인덱스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이 일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전자 인덱스로만 266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자 인덱스는 매해 10% 내외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2011년에 일시적으로 매출이 121억원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도호쿠대지진 때문에 일본 국민들이 노래방에 안 가고 자중했던 사회적 분위기 때문입니다. 전자 인덱스는 올해 290억원 내외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와 다르게 노래방에서 음식과 술을 시켜 먹을 수 있어서 일본 샐러리맨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상적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전세계의 많은 노래를 가라오케에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16만곡이 넘는 곡을 찾기 위해서는 무조건 전자 인덱스를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종이로 된 노래책이 없습니다. 따라서 일본에서 전자 인덱스 교체/신규 수요는 꾸준히 발생하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작년 봄에 동사의 법인이 설립되었습니다. 마침 싸이 덕분에 K-POP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한류 붐에 어느 정도 편승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은 시간이 조금 더 흘러야 그 추이를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재무


고성장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꾸준히 자기 영역을 넓혀가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TJ미디어 영업 실적, 2011년 부터는 연결 실적 (단위 : 원, 출처 : TJ미디어, 송종식)

근 10년여간 2007년 단 한 차례 영업이익 적자를 냈습니다. 아무래도 이때 적자를 기록했던 이유는 2007~2008년 글로벌 경기가 위축 돼 있던 시기이다 보니 사람들이 유흥을 줄였던데다 노래방 신규 창업자 수가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2010년 고성장을 했다가 2011년에 외형 성장세가 주춤해 집니다. 이때는 주력 매출품인 전자인덱스의 일본향 매출이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크게 줄었었고, 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도 겹쳐서 매출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보통 국가적 재난이 일어나면 먹고 마시는 분위기가 자숙하는 분위기로 변하니 노래방과 같은 유흥 산업은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학습효과를 이용해서 주력 매출국에 이런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주가가 단기적으로 내려갈 때 매수를 해보는 전략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14년 매출액 920억원, 영업이익 78억원, 당기순이익 62억원을 개인적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만, 제 개인의 예측치는 아주 높은 확률로 빗나갈 것이기 때문에 참고적으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해외 시장 덕분에 외형 성장을 견조하게 해 나가고 있지만 이익 모멘텀은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금흐름, 2011년 부터는 연결 실적 (단위 : 원, 출처 : TJ미디어, 전자공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꾸준히 플러스권에 있어서 위험한 현금 흐름표는 아닙니다. 다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보다 투자, 재무 현금 흐름 총량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고배당


동사는 일부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 나름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윤활유 주식이나 일부 은행주처럼 아주 높은 수준의 배당을 해주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배당성향이 높은 편에 속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배당 투자를 하시는 분들도 많은 종목입니다.

과거 8년간 주당 배당금과 기말 종가 기준 시가 배당률 (단위: 원-%, 출처: TJ미디어, 전자공시)

영업이익 적자를 내 배당을 하지 못했던 2007년 이후로는 매해 높은 배당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기말 종가를 기준으로 만든 시가 배당률이므로 연중 저가 매수를 잘만 하면 5~7% 이상의 높은 시가 배당률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올해는 200~220원 사이의 배당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 3,200원 기준으로 예상 시가 배당률은 6.8% 수준입니다. 시중 은행 이자의 두배에 달하는 높은 배당입니다.

투자 포인트 5 : 고배당

4. 주주현황과 지배구조


동사는 윤재환 회장님과 그의 아내 김우영씨가 도합 57.37%의 지분을 보유하여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5% 이상 주주로는 우리사주조합이 있고 885, 627주 총, 6.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3년 1분기 현재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현황 (출처: 전자공시, TJ미디어)

5% 이상 주주 중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그리고 우리사주조합의 물량을 빼면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의 약 32% 수준인 약 417만주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결회사


TJ미디어 계열회사 현황 (단위: %, 백만원)
법인명 출자목적 지분율 장부가 2012년 순이익
TJ커뮤니케이션 신규사업 99.38 466 -72
TJ타일랜드 해외진출 100 - -96
Dream S.A.S 신규사업 100 2,901 232
알키미(주) 신규사업 40 20 -562
TJ MEDIA USA 해외진출 100 - -8

동사는 해외 진출을 위해 설립한 태국, 미국의 해외법인 2개사와 신규사업 목적으로 출자한 3개의 법인을 포함해서 총 5개의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외진출을 설립한 TJ타일랜드와, TJ MEDIA USA의 경우에 작년 지분법 평가 순손실액이 1억 4백만원 수준입니다. TJ타일랜드의 경우에는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내년이나 내 후년부터는 BEP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TJ MEDIA USA는 작년 봄 설립한 신규 법인으로 K-POP열풍을 타고 미국에 가라오케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만, 미국 시장은 최소 5년 이상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미국은 개인 소득이 높기 때문에 각 가정에 들어갈 가정용 반주기 시장을 공략해도 꽤 큰 시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부분은 따로 분석한 부분이 있어서 추후에 글을 한 번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TJ커뮤니케이션은 포터블 노래방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법인입니다. TJ미디어로 부터 음원등을 받아 싼 가격에 설치해서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작년 7200만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Dream S.A.S는 세계 3대 음원칩 제조업체입니다. 최근 지분 100%를 인수한 회사입니다. 작년 2.3억원의 흑자를 냈습니다. 알키미는 작년 5.6억원의 적자를 낸 전자악기 제조업체입니다. 동사의 지분율은 40%이므로 이론상 2.24억원이 귀사의 손실로 귀속됩니다.

종합해보면 작년 계열사 지분법상 1.6억원 정도의 순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아직 큰 수치는 아니므로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닙니다만 금영의 자회사 손실이 모 회사의 부실로 이어지는 사례를 봤을 때 모니터링은 꾸준히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5. 경영자는 어떤 사람?


TJ미디어 윤재환 회장
1981년 태진음향을 창업해서 지금의 TJ미디어 그룹을 만들었고 3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는 인물입니다. 아내와 함께 지분 57.37%를 보유한 소유 경영자입니다.

1955년에 출생한 인물로 음향기기 한 시장만 파 온 우직한 인물입니다. 처음 사업을 한 것은 8트랙 카세트 테이프 장사를 하던 20대 초반이고 이후에 TJ미디어의 전신이 되는 태진음향은 자동차 오디오를 생산하는 업체였습니다. 이때 쌓은 전국의 거래처들과의 신뢰 덕분에 이후에 노래 반주기 사업을 하면서도 승승장구 하게 됩니다.

언론에 딱히 이름이 오르내릴만한 일을 저지르지도 않았고 오직 음악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파는 믿음직한 경영자라 생각됩니다. 대학생들의 탐방도 적극적으로 응대하고 있으며 스펙보다 한 인간의 스토리를 본다고 하시니 인격도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고배당 정책으로 미디어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지만 주주로서는 좋은 일 입니다.

또한, 경쟁사인 금영은 사업다각화를 하면서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져, 사업 리스크가 커졌습니다. 최근엔 경영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TJ미디어는 사업다각화를 하지 않고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파면서 해외행을 선택해 여전히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피터린치가 말하는 사업다'악'화를 피해 옳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CEO리스크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겠습니다.

6. 염두에 둬야 할 리스크는?


영업지표들 악화(?), 현장 탐방 등을 통해 영업 환경 체크 필요

악화되고 있는 몇 가지 경영 지표들 (출차 : 전자공시, 송종식)

현금이 잠겨 있는 일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판관비 통제가 안되면서 판관비와 원가율이 90% 수준을 넘었고 연간 자기자본이익률도 5%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시장 결정력에 문제가 생겼거나, 영업환경에 이상이 생겼다는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조금 더 정밀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반주기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대당 단가는 2010년 497,000원, 2011년 487,000원, 2013년 420,000원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이 축소되는데다 금영과의 경쟁 심화로 대당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2010년 대당 170,000원에 팔던 기기 가격이 작년에는 대당 194,000원으로 올라왔습니다. 해외 시장 영업 환경이 좋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회사 손실 누적 중


이 부분은 앞서 계열회사 섹션에서 말씀드렸기에 간단하게 인식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아직은 자회사 손실폭이 크지는 않아서 무시해도 될만한 수준입니다. 다만, 자회사 손실이 누적된다면 금영의 사례를 따라갈 수 있으니 자회사들의 실적 추이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경쟁 놀이 문화의 발달


스마트폰 게임과 골프존과 같은 타 놀이 문화 업체의 성장으로 노래방 이용 시간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시장 포화에 더해 이런 타 놀이 문화 업체의 성장세가 회사에 장기적인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래방이 아예 없어질 순 없기 때문에 제한적 타격 수준으로 끝날 수 있지만 타 놀이문화의 발달도 함께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동남아 시장 성장성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경우


이 리스크의 경우, 회사 존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리스크입니다. 동남아 시장 개척이 순항하고 있지만 동남이 시장 개척이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회사의 가치는 반토막 그 이상도 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리스크이기 때문에 동사의 동남아 영업 상황은 수시로 체크해야 합니다.

7. 밸류에이션


밸류에이션은 비탈리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과, DCF(현금흐름할인)법 두 가지 툴을 사용했습니다. 예상 성장률과 리스크 등의 값들은 지극히 제 주관에서 나온 값들이니 시장의 결정과 다를 확률이 높습니다. 참고로만 보시고 투자에 곧 바로 사용하시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DCF법 변수에는 영구 가치 증가율을 보수적으로 0%로 잡았고, FCF증가율은 연간 10%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무위험 이자율은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사용했고 주식 수익률은 최근 10년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을 사용했습니다.

COE 9.69%, WACC 7.95%가 산출되었고 이를 토대로 DCF툴을 이용해 산출한 기업의 적정 주가는 주당 5,000원 수준이었습니다.

비탈리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은 연간 EPS 성장률을 5% 수준, 보수적으로 저성장한다고 설정했고 사업리스크와 이익 불확실 리스크를 가장 큰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비탈리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으로 산출된 주당 적정가는 5,880원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모형을 사용해 보았는데, 적정 주가 밸류 밴드는 하단 4,700원 상단 5,600원 수준으로 산출되었습니다.

BW발행 물량까지 감안해서 전체 발행 주식 수를 14,437,421주로 계산했을 경우 주당 5,000원의 시세를 형성했다고 가정하면 시가총액은 776억원 수준으로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과 매출 규모 수준에서 크게 오버 밸류 하지 않는다 생각됩니다.

5,000원에서 매수를 하면 예상 주당 배당금 200원은 시가 배당률 4% 수준입니다. 5,000원을 목표가로 하여 안전마진 30% 이하 가격권은 3,500원 이하 가격대 입니다. 3,500원은 예상 배당금 감안하면 시가 배당률이 5.71%입니다.

2013년 8월 8일
송종식 드림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

2013년 7월 22일 월요일

시장 반응 속도에서 배운점

투자는 수익이 나야 재미있습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재미가 반감됩니다. 수익이 난다는 것은 돈을 번다는 것을 넘어서서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가 배가 됩니다. 조사한 자료들을 조합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해 실제 투자에 돌입합니다. 투자이이디어가 시장에서 증명되면 짜릿한 쾌감마저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투자를 놓을 수 없는 가장 큰 매력 아닌가 생각됩니다.

투자 아이디어는 아주 빠르게 시장에서 증명되기도 하고 다소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또 그 아이디어가 증명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겪은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시장에서 깨지면서 배운점을 기록으로 남겨두려 합니다.

시장 예측을 잘못한 경우 - 동일금속


동일금속의 경우 높은 제품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나름의 해자가 있는 기업이라 생각하고 선택했습니다.

최근까지 동일금속은 괜찮은 수익을 안겨줬습니다. 올해도 남미와 호주의 자원 개발, 중국 경기 하강 진정 국면으로의 예상과 히타치로의 매출 증가를 기대했습니다.

나름대로 예상 EPS를 보수적으로 잡았음에도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 돼 있다는 판단이 들어 15,000원 부근에서 수량을 대폭 늘리는 피라미딩을 감행했습니다. 이 가격대도 안전마진이 35%이상 확보된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라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2013년 5월 30일에 발생했습니다. 동일금속의 2013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된 날 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제가 예측한 예측치는 물론이고 시장 컨센서스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 하였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6%가량 폭락한 19.8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주식 담당자는 전화 연결도 힘들고 아니나 다를까 다른 투자자들도 전화 연결이 힘들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겨 납기를 맞추지 못해 실적이 안 좋았다는 루머까지 돌았습니다.

1분기 실적 공시 이후 주가는 한달간 15,000원에서 10,600원까지 곤두박질 칩니다.

중국 굴삭기 시장 침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시장을 잘못 읽었음을 인정하고 보유 수량의 60%를 손절매 하였습니다.

회사에 배신 당한 기분이 들었지만 나머지 40%를 남겨 둔 것은 '그래도 혹시 일시적 실적 악화이지 않을까' 싶어서 입니다. 조금은 동일금속의 저력을 더 믿어보고 싶습니다.

시장 예측이 1년 정도 빨랐던 경우 - 종근당


동 종목은 재무 스크리닝을 하면서 발견한 종목입니다. 고령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고혈압 약 매출이 높았고 여러 투자 지표가 제 마음에 쏙 들어 한 동안 애지중지 한 종목입니다. 

2011년 중반 25,000원 정도 가격에서 신규 진입을 시작했습니다. 첫 매입 당시 이 종목의 내재가치를 주당 4만원 이상 봤기 때문에 매수 후 홀딩 전략을 취했고 한 동안은 괜찮았습니다.

주가가 33,000원을 향해 달릴 때 까지 피라미딩을 해서  평단가를 아주 조금씩 높이며 수량을 소량씩 늘려나갔습니다.

2011년 8월, 제약 회사들이 가진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가 터져 현실이 되었습니다. 정부가 2012년 1월 부터 3월 까지 3개월간 약가인하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동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네릭 의약품 제조사의 약가가 절반가 수준으로 인하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고혈압약 딜라트렌 등 동사의 주력 제품들도 20%이상의 약가인하가 예고돼 수 백억원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였습니다.

시장은 바로 반응했습니다. 이듬해 제약사들의 실적이 반토막 날 것이라는 공포에 8월 16일 하루 동안에만 주가가 11.96%주저 앉았습니다. 35,000원을 향해 가던 주가는 8월이 끝나기도 전에 곧장 21,000원대로 추락했습니다.

제 계좌도 빨간불에서 파란불을 켰고 손 쓸틈도 없이 손실이 누적되었습니다.

손절매와 비중확대 중 하나를 택해야 했습니다. 깊은 생각과 함께 회사 분석에 다시 들어갔습니다.

영업 환경을 분석해 본 결과 천안 공장의 가동률이 100%를 넘었고, 주식 담당자의 목소리에서도 힘이 넘쳤습니다.

재무 분석 결과도 좋았습니다. 이듬해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난다는 가정하에 약가인하 상황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앞으로 3년치 밸류에이션을 해도 이 회사의 주당 내재가치는 30,000원 이상이었습니다.

브랜드 가치와 오랜 업력을 생각 했을때도 쉽게 망하지는 않을 회사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손절매는 하지 않고 평단가를 낮추기로 결정했습니다. 23,000원으로 가격이 떨어질 때 부터 스케일 트레이딩 일명 '물타기'를 시작했습니다. 금방 회복할 줄 알았던 주가는 잠시 반등을 주는가 싶더니 18,000, 16,000.. 13,000원대 까지 슬금슬금 떨어졌습니다. 하락 트렌드의 기간은 무려 1년 이었습니다.

그 동안 포트폴리오 관리에 실패해 제 포트폴리오 균형은 무너졌고, 종근당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30~40% 수준까지 차지하게 되는 초보적인 비극을 겪게됩니다. 반등을 주기까지 1년간 견디는 시간이 고통스러웠습니다.

다행이었던 점은 이 기업의 가치를 믿고 끝(?)까지 매수 후 보유(buy & hold)전략을 취한 것인데. 시장은 저 보다 1년 정도 늦기는 했지만 좋은 기업의 주가를 원상회복 시켜두었고 심지어 2012년 6월 시작된 상승 트렌드는 이 글을 쓰는 2013년 지금까지 6만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2012년 1분기 약가인하로 인한 손실폭이 18~22%정도로 발표됐는데 시장 예측치 보다 손실이 적다는 것이 주가 턴 어라운드의 이유 였습니다.

시장 예측이 곧바로 맞아 떨어진 경우 - 위닉스


위닉스는 생활속에서 발견한 간단한 호기심 덕분에 찾아낸 종목입니다. 제습기는 여름에 필요한 제품이라는 제 상식이 깨진 일이 있었습니다. 한 겨울이었죠. 집에 결로가 많이 생겨 저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곰팡이가 생기면 아기 건강에도 안 좋으니까 더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다 생각해 낸 것이 제습기였습니다.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한 끝에 한 겨울에 제습기를 구매했습니다. 과연 제습기를 틀어놓으니 공기도 따뜻해지고 습기도 쫙 빨려들어가는 등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곧장 이 실생활 속 아이디어를 투자로 연결했습니다. 제습기는 한 시즌 장사가 아니라 1년 내내 하는 장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건 이제 모두 이견없이 공감하는 부분인데,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 여름철에 제습기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고 끝에 2013년 봄에 4,100원 ~ 4,400원 사이 단가로 위닉스에 최초 진입하였습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제습기를 아무리 잘 팔아봐야 회사 전체 매출에 얼마 기여하지 못 할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위닉스가 성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기관 주도로 시장이 동사에 관심을 가져줘서 올 여름 주가는 10,000원을 돌파했습니다.

우연히 얻어 걸린 경우 - 동양이엔피


동양이엔피의 경우 B2B회사이기 때문에 제가 이 회사를 BM이나 생활 속에서 발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재무제표 스크리닝을 하다가 회사를 하나씩 솎아내던 중 발굴한 회사입니다.

SMPS라고 하는 부품을 만드는 회사인데,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전력과 관련된 장치입니다. 이 부품이 전력 공급을 불안정하게 하면 전자제품이 망가지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분야 입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꽤 높았고 낮은 영업이익률을 제외한 거의 모든 투자 지표가 완벽했습니다. BM은 주로 대기업 전자 회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으로 성립이 됐는데, 높은 기술력과 영업력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었습니다.

제품 완성단계에서 납품되는 부품이라 납품 리스크도 적어보였습니다. 당시 제가 발견했을 때는 1년 예상 EPS기준 PER이 3 수준이었고, FCF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내재가치가 높아서 안전마진도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주당 3만원 이상의 내재가치를 가진 주식이라고 보고 운 좋게도 10,000 ~ 11,000원 수준에서 매입을 시작했습니다.

초기 매입을 시작 할 때 부터 동사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을 시작했습니다.

재미있게도 주가의 상승 이유는 제가 바라 본 투자아이디어와 전혀 딴판의 이슈 때문이었는데, 하나는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에 따른 동사 SMPS매출 증대 기대감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의 이유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무선 충전기가 탑재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동사는 무선 충전기도 제조합니다.)

제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슈들로 주가가 오르니 기분은 좋았는데, 시장은 이렇듯 저보다 훨씬 디테일하고 똑똑하다는 점을 다시 가르쳐줬던 종목이었습니다.

방향은 맞췄지만 이유는 예상치 못했으니 돈은 벌었어도 50점 짜리 투자에 불과한 경험이었습니다.

주가는 24,000원을 찍고 급락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갤럭시S4 판매 부진 때문인데, 주가가 오를때는 당연히 스마트폰 때문에 올랐지만 스마트폰 이슈를 생각하지 않아도 매출처가 워낙 다변화 돼 있는데다 내재가치가 높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통점


위 투자 사례들은 자랑하려고 쓴 사례가 아닙니다. 사실은 동양이엔피를 제외하면 투자 실패 사례에 가깝습니다.

손실 중 일때는 회사를 믿는답시고 장기투자를 했습니다. 일명 '강제장투'라고 하죠. 그리고 주가가 본전을 찾으면서 재빠르게 매도를 사작했습니다. 개미투자자의 전형적인 패턴을 제가 보이고 만 것 입니다. 

위에 소개드린 종목들은 단기간에 2루타를 친 종목도 있고 심지어 1년만에 3~4루타를 친 종목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 종목들로 0.5루타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인내와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대한 인내와 믿음이 아닙니다. 회사가 저에게 주식 사라 팔아라 한 적도 없고 위 회사 전부 임직원분들 모두가 정말 열심히 일하는 회사입니다. 

문제는 제 자신을 믿지 못했다는 것 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투자 경력 7년만에 올해는 손절매라는 것도 꽤 많이 했습니다. 

나름의 무손절 100%이익 실현 신화가 깨진해 입니다. 2년 넘게 들고 있던 계양전기는 2,200원대에 손절매를 했더니 3,000원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익절을 했지만 몇 해전에도 미창석유를 45,000원대에 들고 있었는데 몇 년간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에 백기를 들고 투항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백기를 들자마자 주가는 90,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앞으로는 제 자신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한 기업을 매수하기 전에 최소 한달에서 세달 이상은 꼼꼼히 공부합니다. 그 이후엔 몇 년이고 주가 추이를 살피고 기업 정보를 누적합니다. 그렇게 믿고서 매수한 종목에 대한 믿음을 쉽게 잃어버릴 필요는 없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스스로 납득할만한 상식에 근거해 투자한다면 요동치는 주가 따위는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했는데 제 자신에 대한 믿음도 더 단단히 굳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글 읽으시는 분들 모두 성공 투자 하시길 빕니다. 

2013년 7월 22일
송종식 드림

2013년 7월 11일 목요일

삼화페인트, 수출포장, TJ미디어, 동양이엔피, 금화피에스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개별 종목 관련해서 글을 쓰네요. 요즘 장세가 장세인지라 개별 종목 글을 언급하기에는 다소 조심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분석중인 종목도 많고, 분석을 끝낸 종목도 많은데 이를 글로 옮겨 블로그에 소개 드리려고 하니 시간이 많이 들어가네요. 요즘 너무 바빠 정밀 분석 자료들을 블로그에 글로 옮길 시간이 없어서 관심 종목 몇 가지를 간략하게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수출포장 (002200)


간략 소개 : 골판지 상자 제조 업체
투자아이디어 1 : 코스피 최고의 우량한 재무구조
투자아이디어 2 :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에 따른 수혜
투자아이디어 3: 코스피 최고의 저평가 종목
리스크 : 폐지와 고지, 펄프 시세가 오르면 이익률이 급감
2013년 초 계산한 내재가치 밴드 : 48,000원 ~ 63,000원

삼화페인트 (000390)


간략 소개 : 페인트 제조/유통 업체
투자아이디어 1 :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신흥국 적극 진출
투자아이디어 2 : 스마트폰 도료 산업 진출, 업계 1위
투자아이디어 3 : 건설 경기 바닥론(?)
투자아이디어 4 : DIY족의 급증
리스크 또는 초대형 호재 : 경영권 분쟁
2013년 초 계산한 내재가치 밴드 : 7,900원 ~ 11,500원

동양이엔피 (079960)


간략 소개 : SMPS, 충전기 생산 업체
투자아이디어 1 : 거의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 SMPS
투자아이디어 2 : 제품 완성 단계에 필요하므로 납품 리스크가 적음
투자아이디어 3 : 우량한 재무구조와 저평가 된 주가
리스크 : 대기업 납품 리스크, IT 전방 산업 위축
2013년 초 계산한 내재가치 밴드 : 26,000원 ~ 38,000원

금화피에스시 (036190)


간략 소개 : 발전 설비 플랜트 전문 기업
투자아이디어 1 : 기술 전문 기업으로 재고가 없음
투자아이디어 2 : 공기업 물량이 민간으로 이관 중
투자아이디어 3 : 정부는 2027년까지 70조원을 발전 설비에 투자할 예정
투자아이디어 4 : 이 중, 48조원은 2017년까지 투자
투자아이디어 5 : 우량한 재무구조
투자아이디어 6 : 높은 기술력
리스크 : 정부 투자 철회, 수주 리스크, 대체 에너지 발견
2013년 초 계산한 내재가치 밴드 : 42,000원 ~ 45,000원

TJ미디어 (032540)


간략 소개 : 노래방 기기 제조, 음원 유통
투자아이디어 1 :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음원 매출
투자아이디어 2 : 일본 시장에서 꾸준한 노래 음원집 매출
투자아이디어 3 : 한류로 인한 태국, 필리핀 동남아 매출 급성장
투자아이디어 4 : 한류로 인해 심지어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 예감
투자아이디어 5 : 괜찮은 배당
리스크 : 한류 열풍 추이, 높은 시장 경쟁, 다른 놀이 문화의 인기
2013년 초 계산한 내재가치 밴드 : 4,500원 ~ 5,000원

2013년 7월 11일
송종식 드림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